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
42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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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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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순례]여름 창덕궁, 창경궁 산책

돈화문으로 들어가다가 문득 떠올라 뒤돌아선다. 돈화문로 끝으로 우뚝 선 남산은 최근 완공된 고층빌딩에 남산이 가려 보이지 않는다. 돈화문 뒤 우뚝 선 삼정승 회화나무는 잎이 무성하다. 푸른 잎이 참 좋다. 나무 아래 꽃잎이 떨어져 있다. 진선문을 지나 어도를 걸어간다. 인정문을 지나 인정전 앞에 선다. 무릎 꿇고 인정전을 정성껏 담은 여행자의 모습이 아름답다. 영의사 마당 오래된 느티나무, 구 선원전 마당 오래된 측백나무는 언제나 감동이다. 한참을 나무 아래 서 있었다. 성정각 보춘정 옆을 지나간다. 감나무와 살구나무 싱그러운 초록이 희우루를 마주한다. 푸른 나뭇잎 사이로 감이 보인다. 관물헌 마루 끝에 앉아 쉰다.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낙선재 장안문으로 해서 들어가 대청마루 앞에 선다. 활짝 열린 뒷창호에 담긴 괴석이 있는 화계 풍경은 초록에 싱그러운 풍경으로 담겼다. 모란과 작약에 열매가 푸른 꽃처럼 달려있다. 수강재 마루 끝에 선다. 바람이 시원하다. 뒷마당 감나무가 보인다. 화계에서 뒷마당을 들여다본다. 무성한 잎 사이로 보이는 달린 작은 감이 귀엽다. 옛 동궁전 삼삼와 앞에 여행자 쉬고 있는 모습이 여유롭다.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바람도 불어 시원하다. 그 바람을 맞으며 잠깐 이야기를 나누며 이참에 쉰다. 후원 입장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앤나는 폴란드계 호주 사람이다. 시드니보다 더 덥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시...

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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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고궁 산책]창덕궁, 창경궁

화사한 봄날 주말 아침 북촌을 걸었다. 조금 일찍 점심을 먹고 나와 길가 테이크 아웃 커피집 비원에서 커피를 마시며 오랜만에 동갑내기 주인이랑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 주차장 담장 옆길을 걸어간다. 거리에 어느새 무성한 은행나무가 햇살에 빛난다. 안쪽 창덕궁 담장 위 삼정승 회화나무는 이제 새잎이 나오고 있다. 금천교 앞 오래된 느티나무. 아침 햇살을 머금은 연초록 잎이 사랑스럽다. 인정전 앞마당 박석 사이로 민들레가 피었다. 마당을 걷는 걸음이 조심스럽다. 영의사 오래된 느티나무는 초록 잎이 벌써 무성하다. 밑동에 나온 가지가 애틋하다. 선원전 늘 푸른 오래된 측백나무는 신비롭다. 선정전 뒷마당 화계에는 모란이 막 피고 있었다. 그 아래 핀 타래붓꽃이 참 예쁘다. 작약은 아직이다. 꽃봉오리가 영글고 있다. 화계를 따라 돌며 모란을 구경한다. 다음 주말이면 화계에 모란이 흐드러지게 필 것 같다. 대조전 경훈각 모퉁이를 돌아 화계와 전각 사이 좁은 길을 걸어간다. 겹조팝나무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그 옆으로 금낭화가 피었다. 금낭화 아래에는 할미꽃 무리 지어 피었다. 대조전 뒷마루 끝에 앉는다. 그간 마당 한가운데 있어 답답하게 했던 눈주목과 소나무에 치워져 시원하다. 막힘 없는 풍경에 즐겁다. 화계에는 고운 철쭉이 만발한다. 후원가는 문 앞 계단에 철쭉이 햇살에 빛난다. 이른 봄이면 고운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핀다. 축대 틈에 핀 꽃마리가...

2024.05.06
따사로운 봄날 북촌을 걷다 고궁을 걷다 아름다운 봄날을 걷다

북촌문화센터(옛 계동마님댁) 문이 닫혀있다. 조금 일렀네 했는데 대문이 열린다. 안으로 들어간다. 막 물을 주어 젖은 화단에 돌단풍이 반겨준다. 언덕 위 정자에 아침 햇살이 일렁인다. 햇살이 깔린 탁자 위 꽃병이 놓인 풍경이 사랑스럽다. 계동길 안쪽 좁은 한옥 골목이 이어진다. 낡은 대문 뒤 화단 정향나무 진한 꽃향기가 골목을 꽉 찼다. 옛 서울게스트하우스(현 북촌365_LAB) 별당 축대 위 아침 햇살을 머금은 철쭉이 빛난다. 계동길 안쪽 가파른 한옥 골목 입구에 핀 보라, 연보라 정향나무꽃이 아침 햇빛에 찬란하게 빛난다. 진한 꽃향기가 골목을 가득 채웠다. 계동길 예쁜 꽃집 꽃라온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그림 속 복사꽃과 화분 속 복사꽃이 계동길을 화사하게 하다. 가회동 언덕 위 축대집 담장 위로 겹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북촌한옥청 창밖 철쭉이 아침 햇살에 빛난다. 철쭉과 나는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공간에 있었다. 창덕궁 담장 옆 골목 대문 덮개 위로 아침 햇살에 늦게 핀 벚꽃이 빛난다. 고희동 가옥 대문 앞 목련 연초록 잎이 파란 하늘 아래 더욱더 곱다. 금천교 앞 오래된 느티나무 아침 햇살을 머금은 연초록 잎이 사랑스럽다. 인정전 마당 박석 사이로 피어난 민들레가 애틋하다. 옛 선원전 마당 푸른 오래된 측백나무가 언제나 신비롭고 감동적이다. 선정전 뒷마당 화계에 모란은 막 피기 시작하고 작약은 아직이다. 그 아래 고운 타...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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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고궁 산책]창덕궁, 창경궁

