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첫 해외여행이었던 2021년 여름 루마니아 여행 마지막 일정,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를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에서 환승해 서울까지 오는 비행만 남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이었지만, 가까운 두 나라 사이를 오가는 비행인 부쿠레슈티-이스탄불 구간과 한국과 유럽을 잇는 대표적인 환승 노선의 하나인 이스탄불-인천 구간 모두 승객이 가득했다. '다음'을 기약하며 떠난 '포스트 코로나' 첫 해외여행의 마지막 포스팅 ㄱㄱ 비행기 타러 가는 길에 다른 공항에서 출발해 날아가는 비행기 구경하기 숙소(라마다 부쿠레슈티 파크)에서 공항까지 대중교통으론 이동이 까다로워서 앱으로 택시를 불러 공항에 갔다. 부쿠레슈티엔 헨리 코안더(OTP)와 아우렐 블라이쿠(BBU) 두 곳의 국제공항이 있는데, 시내를 중심으로 같은 방향에 있다. 서울의 김포-인천공항처럼 아우렐 블라이쿠 공항을 지나 더 가야 헨리 코안더 공항이 나온다. 헨리 코안더 공항의 공항 코드가 OTP인 것은 공항이 '오토페니'라는 곳에 있어 개항 당시엔 '오토페니 공항'으로 불렸기 때문이라고. 이스탄불행 터키항공 TK1046편. 루마니아 탭시앱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공항에 갈 때는 처음 깔아 쓰는 앱을 이용했었다. 최초 사용 시 적용 가능한 할인쿠폰을 쓸 요량이었는데 뭐가 문제였는지 여하튼 결과적으론 잘되지 않았다. 일반 차량이 오는 우버나 그랩과 달리 우리나라 카카오택시처럼 원...
지난여름 남유럽은 기록적인 더위를 기록했다. 동유럽이면서 남유럽이기도 한 발칸반도의 루마니아도 참 더웠다. 중부, 북부지방의 고산지대에 있는 도시들(시비우, 브라쇼브 등)은 괜찮았는데, 남부 평지에 위치한 수도 부쿠레슈티는.... 아 정말 타들어갈 것 같은 땡볕이 연일 계속돼 낮에 돌아다니다 보면 어지럼증을 느낄 정도였다. 그래서 루마니아 여행 마지막 이틀은 수영장이 딸린 숙소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고 계속 쉬었다. 역시 더운 날엔 물에서 첨벙첨벙하는 것만큼 훌륭한 피서가 없다니까! ㅋㅋ 루마니아 여행, 실외 수영장에 조식까지 해도 저렴한 호텔, '라마다 부카레스트 파크 Ramada Bucharest Parc' '루마니아는 물가가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그렇게 알고 갔는데, 사실 외식 물가는 생각만큼 저... blog.naver.com 객실 시설은 꽤 오래돼 기냥저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쿠레슈티 라마다 호텔에 맘에 들었던 건 근사한 수영장이 있기 때문이었다. 체크인하러 프런트 데스크 가는 길에 먼저 슬쩍 보였던 수영장의 모습. 빨리 짐 던져놓고 수영장으로 가고 싶다!!! 날씨 진짜 사람 잡아ㅋㅋㅋ 실내외 수영장, 사우나, 피트니스 등이 있는 부쿠레슈티 라마다 호텔의 바이탈리티 Vitality 너무 더워서 축축 처지는데, 여기서 활력을 좀 되찾아야겠어...! 영업시간이 엄청나게 길다ㄷㄷ 투숙객이더라도 하루 35레이(약 1만 원)...
