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키워드 111
2022.06.16참여 콘텐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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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파정 서울미술관]개관 10주년 기념전 1부

올봄 봄꽃이 예년에 비해 일찍들 피었다. 인왕산 성벽 아래 동네 돌계단 아래 겹벚꽃이 피었겠지 하고 일주일 전 왔었다. 아쉽게도 조금 일러 피지 않았었다. 일주일 만에 다시 오니 돌계단 아래 겹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오늘은 가족과 함께 와 아름다운 겹벚꽃 구경에 더욱더 즐거웠다. 겹벚꽃을 구경하고 인왕산자락 부암동을 걷고 조금 일찍 점심을 먹고 가족과 온 김에 늘 언덕 위에서 멀리서만 보았던 석파정을 구경하러 간다. 석파정은 고종의 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별서로 현재 안채, 사랑채, 별채, 정자 4개 동이 남아있다. 사랑채 서쪽 뜰에는 600년 노송이 있다. 석파정은 서울미술관과 연결되어 미술관을 입장권을 사여 올라갈 수 있다. 잘 됐다. 석파정 구경 가는 길에 미술관을 관람해야겠다. 이중섭의 ‘황소’를 직접 본다는 생각에 설렌다. 석파정 서울미술관은 인왕산자락 석파정 아래 지하 3층 지상 3층 미술관으로 미술애호가인 안병광 유니온약품그룹 회장이 2006년 경매에서 석파정과 소유자인 법인 석파문화원을 65억에 구매해 미술관을 설립해 2012년에 개관했다. 미술관의 옥상정원은 석파정으로 연결되어 있다. 마침 개관 10주년 기념전인 이번 전시회 ‘두려움일까 사랑일까’는 개관 이래 최대 규모로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두려움’과 ‘사랑’이라는 두 감정을 기반으로, 시대의 고난과 개인적인 어려움 속에서 고뇌하면서도 창작에 대한 열정을 잃...

202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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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파정 서울미술관]10주년 기념전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전시장 스케치

일주일 전 올봄에는 봄꽃이 예년에 비해 일찍 피어 피었겠지 하고 왔었는데 피지 않았었다. 일주일 만에 다시 찾았다. 돌계단 아래 겹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그 뒤로 멀리 보이는, 늘 멀리서만 보았던 석파정을 가족과 온 김에 인왕산 아래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동네 부암동을 산책하고 처음 구경 가는 길에 들린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멋진 작품에 즐거웠다. 김기창 '춘향 시리즈' 임직순 '소녀' 유영국 '산', 'Work', '움직이는 산’ 이대원 '배꽃' ‘사과나무’ 이중섭 '황소' 김환기 '십만 개의 점 04-VI-73 #316' 전광영 ‘집합’ 이우환 ‘선으로부터’ 쿠사마 야요이草間 彌生 ‘호박’ 김태수 ‘에코 플로우’ 석파정 서울미술관은 인왕산자락 석파정 아래 지하 3층 지상 3층 미술관이다. 미술애호가인 안병광 유니온약품그룹 회장은 2006년 경매에서 석파정과 소유자인 법인 석파문화원을 65억에 구매해 미술관을 설립해 2012년에 개관했다. 미술관의 옥상정원은 석파정으로 연결되어 있다. 2012년 개관전 '둥섭, 르네상스로 가세! - 이중섭과 르네상스 다방의 화가들'전이 열렸다. 개관전에서는 이중섭의 대표작 '황소(1953년)'외 박고석, 이봉상, 손응성과 후배 작가 정규 등 6명의 작품이 73점이 전시되었다. ‘황소’는 2010년 경매에 출품돼 역대 이중섭 작품 중 최고가인 35억6,000만 원에 낙찰된 것으로 경매 이...

2022.04.27
2021.03.08참여 콘텐츠 1
주말 걷기 북한산둘레길을 걷다

북한산둘레길은 넓게는 북한산에서 도봉산과 사패산까지 둘레길을, 좁게는 북한산둘레길만을 말한다. 북한산과 도봉산 그 경계에 우이령길이 있다. 북한산둘레길 아랫길은 서울둘레길의 일부다. 먼저 서울둘레길을 걷고 이어서 북한산둘레길 윗길을 걸었다. 6.4 북한산 구파발-정릉 40,631보, 28.06Km6.11 북한산 정릉-우이동 19,297보, 13.13Km6.25 북한산 우이동-도봉산-수락산 45,310보, 31.44Km8.27 북한산 진관사 입구-도봉산-사패산 안골계곡 38,886보, 27.28Km9.4 도봉산 우이령-도봉산 오봉 입구, 사패산 안골계곡-도봉산역 50,691보, 36.90Km어제저녁 실내자전거를 타며 KBS 「영상앨범 산」 작년 가을에 방송했던 ‘서울 둘레길’을 봤다. 방송을 보며 숫자상으로는 벌써 여름인데 아직 올여름 주말 ‘서울을 걷다’ 동선을 잡지 못했는데 잘 됐다 싶었다. 올여름에는 서울둘레길를 걸어봐야겠다. 서울둘레길은 서울을 바깥의 잇는 산책로로 총 157km이다. 8개 구간으로 나누어 걸을 수 있다고 한다. 그 시작을 어디서부터 할까 고민하다가 북한산둘레길이 떠올랐다. 북한산둘레길 아래는 서울둘레길과 겹친다. 구파발역에서 시작해서 시계방향으로 도는 게 좋을 듯싶다. 구파발역 버스 정류장에서 내렸다. 둘레길 안내가 없다. 일단 멀리 보이는 북한산자락으로 가면 될 거 같다. 길을 따라 가다 보니 서울둘레길 이정...

2021.03.08
2024.08.09참여 콘텐츠 22
89
[고궁 순례]여름 창덕궁, 창경궁 산책

돈화문으로 들어가다가 문득 떠올라 뒤돌아선다. 돈화문로 끝으로 우뚝 선 남산은 최근 완공된 고층빌딩에 남산이 가려 보이지 않는다. 돈화문 뒤 우뚝 선 삼정승 회화나무는 잎이 무성하다. 푸른 잎이 참 좋다. 나무 아래 꽃잎이 떨어져 있다. 진선문을 지나 어도를 걸어간다. 인정문을 지나 인정전 앞에 선다. 무릎 꿇고 인정전을 정성껏 담은 여행자의 모습이 아름답다. 영의사 마당 오래된 느티나무, 구 선원전 마당 오래된 측백나무는 언제나 감동이다. 한참을 나무 아래 서 있었다. 성정각 보춘정 옆을 지나간다. 감나무와 살구나무 싱그러운 초록이 희우루를 마주한다. 푸른 나뭇잎 사이로 감이 보인다. 관물헌 마루 끝에 앉아 쉰다.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낙선재 장안문으로 해서 들어가 대청마루 앞에 선다. 활짝 열린 뒷창호에 담긴 괴석이 있는 화계 풍경은 초록에 싱그러운 풍경으로 담겼다. 모란과 작약에 열매가 푸른 꽃처럼 달려있다. 수강재 마루 끝에 선다. 바람이 시원하다. 뒷마당 감나무가 보인다. 화계에서 뒷마당을 들여다본다. 무성한 잎 사이로 보이는 달린 작은 감이 귀엽다. 옛 동궁전 삼삼와 앞에 여행자 쉬고 있는 모습이 여유롭다.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바람도 불어 시원하다. 그 바람을 맞으며 잠깐 이야기를 나누며 이참에 쉰다. 후원 입장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앤나는 폴란드계 호주 사람이다. 시드니보다 더 덥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시...

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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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고궁 산책]창덕궁, 창경궁

화사한 봄날 주말 아침 북촌을 걸었다. 조금 일찍 점심을 먹고 나와 길가 테이크 아웃 커피집 비원에서 커피를 마시며 오랜만에 동갑내기 주인이랑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 주차장 담장 옆길을 걸어간다. 거리에 어느새 무성한 은행나무가 햇살에 빛난다. 안쪽 창덕궁 담장 위 삼정승 회화나무는 이제 새잎이 나오고 있다. 금천교 앞 오래된 느티나무. 아침 햇살을 머금은 연초록 잎이 사랑스럽다. 인정전 앞마당 박석 사이로 민들레가 피었다. 마당을 걷는 걸음이 조심스럽다. 영의사 오래된 느티나무는 초록 잎이 벌써 무성하다. 밑동에 나온 가지가 애틋하다. 선원전 늘 푸른 오래된 측백나무는 신비롭다. 선정전 뒷마당 화계에는 모란이 막 피고 있었다. 그 아래 핀 타래붓꽃이 참 예쁘다. 작약은 아직이다. 꽃봉오리가 영글고 있다. 화계를 따라 돌며 모란을 구경한다. 다음 주말이면 화계에 모란이 흐드러지게 필 것 같다. 대조전 경훈각 모퉁이를 돌아 화계와 전각 사이 좁은 길을 걸어간다. 겹조팝나무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그 옆으로 금낭화가 피었다. 금낭화 아래에는 할미꽃 무리 지어 피었다. 대조전 뒷마루 끝에 앉는다. 그간 마당 한가운데 있어 답답하게 했던 눈주목과 소나무에 치워져 시원하다. 막힘 없는 풍경에 즐겁다. 화계에는 고운 철쭉이 만발한다. 후원가는 문 앞 계단에 철쭉이 햇살에 빛난다. 이른 봄이면 고운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핀다. 축대 틈에 핀 꽃마리가...

2024.05.06
따사로운 봄날 북촌을 걷다 고궁을 걷다 아름다운 봄날을 걷다

북촌문화센터(옛 계동마님댁) 문이 닫혀있다. 조금 일렀네 했는데 대문이 열린다. 안으로 들어간다. 막 물을 주어 젖은 화단에 돌단풍이 반겨준다. 언덕 위 정자에 아침 햇살이 일렁인다. 햇살이 깔린 탁자 위 꽃병이 놓인 풍경이 사랑스럽다. 계동길 안쪽 좁은 한옥 골목이 이어진다. 낡은 대문 뒤 화단 정향나무 진한 꽃향기가 골목을 꽉 찼다. 옛 서울게스트하우스(현 북촌365_LAB) 별당 축대 위 아침 햇살을 머금은 철쭉이 빛난다. 계동길 안쪽 가파른 한옥 골목 입구에 핀 보라, 연보라 정향나무꽃이 아침 햇빛에 찬란하게 빛난다. 진한 꽃향기가 골목을 가득 채웠다. 계동길 예쁜 꽃집 꽃라온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그림 속 복사꽃과 화분 속 복사꽃이 계동길을 화사하게 하다. 가회동 언덕 위 축대집 담장 위로 겹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북촌한옥청 창밖 철쭉이 아침 햇살에 빛난다. 철쭉과 나는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공간에 있었다. 창덕궁 담장 옆 골목 대문 덮개 위로 아침 햇살에 늦게 핀 벚꽃이 빛난다. 고희동 가옥 대문 앞 목련 연초록 잎이 파란 하늘 아래 더욱더 곱다. 금천교 앞 오래된 느티나무 아침 햇살을 머금은 연초록 잎이 사랑스럽다. 인정전 마당 박석 사이로 피어난 민들레가 애틋하다. 옛 선원전 마당 푸른 오래된 측백나무가 언제나 신비롭고 감동적이다. 선정전 뒷마당 화계에 모란은 막 피기 시작하고 작약은 아직이다. 그 아래 고운 타...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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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고궁 산책]창덕궁, 창경궁

돈화문 뒤 행각 앞 나란히 서 있는 삼정승 회화나무는 파란 하늘로 뻗은 가지마다 고운 연초록 잎이 아침햇살에 빛난다. 후원으로 가는 길 한쪽 자시문 앞과 건너편 삼삼와 앞 홍매는 아직이다. 고매에 영근 꽃봉오리가 아침햇살에 빛나 귀엽다. 며칠 뒤 피시 시작해 다음 주말이 그 절정일 듯싶다. 나무 앞에 어지럽게 놓인 목책에 고매에 가까이 갈 수 없어 아쉽다. 낙선재 옆 마당 담장 아래 진달래도 아직이다. 봄이 되면 제일 먼저 피었는데 올해는 늦은 듯싶다. 장락문 뒤 상량정 아래 매화가 만발한다. 석복헌 대문 밖으로 보이는 낙선재 바깥마당 정원에는 백매가 만발한다. 수강재 옆 마당 회화나무 아래 화계에는 고운 제비꽃이 햇살에 빛나고 그 옆에는 작약 새순이 올라오고 있다. 낙선재 뒤뜰에 은은한 꽃향기가 참 좋다. 한정당 아래 화계 백매 한 그루가 뒤뜰 가득 은은한 매화 향기로 채웠다. 안쪽에 홍매는 아직이다. 뒤뜰을 나가다가 문득 떠올라 뒤돌아본다. 새파란 하늘 아래 승화루 아래 백매 만발한다. 창덕궁에서 창경궁으로 넘어와 통명전 뒤 언덕길을 걸어간다. 진달래, 백매, 산수유, 미선나무꽃이 만발한다. 화사한 봄날 꽃 향연에 즐겁다. 통명전 옆 마당 화계에 백당나무 연초록 잎이 귀엽다. 함인정 정자에서 바라본다. 낙선재 아래 화계에는 산수유가 만발하고 홍매 꽃봉오리는 영글어가고 정자 앞 작은 동산 위 늘 푸른 소나무와 주목 삼총사는 늘 감동...

2024.03.19
86
[겨울 고궁 산책]창덕궁, 창경궁

창덕궁 담장 옆으로 걸어간다. 담장 위로 우뚝 솟은 삼정승 회화나무가 반갑다. 돈화문으로 해서 궁 안으로 들어간다. 행랑 앞 삼정승 회화나무가 아침 햇살에 찬란히 빛난다. 아침 햇살이 드리워진 홍문관 앞마당 오래된 느티나무가 햇살에 빛난다. 어도를 걸어가다가 인정문으로 해서 정전 안으로 들어간다. 눈 치운 어도 양편 정전 마당은 하얗게 덮여있다. 인정전이 아침노을에 물들었다. 영의사 느티나무, 선원전 측백나무를 차례로 보고 돌아나간다. 오래된 측백나무는 언제나 가슴 뭉클하게 했다. 경훈각 모퉁이를 돌아 화계 옆길을 걸어간다. 화계에 어지럽게 있던 잡목이 없어져 환하다. 눈주목과 소나무가 없어져 환해진 대조전 뒤뜰이 아침 햇살이 빛난다. 뒤뜰이 원래 모습을 찾은 첫 겨울이다. 이제는 뒤뜰은 음산하지도 답답하지도 않고 아늑하다. 보춘정 옆 화계 위 감나무와 살구나무 그림자가 계단을 지나 관물헌 마루까지 길게 드리워져 있다. 관물헌 마루 끝에 앉아 잠시 쉰다. 아늑한 공간이 참 좋다. 건너편 삼삼와 앞마당은 하얀 눈으로 덮였다. 고매에는 꽃망울이 맺혔다. 장락문으로 해서 낙선재 안으로 들어간다. 누마루에 흐르는 햇살이 참 좋다. 햇살이 드리워진 대청마루 끝을 따라 걸어간다. 화계의 괴석이 담긴 뒷창호가 두 폭의 그림처럼 이어진다. 석복헌과 수강재 마루 끝에 선다. 그윽한 나무 향이 참 좋다. 수강재 앞마당 하얀 눈으로 덮였다. 담장 위 창...

2024.02.08
2024.08.26참여 콘텐츠 6
75
[여름 고궁 순례] 종묘, 운현궁 산책

익선동과 권농동을 걸었다. 토요일 이른 아침이라 골목은 한산했다. 고즈넉했던 권농동 골목에 최근 카페가 많이 들어섰다. 더 많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추세라면 몇 년 뒤면 익선동 같이 될 것 같다. 종묘 입장 시간에 맞춰 왔다. 외대문으로 해서 종묘로 들어간다. 삼도 옆을 따라 걸어간다. 양쪽 연못을 번갈아 본다. 왼쪽 연못에 파란 하늘 반영이 진하다. 오른쪽 연못 한가운데 오래된 향나무 반영이 바람도 불지도 않는데 일렁인다. 곧게 가던 삼도는 종묘 재궁 쪽으로 꺾여 이어진다. 한여름 아침 무성한 초록 그늘에 시원하다. 재궁 앞을 지나 정전으로 간다. 정전은 여전히 공사 중이다. 정전은 공사 보호막으로 덥혀 있다. 정전의 신위는 여전히 창덕궁 구 선원전에 모셔져 있을 것 같다. 공사는 내년 5월까지라고 한다. 남신문을 나와 삼도를 따라 걸어간다. 영녕전까지 곧장 간다. 남신문으로 해서 들어간다. 텅 빈 마당은 아침노을에 물들었다. 흰 구름 떠 있는 파란 하늘 아래 울창한 나무에 둘러싸인 영녕전은 장엄하다. 수평과 수직의 건축 종묘는 삼도를 따라 걷고 월대를 차례로 올라가 정전 앞에 섬으로써 장엄한 건축이 완성된다. 종묘에서는 걷는 행위 자체가 건축의 일부다. 남신문으로 나와 영녕전 담장을 따라 걸어간다. 옆쪽으로 조금 전 걸었던 서순라길이다. 숲 뒤로 서순라길에 늘어선 집이 보인다. 영녕전과 정전 뒤 언덕 울창한 숲길이 좋다...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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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고궁 산책]종묘

며칠 전 설 연휴 마지막 날 다녀온 창덕궁에 이어 일요일 아침 올겨울 고궁 순례 그 세 번째로 창경궁에 간다. 창경궁 가기 전 먼저 종묘에 간다. 종로3가역에서 내려 길을 따라 걸어간다. 일요일 아침 거리는 한산하다. 돌다리를 건너간다. 언제부터 종묘 의례는 돌다리를 건너가는 거부터 시작이다. 9시 조금 전이다. 매표소 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외대문 앞길이 아침노을에 빛난다. 길 건너 세운상가 뒤로 고층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다. 표를 사서 외대문으로 들어가 삼도 앞에 서서 목례를 하고 삼도 옆으로 걸어간다. 삼도 옆 왼쪽과 오른쪽 연못을 차례로 둘러본다. 하얀 눈 덮인 연못이 아침햇살에 빛난다. 두 연못 사이로 길게 이어지는 삼도는 재궁 쪽으로 꺾여 이어진다. 길가에 눈이 남아있다. 재궁 앞에서 삼도는 꺾여 정전 쪽으로 가다가 재궁과 정전 사이에서 갈라져 하나는 남문으로 하나는 동문으로 간다. 동문 쪽 삼도 위 늘어진 가지에는 산사나무 열매가 아직 남아있다. 정전 앞 삼도를 옆을 걸어가다가 신문 옆문으로 해서 정전 안으로 들어간다. 정전 왼쪽 익랑이 보수 중이다. 하월대 위 보수를 위해 옮겨놓은 기와가 마치 제례를 준비하듯 가지런히 놓여있다. 상월대 위 서쪽부터 태조, 태종 순으로 19실에 모셔져 있던 19위의 왕 그 왕후 신주는 보수공사 전 창덕궁 구 선원전으로 공사 기간 중 임시로 모셔져 있다. 정전을 나와 삼도 옆을 걸어간다. ...

