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대로를 따라 걸어간다. 떨어진 은행나무 잎이 거리에 뒹군다. 길가 표구사 쇼윈도에 걸린 그림이 발길을 잡는다. 중간 그림이 거꾸로 걸려있어 고개를 돌려서 본다. 이맘때 유럽 어느 도시 풍경 같다. 단풍에 막 물들어간다. 옛 츠루오카鶴岡 문화주택지 입구 축대 위 옛 병원 건물(현 유신재) 모퉁이를 돌아 올라간다. 현관 앞 수국이 시든 채 있지만, 여전히 수국이 고와 애잔하다. 오래된 측백나무 아래 작은 정원에는 버들마편초, 벌개미취가 지고 있다. 언덕 아래 오래된 붉은 벽돌집은 언제나 기품이 느껴진다. 담장 위로 우뚝 솟은 누렇게 물든 감나무잎 사이로 주렁주렁 달린 감이 보인다. 골목 안 분홍집에는 옥상에 놓인 화분마다 고운 국화가 만발하고, 집 앞에 놓인 화분에는 키작은백일홍이 지고 있다. 한쪽에 고운 자주달개비가 반갑다. 그 아래 분꽃 씨가 영글어 간다. 안쪽 계단 위 하얀 옛 교회당에 단풍에 물든 나무가 기대고 있다. 햇살에 빛나는 하얀 벽 아치창 위로 살랑이는 단풍잎과 그림자가 사랑스럽다. 반대편 골목을 걸어간다. 담장 위 노란 장미 한 송이가 골목을 환하게 한다. 그 옆에 다시 만난 버들마편초 반갑다. 축대 사이 계단으로 윗골목으로 올라가 골목을 걸어간다. 축대 아래 화분이 나란히 있는 풍경이 멋지다. 보랏빛 좀 작살나무 열매가 예쁘다. 언덕 위로 올라와 올라왔다. 언덕 위 하얀 집을 경계로 갈월동에서 후암동으로 바뀌었다....
남산자락 후암동 언덕 아래 고즈넉한 동네 갈월동을 걸었다. 옛 츠루오카鶴岡 문화주택지 가파른 계단으로 언덕 위로 올라왔다. 건너편 정향나무집 멋진 벽화는 칠이 많이 벗겨진 채 있어 안쓰럽다. 그 위로 정향나무 잎은 무성하다. 대문 옆 벽화는 여전해 다행이다. 맞은편 하얀 집 담장 위 나무가 무성하다. 그 아래 할머니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심은 신 거라 정성스레 키우셨던 백일홍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점점 쇠락해가 안쓰럽다. 골목은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낡은 시멘트 담장 뒤 지붕 위로 멀리 고층빌딩이 어느새 빽빽이 들어서 있다. 내리막 돌아 이어진다. 지붕 뒤로 멀리 남산자락 동네가 보인다. 우뚝 솟은 종탑은 해방예배당 종탑이다. 그 아래로 해방촌성당과 보성여고가 보인다. 높은 축대 옆 골목을 지나 아래로 내려와 다시 골목을 따라 올라간다. 더 내려가면 아까 갈월동 쪽에서 올라올 때 지나온 후암동 축대 골목이다. 하얀 담장 위로 분홍장미가 예쁘다. 활짝 핀 모습이 방긋 웃는 웃음소리처럼 보였다. 골목을 따라 걸어간다. 간간이 오래된 축대가 눈에 띈다. 담장 사이로 안쪽으로 높은 축대가 보인다. 길가의 집들은 70~80년대 양옥으로 지은 듯싶다. 예전에는 일제강점기에 지은 문화주택이 있고 그 뒤로 축대 위로 문화주택이 있었을 것 같다. 골목 한쪽 지난봄 지날 때 주차장을 개조한 화실 담장 위 장미도 막 피었었는데 다 지고 없다. 골목 끝 ...
집 앞 아치 위 장미가 많이 피었다. 며칠 전에도 보이지 않았던 찔레꽃이 아치 아래로 길게 늘어져 있다. 남산 자락 후암동에도 빨간 장미가 만발할 것 같다. 아파트 중앙로 안쪽 비밀의 정원에는 개양귀비가 많이 피었다. 작년에 핀 꽃 씨앗이 떨어져 자라 핀 것이다. 이 선생님이 이른 봄 색 좋은 양귀비 씨앗을 골라 심으신 거는 이 양귀비가 지면 필 것 같다. 파리공원 산책로 한쪽에 감나무에 어느새 감꽃이 피어있었다. 숙대역 앞에서 내려 갈월동 츠루오카鶴岡(학강) 문화주택지를 지나 언덕 반대편으로 넘어와 카페 행복보다 행운에서 커피 한 잔을 좁은 골목을 구경하며 커피를 마신다. 장독대 위 빨간 장미가 참 예쁘다. 언덕 아래 후암동 축대 아래 좁은 골목을 따라 걸어간다. 수국이 막 피고 섬초롱과 매발톱이 아침햇살에 빛난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언덕 위 골목을 따러 걸어간다. 청기와대문집 담장 위 분홍장미 꽃봉오리가 막 피려고 한다. 며칠 뒤면 활짝 필 것 같다. 그 뒤로 멀리 남산 위 서울N타워가 보인다. 언덕 위 높은 축대 아래 골목을 따라 걸어간다. 골목 끝 대추나무는 무성하다. 다행이다. 재작년 전지에 나무가 힘들어 작년 한 해는 쉬었던 것 같다. 후암시장으로 내려가는 골목을 따라 내려간다. 계단 옆 고운 작약이 마치 방긋 웃는 듯 서 있어 반갑다. 길 건너 축대 윗집 대문에는 빨간 장미가 만발한다. 후암시장 입구 간식마당에는 남산을...