가까운 나라여서인지 루마니아에서는 그리스 음식점을 유독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부쿠레슈티의 두 번째 숙소였던 라마다 부카레스트 파크 주변은 공원과 오피스 빌딩으로 가득인 곳이라 상업시설이 별로 없었는데, 10분 정도 걸어 나가면 사람 사는 동네가 나오고, 거기서 꽤 괜찮은 그리스 음식점을 만날 수 있었다. 식당의 이름은 기라디코(Giradiko). 분위기에 끌려 들어갔을 만큼 이색적이던 레스토랑 내부, 멀리서 온 외국인 손님에게 유독 친근하던 직원의 응대도 좋았고, 제공된 음식까지 맘에 쏙 들던 곳이었다. 대로변에 호텔 몇 개와 근사한 오피스 빌딩 몇 동이 전부였던 호텔 근처에서 북쪽으로 조금 걸어 나오니 아파트도 보이고, 정교회당도 보이고, 주유소도 보이고 좀 사람 사는 동네 느낌이 난다. '어디서 저녁을 먹을까?'라며 매의 눈으로 동네를 살피다 시야에 들어온 'Authentic Greek Food' 파란 철문 왼쪽으로 살짝 보이는 식당 분위기도 좋아 보이고, 구글맵을 확인하니 평점도 꽤 괜찮은 곳이라 오늘 저녁은 여기서 해결하기로. 매장 내부보다 더 크게 산뜻하던 노천 마당. 그릭 레스토랑이라 그런지 하얀색+파란색으로 꾸며진 산토리니 st 인테리어도 맘에 들고, 분위기 너무나 근사한 게 일단 합격ㅋㅋ 메뉴에는 루마니아어와 함께 영어로 설명이 함께 적혀 있어서 도움이 되긴 했지만, 익숙한 음식들은 아니다 보니 직원의 도움을 많이 ...
'루마니아는 물가가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그렇게 알고 갔는데, 사실 외식 물가는 생각만큼 저렴하지 않아서 놀랐고, 숙소는 저렴한 편이었다. 부쿠레슈티에선 첫 2박과 마지막 1박 숙박 장소를 나눴다. 첫 2박은 도심에 있는 숙소를 잡아 도보여행을 하고, 마지막 1박은 수영장 딸린 숙소를 잡아 쉬다 귀국할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부쿠레슈티 도심에서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라마다 부쿠레슈티 파크는 '수영장이 딸린'이란 조건을 만족한 곳이었는데, 5만 원대에 아침식사까지 제공하는 가성비가 훌륭한 곳이었다. 대학광장, 통일광장, 올드타운으로 오려면 버스 혹은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야 해서 도심을 여행하기엔 좋은 숙소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콕 처박혀 도심으로 다시 나올 계획이 없던 내게는 괜찮은 선택지였다. 첫 숙소가 있던 통일광장에서 라마다 호텔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갈아타야 했다. 택시를 타고 한 번에 갈 수도 있지만, 지하철을 한 번도 타본 적이 없어 지하철+시내버스 조합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부쿠레슈티 지하철은 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기본 티켓이 '2회용'이다. 한 번 밖에 사용하지 않은 이 카드, 내년 7월 31일까지 유효하다는데 과연 쓸 일이 있을까... 지하철은 뭐... 서울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 다르긴 다르구나. 여기가 시내 한복판인데 객차 내부가 이렇게 한산하다니...! 서울하고는 천지차이;; 지...
인민궁전 내부 가이드 투어를 마치고 다시 통일광장 쪽으로 걸어 나와 부쿠레슈티의 '올드타운'으로 왔다. 한때 '발칸의 작은 파리'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웠던 시절도 있었지만, 1, 2차 세계대전과 차우셰스쿠 독재 시기를 거치며 많은 것이 파괴된 부쿠레슈티. 루마니아의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부쿠레슈티가 지방의 다른 도시에 비해 관광지로 인기가 높지 않은 것은 역사의 흔적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인데, 통일광장과 대학광장 사이 좁은 구역에 파괴되지 않고 남아있는 이른바 '올드타운'이 있어 걸어 다닐만하다. 유럽의 여느 올드타운처럼 굳이 목적지를 정해두지 않고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걸어도 눈과 귀와 입이 재밌는 그런 공간이었다. 동유럽 루마니아 여행, 미리 가 본 평양? 부쿠레슈티 인민궁전 (국회궁전) 가이드 투어 중세의 흔적을 간직한 지방의 다른 도시에 비해 이른바 관광명소라 할만한 곳이 적은 부쿠레슈티에서 '... blog.naver.com ▲ 인민궁전(의회궁전) 내부 가이드 투어 후기는 위에 ▲ 인민궁전에서 동쪽으로 걸어 나와 담보비타강을 건너면 그간의 밋밋한 건물들과는 확연히 차이 나는 고풍스러운 건물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곳이 바로 부쿠레슈티 올드타운이다. 19세기 말에 지어진 CEC 궁전(CEC 은행) 건물 앞을 지나는 빅토리에이 거리(Calea Victoriei)가 부쿠레슈티 올드타운의 서쪽 경계가 된다....
