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아리타有田에서 멋지게 점심을 먹었다. 이제 이번 아리타 여행의 두 번째 목적지인 고우라쿠가마幸楽窯로 트레저 헌팅하러 간다. 삼거리에서 구름다리를 건너간다. 길 끝으로 멀리 산 아래 아리타 역이 보인다. 거리는 이따금 차가 다닐 뿐 한산하다. 난간 도자기가 멋지다. 청화백자, 가키에몬柿右衛門 백자. 색이 참 좋다. 구름다리를 내려와 안쪽 골목을 걸어간다. 아리타 역 앞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길이다. 골목을 따라 오래된 집들이 많이 눈에 띈다. 20세기 초 지어진 집들 같다. 부분부분 개보수했지만, 옛 틀은 그대로다. 왼쪽 길로 간다. 마당이 넓은 큰집도 눈에 띈다. 학교 담장에 만발한 수국이 비에 젖어 더욱더 곱다. 초등학교 담장 길옆 집들은 아마도 전쟁 전 지은 집들 같다. 앞서 걸어가던 딸이 논 옆길로 걸어간다. 마을이 끝나며 논이 이어지고 그 사이로 기찻길이 이어진다. 기찻길을 건너간다. 그러고 보니 보슬보슬 내리던 비는 그쳤다. 집사람은 여전히 우산을 쓰고 걸어간다. 길 안쪽으로 굴뚝이 보인다. 아오키류산가마青木龍山窯다. 1881년 아오키 진이치로青木甚一郎가 호카오야마外尾山 공동 가마의 권리를 매입한 것이 아오키류산가마의 시작이다. 길 한쪽에 굴뚝이 높게 솟아 있다. 그 뒤로도 굴뚝 3개가 이어진다. 규모가 있는 가마다. 후지마키세이토우藤巻製陶는 1775년 청백자를 만드는 곳으로 아리타에서 청백자로 손꼽히는 곳이다. 길가로...
아리타有田 역에서 내렸다. 사가에서 오는 길에 다케오武雄에 들러 멋진 다케오도서관과 3000년 웅장한 녹나무를 만났다. 역사 안 안내가 특이하다. 도자기로 만든 입체 QR 코드다. 코드를 스캔하면 아리타 관광협회 공식 홈페이지 '아리타산포ありたさんぽ'에 접속된다. 사가佐賀 대학 연구생 이효진 씨 작품이다. 매점에는 파는 카레도 특이하다. 카레 플러스 아리타 자기 카레 그릇이다. 도자기의 도시 아리타답다. 아리타 역을 나왔다. 비는 많이는 아니고 부슬부슬 내린다. 딸이 따라오지 않고 뭔가를 찍는다. 플랫폼에 걸린 역명도 청화백자에 쓰여있다. (2023.6.24) 길가 도시 안내도도 도자기다. 작년 여름 이탈리아 시에나 키안차노테르메를 여행할 때 아침 산책길에 도시의 공원의 바닥, 테이블, 의자는 물론, 보도블록도 도로 경계석도 대리석이라 신기해했던 적이 있다. 딱 그 기분이다. 오래된 집이 길게 이어진다. 집이 예쁘다. 딸이 수국을 담는다. 고우라쿠가마幸楽窯 트레저 헌팅은 1시에 입장이다. 11시 조금 넘었다. 먼저 점심을 먹고 가면 될 것 같다. 식당은 예약은 하지 않았지만, 평일이라 지금 가면 11시 15분. 자리가 있을 것 같다. 오늘 점심은 갤러리 아리타ギャラリー有田다. 이번 사가 가족여행에서 꼭 가야 하는 곳으로 집사람과 딸이 손에 꼽은 곳이다. 멋진 도자기에 맛있는 음식을 담아 준다고 한다. 멋 위 담긴 맛이다. 상상만으로도...