2023.01.31
47
[가을 고궁 순례]종묘

일요일 아침 올가을 고궁 순례로 오늘은 4대 고궁 번외로 종묘에 간다. 4대 고궁 중 남은 덕수궁은 이달 마지막 일요일에 가야겠다. 오늘은 집에서 느지막이 나서서 종묘를 걷고 운현궁까지 걸으면 될 것 같다. 시간이 남으면 북촌도 살짝 걸어야겠다. 10시 조금 전이다. 종묘 외대문 앞에는 체험학습 온 학생들로 붐빈다. 아마도 10시까지 모이기로 한 것 같다. 지난여름에는 10시 반 지나 왔었는데 한산했었다. 워드 코로나를 실감한다. 외대문을 지나 삼도 앞에 선다. 알록달록 단풍 아래 삼도가 길게 이어진다. 삼도 옆 왼쪽과 오른쪽 연못을 차례로 둘러본다. 파란 하늘 아래 단풍 반영 비치는 연못 위에 단풍이 떨어져 있다. 삼도를 따라 걸어간다. 길게 이어지던 삼도는 재궁 쪽으로 꺾여 이어진다. 단풍에 물든 숲속 삼도 옆길을 따라 걸어간다. 길에 가득 찬 맑은 가을 숲 내음이 참 좋다. 재궁 안에는 학생들이 선생님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다. 삼도는 재궁으로 들어가고 두 길은 꺾여 정전 담장 앞에서 재궁에서 나온 삼도와 합쳐져 신문과 동쪽으로 갈라져 이어진다. 동문 쪽 삼도를 따라 걸어간다. 붉은 단풍이 아침햇살에 눈부시다. 은행나무 아래에는 샛노란 은행잎이 수북이 깔려 있다. 바닥에 산사나무 열매가 떨어져 있다. 올려다보니 빈 가지에 산사나무 열매가 달려있고 단풍잎 하나만 남아있다. 동문은 보수공사로 잠겨 있다. 돌아나간다. 정전 앞 삼도...

2021.11.16
53
[여름 고궁 순례]종묘

토요일 아침 일찍 금천교시장에서 시작해 장맛비 내리는 서촌과 북촌을 걸었다. 올여름 고궁 순례 그 마지막인 종묘로 가는 길에 운현궁도 걸었다. 이제 종묘로 간다. 종묘담장길을 따라 걸어간다. 길을 따라서 개보수, 신축하는 곳이 많았는데 그 자리에 가게나 카페가 들어섰다. 색색의 건물이 낯설다. 담장 아래 화단에 비에 젖은 옥잠화가 더욱더 곱다. 종묘 외대문 옆 매표소가 닫혀있다. 안내에 오늘부터 모레까지 무료 관람이라고 한다. 외대문을 들어가 삼도 앞에 선다. 10시 반 조금 넘었는데 한산하다. 푸른 나무숲 사이 비에 젖은 삼도가 길게 이어진다. 삼도는 가운데 향이 앞서가는 신향로, 그 양옆으로 어로와 세자로 되어있다. 종묘 제례 때 삼도에 신향이 앞서가고 그 뒤를 왕과 왕세자가 따라면 삼도 옆으로 대신들이 따라 걸었다. 삼도 옆을 따라 걸어간다. 왼쪽과 오른쪽 연못을 차례로 둘러보고 간다. 비가 많이 와 물이 많이 차 보기 좋다. 다시 삼도 옆을 따라 걸어간다. 삼도는 재궁 쪽으로 꺾여 이어진다. 삼도가 이어지는 숲길은 비에 젖어 더욱더 싱그러운 초록에 상쾌하다. 재궁 앞에서 삼도가 들어가고, 두 길은 꺾여 정전 바로 전에 재궁에서 나온 삼도와 합쳐져 동문과 신문 쪽으로 갈라져 이어진다. 동문 쪽 삼도를 따라 걸어간다. 바닥에 산사나무 열매가 떨어져 있다. 삼도 옆을 따라 걸으며 떨어진 산사 열매를 밟을까 걸음이 조심스럽다. 동문으...

2021.08.15
56
[여름 고궁 순례]종묘-창덕궁 후원-운현궁

올여름 고궁 순례는 예년과 달리 일찌감치 끝났다. 여름 고궁 순례는 늘 여름의 절정인 8월에 걸었는데 올해는 6월 말에서 7월 초에 마쳤다. 그 덕에 봄이면 고운 꽃을 보여준 살구나무와 매화나무 열매를 볼 수 있었다. 문득 이맘때 창덕궁 후원이 떠올랐다. 최근 몇 년간 특히 자유 관람이 없는 여름과 겨울에는 후원을 찾은 적이 거의 없다. 요즘 후원은 코로나로 자유 관람이다. 월요일 오후에 토요일 오전 관람을 예약하려고 보니 이미 매진이었다. 금요일인 어제 오전 혹시나 하고 확인해보니 10시에 한 명 자리가 있었다. 예약하고 이어 결재까지 했다. 토요일 아침 일찍 나서 모처럼 종묘와 후원을 걷고 운현궁까지 걸어 올여름은 고궁 순례를 완벽하게 마쳤다. 19,427보. 2021.7.10. 막 문을 연 종묘에는 아무도 없다. 울창한 나무 사이 길게 이어지는 삼도 옆을 따라 걸어간다. 삼도는 길 자체로 장엄한 의례이자 수평으로 전개되는 건축이다. 삼도는 신문을 지나 상월대와 하월대를 올라 정전으로 수직으로 올라가는 건축으로 완성된다. 진한 초록 종묘는 더욱더 장엄하다. 정전은 보수 공사가 한창이었다. 성정각을 지나 후원으로 내려가는 길. 진한 초록의 울창한 나무 사이로 길이 이어진다. 초록에 물든 상쾌한 공기에 몸도 마음도 맑아진다. 일기예보에 오전에 비 소식은 없었는데 부용지에 도착했을 때 비가 내려 부용각 난간에 기대어 연못에 빗방울이 떨...

2021.07.11
2022.02.20참여 콘텐츠 4
51
[북악산 산책]겨울 백사실계곡

인왕산 자락 성곽 아래 궁금했던 눈 덮인 안골을 걷고 북악산 자락 고즈넉한 부암동을 걸었다. 언덕 위에서 부대 옆길로 내려간다. 길 아래로 뒷골이 보인다. 지난여름 10년 만에 뒷골을 찾고 지난가을에 다시 찾았다. 13년 전 처음 뒷골을 찾았을 때가 겨울이었다. 마을 입구에 차들이 빼곡히 서 있다. 고흥 아주머니 텃밭에 비료가 놓여있다. 아주머니는 봄이면 오이, 오이가 끝나면 배추를 키우신다. 작년 여름 아주머니가 텃밭에서 따주신 오이는 정말 맛있었다. 아주머니집 앞 지난가을 예쁘게 피었던 들국화는 시든 채 있다. 돌아 내려와 계천 옆길을 따라 걸어간다. 계천은 안쪽으로 굽어내려 간다. 계천과 길이 눈에 덮여있다. 군데군데 눈이 얼어 걸음이 조심스럽다. 길은 눈 덮인 계천 옆으로 이어진다. 양지바른 곳은 눈이 녹고 살짝 얼었다. 녹은 얼음 사이로 들리는 졸졸 흐르는 계천 맑은 물소리가 참 좋다. 외나무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건너간다. 계천을 지나 숲 사이 눈 덮인 길을 따라 걸어간다. 길은 계천 위 숲길로 이어진다. 별서 터로 내려가는 길. 주위로 나무가 울창하다. 오는 길에 아무도 없었는데 별서 터에 사람들이 많다. 계천 위 돌다리를 지나 별서 터로 올라간다. 입구에 안내에 백사 이항복의 별서 터로 알려졌던 이곳이 2012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의해 조선 말 추사 김정희가 이 터를 사들여 새롭게 별서를 만들었다는 내용을 옛 문헌에서 ...

202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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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산책]가을 부암동, 백사실계곡

아침 일찍 체부동에서 시작해서 인왕산 아래 누하동, 누상동, 옥인동 고즈넉한 서촌을 걸었다. 자하문로로 나와 자하문 터널을 지나 부암동으로 간다. 자하문터널을 나와 계단을 올라간다. 서울미술관 앞에서 돌아서 올라간다. 일요일 오전이라 거리는 한산하다. 가로수의 단풍은 많이 떨어졌다. 창의문앞 삼거리에서 백성동길을 따라 걸어간다. 일요일 오전이라 등산객들이 많이 눈에 띈다. 동양방앗간 옆길로 내려간다. 점심 전까지만 걸어야 하니 오늘은 멀리 가지 않고 환기미술관 주변 골목만 걷고 다시 올라와 백사실계곡으로 가야겠다. 방앗간 옆 좁은 골목을 따라 내려가다가 미술관 담장 골목을 걸어간다. 골목 끝에서 돌아간다. 기대했던 풍경이다. 아쉽게도 담장 위 은행나무가 너무 잘려 기대했던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뒤로 화사하게 칠해진 건물이 있는 풍경이 아니다. 은행나무 아래 단풍나무는 햇살에 빛나 더욱더 곱다. 골목 한쪽 갤러리 반디트라소에 전시가 한창이다. 살짝 보이는 작품이 발길을 끌었다. 신혜선의 ‘Night Way’다. 달빛과 별빛마저 드리우지 않는 숲속. 작가는 칡은 같은 어둠 속에서 터진 카메라 플래시에 스스로 빛이 되어 빛나고 있었다. 미술관 담장 위 나무에 모과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진한 모과 향에 즐겁다. 미술관 마당 한쪽에 울긋불긋 단풍이 햇살에 빛난다. 미술관을 지나 골목을 따라 올라간다. 지난여름 발길을 잡았던 차고를 개조한 예쁜...

20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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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산책]부암동 안골에서 뒷골까지, 백사실계곡 가을

며칠 전 출근길에 보니 거리의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고 있었다. 북악산자락 부암동 환기미술관 은행잎도 노랗게 물들고 있을 것 같다. 작년에는 늦가을에 가서 은행잎이 다 떨어져 있었다. 올가을에는 오늘 일찍 다녀왔다. 아쉽게도 너무 일렀다. 은행잎이 아직 푸르렀다. 노랗게 물든 미술관 뒷골목을 기대했었다. 대신 미술관 모과나무에 달린 모과 익어가는 향에 즐거웠다. 17,325보 세 갈래 길에서 왼쪽 길을 따라 걸어간다. 붉은 벽돌담 위 가지런히 놓인 화분의 분재 잎이 붉게 물들었다. 골목 한쪽 대문 앞 화단에 노란 들국화가 만발하다.   모퉁이를 돌아 걸어간다. 담쟁이덩굴로 덮인 낮은 담장 뒤로 멀리 북한산 봉우리가 운무에 덮여있다. 담장 끝 가파른 계단 아래 대문 앞마당에는 지난여름 설악초가 피었던 화분은 빈 화분이다. 집안 담장 아래 화단에는 백일홍이 피었다. 안골에 지난여름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담장 위 눈부시던 하얀 꽃은 다 지고 수국만 마른 채 있다. 아래로 내려가는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계단 옆은 화단이고 텃밭이다. 천일홍이 여전히 만발하고 그 뒤 백일홍은 지고 있다. 좁은 골목을 따라 걸어간다. 골목 위를 덮은 푸른 소나무가 멋지다. 그 앞을 지나가다가 뒤돌아본다. 정말 멋진 소나무다. 미술관 담장 위 모과나무 푸른 잎이 무성하다. 담장에 덩굴도 막 단풍에 물들어간다. 큼지막한 모과가 노랗게 익어간다. 마침 부는 바...

202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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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산책]부암동 뒷골과 백사실계곡의 여름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자하문고개 정류장에서 시작해서 북악산자락 환기미술관 주변 부암동을 걸었다. 이제 오늘 아침 부암동을 찾게 한 북악산 아래 뒷골로 간다. 뒷골을 마지막 찾은 게 2010년 여름이니 10년만이다. 우연히도 10년 전 오늘이다. 이날은 사직동에서 시작해서 옥인동을 걷고 북악산을 넘어 인왕산자락 홍제동 개매마을로 가는 길에 뒷골을 걸었다. 부대를 지나 아래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담장 옆길을 내려간다. 그 끝에 뒤로 낯익은 풍경이 보인다. 뒷골이다. 담장 옆길을 내려오는 내내 불안했다. 여전한 풍경에 이제야 안심한다. (2008.2.10.) 계천 옆집은 그사이 담이 세워지고 멋진 문도 달렸다. 12년 전 처음 이 동네를 찾았을 때 반겨주던 잘생긴 백구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은 호박밭이 되었다. 활짝 열린 대문 안 장독대 아래 화분마다 고운 꽃이 피었다. 집 앞 오이밭 아래에는 설악초가 만발하다. 참 곱다. 그 옆으로는 수레국화가 막 지고 있다. 지고 있는 그 모습도 참 곱다. 설악초를 찍고 있는데 아래에서 밭을 일구던 아주머니기 뭘 찍나 소리치신다. 설악초가 예뻐서 찍는다고 하니 아무 말 안 하신다. 들어올 때 나무에 가려 아주머니를 못 본 것 같다. 아주머니는 오이를 다수확하고 배추를 키우려고 밭을 일구는 중이라 하신다. 말복 전에 배추를 심어 100일 지나면 그 배추로 김장을 하실 거라 하신다. 아주머니는 바로 위 기와...

2021.07.25
2023.04.30참여 콘텐츠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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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고궁 산책]창덕궁 후원(연경당)

눈 덮인 고즈넉한 창덕궁을 걷고 따사로운 햇살이 흐르는 성정각 툇마루에 잠시 쉬었다. 후원 입장 안내 방송에 일어나 서둘러 나간다. 후원가는 길 입구 사람들이 늘어서 있다. 해설사가 창덕궁과 후원을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로 지난가을과 마찬가지로 자유 관람이라 생각했는데 해설사를 따라다니는 관람이다. 해설사는 설명이 끝내고 앞장서서 걸어간다. 그 끝에 따라 걸어간다. 언덕 넘어가는 길가에만 눈이 남아있다. 언덕 아래 부용지 위 주합루가 아침햇살에 빛나고 부용정에 살짝 햇살이 걸려 있다. 부용지 옆 마당에서 해설사가 부용지 일대에 관해 설명 중이다. 그 사이 먼저 영화당으로 간다. 마루에 출입 금지 표지가 놓여있다. 지난가을에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코로나에 출입 금지다. 해설사가 아래에서 설명하는 동안 짧지만, 기둥에 기대앉아 눈 덮인 부용지 풍경을 바라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햇살 흐르는 마루 기둥 사이로 눈 덮인 부용지가 보며 아쉬움을 달랜다. 해설사의 설명이 끝나고 잠시 자유 시간이다. 영화당을 내려와 부용정으로 간다. 부용정 난간에 기대어 하얀 눈 덮인 부용지를 바라본다. 난간에 기대어 풍경을 찍는 내 모습이 실제보다 멋지다. 잠깐의 자유 시간이 끝나고 애련지로 간다. 하얀 눈 덮인 애련지 옆길 한쪽 오래된 회양목에 올라온 새순이 예쁘다. 창경궁 담장 옆길을 따라 걸어간다. 오래된 밤나무 가지가 하얀 눈 덮인 관람지 위 멋진 그림을...

2023.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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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고궁 산책]창덕궁 후원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고즈넉한 창덕궁을 걷고 성정각 관물헌 마루 끝에 앉아 한참을 쉬었다. 공간도 풍경도 편안해서 참 좋다. 이제 후원으로 간다. 표를 보여주고 담장 사이 언덕길을 올라간다. 조금은 쌀쌀한 가을날 따사로운 햇살이 참 좋은 아침이다. 길 위를 덮은 나뭇잎은 여전히 푸르다. 높은 가지 잎은 단풍에 물들어간다. 길 위로 나뭇잎 사이로 흘러나온 햇살이 바닥에 일렁인다. 숲 뒤로 보이기 시작한 부용지 위 주합루가 아침햇살에 빛난다. 생각과 달리 부용지 주변에 몇 사람 없다. 아직 본격적인 단풍철이 아니라 찾는 사람이 없는 듯싶다. 지난여름 연못을 덮었을 연꽃은 흔적도 없다. 연못 위 검푸른 하늘 반영 위 낙엽만 떠 있다. 코로나로 요즘 후원이 자유 관람이라고 해서 영화당 마루에 앉아 기둥에 기대어 앉아 연못을 바라보며 앉아 있으려고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출입 금지다. 아쉽다. 마루 앞에 서서 기둥 사이 담긴 부용지를 바라본다. 부용정 바로 앞까지 햇살이 드리워져 있다. 영화당을 내려와 애련지 주변을 따라 걸어간다. 연못 위 비친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시퍼렇다. 문득 건너편 애련정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궁금해진다. 조선 조 숙종은 천원지방 연못 가운데 섬을 쌓고 정자를 짓고 애련정이란 이름을 붙였여 연못 이름도 자연스레 애련지로 불렸다. 연꽃을 특히 좋아했던 숙종은 “연꽃은 더러운 곳에 있으면서도 변하지 않고 우뚝 서서 치우치지 ...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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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산책]가을 창덕궁과 후원

지난주 일요일 오전에는 인왕산과 북악산 사이 부암동의 조금 이른 가을을 걸었다. 오늘은 권농동을 걷고 창덕궁과 후원의 가을 걸었다. 어제저녁 한파주의보가 내려 하룻밤 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져 두툼한 옷에 장갑까지 끼고 걸었지만, 오늘 가을 고궁 산책도 조금 일렀다. 고궁의 단풍은 이제 막 물들기 시작했다. 대신 단풍철이 아니라 고즈넉해 좋았다 다음 주말에는 창경궁을 걸어야겠다. 창경궁은 단풍에 물들고 있을 것 같다. 18,850보 돈화문 안쪽 행각 앞으로 늘어선 오래된 세 그루의 회화나무는 막 단풍에 물들기 시작했다. 파란 가을하늘 아래 아침노을에 빛나 더욱더 눈부시다. 금천교 건너가기 전 규장각 앞 막 오래된 느티나무도 막 단풍에 물들기 시작했다. 아침햇살에 빛나는 잎은 여전히 싱그럽다. 금천교를 지나 진선문을 지나 어도를 따라 걸어가다가 중간에 인정문으로 해서 정전 안으로 들어간다. 아침햇살에 인정전이 찬란히 빛나고 노을에 물든 넓은 정전 마당 위로 인정문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선원전 가는 길 안쪽으로 최근 복원된 영의사 마당 한쪽에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 우뚝 서 있다. 밑동이 세 갈래 갈라진 느티나무는 500년 그 이상은 된 듯싶다. 300년 전 선원전이 들어서기 전부터 있었던 것 같다. 앞 전각의 그림자로 덮여있는 텅 빈 마당 한쪽에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는 말없이 화려한 영화가 덧없음을 보여준다. 텅 빈 선원전 마당 한쪽에...