중세의 흔적을 간직한 지방의 다른 도시에 비해 이른바 관광명소라 할만한 곳이 적은 부쿠레슈티에서 '인민궁전' 혹은 '국회궁전'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건축물의 존재는 압도적이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건물이자 행정용 건물로는 가장 크다는 이 건물, 평양의 주석궁을 방문한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셰스쿠의 지시로 시작된 건물, 그러나 완공 전 축출돼 처형된 그는 구경도 못한 건물, 지진 복구를 명분으로 건설을 시작해 주변 민가와 역사적 건축물을 헐고 지어 시민들 입장에선 볼 때마다 분통터질 건물이지만, 없애기도 그래서 뒀더니 부쿠레슈티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지 않을 수 없던 건물. 내부는 가이드 투어를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한데, 그래서 '꼭 가야지'라는 생각은 없었지만 걷다 보니 시내 중심에 있는 이곳에 다다랐고, 마침 가이드 투어 시작 시간도 임박해 얼떨결에 투어에 참여하게 됐다. 평양의 주석궁을 모티브로 지은 건물이라고 하니 '미리 가 본 평양'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진짜 평양'에 갈 일이 있긴 있을까...) 부쿠레슈티에선 3박을 했지만, 부쿠레슈티라는 도시에 흥미가 있어서였다기 보단 코로나 PCR 검사를 받고, 결과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를 일정의 마지막에, 길게 잡았던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검사는 잠깐이고, 결과는 이메일로 받는 거라 그렇게 오래 있을 필요는 없었지만, 여하튼. 무궁화가 만발해있던 한...
지금까지 지나 온 도시들이 주로 중세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시비우, 브라쇼브 등)이거나 자연경관이 멋진 곳(시나이아)이었다면, 루마니아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이자 수도인 부쿠레슈티(부카레스트)는 공산국가 설립 이후 루마니아의 현대사와 관련한 흔적이 많은 곳이다. 1800년대 중반부터 루마니아의 수도였던 부쿠레슈티엔 도시 곳곳에 현대사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도심 한복판에 있어 부쿠레슈티를 찾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거칠법한 광장 세 곳에서의 기억을 꺼내보려 한다. 부쿠레슈티의 중심 of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통일광장, 그리고 반-독재, 반-공산주의 시민혁명의 현장인 대학광장과 혁명광장이 그곳이다. 부쿠레슈티 통일광장(Piata Unirii)은 서울로 치면 광화문광장 같은 상징성이 있는 곳이었다. 광장과 공원에서 파리의 샹젤리제를 본떠 만들었다는 통일대로(Bulevardul Unirii)가 시작되고, 그 길의 반대쪽 끝에 평양의 주석궁을 모태로 지은 '인민궁전(Palatul Parlamentului)'이 있다. 크고 웅장한 건 다 가져다 비슷하게 만든 통일대로 주변은 온통 분수 천지 광장과 대로 옆으론 담보비타강이 흐르는데, 분수와 달리 이 강물은 꽤 더럽다 (...) 숙소가 통일광장 근처라 부쿠레슈티에 머무는 동안 통일광장 주변을 자주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광장과 대로의 상징성은 충분히 알겠는데, 주변 건물들은 매우 낡았고, 공간이...
