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추천
181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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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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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이 아프다면 식사때문입니다

#이유없이아프다면식사때문입니다 #어쩌다보니쉰여섯 #자율신경실조극복 #권장도서 아침은 반드시 먹는다. 유산균과 식이섬유를 섭취하고 오메가 9,6 중 하나는 꼭 섭취한다. 하루에 커피는 아메리카노 한 잔과 카페 라떼 한 잔을 먹는데, 아메리카노는 얼마전부터 디카페인 원두로 바꿨다. (라떼는 여전히 포기 못함) 식사하면서 자주 읽는 책 <이유 없이 아프다면 식사 때문입니다>에 따르면 아.아(아이스 커피)는 몸에 좋지는 않다고 한다. 남편은 식사하면서 이 책 읽으면 자기 입맛이 사라진다고 하지만. ‼️권장 도서‼️ 이유 없이 아프다면 식사 때문입니다 저자 미조구치 도루 출판 카시오페아 발매 2022.02.03.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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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시골살이/은는이가

#난생처음시골살이 결혼 후 잠깐이지만 남편의 사업 때문에 시골과 소도시 중간쯤 되는 곳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다. 조금만 들어가면 벼농사를 짓는 모습을 볼 수 있고 한 시간만 나가면 대형마트가 있는 시골이었다. 당시의 시골은 어떻게든 떠나야 할 곳이지 젊은이가 발붙이고 사는 곳이 아니었고 귀경이라는 것도 실패와 엮이는 개념일 뿐이었다. 아무튼 28살의 나는 따분하고 지루해서 하루 종일 전화기만 붙들고 살았다. 시골에 마음이 없다 보니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던 꽃들도 눈에 보이지도 않았고 지천에 깔려있던 해바라기도 이상하게 징그럽기만 했었다. 친구들이 바쁜 기색만 보이면 전화 좀 끊지 말라고 애걸복걸. 그때 시골로 가겠다고 결심한 이유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눈에 뭐가 씌었던 것 같다. 그게 사랑이었는지, 남들보다 일찍 사업을 시작하고 운 좋게 자리를 잡아서 또래보다 좋았던 남편의 경제력 때문이었는지(1년 후 대차게 폭삭 망함) 지금도 알쏭달쏭하다. 가끔 그 동네가 그립다. 한여름 땡볕의 논두렁길, 수확이 끝난 가을의 한적한 풍경, 아파트까지 생생히 들리던 개구리 소리, 칠흑같이 캄캄한 밤하늘에 촘촘히 박혀있던 별들. 그때는 아니었고 지금은 맞는 것 같은 시골살이는 그저 아련한 기억 한 조각으로 남아있다. 현명함이 없던 젊은 부부는 자신들이 밟고 있던 보드랍고 폭신한 땅이 얼마나 평화로운 곳이었는지 또 얼마나 귀한 걸 우리에게 주려고 했었는지...

2023.03.03
오, 남편! 오, 윌리엄!

