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안은영
9202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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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보건교사 안은영 - 그렇게 태어난 걸 누굴 탓해

안은영의 세계는 젤리로 이루어져있다. 조금 이상한 이야기같지만 사실이다. 얼핏 평범한 고등학교 보건교사처럼 보이는 그녀는 사실 남들이 볼 수 없는 걸 볼수 있다. 사람들의 감정덩어리라던가, 죽은 사람의 영혼이라던가. 아무튼 뭐 그런 무수한,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것들이 은영에게는 젤리의 형태로 보인다. 특별하다기보다는 조금 피곤한 이야기다. 때로는 귀엽기도 때로는 무시무시하기도 한 젤리를 상대하기 위해 언제나 무지개칼과 비비탄 총을 구비하고 다녀야 하니까. 드라마는 단지 젤리를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졸지에' 히어로가 되어버린 은영의 일상을 그린다. 그녀에겐 일상이지만 우리에게는 조금 남다른 에피소드들이기는 하다. 갑자기 학교의 학생들이 떼지어 옥상에 올라가 투신하려 한다거나, 운동장이 무너지고 흡사 두꺼비같은 젤리인지 요괴인지 모를 것이 튀어나오는 광경이 평범할 수 있을 리가. 주인공 안은영은 그렇게 무너지고 엉망이 된 세계 위를 하얀 가운을 입고 달린다. 사명감이라기보다 어쩔 수 없어서 그렇다. 사실 안은영은 그냥 나 하나 지키면서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 근데 어쩌겠는가. 저런 게 보이도록 태어나버린 걸. 저런게 보여도 외면할 수 없는 사람으로 태어나 버린 걸. 그녀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면서도 결코 호락호락하게 순응하지 않는다. 악을 쓰고 소리를 치며 마음껏 운명에 삿대질한다.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는...

2021.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