코로나 이후 첫 여행이었던 루마니아 여행, 이제 슬슬 마지막을 향해 달린다. 온통 푸르고 푸르던 시나이아를 떠나 마지막 목적지이자 이 나라의 수도 부쿠레슈티/부카레스트로 간다. 우리나라로 돌아가려면 PCR 검사를 받아야 해서 마지막은 의료기관이 많은 대도시에 있는 편이 좋겠다 싶었고, 그래서 수도 부쿠레슈티 일정을 마지막에 뒀다. 시나이아에서 부쿠레슈티 사이에는 간선 철도가 놓여있어 철도를 이용한 이동이 편리하다. 크지 않은 마을이지만, 그에 비해 시나이아 기차역은 꽤 웅장한 모습이다. 수도 부쿠레슈티와 또 다른 대도시 브라쇼브를 잇는 간선 철로 상에 있는 시나이아 역. 시나이아 자체도 루마니아의 유명한 휴양지라 기차도 제법 자주 다니는 편이다. 다섯 자리 편명의 열차가 지역열차(?)라는 점은, 브라쇼브에서 시나이아로 올 때 알게 됐었다. 루마니아 여행, 브라쇼브에서 기차 타고 시나이아로 : 루마니아엔 국영열차와 지역열차가 있는 것? 브라쇼브에서 사흘 밤을 보내고 나흘째 오전, 루마니아 최고의 산간 휴양지로 꼽히는 시나이아로 이동했다.... blog.naver.com 심각하게 지연된 국영열차 덕분에 우연히 알게 된 지역열차(?)의 존재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차내 시설도 훨씬 신식이다. 고민의 여지없이 부쿠레슈티로 가는 지역열차(Regio Calatori) 티켓을 끊었다. 시나이아에서 부쿠레슈티까지는 약 121km, 2시간 정도가 걸...
지난 여름, 코로나 이후 첫 해외여행을 준비하면서 목적지의 조건으로 삼았던 것 중 하나가 산山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포기할 수밖에 없던 2020년 5월 스위스 여행을 대체할 목적지를 찾으려던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조지아가 물망에 올랐고, 그다음엔 몬테네그로를 염두했었다. 목적지의 코로나 상황, 한국 여권을 소지한 백신 접종자의 입국 수월성 등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한 끝에 루마니아를 여행지로 결정했고, '루마니아의 산'으로 선택한 곳이 바로 부체지산이었다. 처음엔 '하루 날 잡아서 트래킹을 해야지' 싶었는데, 정작 현지에선 귀찮아져서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서 조금 걸은' 게 전부가 되긴 했지만, 온통 푸르고 푸르던 부체지산 산책(?)은 후회 없는 시간이었다. 숙소 정원에서 보이던 부체지산의 능선. 쩌 위에 시설물이 있는 곳까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이스탄불에서 클루지나포카 가는 비행기에서 봤던 바로 그 산에 오늘은 직접 올라가는 것! 아래서 보면 그저 평범한 산의 능선인데, 하늘에서 본 산의 정상부는 평평한 모습이었다. 일단 숙소 앞 버스 정류장에서 티켓을 구입하고(2회권)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끗- 당시 루마니아에선 실내 및 대중교통에서만 마스크 착용이 의무였다. 놀랍게도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가는 버스는 출근길 버스 못지않은 만원 버스였다. 그 와중에 다행히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편하게 케이블카 타는 ...
시나이아에선 호텔식을 두 번이나 했다. 묵고 있는 숙소에선 식사가 제공되지 않았는데, 100년도 넘는 세월 동안 시나이아의 중심을 지킨 특급호텔 레스토랑을 두 번이나 찾았다. 특급호텔 치곤 가격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았고, 음식도 괜찮았기 때문이었다. 시나이아에 간다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레스토랑, 호텔 팰리스 시나이아 레스토랑 되시겠다. 낮에 펠레슈성에 다녀온 뒤, 숙소에서 띵까띵까 시간을 보내다 늦은 저녁을 먹으러 시나이아 팰리스 호텔에 왔다. 갑자기 비가 퍼붓길래 그치길 기다리며 띵까띵까 했던 건데, 좀처럼 그치질 않아서 '이러다간 저녁을 못 먹겠다' 싶어서 우산을 받쳐 들고 나왔다.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호텔은 곳곳에서 고풍스러움이 묻어나더라. RESTAURANT는 영어랑 스펠링이 똑같네. 연회장 같은 분위기의 레스토랑- 의 상차림(?)은 생각보단 단출했다. 비가 흩뿌리는 와중에도 야외 좌석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살짝 쌀쌀한 기운이 들어 다시 실내로 들어왔다. (한여름 7월 말에 한기를 느끼다니...) 메뉴는 그때까지 루마니아를 여행하며 여느 식당에서 볼 수 있던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호텔이라 가격은 좀 더 나가는 편이었지만,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니었다. 그나저나 '캐롯 샐러드 코리안 스타일'이라고 적힌 메뉴에 무척 호기심이 갔는데, 재료에 '코리안더' 있는 것 보고 '이건 절대 한국 스타일일 리 없다'라고 확신했다...
