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입구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간다. 토요일 점심 시간 직전인데 한산하다. 빌딩 앞 마당에 시소 타는 아이들이 반갑다. 아이들의 유쾌한 함성이 들리는 것 같다. 조각가 윤석원의 1986년 작 ‘작은 승리’다. 명동길 쪽으로 걸어간다. 가을 햇볕이 따갑다. 그림자가 길게 늘어진다. 골목 끝으로 전광판에 차예련이 반갑다. 골목을 걸어간다. 코로나로 비었던 가게는 눈에 띄지 않는다. 낯익은 상점이 다른 상점이 되었다. 골목을 걸어간다. 빈 가게는 눈에 띄지 않는다. 낯익은 상점이 다른 상점이 되었다. 골목 끝자락 떡볶이 가게는 하나만 다시 열려있다. 골목을 돌아간다. 3층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헤어 샵이 반갑다. (2015.8.8.) (2015.1.17) 골목이 휑하다. 좋아했던 골목이 아쉽다. 골목을 들어서면 늘 청바지를 입은 멋쟁이 마네킹이 반겨주고 이국적인 골목 풍경에 즐거웠었다. 모퉁이를 돌아간다. 이 골목은 여전하다. 중간 사거리까지 가게들이 대부분 비어있다. 황량한 골목에 색색의 의자가 그나마 골목에 생기를 준다. 모퉁이를 돌아간다. 쇼윈도 안 아이브 장원영이 반갑다. 이 골목도 빈 가게가 여전히 있다. 모퉁이를 돌아간다. 명동 먹자골목에는 아직도 노점이 없어 한산하다. 쇼윈도 안 낯익은 모델이 반갑다. 프로미스나인 이채영이다. 한쪽에 낯익은 모델은 고윤정 같다. 가로수는 낙엽에 물들어간다. 바닥에는 낙엽이 뒹군다. 다음 주말이...
토요일 충무로에서 점심 모임이 있다. 모처럼 시내 가는 길 카메라를 챙겼다.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명동 산책을 해야겠다.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한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며 우산을 폈다 접기를 반복했다. 충무로역에서 내렸다. 마을버스, 중간에 지하철을 한 번 갈아탔다. 거리상으로는 가깝지만 한 시간 넘게 걸렸다. 4번 출구로 나왔다. 어느새 비는 그쳤다. 날은 여전히 흐리다. 충무로라고 생각했는데 남산자락 필동이다. 안쪽 골목 건물에 지인이 하는 브런치 카페가 있다. 카페는 2층에 있다. 날이 흐려 아래서 보이는 카페 안 전등 불빛이 참 좋다. 건물 앞에 ‘가까운빵’ 간판이 서 있다. 가까운 빵이 아니다. 가까운빵이다. 단순하지만 독특한 카페 이름에서 글 쓰는 주인의 감성과 모습이 함께 느껴진다. 계단을 올라간다. 카페 문이 닫혀있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카운터 앞 한 분이 서 있다. 안쪽에서 주인이 빵을 포장하고 있다. 갓구운 빵인 듯싶다. 손님이 나가고 그제야 주인이 반갑게 맞아준다. 자리로 안내한다. 아늑한 카페 공간이 좋다. 자리 뒤 창문 위에 걸린 그림이 정겹다. 정겨운 골목 풍경을 즐겨 그렸던 박춘매 작가의 작품이다.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담장 위 나란히 놓여있는 각양각색의 화분이 귀엽다. 자리에 앉는다. 카페 안 은은한 전등 불빛 참 좋다. 마늘빵과 커피. 살짝 매콤하고 달콤하다. 안쪽 냉장고에 붙인 그림엽...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간다. 중간에 잡화가게가 없어져 계단 풍경이 낯설다. 윤석원의 ‘작은 승리 (1986년 작)’ 계단을 올라 조각상 옆을 지난다. 오늘 보니 놀아주는 누나가 더 신난 것 같다. 텅 빈 거리에 시소 타는 아이들의 즐거운 함성이 울려 퍼지는 것 같다. (2014.8.30) 건너편 아이들이 어렸을 때 자주 왔던 TGI Friday는 훠궈火锅 집 하이디라오海底捞로 바뀌어있다. 모퉁이를 돌아 길을 걸어간다. 이 길 중간까지 을지로1가다. 그 뒤로 명동1가다. 흔히 을지로입구역에서 명동역 사이 블록을 명동이라 하지만 블록 안에는 명동1가, 명동2가는 물론 남대문로2가, 충무로1가, 충무로2가, 저동1가, 을지로2가까지 포함되어 있고, 넓게는 블록 밖 남산자락 동네와 청계천 주변 동네도 포함한다. 동명은 조선시대 5부 49방 중 남부 명례방의 '명'에서 유래한다. 조선시대에는 명동은 주택가였다.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개편 때 메이지초明治町가 되었다. 일제강점기 최고 번화가 혼마치本町(현 충무로)에 인접해 있어 발전했다. 광복 후 서울의, 대한민국의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한국전쟁 이후 도시재개발로 정비되며 금융의 중심지로 발전하고 70년대 빠른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쇼핑과 패션의 중심지가 되었다. 80년대 금융회사들의 여의도로 이전하고 90년대 패션 중심지가 강남으로 이전되며 명동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후 ...
주말이면 카메라를 들고 서울을 걷곤 한다. 올해는 코로나로 나서지 못했다. 여름이 되며 조심스럽게 다시 걷기 시작했다. 6월 마지막 토요일은 종묘와 창덕궁 사이 권농동, 7월 첫 토요일은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길, 그리고 코로나 거리 두기로 문을 닫았던 고궁 문이 다시 열리며 지난 2주 토요일은 연속으로 창덕궁과 창경궁, 경복궁을 걸었다. 그 길에 오랜만에 아름다운 풍경과 정겨운 풍경, 그리고 정다운 분들을 만나 즐거웠다. 오늘은 7월 초 문이 닫혀 걷지 못했던 덕수궁을 걷는다. 그 길에 조금 일찍 나서 한여름 명동을 산책해야겠다. 어제 일기예보에 오늘은 비가 많이 온다고 했다. 집을 나서는데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인다. 금방은 내리지 않을 것 같다. 마을버스를 타고 당산역에서 내려 전철로 갈아탔다. 당산철교를 지난다. 흰 구름 떠다니는 파란 아래 아직 어둠이 덜 걷힌 건물이 아침햇살에 살짝 빛난다. 정적을 가로질러 새가 날아간다.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렸다. 지하도는 지나는 사람 없이 한산하다. 계단을 올라간다. 계단 위 스타벅스는 닫혀있다. 7시 5분 전. 안에는 손님 맞을 준비로 분주히 움직일 것 같다. 주말 아침 조용한 거리에는 시소 타는 아이들이 즐거운 함성이 들리는 것 같다. 윤석원의 ‘작은 승리 (1986년 작)’다. 명동길로 이어지는 골목을 걸어간다. 이 시간이면 군데군데 물건을 내리는 트럭이 서 있는데 오늘은 한 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