20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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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고궁 순례]종묘-창덕궁 후원-운현궁

올여름 고궁 순례는 예년과 달리 일찌감치 끝났다. 여름 고궁 순례는 늘 여름의 절정인 8월에 걸었는데 올해는 6월 말에서 7월 초에 마쳤다. 그 덕에 봄이면 고운 꽃을 보여준 살구나무와 매화나무 열매를 볼 수 있었다. 문득 이맘때 창덕궁 후원이 떠올랐다. 최근 몇 년간 특히 자유 관람이 없는 여름과 겨울에는 후원을 찾은 적이 거의 없다. 요즘 후원은 코로나로 자유 관람이다. 월요일 오후에 토요일 오전 관람을 예약하려고 보니 이미 매진이었다. 금요일인 어제 오전 혹시나 하고 확인해보니 10시에 한 명 자리가 있었다. 예약하고 이어 결재까지 했다. 토요일 아침 일찍 나서 모처럼 종묘와 후원을 걷고 운현궁까지 걸어 올여름은 고궁 순례를 완벽하게 마쳤다. 19,427보. 2021.7.10. 막 문을 연 종묘에는 아무도 없다. 울창한 나무 사이 길게 이어지는 삼도 옆을 따라 걸어간다. 삼도는 길 자체로 장엄한 의례이자 수평으로 전개되는 건축이다. 삼도는 신문을 지나 상월대와 하월대를 올라 정전으로 수직으로 올라가는 건축으로 완성된다. 진한 초록 종묘는 더욱더 장엄하다. 정전은 보수 공사가 한창이었다. 성정각을 지나 후원으로 내려가는 길. 진한 초록의 울창한 나무 사이로 길이 이어진다. 초록에 물든 상쾌한 공기에 몸도 마음도 맑아진다. 일기예보에 오전에 비 소식은 없었는데 부용지에 도착했을 때 비가 내려 부용각 난간에 기대어 연못에 빗방울이 떨...

2021.07.11
창덕궁 후원의 봄여름가을겨울

후원은 창덕궁의 정원으로 1406년 대궐 후원에 해온정을 세우고 그 앞에 유연을 베풀기 위해 연못을 판 것이 그 기원이다. 이후 산자락 계곡과 숲에 연못을 만들어 최소한의 인공을 더하고 그 한쪽에 정자를 올려놓아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뤘다. 고즈넉한 숲길을 걸을 수 있고 그 속 정자에 앉아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후원은 우리나라 조원문화의 정수다.원래는 창경궁의 후원과 서로 연결되어 구분이 없었으나 일제 강점기 창경궁을 유원지 창경원으로 만들며 두 궁궐의 후원에 담장을 쌓아 지금처럼 분리되었다. 2014.4.202014.7.192015.11.72018.2.24낙선재를 둘러보고 서둘러 후원 입구로 올라왔다. 10시가 막 지났는데 입구에는 사람이 없다. 벌써 다들 들어갔다. 표를 보여주고 들어간다. 입구 조금 지나 모여 해설사의 후원관람에 대한 설명을 듣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후원으로 넘어가는 길 나무에는 푸른 잎으로 무성하고, 길은 벌써 한여름처럼 녹음이 드리워져 있다. 숲길을 돌아내려가자 한쪽에 철쭉이 맑은 햇살을 받고 있다. 참 곱다. 서둘러 내려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언덕 아래 부용지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오늘은 입구에서의 설명을 생략하고 부용지 앞에서 함께 설명하는 듯싶다. 그 사이 먼저 영화당으로 오른다. 귀여운 서양 소녀 둘이 계단에 앉아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 옆을 지나 영화당에 올라 마루 기...

2021.03.24
6시간 전참여 콘텐츠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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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산책]가을 덕수궁 돌담길, 정동길, 새문안로, 경희궁길

덕수궁돌담길 입구 와플 집 앞에는 사람들이 많이 서 있다. 그 뒤로 담장 위 나무의 알록달록 물든 단풍이 아침햇살에 빛난다. 덕수궁 돌담을 따라 걸어간다. 아침햇살이 담장에 일렁인다. 이른 아침 덕수궁 걷기 전 걸을 때 한산했던 돌담길은 사람들이 많아졌다. 돌담길 중간은 햇살에 드리워져 돌담이 빛난다. 그 위에 드리워진 나무 그림자가 멋지게 그림을 그렸다. 가을에 물든 돌담길을 풍경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시는 멋쟁이 노부부의 모습에서 깊어가는 가을날 덕수궁 돌담길의 낭만과 행복이 가득 느껴진다. 옛 운교를 지나며 돌담길은 한산하다. 앞서 걸어가는 한 무리의 사람들은 인왕산 쪽으로 걸어가는 가는 것 같다. 정동길 로터리 분수대 뒤로 새파란 가을 하늘 아래 정동길을 따라 이어지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햇살에 빛난다. 정동길을 따라 걸어간다. 알록달록 단풍 위로 새파란 하늘이 참 좋다. 정동길 입구 일요일 아침 예배를 보러오는 사람, 보고 가는 사람들로 많은 정동교회를 지나자 길은 한산하다. 이화여고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은행나무 단풍은 이제 막 시작했다. 다음 주말이면 노랗게 물들을 것 같다. 오래된 회화나무 푸른 잎이 싱그럽다. 그 아래를 지난다. 몸도 마음도 상쾌해진다. 지나가는 차 바람에 도로에 떨어져 있던 은행잎이 날린다. 정동길을 나와 새문안로를 건너간다. 주말 오전이라 거리는 한산하다. 샛노란 은행나무가 아침햇살에 빛난다. ...

6시간 전
54
[가을 정동 산책]단풍에 물든 덕수궁 돌담길, 정동길

시청역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간다. 계단 위로 보이는 가로수가 살짝 단풍에 물들었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가 아직 진행 중인 듯싶다.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세종로 끝으로 아침노을에 물든 북악산이 보이고 그 뒤로 북한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일요일 이른 아침이라 거리는 한산하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진행 요원들이 행사를 위해 놓은 자리에 밤새 걷어놓았던 비닐 덮개를 걷고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고층빌딩에 둘러싸인 아침 햇살에 빛나는 숭례문이 위풍당당하다.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간다. 이른 아침이라 길에는 사람이 없다. 길에는 단풍잎이 떨어져 있다. 다음 주말에는 수북이 쌓여있을 것 같다. 검은 돌 위 비치는 단풍이 빛난다. 작품은 최병훈 작가의 ‘예술의 길, 사색의 의자’다. 돌담 운교 축대를 지나간다. 길 위로 운교 대신 단풍에 물든 나뭇가지로 이어진다. 돌담길을 돌아간다. 미술관 화단 회잎나무 단풍이 진하다. 로터리 한쪽에 살구나무 단풍잎이 참 곱다. 그 뒤 은행나무는 아직 단풍에 물들지 않았다. 정동길로터리분수대 뒤로 길게 이어지는 정동길은 아직 어둡다. 정동길을 따라 걸어간다. 정동교회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아래 자목련은 이제 막 단풍에 물들기 시작했다. 정동길 은행나무도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길을 건너 전광수커피하우스로 들어간다. 두꺼운 토스트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아리차를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

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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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 산책]여름 덕수궁돌담길, 정동길, 덕수궁

덕수궁돌담길을 걸어간다. 초록으로 덮인 길은 아침 햇살에 빛난다. 일요일 아침 덕수궁돌담길을 걸어가는 아이들에게서 여유가 느껴진다. 9시 전이다. 돌담길에는 짙은 초록에 물든 정적만이 흐른다. 정동길분수대로터리에 선다. 정동길을 따라 싱그러운 초록의 은행나무가 길게 이어진다. 정동길을 걸어간다. 바닥에 하얀 꽃이 떨어져 있다. 올려다보니 하얀 무궁화다. 하얀 무궁화는 처음 본다. 이 앞을 지나면서도 건너편 정동교 하얀 아치창 앞 자목련에 정신이 팔려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오늘은 한참을 하얀 무궁화 앞에 서 있었다. 건너편 오래된 교회 하얀 창 앞에 자목련은 초록 잎이 무성하다. 겨울눈이 귀엽다. 자목련 아래에는 도라지꽃이 피었다. 색이 참 곱다. 정동길 한쪽 전광수커피하우스에 들린다. 창가에 앉아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두껍지만 부드러운 토스트에 딱 좋아하는 맛의 커피 한잔에, 이 여유에 행복하다. 정동길을 걸어간다. 마음은 건너편 여고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푸른 잎의 은행나무 아래를 걸어간다. 정동길 오래된 회화나무 잎이 무성하다. 싱그러운 초록이 감사하다. 이제야 이화여고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푸른 잎의 은행나무 아래를 걸어간다. 올해도 노랗게 물든 가을에 다시 이 길을 걸어야겠다. 오래된 교회 담장길 걸어가는 아빠와 딸의 뒷모습이 예쁘다. 모처럼 아빠 손 잡고 가는 게는 어린 딸은 마냥 좋은 것 같다. 흐뭇하게 미소 지은 아빠의...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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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정동 산책]덕수궁, 덕수궁돌담길, 정동길을 걷는다

시청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간다. 계단 위 연초록이 눈부시다. 일요일 아침 거리는 한산하다. 건너편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 중이다. 푹신한 색색의 소파가 놓아져 있다. 아침이라 사람이 없다. 행사는 11월 10일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금천교를 건너 중화문으로 해서 정전 마당에 선다. 중화전 뒤 석어당과 살구나무가 보인다. 초록 잎이 무성한 살구나무에 단아한 석어당은 더욱더 고졸미가 느껴진다. 화계가 있어야 할 자리에 어설픈 동산이 만들어져 창호에 담긴 풍경이 어수선하다. 살구나무 아래 선다. 빛나는 연초록 잎이 참 좋다. (2020.8.8.) 석어당 뒤뜰에 선다. 열린 창호 사이로 중화전이 보인다. 원래는 앞마당 담장에 가려 처마 위로 만 보였을 것 같다. 기둥에 ‘瑤池桃熟歲三千(요지도숙세삼천)’가 보인다. 늘 문이 닫혀 오늘 처음 본다. 반대편 대청마루 앞에 서면 ‘海屋籌添壽八百(해옥주첨수팔백)’가 보인다. ‘요지도숙세삼천(요지에 복숭아 익으니 나이는 삼천 년일세)’ 중국 신화에 나오는 곤륜산 연못 요지에 불사약을 가진 신녀 서왕모가 살며 복숭아나무를 심었는데, 복숭아가 달리고 익을 때까지 3천 년이 걸렸다고 한다. ‘해옥주첨수팔백(해옥에 산가지 더하니 수명은 팔백 세요)’ 바닷가 신선이 바다가 뽕나무밭이 될 때마다 나뭇가지를 하나씩 놓았는데, 세월이 지나 그 나뭇가지로 열 칸의 집을 가득 채울 때까지 ...

2024.05.07
봄날 덕수궁, 덕수궁돌담길, 서촌을 걷다

석어당 앞마당 담장 옆 연초록 잎의 오래된 살구나무는 고졸한 석어당에 더욱더 곱다. 준명당과 즉조당 뒷마당 낮은 언덕 아래 팥배나무에는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석조전 계단 옆 화단에 만발한 모란이 단체 사진을 찍듯이 활짝 웃는다. 석조전 앞 정원 좌우 배롱나무에는 새순이 막 오르고 있었다. 중화전 월대 아래 말채나무 거친 밑동에 고운 새순이 애틋하다. 처마와 나란히 있는 높은 가지에는 잎이 많이 나왔다. 함녕전 뒷마당 화계에는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고 그 아래 모란이 한창 피기 시작한다.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그 모습을 담는 아주머니가 풍경을 멋지게 완성해주신다. 싱그러운 초록 잎에 화사한 돌담길 한쪽 연탄재에는 불꽃 대신 고운 장미가 한 송이가 피고 한 송이는 졌다. 사라진 운교 대신 돌담길 위로 초록으로 이어진다. 정동길 입구 오래된 붉은 벽돌 교회 하얀 아치창 앞에 자목련 싱그러운 잎이 고운 꽃만큼 예쁘다. 자목련 아래 골담초가 나비처럼 피고, 길가 홍단풍에는 붉은 단풍꽃이 피었다. 이화여고 담장길을 따라 이어지는 은행나무 아래에는 은행나무꽃이 노랗게 물든 은행잎처럼 깔려있다. 그 길을 다정하게 걸어오는 가족에 봄날 정동길이 아름답다. 주한캐나다대사관 앞 오래된 회화나무 고운 새순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한참을 숨을 멈추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신문로2가 고즈넉한 골목길 오래된 축대는 멋진 화단이다. 애기똥풀...

2024.04.23
2024.08.09참여 콘텐츠 25
89
[고궁 순례]여름 창덕궁, 창경궁 산책

돈화문으로 들어가다가 문득 떠올라 뒤돌아선다. 돈화문로 끝으로 우뚝 선 남산은 최근 완공된 고층빌딩에 남산이 가려 보이지 않는다. 돈화문 뒤 우뚝 선 삼정승 회화나무는 잎이 무성하다. 푸른 잎이 참 좋다. 나무 아래 꽃잎이 떨어져 있다. 진선문을 지나 어도를 걸어간다. 인정문을 지나 인정전 앞에 선다. 무릎 꿇고 인정전을 정성껏 담은 여행자의 모습이 아름답다. 영의사 마당 오래된 느티나무, 구 선원전 마당 오래된 측백나무는 언제나 감동이다. 한참을 나무 아래 서 있었다. 성정각 보춘정 옆을 지나간다. 감나무와 살구나무 싱그러운 초록이 희우루를 마주한다. 푸른 나뭇잎 사이로 감이 보인다. 관물헌 마루 끝에 앉아 쉰다.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낙선재 장안문으로 해서 들어가 대청마루 앞에 선다. 활짝 열린 뒷창호에 담긴 괴석이 있는 화계 풍경은 초록에 싱그러운 풍경으로 담겼다. 모란과 작약에 열매가 푸른 꽃처럼 달려있다. 수강재 마루 끝에 선다. 바람이 시원하다. 뒷마당 감나무가 보인다. 화계에서 뒷마당을 들여다본다. 무성한 잎 사이로 보이는 달린 작은 감이 귀엽다. 옛 동궁전 삼삼와 앞에 여행자 쉬고 있는 모습이 여유롭다.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바람도 불어 시원하다. 그 바람을 맞으며 잠깐 이야기를 나누며 이참에 쉰다. 후원 입장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앤나는 폴란드계 호주 사람이다. 시드니보다 더 덥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시...

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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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고궁 산책]창덕궁, 창경궁

화사한 봄날 주말 아침 북촌을 걸었다. 조금 일찍 점심을 먹고 나와 길가 테이크 아웃 커피집 비원에서 커피를 마시며 오랜만에 동갑내기 주인이랑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 주차장 담장 옆길을 걸어간다. 거리에 어느새 무성한 은행나무가 햇살에 빛난다. 안쪽 창덕궁 담장 위 삼정승 회화나무는 이제 새잎이 나오고 있다. 금천교 앞 오래된 느티나무. 아침 햇살을 머금은 연초록 잎이 사랑스럽다. 인정전 앞마당 박석 사이로 민들레가 피었다. 마당을 걷는 걸음이 조심스럽다. 영의사 오래된 느티나무는 초록 잎이 벌써 무성하다. 밑동에 나온 가지가 애틋하다. 선원전 늘 푸른 오래된 측백나무는 신비롭다. 선정전 뒷마당 화계에는 모란이 막 피고 있었다. 그 아래 핀 타래붓꽃이 참 예쁘다. 작약은 아직이다. 꽃봉오리가 영글고 있다. 화계를 따라 돌며 모란을 구경한다. 다음 주말이면 화계에 모란이 흐드러지게 필 것 같다. 대조전 경훈각 모퉁이를 돌아 화계와 전각 사이 좁은 길을 걸어간다. 겹조팝나무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그 옆으로 금낭화가 피었다. 금낭화 아래에는 할미꽃 무리 지어 피었다. 대조전 뒷마루 끝에 앉는다. 그간 마당 한가운데 있어 답답하게 했던 눈주목과 소나무에 치워져 시원하다. 막힘 없는 풍경에 즐겁다. 화계에는 고운 철쭉이 만발한다. 후원가는 문 앞 계단에 철쭉이 햇살에 빛난다. 이른 봄이면 고운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핀다. 축대 틈에 핀 꽃마리가...

2024.05.06
따사로운 봄날 북촌을 걷다 고궁을 걷다 아름다운 봄날을 걷다

북촌문화센터(옛 계동마님댁) 문이 닫혀있다. 조금 일렀네 했는데 대문이 열린다. 안으로 들어간다. 막 물을 주어 젖은 화단에 돌단풍이 반겨준다. 언덕 위 정자에 아침 햇살이 일렁인다. 햇살이 깔린 탁자 위 꽃병이 놓인 풍경이 사랑스럽다. 계동길 안쪽 좁은 한옥 골목이 이어진다. 낡은 대문 뒤 화단 정향나무 진한 꽃향기가 골목을 꽉 찼다. 옛 서울게스트하우스(현 북촌365_LAB) 별당 축대 위 아침 햇살을 머금은 철쭉이 빛난다. 계동길 안쪽 가파른 한옥 골목 입구에 핀 보라, 연보라 정향나무꽃이 아침 햇빛에 찬란하게 빛난다. 진한 꽃향기가 골목을 가득 채웠다. 계동길 예쁜 꽃집 꽃라온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그림 속 복사꽃과 화분 속 복사꽃이 계동길을 화사하게 하다. 가회동 언덕 위 축대집 담장 위로 겹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북촌한옥청 창밖 철쭉이 아침 햇살에 빛난다. 철쭉과 나는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공간에 있었다. 창덕궁 담장 옆 골목 대문 덮개 위로 아침 햇살에 늦게 핀 벚꽃이 빛난다. 고희동 가옥 대문 앞 목련 연초록 잎이 파란 하늘 아래 더욱더 곱다. 금천교 앞 오래된 느티나무 아침 햇살을 머금은 연초록 잎이 사랑스럽다. 인정전 마당 박석 사이로 피어난 민들레가 애틋하다. 옛 선원전 마당 푸른 오래된 측백나무가 언제나 신비롭고 감동적이다. 선정전 뒷마당 화계에 모란은 막 피기 시작하고 작약은 아직이다. 그 아래 고운 타...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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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고궁 산책]창덕궁, 창경궁

돈화문 뒤 행각 앞 나란히 서 있는 삼정승 회화나무는 파란 하늘로 뻗은 가지마다 고운 연초록 잎이 아침햇살에 빛난다. 후원으로 가는 길 한쪽 자시문 앞과 건너편 삼삼와 앞 홍매는 아직이다. 고매에 영근 꽃봉오리가 아침햇살에 빛나 귀엽다. 며칠 뒤 피시 시작해 다음 주말이 그 절정일 듯싶다. 나무 앞에 어지럽게 놓인 목책에 고매에 가까이 갈 수 없어 아쉽다. 낙선재 옆 마당 담장 아래 진달래도 아직이다. 봄이 되면 제일 먼저 피었는데 올해는 늦은 듯싶다. 장락문 뒤 상량정 아래 매화가 만발한다. 석복헌 대문 밖으로 보이는 낙선재 바깥마당 정원에는 백매가 만발한다. 수강재 옆 마당 회화나무 아래 화계에는 고운 제비꽃이 햇살에 빛나고 그 옆에는 작약 새순이 올라오고 있다. 낙선재 뒤뜰에 은은한 꽃향기가 참 좋다. 한정당 아래 화계 백매 한 그루가 뒤뜰 가득 은은한 매화 향기로 채웠다. 안쪽에 홍매는 아직이다. 뒤뜰을 나가다가 문득 떠올라 뒤돌아본다. 새파란 하늘 아래 승화루 아래 백매 만발한다. 창덕궁에서 창경궁으로 넘어와 통명전 뒤 언덕길을 걸어간다. 진달래, 백매, 산수유, 미선나무꽃이 만발한다. 화사한 봄날 꽃 향연에 즐겁다. 통명전 옆 마당 화계에 백당나무 연초록 잎이 귀엽다. 함인정 정자에서 바라본다. 낙선재 아래 화계에는 산수유가 만발하고 홍매 꽃봉오리는 영글어가고 정자 앞 작은 동산 위 늘 푸른 소나무와 주목 삼총사는 늘 감동...