돈화문 뒤 행각 앞 나란히 서 있는 삼정승 회화나무는 파란 하늘로 뻗은 가지마다 고운 연초록 잎이 아침햇살에 빛난다. 후원으로 가는 길 한쪽 자시문 앞과 건너편 삼삼와 앞 홍매는 아직이다. 고매에 영근 꽃봉오리가 아침햇살에 빛나 귀엽다. 며칠 뒤 피시 시작해 다음 주말이 그 절정일 듯싶다. 나무 앞에 어지럽게 놓인 목책에 고매에 가까이 갈 수 없어 아쉽다. 낙선재 옆 마당 담장 아래 진달래도 아직이다. 봄이 되면 제일 먼저 피었는데 올해는 늦은 듯싶다. 장락문 뒤 상량정 아래 매화가 만발한다. 석복헌 대문 밖으로 보이는 낙선재 바깥마당 정원에는 백매가 만발한다. 수강재 옆 마당 회화나무 아래 화계에는 고운 제비꽃이 햇살에 빛나고 그 옆에는 작약 새순이 올라오고 있다. 낙선재 뒤뜰에 은은한 꽃향기가 참 좋다. 한정당 아래 화계 백매 한 그루가 뒤뜰 가득 은은한 매화 향기로 채웠다. 안쪽에 홍매는 아직이다. 뒤뜰을 나가다가 문득 떠올라 뒤돌아본다. 새파란 하늘 아래 승화루 아래 백매 만발한다. 창덕궁에서 창경궁으로 넘어와 통명전 뒤 언덕길을 걸어간다. 진달래, 백매, 산수유, 미선나무꽃이 만발한다. 화사한 봄날 꽃 향연에 즐겁다. 통명전 옆 마당 화계에 백당나무 연초록 잎이 귀엽다. 함인정 정자에서 바라본다. 낙선재 아래 화계에는 산수유가 만발하고 홍매 꽃봉오리는 영글어가고 정자 앞 작은 동산 위 늘 푸른 소나무와 주목 삼총사는 늘 감동...

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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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고궁 산책]창덕궁, 창경궁

창덕궁 담장 옆으로 걸어간다. 담장 위로 우뚝 솟은 삼정승 회화나무가 반갑다. 돈화문으로 해서 궁 안으로 들어간다. 행랑 앞 삼정승 회화나무가 아침 햇살에 찬란히 빛난다. 아침 햇살이 드리워진 홍문관 앞마당 오래된 느티나무가 햇살에 빛난다. 어도를 걸어가다가 인정문으로 해서 정전 안으로 들어간다. 눈 치운 어도 양편 정전 마당은 하얗게 덮여있다. 인정전이 아침노을에 물들었다. 영의사 느티나무, 선원전 측백나무를 차례로 보고 돌아나간다. 오래된 측백나무는 언제나 가슴 뭉클하게 했다. 경훈각 모퉁이를 돌아 화계 옆길을 걸어간다. 화계에 어지럽게 있던 잡목이 없어져 환하다. 눈주목과 소나무가 없어져 환해진 대조전 뒤뜰이 아침 햇살이 빛난다. 뒤뜰이 원래 모습을 찾은 첫 겨울이다. 이제는 뒤뜰은 음산하지도 답답하지도 않고 아늑하다. 보춘정 옆 화계 위 감나무와 살구나무 그림자가 계단을 지나 관물헌 마루까지 길게 드리워져 있다. 관물헌 마루 끝에 앉아 잠시 쉰다. 아늑한 공간이 참 좋다. 건너편 삼삼와 앞마당은 하얀 눈으로 덮였다. 고매에는 꽃망울이 맺혔다. 장락문으로 해서 낙선재 안으로 들어간다. 누마루에 흐르는 햇살이 참 좋다. 햇살이 드리워진 대청마루 끝을 따라 걸어간다. 화계의 괴석이 담긴 뒷창호가 두 폭의 그림처럼 이어진다. 석복헌과 수강재 마루 끝에 선다. 그윽한 나무 향이 참 좋다. 수강재 앞마당 하얀 눈으로 덮였다. 담장 위 창...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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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고궁 산책]눈 덮인 창경궁