지난 여름 루마니아 여행 후 입국할 당시엔 '귀국 후 PCR 검사'가 입국 일주일이 되는 시점에 한차례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입국 당일 혹은 익일 PCR 검사 1회가 추가됐다. 사이판에서 인천으로 도착하는 항공편은 죄다 오후 늦게라 당일 검사는 불가능하고, 다음날 검사를 받아야 한다. 공항에서 입국하며 방역담당자로부터 '내일 관할 지자체 보건소에서 지침 받으시면 돼요'라고 안내받았는데, 이게 보건소에서 전화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건지, 아니면 먼저 연락을 하라는 건지 좀 애매했다. 목요일에 입국해 금요일 오전에 검사를 받고, 하루 동안 자가격리하다 토요일 오전에 결과가 나오면 바로 지방에서 열리는 사촌동생 결혼식에 가야 해서 급한 마음에 나는 금요일에 먼저 보건소로 연락을 했다. 국내백신접종자의 해외여행 후 입국 후기 : 예방접종증명서와 PCR 음성결과서 제출, 자가격리 면제, 수동감시 전환 절차, 입국 후 PCR 검사 '귀국'은 여행의 가장 마지막 순간에 이뤄진 일로,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평소 ... blog.naver.com 국내백신접종완료자의 해외여행 후 입국 후기/준비해야 할 것 등에 관한 포스팅은 위에 목요일 사이판에서 출발한 티웨이 항공이 도착할 즈음 탑승동엔 다른 도착편은 없다. 그러니까 결국 사이판발 티웨이 항공편에서 내린 순서가 거의 그대로 특별검역 순서가 된다. 불행히도 좌...
루마니아 최고의 산악 휴양지로 꼽히는 시나이아는 해발고도가 높은(약 800m) 고원지대로, 여름에 다니기 딱이었다. 수도 부쿠레슈티에 비하면 시비우나 브라쇼브도 쾌적했지만, 시나이아의 쾌적함은 차원이 달랐다. 일단 공기도 선선하고, 숲속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이 그냥 숨 쉬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좋게 해 줄 정도였달까. 시나이아 도착 첫날은 그렇게 맑고 선선한 공기를 마시며 동네를 걸어걸어 올라가 시나이아 수도원과 펠레슈성에 다녀왔다. 루마니아에서 손꼽히는 역사 유적들로, 이곳에 처음 오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었다. 카르파티아산맥의 품 안에 형성된 푸르고 푸른 동네, 시나이아 중심가 디미트리 기카 공원(Parcul Dimitrie Ghica)에 있는 국립공원 관광안내소에 들러 관광 지도를 하나 받고, 동네를 어떻게 다니면 좋을지 안내를 받았다. 실시간 CCTV 영상까지 보여줘가며 어디가 좋고, 어디가 좋다를 연발하던 직원 아저씨 대박 친절!! 공원 옆 빵집, Cofetărie Patiserie 부체지산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커피에 티라미수 케이크부터 충분히 당을 충전한 뒤 동네 탐색에 나섰다. 맑았던 날씨가 점차 흐려지는 와중에, 눈앞에 펼쳐진 동네가 참 예쁘다. 동화에서 나올법한 그런 집들이 이어지던 거리. 굽이굽이 좁은 길을 따라 마을이 형성돼 있는데, 이렇게 오래된 집들도 꽤 많다. 호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시나이아는 루마니아의 손꼽히는 산간 휴양지라고 한다. '트란실바니아 알프스'라 불리는 수려한 산세를 배경으로 들어선 작은 마을엔 왕가의 여름 별궁인 펠레슈성이 들어서 있을 정도니, 루마니아에서 '여름 휴양지'로서 시나이아의 명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이런 곳의 숙소를 한여름 휴가철에, 바로 전날 잡으려니 적당한(=비싸지 않으면서 위치도 좋고, 시설도 나쁘지 않은) 걸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헐 이러다 노숙자가 되는 건가'라는 위기감 끝에 선택한 곳은 'The Castle'이라는 근사한 이름의 숙소였다. 시나이아 시가지 중심가에 있는 저렴한 숙소였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가성비 자체는 그리 좋지 않았지만, 하룻밤 머물러 가기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일단 입지는 합격! 시나이아 기차역에서 지그재그 돌계단을 올라오면 만나게 되는 시나이아 중심가 거리. 호텔은 이 큰 길가에 있다. 기차역에선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기내 반입이 가능한 사이즈의 캐리어를 끌고 오는 길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았다. 호텔의 이름처럼 숙소의 외관은 성의 형태를 하고 있음ㅋㅋ 우리나라 도시 외곽 지역에 흔히 있는 '모텔 팰리스', '꿈의 궁전 모텔' 이런 것들과 비슷한 외관이랄까. 그러고 보니 가격도 비슷하네. 약 5만 원(약 43USD). 우리나라 모텔과의 차이라면 입구에서 건물로 이어지는 오솔길과 정원이 제법 예쁘게 꾸며져 있...
