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가족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이다. 어제 오후 늦게 내리던 비는 여전히 추적추적 내린다. 민박집을 나선다. 건너편 성주봉 아래로 어제 아침 산책에 들렀던 두고 고택이 보인다. 오늘 아침은 어제 들리지 못한 무첨당으로 간다. 개천 위 다리를 건너간다. 연못을 돌아 언덕길을 걸어간다. 언덕 아래 넓은 마당 한쪽에 막 피던 자목련도 살구꽃도 비에 젖어 있다. 언덕 위에 향단이 있다. 언덕 아래 기와집이 멋지다. 왼쪽이 안채, 오른쪽에 툇마루로 이어지는 사랑채가 있고 그 옆에 누마루가 있다. 규모는 작지만 알찬 집이다. 다시 아래로 내려와 걸어간다. 대문 대신 서 있는 수선화가 밤새 내린 비에 꺾여 안쓰럽다. 뒷집도 비슷한 분위기의 초가집이다. 담장은 있지만, 대문은 없다. 언덕 위 무첨당이 있다. 가파른 돌계단 위 낮은 담장 사이 일각문으로 있다. 자연석 그대로 돌계단이 인상적이다. 축대를 쌓고 담장을 올렸다. 대문으로 해서 무첨당 안으로 들어간다. 왼쪽으로 사랑채가 있다. 누마루와 대청마루 면에 ‘靑玉樓’ ‘世一軒’ ‘五棣書室’ ‘勿厓書屋’ ‘無忝堂’ ‘左海琴書’ 편액이 걸려있다. 사랑채 툇마루 위에는 ‘蒼山世居’가 걸려있다. ‘오체서실’는 이언적의 다섯 손자가 공부하던 서실, ‘물애서옥’는 무첨당이 위치한 물봉골(물애)의 서고, ‘무첨당은 회재 이언적의 장손 이의윤의 호로 더럽힘이 없음, ‘좌해금서’는 한양에서 보아 왼쪽에 바다...
어제 해 질 녘에 온 가족이 안골을 산책했다. 오늘 아침은 일찍 건너편, 그리고 안골을 혼자 산책했다. 민박집으로 돌아와 간단하게 아침을 먹으며 커피까지 내려 마셨다. 참 좋다. 가족들이 외출 준비하는 동안 기다린다. 창살 사이로 건너편 심수정이 보인다. 앉았다가 아예 드러눕는다. 방바닥이 따뜻해 좋다. 이른 아침부터 걸었더니 졸린다. 민박집을 나선다. 관가정으로 간다. 가족과 같이 가려고 아침에 들리지 않았다. 송 선생님이 오늘 오전에는 관가정에 있는다 하셨다. 선생님이 계셔 다시 뵙고 관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관가정 가기 전에 왼쪽 언덕 아래 심수정에 들린다.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심수정은 여강 이씨 문중 정자로 1,560년 경 지은 정자가 철종 때 화재로 타 1917년 복원되었다. 담장 안에 정자가 있고 담장 밖에 행랑채가 있다. 복원하며 담장을 만든 듯싶다. 누마루에서 보면 건너편 관가정과 향단이 있는 풍경이 보일 것 같다. 언덕길 오래된 살구나무는 꽃이 막 피기 시작했다. 강학당 앞에 서니 건너편으로 왼쪽으로 관가정과 오른쪽으로 향단이 보인다. 1867년경 지어진 강학당은 여강 이씨 문중 서당으로 대사간을 지낸 지족당 이연상이 학생들을 가르친 곳으로 일반적인 ‘ㅡ’자형 서당건축 배치와는 달리 강학당은 ‘ㄱ’자형’이다. 나중에 마루와 방이 덧붙여진 것 같다. 이제 내려간다. 초가집 담장 앞 살구나무는...
안동에서 출발해 양동마을로 가는 길에 영덕 강구항 대게 거리 죽도산에서 대게 코스요리로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잠깐 해파랑 공원 바닷가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를 걸었다. 비가 올듯한 말 듯 한 날씨였다. 차를 타고 몇 분도 안 되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가까운 거리인데 길이 막혀 1시간 걸렸다. 양동마을에 도착하니 비는 그쳤다. 민박집에 짐을 놓으러 들어간다. 민박집 위로 보이는 기와집이 멋지다. 짐을 놓고 나와 어두워지기 전 동네 산책을 나선다. 일요일 저물녘 관광객들이 다 빠져나간 동네는 한산하다. 날이 흐려 석양에 물든 마을 풍경을 기대했는데 조금 아쉽다. 이번 양동마을 여행에서 제일 궁금한 안골 서백당으로 간다. 개천가 흙담 앞 매화가 막 지고 있다. 자세히 보니 살구꽃이다. 그 아래 핀 붉은 명자나무꽃이 참 곱다. 어느새 아쉬웠던 마음이 풀어졌다. 개천 옆길을 걸어간다. 서백당 이정표가 안쪽을 가리킨다. 안쪽 길로 걸어간다. 길가로 기와집이 이어지고 언덕 바로 기와집이 있다. 이정표를 보니 상춘헌 고택과 근암 고택이다. 초가 담장 옆길을 걸어간다. 초가 담장 뒤로 산수유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담장 뒤로 기와집이 있다. 담장은 있는데 대문은 없다. 넓은 마당 뒤로 기와집 한 채가 있다. 앞은 사랑채, 뒤는 안채인 안동 전주 류씨 삼산 종택이다. 1750년 무렵 지은 집으로 최근에 기와를 새로 올렸다. 집 뒤로 대숲이 울창하다...
양동마을로 오는 길에 비가 내렸는데 마을에 도착하니 비는 내리지 않는다. 민박집에 짐을 내려놓고 마을 산책을 나선다. 날이 흐려 석양에 물든 마을 풍경을 기대했는데 조금 아쉽다. 제일 먼저 양동마을로 여행하러 오게 한 안골 서백당을 만나러 간다. 흙담 앞 매화가 막 지고 있다. 그 아래 예쁜 명자나무가 반갑다. 아쉬웠던 마음이 어느새 풀어졌다. 개천 위 다리를 건너 흙담 사이 골목을 걸어간다. 초가집 앞 노란 산수유가 발길을 잡는다. 언덕 아랫집 입구에는 수선화가 피어있고 마당 끝에는 담장 대신 있는 명자나무에 꽃이 막 피고 있었다. 언덕 아래를 내려와 길을 따라 걸어간다. 초가집 앞 핀 진달래가 곱디곱다. 서백당 사랑채 마루 끝에 앉아 바라본다. 궁금했던 풍경이다. 담장 뒤로 멀리 성주봉이 보인다. 궁금했던 풍경이다. 담장 아래에는 오래된 모란이 있다. 모란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화창한 봄날 마루 끝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는 상상을 해본다. 행복하다. 사당 앞 축대 위 500년 향나무 굴곡진 밑동에 가슴 뭉클해진다. 둘째 날 아침이다. 이른 아침 산책을 나선다. 민박집 아랫집 벚나무는 다음 주면 만개할 것 같다. 언덕 아래 초가집에는 담장 대신 배롱나무가 한그루가 서 있다. 안채까지 징검돌이 이어진다. 돌아나간다. 뒤로 향나무 한그루가 대문인 양 서 있다. 멀리 성주봉이 보인다. 마당가는 광대나물밭이다. 개천가 살구나무꽃이 막 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