눈 덮인 창덕궁을 걷고 함양문으로 해서 창경궁으로 넘어왔다. 고양이 한 마리가 계단을 올라와 앞을 지나간다. 고양이가 낯익다. 옛 권농장 자리 큰 연못가에서 몇 번 본 듯하다. 언덕 아랫길을 걸어간다. 아래로 눈 덮인 통명전이 보인다. 날이 춥고 응달져 뒷마당에는 눈이 녹지 않았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간다. 통명전 옆 마당 하얀 눈밭 위 백당나무 붉은 열매가 보석처럼 빛난다. 명정전 넓은 마당은 흰 눈이 덮여 있다. 계단 앞 어도에만 눈이 치워져 있다. 계단을 올라 명정전 앞에서 돌아본다. 명정문 뒤 둘러싼 고층빌딩 위 새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햇살에 빛난다. 옥천교 난간 앞에 선다. 개천에 쌓인 눈이 녹아 그대로 얼었다. 개천가 매화나무 가지에는 꽃망울이 달려있다. 금천 위 넓은 돌다리 건너간다. 눈 덮인 잔디밭에 화살나무가 햇살에 빛난다. 다시 돌다리를 건너 숲 옆길을 걸어간다. 개천 가 숲속 느티나무와 회화나무 연리지는 언제나 가슴 뭉클하게 한다. 하얀 눈밭 위 담장이 햇살에 빛난다. 붉은 단풍나무 아래에는 비둘기가 먹이를 찾아 분주히 돌아다닌다. 금천 위 좁은 돌다리를 건너간다. 이리저리 굽이굽이 이어지는 옛 통화전 터 숲길을 걸어간다. 서글픈 역사를 잠시 잊고 걸으면 그저 아름다운 길이다. 자판기에서 따뜻한 캔 커피 하나 뽑아 숲속 벤치에 앉아 마시며 잠시 쉰다. 나뭇가지 뒤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참 좋다. 옛 권농장 자리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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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고궁 산책]눈 내린 날 창경궁

금천 위 옥천교를 건너 명정문 안으로 해서 안으로 들어왔다. 정전 마당의 눈은 다 녹고 정전 지붕에만 눈이 남아있다. 계단을 올라 정전 앞에서 뒤돌아선다. 지붕 위와 마당 가에 눈이 남아있다. 겨울 고궁의 운치가 살짝 느껴진다. 명정문을 나와 옥천교를 건너간다. 금천가 매화나무 앙상한 나뭇가지 살짝 덮여 있던 눈은 다 녹았다. 금천 위 넓은 돌다리를 건너간다. 길가 지난가을 붉게 물들었던 회잎나무와 그 뒤 화살나무는 잎이 다 떨어지고 빈 가지다. 다시 돌다리를 건너간다. 개천가 느티나무와 회화나무 연리지는 아직 단풍잎이 남아있다. 바닥에는 단풍이 수북이 쌓여 있다. 담장 옆길을 따라간다. 화사한 단풍나무 아래에는 단풍이 수북이 쌓여 있다. 금천 위 좁은 돌다리를 건너간다. 안쪽에 옆쪽에 단풍잎 잎이 떨어져 수북이 쌓여 있다. 올가을에는 일찍 와서 단풍이 물들지 않았었다. 그 사이에 단풍이 늦게 물들고 다 떨어진 것 같다. 모퉁이를 돌아 옛 통화전 자리 정원을 걸어간다. 이리저리 휘어지는 숲길을 따라 걸어간다. 자판기 뒤 휴게소에 앉아 뜨거운 캔 커피 한잔 사서 마신다. 잠시 휴식이 좋다. 옛 권농장 자리 큰 연못가에 선다. 날이 추웠던 것 같다. 연못 위 살얼음이 얼었다. 그 아래 단풍이 보인다. 그 위로 새벽에 내린 눈이 쌓여 있다. 연못을 돌아 부부 백송 앞을 지나 어린 백송 앞에 선다. 이제는 어엿한 백송이 하얀 눈보다 더 눈부...