다케오武雄에 들려 궁금했던 다케오 신사 뒤 3000년 녹나무를 만났다. 웅장한 나무도 나무가 있는 장엄한 공간도 감동적이었다. 녹나무를 만나기 전 집사람과 딸아이를 이번 사가佐賀 가족여행을 이끈 다케오시립도서관도 들렀다. 멋진 도서관이었다. 다케오온센武雄温泉 역에서 출발 몇 분을 남겨놓고 아리타有田행 기차를 탔다. 열차를 타고 자리에 앉아 겨우 한숨을 돌린다. 기차로는 20분 남짓 걸리지만 기차가 자주 없어 놓치면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다케오 시내를 벗어난다. 시내를 벗어나자 논이 펼쳐진다. 산에 논이 끊긴다. 작은 산을 넘자 다시 논이 이어지는 풍경이 이어진다. 다시 작은 산에 끊어진다. 산을 넘자 끊어졌던 논이 이어진다. 며칠 내린 장맛비에 논이 마치 넓은 호수 같다. 논 위 마을 반영이 비치는 풍경이 평화롭다. 날이 맑았다면 푸른 하늘이 비치는 풍경은 그림 같았을 것 같았다. 막 모내기를 끝낸 논이다. 이모작이라 이맘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사가는 논밭에서 1년에 2종류 다른 작품을 심는 이모작을 제일 많이 하는 곳으로 이모작은 간도 이남에서만 이루어진다. 산 아래, 그리고 길가 보이는 집 중에는 오래된 집들이 눈에 띈다. 기찻길 뒤로 집들이 이어진다. 아마도 이 길은 그 옛날 나가사키長崎로 이어지는 가이도街道 역참 마을 같다. 바로 옆 도로가 같이 이어진다. 도로 뒤로 집들이 있다. 비교적 최근에 지은 집들 같다. 산자...
오늘은 아침 산책은 멀리 가지는 못하고 가까운 호리에堀江 신사와 주변 골목을 걸었다. 호텔로 돌아와서 가족과 사가佐賀 역에 왔다. 출근 시간, 통학 시간이라 사람들로 붐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이라 더 붐비는 것 같다. 다케오武雄로 가는 플랫폼은 한산하다. 열차 제일 끝에서 내린 여학생들이 이야기하며 천천히 걸어오는 모습이 예쁘다. 건너편 플랫폼은 타고 내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열차에 탔다. 어제 가라쓰唐津로 갈 때와 같다. 우리 가족 말고는 아무도 없다. 비는 내리지 않지만, 여전히 흐리다. 차창 밖으로 며칠 내린 장맛비에 호수 같은, 연못 같은 논밭이 이어진다. 중간에 몇 명 타고 내려 다시 텅 비었다. 다케오온센武雄温泉 역에서 내렸다. 아쉽게도 역 근처에는 깃사텐喫茶店이 없다. 아침이 조금 늦지만, 다케오시립도서관 내 스타벅스에서 먹어야겠다. 딸아이가 구글맵을 보며 앞장선다. 비는 부슬부슬 내린다. 장마철 평일 아침이라 그런지 거리는 한산하다. 다케오시립도서관은 이번 사가 가족 여행에서 집사람과 딸아이가 꼭 가야 할 곳으로 한다고 두 곳 중 한 곳이다. 덕분에 3000년 녹나무를 만난다. 사거리에서 곧장 가면 다케오 온천마을이다. 하지만 왼쪽으로 꺾어서 간다. 아쉽다. 자칭 온천 마니아인데 역 이름까지 온천이 들어간 온천 도시 다케오까지 와서 온천에 발도 담그지 못하고 간다. 다리 직전에 두 손을 지구본을 받들고 있는...