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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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고궁 산책]창덕궁, 창경궁

창덕궁 담장 옆으로 걸어간다. 담장 위로 우뚝 솟은 삼정승 회화나무가 반갑다. 돈화문으로 해서 궁 안으로 들어간다. 행랑 앞 삼정승 회화나무가 아침 햇살에 찬란히 빛난다. 아침 햇살이 드리워진 홍문관 앞마당 오래된 느티나무가 햇살에 빛난다. 어도를 걸어가다가 인정문으로 해서 정전 안으로 들어간다. 눈 치운 어도 양편 정전 마당은 하얗게 덮여있다. 인정전이 아침노을에 물들었다. 영의사 느티나무, 선원전 측백나무를 차례로 보고 돌아나간다. 오래된 측백나무는 언제나 가슴 뭉클하게 했다. 경훈각 모퉁이를 돌아 화계 옆길을 걸어간다. 화계에 어지럽게 있던 잡목이 없어져 환하다. 눈주목과 소나무가 없어져 환해진 대조전 뒤뜰이 아침 햇살이 빛난다. 뒤뜰이 원래 모습을 찾은 첫 겨울이다. 이제는 뒤뜰은 음산하지도 답답하지도 않고 아늑하다. 보춘정 옆 화계 위 감나무와 살구나무 그림자가 계단을 지나 관물헌 마루까지 길게 드리워져 있다. 관물헌 마루 끝에 앉아 잠시 쉰다. 아늑한 공간이 참 좋다. 건너편 삼삼와 앞마당은 하얀 눈으로 덮였다. 고매에는 꽃망울이 맺혔다. 장락문으로 해서 낙선재 안으로 들어간다. 누마루에 흐르는 햇살이 참 좋다. 햇살이 드리워진 대청마루 끝을 따라 걸어간다. 화계의 괴석이 담긴 뒷창호가 두 폭의 그림처럼 이어진다. 석복헌과 수강재 마루 끝에 선다. 그윽한 나무 향이 참 좋다. 수강재 앞마당 하얀 눈으로 덮였다. 담장 위 창...

2024.02.08
2024.08.23참여 콘텐츠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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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고궁 순례]경복궁 산책

광화문역에서 내려 지하도를 올라간다. 계단 위 나무에 푸른 잎이 무성하다. 토요일 아침이라 거리는 한산하다. 파란 하늘 아래 광화문 광장 충무공 동상이 위풍당당하다. 마치 고층빌딩을 전함으로 학익진을 펼치고 있는 듯싶다. 광장 가장자리로 걸어간다. 사람으로 채워지고 다시 비워지고 다시 채워져야 하는 광장이 이런저런 거로 채워져 있어 답답하다. 횡단보도 앞에 남자친구는 주저앉아 광화문을 찍고 여자 친구는 그늘에 앉아 햇살을 피한다. 오늘 여행 시작도 하기 전 여자 친구는 지친 것 같다. 광화문과 흥례문을 차례로 지나간다. 9시 조금 넘었다. 일찍 와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먼저 궁 안으로 들어가 근정문 전은 한산하다. 영제교 아래 금천 가에 복숭아가 달렸다. 지난봄에 본 복숭아꽃을 본 것 같다. 건너편에 천록 등에 햇살이 화초 그림자로 멋지게 문양을 그렸다. 근정문을 지나 근정전 앞에 선다. 한 무리의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떠나고 잠시 비었다가 다시 한 무리의 외국인 관광객이 그 자리에 선다. 이번에는 모두 한복 차림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 경복궁은 90% 이상 외국인 관광객이고, 그 대부분이 한복차림이다. 더위에도 모두 즐거운 표정이라 다행이다. 영추문으로 가는 길 한쪽 잔디밭에 서어나무에 꽃이 피었다. 꽃은 처음 본다. 넓은 연못가 수양버들이 무성하다. 그 사이로 경회루가 살짝 보인다. 연못에는 연꽃이 다 지고 연꽃 꽃대만 남아있다. 연...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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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서울 산책]광화문, 경복궁, 덕수궁

광화문역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간다. 계단 위로 보이기 시작하는 빨간 지붕이 반갑다. 역에서 나와 경복궁 가는 길 늘 제일 먼저 반겨주는 풍경이다. 아쉽게도 빨간 지붕 커피숍은 시간이 일러 늘 닫혀있었다. 언젠가 꼭 한 잔 사서 세종문화회관 뒷마당 벤치에 앉아 마시고 싶게 하는 풍경이다. 세종문화회관 모퉁이를 돌아간다. 안쪽 산책로 입구 매화나무 아래 고운 제비꽃이 발길을 잡는다. 세종문화회관 뒤 아침햇살에 빛나는 나무에 가려 세종대왕 동상이 보이지 않는다. 나무를 살짝 비켜 심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세종대왕 동상을 앞에 선다. 좌 정부서울청사, 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그 뒤로 북악산이 병풍처럼 서 있다. 아침노을에 세종대왕 동상이 눈부시게 빛난다. 반대편 광장 끝으로 이순신장군 동상이 고층빌딩을 거느린 듯 서 있다. 그 모습이 위풍당당하다.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멀리 아침노을에 물든 고층빌딩 사이로 숭례문이 보인다. 세종대로를 따라 걸어간다. 아침을 달리는 바이커가 멋지다. 세종대로사거리에서 돌아간다. 광장 앞 이순신 장군 동상이 마치 고층빌딩으로 학익진을 펼치듯이 서 있다. 세종대왕 동상 옆을 지나 광화문광장을 걸어간다. 그 끝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광화문으로 들어간다. 영제교 옆 개천가에 매화, 그리고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매화와 살구꽃이 함께 피어있는 게 신기하다. 수정전 옆 잔디밭은 자두꽃, 살구꽃이 만발한다. 자두...

202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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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서울 산책]경복궁, 서촌 상촌재, 이상범가옥(청전화숙), 서촌 라운지

광화문 앞 횡단보도를 건너 광화문으로 간다. 광화문으로 들어가 표를 사서 흥례문으로 간다. 고운 한복을 입은 외국인 서로 찍고 찍힌다. 요란한 소리에 뒤돌아보니 교대식이 한창이다. 흥례문으로 안으로 들어간다. 흥례문에는 한복 전용 입구가 따로 있다. 그러고 보니 오늘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찾는 사람이 참 많다. 대부분은 외국 관광객들이다. 혹시나 했는데 영제교 주변 개천가 매화나무는 아직이다. 밑동에 곧장 매화가 꽃봉오리가 달려있다. 오늘 보니 석수의 뒤태가 멋지다. 영제교를 건너간다. 반대쪽에서 석수를 바라본다. 두 마리 석수는 개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옝제교가 훼철될 때 수정전 앞에 방치되었다가 영제교 복원 때 원위치로 돌아왔다. 뿔이 하나라 천록이라고 한다. 뿔이 둘이면 벽사라고 힌다. 천록은 무섭기보다는 귀엽다. 매화나무 가지마다 매화 꽃봉오리가 달려있다. 딱 한 송이 피었다. 한참을 그 아래서 서성였다. 안쪽 회랑에 한복을 입고 사진 찍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즐거움이 느껴진다. 기둥 뒤에서 얼굴을 빼고 서로 찍어주는 아가씨들이 귀엽다. 가나자와金沢에서 왔다고 한다. 집사람과 같이 재미있게 본 영화 ‘바닷가 다이어리’로 익숙한 지명이다. 가보고 싶은 곳 중 한 곳이라 더욱더 반가웠다. 둘은 우리나라는 처음이라고 한다. 한국 문화, 음식, 화장. 참 좋아야 한다고 한다. 근정문으로 해서 안으로 들어간다...

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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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고궁 산책]경복궁, 광화문광장

올해 마지막 날이자 일요일 아침이다. 올겨울 고궁 순례 그 마지막으로 경복궁으로 간다. 광화문역에서 내렸다. 계단 위 풍경이 허전하다.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빨간 카페가 흔적도 없다. 날이 포근해 주중에 내린 눈이 다 녹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 남아있다. 도로만 젖어있다. 세종문화회관을 돌아나간다. 나무에 가려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이 보이지 않는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린다. 차들이 오지 않는다. 신호가 바뀌어 횡단보도를 건너 세종대로를 따라 걸어간다. 도로에 어지럽게 바리케이드가 놓여있다. 도로를 막았다. 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이 어수선한 거리를 내려다보고 계신다. 그 뒤로는 미녀와 야수 등롱이 서 있다. 세종대로사거리를 막고 공사가 한창이다. 섣달그믐날인 오늘 밤 ‘제야의 종’ 행사를 위해 길을 막고 임시 구조물을 설치 중인 듯싶다. 돌아간다. 계단 위 늘어선 색색의 등롱이 늘어서 있다. 세종대왕 동상 뒤로 멀리 북악산이 운무에 가려져 있다. 광화문삼거리 횡단보도를 건너 새로 만든 월대 아래 계단으로 올라간다. 월대 위는 눈이 다 치워져 있다. 고궁 직원들이 개관 시간 전 다 치웠다. 광화문으로 해서 안으로 들어간다. 담장 뒤 인왕산이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흥례문으로 해서 안으로 들어간다. 영제교 앞에서 사람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다. 근정문으로 안으로 들어간다. 정전 마당에 눈이 날이 ...

202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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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고궁 순례]경복궁,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산책

전철에서 내려 광화문 광장으로 나간다. 지하도 위 아침 햇살에 물든 북악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하도 출구 옆 계단 위 인형 등롱이 늘어서 있다. 저녁이면 불이 밝혀져 장관일 것 같다. 세종대왕상 뒤로 목에 복주머니를 건 거대 토끼가 서 있다. 뜬금없이 왼 토끼인가 했는데 내년이 토끼해다. 토끼 뒤로 인형 등롱 행렬이 이어진다. 광장 끝 횡단보도로 앞에 선다. 지난가을 횡단보도가 동십자각 쪽으로 옮겨져 있었는데 다시 광화문 앞으로 돌아왔다. 광화문으로 들어간다. 뒤돌아본다. 공사 안전 펜스 알록달록 그림 뒤로 고층빌딩이 서 있는 풍경이 재미있다. 흥례문으로 걸어간다. 인왕산이 눈이 다 녹았다. 흥례문을 건너 영제교를 건너간다. 금천 위 눈이 그대로 쌓여있다. 금천가 매화, 살구나무, 복숭아나무는 내년 봄을 기다린다. 근정문으로 들어간다. 근정문 좌우 회랑 모서리에서 근정전은 풍경을 담고 어도를 걸어간다. 계단을 올라 근정전 앞에 선다. 뒤돌아서 내려다본다. 근정문 뒤로 빌딩이 둘러싸고 있다. 월대를 내려와 회랑 밖으로 나와 수정전 모퉁이를 지나 경회루 방지로 간다. 수정전 옆 잔디밭에 목련, 매화, 자두나무가 봄을 기다리는 듯 보였다. 방지를 따라 걸어간다. 수양벚나무 사이 눈 덮인 연못 위로 경회루가 멋지다. 수양벚나무 빈 가지가 늘어져 있다. 방지 옆 솔숲에 아침 햇살이 드리워져 소나무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다. 파란 하늘에 살...

2023.12.16
2023.12.06참여 콘텐츠 7
45
[가을 동네 산책]문래동 철재상가, 문래창작촌, 옛 도림정영단주택지, 영일시장

문래창작촌 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걸어간다. 문래동철재상가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텅 빈 거리 한쪽 스튜디오 모람모람에 불이 밝혀져 있다. 창문 앞 화분에 붉은 단풍이 조명에 더욱더 붉다. 도림로 한쪽 건물 옥상에 선다.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이제 막 해가 뜨기 시작한다. 철재상가 골목을 걸어간다. 철재상 앞 댑싸리가 단풍에 물들어 왔다. 올해는 작년보다 작다. 길가 깡통 로봇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늘 보니 한 손에 꽃이 들려있다. 꽃에는 꽃이라 쓰여 있다. 마치 깡통 로봇이 “꽃이에요” 하며 건네주는 것 같다. 깡통 로봇의 부드러운 마음이 느껴진다. 골목 안 갤러리 아트필드에서는 이부강의 ‘기억의 지층’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자세히 보니 그림이 아니고 폐목재를 조각조각 맞춰 만든 집과 건물이 있는 도시의 풍경이다. 작품 앞에 서면 오래된 삶의 진한 향기가 느껴질 것 같다. 멋진 작품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언젠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마당에서 본 아이 웨이웨이艾未未의 작품 ‘나무(2015)’가 떠올랐다. 작가는 중국 남부 산악지대에서 수집한 은행나무, 녹나무, 삼나무 등 죽은 나뭇가지와 뿌리, 그루터기 등을 조합해 나무를 만들었다. 나무 박제처럼 서 있어 낯설었다. 골목 모퉁이 푸토 모자를 쓴 표정 없는 남자는 커피 두 잔을 꼭 쥐고 서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다. 우직한 마음이 느껴진다. 푸토가 마치 ...

2023.12.06
72
[주말 서울 산책]문래동 철재상가, 문래창작촌, 영단주택지 여름

아파트 단지 중앙로 안쪽 비밀의 정원에는 막 과꽃이 피고 있었고, 그 뒤에는 맨드라미도 막 피고 있었다. 맞은 편에는 아침 출근길 지날 때마다 궁금했던 키 큰 화초는 이 선생님이 닥풀이라 알려주신다. 그 아래 백일홍은 지고 있었고, 그 옆 키 작은 능소화 한 송이가 늦게 피고 있었다. 바닥에는 꽃고추가 많이 달려있다. 올여름 내내 비밀의 정원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풍접초는 이제 지고 있었다. 파리공원 산책로 한쪽 떡갈나무에는 도토리가 많이 달려있다. 그러고 보니 도토리가 달린 거는 처음 본다. 문래동철재상가 입구 골목 식당 앞 화분에는 채송화가 예쁘게 피었다. 화분 한쪽에 목화가 막 피고 있다. 몇 개의 화분은 식당의 텃밭이자 화단이다. 철재상가 골목 한쪽 작업실에 목화 두 송이가 피어있다. 늘 지나가며 멋진 외관과 살짝 보이는 내부 분위기로 카페라 생각했었는데 오늘 보니 플라워크리에이터가 작업하는 힐링 포레스트란 작업장이다. 점점 쇠퇴해가는 문래창작촌의 명성을 유지해주는 멋진 곳 같다. 철재상가 출구 골목 한쪽 철제 받침대 위 놓인 화분에 댑싸리가 무성하고 그 뒤 무성한 고춧잎 사이로는 고추가 주렁주렁 달렸다. 여름의 끝자락 무성한 푸른 잎이 무채색 골목에 생기 넘치게 해준다. 도림로를 길을 따라 걸어간다. 벽에 기댄 자리공 열매가 멋지게 익어간다. 존경하는 일석 선생님은 자리공을 즐겨 그리신다. 선생님 작품에서 많이 봐서 마치 잘 ...

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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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산책]문래동 문래창작촌, 안양천산책로, 목동파리공원

토요일 아침 오늘은 멀리 가지 않고 사무실 근처 문래동 철재상가, 문래창작촌, 영단주택지를 걸었다. 사무실에 들러 청소하고 화분에 물 주고 지난 사진 정리하고 밀린 신문을 읽고 일 조금 하고 해 질 녘 사무실을 나왔다. 영등포동삼각지로 해서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지나 오목교 아래 걷고 안양천을 따라 걷고 목동교를 건너 목5동성당과 새로 단장한 파리공원으로 해서 집으로 걸어왔다. 오늘은 시간상으로는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 4시간이지만 사진을 찍으며 걷고 그 길에 몇 분 만나 이야기하다 보니 23,012보를 걸었다. 집을 나선다. 집 앞 아치에 장미가 피었다. 며칠 전에도 혹시나 하고 올려다보았더니 꽃봉오리도 보이지 않았다. 잎에 가려 보고도 못 본 것 같다. 이제 바야흐로 장미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중앙로 안쪽 비밀의 정원 한쪽에는 꽃양비귀가 몇 송이가 피고 그 아래에는 예쁜 수레국화가 피었다. 파리공원 산책로 한쪽 감나무에도 어느새 작은 꽃봉오리가 맺혀있다. 꽃이 펴도 꽃잎 색이 잎과 색이 같아 자세히 봐야 한다. 목5동성당 앞 거리에는 이팝나무가 아직 하얗게 피어있다. 지난주 내내 출근길에 즐거움을 주었다. 아침햇살에 빛나는 풍경 참 예뻤다. 다음 주면 질 것 같다. 아쉽다. 문래동철재상가 입구 식당 앞 가지런히 놓인 화분은 실용과 낭만의 작은 텃밭이자 꽃밭이다. 철재상가 한쪽 카페에는 천으로 만든 꽃이 예쁘다. 목화 같다. 철재...