202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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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고궁 순례]창경궁 산책

옥천교 위 선다. 금천가 매실나무는 잎이 거의 다 떨어졌다. 남은 단풍잎은 그 색이 곱지 않다. 올해는 제대로 단풍도 지지 않고 떨어진 듯싶다. 명정문을 지나 정전 마당을 걸어간다. 조금 전까지 붐볐던 명정전 앞은 단체 관광객이 다 떠나고 한산하다. 월대 계단 돌 틈에 핀 씀바귀가 반가우면서 애틋하다. 명정전 앞에서 돌아 내려간다. 회랑 밖 큰 돌다리 옆 부둥켜안고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와 회화나무 연리지는 언제 봐도 가슴 뭉클하다. 돌다리를 건너간다. 화살나무와 회잎나무는 구분하기 어렵다. 길가에 있는 것이 화살나무고 뒤가 회잎나무다. 화살나무 줄기에 달린 날개가 커서 확실하게 구분이 된다. 다시 돌다리를 건너 담장 옆길을 걸어가다가 숲속 작은 돌다리를 건너간다. 왼쪽 단풍나무는 혹시나 했는데 단풍은 아직이다. 창경궁에서 제일 늦게 단풍에 물드는 나무다.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뽑아 숲속 벤치에 앉아 마신다. 올려다보니 새파란 하늘에 단풍잎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옛 권농장 자리 큰 연못가에 선다. 이맘때 큰 연못은 새파란 연못가로 울긋불긋 단풍이 장관인데 예전만 못하다. 백송 숲 앞 철쭉이 한 송이가 햇살에 빛난다. 그 뒤 백 속 두 그루는 여전하다. 아래 어린 백송은 어느새 늠름하다. 새하얀 밑동이 찬란히 빛난다. 대온실 앞 오른쪽 자생식물학습장으로 간다. 포천구절초와 벌개미취가 막 지고 있다. 아래 붉은 단풍잎이 반갑다. 작...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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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고궁 순례]창덕궁, 창경궁 산책

일요일 아침 모처럼 고궁 산책을 나선다. 올여름 고궁 순례 시작으로 6월 중순 덕수궁을 걸었으니 거의 한 달하고 보름만이다. 그 사이 고궁의 초록은 더욱 짙어졌을 것 같다. 오늘은 창덕궁과 창경궁이다. 그 길에 조금 일찍 나서 창덕궁 가기 전에 익선동과 권농동을 걸었다. 돈화문 뒤 초록이 짙다. 날은 아침부터 덥다. 사람들은 잠시 오래된 회화나무 그늘에서 뜨거운 햇볕을 피하고 있다. 무성한 잎이 시원한 그늘을 준다. 금천교 직전 오래된 느티나무도 무성한 잎이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줬다. 영의사 오래된 느티나무는 무성하다. 영의사 마루 끝에 걸터앉는다. 살짝 부는 바람에 시원하다. 선원전 오래된 측백나무는 파란 하늘 아래 더욱더 신비롭다. 처마 아래 그늘에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쉬고 있다. 대조전 영역은 여전히 보수 공사 중이다. 이맘때 화계에 범부채 아래에 흰맥문동이 예쁘게 피었는데 볼 수 없어 아쉽다. 희정당 옆 마당 화계에 햇살에 빛나는 참나리가 고운 자태를 뽐낸다. 보춘정 앞 살구나무와 감나무 무성하다. 관물헌 마루 끝에 앉는다. 살짝 부는 바람에 살구나무 가지 그림자가 마당을 쓴다. 삼삼와 앞 매화나무도 잎이 무성하다. 수강재 기와지붕 위로 감나무가 살짝 보인다. 활짝 열린 창호에 시원하다. 수강재 바깥마당 담장 뒤로 회화나무 가지마다 잎이 무성하다. 수강재 뒷마당에 감나무가 무성하다. 잎 사이로 초록의 감이 보인다. 창경궁으로 ...

202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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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고궁 산책]창경궁

며칠 전 설 연휴 마지막 날 다녀온 창덕궁에 이어 오늘은 창경궁으로 겨울 고궁 순례를 나선다. 창경궁 오기 전 종묘를 걸었다. 잔설이 있는 겨울 종묘는 장엄하며 아름다웠다. 10시 조금 전 거리는 일요일이라 한산하다. 홍화문으로 해서 창경궁 안으로 들어간다. 옥천교를 건너간다. 다리 옆 아침햇살에 빛나는 매화는 꽃봉오리가 영글어간다. 금천 위 설 연휴에 내린 눈이 그대로 남아있다. 어도 옆으로 잔설이 있다. 명정문을 지나 정전 안으로 들어간다. 새파란 하늘 아래 정전은 더욱더 단아하다. 어도를 걸어간다. 일제강점기 창경원 시절 어도 양옆 넓은 마당은 모란밭이었다. 월대 아래 계단으로 올라가 정 앞에 선다. 정전 안으로 아침햇살이 흐른다. 정전 앞에서 돌아선다. 명정문 뒤로 고층빌딩이 둘러싸고 있다. 월대를 내려와 어도를 걸어간다. 명정문을 나와 옥천교를 건너 회랑 사이 문으로 나간다. 금천 위 돌다리를 건너간다. 회잎나무 숲속 햇살 좋은 자리에 고양이 두 마리가 해바라기하고 있다. 회잎나무 아래 바닥에는 회잎나무 가지가 멋지게 그림을 그렸다. 옛 권농장 자리 큰 연못 가는 길 숲속 회화나무와 느티나무 연리지는 빈 가지다.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이 더욱더 애틋하다. 담장 옆 숲길을 따라 걸어가다가 옛 부마 전각 터 아래 개천 위 돌다리를 건너 숲길을 따라 걸어간다. 잔설이 군데군데 있다. 길가의 나무들이 길 위로 나뭇가지로 멋진 그림을 ...

