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드라마
105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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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일타스캔들 5회 6회 : 세상에 정답을 아는 사람은 없어

<일타스캔들> 5회 6회 : 세상에 정답을 아는 사람은 없어 낚시터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있다. 처음부터 낚시할 목적으로 이곳에 와 의자까지 준비한 치열과 달리, 행선은 맨바닥에 털썩 양반다리를 한 채 앉아있다. 각자와 어울리는 자세다. 아무렇게나 맨바닥에 털썩 앉는 치열은 어쩐지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반듯하게 의자를 펴고 그 위에 앉는 행선의 모습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소한 장면이지만, 그렇게 앉아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왠지 각자 살아온 삶의 방식을 대변해주는 듯이 느껴졌다. 치열은 수 많은 변수에도 흔들림없이 매사 철저한 준비와 계획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왔고, 행선은 다가오는 삶의 굴곡을 피하지 않고 맨 몸으로 부딪치며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세상이 그들 각자에게 쥐어준 문제는 달랐고, 그 다른 문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풀며 여기까지 왔다. 자신과 주변을 돌보고 책임질 수 있는 어른. 그들은 성장기의 청소년도, 이제 막 자신의 방식이 뭔지 찾기 시작한 사회 초년생도 아니다. 어른인 그들에겐 각자의 방식이 적절히 구축되어 있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 타인을 돕는 방식, 도래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등등. 그리고 그 방식들에는 그들이 사랑한 인생의 목표들이 연결되어 있다. 명확한 풀이과정과 증명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수학과, 무수한 연습과 팀웍을 기반으로 그 날의 경기를 온 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핸드볼. 지난 날 그들을 성장하게 만...

2023.01.31
[드라마리뷰] 일타스캔들 : 부디 배부른 스캔들이 되길

일타스캔들 : 부디 배부른 스캔들이 되길 남행선. 최치열. 이름에서부터 다른 느낌이 물씬 풍긴다. 행선이 언니 이름에선 행간의 여유 같은게 느껴지고, 치열쌤 이름은 그냥 듣기만 해도 치열할 것 같은 빡센 느낌이 솟구친달까. 찰떡처럼 각자의 성격과 맞아떨어진 그 이름처럼 두 사람은 참 다른 삶을 살아왔다. 누구는 여유롭고 누구는 열심히 살았다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그들은 모두 각자의 삶에 누구보다 최선을 다 한 사람들이다. 다만 그 방식과 태도가 전혀 달랐을뿐. 행선의 삶은 늘 빠듯하다. 평생을 돌봐야 하는 남동생, 배 아파 낳지는 않았지만 생각만 해도 애틋한 딸. 두 사람의 가장 노릇을 하며 행선은 어제도 엊그제도 그 엊그제의 엊그제도 매일같이 열심히 살았다. 그래도 슬픈 적은 없었다. 국가대표까지 달았던 핸드볼을 포기했지만 희생이라 여긴 적 없다. 다시 시간을 되돌려도 아마 선택은 같을 것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팔고, 나의 사람들을 지키며 도란도란 사는 이 삶을 그녀는 너무도 사랑하니까. 한편 치열은 행선과 여러모로 다른 조건을 가지고 있다. 번듯한 집에, 수험생들 사이에선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연간 1조원의 가치(!)를 창출한다는 일타강사. 사교육에 몸담고 있지만 아이들에 대한 마음만큼은 진심인 그는 더 좋은 강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겉보기엔 썩 화려하고 가열찬 삶이다. 그러나 막상 속...