브라쇼브에서 사흘 밤을 보내고 나흘째 오전, 루마니아 최고의 산간 휴양지로 꼽히는 시나이아로 이동했다. 이전 클루지나포카-시비우, 시비우-브라쇼브 구간에서 경험한 '버스 삽질'에서 교훈을 얻어 이번엔 처음부터 기차로 이동하기로. 하지만 루마니아는 기차도 쉽게 태워주지 않는 것...! 타려던 열차는 연착돼 하염없이 기다려야겠구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뭔가 다른 회사의 열차도 있는 것 같더라. 여행을 떠나기 전엔 알지 못했지만, 여행 중에 몸으로 겪은 루마니아 기차 여행기 ㄱㄱ 이제 떠나야 하는데, 동네 마트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조금씩 사둔 식량이 이렇게나 남았다. 아침부터 요거트 2개, 빵 2개, 닭다리 튀김, 그리고 커피에 과일까지 대탐욕의 시간ㅋㅋ CFR Călători pagina oficială. Mersul trenurilor. Bilete online. Oferte. Servicii S.N.T.F.C. “ CFR Călători S.A, principalul operator feroviar de pasageri din România, a fost înfiinţată în anul 1998 prin reorganizarea Societăţii Naţionale a Căilor Ferate Române (SNCFR). Informaţi-vă cu privire la mersul trenurilor, cumpărarea bi...
탐파산에 올라갔다 다시 올드타운으로 내려왔다. 특별히 뭘 해야겠다 생각한 것은 없었지만 올드타운은 그냥 정처 없이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는 곳인 것! 날도 화창해서 가는 족족 그림 같은 풍경의 연속이었다. 날이 더워서 중간중간 쉬기도 엄청 했지만(하지만 고지대인 브라쇼브의 더위는 장난이었다. 부쿠레슈티는 죽음...) 산 위에서 내려다봤던 올드타운에 내려왔다. 스파툴루이 광장으로 이어지는 골목길 마다마다의 분위기가 그렇게 평온하고 좋더라. 어느 골목길이든 걷다 보면 자연스레 광장으로 이어진다. 골목길이 평온하고 한적한 느낌이라면, 광장은 북적이고 활기가 넘치는 분위기. 광장엔 사람이 많은 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특성을 뽐내며 있었는데, 그늘에 앉아 광장을 스케치하던 한 아저씨의 모습에 오랫동안 눈길을 뗄 수 없었다. 그림 그리는 데는 영 젬병이라 저렇게 그림 그리는 사람이 있으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그림을 얼마나 못 그리냐면, 중학교 언젠가는 그림 2개를 그려 미술 성적을 낸 적이 있는데, 둘 다 D를 맞아 최하점이었다. (=아예 수업 때 깽판을 치거나 그림을 그리지 않은 경우가 아닐 경우의 최하점 2연타). 고등학생 땐 '모델을 하면 B를 준다'라는 미술 선생님의 제안에 제일 먼저 손을 들었다. 브라쇼브 올드타운의 중심, 스파툴루이 광장은 흔히 생각하는 '유럽 올드타운 광장'의 전형과도 같은 곳이었다. 날까...