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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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서울 산책]익선동 권농동 창덕궁 창경궁 운현궁

익선동 한옥 마을 세 번째 골목 초입 한옥 앞 가지런히 놓인 화분에 핀 진달래가 아침햇살에 빛난다. 올봄 처음 만난 진달래다. 생각지 못한 곳에서 만난 고운 진달래가 반갑다. 권농동 골목 안쪽 막다른 골목 한옥 앞 나란히 놓인 화분마다 고운 꽃이 피어 아직 어둠이 남은 골목이 화사하다. 처마에는 막 아침햇살이 드리워지고 있다. 창덕궁 금천가 막 피어나는 연둣빛 수양버들잎이 꽃처럼 화사하다. 성정각 자시문 앞과 삼삼와 앞 기대했던 홍매는 아직이다. 고목의 영근 꽃봉오리가 귀엽다. 담장에 고매의 가지 그림자가 멋진 그림을 그렸다. 관물헌 마루 끝에 앉는다. 담장 넘어 자시문 앞 홍매 꽃봉오리가 붉은 보석처럼 빛난다. 며칠 뒤 활짝 핀 홍매를 상상해본다. 아름답다. 낙선재 옆 마당 담장 아래 진달래는 아직이다. 늘 제일 먼저 피었는데 올해는 늦은 듯싶다. 낙선재 바깥마당 정원에는 백매가 만발하다. 낙선재 마당에서 낙선재를 바라본다. 뒤뜰 화계에 핀 백매가 보인다. 석복헌, 수강재를 차례로 지난다. 뒤뜰 중문과 앞마당 중문 사이로 보이는 화사하게 핀 꽃들이 발길을 잡는다. 수강재 옆 마당 화계에는 제비꽃이 햇살에 빛난다. 그 옆 작약 새순이 올라온다. 낙선재 뒤뜰을 걷는다. 은은한 꽃향기가 참 좋다. 한정당 아래 화계에 백매가 만발하다. 백매 한 그루가 뒤뜰 가득 은은한 매화 향기로 채웠다. 안쪽에 홍매는 아직이다. 낙선재 뒤뜰을 나가다가 ...

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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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고궁 순례]창경궁

깊어가는 가을 주말 아침 계동에서 시작해서 가회동까지 북촌을 걷고 창덕궁을 걸었다. 후원가는 길 옆문으로 해서 창경궁으로 넘어왔다. 통명전 위 언덕 둘레길을 따라 걸어간다. 11시 조금 넘었다. 단풍철이라 사람이 많다. 아까 낙선재에서 웨딩 촬영을 할 때 본 커플이 앞서 걸어간다. 촬영이 끝나고 산책하는 것 같다. 그 모습이 가을 낭만 고궁을 더욱더 멋지게 해준다. 아래로 통명전이 보인다. 빛바랜 창호에서 지난 세월이 느껴진다. 가파른 돌계단 어린 자매가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씩씩하게 올라온다. 아래 전각 뒤 울창한 나무 뒤로 고층빌딩이 둘러싸고 있다. 그 뒤로 멀리 남산 위 우뚝 선 서울N타워가 보인다. 돌아간다. 통명전 옆 가파른 계단을 내려간다. 계단 아래 연못 화단에 백당나무 붉은 열매가 햇살에 빛난다. 통명전 마당에는 나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영춘헌 앞을 지나간다. 곳곳에 모니터가 놓여있다. 모니터에 색색의 화면이 흐른다. 회랑 사이 문으로 해서 명정전 안으로 들어간다. 명정문은 아직 보수공사 중이다. 명정전 마당을 걸어간다. 월대 위 단아한 명정전은 작지만, 언제나 단아한 위엄이 느껴진다. 명정문을 나와 어도를 따라 걸어간다. 옥천교 난간 바로 옆 매화는 잎이 다 떨어졌다. 떨어진 단풍잎은 개천 위 고인 빗물 위에 떠 있다. 회랑 사이 문으로 나와 돌다리 옆 숲속 오래된 회화나무와 느티나무 연리지 고운 단풍잎이 ...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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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산책]여름 창경궁