2022.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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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서울산책]문래창작촌, 문래동 카페촌, 영단주택지

주말이면 이따금 카메라를 들고 서울을 산책한다. 올가을 주말 서울산책은 고궁을 위주로 걸었다. 올가을 마지막 일요일인 오늘은 사무실에서 가까운 문래창작촌, 도림로를 건너 문래동카페촌과 문래동(구 도림정)영단주택지의 가을을 걸었다. 13,203보. 2021.11.28 버스에서 내려 길을 걸어간다. 거리는 막 어둠이 걷히고 있었다. 길 건너 영등포초등학교 담장 위로 우뚝 솟은 단풍에 물든 메타세쿼이아가 11월 마지막 주말 아침 떠나가는 가을 배웅하듯 늘어서 있다. 철재 상가 한쪽 카페 유리창에 걸려있는 액자 속에 목화꽃이 이제 막 잠에서 깨는 듯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그 아래 만들고 있는 대형 목화 리스가 아직 깊은 꿈속에서 빠져있다. 목화 리스는 꿈에는 문래화해(文來花海) 펼쳐져 있을 것 같다. 화분 두 개가 녹슨 철 단상 위에 나란히 놓여있다. 얼마 전까지 화분의 푸른 초록이 조금은 삭막했던 철재 상가 골목에 생기를 주었을 것 같다 철재 상가를 따라 걸어간다. 철 문짝에 그려진 그림이 재미있다. 마치 만화책을 한 페이지씩 넘겨보는 것 같다. 삼각관계 같다. 알록달록 화사한 꽃 그림 옥탑에 올라 탁 트인 전경을 바라본다. 멀리 있는 아파트가 막 떠오른 태양의 노을에 빛난다. 바로 옆은 고층아파트로 둘러싸여 있고 도림로 건너 동네와 이어지는 문래동(구 도림정)영단주택지가 보인다. 이 풍경을 만나러 시간에 맞춰왔다. 몇 년 뒤면 주변으로...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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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산책]문래창작촌/문래동철재상가, 문래동영단주택지의 여름

주말이면 이따금 카메라를 들고 서울을 걷는다. 지난주까지 여름 고궁 순례를 했다. 올여름 고궁 순례에는 오랜만에 고즈넉한 창덕궁 후원과 종묘도 걸을 수 있어 즐거웠다. 오늘은 사무실에서 가까운 문래창작촌/문래동철재상가와 길 건너 동네와 이어지는 문래동영단주택지를 걸었다. 철재상가는 주말 오전인데 활기에 넘쳤다. 오후에 사무실 근처를 걸으며 20년 전 사진을 보며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더니 제법 걸었다. 19,673보. 영등포역을 지나 경인로를 따라 걸어간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 나무 그늘에 서 있는 귀여운 빨간 자전거가 잠시 발길을 잡는다. 철재상가 입구 골목에는 작업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골목 안쪽 식당 앞 푸른 화분에 핀 도라지와 색색의 고운 채송화가 무채색 골목에 더욱더 곱다. 철재상가에는 차들이 많이 서 있고 벽화가 그려있는 셔터는 다 열려있고 안에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늘 토요일 아침 일찍이나 일요일 오전에 와서 텅 빈 거리에 셔터가 닫혀있는 모습만 봐서 그런지 풍경이 낯설지만, 활기가 넘치는 풍경에 즐겁다. 철재를 싣고 배달 가는 트럭도 자주 눈에 띈다. 일제강점기 문래동에 3대 방직회사 중 동양방직, 종연방직 등 방직 공장이 들어서면서 주변에 작은 공장과 철재상이 들어서며 철재상가가 생겼다. 한때 서울 남부 공업의 기초이자 중심인 철재상가는 철재상과 철공소가 빠져나가기 시작하며 쇠퇴의 길에 들었다...

2021.07.18
6시간 전참여 콘텐츠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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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산책]가을 덕수궁 돌담길, 정동길, 새문안로, 경희궁길

덕수궁돌담길 입구 와플 집 앞에는 사람들이 많이 서 있다. 그 뒤로 담장 위 나무의 알록달록 물든 단풍이 아침햇살에 빛난다. 덕수궁 돌담을 따라 걸어간다. 아침햇살이 담장에 일렁인다. 이른 아침 덕수궁 걷기 전 걸을 때 한산했던 돌담길은 사람들이 많아졌다. 돌담길 중간은 햇살에 드리워져 돌담이 빛난다. 그 위에 드리워진 나무 그림자가 멋지게 그림을 그렸다. 가을에 물든 돌담길을 풍경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시는 멋쟁이 노부부의 모습에서 깊어가는 가을날 덕수궁 돌담길의 낭만과 행복이 가득 느껴진다. 옛 운교를 지나며 돌담길은 한산하다. 앞서 걸어가는 한 무리의 사람들은 인왕산 쪽으로 걸어가는 가는 것 같다. 정동길 로터리 분수대 뒤로 새파란 가을 하늘 아래 정동길을 따라 이어지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햇살에 빛난다. 정동길을 따라 걸어간다. 알록달록 단풍 위로 새파란 하늘이 참 좋다. 정동길 입구 일요일 아침 예배를 보러오는 사람, 보고 가는 사람들로 많은 정동교회를 지나자 길은 한산하다. 이화여고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은행나무 단풍은 이제 막 시작했다. 다음 주말이면 노랗게 물들을 것 같다. 오래된 회화나무 푸른 잎이 싱그럽다. 그 아래를 지난다. 몸도 마음도 상쾌해진다. 지나가는 차 바람에 도로에 떨어져 있던 은행잎이 날린다. 정동길을 나와 새문안로를 건너간다. 주말 오전이라 거리는 한산하다. 샛노란 은행나무가 아침햇살에 빛난다. ...

6시간 전
54
[가을 정동 산책]단풍에 물든 덕수궁 돌담길, 정동길

시청역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간다. 계단 위로 보이는 가로수가 살짝 단풍에 물들었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가 아직 진행 중인 듯싶다.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세종로 끝으로 아침노을에 물든 북악산이 보이고 그 뒤로 북한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일요일 이른 아침이라 거리는 한산하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진행 요원들이 행사를 위해 놓은 자리에 밤새 걷어놓았던 비닐 덮개를 걷고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고층빌딩에 둘러싸인 아침 햇살에 빛나는 숭례문이 위풍당당하다.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간다. 이른 아침이라 길에는 사람이 없다. 길에는 단풍잎이 떨어져 있다. 다음 주말에는 수북이 쌓여있을 것 같다. 검은 돌 위 비치는 단풍이 빛난다. 작품은 최병훈 작가의 ‘예술의 길, 사색의 의자’다. 돌담 운교 축대를 지나간다. 길 위로 운교 대신 단풍에 물든 나뭇가지로 이어진다. 돌담길을 돌아간다. 미술관 화단 회잎나무 단풍이 진하다. 로터리 한쪽에 살구나무 단풍잎이 참 곱다. 그 뒤 은행나무는 아직 단풍에 물들지 않았다. 정동길로터리분수대 뒤로 길게 이어지는 정동길은 아직 어둡다. 정동길을 따라 걸어간다. 정동교회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아래 자목련은 이제 막 단풍에 물들기 시작했다. 정동길 은행나무도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길을 건너 전광수커피하우스로 들어간다. 두꺼운 토스트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아리차를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

2024.11.05
74
[정동 산책]여름 덕수궁돌담길, 정동길, 덕수궁

덕수궁돌담길을 걸어간다. 초록으로 덮인 길은 아침 햇살에 빛난다. 일요일 아침 덕수궁돌담길을 걸어가는 아이들에게서 여유가 느껴진다. 9시 전이다. 돌담길에는 짙은 초록에 물든 정적만이 흐른다. 정동길분수대로터리에 선다. 정동길을 따라 싱그러운 초록의 은행나무가 길게 이어진다. 정동길을 걸어간다. 바닥에 하얀 꽃이 떨어져 있다. 올려다보니 하얀 무궁화다. 하얀 무궁화는 처음 본다. 이 앞을 지나면서도 건너편 정동교 하얀 아치창 앞 자목련에 정신이 팔려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오늘은 한참을 하얀 무궁화 앞에 서 있었다. 건너편 오래된 교회 하얀 창 앞에 자목련은 초록 잎이 무성하다. 겨울눈이 귀엽다. 자목련 아래에는 도라지꽃이 피었다. 색이 참 곱다. 정동길 한쪽 전광수커피하우스에 들린다. 창가에 앉아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두껍지만 부드러운 토스트에 딱 좋아하는 맛의 커피 한잔에, 이 여유에 행복하다. 정동길을 걸어간다. 마음은 건너편 여고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푸른 잎의 은행나무 아래를 걸어간다. 정동길 오래된 회화나무 잎이 무성하다. 싱그러운 초록이 감사하다. 이제야 이화여고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푸른 잎의 은행나무 아래를 걸어간다. 올해도 노랗게 물든 가을에 다시 이 길을 걸어야겠다. 오래된 교회 담장길 걸어가는 아빠와 딸의 뒷모습이 예쁘다. 모처럼 아빠 손 잡고 가는 게는 어린 딸은 마냥 좋은 것 같다. 흐뭇하게 미소 지은 아빠의...

2024.08.15
82
[봄 정동 산책]덕수궁, 덕수궁돌담길, 정동길을 걷는다

시청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간다. 계단 위 연초록이 눈부시다. 일요일 아침 거리는 한산하다. 건너편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 중이다. 푹신한 색색의 소파가 놓아져 있다. 아침이라 사람이 없다. 행사는 11월 10일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금천교를 건너 중화문으로 해서 정전 마당에 선다. 중화전 뒤 석어당과 살구나무가 보인다. 초록 잎이 무성한 살구나무에 단아한 석어당은 더욱더 고졸미가 느껴진다. 화계가 있어야 할 자리에 어설픈 동산이 만들어져 창호에 담긴 풍경이 어수선하다. 살구나무 아래 선다. 빛나는 연초록 잎이 참 좋다. (2020.8.8.) 석어당 뒤뜰에 선다. 열린 창호 사이로 중화전이 보인다. 원래는 앞마당 담장에 가려 처마 위로 만 보였을 것 같다. 기둥에 ‘瑤池桃熟歲三千(요지도숙세삼천)’가 보인다. 늘 문이 닫혀 오늘 처음 본다. 반대편 대청마루 앞에 서면 ‘海屋籌添壽八百(해옥주첨수팔백)’가 보인다. ‘요지도숙세삼천(요지에 복숭아 익으니 나이는 삼천 년일세)’ 중국 신화에 나오는 곤륜산 연못 요지에 불사약을 가진 신녀 서왕모가 살며 복숭아나무를 심었는데, 복숭아가 달리고 익을 때까지 3천 년이 걸렸다고 한다. ‘해옥주첨수팔백(해옥에 산가지 더하니 수명은 팔백 세요)’ 바닷가 신선이 바다가 뽕나무밭이 될 때마다 나뭇가지를 하나씩 놓았는데, 세월이 지나 그 나뭇가지로 열 칸의 집을 가득 채울 때까지 ...

2024.05.07
봄날 덕수궁, 덕수궁돌담길, 서촌을 걷다

석어당 앞마당 담장 옆 연초록 잎의 오래된 살구나무는 고졸한 석어당에 더욱더 곱다. 준명당과 즉조당 뒷마당 낮은 언덕 아래 팥배나무에는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석조전 계단 옆 화단에 만발한 모란이 단체 사진을 찍듯이 활짝 웃는다. 석조전 앞 정원 좌우 배롱나무에는 새순이 막 오르고 있었다. 중화전 월대 아래 말채나무 거친 밑동에 고운 새순이 애틋하다. 처마와 나란히 있는 높은 가지에는 잎이 많이 나왔다. 함녕전 뒷마당 화계에는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고 그 아래 모란이 한창 피기 시작한다.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그 모습을 담는 아주머니가 풍경을 멋지게 완성해주신다. 싱그러운 초록 잎에 화사한 돌담길 한쪽 연탄재에는 불꽃 대신 고운 장미가 한 송이가 피고 한 송이는 졌다. 사라진 운교 대신 돌담길 위로 초록으로 이어진다. 정동길 입구 오래된 붉은 벽돌 교회 하얀 아치창 앞에 자목련 싱그러운 잎이 고운 꽃만큼 예쁘다. 자목련 아래 골담초가 나비처럼 피고, 길가 홍단풍에는 붉은 단풍꽃이 피었다. 이화여고 담장길을 따라 이어지는 은행나무 아래에는 은행나무꽃이 노랗게 물든 은행잎처럼 깔려있다. 그 길을 다정하게 걸어오는 가족에 봄날 정동길이 아름답다. 주한캐나다대사관 앞 오래된 회화나무 고운 새순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한참을 숨을 멈추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신문로2가 고즈넉한 골목길 오래된 축대는 멋진 화단이다. 애기똥풀...

2024.04.23
6시간 전참여 콘텐츠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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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산책]가을 덕수궁 돌담길, 정동길, 새문안로, 경희궁길

덕수궁돌담길 입구 와플 집 앞에는 사람들이 많이 서 있다. 그 뒤로 담장 위 나무의 알록달록 물든 단풍이 아침햇살에 빛난다. 덕수궁 돌담을 따라 걸어간다. 아침햇살이 담장에 일렁인다. 이른 아침 덕수궁 걷기 전 걸을 때 한산했던 돌담길은 사람들이 많아졌다. 돌담길 중간은 햇살에 드리워져 돌담이 빛난다. 그 위에 드리워진 나무 그림자가 멋지게 그림을 그렸다. 가을에 물든 돌담길을 풍경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시는 멋쟁이 노부부의 모습에서 깊어가는 가을날 덕수궁 돌담길의 낭만과 행복이 가득 느껴진다. 옛 운교를 지나며 돌담길은 한산하다. 앞서 걸어가는 한 무리의 사람들은 인왕산 쪽으로 걸어가는 가는 것 같다. 정동길 로터리 분수대 뒤로 새파란 가을 하늘 아래 정동길을 따라 이어지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햇살에 빛난다. 정동길을 따라 걸어간다. 알록달록 단풍 위로 새파란 하늘이 참 좋다. 정동길 입구 일요일 아침 예배를 보러오는 사람, 보고 가는 사람들로 많은 정동교회를 지나자 길은 한산하다. 이화여고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은행나무 단풍은 이제 막 시작했다. 다음 주말이면 노랗게 물들을 것 같다. 오래된 회화나무 푸른 잎이 싱그럽다. 그 아래를 지난다. 몸도 마음도 상쾌해진다. 지나가는 차 바람에 도로에 떨어져 있던 은행잎이 날린다. 정동길을 나와 새문안로를 건너간다. 주말 오전이라 거리는 한산하다. 샛노란 은행나무가 아침햇살에 빛난다. ...

6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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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고궁 산책]단풍에 물든 덕수궁

단풍에 물든 덕수궁돌담길, 정동길을 걸었다. 토요일 이른 아침이라 사람이 없어 고즈넉해 더욱더 좋았다. 그 길에 전광수커피하우스 들러 토스트로 아침을 먹었다. 아침 햇살이 흐르는 살짝 단풍에 물든 정동길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가 참 좋았다. 대한문으로 해서 들어간다. 문을 연 지 10분이 지나 일찍 입장한 사람은 다 들어가 한산하다. 광명문 앞에 선다. 함녕전 뒤 고층빌딩은 아침햇살에 빛난다. 행랑 사이 삼문으로 해서 안으로 들어간다. 아침햇살이 함녕전 마당을 쓸고 있다. 아침햇살이 흐르는 함녕전 마루 끝에 선다. 그윽한 오래된 나무 향이 참 좋다. 계단 위에 앉는다. 아침햇살에 마당이 눈부시다. 행랑 뒤 알록달록 단풍이 아침햇살에 빛난다. 가을 아침 편안한 풍경이 참 좋다. 덕홍전 뒤로 간다. 아침햇살에 빛나는 석어당이 반갑다. 덕홍전 축대 앞에 선다. 살구나무는 가지에 잎은 다 떨어지고 밑동에서 올라온 가지에 남은 단풍잎이 빛난다. 덕홍전 지붕 처마 그림자가 석어당 담장에, 살구나무 가지 그림자가 석어당 창호에 멋지게 그림을 그렸다. 살구나무 아래 선다. 살구나무가 그림자가 석어당에 길게 드리워져 있다. 석어당에 대한 살구나무의 애틋한 사랑이 느껴진다. 멀리 준명당 마당에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보인다. 올해는 제때 온 것 같다. 아래로 내려가 중화전 상월대에 기대어 의례처럼 석어당을 찍는다. 석어당에 살구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져 더...

2024.11.06
54
[가을 정동 산책]단풍에 물든 덕수궁 돌담길, 정동길

시청역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간다. 계단 위로 보이는 가로수가 살짝 단풍에 물들었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가 아직 진행 중인 듯싶다.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세종로 끝으로 아침노을에 물든 북악산이 보이고 그 뒤로 북한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일요일 이른 아침이라 거리는 한산하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진행 요원들이 행사를 위해 놓은 자리에 밤새 걷어놓았던 비닐 덮개를 걷고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고층빌딩에 둘러싸인 아침 햇살에 빛나는 숭례문이 위풍당당하다.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간다. 이른 아침이라 길에는 사람이 없다. 길에는 단풍잎이 떨어져 있다. 다음 주말에는 수북이 쌓여있을 것 같다. 검은 돌 위 비치는 단풍이 빛난다. 작품은 최병훈 작가의 ‘예술의 길, 사색의 의자’다. 돌담 운교 축대를 지나간다. 길 위로 운교 대신 단풍에 물든 나뭇가지로 이어진다. 돌담길을 돌아간다. 미술관 화단 회잎나무 단풍이 진하다. 로터리 한쪽에 살구나무 단풍잎이 참 곱다. 그 뒤 은행나무는 아직 단풍에 물들지 않았다. 정동길로터리분수대 뒤로 길게 이어지는 정동길은 아직 어둡다. 정동길을 따라 걸어간다. 정동교회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아래 자목련은 이제 막 단풍에 물들기 시작했다. 정동길 은행나무도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길을 건너 전광수커피하우스로 들어간다. 두꺼운 토스트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아리차를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

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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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 산책]여름 덕수궁돌담길, 정동길, 덕수궁

덕수궁돌담길을 걸어간다. 초록으로 덮인 길은 아침 햇살에 빛난다. 일요일 아침 덕수궁돌담길을 걸어가는 아이들에게서 여유가 느껴진다. 9시 전이다. 돌담길에는 짙은 초록에 물든 정적만이 흐른다. 정동길분수대로터리에 선다. 정동길을 따라 싱그러운 초록의 은행나무가 길게 이어진다. 정동길을 걸어간다. 바닥에 하얀 꽃이 떨어져 있다. 올려다보니 하얀 무궁화다. 하얀 무궁화는 처음 본다. 이 앞을 지나면서도 건너편 정동교 하얀 아치창 앞 자목련에 정신이 팔려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오늘은 한참을 하얀 무궁화 앞에 서 있었다. 건너편 오래된 교회 하얀 창 앞에 자목련은 초록 잎이 무성하다. 겨울눈이 귀엽다. 자목련 아래에는 도라지꽃이 피었다. 색이 참 곱다. 정동길 한쪽 전광수커피하우스에 들린다. 창가에 앉아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두껍지만 부드러운 토스트에 딱 좋아하는 맛의 커피 한잔에, 이 여유에 행복하다. 정동길을 걸어간다. 마음은 건너편 여고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푸른 잎의 은행나무 아래를 걸어간다. 정동길 오래된 회화나무 잎이 무성하다. 싱그러운 초록이 감사하다. 이제야 이화여고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푸른 잎의 은행나무 아래를 걸어간다. 올해도 노랗게 물든 가을에 다시 이 길을 걸어야겠다. 오래된 교회 담장길 걸어가는 아빠와 딸의 뒷모습이 예쁘다. 모처럼 아빠 손 잡고 가는 게는 어린 딸은 마냥 좋은 것 같다. 흐뭇하게 미소 지은 아빠의...

