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을 품은 옛 마을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지금은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이 세상에 계시지 않아 우리의 시골도 없어져 버렸고, 어릴 땐 미처 깨닫지 못했던 마음이 어찌 할 수 없는 이제야 너무나 아쉽다. 우리도 아늑한 툇마루가 있는 집이 있었는데.. 아궁이에 군불 지피던 사랑채도 있었는데.. 가마솥 걸고 밥 짓던 부엌도 있었는데.. 외양간도, 뒷간도 있었는데..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외암민속마을은 충청도는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손꼽히는 옛 마을 중 하나다. 500여 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품은 이 마을은 실제로 대를 이은 후손들이 거주하고, 누군가에겐 고향이자 집이요, 누군가에겐 그저 여행지가 되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어떤 계절에 가도 좋지만, 자연이 한껏 익어가는 가을에 만나면 더 깊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게다. 주차장에서 개천을 따라 걷다가 만나는 마을 입구로 들어가는 길. 처음 마주하는 풍경은 여름에 갔다면 만발한 연꽃을 볼 수 있었을 연밭. 마을 곳곳에 포인트를 콕- 짚어 주는 포토 존 표지판이 있다. 가을의 상징이기도 한 감. 우리 시골 마당에도 감나무가 있었다. 끝 부분을 Y자로 만든 장대로 감을 하나씩 똑- 똑- 따 주시던 할아버지. 손주들에게 가득 안겨 주시고는 까치밥도 꼭 남겨 두셨더랬다. 우리가 외암민속마을에 간 첫 번째 이유는 5천 원짜리 시골 밥상이 궁금해서! 마을 초입에 자리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