옥천교 아래 계천가 매실나무 푸른 잎이 무성하다. 며칠 전 내린 비에 모처럼 계천에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좋다. 매실나무 옆 앵도나무 연한 푸른 새잎이 참 곱다. 개천 위 돌다리 건너 자귀나무가 꽃이 지고 있다. 그 뒤로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이 장관인 회잎나무는 잎이 무성하다. 개천가 느티나무 숲속 느티나무와 회화나무 연리지는 늘 가슴 뭉클하게 한다. 가지마다 잎이 무성하다. 계천 위 돌다리를 건너 숲길을 걸어간다. 단풍나무 늘어진 잎이 산들바람에 날려 바닥을 스쳐 가는 소리가 눈으로 들린다. 가을이면 붉은 단풍으로 발길을 잡아 그 아래에서 한참을 목을 쳐들고 바라보게 하는 단풍나무는 잎이 무성하다. 옛 권 농장 자리 큰 연못은 누렇게 덮였다. 그 위로 오리 한 마리가 유유히 지나간다. 연못가 축 늘어진 수양버들 아래만 걷혀있다. 백송 숲으로 들어가 잠시 그 아래 선다. 하얀 백송의 잎은 늘 푸르다. 그 아래 조팝나무꽃이 참 곱다. 연못 옆으로 길게 이어지는 길 한쪽 노각나무 고운 꽃이 수줍게 얼굴을 살짝 내밀고 있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꽃 같다. 어느 봄날 신당동 골목에서 본 수줍은 진달래가 떠오른다. 대온실 가기 전 야생화 동산을 걸어간다. 동자꽃, 물레나물, 좀개미취, 방풍 등 고운 꽃에 즐겁다. 대온실 안 진한 꽃 향이 흐른다. 그 향을 따라가니 꽃치자나무 고운 꽃이 활짝 피어있다. 대온실 밖 가을이면 가을꽃이 만발한 ...

202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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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고궁 순례]창경궁

주말 아침 문득 떠올라 창덕궁에 모란을 보러왔다. 선정전 뒷마당 화계에는 모란은 막 지고 작약은 막 피고 있었다. 올봄은 창덕궁 성정매를 보지 못했지만 아름다운 모란과 귀여운 작약을 만나 즐겁다. 창덕궁에서 모란과 작약을 이렇게 많이 본 건 처음이다. 거의 매년 봄 창덕궁을 찾지만, 이맘때 창덕궁에는 처음 온 것 같다. 내친김에 창경궁으로 간다. 지금 가면 금천가 화살나무와 명정전 뒤 산사나무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늘 매화와 살구꽃이 필 무렵 찾아 창덕궁과 마찬가지로 이맘때 창경궁을 찾는 거는 처음인 듯싶다. 함양문으로 해서 창경궁으로 간다. 바로 아래 통명전은 공사 중으로 주위가 안전 펜스로 둘러 있다. 연못가로 백당나무꽃이 피었을 텐데 아쉽다. 숲 옆길을 따라 걸어간다. 소나무 아래 화살나무가 무성하다. 작년 가을 일석 선생님과 왔을 때 반대편 문정전 앞 화살나무가 잎새나무 같다고 하셨다. 혹 이 나무도 잎새나무가 아닐까 하고 자세히 보니 선생님 말씀대로 잎새나무다. 그간 잎새나무를 화살나무로 잘못 알고 있었다. (화살나무, 목동, 2022.5.2) 잎새나무는 화살나무와 잎, 꽃, 열매 모양이 거의 같으나 화살나무는 나뭇가지에 화살의 날개 모양을 한 얇은 코르크가 세로로 줄줄이 붙어 있지만, 잎새나무는 날개가 없다. 돌다리를 아래 금천이 이어진다. 금천가 연리지의 잎이 무성하다. 그 뒤로 오래된 느티나무가 몇 그루 서 있다....

202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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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산책]겨울 대온실

겨울을 끝자락 잔설이 남아있는 창경궁을 걸었다. 겨울 창경궁은 다른 계절이 아름다운 풍경의 기억과 새하얀 잔설에 황량하지 않았다. 옛 권농장 자리 큰 연못가과 숲 사이 좁은 길을 걸어간다. 길 끝으로 잔설 위 새하얀 대온실이 보인다. 창안으로 붉은 꽃이 보인다. 대온실이 열려있다. 모처럼 대온실로 들어간다. 안으로 들어가자 제일 먼저 영춘화가 반겨준다. 샛노란 별꽃이 햇살에 빛난다. 참 귀엽다. 조금 전 밖에서 대온실로 들어오게 한 붉은 꽃은 산다화다. 참 곱다. 온실을 따라 걷는다. 곳곳에 붉은 꽃이 피고 또 진다. 장수매(명자나무), 애기동백이다. 분수대 쪽 일찍 피었던 동백꽃은 벌써 지고 있었다. 밖으로 나간다. 출구 옆 동백꽃이 참 곱다. 한참을 그 앞에서 서성였다. 밖으로 나와 대온실을 둘러본다. 당시 유행했던 프랑스 온실 건축에 특이하게 한옥의 용마루를 올리고 대한제국의 오얏꽃 문양이 장식했다. 바로 앞에는 분수대가 있는 작은 정원이 있고 그 뒤로 춘당지가 있다. 대온실은 1908년 짓기 시작했고 이듬해 11월 개관했다. 대온실은 대한제국 당시 지었지만, 실질적으로 순종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일제 조선통감부의 주도로 지어졌다. 설계는 당시 일본 궁내성 기사이자 원예학자 후쿠바 하야토福羽逸人가 맡았다. 후쿠바 하야토는 베르사유 원예학교 교장 앙리 마르티네의 도움으로 5년에 걸쳐 1906년 일식과 서양식으로 혼합해 신주쿠교엔新...