2024.08.15
82
[봄 정동 산책]덕수궁, 덕수궁돌담길, 정동길을 걷는다

시청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간다. 계단 위 연초록이 눈부시다. 일요일 아침 거리는 한산하다. 건너편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 중이다. 푹신한 색색의 소파가 놓아져 있다. 아침이라 사람이 없다. 행사는 11월 10일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금천교를 건너 중화문으로 해서 정전 마당에 선다. 중화전 뒤 석어당과 살구나무가 보인다. 초록 잎이 무성한 살구나무에 단아한 석어당은 더욱더 고졸미가 느껴진다. 화계가 있어야 할 자리에 어설픈 동산이 만들어져 창호에 담긴 풍경이 어수선하다. 살구나무 아래 선다. 빛나는 연초록 잎이 참 좋다. (2020.8.8.) 석어당 뒤뜰에 선다. 열린 창호 사이로 중화전이 보인다. 원래는 앞마당 담장에 가려 처마 위로 만 보였을 것 같다. 기둥에 ‘瑤池桃熟歲三千(요지도숙세삼천)’가 보인다. 늘 문이 닫혀 오늘 처음 본다. 반대편 대청마루 앞에 서면 ‘海屋籌添壽八百(해옥주첨수팔백)’가 보인다. ‘요지도숙세삼천(요지에 복숭아 익으니 나이는 삼천 년일세)’ 중국 신화에 나오는 곤륜산 연못 요지에 불사약을 가진 신녀 서왕모가 살며 복숭아나무를 심었는데, 복숭아가 달리고 익을 때까지 3천 년이 걸렸다고 한다. ‘해옥주첨수팔백(해옥에 산가지 더하니 수명은 팔백 세요)’ 바닷가 신선이 바다가 뽕나무밭이 될 때마다 나뭇가지를 하나씩 놓았는데, 세월이 지나 그 나뭇가지로 열 칸의 집을 가득 채울 때까지 ...

2024.05.07
2023.11.16참여 콘텐츠 6
48
[주말 서울 산책]가을 남산 자락 갈월동과 후암동, 후암시장 맛집 간식마당

한강대로를 따라 걸어간다. 떨어진 은행나무 잎이 거리에 뒹군다. 길가 표구사 쇼윈도에 걸린 그림이 발길을 잡는다. 중간 그림이 거꾸로 걸려있어 고개를 돌려서 본다. 이맘때 유럽 어느 도시 풍경 같다. 단풍에 막 물들어간다. 옛 츠루오카鶴岡 문화주택지 입구 축대 위 옛 병원 건물(현 유신재) 모퉁이를 돌아 올라간다. 현관 앞 수국이 시든 채 있지만, 여전히 수국이 고와 애잔하다. 오래된 측백나무 아래 작은 정원에는 버들마편초, 벌개미취가 지고 있다. 언덕 아래 오래된 붉은 벽돌집은 언제나 기품이 느껴진다. 담장 위로 우뚝 솟은 누렇게 물든 감나무잎 사이로 주렁주렁 달린 감이 보인다. 골목 안 분홍집에는 옥상에 놓인 화분마다 고운 국화가 만발하고, 집 앞에 놓인 화분에는 키작은백일홍이 지고 있다. 한쪽에 고운 자주달개비가 반갑다. 그 아래 분꽃 씨가 영글어 간다. 안쪽 계단 위 하얀 옛 교회당에 단풍에 물든 나무가 기대고 있다. 햇살에 빛나는 하얀 벽 아치창 위로 살랑이는 단풍잎과 그림자가 사랑스럽다. 반대편 골목을 걸어간다. 담장 위 노란 장미 한 송이가 골목을 환하게 한다. 그 옆에 다시 만난 버들마편초 반갑다. 축대 사이 계단으로 윗골목으로 올라가 골목을 걸어간다. 축대 아래 화분이 나란히 있는 풍경이 멋지다. 보랏빛 좀 작살나무 열매가 예쁘다. 언덕 위로 올라와 올라왔다. 언덕 위 하얀 집을 경계로 갈월동에서 후암동으로 바뀌었다....

2023.11.16
72
[서울 골목기행]여름 후암동

남산자락 후암동 언덕 아래 고즈넉한 동네 갈월동을 걸었다. 옛 츠루오카鶴岡 문화주택지 가파른 계단으로 언덕 위로 올라왔다. 건너편 정향나무집 멋진 벽화는 칠이 많이 벗겨진 채 있어 안쓰럽다. 그 위로 정향나무 잎은 무성하다. 대문 옆 벽화는 여전해 다행이다. 맞은편 하얀 집 담장 위 나무가 무성하다. 그 아래 할머니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심은 신 거라 정성스레 키우셨던 백일홍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점점 쇠락해가 안쓰럽다. 골목은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낡은 시멘트 담장 뒤 지붕 위로 멀리 고층빌딩이 어느새 빽빽이 들어서 있다. 내리막 돌아 이어진다. 지붕 뒤로 멀리 남산자락 동네가 보인다. 우뚝 솟은 종탑은 해방예배당 종탑이다. 그 아래로 해방촌성당과 보성여고가 보인다. 높은 축대 옆 골목을 지나 아래로 내려와 다시 골목을 따라 올라간다. 더 내려가면 아까 갈월동 쪽에서 올라올 때 지나온 후암동 축대 골목이다. 하얀 담장 위로 분홍장미가 예쁘다. 활짝 핀 모습이 방긋 웃는 웃음소리처럼 보였다. 골목을 따라 걸어간다. 간간이 오래된 축대가 눈에 띈다. 담장 사이로 안쪽으로 높은 축대가 보인다. 길가의 집들은 70~80년대 양옥으로 지은 듯싶다. 예전에는 일제강점기에 지은 문화주택이 있고 그 뒤로 축대 위로 문화주택이 있었을 것 같다. 골목 한쪽 지난봄 지날 때 주차장을 개조한 화실 담장 위 장미도 막 피었었는데 다 지고 없다. 골목 끝 ...

2022.07.05
67
[봄날 서울 산책]남산 아래 갈월동, 후암동, 후암시장 분식집 간식마당

집 앞 아치 위 장미가 많이 피었다. 며칠 전에도 보이지 않았던 찔레꽃이 아치 아래로 길게 늘어져 있다. 남산 자락 후암동에도 빨간 장미가 만발할 것 같다. 아파트 중앙로 안쪽 비밀의 정원에는 개양귀비가 많이 피었다. 작년에 핀 꽃 씨앗이 떨어져 자라 핀 것이다. 이 선생님이 이른 봄 색 좋은 양귀비 씨앗을 골라 심으신 거는 이 양귀비가 지면 필 것 같다. 파리공원 산책로 한쪽에 감나무에 어느새 감꽃이 피어있었다. 숙대역 앞에서 내려 갈월동 츠루오카鶴岡(학강) 문화주택지를 지나 언덕 반대편으로 넘어와 카페 행복보다 행운에서 커피 한 잔을 좁은 골목을 구경하며 커피를 마신다. 장독대 위 빨간 장미가 참 예쁘다. 언덕 아래 후암동 축대 아래 좁은 골목을 따라 걸어간다. 수국이 막 피고 섬초롱과 매발톱이 아침햇살에 빛난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언덕 위 골목을 따러 걸어간다. 청기와대문집 담장 위 분홍장미 꽃봉오리가 막 피려고 한다. 며칠 뒤면 활짝 필 것 같다. 그 뒤로 멀리 남산 위 서울N타워가 보인다. 언덕 위 높은 축대 아래 골목을 따라 걸어간다. 골목 끝 대추나무는 무성하다. 다행이다. 재작년 전지에 나무가 힘들어 작년 한 해는 쉬었던 것 같다. 후암시장으로 내려가는 골목을 따라 내려간다. 계단 옆 고운 작약이 마치 방긋 웃는 듯 서 있어 반갑다. 길 건너 축대 윗집 대문에는 빨간 장미가 만발한다. 후암시장 입구 간식마당에는 남산을...

2022.05.15
101
[서울 골목기행]봄날 남산 자락 후암동, 갈월동 산책

토요일 아침 남산자락 갈월동 골목골목을 걸었다. 길을 따라 걸어간다. 어느새 갈월동에서 후암동으로 바뀌었다. 옆쪽으로 나란히 서 있는 집이 예쁘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집인데 잘 관리해 오래되어 보이지 않는다. 삼광초를 지나간다. 건너편 골목 풍경이 순간 당황스럽다. 입구의 구멍가게가 없어졌다. 늘 화분이 가득 놓여있어 꽃집처럼 보이던 구멍가게는 이 동네 할머님들의 사랑방이었다. 몇 년 전부터 구멍가게를 하지 않고 집으로만 사용되었다. 마침 앞집 어르신이 나오셔서 여쭤보니 지난주부터 공사 중인데 뭐가 들어오는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벽에 계량기 3개가 나란히 있는 걸 보니 세 집이 사는 주택으로 사용될 것 같다. 어르신은 올해 아흔여섯이신데 정정하시다. 산책하러 나가는 길이라 하신다. 어르신은 이십 대 중반에 월남해 윗동네에 살다가 지금의 집으로 이사와 30년 살았다 하신다. 좁은 골목을 지나 동네 안으로 들어간다. 파란대문집 앞 골목 풍경은 여전하다. 다행이다. 축대 옆 좁은 골목을 걸어간다. 대문 앞 화분이 나란히 있고 대문 안으로 화분이 놓여있는 정겨운 풍경이 발길을 잡는다. 이어 축대 아래 바구니에 예쁜 꽃이 핀 화분이 놓여있는 정겨운 풍경이 다시 발길을 잡는다. 이제는 타지 않는 자전거는 멋진 화분 거치대가 되었다. 축대 옆 좁은 골목을 빠져나왔다. 안쪽으로 축대 위 집이 이어지고 위로 가파른 계단이 이어진다. 계단 위 안쪽으...

2022.05.11
75
[겨울 후암동 산책]후암동 골목, 후암시장 간식마당

아침 일찍 나서 재개발로 어수선해지기 전 마지막으로 능선 아래 눈 덮인 북아현동을 걸었다. 그리고 남산자락 갈월동을 걷고, 갈월동과 붙어있는 후암동을 잠깐 걸었다. 일부러 하얀집 아래 돌계단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다. 이제 원래 후암동 산책 동선 그 시작 골목에 섰다. 골목 건너편 담장의 한쪽 멋진 벽화는 칠이 벗겨져 안쓰럽다. 반대편 벽화는 다행히 여전하다. 하얀집 앞을 지난다. 칠이 벗겨진 하얀 담장 위 배롱나무가 빈 가지다. 하얀집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먼저 가신 할아버지가 심었다면 애지중지 가꾸셨었다. 잘 컸으면 좋겠다. 골목을 따라 걸어간다. 낡은 시멘트 담장 뒤로 고층빌딩이 둘러싸고 있다. 모퉁이를 돌아 높은 축대 옆길을 따라 걸어간다. 길 한쪽에는 치워놓은 눈이 그대로 쌓여있다. 붉은벽돌담장 위로 파란 하늘이 더욱더 파랗다. 일제강점기 쌓은 축대 집, 그리고 낡은 돌계단. 그 옆으로 1970년대 이층양옥집, 최근에 지은 다세대주택이 차례로 이어진다. 마치 지나간 시간이 차례로 이어지는 것 같다. 골목을 내려간다. 건너편 파란 기와지붕집 담장 뒤로 마른 분홍 장미가 몇 송이가 남아있어 반갑고 또 애틋하다. 모퉁이를 돌아 다시 이어지는 축대 골목을 따라 걸어간다. 붉은 벽돌담 위에 흐르는 아침 햇살이 참 좋다. 검붉은 장미 몇 송이 시든 채 있다. 따사로운 봄날이면 담장 위 빨간 장미가 만발한 예쁜 집이다. 골목 끝...

2022.01.09
2021.09.22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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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여행]안동댐, 낙강물길공원, 월영교

추석 전날이다. 새벽에 출발했는데도 서울을 빠져나와 원주까지는 가벼운 정체가 반복되었다. 이후 안동까지는 일사천리로 왔다. 성묘하고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먼저 안동댐으로 간다. 딸아이가 며칠 전 안동댐 근처에 인스타그램 명소 낙강물길공원이 있다며 가보고 싶다고 했었다. 안동댐은 30 년만이다. 대학 3학년 때 설악산 수학여행 때 잠시 들린 적이 있다. 찾아가는 낙강물길공원은 월영교를 지나 댐 아래에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공원으로 걸어간다. 안쪽 절벽 아래로 잔디밭이 있고, 잔디밭 아래로 울창한 메타세쿼이아 숲속에 작은 연못이 있다. 연못에는 수련은 다 지고 잎만 남았다. 분수가 시원하게 뿜고 있다. 그 뒤로 구름다리가 있다.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과 비슷하다. 수련이 가득한 연못과 구름다리. 수련이 한창일 때 정말 아름다웠을 것 같다. 구름다리를 건너간다. 안쪽 숲속 연못이 있고 그 위에 징검돌이 놓여있다. 연못 한쪽에는 분수가 시원하게 내뿜는다. 딸아이가 보여준 사진 속 그 풍경이다. 사진은 건너편에서 찍었다. 사람들이 그 풍경 속에서 사진 같이 찍고 있었다. 미리 다리를 건너가 차례를 기다린다. 건너편에 집사람과 아들이 앉아 정답게 앉아 있다. 기다리는 사이 아들아이도 건너왔다. 딸아이가 건너오는 모습을 담는다. 아들아이는 핸펀으로 담고 나는 카메라로 담았다. 역광이라 모처럼 HDR 기능을 써서 찍었는데 딸아이는 핸펀으로...

2021.09.22
2024.11.02참여 콘텐츠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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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 가족 여행]갤러리 아리타에서 고우라쿠가마 가는 길

갤러리 아리타有田에서 멋지게 점심을 먹었다. 이제 이번 아리타 여행의 두 번째 목적지인 고우라쿠가마幸楽窯로 트레저 헌팅하러 간다. 삼거리에서 구름다리를 건너간다. 길 끝으로 멀리 산 아래 아리타 역이 보인다. 거리는 이따금 차가 다닐 뿐 한산하다. 난간 도자기가 멋지다. 청화백자, 가키에몬柿右衛門 백자. 색이 참 좋다. 구름다리를 내려와 안쪽 골목을 걸어간다. 아리타 역 앞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길이다. 골목을 따라 오래된 집들이 많이 눈에 띈다. 20세기 초 지어진 집들 같다. 부분부분 개보수했지만, 옛 틀은 그대로다. 왼쪽 길로 간다. 마당이 넓은 큰집도 눈에 띈다. 학교 담장에 만발한 수국이 비에 젖어 더욱더 곱다. 초등학교 담장 길옆 집들은 아마도 전쟁 전 지은 집들 같다. 앞서 걸어가던 딸이 논 옆길로 걸어간다. 마을이 끝나며 논이 이어지고 그 사이로 기찻길이 이어진다. 기찻길을 건너간다. 그러고 보니 보슬보슬 내리던 비는 그쳤다. 집사람은 여전히 우산을 쓰고 걸어간다. 길 안쪽으로 굴뚝이 보인다. 아오키류산가마青木龍山窯다. 1881년 아오키 진이치로青木甚一郎가 호카오야마外尾山 공동 가마의 권리를 매입한 것이 아오키류산가마의 시작이다. 길 한쪽에 굴뚝이 높게 솟아 있다. 그 뒤로도 굴뚝 3개가 이어진다. 규모가 있는 가마다. 후지마키세이토우藤巻製陶는 1775년 청백자를 만드는 곳으로 아리타에서 청백자로 손꼽히는 곳이다. 길가로...

202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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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 가족 여행]도자기 도시 아리타 산책, 갤러리 아리타

아리타有田 역에서 내렸다. 사가에서 오는 길에 다케오武雄에 들러 멋진 다케오도서관과 3000년 웅장한 녹나무를 만났다. 역사 안 안내가 특이하다. 도자기로 만든 입체 QR 코드다. 코드를 스캔하면 아리타 관광협회 공식 홈페이지 '아리타산포ありたさんぽ'에 접속된다. 사가佐賀 대학 연구생 이효진 씨 작품이다. 매점에는 파는 카레도 특이하다. 카레 플러스 아리타 자기 카레 그릇이다. 도자기의 도시 아리타답다. 아리타 역을 나왔다. 비는 많이는 아니고 부슬부슬 내린다. 딸이 따라오지 않고 뭔가를 찍는다. 플랫폼에 걸린 역명도 청화백자에 쓰여있다. (2023.6.24) 길가 도시 안내도도 도자기다. 작년 여름 이탈리아 시에나 키안차노테르메를 여행할 때 아침 산책길에 도시의 공원의 바닥, 테이블, 의자는 물론, 보도블록도 도로 경계석도 대리석이라 신기해했던 적이 있다. 딱 그 기분이다. 오래된 집이 길게 이어진다. 집이 예쁘다. 딸이 수국을 담는다. 고우라쿠가마幸楽窯 트레저 헌팅은 1시에 입장이다. 11시 조금 넘었다. 먼저 점심을 먹고 가면 될 것 같다. 식당은 예약은 하지 않았지만, 평일이라 지금 가면 11시 15분. 자리가 있을 것 같다. 오늘 점심은 갤러리 아리타ギャラリー有田다. 이번 사가 가족여행에서 꼭 가야 하는 곳으로 집사람과 딸이 손에 꼽은 곳이다. 멋진 도자기에 맛있는 음식을 담아 준다고 한다. 멋 위 담긴 맛이다. 상상만으로도...