#영미소설 #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 남편의 참견 중 가장 어이없고 홀라당 깨는 건 바람의 방향을 알려주면서 빨래 건조대의 위치를 정해주거나 분갈이 흙에 관해 설파를 하며 (식물학 박사라도 되는 양) 아는 척을 할 때. 심지어 이태리 음식의 엉터리 조리법을 알려줄 때도 있다.(파스타도 한 번 만든 적 없는 위인).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이 남편이 알고 있는 것보다 정확한데도 자신이 맞는다는 것에 확신이 차 있는 걸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안되겠다 싶어 틀렸다는 걸 알려주면 끝까지 맞다고 우긴다. 그의 그런 성격에 질리지만 대부분은 참고 들어준다. 안 그러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걸로 싸움이 나기 때문에. 나도 사람이다 보니 못 견디게 싫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정말 어렵게 싫다는 말을 꺼내는데 그러면 십중팔구 토라진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이 삼일 정도. 잘 되라고 가르쳐 준 자신의 의도를 내가 몰라주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것 같다. 남편의 잔소리가 지겨워 못 살겠다고, 틀린 걸 맞다고 우기는 점이나 잘못된 상식을 알려주는 것도 지긋지긋하다고 지인들에게 하소연하면 귀엽게 봐주라며 집안일에 무관심한 것보다 낫지 않냐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들을 때 조금 어리둥절했다. 남편을 귀엽게 봐준다는 것이 무슨 뜻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귀여운 건 아니지만 귀엽게 여기라는 뜻인가? 귀여운 행동을 한다고 계속해서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진짜 귀여워...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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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정치에 대해 말할 수가 없다. 아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는데다 만에 하나 나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면 다른 편에 서있는 사람의 심기를 건드려 관계가 껄끄러워 지는 걸 꺼리기 때문이다. 솔직히 그럴 만큼 용기가 없고 의욕도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하는 성격은 또 아니라서 정치에 관한 이야기가 어쩔 수 없이 깊어지면 설전이 오가고 결국 분위기가 좀 험악해진다. 그래서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지지정당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올리는 사람을 발견하면 큰 원을 그리면서 부드럽게 선회한다는 건 웃기는 말이고 줄행랑을 친다. 난 그들이 무섭다. 애국심에 불타서 하는 행동이라는데 내가 보기엔 나라가 잘 되는 걸 바라지 않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그게 참 묘하고 신기하다. 어떤 사람들은 권력자들의 말을 차암~ 잘 믿는다. 그들이 권력을 쥐고 있어서라기 보다는 배운 사람들이기 때문에 뭐가 달라도 다를 거라는 기대를 하는 것 같다. 중요한 자리에 앉아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의심해 봤자 될 일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들이 자신의 직분을 망각하고 도덕적 해이에 무감각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검찰이 정계를 기웃거려도 당연하게 여기고 성매매를 하다가 들켜도 성추행이 발각되도 자기네들끼리 봐주고 처벌도 받지 않는데 누구 하나 들고 일어서지 않는다는 것도 나는 참 이상하다. 그들을 ...

2021.06.24
지지 않는다는 말/김연수

책을 읽는다는 것이 최고의 인생을 살기 위한 한 방편이라면 나는 이미 최고의 인생을 살고 있다. 요술램프를 문지르며 지니에게 내게 돈을 다오. 하고 말하는 상상이나 끝없이 돈을 꺼내 펑펑 쓴다고 해도 돈이 없어지지 않는 요술 항아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은 없겠지. 사람들은 그렇게 불로소득을 꿈꾼다. 그와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이 많다는 건 그만큼 그 유혹이 달콤하다는 뜻이다. 현실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든 꿈이기 때문에 우린 꿈속에서 마음껏 마르지 않는 돈의 위력을 경험한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 별장도 짓고 뉴욕 맨해튼에 아파트도 하나 산다. 지칠때까지 써도 아직 많은 돈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가장 흐뭇하고 행복하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꿈에서 깨고 난 뒤의 공허를 안다. 그렇게 행복을 꿈꾸기엔 지극히 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겨우 눈곱을 떼고 각자가 지닌 현실적인 꿈에 다가서려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을 탄다. 지지 않는다는 말 저자 김연수 출판 마음의숲 발매 2018.03.22. 뭐 대단한 건 아니었지만 내게도 절대적인 꿈이 있었다. 왜 과거형이냐 하면 이미 꿈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수많은 책 속에 파묻히는 꿈이었다. 이 꿈이 원대한 꿈이었던 이유는 매일매일 혹은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도서관에 가서 수많은 책 속에서 길을 찾다가 또 길을 잃고 싶었기 때문이다. <매일매일>과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라는 조건 때문...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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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교수의 칼럼을 우연히 읽었다가 빠져들고 말았고 2008 년도 부터 쓰신 그분의 칼럼 역주행을 시작했었다. 내 비루했던 검색 기술을 한 단계 높여주었고 광산에서 금을 캐는 것 같았던 글 찾기는 즐거움이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게 하는 글의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광산을 헤매고 다니는 일이 얼추 끝났는데 그 칼럼들을 엮어 이제야 책을 내놓다니 너무 늦은 감이 있는 거 아닙니까? 이 분의 직업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인데 막 시크하고 막 욕도 잘하고 교수님이라면 쓰지 않을 단어들도 막 튀어나오는 그런 글을 읽으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카타르시스가 극대화된다. 제자들이 음성지원이 되는 느낌이라고 한다니 평소 말투가 고스란히 글로 옮겨진 모양이다. 그게 더 매력적이라 큰일이다. 글자로 지면을 채워야 한다는 조급함이 없고 남의 이목을 살피지 않는다. 살피기는커녕. 체면 같은 건 없어 보이고 그 자리에 뻔뻔한 재치가 있다. 웃기고 똑똑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을 사람인데 본인은 계속 자신이 쓰레기인지 자문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우선 제목부터가 마음에 든다. 아침엔 사람들은 보통 찬란히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희망을 이야기한다. 하나같이 희망이나 미래 같은 것만 이야기하는 게 참 부담스럽고 버거울 때가 있었다. 아침에 태양이 어김없이 고개를 들면 무거운 몸뚱이를 추스르고 일어나라고 종용하는것 같아서 꼴 보기 싫었고 암막 커튼을...

