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한국어 단어 중에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게 있다. 그건 바로 '눈치'라는 단어다. 글로벌한 단어로 좋은 뜻으로 쓰이고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단어는 좋은 것 반, 나쁜 것 반이기도 하다. 외국인에게 있어서 이런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딱히 영어로 해석할 단어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한국어 그대로 'Noonchi'라고 부를 수밖에. 어쩌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어른들 눈치를 보면서 자랐기 때문일까. 눈치라고 하는 건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그저 혼자서 알아서 배울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 혼자서는 살 수 없듯이, 조직/사회 속에서 분위기를 보면서 그 속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좋을 땐 좋은 분위기대로, 나쁘면 나쁜 분위기대로, 그렇게 눈치 속에서 요령껏 살아가는 것이 알아서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최근에는 오히려 '눈치'대로 사는 게 너무도 힘든 세상이 되었다. '왜 내가 눈치를 보면서 살아야 해?' 가족 중에서는 남편을, 아내를, 장모님을, 시어머니를, 처제를, 도련님을... 회사에서는 상사를, 부하를, 동료를, 거래처 사람을... 나는, 우리는 왜 그렇게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눈치를 보면서 살아야만 하는 것이었을까. 나도 내가 원하는 대로. 내 마음속 그대로를.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대로. 속 시원히 말하고 행동해서는 안 되는 걸까? 왜? 어째서?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