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카프카
2202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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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 해변의 카프카 서평 | 카프카적 세상에서 하루키식 자아 찾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내심 불안하다. 어떻게 이야기를 마무리하려고 또 이렇게 일을 크게 벌이는지 조마조마한 마음이다. 그러나 어느 소설에서 “결국 서랍을 연 것은 나거든”이라고 말한 대로 그는 깊숙한 서랍을/세계를 불쑥 열었다가 다시 잘 닫곤 했다. 그의 소설을 아우르는 주제는 상실(결핍) 그리고 회복이다. 모든 인간이 극복해야 할 과제여서 그의 소설이 널리 읽히고 사랑받는 것일까. 무언가를 상실한 인물은 방황하다가 현실과 환상이라는 두 세계를 넘나들며 깨달음을 얻는다. 다른 세계로 진입하는 입구는 고속도로 한가운데나, 관람차에 숨어 있기도 했는데, 이 소설에서는 '입구의 돌'과 연결된 깊은 숲속 오두막이다. 관념의 세계로 가는 통로이니 그 어떤 곳이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독자들에게는 그러한 환상의 세계를 열어주는 통로가 바로 하루키의 소설이다. 『해변의 카프카』의 주인공은 엄마와 누나를 잃고 유대가 없는 아버지를 둔 15세 소년이다. 그는 두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본명인 ‘다무라’와 직접 지은 이름인 ‘카프카’. 소년의 주위에는 도와줄 사람이 없으므로 두 개의 이름처럼 분리된 두 개의 자아끼리 대화를 나눈다. 두 자아 중 하나인 까마귀 소년은 소년보다 냉철하고 시야가 넓어서 주로 질문이나 제안, 충고를 던지고 소년은 그에 따라 답을 찾아간다. 하루키가 상정한 열다섯은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를 스스로 인지하고...

2024.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