201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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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에 소개된 사생활들

#오디오클립 #팟캐스트 #예스24 #책읽아웃 #사생활들 사생활들 저자 김설 출판 꿈꾸는인생 발매 2021.03.05.

2021.06.17
책읽아웃 179-2 [김하나의 측면돌파] 경양식, 호아킨 소로야, 관계의 사생활

179-2 [김하나의 측면돌파] 경양식, 호아킨 소로야, 관계의 사생활 (by 예스24 제작) 톨콩(김하나) : 한 달 만에 저희가 만났습니다. (반가움) 그냥 : 갑자기 방학이 주어져서, 허송세월 보낸 것 같아요. (아쉬움) 단호박 : 전 평소와 똑같이 지냈습니다. 방학은 원래 허송세월하라고 있는 거예요! (단호) 경양식집에서 http://www.yes24.com/Product/Goods/97186621 바다, 바닷가에서 http://www.yes24.com/Product/Goods/91298514 사생활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7783198 naver.me

202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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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 저자 장류진 출판 창비 발매 2019.10.25. 작가 장류진은 직장 생활이 10년이나 된 사람이다. 때로는 연차와 반차를 내며 소설을 썼고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소설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반대로 소설이 써지지 않을 때면 물리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회사의 일로 위안을 받았다고 했다. 저자가 세상에 내놓은 소설처럼 소설과 일을 오가며 10년을 살아온 것이다. 그 속에서 소설과 일은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되었을 테고 저자에게는 그보다 더 절실한 쓰기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듯한 소설로 등단하기 전까지는 그녀의 소설 쓰기는 어느 누구에게도 비밀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외로웠을지. 그 시간의 보상이라도 받는 것인지 일의 기쁨과 슬픔은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듯하다. 요즘 떠오르는 작가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들의 글 읽기를 조금 미뤄두는 편이다. 사람들의 평을 이리저리 훑어본 다음, 어느 순간, 바로 이때다 싶을 때 읽는다. 어쩔 수 없는 세대의 차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들었을 때 읽게 된다. 그렇게 미뤄놓다 보면 읽을 것들이 점점 쌓이는데, 그건 그거대로 불편한 마음이 든다. 아 이것도 읽어봐야 하는데, 아. 이 책도 나에게 읽히길 기다리고 있는데, 싶은 마음에 조금씩 조급함이 밀려온다. 단편집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대개는 수록된 모든 단편에 점수...