한때 '된장녀'의 상징과도 같았던 스타벅스는 이제 거의 '국민 별다방'이 됐다. 개인적으로 스타벅스 커피를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고, 서울에선 언제 어디서나 카페를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스타벅스를 '찾아다니지는' 않는다. 선물로, 경품으로 받아둔 스타벅스 기프티콘 한, 두 개쯤은 늘 휴대폰에 저장돼 있어서, 주변에 스벅이 있으면 공짜 커피를 마실 생각에 반가운 정도? 그러나 유럽에선 '스벅을 만나는 반가움'이 정말 크다. 유럽에선 스벅의 충성고객이 된다. 우리나라에서야 계절, 장소 안 가리고 '아아'를 마실 수 있지만, 뜨거운 커피를 고집하는 유럽에선 스벅이 '시원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곳이라 특히나 여름에 유럽을 여행할 때는 초록색 곱슬머리 인어(?)가 더더욱 반갑다. @시나이아, 루마니아/2021년 날이 좀 덜 더울 때는 이렇게 노천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여름에 돌아다니다 보면,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이스 라떼 생각이 절실할 때가 많다. @부다페스트, 헝가리/2016년 하지만 유럽의 많은 카페에선 '아이스'가 들어간 커피는 아예 취급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베를린, 독일/2018년 시원한 커피는 따뜻한 커피보다 훨씬 비싸게 받는 경우도 많다. 작은 에스프레소는 2유로인데, 작은 아이스 에스프레소는 3.3유로...-_- 독일에선 얼음을 얼리고, 보관하는데...
전날 저녁에 이어 브라쇼브에서의 세 번째 날에도 어김없이 올드타운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브라쇼브 올드타운은 넓은 평지를 놔두고 산과 산 사이 마치 협곡 같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 동남쪽에 우뚝 솟아있는 가장 높은 산이 탐파산이고, 이 산에는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전날 라스노브에서도 푸니쿨라를 타고 요새가 있는 상 정상에 올랐는데, 이날 브라쇼브에서도 문명의 힘을 빌려 쉽게 높은 곳으로 향한다. 올드타운을 가기 전 숙소 근처 카페에 들러 커피를 한잔했다. 전날 사둔 샌드위치가 있어 같이 먹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오케이 사인을 줬다. '그걸 왜 물어보니' 정도의 쿨함이었던 '샌드위치 오케이'는 여기서 베이커리류를 팔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았다. 여섯 번만 마시면 한 잔을 더 주는 동네 카페, 분위기는 좋았는데 커피 맛은 기냥저냥이었다. 올드타운으로 이어지는 대로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표를 구입했다. 갈 때 한 번 올 때 한 번 탈 생각이었다. 걷기엔 거리가 제법 되지만, 버스는 일단 타면 5분 정도면 도착하는 거리였다. 이곳은 브라쇼브 올드타운 입구의 터미널 같은 버스 정류장. 역시 물인심이 좋은 루마니아, 방문했던 도시 어디에서도 쉽게 음수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올드타운이 시작되는 지점, 건물의 외관이 갑자기 확 다 바뀌는 곳이다. 아직 점심 식사시간이 되지 않은 올드타운 거리는 전날 저녁에 비하면 아주...
낮에 라스노브에 다녀온 날, 숙소를 옮기고 브라쇼브 올드타운에 갔다 왔다. 유럽의 여름은 낮이 워낙 길어서 하루를 충분히 다 산 것 같은데도 아직 밝아서, 다음날 낮에 가야지 생각하고 있던 올드타운으로 나를 이끌었다. 브라쇼브 올드타운은 '유럽의_흔한_올드타운.txt'였고, 그래서 예쁘고 걸을 맛이 나는 공간이었다. 다음날 가기 전에 사전 답사차 휙 둘러본 브라쇼브 올드타운의 모습- (이라고 쓰고 사실 저녁 먹으러 다녀옴 >_< ) 숙소에서 올드타운까진 거리가 제법 됐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도 불편한 위치라 그냥 걷기로 했는데, '남쪽으로만 가면 되는걸'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만 믿고 지도 따위 보지 않고 가다 보니 영 이상한 곳으로 가버렸다. 동네가 깔끔하고 집들도 널찍한 게 좀 사는 사람들의 동네인 것 같던 곳을 지나쳤다. 다시 구글맵의 도움을 받아 올드타운의 '입구'라고 할만한 곳에 도착했다. 중세 시대 느낌의 건물과 빵이나 아이스크림 같은 간단한 간식거리를 파는 곳, 환전하는 곳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쭉 따라 걸었던 큰길(차 다니는 도로)에서 어느 골목이든 꺾어 들어가면 '오, 여기네!' 싶은 공간이 나온다. 누가 봐도 '여행자를 위한 공간'이던 올드타운의 거리- 어떻게 보면 유럽 올드타운의 핵심은 오래된 건물보다 이런 노천 레스토랑이 아닌가 싶다ㅋㅋ 골목을 걸어 브라쇼브 올드타운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스파툴루이 ...