사가佐賀 여행 셋째 날 아침이다. 동네 산책을 나선다. 오늘은 아침에 다케오武雄에 들렀다가 아리타有田에 간다. 다케오와 아리타는 이번 가족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어제저녁에 사가 현청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주변 동네를 걷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멀리 가지는 못하고 호텔 근처 동네를 걸어야겠다. 그저께 저녁 먹고 대중온천탕 사가노유도코佐賀の湯処 고모레비こもれび에서 온천욕하고 돌아오는 길에 골목 입구에 세워진 오래된 도리이鳥居를 봤다. 골목 안쪽으로 오래된 신사, 집이 있을 것 같았다. 그리로 간다. 비는 부슬부슬 내린다. 길 건너 꼬치구이 집이 있다. 첫날 저녁 먹으러 가는 길에 보니 식당 앞에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오늘 저녁은 조금 일찍 돌아와서 저곳에서 저녁을 먹어야겠다. 길을 따라 걸어간다. 이 길은 기찻길을 따라 나란히 이어지는 길이다. 계속 가면 어제 들렸던 고모레비다. 기찻길 밑으로 도랑이 흐른다.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옆 기찻길 터널 아래로 길이 이어진다. 횡단보도를 건너 반대편 길을 걸어간다. 길 한쪽은 낡은 집 앞에 배롱나무가 벌써 만발한다. 올해 첫 배롱나무꽃이다.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왼쪽으로 기찻길이 지나간다. 그 아래 터널로 길이 이어진다. 길을 따라 걸어간다. 한쪽에 그저께 밤에 본 도리이가 있다. 1801년에 세운 도리이다. 도리이 아래를 지나 골목을 걸어간다. 왼쪽으로는 고노神野 소학교 운...
가라쓰唐津 역에서 기차를 타고 사가佐賀 역으로 돌아왔다. 오늘 저녁은 우동이다. 딸아이가 사가 성 근처에 사가 시 우동 맛집 잇세이イッセイ가 있다며 가자고 한다. 근데 토요일 저녁이라 지금 가면 웨이팅 줄이 길 것 같다며 걱정을 한다. 버스는 한참 기다려야 한다. 택시를 기다린다. 그러고 보니 비는 그쳤다. 거리는 멀지 않았는데 신호가 많아 가고 서고를 반복해 시간이 좀 걸렸다. 식당 앞 길가에 내렸다. 순간 발밑에 있는 꽃을 밟을 뻔했다. 다행이다. 분홍샤프란 같다. 개천 건너 우동집 건물이 멋지다. 다행히 염려했던 웨이팅 줄이 없었다. 자리에 앉아 기츠네キツネ 우동, 같이 먹을 유부초밥과 야채 튀김을 시켰다. 먼저 소바そば 튀김과 호지차焙じ茶를 준다. 맛있다. 안은 그리 넓지 않으나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높은 천정에 답답하지 않다. 우동은 면은 쫄깃쫄깃하고 국물은 담백해 맛있었다. 이 집은 사가현 밀가루 100%로 쫄깃한 면과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다시ダシ가 자랑이라고 한다. 식당을 나왔다. 아직 해가 떨어지지 않았다. 이제 보니 바로 근처에 사가 성이 있다. 그러고 보니 이 일대는 사가 성안이다. 조금 전 들렸던 잇세이도 옛 성안에 있었다. 혼마루도오리本丸通り를 따라 내려가면 소토보리外堀가 나온다. 사가 성을 잠깐 구경하고 가야겠다. 옛 성터는 토끼풀로 덮였다. 사가 성 소토보리 둘레는 약 4km로 현재 사가 성의 북, ...
온종일 카라쓰唐津를 걸었다. 이제 사가佐賀로 돌아간다. 가라쓰 성 앞에서 버스를 타고 가라쓰 역에서 내려 기차를 탔다. 아침에 사가 역에서 가라쓰 역으로 올 때처럼 열차 안은 텅 비었다. 세차게 내리는 비에 차창 밖이 보이지 않는다. 여행 전 일본 지인이 사가로 가족여행을 간다고 하니 이 장마철에 거기는 왜 가냐고 했다. 오전에 들린 구 다카토리高取 저택 매표소 직원이 시즌도 아니고 장마철이라 주말에도 찾는 사람이 없어서 한산하다고 했다. 여행 전 비행기와 호텔을 예약할 때 장마철이라 마음에 걸렸다. 걱정되어 출발 며칠 전부터 일기예보를 자주 봤다. 사가 여행 4일 내내 비가 ‘많이’ 내리는 거로 예보되어 있었다. 다행히 오늘 가라쓰를 걸어 다니는 동안에는 비가 심하게 내리지 않아 조금 불편했지만 한산해 좋았다. 한참을 졸다 깨기를 반복했다. 차창 밖을 보니 세차게 내리던 비가 다소 수그러들었다. 카메라를 꺼내 차창 밖 풍경을 담는다. 건너편에 승객 두 명이 앉아있다. 차창에 비가 계속 흘러 깨끗하게 담을 수가 없다. 그냥 비 내리는 열차 그 분위기를 담는다. 오늘 온종일 비가 많이 내려 논에 아침보다 물이 많이 참 듯싶다. 빗물이 꽉 찬 논은 마치 호수 같다. 논 사이로 제방이 있고, 도랑이 있다. 논은 물을 담고, 밭은 물을 빼는 것 같다. 길을 따라 도랑이 이어진다. 사가 평야는 일본 전역에서 같은 논밭에서 1년에 2종류 다른 ...
