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고즈넉한 창덕궁을 걷고 따사로운 햇살이 흐르는 성정각 툇마루에 잠시 쉬었다. 후원 입장 안내 방송에 일어나 서둘러 나간다. 후원가는 길 입구 사람들이 늘어서 있다. 해설사가 창덕궁과 후원을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로 지난가을과 마찬가지로 자유 관람이라 생각했는데 해설사를 따라다니는 관람이다. 해설사는 설명이 끝내고 앞장서서 걸어간다. 그 끝에 따라 걸어간다. 언덕 넘어가는 길가에만 눈이 남아있다. 언덕 아래 부용지 위 주합루가 아침햇살에 빛나고 부용정에 살짝 햇살이 걸려 있다. 부용지 옆 마당에서 해설사가 부용지 일대에 관해 설명 중이다. 그 사이 먼저 영화당으로 간다. 마루에 출입 금지 표지가 놓여있다. 지난가을에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코로나에 출입 금지다. 해설사가 아래에서 설명하는 동안 짧지만, 기둥에 기대앉아 눈 덮인 부용지 풍경을 바라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햇살 흐르는 마루 기둥 사이로 눈 덮인 부용지가 보며 아쉬움을 달랜다. 해설사의 설명이 끝나고 잠시 자유 시간이다. 영화당을 내려와 부용정으로 간다. 부용정 난간에 기대어 하얀 눈 덮인 부용지를 바라본다. 난간에 기대어 풍경을 찍는 내 모습이 실제보다 멋지다. 잠깐의 자유 시간이 끝나고 애련지로 간다. 하얀 눈 덮인 애련지 옆길 한쪽 오래된 회양목에 올라온 새순이 예쁘다. 창경궁 담장 옆길을 따라 걸어간다. 오래된 밤나무 가지가 하얀 눈 덮인 관람지 위 멋진 그림을...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고즈넉한 창덕궁을 걷고 성정각 관물헌 마루 끝에 앉아 한참을 쉬었다. 공간도 풍경도 편안해서 참 좋다. 이제 후원으로 간다. 표를 보여주고 담장 사이 언덕길을 올라간다. 조금은 쌀쌀한 가을날 따사로운 햇살이 참 좋은 아침이다. 길 위를 덮은 나뭇잎은 여전히 푸르다. 높은 가지 잎은 단풍에 물들어간다. 길 위로 나뭇잎 사이로 흘러나온 햇살이 바닥에 일렁인다. 숲 뒤로 보이기 시작한 부용지 위 주합루가 아침햇살에 빛난다. 생각과 달리 부용지 주변에 몇 사람 없다. 아직 본격적인 단풍철이 아니라 찾는 사람이 없는 듯싶다. 지난여름 연못을 덮었을 연꽃은 흔적도 없다. 연못 위 검푸른 하늘 반영 위 낙엽만 떠 있다. 코로나로 요즘 후원이 자유 관람이라고 해서 영화당 마루에 앉아 기둥에 기대어 앉아 연못을 바라보며 앉아 있으려고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출입 금지다. 아쉽다. 마루 앞에 서서 기둥 사이 담긴 부용지를 바라본다. 부용정 바로 앞까지 햇살이 드리워져 있다. 영화당을 내려와 애련지 주변을 따라 걸어간다. 연못 위 비친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시퍼렇다. 문득 건너편 애련정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궁금해진다. 조선 조 숙종은 천원지방 연못 가운데 섬을 쌓고 정자를 짓고 애련정이란 이름을 붙였여 연못 이름도 자연스레 애련지로 불렸다. 연꽃을 특히 좋아했던 숙종은 “연꽃은 더러운 곳에 있으면서도 변하지 않고 우뚝 서서 치우치지 ...
