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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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알고있지만 10회 - 알고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망가졌다. 나비를 놓아줬다. '알고있지만' 의 최종회는 지금껏 맺어온 두 사람의 관계가 정리된 시점부터 시작된다. 나비는 제 마음이 재언에게 기울어있는 것을 알고있지만, 재언과의 만남을 더 이어가는 것이 자신에게 너무 위험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나를 가장 설레게 만들지만 나를 가장 바닥까지 망가뜨리기도 하는 이 마음을 이제는 그만 정리하기로. 재언은 그렇게 그 밤, 나비를 잃었다. 사실 재언이 누구에게도 쉬이 마음을 내어주지 않았던 건, 아무것도 잃고 싶지 않아서였다. 너무 가까운 관계는 상처를 만들고, 그 상처는 필연적으로 서로를 잃게 하니까. 어떤 약속도 미래도 없는 관계라면 너도 나도 상처받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결국은 소중한 사람을 상처 입히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을 잃게 했다는 걸 재언은 뒤늦게 깨닫는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나비를 붙잡기엔 너무 늦어버렸다는 것 역시도. 엉망이 되어버린 두 사람의 관계처럼, 우연한 사고로 인해 작업실에 있던 나비의 작품은 부서진다. 그리고 충격으로 무너진 나비의 앞에 재언은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그가 말한 것은 회복이었다. 다시 시작하자고. 작업만 끝나고 나면 다시는 네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중심을 잃고 주저앉은 나비를 그는 거짓말처럼 다시 일으켜 세운다. 그 과정에는 나비를 헷갈리게 하는 행동도 손길도 없다. 다만 그는 나비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평소처럼...

2021.08.22
[드라마리뷰] 알고있지만 1회 - 운명 따위 없다는 거 알고있지만, + 2회 예고

알고있지만, 1회 – 운명 따위 없다는 거 알고있지만 2년 간의 연애는 엉망으로 끝이 났다. 그는 의미부여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어떤 시선, 먹는 음식, 사소한 움직임 하나하나 전부에. 나비는 그의 말을 의심한 적이 별로 없었다. 그것이 진실일까 가늠해 본적도 별로 없었다. 그의 말들은 언제나 그럴듯했다. 무엇보다 그를 사랑하기에 반드시 이해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에 의해서 제한되는 자유가 가끔은 불편했지만, 그 역시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여겼었다. 그렇게 여기도록, 믿도록, 그는 말하고 행동했다. 한 걸음 떨어져 진실을 바라본 뒤에야 알았다. 나는 그저 그의 많은 오브제 중 하나에 불과했다는 걸. 연인의 내밀한 모습을 전시회에 내놓은 그를 보았을 때 깨달아야 했는지 모른다. 그의 조각상은 제목부터 ‘나비’였다. 사람들 앞에서 웃음거리가 된 나비를 두고 연인은 말했다. 예술이란 그런 거라고. 몇몇 친구들은 그 말에 동조를 보이기도 했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잠깐은 나비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반짝이는 유리같던 그의 거짓말은 산산이 조각났다. 그에게 연인은, 나비 한 사람이 아니었다. “……개새끼.” 나비의 인생에 또 다른 사람이 불쑥 나타난 건, 그렇게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린 즈음이었다. 옆에 앉아도 되냐고 묻는 그는 대답도 하기 전에 이미 나비의 곁에 앉아있었다. ...

2021.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