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책추천
165202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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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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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더운 우리 집

모두가 집주인이 될 수 있다면 춥고 더운 우리 집 | 수희님 안녕하세요. 35만 명이 역병에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대선 투표날 아침입니다. 이제는 숫자에도 무감각해져서 30만 명이 넘었다고 해도 크게 놀라지도 않아요. 지인들이 하나둘씩 오미크론 감염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할 때마다 차례를 기다리는 심정이 되어 차분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기분이랄까요. 며칠 전 사전 투표를 했어요. 노인들에게 더 나은 삶, brunch.co.kr

2022.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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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독서모임_보편적_네 번째_아니 에르노의 세월

문학이란 모든 것을 말할 수 있게 해주는 기이한 영토라고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말했다. 나는 나의 기이한 영토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삶은 언제나 최선이었고 또 최악이었기에 이상하고 야릇한 사실들이 가득했다. 때때로 과장하고 축소하겠지만 어디까지나 진실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다. 아니 에르노처럼 내가 겪은 것만 쓰는 사람이 되겠다는 야심을 품는 건 그래서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런 나를 염려했다. 자기 세계에 갇힌 사람, 오로지 나를 위한 글을 쓰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 일기 같은 것만 쓰는 사람. 불특정 다수를 설득하지 못하는 글을 쓰는 무능력한 작가. 내 이야기를 쓰다가 내가 먼저 우는 주책바가지. 이제 막 두 권의 책을 써낸 작가를 향한 애정 어린 염려 앞에서 나의 의지는 바람에 힘없이 펄럭인다. 겉과 속을 뒤집어 보이겠다는 욕망에 이끌리지만 마지막엔 체면 같은 것에 발목이 잡힌다. 빙의된 무속인처럼 쓰고 제정신이 돌아오면 덜컥 겁이 나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썼다고? 내가? 중요한 담론도 없고 예리한 통찰도 찾아보기 힘든 내 글은 밤에 쓴 일기 같다. 언제나 소소하고 다음 날 아침이면 부끄러워지지만 내 삶의 한 장면이 잠시 동안 누군가에게 닿았다가 부스러진다 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를 쓰기 전에 항상 같은 의문은 남았다. 모든 기억을 끄집어내 그럴...

2021.08.09
[1년 전 오늘] 서재 결혼 시키기

2020.8.3. 1년 전 오늘 서재 결혼 시키기 #책에대한책 책방이나 도서관에 가면 하릴없이 배회하는 날이 있기 마련이다. 베스트셀러나 신간에 이상하리만치 눈길이 머물지 않는 날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베스트셀러라는 것이 얼마나 허울뿐인 지 너무나 잘 알 것 같은 날에 주로 배회를 하는 편이다. 남들이 정해 놓은 것을 거부하고 싶은 날, 읽을 책 목록 정도는 ... 보라캣의 서재가 있는 호수

202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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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되고 싶어요

어릴 때 부모님이 붙여주신 별명이 찔통이었다. 짜증도 많고 눈물도 많아서 붙여 놓으신 별명인 것 같다. 그냥 울보라는 별명하고는 어딘가 다른 몸 안 어딘가에 눈물이 고여 있는 통이 있어서 툭하면 그 통에서 밖으로 눈물이 흘러나오는 것 같은 참으로 사실적인 별명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는 찔통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눈물을 참는 것이 버릇이 되어 버렸고 어느새 눈물도 말라버린 나이가 되어 버렸지만 이상하게도 나를 자주 울게 하는 건 그림책을 읽을 때다. 글씨보다 그림이 많은 책이지만 나는 그림책 앞에만 있으면 언제나 울 준비가 되어있는 어릴 때의 그 찔통으로 돌아간다. 이 책은 어느 날 흠모하게 된 서점 무아의 계절에서 발견했다. 등 뒤에 서있는 사람이이 책을 쓴 작가라는 사실을 모르고 울다가 나중에 알게 돼서 민망했었다. 최근에 만난 책 중에 가장 귀하고 고운 책이었다. 나는 더욱더 고양이들의 행복을 비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졌다. 캣맘이 될 자신은 없다. 하지만 길고양이들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으로 변신하고 싶다. 언제나 마음뿐이라. 말뿐이라 부끄럽다. 문학서점무아의계절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죽엽산로631번길 44-8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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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 여행하는 법

