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베스트셀러
15220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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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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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시골살이/은는이가

#난생처음시골살이 결혼 후 잠깐이지만 남편의 사업 때문에 시골과 소도시 중간쯤 되는 곳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다. 조금만 들어가면 벼농사를 짓는 모습을 볼 수 있고 한 시간만 나가면 대형마트가 있는 시골이었다. 당시의 시골은 어떻게든 떠나야 할 곳이지 젊은이가 발붙이고 사는 곳이 아니었고 귀경이라는 것도 실패와 엮이는 개념일 뿐이었다. 아무튼 28살의 나는 따분하고 지루해서 하루 종일 전화기만 붙들고 살았다. 시골에 마음이 없다 보니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던 꽃들도 눈에 보이지도 않았고 지천에 깔려있던 해바라기도 이상하게 징그럽기만 했었다. 친구들이 바쁜 기색만 보이면 전화 좀 끊지 말라고 애걸복걸. 그때 시골로 가겠다고 결심한 이유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눈에 뭐가 씌었던 것 같다. 그게 사랑이었는지, 남들보다 일찍 사업을 시작하고 운 좋게 자리를 잡아서 또래보다 좋았던 남편의 경제력 때문이었는지(1년 후 대차게 폭삭 망함) 지금도 알쏭달쏭하다. 가끔 그 동네가 그립다. 한여름 땡볕의 논두렁길, 수확이 끝난 가을의 한적한 풍경, 아파트까지 생생히 들리던 개구리 소리, 칠흑같이 캄캄한 밤하늘에 촘촘히 박혀있던 별들. 그때는 아니었고 지금은 맞는 것 같은 시골살이는 그저 아련한 기억 한 조각으로 남아있다. 현명함이 없던 젊은 부부는 자신들이 밟고 있던 보드랍고 폭신한 땅이 얼마나 평화로운 곳이었는지 또 얼마나 귀한 걸 우리에게 주려고 했었는지...

20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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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 이경

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 저자 이경 출판 아멜리에북스 발매 2023.02.28. 조금 극적인 마우리를 하기 원해 에필로그를 읽기 전 재빠르게 유튜브를 열었다. 그러니까 지금 이 글은 roy clark의 yesterday, when i was young을 무한 반복으로 들으며 쓰는 중이다. 이경 작가의 신간 [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꼭지, 제목은 <우리가 젊었을 때>에서 아델의 when we were young 을 소개받고 가만히 귀를 기울여 노래를 들었다. 과연 아델의 목소리와 가사가 주는 울림이 대단했지만 그래도 나는 roy clark의 세상 다 산 것 같은 목소리로 과거의 어떤 날들을 회상하는 듯한 그야말로 인생의 뒤안길에 접어든 사람의 회한의 노래를 듣고 싶었다. 그러고는 아래 속눈썹에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크기의 눈물 한 방울을 매달고 이 글을 쓰고 있다. 고백하건대 김장훈의 <나와 같다면>에 관한 일화가 나오는 부분에서도 울었다. <나와 같다면>은 아무 일이 없어도, 특별히 울 일이 없는데도 듣기만 하면 서러움이 배꼽 밑부터 끌어 올려지는 노래라서 어지간해서는 듣지 않는다. 정말 한바탕 울어야 할 것 같은 날에나 혼자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듣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어이 <나와 같다면>을 들었다. 이번에는 제법 큰 울음이 터졌는데 최근 나이가 들...

2023.02.26
이걸로 살아요

#시시콜콜한글이좋아 #시시한글찾는출판사찾아요 내 글이 시시콜콜하다 못해 하찮다고 느껴질 때는 무레 요코의 책을 읽는다. 읽다 보면 동네 언니와 쌔쌔쌔 하는 기분이 든다. 국적은 다르지만 같이 늙어가는 처지고 대단한 걸 쓰지는 않지만 쓰는 일에 재미를 느낀다는 점에서 굳이 공통점을 찾고 혼자 좋아한다. 무레 요코는 나를 모르고 나는 그녀를 안다는 거, 그게 현실이지만 어쨌거나 #사생활들처럼 이 책에도 청소 이야기가 있다. 이래서 이 언니가 참 좋다. 쓰고 싶은 글만 쓰는 데 안 팔리는 작가가 있고 쓰고 싶은 글은 쓰지 못하지만 팔리는 글만 쓰는 작가가 있다. 운이 좋은 케이스는 쓰고 싶은 글이 잘 팔리는 경우고 횡재한 케이스는 아무 욕심 없이 썼는데 잘 팔린 경우다. 여기서 물론 초대박 작가는 예외다. 무레 요코에게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쓰고 싶은 글이 잘 팔렸고 언제부턴가 팔리는 글만 쓰게 된 게 아닐까. 어떤 쪽에 해당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디에 해당돼도 상관없다는 마음이다. 책은 내 운명과 함께 하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의지와는 별도로 제 갈 길을 가는 것이다. 내 인생을 내 맘대로 조종할 수 없듯이 책이 팔릴지 영원히 창고에 처박힐지 미리 알 수 없다. 인생을 그저 열심히 살 뿐 달리 도리가 없는 것처럼 글도 열심히 쓸 뿐 별다른 수가 없다. #이걸로살아요 #무레요코에세이 이걸로 살아요 저자 무레 요코 출판 더블북 발매 20...