3박할 수 있는 숙소를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1+2박으로 숙소를 나눠 묵어야 했던 브라쇼브. 그 두 번째 숙소는 첫 번째 숙소보다 훨씬 비싸고, 세련된 곳이었다. 첫 번째 숙소는 실제로 할머니 혼자 사는 오래된 2층 집의 한 층을 통으로 내주는 것이었는데, 두 번째 숙소는 단기 임대를 목적으로 세팅된, 잘 꾸며진 업자의 집이라는 점에서도 완전히 달랐다. 두 집의 성격과 장단점은 너무도 대조적이었는데, 한 가지 공통점이라면 양쪽 모두 호스트가 매우 친절하다는 점이었다. 루마니아 브라쇼브 에어비앤비 숙소, 말은 통하지 않지만 따뜻한 할머니가 맞이하는 가정집 시기가 시기니만큼 여러 사람과 접촉해야 하는 숙소보다는 독립적인 숙소가 낫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측면... blog.naver.com 브라쇼브 첫 숙소, 정감 넘치는 2만 원대 숙소 후기는 위에 어쩔 수 없이 숙소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 최대한 서로 가까운 곳에 있는 숙소를 알아봤더랬다. 첫 번째 숙소에서 보이던 두 번째 숙소(사진 속 높은 건물)는 걸어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두 번째 숙소는 '유럽 레지던스'라는 이름의, 주변에서 가장 높은 건물에 있었다. 여행자 상대 단기 임대를 업으로 하는 호스트와는 에어비앤비 메시지로 거의 실시간 채팅하듯 연락이 됐다. 건물 입구에서 호스트를 만나 체크인을 했다. 게스트를 한, 두 번 상대하는 게 아닐 호스트는 끝내주게 친절...
브라쇼브에서의 둘째 날, 브라쇼브 올드타운을 향하기 전에 먼저 근교의 라스노브에 다녀오기로 했다. '브라쇼브 근교'하면 이른바 '드라큘라 성'이 있는 브란Bran이 가장 유명하지만, 드라큘라를 보지 않았던 나에겐 그다지 흥미로운 곳이 아니었다. 브란 가는 길에 있는 라스노브는 브란보다 가깝고,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아기자기한 마을이라는 이야기를 들어 차라리 여기가 낫겠다 싶었다. 브란은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루마니아에서 딱 한곳만 다시 갈 수 있다고 하면 시비우와 이곳 중에 고민할 것 같다. * 라스노브인지, 라슈노브인지 혹은 제3의 발음인지 모르겠다. 네이버 루마니아어 사전에서도 못 찾겠고. '라스노브'라고 적는 게 더 일반적인 것 같긴 하다, 참고로 루마니아어로 브라쇼브는 Brașov, 라스노브는 Râșnov. 가운데 ș가 똑같으니까 발음도 같지 않을까 싶긴 한데, 뒤에 하나는 자음이 나오고 하나는 모음이 나오니까 다를지도(=모르겠단 소리)(라고 적으면 통상 댓글로 능력자분들이 알려주더라ㅋㅋ) 요거트에 껍질 벗겨 잔뜩 올린 자몽으로 1차 아침식사를 하고 뭅뭅 숙소에서 버스터미널 걸어가는 길이 예쁘다~ 터미널 가는 길에 동네 빵집에서 2차(?) 아침식사를 했다. 매장에서 직접 구운 빵에 커피를 먹었는데, 맛은 기냥저냥이었지만 주인 아주머니의 친절함은 때문에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은 곳이었다. 루마니아 여행, 시내/시외버스 타고 브라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