토요일 아침 남산자락 갈월동 골목골목을 걸었다. 길을 따라 걸어간다. 어느새 갈월동에서 후암동으로 바뀌었다. 옆쪽으로 나란히 서 있는 집이 예쁘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집인데 잘 관리해 오래되어 보이지 않는다. 삼광초를 지나간다. 건너편 골목 풍경이 순간 당황스럽다. 입구의 구멍가게가 없어졌다. 늘 화분이 가득 놓여있어 꽃집처럼 보이던 구멍가게는 이 동네 할머님들의 사랑방이었다. 몇 년 전부터 구멍가게를 하지 않고 집으로만 사용되었다. 마침 앞집 어르신이 나오셔서 여쭤보니 지난주부터 공사 중인데 뭐가 들어오는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벽에 계량기 3개가 나란히 있는 걸 보니 세 집이 사는 주택으로 사용될 것 같다. 어르신은 올해 아흔여섯이신데 정정하시다. 산책하러 나가는 길이라 하신다. 어르신은 이십 대 중반에 월남해 윗동네에 살다가 지금의 집으로 이사와 30년 살았다 하신다. 좁은 골목을 지나 동네 안으로 들어간다. 파란대문집 앞 골목 풍경은 여전하다. 다행이다. 축대 옆 좁은 골목을 걸어간다. 대문 앞 화분이 나란히 있고 대문 안으로 화분이 놓여있는 정겨운 풍경이 발길을 잡는다. 이어 축대 아래 바구니에 예쁜 꽃이 핀 화분이 놓여있는 정겨운 풍경이 다시 발길을 잡는다. 이제는 타지 않는 자전거는 멋진 화분 거치대가 되었다. 축대 옆 좁은 골목을 빠져나왔다. 안쪽으로 축대 위 집이 이어지고 위로 가파른 계단이 이어진다. 계단 위 안쪽으...
아침 일찍 나서 재개발로 어수선해지기 전 마지막으로 능선 아래 눈 덮인 북아현동을 걸었다. 그리고 남산자락 갈월동을 걷고, 갈월동과 붙어있는 후암동을 잠깐 걸었다. 일부러 하얀집 아래 돌계단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다. 이제 원래 후암동 산책 동선 그 시작 골목에 섰다. 골목 건너편 담장의 한쪽 멋진 벽화는 칠이 벗겨져 안쓰럽다. 반대편 벽화는 다행히 여전하다. 하얀집 앞을 지난다. 칠이 벗겨진 하얀 담장 위 배롱나무가 빈 가지다. 하얀집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먼저 가신 할아버지가 심었다면 애지중지 가꾸셨었다. 잘 컸으면 좋겠다. 골목을 따라 걸어간다. 낡은 시멘트 담장 뒤로 고층빌딩이 둘러싸고 있다. 모퉁이를 돌아 높은 축대 옆길을 따라 걸어간다. 길 한쪽에는 치워놓은 눈이 그대로 쌓여있다. 붉은벽돌담장 위로 파란 하늘이 더욱더 파랗다. 일제강점기 쌓은 축대 집, 그리고 낡은 돌계단. 그 옆으로 1970년대 이층양옥집, 최근에 지은 다세대주택이 차례로 이어진다. 마치 지나간 시간이 차례로 이어지는 것 같다. 골목을 내려간다. 건너편 파란 기와지붕집 담장 뒤로 마른 분홍 장미가 몇 송이가 남아있어 반갑고 또 애틋하다. 모퉁이를 돌아 다시 이어지는 축대 골목을 따라 걸어간다. 붉은 벽돌담 위에 흐르는 아침 햇살이 참 좋다. 검붉은 장미 몇 송이 시든 채 있다. 따사로운 봄날이면 담장 위 빨간 장미가 만발한 예쁜 집이다. 골목 끝...
아침 일찍 친구 정혁이랑 명동을 걷고, 아침을 먹고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길 그리고 덕수궁의 가을을 걸었다. 늘 고즈넉한 덕수궁의 풍경을 따라 걷다가 친구가 이것저것 물어봐 이야기하다 보니 정동, 덕수궁의 아픈 역사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덕수궁을 나와 후암동으로 간다. 삼성빌딩 앞에서 버스를 타고 갈월동에서 내렸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 두둥실 떠다니는 모처럼 ‘미세먼지 좋음’ 날이다.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한강대로 삼각지 주변으로 우뚝 솟은 고층빌딩이 보인다. 언덕으로 이어지는 골목을 따라 걸어간다. 골목은 중간에 아래 둘레길을 지나 가파른 돌계단으로 이어지고, 다시 돌계단은 중간 둘레길을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진다. 가파른 돌계단은 위 둘레길에서 다시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진다. 아래로 넓게 180도 이어지는 계단은 언제봐도 멋지다. 이 동네 아이들이 술래잡기할 때 시작하는 곳 같다. 가파른 계단 끝 축대 위 하얀집 뒷마당에 감이 주렁주렁 달렸다. 5년 전 어느 여름날 하얀집 앞 골목을 지나다가 멋진 벽화에 기대어 담장 위 배롱나무꽃을 바라보고 계시던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배롱나무는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정성껏 키운 나무였다. 할머니는 집 안 풍경을 궁금해하는 걸 보고 마당을 구경시켜주고, 할머니는 젊을 때 명동에서 간호사 하시던 이야기, 또 이 집으로 이사와 산 이야기, 오래전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할머니는 가을에 감이 익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