202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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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안온한 날들,남궁인

대형 병원이라는 곳은 나와 내 가족. 가까운 사람들이 들락거리지 않으면 미지의 공간이 되기 쉽다. 아끼는 사람 누군가가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아 병원 침대에 누워 있을 때 그 옆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워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병원이라는 곳은 그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 된다는 뜻이다. 혹자는 인생을 살면서 그런 위기의 순간이 오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말하고 싶겠지만 놀랍게도 그렇게 태평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만 그 공평함 때문에 환장할 노릇이다. 입에 겨우 풀칠만 하고 사는 사람에게도 죽음은 다가오고 죽을 때까지 다 쓰지 못할 돈을 가진 사람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죽음까지 이르는 과정은 결코 공평하지 않아서 부자는 피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죽음과 멀어지는 기적을 만들고 가난한 자는 불어나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차라리 당장 죽기를 바란다. 가난은 죽음마저도 두렵지 않게 만든다. 머릿속으로 감당해야 할 병원비를 계산하느라 엄마의 고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불효를 저지르지는 않았다. 병원에 줘야 할 돈의 액수가 내가 가진 돈의 액수를 거뜬하게 넘길 때부터 조마조마했다. 병원비로 신용카드의 한도가 곽 차버려서 또 다른 신용카드 발급을 고민해야 할 때, 가까스로 카드 대금을 돌려 막을 때의 아슬아슬함과 앞으로도 한동안은 엄마의...

202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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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배기의 맛,최민석

진지병: 가벼운 농담이나 유머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항상 진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을 말한다. 웃자고 하는 말에 과도하게 진지하게 반응해 덤벼드는 것, 상대방은 웃고 즐기자는 측면에서 가벼운 농담을 던졌는데 받아들이는 사람이 분위기 파악 못하고 까칠하게 받아치거나 정색하여 분위기를 싸하게 만드는 현상을 말한다.(네이버 국어사전) 하루의 대부분을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면서 시간을 때운다. 존재의 이유나 가치의 대해 생각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지극히 철학적인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일종의 오래된 습관 같은 것이다. 오해할까 봐 미리 밝혀두는 것인데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잘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언제나 마지막에 가서는 "내가 또 이러고 있네" 하는 생각에서 부리나케 하던 생각을 멈춰버리거나 툭하면 자기반성이나 자책의 샛길로 빠진다. 네버!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다. 어느 날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이토록 부정적으로 일관될 거라면 차라리 인간과 세상에 대한 사랑과 비판 정신을 가졌던 염세주의 철학자 쇼팬하우어를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고되고 지루한 학문, 철학에 본격적으로 매진할까 하는 쓸모없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뭔가를 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들면 언제나 뒤따라오는 생각은 나이가 오십이 넘어서 무슨. 대뜸 공부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에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같은 응원의 댓글은 삼가 주시기 바란다...

2020.06.06
지지 않는다는 말/김연수

책을 읽는다는 것이 최고의 인생을 살기 위한 한 방편이라면 나는 이미 최고의 인생을 살고 있다. 요술램프를 문지르며 지니에게 내게 돈을 다오. 하고 말하는 상상이나 끝없이 돈을 꺼내 펑펑 쓴다고 해도 돈이 없어지지 않는 요술 항아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은 없겠지. 사람들은 그렇게 불로소득을 꿈꾼다. 그와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이 많다는 건 그만큼 그 유혹이 달콤하다는 뜻이다. 현실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든 꿈이기 때문에 우린 꿈속에서 마음껏 마르지 않는 돈의 위력을 경험한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 별장도 짓고 뉴욕 맨해튼에 아파트도 하나 산다. 지칠때까지 써도 아직 많은 돈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가장 흐뭇하고 행복하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꿈에서 깨고 난 뒤의 공허를 안다. 그렇게 행복을 꿈꾸기엔 지극히 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겨우 눈곱을 떼고 각자가 지닌 현실적인 꿈에 다가서려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을 탄다. 지지 않는다는 말 저자 김연수 출판 마음의숲 발매 2018.03.22. 뭐 대단한 건 아니었지만 내게도 절대적인 꿈이 있었다. 왜 과거형이냐 하면 이미 꿈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수많은 책 속에 파묻히는 꿈이었다. 이 꿈이 원대한 꿈이었던 이유는 매일매일 혹은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도서관에 가서 수많은 책 속에서 길을 찾다가 또 길을 잃고 싶었기 때문이다. <매일매일>과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라는 조건 때문...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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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점 , 에세이와 함께하는 계절, 화제의 에세이 리스트에 끼어있는 내 책

피너츠 깅엄체크 백(대상도서 포함, 에세이 25,000원 이상) - 이벤트 기간 : 2020년 5월 26일 ~ 소진 시까지 - 이번 주문으로 발생할 예상 마일리지에서 우선 차감됩니다. - 예상 마일리지로 부족한 금액은 기존에 보유한 적립금, 마일리지 순서로 차감됩니다. - 보유 적립금/마일리지가 부족한 경우, 남은 금액은 추가로 결제하셔야 합니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 지음 13,500 원( 10% 할인) / 750 원 오래 준비해온 대답 김영하 지음 14,850 원( 10% 할인) / 820 원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무루(박서영) 지음 12,600 원( 10% 할인) ... www.aladin.co.kr 알라딘도서에서.현재 화제의 에세이를 선정해서 이벤트를 하고 있어요 제 책도 대상도서 속에 똭!!!끼어 있네요 대상도서 목록을 보니까 대단한 책들이 주르륵 나열되어 있는데 그속에 얌전히 끼어있더라구요.대박사건!!! 게다가 에세이 (편지.일기)주간 통계 17위에요 저 오늘은 감격하고 감사해서 찔끔 울었어요 . 다 이웃님들 덕분입니다 오늘도 나는 너의 눈치를 살핀다 우울증은 어디에도 속 시원하게 말할 곳이 없는 비밀스러운 고통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죄책감에 괴로워하다가 덩달아 우울의 늪에 빠진다. 이 책은 우울증 환자의 가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www.aladin.co.kr

2020.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