#인생영화추천
2020.05.14
인플루언서 
노루한마리
3,993영화 전문블로거
참여 콘텐츠 3
5
눈앞의 소중함을 다룬 영화 애드 아스트라 (Ad Astra)

애드 아스트라 감독 제임스 그레이 출연 브래드 피트 개봉 2019. 09. 19. 굉장히 세련된 우주 장면으로 다듬어진 시작부, 어디선가 본듯한 장면들은 '그래비티' '인터스텔라'의 우주에 대한 설정들이지만 영화는 조금 달랐다. 잃어버린 도시 Z에서 표류하며 꿈을 좇는 자의 집념과 실종이 돋보였다면 이 영화는 외로움에 대한 파고듦이 남달랐다. 주인공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는 아버지가 또 다른 미지의 존재를 찾으러 떠난 여행 '리마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긴 점을 해결하기 위해 해왕성으로 가는 극비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었다. 정신분열로 보이는 아버지는 해왕성 어딘가에 살아있다는 신호를 받는다. 자신을 버리고 우주에 대한 열정만으로 가족을 버리고 떠난 그 여행에는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그리움도 함께 있었다. 영화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장면으로 지구에서 달로 가는 여정, 달에서의 자원 싸움 그리고 화성으로의 출발, 맥브라이드가 아버지에 대해 가진 감정들을 하나씩 드러내며 천천히 장면을 옮겨간다. 기나긴 우주에서 가장 큰 싸움은 '외로움' 이란 사실을 눈빛을 통해 보여준다. 지구에서 발생한 '서지'현상의 원인이 아버지가 떠난 우주선으로부터 발발하고 그 결말을 위해서는 아버지를 제거하거나 회유시켜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사라져야 할 존재가 아버지라는 사실, 한때는 추앙받던 인간으로서 가장 멀리 간 우주인이었는데 이제는 공공의 적이 된...

2019.12.15
6
인생무상(人生無常) 영화 아이리시맨을 보고(The Irishman)

아이리시맨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개봉 2019. 11. 20. 3시간 40여 분 되는 영화를 관람하기까지 두려움이 앞선다. 하지만 마틴 스콜세지 감독 '사일런스' '디파티드' '갱스 오브뉴욕' ' 좋은 친구들'까지 봤다면 안 볼 수가 없다. 이제껏 본 그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빛나고 앞섰다. 일단 영화는 '지미 호퍼'(알파치노) 트럭 노조위원장이었던 그의 실종을 다루고 있다. 전반부부터 '러스'(조 페시)라는 이탈리아 마피아의 탑 거물과 조우하게 되면서 인연을 맺는 '프랭크'(로버트 드 니로) 트럭 운전기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마피아의 세계,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협력하고 제거하는지 과정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결코 지루하거나 재미없지 않는 이유는 서사적으로 순차적으로 흘러가는 과정에 연기의 구멍이 없기 때문이다.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다가도 날것의 상태로 상대방을 제거하는 총성까지 너무 실화 같아서 충격적인 장면들이 많다. 지미 호퍼와 프랭크의 깊은 우정에도 서로 간의 이해관계를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세계 안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던 걸까. 알아차리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프랭크는 생을 다하기 전까지 침묵하게 된 계기가 결국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위해서라는 생각도 들었다. 타인을 죽이며 살아온 비정함이 자신에게까지 관대하지는 못했다. 마지막에 문...

2020.01.11
5
슬픔을 머금은 영화 페인 앤 글로리(Dolor y gloria)

페인 앤 글로리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출연 페넬로페 크루즈, 안토니오 반데라스 개봉 2020. 02. 05. 제목처럼 고통과 영광, '살바도르'(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어머니(페넬로페 크루즈)와 함께 삶을 살아간다. 아버지는 일찍 여의고 둘만의 시간을 힘겹게 살아가는 순간들이 겹치며 연출된다. 현재의 살바도르는 유명한 감독이지만 온몸에 천식, 두통, 허리 통증, 삼킬 때마다 고통스러운 식도 등 안 아픈 곳이 없는 예술가다. 그래서 헤로인 마약에 빠지게 되고 고통을 잊는 유일한 방법으로 서서히 중독되어 간다. 그렇지만 그때마다 나타나는 어린 시절은 후회와 알 수 없는 감정들, 그리움이 자꾸 묻어 나온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천천히 흘러간다. 스페인 영화의 특유점처럼 밝고 화사한 색감이 아름답고 소소한 하루를 그려내는 기법이 아주 우수하다. 고통을 참지 못하는 하루하루가 힘들지만 작품을 대할 때는 그 순간을 잊고 몰두하는 모습에서 살버도르는 어릴 적 책을 좋아하던 아이였다. 그렇게 나약한 몸을 이끌고도 책을 읽고 문맹인 페인트공을 가르치며 어머니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고 노래를 잘 부르지만 신학은 싫어하던 아이였다.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서 하나씩 들쳐볼 때마다 가슴이 아픈 건 왜일까. 지나간 추억과 공간은 참 아름답게 묘사되었다. 영화는 특별한 이야기를 담기보다 그 순간순간 우리가 소중해하던 순간들을 가르쳐준다. 동굴같이 어두운 집으로...

2020.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