가라쓰가이도唐津街道 에가와마치江川町 고즈넉한 골목을 걷고 가족과 오래된 민가를 개조한 멋진 카페 카라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제 오늘 가라쓰 여행의 메 인인 가라쓰 성으로 간다. 골목을 나와 큰길을 걸어간다. 길가 오래된 집들이 눈에 띈다. 그 사이로 오래된 집들을 허물고 만든 넓은 주차장이 있다. 안쪽 골목으로 걸어간다. 골목 안에도 집을 허물고 만든 넓은 주차장이 있다. 대대로 이어 산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 낡은 집들은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 헐고 주차장이 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골목은 가파른 축대 옆으로 이어진다. 성벽 축대 같다. 언덕 위에 초등학교가 있다. 길은 언덕 위에서 휘어져 아래로 내려간다. 길 건너에 가라쓰 신사가 있다. 담장 옆 도리이鳥居 아래를 지나 신사 안으로 들어간다. 안쪽으로 참도가 이어진다. 도리이 뒤로 본전이 있다. 참도 앞 도리이 밖으로 나가 첫 도리이부터 차례로 지난다. 두 번째 도리이를 지나 세 번째 도리이 앞에 선다. 도리이 앞 오래된 고마이누狛犬가 신사의 오랜 역사를 말해준다. 새 한 마리가 도리이 위를 날아간다. 본전 앞에 선다. 가라쓰 신사는 삼한 정벌에 있어서 항해의 안전을 스미요시住吉 삼신에게 기원한 진구神功 황후가 귀국 후 보은으로 마츠우라松浦 해변에 보경을 걸고 삼신을 제례를 올린 것에 기원한다. 755년 번주 고다무 네쓰구神田宗次가 꿈의 나타난 보경이 있는 해변에 가서 바구니...
구 가라쓰唐津 은행을 구경하고 이어 구 다카토리高取 저택을 구경했다. 생각지 않은 멋진 건축 여행에 즐거웠다. 오늘 점심은 가라쓰의 명물 요부코呼子 오징어회다. 구 다카토리 저택 매표소 아저씨가 알려준 길을 따라 인근의 맛집 겐요우玄洋으로 간다. 석축 옆길을 걸어간다. 쇼와昭和 유치원 놀이터 한쪽에 피카추가 반갑다. 그 뒤로는 2층 난간에 걸린 짤랑이(도킨짱ドキンちゃん), 호빵맨(앙판만アンパンマン), 메론빵소녀(메론판나メロンパンナ)이 반갑다. 석축 모퉁이를 돌아간다. 골목 한쪽 담장 위 수국이 참 곱다. 골목을 나와 큰길을 따라 걸어간다. 겐요우는 길가에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세 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적고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두 팀이 더 왔다. 앞 세 팀이 들어가고 다시 한참을 기다렸다가 안내를 받는다. 수조에 물고기가 쉬지 않고 돌아다닌다. 창가 자리에 앉는다. 주문받는 직원이 오징어가 2인분밖에 안 남았다며 미안해한다. 간발의 차이로 가라쓰 명물 요부코 오징어 회 맛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회를 안 먹는 아들을 위해 아나고海鰻 튀김을 시켰다. 차를 갖다준다. 찻잔이 예쁘다. 아리타有田 가키에몬柿右衛門이다. 내일 도자기 마을 아리타에 가는데 오늘 여기서 미리 만나 반갑다. 튀김이 나오고 이어 오징어회 고젠御膳이 나왔다. 먹기 전에 멋진 그릇에 감탄한다. 특히 장어튀김은 양은 적지만 덤벙분청 그릇은...