세상에서 가장 값싸고 알찬 여행을 위하여 #코로나바이러스에갇힌상황에서읽기좋은책 저자는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으며 공상에 빠져있길 좋아하는 아이였다. 청소년기부터는 음악, 미술, 음악, 문학과 자연 과학에도 두루 관심을 가졌고 실제로 화가로 활동했으며 몇 가지 재미있고 독특한 책을 썼다. 애호하는 것들과는 조금 동떨어진 직업 군인이었는데 상당한 모험가에 혈기도 왕성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돈키호테 같은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장교와 결투를 벌이게 됐고 그 벌로 42일 동안 가택연금을 당했다. 할 일이 없고 무료한 나머지 자신의 방을 관찰하기 시작하고 방에 대한 이야기를 쓴 것이 책이 된 것이다. 책이란 이토록 기발하게 탄생한다. 남들이 관심을 가져주지도 않을 것 같은 내용을 기록했다가 손질해서 몪어 세상에 선보이면 그것이 바로 책이 되는 것이다. 저자가 글을 쓴 1790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남들이 생각지 못한 것을 생각해내고 창작하면 독창적인 무언가가 탄생하는 순간이 되는 것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비유한 말처럼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삶이라는 고달픈 여정에 간간이 흩뿌려진 기쁨을 외면할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그토록 귀하여 쉽게 눈에 띄는 것도 아닌데 행여 기쁨의 열매가 눈앞에 보일라치면 우리는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서라도 그 ...

20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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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인생의 이야기

소세키에 대한 개인적 관심이 시와서 출판사의 서평 이벤트에 손을 들게 했다. 유명한 작가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그의 삶과 죽음 그리고 가치관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도 남는다. 세상에 그리고 사람에 달관한 듯한 무심한 그의 글 속엔 자꾸 뒤돌아보게 하는 힘이 느껴진다. 어딘가 모르게 따뜻하고 정다운 사람이 아니었을까 추측하게 된다. 평소에 나는 문학은 그냥 문학으로 읽으려고 한다. 그냥 가슴으로 읽어내고 느낀다. 사회 과학서가 아닌 이상 쓸데없이 깊게 파고들며 학문 쪽으로 접근하고 확장하는 책 읽기는 밀어내는 편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소세키의 인생 이야기는 알아갈수록 불순한 호기심이 커져서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생각이 번져가고 확장되었다. 소세키의 모국 일본의 식민 지배 정신에 대한 그의 생각이 알고 싶었다. 그는 어떤 사람일까 하는 나의 호기심은 이런저런 책을 찾아보거나 구글 검색을 하게 만들었다. 책을 완독한지는 며칠이 지났지만 소세키에 대한 호기심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채 날짜가 흘렀고 이제서야 몇 자를 적는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심성엔 자국의 사회와 문화에 대한 혐오의 시각이 있었다고 한다. 외부에서 보는 시각과 자기 문화의 실제 모습과의 괴리에서 몹시 괴로워했다고 한다. 동경하던 서구에 몸담게 되었어도 자기가 몸 둘 곳이 없고, 작은 나라의 국민으로 자존심은 깨져버렸다. 반대로는 식민지에서는 지배자로서 우월의식을 누...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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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오스카 와일드 그리고 다자이 오사무

1. 의정부 미술 도서관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책 냄새를 맡으러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상호대차를 신청한 책을 찾으러 오라는 문자까지 보내주면 그저 굽신굽신 고마워서 어쩔 줄을 모른다. 읽고 싶은 책은 너무나 많고 읽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다. 와중에 신간은 얼마나 많이 쏟아져 나오는지. 아는 것이 병이다. 여전히 가스레인지 위에 음식을 올려놓고 끓기를 기다리며 틈틈이 책을 읽는다. 2. 오스카 와일드는 내 남자. 오스카 와일드를 소유한 것처럼 말해버리면 무덤 속에 있는 그가 벌떡 일어나서 이곳까지 날 찾아올지도 모르지만 참으로 갖고 싶은 남자. 달변가에 촌철살인. 시크미 폭발에 우아한 외모까지. 그의 성 정체성은 모호하지만 그의 문학을 좋아하는 일과 그게 무슨 상관인가.오스카리아나는 오스카 와일드가 자신의 문학 속에서 한 말을 선별해서 모아 모은 책이다. 오스카 와일드가 대체 어떤 인간이길래 저 난리인가 싶다면 다른 것부터 읽지 말고 우선 이 책으로 간을 보라고 권한다. 암튼 내가 나쁜 남자 스타일을 좋아하는 건 분명하다. 마루야마 겐지도 하고 싶은 말을 참지 못하는 스타일이고 오스카 와일드도 남의 눈치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을 참는 스타일은 아닌 듯. 나쁜 남자를 좋아하다가 결혼까지 감행하고 피눈물을 흘렸으면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오스카리아나 저자 오스카 와일드 출판 민음사 발매 2016.08.05. 3....