2024.11.01
61
[사가 기차 여행]다케오온센 역에서 아리타 역 가는 길, 차창 밖 풍경

다케오武雄에 들려 궁금했던 다케오 신사 뒤 3000년 녹나무를 만났다. 웅장한 나무도 나무가 있는 장엄한 공간도 감동적이었다. 녹나무를 만나기 전 집사람과 딸아이를 이번 사가佐賀 가족여행을 이끈 다케오시립도서관도 들렀다. 멋진 도서관이었다. 다케오온센武雄温泉 역에서 출발 몇 분을 남겨놓고 아리타有田행 기차를 탔다. 열차를 타고 자리에 앉아 겨우 한숨을 돌린다. 기차로는 20분 남짓 걸리지만 기차가 자주 없어 놓치면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다케오 시내를 벗어난다. 시내를 벗어나자 논이 펼쳐진다. 산에 논이 끊긴다. 작은 산을 넘자 다시 논이 이어지는 풍경이 이어진다. 다시 작은 산에 끊어진다. 산을 넘자 끊어졌던 논이 이어진다. 며칠 내린 장맛비에 논이 마치 넓은 호수 같다. 논 위 마을 반영이 비치는 풍경이 평화롭다. 날이 맑았다면 푸른 하늘이 비치는 풍경은 그림 같았을 것 같았다. 막 모내기를 끝낸 논이다. 이모작이라 이맘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사가는 논밭에서 1년에 2종류 다른 작품을 심는 이모작을 제일 많이 하는 곳으로 이모작은 간도 이남에서만 이루어진다. 산 아래, 그리고 길가 보이는 집 중에는 오래된 집들이 눈에 띈다. 기찻길 뒤로 집들이 이어진다. 아마도 이 길은 그 옛날 나가사키長崎로 이어지는 가이도街道 역참 마을 같다. 바로 옆 도로가 같이 이어진다. 도로 뒤로 집들이 있다. 비교적 최근에 지은 집들 같다. 산자...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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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 가족 여행]다케오 시립도서관, 다케오 신사, 3000년 녹나무

오늘은 아침 산책은 멀리 가지는 못하고 가까운 호리에堀江 신사와 주변 골목을 걸었다. 호텔로 돌아와서 가족과 사가佐賀 역에 왔다. 출근 시간, 통학 시간이라 사람들로 붐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이라 더 붐비는 것 같다. 다케오武雄로 가는 플랫폼은 한산하다. 열차 제일 끝에서 내린 여학생들이 이야기하며 천천히 걸어오는 모습이 예쁘다. 건너편 플랫폼은 타고 내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열차에 탔다. 어제 가라쓰唐津로 갈 때와 같다. 우리 가족 말고는 아무도 없다. 비는 내리지 않지만, 여전히 흐리다. 차창 밖으로 며칠 내린 장맛비에 호수 같은, 연못 같은 논밭이 이어진다. 중간에 몇 명 타고 내려 다시 텅 비었다. 다케오온센武雄温泉 역에서 내렸다. 아쉽게도 역 근처에는 깃사텐喫茶店이 없다. 아침이 조금 늦지만, 다케오시립도서관 내 스타벅스에서 먹어야겠다. 딸아이가 구글맵을 보며 앞장선다. 비는 부슬부슬 내린다. 장마철 평일 아침이라 그런지 거리는 한산하다. 다케오시립도서관은 이번 사가 가족 여행에서 집사람과 딸아이가 꼭 가야 할 곳으로 한다고 두 곳 중 한 곳이다. 덕분에 3000년 녹나무를 만난다. 사거리에서 곧장 가면 다케오 온천마을이다. 하지만 왼쪽으로 꺾어서 간다. 아쉽다. 자칭 온천 마니아인데 역 이름까지 온천이 들어간 온천 도시 다케오까지 와서 온천에 발도 담그지 못하고 간다. 다리 직전에 두 손을 지구본을 받들고 있는...

202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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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 여행]호리에 신사와 주변 골목 산책

사가佐賀 여행 셋째 날 아침이다. 동네 산책을 나선다. 오늘은 아침에 다케오武雄에 들렀다가 아리타有田에 간다. 다케오와 아리타는 이번 가족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어제저녁에 사가 현청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주변 동네를 걷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멀리 가지는 못하고 호텔 근처 동네를 걸어야겠다. 그저께 저녁 먹고 대중온천탕 사가노유도코佐賀の湯処 고모레비こもれび에서 온천욕하고 돌아오는 길에 골목 입구에 세워진 오래된 도리이鳥居를 봤다. 골목 안쪽으로 오래된 신사, 집이 있을 것 같았다. 그리로 간다. 비는 부슬부슬 내린다. 길 건너 꼬치구이 집이 있다. 첫날 저녁 먹으러 가는 길에 보니 식당 앞에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오늘 저녁은 조금 일찍 돌아와서 저곳에서 저녁을 먹어야겠다. 길을 따라 걸어간다. 이 길은 기찻길을 따라 나란히 이어지는 길이다. 계속 가면 어제 들렸던 고모레비다. 기찻길 밑으로 도랑이 흐른다.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옆 기찻길 터널 아래로 길이 이어진다. 횡단보도를 건너 반대편 길을 걸어간다. 길 한쪽은 낡은 집 앞에 배롱나무가 벌써 만발한다. 올해 첫 배롱나무꽃이다.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왼쪽으로 기찻길이 지나간다. 그 아래 터널로 길이 이어진다. 길을 따라 걸어간다. 한쪽에 그저께 밤에 본 도리이가 있다. 1801년에 세운 도리이다. 도리이 아래를 지나 골목을 걸어간다. 왼쪽으로는 고노神野 소학교 운...

2024.09.23
2024.02.22참여 콘텐츠 1
83
[이탈리아 가족 여행]피렌체 더몰 아웃렛(아울렛)

아침 일찍 피스토이아 몬테카티니테르메에서 출발해 피렌체 외곽에 있는 더몰 아웃렛으로 간다. 마음 같아서는 가족들만 보내고 고즈넉한 피렌체 골목을 걷고 싶었다. 어느새 버스는 피렌체 아래를 지나 평화로운 풍경을 따라 달린다. 좁은 시골길을 빠져나오자 안쪽으로 더몰 아웃렛이 넓게 펼쳐져 있다. 더몰은 토스카나 특유의 푸른 전원에 자리한 대규모 아웃렛이다. 제일 먼저 보스, 그리고 이어 몽클레어가 맞아준다. 이어 몽블랑이다. 낯익은 브랜드다. 버스는 아래로 내려가 구찌 건너편에서 내려준다. 내려준 이곳에서 1시까지 오면 된다. 3시간 자유 시간이다. 구찌 입구에 선다. 조금 있으니 피렌체에서 출발한 첫 피렌체 더몰 셔틀버스가 들어온다.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우리 줄 뒤로 선다. 줄은 어느새 길게 늘어섰다. 오픈과 동시에 들어간다. 말로만 들었던 오픈런을 처음으로 해본다. 딱히 살 건 없고 집사람을 따라다니며 구경이나 해야겠다. 입구에 서 있는 멋쟁이 마네킹이 들고 있는 멋진 브리프 케이스가 발길을 잡는다. 안쪽에 호랑이 무늬 코트가 멋지다. 선반 위 놓인 백 팩, 아래에 걸린 재킷이 콜라보다. 진열장 안에 놓인 붉은 손지갑이 동양스럽다. 집사람이 고른 머플러를 골라 계산하고 리펀드 서류를 받으러 올라간다. 아무도 없다. 택스 리펀드 서류를 받아 나선다. 택스 펀드 라운지로 가서 받은 서류를 제시하면 리펀드해준다고 한다. 구찌를 나와 프라...

2024.02.22
2024.06.18참여 콘텐츠 4
90
[경주 여행]봄비 내리는 양동마을 고택 순례; 무첨당, 대성헌, 낙선당, 송첨고택(서백당)

2박 3일 가족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이다. 어제 오후 늦게 내리던 비는 여전히 추적추적 내린다. 민박집을 나선다. 건너편 성주봉 아래로 어제 아침 산책에 들렀던 두고 고택이 보인다. 오늘 아침은 어제 들리지 못한 무첨당으로 간다. 개천 위 다리를 건너간다. 연못을 돌아 언덕길을 걸어간다. 언덕 아래 넓은 마당 한쪽에 막 피던 자목련도 살구꽃도 비에 젖어 있다. 언덕 위에 향단이 있다. 언덕 아래 기와집이 멋지다. 왼쪽이 안채, 오른쪽에 툇마루로 이어지는 사랑채가 있고 그 옆에 누마루가 있다. 규모는 작지만 알찬 집이다. 다시 아래로 내려와 걸어간다. 대문 대신 서 있는 수선화가 밤새 내린 비에 꺾여 안쓰럽다. 뒷집도 비슷한 분위기의 초가집이다. 담장은 있지만, 대문은 없다. 언덕 위 무첨당이 있다. 가파른 돌계단 위 낮은 담장 사이 일각문으로 있다. 자연석 그대로 돌계단이 인상적이다. 축대를 쌓고 담장을 올렸다. 대문으로 해서 무첨당 안으로 들어간다. 왼쪽으로 사랑채가 있다. 누마루와 대청마루 면에 ‘靑玉樓’ ‘世一軒’ ‘五棣書室’ ‘勿厓書屋’ ‘無忝堂’ ‘左海琴書’ 편액이 걸려있다. 사랑채 툇마루 위에는 ‘蒼山世居’가 걸려있다. ‘오체서실’는 이언적의 다섯 손자가 공부하던 서실, ‘물애서옥’는 무첨당이 위치한 물봉골(물애)의 서고, ‘무첨당은 회재 이언적의 장손 이의윤의 호로 더럽힘이 없음, ‘좌해금서’는 한양에서 보아 왼쪽에 바다...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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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가족 여행]봄날 양동마을 산책. 관가정, 향단

어제 해 질 녘에 온 가족이 안골을 산책했다. 오늘 아침은 일찍 건너편, 그리고 안골을 혼자 산책했다. 민박집으로 돌아와 간단하게 아침을 먹으며 커피까지 내려 마셨다. 참 좋다. 가족들이 외출 준비하는 동안 기다린다. 창살 사이로 건너편 심수정이 보인다. 앉았다가 아예 드러눕는다. 방바닥이 따뜻해 좋다. 이른 아침부터 걸었더니 졸린다. 민박집을 나선다. 관가정으로 간다. 가족과 같이 가려고 아침에 들리지 않았다. 송 선생님이 오늘 오전에는 관가정에 있는다 하셨다. 선생님이 계셔 다시 뵙고 관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관가정 가기 전에 왼쪽 언덕 아래 심수정에 들린다.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심수정은 여강 이씨 문중 정자로 1,560년 경 지은 정자가 철종 때 화재로 타 1917년 복원되었다. 담장 안에 정자가 있고 담장 밖에 행랑채가 있다. 복원하며 담장을 만든 듯싶다. 누마루에서 보면 건너편 관가정과 향단이 있는 풍경이 보일 것 같다. 언덕길 오래된 살구나무는 꽃이 막 피기 시작했다. 강학당 앞에 서니 건너편으로 왼쪽으로 관가정과 오른쪽으로 향단이 보인다. 1867년경 지어진 강학당은 여강 이씨 문중 서당으로 대사간을 지낸 지족당 이연상이 학생들을 가르친 곳으로 일반적인 ‘ㅡ’자형 서당건축 배치와는 달리 강학당은 ‘ㄱ’자형’이다. 나중에 마루와 방이 덧붙여진 것 같다. 이제 내려간다. 초가집 담장 앞 살구나무는...

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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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가족 여행]양동마을 서백당(송첨 종택)

안동에서 출발해 양동마을로 가는 길에 영덕 강구항 대게 거리 죽도산에서 대게 코스요리로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잠깐 해파랑 공원 바닷가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를 걸었다. 비가 올듯한 말 듯 한 날씨였다. 차를 타고 몇 분도 안 되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가까운 거리인데 길이 막혀 1시간 걸렸다. 양동마을에 도착하니 비는 그쳤다. 민박집에 짐을 놓으러 들어간다. 민박집 위로 보이는 기와집이 멋지다. 짐을 놓고 나와 어두워지기 전 동네 산책을 나선다. 일요일 저물녘 관광객들이 다 빠져나간 동네는 한산하다. 날이 흐려 석양에 물든 마을 풍경을 기대했는데 조금 아쉽다. 이번 양동마을 여행에서 제일 궁금한 안골 서백당으로 간다. 개천가 흙담 앞 매화가 막 지고 있다. 자세히 보니 살구꽃이다. 그 아래 핀 붉은 명자나무꽃이 참 곱다. 어느새 아쉬웠던 마음이 풀어졌다. 개천 옆길을 걸어간다. 서백당 이정표가 안쪽을 가리킨다. 안쪽 길로 걸어간다. 길가로 기와집이 이어지고 언덕 바로 기와집이 있다. 이정표를 보니 상춘헌 고택과 근암 고택이다. 초가 담장 옆길을 걸어간다. 초가 담장 뒤로 산수유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담장 뒤로 기와집이 있다. 담장은 있는데 대문은 없다. 넓은 마당 뒤로 기와집 한 채가 있다. 앞은 사랑채, 뒤는 안채인 안동 전주 류씨 삼산 종택이다. 1750년 무렵 지은 집으로 최근에 기와를 새로 올렸다. 집 뒤로 대숲이 울창하다...

2024.04.13
경주 양동마을 봄을 걷다

양동마을로 오는 길에 비가 내렸는데 마을에 도착하니 비는 내리지 않는다. 민박집에 짐을 내려놓고 마을 산책을 나선다. 날이 흐려 석양에 물든 마을 풍경을 기대했는데 조금 아쉽다. 제일 먼저 양동마을로 여행하러 오게 한 안골 서백당을 만나러 간다. 흙담 앞 매화가 막 지고 있다. 그 아래 예쁜 명자나무가 반갑다. 아쉬웠던 마음이 어느새 풀어졌다. 개천 위 다리를 건너 흙담 사이 골목을 걸어간다. 초가집 앞 노란 산수유가 발길을 잡는다. 언덕 아랫집 입구에는 수선화가 피어있고 마당 끝에는 담장 대신 있는 명자나무에 꽃이 막 피고 있었다. 언덕 아래를 내려와 길을 따라 걸어간다. 초가집 앞 핀 진달래가 곱디곱다. 서백당 사랑채 마루 끝에 앉아 바라본다. 궁금했던 풍경이다. 담장 뒤로 멀리 성주봉이 보인다. 궁금했던 풍경이다. 담장 아래에는 오래된 모란이 있다. 모란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화창한 봄날 마루 끝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는 상상을 해본다. 행복하다. 사당 앞 축대 위 500년 향나무 굴곡진 밑동에 가슴 뭉클해진다. 둘째 날 아침이다. 이른 아침 산책을 나선다. 민박집 아랫집 벚나무는 다음 주면 만개할 것 같다. 언덕 아래 초가집에는 담장 대신 배롱나무가 한그루가 서 있다. 안채까지 징검돌이 이어진다. 돌아나간다. 뒤로 향나무 한그루가 대문인 양 서 있다. 멀리 성주봉이 보인다. 마당가는 광대나물밭이다. 개천가 살구나무꽃이 막 피고 ...

2024.03.29
2024.06.18참여 콘텐츠 4
90
[경주 여행]봄비 내리는 양동마을 고택 순례; 무첨당, 대성헌, 낙선당, 송첨고택(서백당)

2박 3일 가족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이다. 어제 오후 늦게 내리던 비는 여전히 추적추적 내린다. 민박집을 나선다. 건너편 성주봉 아래로 어제 아침 산책에 들렀던 두고 고택이 보인다. 오늘 아침은 어제 들리지 못한 무첨당으로 간다. 개천 위 다리를 건너간다. 연못을 돌아 언덕길을 걸어간다. 언덕 아래 넓은 마당 한쪽에 막 피던 자목련도 살구꽃도 비에 젖어 있다. 언덕 위에 향단이 있다. 언덕 아래 기와집이 멋지다. 왼쪽이 안채, 오른쪽에 툇마루로 이어지는 사랑채가 있고 그 옆에 누마루가 있다. 규모는 작지만 알찬 집이다. 다시 아래로 내려와 걸어간다. 대문 대신 서 있는 수선화가 밤새 내린 비에 꺾여 안쓰럽다. 뒷집도 비슷한 분위기의 초가집이다. 담장은 있지만, 대문은 없다. 언덕 위 무첨당이 있다. 가파른 돌계단 위 낮은 담장 사이 일각문으로 있다. 자연석 그대로 돌계단이 인상적이다. 축대를 쌓고 담장을 올렸다. 대문으로 해서 무첨당 안으로 들어간다. 왼쪽으로 사랑채가 있다. 누마루와 대청마루 면에 ‘靑玉樓’ ‘世一軒’ ‘五棣書室’ ‘勿厓書屋’ ‘無忝堂’ ‘左海琴書’ 편액이 걸려있다. 사랑채 툇마루 위에는 ‘蒼山世居’가 걸려있다. ‘오체서실’는 이언적의 다섯 손자가 공부하던 서실, ‘물애서옥’는 무첨당이 위치한 물봉골(물애)의 서고, ‘무첨당은 회재 이언적의 장손 이의윤의 호로 더럽힘이 없음, ‘좌해금서’는 한양에서 보아 왼쪽에 바다...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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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가족 여행]봄날 양동마을 산책. 관가정, 향단

어제 해 질 녘에 온 가족이 안골을 산책했다. 오늘 아침은 일찍 건너편, 그리고 안골을 혼자 산책했다. 민박집으로 돌아와 간단하게 아침을 먹으며 커피까지 내려 마셨다. 참 좋다. 가족들이 외출 준비하는 동안 기다린다. 창살 사이로 건너편 심수정이 보인다. 앉았다가 아예 드러눕는다. 방바닥이 따뜻해 좋다. 이른 아침부터 걸었더니 졸린다. 민박집을 나선다. 관가정으로 간다. 가족과 같이 가려고 아침에 들리지 않았다. 송 선생님이 오늘 오전에는 관가정에 있는다 하셨다. 선생님이 계셔 다시 뵙고 관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관가정 가기 전에 왼쪽 언덕 아래 심수정에 들린다.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심수정은 여강 이씨 문중 정자로 1,560년 경 지은 정자가 철종 때 화재로 타 1917년 복원되었다. 담장 안에 정자가 있고 담장 밖에 행랑채가 있다. 복원하며 담장을 만든 듯싶다. 누마루에서 보면 건너편 관가정과 향단이 있는 풍경이 보일 것 같다. 언덕길 오래된 살구나무는 꽃이 막 피기 시작했다. 강학당 앞에 서니 건너편으로 왼쪽으로 관가정과 오른쪽으로 향단이 보인다. 1867년경 지어진 강학당은 여강 이씨 문중 서당으로 대사간을 지낸 지족당 이연상이 학생들을 가르친 곳으로 일반적인 ‘ㅡ’자형 서당건축 배치와는 달리 강학당은 ‘ㄱ’자형’이다. 나중에 마루와 방이 덧붙여진 것 같다. 이제 내려간다. 초가집 담장 앞 살구나무는...

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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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행]봄날 양동마을 아침 산책, 고택 순례

양동마을 가족 여행 둘째 날 아침이다. 날이 흐른다. 혹시나 아침노을에 빛나는 동네 풍경을 볼 수 있을까 기대했었는데 아쉽다. 오후에는 비 소식이 있다. 아침을 먹고 오전에 가족과 어제 못 들린 관가정과 향단을 둘러봐야겠다. 아침 산책을 나선다. 어제 그냥 지나쳤던 개천 옆 산자락 아래 동네를 걷고 어제 걸었던 안골을 다시 걸어야겠다. 민박집 윗집은 기와집이다. 담은 있는데 문은 없다. 기와집 뒤로 초가집이 있다. 사랑채가 기와집이고 안채가 초가집이다. 언덕 아래 제일 윗집은 초가집이다. 아랫집처럼 담은 있는데 문은 없다. 마당에 징검돌이 놓여있다. 초가지붕 위로 살짝 보이는 기와지붕은 소쇄당 지붕인 듯싶다. 안쪽 작은 초가집은 화장실인 듯싶다. 마당에 서면 멀리 성주봉이 보인다. 마당 아래 향나무 한그루가 대문인 양 서 있다. 아래로 내려간다. 아래로 숙소인 남해민박 초가지붕이 모여있는 있는 풍경이 정겹다. 아래로 내려가 개천 위 다리를 건너간다. 연못가에 잘린 연꽃대만 남아있다. 다리 옆 빈 가지지만 배롱나무가 멋지다. 다리를 건너 개천을 따라 걸어가다가 어제저녁에 봐뒀던 오른쪽 언덕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올라간다. 초가집 앞에는 노란 산수유가 흐드러게 피었다. 언덕 아래 집은 두고 고택이다. 대문채에는 대문은 없고 문체만 있다. 사랑채 뒤로 안채가 보인다. 사랑채에는 ‘杜谷書齋(두고서재)’ 편액이 걸려있다. 열린 뒤창으로 안채...

