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온다
46202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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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천재 정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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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장편소설)

썩어가는 내 옆구리를 생각해. 거길 관통한 총알을 생각해. 처음엔 차디찬 몽둥이 같았던 그것. 순식간에 뱃속을 휘젓는 불덩어리가 된 그것. 그게 반대편 옆구리에 만들어놓은, 내 모든 따뜻한 피를 흘러나가게 한 구멍을 생각해. 그걸 쏘아보낸 총구를 생각해. 차디찬 방아쇠를 생각해. 그걸 당긴 따뜻한 손가락을 생각해. 나를 조준한 눈을 생각해. 쏘라고 명령한 사람의 눈을 생각해. 안녕하세요, 하루에 한 권 독서천재 정태유입니다. 오래간만에 한강(韓江) 작가의 책을 읽었습니다. 처음 읽은 책 《채식주의자》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글의 내용이 단순히 '호러'적이거나 '공포'스러워서가 아닙니다. 인간 내면에 잠들어 있는 가장 극한의 공포를 끄집어 낸 듯한 느낌에 소름이 돋았던 것입니다. 순서는 뒤바뀌었지만 이번에 읽은 《소년이 온다》 또한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불편함'을 끄집어 내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할 게 많다는 이유로 오로지 나와 내 주변의 일들만 신경 쓰고 있을 때, 문득 아무런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 '훅'하고 들어와 버린 느낌입니다. 이 책은 우리 역사의 가장 가슴 아픈 현실, 수 천년, 수백 년 전도 아닌, 불과 몇 십 년 전 이 땅에서 벌어진 슬픈 역사.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 시대를 살았던, 몸소 경험했던 사람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고, 가족이, 친구가, 친지가 죽어갔던 현...

2021.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