2023.01.27
[드라마리뷰] 나빌레라 9회 - 끝까지 맞서 싸우는 당신에게 + 10회 예고

나빌레라 9회 - 끝까지 맞서 싸우는 당신에게 성관은 카메라 속의 아버지가 좀 낯설다. 채록에게 아버지의 병을 전해들었을 때, 성관의 손에 있던 담배꽁초는 그가 신고 있던 크룩스 위로 툭 떨어졌다. 성관이 한 겨울에도 크룩스를 신고 다니는 것은 과거 환자를 잃었던 최악의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 그가 간직한 최악의 기억 위로 툭 떨어지며 스러지는 불꽃. 그것은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된 성관의 마음 같기도, 이제 점차 스러져가는 덕출의 기억같기도 했다. 채록의 말처럼, 아직 병을 밝히지 않으려는 아버지에게 무턱대고 사실대로 말하라 다그칠 수는 없었다. 그건 아버지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대신 그는 다큐를 찍으려 멀리 떠나려했던 계획을 철회하고, 덕출의 곁에 머물기로 한다. 일흔의 나이에 발레를 시작한 아버지를 다큐의 주인공으로 설정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성관이 덕출의 곁에서 카메라를 든 까닭이 정말 다큐를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그저 아버지를 보호하기 위한 핑계였을 뿐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어떤 의도에서였든, 성관은 카메라를 들고 처음으로 아버지를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게 된다. 나의 아버지가 아닌 인간 ‘심덕출’의 모습. 그건 지금껏 성관이 보아온 아버지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저는요, 아버지가 늘 지는 사람 같았어요. 엄마한테도 그렇고, 집배원했을 때도 그랬고, 우리 집이 어려웠던 것도 다 그 때문이라고 생각...

2021.04.20
[드라마리뷰] 나빌레라 7회 8회 - 당신을 부르는 춤 + 9회 예고

나빌레라 7회 8회 - 당신을 부르는 춤 덕출은 조금씩 자신과 이별하는 중이다. 기억이 사라진다는 것, 지금껏 일구어온 삶이 내 안에서 조금씩 조금씩 소각되어간다는 것. 덕출은 그 병에 대한 이야기를 햇살이 아주 맑은 날 들었다. 세상은 아무렇지 않게 화창했다. 눈부시게 화창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서글펐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삶의 생동하는 순간, 자신의 삶은 저물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나’라는 존재가 없던 듯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어서. 처음 채록을 보았던 그 날도 덕출은 기억을 잃었었다. 주변은 흐릿했다. 내가 누구인지, 여기에 왜 와있는지조차 아득했다. 그때였다. 누군가 그 뿌옇고 먹먹한 세상 속으로 불쑥 날아올랐다. 그건 아주 오래 전 보았던 아름다운 움직임과 닮아 있었다. 어린 날 우연히 발견한 극장에서 보았던 무용수의 도약. 사람이 새처럼 날아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고는 온통 마음을 빼앗겨버렸던 바로 그 순간. 어린 날 뭔가를 간절히 동경했던 그 마음과 함께 흐릿해진 세상에서 안개가 걷혔다. 그 날의 경험 이후 덕출은 발레를 하겠노라 마음 먹었다. 그렇게 마음 먹을 수 밖에 없었다. 발레는 덕출이 평생 간직하고 살았던 이루지 못한 소망이자, 가끔 꽉 막힌 듯 닫혀버리는 세계를 열어주는 유일한 열쇠였기 때문이다. 우연히 덕출의 메모를 발견한 채록은 그간 덕출이 왜 그렇게 열심히 메모를 남겼는지, 왜 그...

2021.04.17
[드라마리뷰] 나빌레라 5회 6회 - 마음의 크기 + 8회 예고

나빌레라 5회 6회 - 마음의 크기 콩쿨을 앞 둔 채록은 한껏 예민해진다. 몸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덕출의 참견은 채록을 더 뾰족하게 만든다. 승주는 이 과정에서 덕출이 가진 조바심을 읽어낸다. 그는 조급한 덕출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일부러 덕출에게 정중한 쓴소리를 한다. 기본이 없다면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 없다는 걸, 긴 시간 무용수로 살아온 그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승주는 이 시간을 소리와의 대화에서 ‘하농의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피아노를 배울 때 가장 지루한 게 하농이지만, 하농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손가락에 힘이 고루 들어가지 않아 훌륭한 연주가 어려워진다고. 자신은 그저, 어르신이 하농의 시간을 제대로 보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는 것 뿐이라고. 덕출은 이 과정 속에서 깨닫는다.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본인이 가장 중요한 분들을 놓치고 있었다는 걸. 하지만 그것을 깨달은 뒤에도 뒤이어 듣게 된 채록의 말들은 상처가 된다. 할아버지는 자신과 다르지 않느냐고. 그냥 취미로 하는 건데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느냐고. 채록이 홧김에 한 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덕출은 그것을 그냥 넘길 수 없다. 그는 단 한 번도 재미나 가벼운 마음으로 연습실에 나온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채록은 뒤늦게 자신이 덕출에게 큰 실례를 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덕출과 자신의 입장이나 위치는 분명히 다르지만, 발레를 대하는 마음의...