2024.04.27
경주 양동마을 봄을 걷다

양동마을로 오는 길에 비가 내렸는데 마을에 도착하니 비는 내리지 않는다. 민박집에 짐을 내려놓고 마을 산책을 나선다. 날이 흐려 석양에 물든 마을 풍경을 기대했는데 조금 아쉽다. 제일 먼저 양동마을로 여행하러 오게 한 안골 서백당을 만나러 간다. 흙담 앞 매화가 막 지고 있다. 그 아래 예쁜 명자나무가 반갑다. 아쉬웠던 마음이 어느새 풀어졌다. 개천 위 다리를 건너 흙담 사이 골목을 걸어간다. 초가집 앞 노란 산수유가 발길을 잡는다. 언덕 아랫집 입구에는 수선화가 피어있고 마당 끝에는 담장 대신 있는 명자나무에 꽃이 막 피고 있었다. 언덕 아래를 내려와 길을 따라 걸어간다. 초가집 앞 핀 진달래가 곱디곱다. 서백당 사랑채 마루 끝에 앉아 바라본다. 궁금했던 풍경이다. 담장 뒤로 멀리 성주봉이 보인다. 궁금했던 풍경이다. 담장 아래에는 오래된 모란이 있다. 모란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화창한 봄날 마루 끝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는 상상을 해본다. 행복하다. 사당 앞 축대 위 500년 향나무 굴곡진 밑동에 가슴 뭉클해진다. 둘째 날 아침이다. 이른 아침 산책을 나선다. 민박집 아랫집 벚나무는 다음 주면 만개할 것 같다. 언덕 아래 초가집에는 담장 대신 배롱나무가 한그루가 서 있다. 안채까지 징검돌이 이어진다. 돌아나간다. 뒤로 향나무 한그루가 대문인 양 서 있다. 멀리 성주봉이 보인다. 마당가는 광대나물밭이다. 개천가 살구나무꽃이 막 피고 ...

2024.03.29
2024.11.04참여 콘텐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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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명동 산책]명동길-명동 먹자골목-명동성당-남대문로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간다. 토요일 점심 시간 직전인데 한산하다. 빌딩 앞 마당에 시소 타는 아이들이 반갑다. 아이들의 유쾌한 함성이 들리는 것 같다. 조각가 윤석원의 1986년 작 ‘작은 승리’다. 명동길 쪽으로 걸어간다. 가을 햇볕이 따갑다. 그림자가 길게 늘어진다. 골목 끝으로 전광판에 차예련이 반갑다. 골목을 걸어간다. 코로나로 비었던 가게는 눈에 띄지 않는다. 낯익은 상점이 다른 상점이 되었다. 골목을 걸어간다. 빈 가게는 눈에 띄지 않는다. 낯익은 상점이 다른 상점이 되었다. 골목 끝자락 떡볶이 가게는 하나만 다시 열려있다. 골목을 돌아간다. 3층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헤어 샵이 반갑다. (2015.8.8.) (2015.1.17) 골목이 휑하다. 좋아했던 골목이 아쉽다. 골목을 들어서면 늘 청바지를 입은 멋쟁이 마네킹이 반겨주고 이국적인 골목 풍경에 즐거웠었다. 모퉁이를 돌아간다. 이 골목은 여전하다. 중간 사거리까지 가게들이 대부분 비어있다. 황량한 골목에 색색의 의자가 그나마 골목에 생기를 준다. 모퉁이를 돌아간다. 쇼윈도 안 아이브 장원영이 반갑다. 이 골목도 빈 가게가 여전히 있다. 모퉁이를 돌아간다. 명동 먹자골목에는 아직도 노점이 없어 한산하다. 쇼윈도 안 낯익은 모델이 반갑다. 프로미스나인 이채영이다. 한쪽에 낯익은 모델은 고윤정 같다. 가로수는 낙엽에 물들어간다. 바닥에는 낙엽이 뒹군다. 다음 주말이...

202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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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명동 산책]필동 브런치 카페 가까운빵, 충무로, 명동성당, 명동길, 필동문화예술거리 예술통

토요일 충무로에서 점심 모임이 있다. 모처럼 시내 가는 길 카메라를 챙겼다.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명동 산책을 해야겠다.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한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며 우산을 폈다 접기를 반복했다. 충무로역에서 내렸다. 마을버스, 중간에 지하철을 한 번 갈아탔다. 거리상으로는 가깝지만 한 시간 넘게 걸렸다. 4번 출구로 나왔다. 어느새 비는 그쳤다. 날은 여전히 흐리다. 충무로라고 생각했는데 남산자락 필동이다. 안쪽 골목 건물에 지인이 하는 브런치 카페가 있다. 카페는 2층에 있다. 날이 흐려 아래서 보이는 카페 안 전등 불빛이 참 좋다. 건물 앞에 ‘가까운빵’ 간판이 서 있다. 가까운 빵이 아니다. 가까운빵이다. 단순하지만 독특한 카페 이름에서 글 쓰는 주인의 감성과 모습이 함께 느껴진다. 계단을 올라간다. 카페 문이 닫혀있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카운터 앞 한 분이 서 있다. 안쪽에서 주인이 빵을 포장하고 있다. 갓구운 빵인 듯싶다. 손님이 나가고 그제야 주인이 반갑게 맞아준다. 자리로 안내한다. 아늑한 카페 공간이 좋다. 자리 뒤 창문 위에 걸린 그림이 정겹다. 정겨운 골목 풍경을 즐겨 그렸던 박춘매 작가의 작품이다.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담장 위 나란히 놓여있는 각양각색의 화분이 귀엽다. 자리에 앉는다. 카페 안 은은한 전등 불빛 참 좋다. 마늘빵과 커피. 살짝 매콤하고 달콤하다. 안쪽 냉장고에 붙인 그림엽...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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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산책]봄날 일요일 오후 명동길, 명동거리, 명동골목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간다. 중간에 잡화가게가 없어져 계단 풍경이 낯설다. 윤석원의 ‘작은 승리 (1986년 작)’ 계단을 올라 조각상 옆을 지난다. 오늘 보니 놀아주는 누나가 더 신난 것 같다. 텅 빈 거리에 시소 타는 아이들의 즐거운 함성이 울려 퍼지는 것 같다. (2014.8.30) 건너편 아이들이 어렸을 때 자주 왔던 TGI Friday는 훠궈火锅 집 하이디라오海底捞로 바뀌어있다. 모퉁이를 돌아 길을 걸어간다. 이 길 중간까지 을지로1가다. 그 뒤로 명동1가다. 흔히 을지로입구역에서 명동역 사이 블록을 명동이라 하지만 블록 안에는 명동1가, 명동2가는 물론 남대문로2가, 충무로1가, 충무로2가, 저동1가, 을지로2가까지 포함되어 있고, 넓게는 블록 밖 남산자락 동네와 청계천 주변 동네도 포함한다. 동명은 조선시대 5부 49방 중 남부 명례방의 '명'에서 유래한다. 조선시대에는 명동은 주택가였다.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개편 때 메이지초明治町가 되었다. 일제강점기 최고 번화가 혼마치本町(현 충무로)에 인접해 있어 발전했다. 광복 후 서울의, 대한민국의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한국전쟁 이후 도시재개발로 정비되며 금융의 중심지로 발전하고 70년대 빠른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쇼핑과 패션의 중심지가 되었다. 80년대 금융회사들의 여의도로 이전하고 90년대 패션 중심지가 강남으로 이전되며 명동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후 ...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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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산책]한여름 명동 아침 산책, 명동성당

주말이면 카메라를 들고 서울을 걷곤 한다. 올해는 코로나로 나서지 못했다. 여름이 되며 조심스럽게 다시 걷기 시작했다. 6월 마지막 토요일은 종묘와 창덕궁 사이 권농동, 7월 첫 토요일은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길, 그리고 코로나 거리 두기로 문을 닫았던 고궁 문이 다시 열리며 지난 2주 토요일은 연속으로 창덕궁과 창경궁, 경복궁을 걸었다. 그 길에 오랜만에 아름다운 풍경과 정겨운 풍경, 그리고 정다운 분들을 만나 즐거웠다. 오늘은 7월 초 문이 닫혀 걷지 못했던 덕수궁을 걷는다. 그 길에 조금 일찍 나서 한여름 명동을 산책해야겠다. 어제 일기예보에 오늘은 비가 많이 온다고 했다. 집을 나서는데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인다. 금방은 내리지 않을 것 같다. 마을버스를 타고 당산역에서 내려 전철로 갈아탔다. 당산철교를 지난다. 흰 구름 떠다니는 파란 아래 아직 어둠이 덜 걷힌 건물이 아침햇살에 살짝 빛난다. 정적을 가로질러 새가 날아간다.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렸다. 지하도는 지나는 사람 없이 한산하다. 계단을 올라간다. 계단 위 스타벅스는 닫혀있다. 7시 5분 전. 안에는 손님 맞을 준비로 분주히 움직일 것 같다. 주말 아침 조용한 거리에는 시소 타는 아이들이 즐거운 함성이 들리는 것 같다. 윤석원의 ‘작은 승리 (1986년 작)’다. 명동길로 이어지는 골목을 걸어간다. 이 시간이면 군데군데 물건을 내리는 트럭이 서 있는데 오늘은 한 대만...

2021.08.12
2024.09.21참여 콘텐츠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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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골목 여행]기레 산책 – 야시키코지와 주변

시키나이다테하라式内楯原 신사와 뇨간지如願寺 주변 골목을 걸었다. 일요일 이른 아침 고즈넉한 동네 산책에 즐거웠다. 이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은 야시키코지屋敷小路로 해서 간다. 골목 한쪽에 나카고야가이도中高野街道 도석이 있다. 그 뒤로 한쪽으로 오래된 마치야町家가 이어진다. 맞은 편도 마치야가 이어졌는데 헐고 그 자리에 새로 집을 지었다. 나카고야가이도는 위로 기레喜連 동서로 나눠 남북으로 이어준다. 안쪽으로 부케야武家屋가 이어지는 야시키코지가 이어진다. 짧은 골목이지만 오래된 부케야가 이어지는 골목 풍경이 멋진 곳이다. 아침 한쪽에 반쯤 걸려 골목의 운치를 더한다. 대문은 마주 보지 않고 지그재그로 있다. 골목에 흐르는 오래된 나무 향이 참 좋다. 2009년 처음 기레를 찾았을 멋진 오래된 부케야 골목 산책에 즐거웠다. 멋진 골목 풍경이 좋아 2010년대 중반까지 자주 찾아왔다. 최근에 이 골목 이름이 야시키코지라는 거를 알았다. 1775년 재건한 센넨지専念寺와 1852년 지은 나카타니가中谷家에 둘러싸인 T자 야시키코지는 고즈넉한 옛 정취를 보여준다.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는 마찬가지로 전쟁 때 대공습으로 오래된 집이 대부분 파괴되었다. 이곳은 오사카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폭격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 오래된 부케야는 1850~1890년대 지어진 집이다. 이렇게 온전히 오래된 부케야가 남아있는 골목은 오사카 시내에서 ...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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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골목 여행]기레 산책 - 시키나이다테하라 신사, 뇨간지와 주변

오랜만에 온 오사카大阪 출장. 주말을 이용해 오늘은 멀리 가지 않고 오사카 시내 골목 여행에 나선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문득 기레喜連가 떠올랐다. 기레를 마지막 찾은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10년은 넘은 듯하다. 기레우리와리喜連瓜破 역에서 내렸다. 6시 20분. 거리에 어둠이 살짝 남았다. 골목 뒤로 아파트 단지 내 낯익은 굴뚝이 반갑다. 우뚝 선 굴뚝 뒤로 오래된 아파트가 최근에 새로 칠해 마치 새로 지은 것처럼 보인다. 55년 넘은 오래된 오사카부 주택공급회사가 공급한 아파트다. 베란다에 널리 빨래가 아침노을에 빛난다. 길가 모퉁이 집이 발길을 잡는다. 담장 위에 배롱나무꽃과 아래 백일홍이 막 잠에서 깨어나 눈 비비는 듯한 모습이 귀엽다. 다시 길을 걸어간다. 옆으로 나가야長屋가 이어진다. 이 일대 나가야는 건너편 히라노平野 마찬가지로 60~70년대 지어진 듯싶다. 반대편 골목을 걸어간다. 건물 모퉁이에 다육식물과 선인장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모습이 예쁘다. 골목을 따라 걸어간다. 골목 한쪽으로 주택이 이어진다. 두 집 사이 잇고다테一戸立て가 귀엽다. 담장은 멋진 화원이다. 바닥, 단, 담장 위 분재, 화분이 빈틈없이 놓여있다. 듀란타 꽃과 열매가 아침햇살에 빛난다. 모퉁이를 돌아 올라간다. 이 골목은 오래된 집들 사이로 비교적 최근에 집들이 많이 눈에 띈다. 오래된 집을 헐고 새로 집을 지었는데 집을 헌 그 자리에 딱...

202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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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여행]난바 산책 도톤보리가와 산책로, 도톤보리 상점가, 에비스바시

상담이 잘 끝났다. 거래처 근처 구로게와규黒毛和牛 야키니쿠이치焼肉一 구죠九条 점에서 다 같이 저녁을 먹었다. 로스ロース(등심), 바라バラ(갈빗살), 모모モモ(다릿살), 갈비カルビ 도쿠죠特上 4종 모리盛에 규탄牛タン(우설)을 추가했다. 어쩌다 보니 야키니쿠야焼肉屋에 오면 굽는 건 내 담당이 되었다. 열심히? 구웠다. 다들 모두 맛있게 먹으니 즐겁다. 난바難波에 예약한 호텔로 와서 체크인하고 소화 시킬 겸 산책을 나선다. 많이 먹은 것 같다. 굽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그 와중에 많이 먹은 듯싶다. 닛폰바시日本橋를 건너간다. 아래 도톤보리가와道頓堀川 산책로는 한산하다. 도톤보리道頓堀 상점가를 걸어간다. 금요일 저녁인데 한산하다. 그래도 코로나 해제 직후인 작년 11월 왔을 때보다는 사람이 많다. 못 보던 입체 간판이 있다. 섬뜩하다. 긴류라멘金竜ラーメン 본점이 내진 보강 공사로 닫는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날짜를 보니 지난 4월 1일 이전에 붙였다. 보통 공사 기간을 적는데 적지 않은 거로 중국 관광객들이 줄어 문을 닫은 듯싶다. 거리는 라멘 그릇을 든 용이 전등 불빛에 빛난다. 상점가 중간 긴류라멘 도톤보리 점에는 손님이 많다. 안쪽 골목을 들어가 다자에몬바시太左衛門橋 위에 선다. 사람이 많다. 아래로 내려가 산책로를 걸어간다. 다루마ダルマ 대신이 에비스상エビスさん과 마주하고 있다. 에비스상이 너털웃음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에비스바시戎...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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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미식 여행]오사카 가정식 마이도오오키니쇼쿠도, 야키니쿠야 이치, 스시야 이치바즈시, 라멘야 가무쿠라, 하시모토 깃사텐 잇사, 고야산 정진 식당 요유

(2015.11.19) 간사이関西 공항에 내려 전철을 타고 난바難波 역에서 내려 가방을 맡기러 호텔로 가는 길 먼저 마이도오오키니쇼쿠도まいどおおきに食堂 나니와닛폰바시浪速日本橋에서 가정식으로 점심을 먹어야겠다. 작년 가을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출장 왔을 때 닛폰바시日本橋 역 부근에 사시는 재용 누님에게 소개받아 들러 맛있게 먹었던 집이다. 센니치마에千日前 상점가를 나와 치보千房 앞을 지난다. 혹시나 했는데 아직 철이 아니다. 어느 해 가을 고야산高野山 가는 길에 가무로学文路 쥬쥬寿寿에서 먹은 굴 오코노미야키お好み焼き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래서 그런지 오코노미야키 하면 가키오코노미야기키牡蠣お好み焼き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이곳이 도톤보리道頓堀에 있는 치보 보다 덜 붐빈다. 마이도오오키니쇼쿠도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오늘의 추천에 놓인 가레이니츠케カレイ煮付け 가자미 조림이 있어 기대 없이 집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호텔에 가방을 맡기고 거래처로 간다. 가는 길에 시간이 있어 모처럼 아라비야코히アラビヤコーヒー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가려고 했는데 밖에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아쉽지만 발길을 돌린다. 센니치마에상점가 한쪽 호시노커피星乃咖啡로 들어간다. 늘 중국 관광객들로 붐비는 집인데 오늘은 한산하다. 그러고 보니 중국 관광객이 보이지 않았다. 자리에 앉는다. 오늘은 상담 내용이 묵직해 마음이 무겁다. 늘 그렇지만 홋토 코히ホットコーヒ...

2023.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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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도톤보리 라멘야 긴류라멘

도톤보리道頓堀 긴류라멘金龍ラーメン 앞 늘 오가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 사이로 늦은 시간인데도 긴류라멘 앞에 줄을 서 있는 사람이 보인다. 2023.9.15 3분간 오사카大阪 긴류라멘은 도톤보리를 중심으로 한 1982년 린이치林一가 개업한 라멘 체인점으로 가무쿠라神座와 함께 난바難波를 대표 라멘야ラーメン屋다. 국물은 돈코츠豚骨 베이스의 연하고 심플한 맛이다. 무료로 제공되는 배추김치, 부추김치, 다진 마늘을 취향에 따라 넣어 먹을 수 있다. 24시간 영업이라 난바에서 늦게까지 마시고 마무리로 라멘을 먹으러 오는 손님이 많다. 점포는 안팎으로 주홍색으로, 지붕에는 마치 벽을 뚫고 나오는 듯한 용이 설치되어 있어 도톤보리 하면 떠오르는 풍경 중 하나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라멘을 먹은 곳이 긴류라멘이었다. 32년 전 일본 첫 출장 왔을 때 주재원 선배가 새벽에 라멘을 사줬다. 처음 먹는 라멘은 낯설었지만, 김치를 넣어 얼큰해 시원했다. 그 집이 미도스지도리御堂筋通 한쪽에 있는 긴류라멘 미도스지御堂筋 점이었다. 긴류라멘은 미도스지점 외에 난바에 네 군데 더 있다. 이 중 제일 잘 되는 곳이 도톤보리점이다. 아이아우바시스지相合橋筋 본점은 지난 4월부터 휴점이다. 아마도 중국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닫을 듯싶다. 오사카에 출장 다니기 시작하면서 꼭 한 번은 긴류라멘을 찾았다. 돼지 뼈로 우려낸 국물에 데친 라멘을 넣고 배추와 숙주나물...

2023.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