20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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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작업실에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시나 소설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단정적 표현들 때문이다. 삶의 무게에 주눅 든 개인들은 감히 할 수 없는 통찰적 선언들을 작가들은 앞뒤 안 가리고 과감히 내던진다. 단정 지어 말할 수 있는 사람 중에 요즘 단연코 최고라고 생각되는 사람은 허지웅이다. 그는 해박하고 논리적이며 어느쯕으로도 치우침 없이 설득력 있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예전에는 만만치 않은 고집도 보이더니 몸이 아픔으로 인해 한층 성숙해지고는 거의 완벽에 가깝다고 할 정도의 논객이 되었다. 차가운 머리가 필요할 때는 철저히 이성적이고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따듯한 형이나 오빠가 되어 돌아왔다. 허지웅 같은 사람이 바로 김정운 교수가 말하는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내던지는 사람일 것이다. 이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도 많고 잘난 사람은 더 많다. 그들을 보며 주눅 든 개인으로만 살지 말자. 그렇게만 살다 보면 태극기 부대가 되는 것이다. 좋은 삶을 사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좋아하는 것을 많이 하고 싫어하는 것을 줄이면 된다. 제발 좋은 것과 비싼 것을 혼동하지 말자. 자신이 좋은 것이 명확지 않으니 비싼 것만 찾는 거다. 싫은 것 나쁜 것 불편한 것 을 분명하고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하나씩 제거해 나가면 삶은 어느 순간 좋아져 있다. 나쁜 것이 분명해야 그것을 제거할 용기와 능력도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참고 견딘다고 저절로 행복해지는 것은 아...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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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하는 마음 /김필균

#문학하는마음 #이심전심 그놈의 문학병에 걸린 사람들의 이야기 책을 만들어 내는 일에서 기획이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책 내가 말하는 문학하는 사람이란 거창한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문학의 언저리를 배회하는 것을 말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마트를 들러 생필품을 사고 일용할 양식을 카트에 담듯, 특별한 일이라는 생각 없이 시간이 날 때마다 서점을 들르고 신간을 확인하는 사람이나 나들이 삼아 가끔 도서관에 가는 것이 아니라 일상 안에 도서관이라는 장소가 자연스럽게 포함되어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나에게는 문학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문학의 언저리를 배회하다 보면 문학을 해서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을 동경하게 된다. 표지가 근사한 책을 만드는 사람. 그저 그런 내용의 글을 기가 막힌 솜씨로 편집해서 그럴듯한 책으로 만들어내는 사람. 수상을 하고 문단에 등단한 소설가.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삶의 판을 짜는 사람들. 그들의 마음이 알고 싶어지는 건 나도 어느 정도 문학이라는 판에 기웃거리다 못해 구걸 비슷한 것을 하게 되면서부터다. “나도 글을 쓰고 싶어서 환장한 사람입니다.” “ 이 정도면 문학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어느 정도는 호기심을 가져도 되지요?” 생업에 완전히 손을 떼고 글 나부랭이를 끄적이다가 한숨을 돌릴 때면 언제나 머릿속을 맴돌다가 사라졌다가 다시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멀리 내다보면 노후 준비가 완벽하지 않고 노화가 진행된...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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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 깨끗하고 밝은 곳 ]

이유모를 고통을 겪다 보면 어느 날부터 신에게 대들거나 더 이상 신 따위에 의지하며 살아갈 수 없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겪어내야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꽤 오랫동안 고통 속에 매몰되어 살았다.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 여자가 딸아이를 낳아 나도 모르게 불행을 전염시키고 두 사람이 함께 불행해졌다. 희망을 만들어 보겠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하지만 간신히 만든 희망을 마음속에 품고 산다고 해서 모든 것이 가능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왁자지껄 떠들어 대는 사람들의 말과 글에 쫓기다가 지치고 피곤해져서 관심 이외의 것들은 언제부턴가 외면하는 버릇이 생겼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인간과 세상을 완전히 모른척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줄곧 자신과 아이의 내면을 들여다보느라 타인의 불행과 삶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나와 아이의 고민은 결국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지극히 보편적인 주제였기 때문에 완전한 배제가 불가능한 것이었다. 아이를 자세히 바라보고 나의 내면을 낱낱이 들여다보니 할 말이 그렇게 많아지더라. 마음속으로 웅얼거리던 말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어딘가에 조용히 앉히고 싶다는 욕망이 드는 건 어쩌면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을 하나하나 쓰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일상이 더 중요했다. 쌀을 씻...

202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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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