20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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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고궁 순례]동궐 창덕궁, 창경궁

종묘 옆 창덕궁 아래 동네 익선동과 권농동을 걷고 율곡로로 나왔다. 길 건너 돈화문 뒤로 울긋불긋 단풍이 화려하다. 지난 일요일 창덕궁을 걸었을 때 조금 일찍 찾아와 단풍에 덜 들어 아쉬웠다. 잘 됐다. 곧장 창경궁으로 가려고 했었는데 단풍에 물든 창덕궁을 걷고 창경궁으로 넘어가야겠다. 길을 건너 돈화문으로 향한다. 의례처럼 담장 위 회화나무를 찍고 돈화문 앞에 선다. 안전 펜스 사이로 난 길이 마치 어도처럼 느껴졌다. 궁 안으로 들어간다. 단풍이 절정인데 생각보다는 사람이 없다 코로나로 외국인 관광객이 없고 어제 일기예보로 오늘 비가 온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안 찾는 것 같다. 회화나무 건너편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건너편 삼정승 회화나무를 바라본다. 회화나무 단풍은 아직 많이 들지 않았다. 그 아래 느티나무 단풍은 벌써 잎이 지고 있었다. 금천교 전 느티나무와 단풍나무의 단풍이 절정이다. 진선문을 지나 내려오는 젊은 커플의 모습에서 가을 고궁의 낭만이 느껴진다. 금천교를 건너 진선문을 지나 어도를 따라 걸어가다가 인정문으로 해서 정전 안으로 들어간다. 인정문 앞에서 선다. 단풍에 물든 나무에 앞에 우뚝 선 웅장한 정전을 마치 좌우로 늘어선 행각이 오늘따라 배례하는 듯 보였다. 마당 모퉁이에서 정전을 찍고 회랑에 난 문으로 정전 밖으로 나간다. 선정전과 희정당 사이 문을 지나 선정전 뒷마당으로 나왔다. 지난 일요일 어지럽게 놓여있던 ...

202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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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산책]가을 창경궁과 인사동

옥천교 옆 매화가 막 단풍에 물들고 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 잎이 다 떨어졌다. 그 뒤로 살구나무는 단풍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막 단풍에 물든 정전은 아침노을에 빛나고 있었다. 명정문 그림자가 정전 마당에 드리워져 있다. 아침노을에 물든 텅 빈 가을 고궁의 고즈넉함이 좋다. 그 사이 선생님과 친구가 와 춘당지 쪽으로 간다. 춘당지 가는 길 숲속 회화나무와 느티나무 연리지는 막 단풍에 물고 있었다. 담장 옆 숲길을 따라 걸어가다가 옛 부마 전각 터 아래 개천 위 돌다리를 건너 숲길을 따라 걸어간다. 가을이면 그 아래 한참을 서성이게 하는 붉은 단풍이 고운 단풍나무는 이제 단풍에 물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춘당지라 잘못 불리는 옛 권농장 자리 큰 연못가 나무도 이제 단풍에 물들기 시작했다. 연못가 벤치 앉아 이야기하는 선생님와 친구의 다정한 모습은 가을 고궁 낭만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백송 주변 나무도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다. 단풍이 절정일 때 백송은 알록달록 단풍 속에 더욱더 하얗게 빛나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큰 연못가에 선다. 늘 있던 원앙이 보이지 않아 섭섭하다. 잠깐 백송을 숲을 찍고 다시 돌아왔다. 선생님과 친구가 이야기 나누는 뒷모습에서 고즈넉한 가을 고궁의 낭만 그 자체다. 멋지다 대온실은 거리두기로 닫혀있다. 바로 앞 야생화 동산을 둘러본다. 산국 사이 감국이 반갑다. 용담, 파주구절초, 취꽃이 아침햇살에 빛난다. 대온실...

202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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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고궁 순례]창경궁