2020.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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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길고 괴롭습니다.박연준

글쓰기를 하면서부터 대단히 나쁜 버릇이 생겼다. 아무리 고치려고 해도 이젠 습관처럼 굳어버렸다. 조금은 순수했던 예전의 책 읽기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며칠 동안 침울해 있었다. 재밌는 이야기를 이야기로만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 이 작가는 이렇게 글을 썼구나. 이런 식의 글쓰기는 독자로 하여금 이런 부분에서 재미를 주겠구나. 하는 어설픈 작가 지망생 병이 걸린 거다. 최근에 읽었던 책의 서평을 계속해서 올리지 못한 이유도 온전히 책 속으로 빠져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고백해야 할 것 같다. 그나마 박연준 작가의 책은 글과 내용 모두가 완벽하다 할 만큼 만족스럽게 읽었다. 역시 박연준은 나에게 갓연준이다.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는 박연준 작가의 감성으로 프리다 칼로의 사랑과 인생을 해석한 책이다. 프리다 칼로. 사랑이 병인 여자. 그녀의 평생소원은 단 세 가지. 디에고와 함께 사는 것.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 혁명가가 되는 것이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부터 프리다 칼로의 인생을 송두리째 씹어 먹은 남편 디에고 리베라의 얼굴이 너무나 궁금했다. 얼마나 잘난 놈인가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내가 상상했던 모습은 조지 클루니였다. 나의 속물근성을 주체하지 못하고 기어이 검색을 하고 또다시 주체할 수 없는 실망감을 느꼈다. 프리다 칼로보다 21살이 많았던 돼지 아저씨. 프리다 칼로는 도대체 왜 디에고가 없는 인생을 견디지 못...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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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존 윌리엄스

반짝이는 나날들 님의 리뷰를 읽으면 따라 읽지 않고는 베길 수가 없다. 당연히 좋은 책일 거라고, 주저 없이 그렇게 만나게 된 스토너는 저녁 설거지를 끝내고 꼬박 열두시까지 손에서 놓지 못했다. 누군가의 삶을 엿보는 것만큼 흥미로운 일이 또 있을까. 보통은 파란만장하거나 인생역전이거나 세상 고민을 다하게 만든다거나 어쨌든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 책은 지극히 평범한 시골 태생의 남자가 영문학 교수가 되는 그저 그런 인생 이야기일 뿐이다. 땅과 똑같은 색을 띠고 땅처럼 수동적인 사람. 그런데 그런 사람 때문에 이렇게 여운이 남고 가슴이 먹먹할 수도 있구나. 윌리엄 스토너는 참 촌스럽다. 사람들에 섞여 있으면 존재조차도 미미한 사람. 시간이 조금만 흘러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쉽게 사라지는 존재감 없는 사람이다. 스토너가 아내를 만나고 결혼하는 과정 부분을 읽으며 무슨 이런 시시한 결혼이 있을까 생각했다. 답답한 결혼 생활을 보면서는 내 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그가 근무하는 미주리 대학으로 달려가 스토너에게 소리치고 싶었다. 당신 그렇게 사는 거 아니라고. 특히 당신의 딸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고. 책은 점점 한 남자가 자신의 인생 안에서 했던 선택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쟁에 참전하지 않고 학교에 남은 것도 그렇고 그의 두 번째 사랑이자 불륜의 관계였던 캐서린과의 이별도 그랬다. 그의 선택은 언제...

2019.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