2021.04.13
[드라마리뷰] 나빌레라 3회 4회 -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움

나빌레라 3회 4회 -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움 냉장고에는 엄마가 남긴 메모가 아직 남아있다. 아버지가 수감되고 어머니까지 돌아가신 뒤, 채록은 나름대로 혼자 자신의 삶을 잘 꾸려왔다. 하지만 괜찮아지려고 해도 과거의 상처는 불쑥불쑥 떠올라 채록의 일상을 헤집어놓곤 했다. 호범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묵묵히 참아낸 것도, 그 날들에 대한 가책이 남아서였다. 호범의 인생이 틀어진 것에 아버지의 책임이 있다면, 자신은 그 책임을 함께 감당해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니가 좋아보이면 안되는 것 아니냐고,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놓고 이건 불공평한 것 아니냐고 묻는 호범에게 채록은 이렇다 할 대꾸를 하지 못한다. 다만 혼자 남았을 때 조용히 그 말을 곱씹어볼 뿐이다. 정말로 내게 행복할 자격이 있는 건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을 의심하면서. 덕출은 그런 채록의 마음을 알아본다. 무슨 까닭인지는 모르지만 단정해보이는 모습 뒤에 숨겨진 채록의 내면을. 스스로조차 방치해서 이미 꽤 오래 곪아있는 마음의 상처를 그는 바로 본다. 하지만 그는 함부로 그 상처를 아는 척하지도, 위로하려들지도 않는다. 다만 어른의 마음으로 묵묵히 채록의 곁에서 그를 돌볼 뿐이다. 누군가의 돌봄의 손길이 닿은 것은 채록에게 아주 오랜만의 일이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길 바란 적은 없었다. 괜한 동정을 사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의 출소와 맞물려 엉망이 된 일상에 닿은...

2021.04.13
[드라마리뷰] 나빌레라 1회 2회 - 백조가 되는 꿈

나빌레라 1회 2회 - 백조가 되는 꿈 덕출은 70대 노인이다. 덕출의 꿈은, <백조의 호수> 공연에 서는 것이다. 오래 전 그는 사람이 날아오르는 순간을 본 적이 있다. 어린 날의 그는 새처럼 자유로운 그 움직임에 마음을 온통 빼앗겼었다. 그러나 그 꿈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특히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다. 날아오르는 것, 백조가 되는 것. 어린 날 꾸었던 빛나는 꿈은 그렇게 덕출의 삶에서 조금씩 멀어졌다. 어른이 된 덕출은 집배원이 되었다.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다. 비록 어릴 적 꿈과 다소 다른 방향이었지만, 누군가에게 우편물을 배달하는 일은 그것만의 가치가 있었다. 덕출은 그 일에도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 그는 있는 힘껏 일하는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으며 아이들을 키웠다. 그리고 일흔. 장성한 자녀들은 결혼을 했다. 그는 나이 들었고, 일에서 은퇴한지 오래다. 남들이 보기에는 한가롭고 안온한 걱정없는 노년이다. 하지만 덕출은 이런 생활 어딘가에서 쓸쓸함을 느낀다. 곁에 있는 아내와 함께 있는 시간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잘 자란 자식들을 보는 보람으로도 메꿔지지 않는 공허가 있다. 뭘까. 이게 뭘까. 스스로에게 되묻지만 그것이 어떤 감정인지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아니, 사실은 이미 알고 있으면서 외면해온 건지도 모른다. 오래 전 잃어버린 꿈이 여전히 그의 안에서 빛나고 있다는 걸. 어릴 적의 꿈은 ...

2021.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