일기 예보에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비는 많이 내리지 않는다. 다행이다. 오늘은 이번 사가佐賀 가족 여행 그 첫 번째로 가라쓰唐津로 간다. 가라쓰는 일찍이 한반도 방면의 해상 교통의 요충지로서 번창한 곳이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가라쓰가 역사적인 도자기 도시라는 거를 알았다. 일본의 도자기 시작은 아리타有田 라고 하지만, 이는 백자의 시작이고, 도기의 시작은 가라쓰다. 정유재란 때 사가 번주 나베시마 나오시게鍋島直茂 군대에 조선에서 끌려간 도공 이삼평이 1616년 아리타 동부 이즈미야마泉山에서 1,300도 고온에 견디는 백토를 찾으며 비로소 백자를 생산하게 되었다. 사가 역으로 간다. 역 광장에 귀면을 쓰고 춤을 추는 조각상 ‘면부입지상’이 인상적이다. 멘부류面浮立는 사가의 민속 예능으로 귀면을 쓰고 징, 북, 피리 소리에 맞춰 춤을 추며 하늘의 나쁜 기를 쫓고 땅의 나쁜 기를 못 나오게 한다고 한다. 문득 처용무가 떠올랐다. 일요일 이른 시간이라 역은 한산하다. 가라쓰 방향으로 가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가라쓰센唐津線을 타고 간다. 어젯밤에 들렀던 사가노유도코佐賀の湯処 고모레비こもれび가 보여 반갑다. 대나무 아래 노천탕에서 온천욕을 했다. 전철 안은 텅 비었다. 우리 가족 말고는 없다. 나베시마鍋島 역을 지나 가세가와嘉瀬河 위 다리를 건너간다. 철길 건너로 논이 이어진다. 막 모내기를 끝내 푸릇푸릇한 모가 보인다. ...
2주일 전 주말 저녁 집사람과 여행 프로를 보다가 집사람이 도자기의 마을 아리타有田를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올여름 가족 여행은 아리타가 있는 사가佐賀로 정해졌다. 사가는 예전에 교토京都 옆 시가滋賀와 혼동했던 곳이다. 사가 공항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종점인 사가 시내 사가버스터미널에서 내렸다. 예약한 호텔은 사가 버스터미널 옆 사가 역 뒤편에 있었다. 저녁은 좀 일찍 먹어야겠다. 사가까지 왔으니 오늘 저녁은 사가규佐賀牛다. 방에 짐을 풀고 호텔 체크인할 때 프런트 직원이 추천한 역 광장 건너편 야키니쿠야焼き肉屋에 전화했다. 만석이라 9시 반에 자리가 있다고 한다. 직원이 준 호텔 부근 안내 지도에 있는 다른 야키니쿠야 두 군데도 전화했는데 만석이라 똑같이 9시 반에 자리가 있다고 한다. 딸아이가 구글로 검색하더니 걸어서 10분 정도에 야키니쿠야가 있다고 한다.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 자리가 있다. 6시 30분으로 예약하고 호텔을 나선다. 길을 건너 한산한 골목길을 걸어간다. 비는 여전히 주룩주룩 내린다. 장맛비다. 생각 없이 일이 좀 한가한 때를 잡았는데 여행 일정이 장마철 한가운데였다. 오기 전 일기예보를 보니 여행 4일 내내 비였고 호우 주의보까지 예상된다고 했다. 아리타 가는 날만 비가 많이 안 왔으면 좋겠다. 개천 도랑 옆은 넓은 주차장이다. 그 뒤로 길가에 사가현 주택 생활 보조 센터가 있다. 길옆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