계절마다 하던 고궁 순례를 지난봄에는 코로나 때문에 하지 못했다. 여름이 되며 조심스럽게 고궁 순례를 한다. 그 첫 번째로 창덕궁을 걷고 시간이 좀 있어 이어 창경궁까지 걸어야겠다. 후원으로 가는 길 한쪽 함양문으로 해서 창경궁으로 넘어왔다. 푸른 나무 사이 가파른 돌계단을 내려간다. 아래 통명전은 창호가 닫혀있다. 코로나 때문에 개방하지 않는 것 같다. 어느 해 여름 끝자락에 찾은 시원한 바람을 타고 그윽한 나무 향 흐르는 통명전 마루는 참 좋았다. 양화당 앞에 선다. 소나무가 그림자로 바닥에 멋진 그림을 그렸다. 올려다보니 이리저리 굽은 가지가 멋지다. 환경전과 경춘전 사이를 빠져나간다. 그 뒤로 함인정이 보인다. 전각을 둘러싼 담장이 없어 전각만 남아있다. 그 옛날에는 통명전에서 함인정까지 가려면 전각을 둘러싼 담장을 돌아 돌아 가야 했다. 어느 지점에서는 담장 위로 함인정 보였을 것 같다. 함인정 위로 흰 구름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더욱더 파랗다. 함인정 마루에 앉아 설명을 듣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여름 고궁의 여유가 느껴진다. 마루 한쪽에 걸터앉는다. 봄꽃으로 화려했었을 화계는 한여름에는 조금 심심하다. 명정전 뒤 주목은 아직 살아있다. 가지에 잎이 무성하다. 언제 보아도 그 모습이 신비롭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길은 멋진 소나무 숲 옆으로 이어진다. 맑은 소나무 향에 몸도 마음도 즐겁다. 길 한쪽 산수유가 영글어가고 있다...

202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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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고궁 산책]여름 창덕궁과 창경궁

토요일 아침 창덕궁으로 고궁 산책에 나선다. 요즘 고궁의 사계를 정리하다보니 6월에 고궁을 걸은 적이 별로 없다. 여름에는 주로 한여름에 걸었다. 특히 창덕궁에는 6월에 온 적이 몇 번 안 된다. 올여름 고궁 산책의 시작은 창덕궁이다 9시 조금 지났다 매표소도 돈화문 앞도 한산하다. 표를 끊고 고궁 안으로 들어간다. 담장 앞으로 이어지는 삼정승 회화나무가 무성하다. 초록이 싱그럽다. 그 아래에서 한참을 올려다봤다. 몸도 마음도 상쾌하다. 금천교 건너기 전 느티나무가 무성하다. 오래된 나무는 아니지만 그 모습이 멋진 나무다. 금천교를 건너 인정전 선정전 대조전 영역을 차례로 둘러보고 나와 관물헌으로 왔다. 관물헌 마루 끝에 앉는다. 요즘 창덕궁에 오면 꼭 들려 한참을 쉬었다가 가는 곳이다. 사람이 많이 찾지 않아 언제나 더욱더 고즈넉해 좋다 고궁 산책 중 경복궁에서는 건청궁 곤녕합 행랑채 툇마루, 자경전 행랑채 툇마루, 창경궁 함인정 마루 끝, 운현궁 이로당 대청마루 끝에 걸터앉아 고궁을 즐긴다. 바로 아래 푸른 잎이 싱그러운 살구나무 그 뒤로 감나무 그리고 담장 뒤로 보이는 만첩홍매가 참 좋다. 싱그러운 잎 사이 노랗게 익은 살구 매실이 예쁘다. 관물헌에는 편안한 풍경과 달리 복잡한 역사 있다. 1884년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 등 개화당은 고종을 경우궁, 이재원의 사저인 계동궁으로 옮기게 하였으나, 고종과 고종비 민씨의 요구로 창...

202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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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산책]봄비 내리는 창경궁

토요일 아침 창덕궁에 성정매를 보러와서 봄비에 젖어 더욱더 고즈넉한 창덕궁의 봄을 걸었다. 그 길에 원래 창경궁 영역이었던 낙선재의 봄도 걸었다. 수강재 마루 끝에서 바라본 풍경은 아름다웠다. 열린 창호 사이로 뒤뜰 화계 위에 매화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이제 옥천교 매화를 보러 창경궁으로 간다. 함양문으로 해서 창경궁 안으로 들어간다. 계단 아래 통명전 앞으로 창경궁은 우산 쓴 사람들이 몇 보일 뿐 한산하다. 화계 사이 가파른 계단을 내려간다. 통명전 창호가 여전히 닫혀있다. 마루에 앉아 열린 창호로 보이는 봄꽃 만발한 풍경을 바라보는 게 참 좋은데 아쉽다. 툇마루 끝에 앉아 이야기 나누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에 봄비 내리는 고궁의 낭만이 느껴진다. 곧장 명정전 회랑 옆 마당을 지나 옥천교로 간다. 가는 길에 숲속 한쪽 화살나무가 발길을 잡는다. 가을이면 붉게 물든 오래된 화살나무다. 회랑 사이 문으로 해서 들어가 옥천교로 간다. 혹시나 했는데 개울가 늘어선 매화가 벌써 많이 피었다. 올해는 예년보다 많이 빠르다. 옥천교 난간 앞에 서서 한참을 고운 매화를 구경한다. 옥천교 매화는 늘 살구꽃과 헷갈리는 매화다. 짧은 꽃자루의 살구꽃보다는 잎이 조금 크고 가지에 바로 붙어 꽃봉오리가 달리고 꽃이 피면 꽃받침이 젖혀지는 정도 차이다. 옥천교 매화는 다음 주 중반이 절정일 듯싶다. 옥천교를 건너 명정문을 지나 어도를 성큼성큼 걸어 명정전으로...

2021.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