지난주 일요일 오전에는 인왕산과 북악산 사이 부암동의 조금 이른 가을을 걸었다. 오늘은 권농동을 걷고 창덕궁과 후원의 가을 걸었다. 어제저녁 한파주의보가 내려 하룻밤 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져 두툼한 옷에 장갑까지 끼고 걸었지만, 오늘 가을 고궁 산책도 조금 일렀다. 고궁의 단풍은 이제 막 물들기 시작했다. 대신 단풍철이 아니라 고즈넉해 좋았다 다음 주말에는 창경궁을 걸어야겠다. 창경궁은 단풍에 물들고 있을 것 같다. 18,850보 돈화문 안쪽 행각 앞으로 늘어선 오래된 세 그루의 회화나무는 막 단풍에 물들기 시작했다. 파란 가을하늘 아래 아침노을에 빛나 더욱더 눈부시다. 금천교 건너가기 전 규장각 앞 막 오래된 느티나무도 막 단풍에 물들기 시작했다. 아침햇살에 빛나는 잎은 여전히 싱그럽다. 금천교를 지나 진선문을 지나 어도를 따라 걸어가다가 중간에 인정문으로 해서 정전 안으로 들어간다. 아침햇살에 인정전이 찬란히 빛나고 노을에 물든 넓은 정전 마당 위로 인정문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선원전 가는 길 안쪽으로 최근 복원된 영의사 마당 한쪽에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 우뚝 서 있다. 밑동이 세 갈래 갈라진 느티나무는 500년 그 이상은 된 듯싶다. 300년 전 선원전이 들어서기 전부터 있었던 것 같다. 앞 전각의 그림자로 덮여있는 텅 빈 마당 한쪽에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는 말없이 화려한 영화가 덧없음을 보여준다. 텅 빈 선원전 마당 한쪽에...
올여름 고궁 순례는 예년과 달리 일찌감치 끝났다. 여름 고궁 순례는 늘 여름의 절정인 8월에 걸었는데 올해는 6월 말에서 7월 초에 마쳤다. 그 덕에 봄이면 고운 꽃을 보여준 살구나무와 매화나무 열매를 볼 수 있었다. 문득 이맘때 창덕궁 후원이 떠올랐다. 최근 몇 년간 특히 자유 관람이 없는 여름과 겨울에는 후원을 찾은 적이 거의 없다. 요즘 후원은 코로나로 자유 관람이다. 월요일 오후에 토요일 오전 관람을 예약하려고 보니 이미 매진이었다. 금요일인 어제 오전 혹시나 하고 확인해보니 10시에 한 명 자리가 있었다. 예약하고 이어 결재까지 했다. 토요일 아침 일찍 나서 모처럼 종묘와 후원을 걷고 운현궁까지 걸어 올여름은 고궁 순례를 완벽하게 마쳤다. 19,427보. 2021.7.10. 막 문을 연 종묘에는 아무도 없다. 울창한 나무 사이 길게 이어지는 삼도 옆을 따라 걸어간다. 삼도는 길 자체로 장엄한 의례이자 수평으로 전개되는 건축이다. 삼도는 신문을 지나 상월대와 하월대를 올라 정전으로 수직으로 올라가는 건축으로 완성된다. 진한 초록 종묘는 더욱더 장엄하다. 정전은 보수 공사가 한창이었다. 성정각을 지나 후원으로 내려가는 길. 진한 초록의 울창한 나무 사이로 길이 이어진다. 초록에 물든 상쾌한 공기에 몸도 마음도 맑아진다. 일기예보에 오전에 비 소식은 없었는데 부용지에 도착했을 때 비가 내려 부용각 난간에 기대어 연못에 빗방울이 떨...
후원은 창덕궁의 정원으로 1406년 대궐 후원에 해온정을 세우고 그 앞에 유연을 베풀기 위해 연못을 판 것이 그 기원이다. 이후 산자락 계곡과 숲에 연못을 만들어 최소한의 인공을 더하고 그 한쪽에 정자를 올려놓아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뤘다. 고즈넉한 숲길을 걸을 수 있고 그 속 정자에 앉아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후원은 우리나라 조원문화의 정수다.원래는 창경궁의 후원과 서로 연결되어 구분이 없었으나 일제 강점기 창경궁을 유원지 창경원으로 만들며 두 궁궐의 후원에 담장을 쌓아 지금처럼 분리되었다. 2014.4.202014.7.192015.11.72018.2.24낙선재를 둘러보고 서둘러 후원 입구로 올라왔다. 10시가 막 지났는데 입구에는 사람이 없다. 벌써 다들 들어갔다. 표를 보여주고 들어간다. 입구 조금 지나 모여 해설사의 후원관람에 대한 설명을 듣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후원으로 넘어가는 길 나무에는 푸른 잎으로 무성하고, 길은 벌써 한여름처럼 녹음이 드리워져 있다. 숲길을 돌아내려가자 한쪽에 철쭉이 맑은 햇살을 받고 있다. 참 곱다. 서둘러 내려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언덕 아래 부용지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오늘은 입구에서의 설명을 생략하고 부용지 앞에서 함께 설명하는 듯싶다. 그 사이 먼저 영화당으로 오른다. 귀여운 서양 소녀 둘이 계단에 앉아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 옆을 지나 영화당에 올라 마루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