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서해 바다의 매력을 강렬하게 알게 해 준 태안 갈음이해수욕장. 독특한 이름도 어여뻐서 자꾸 부르게 되는 곳.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옥씨부인전>을 비롯,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도 선택한, 드라마 <공주의 남자>, <다모>, <여인천하>, <용의 눈물>, <찬란한 여명> 등 사극의 단골 촬영지로 사랑받은 이유가 뭔지 1초 만에 느낄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이 이끄는 대로 도착하면 딱 여기! "어.. 으응..? 여기.. 맞아?" 길가에 있는 표지판을 보니, 여기가 맞는 것 같긴 한데.. 길이 애매했다. 조용한 마을이요, 인적이 드문 곳이라 공터에 살짝 주차를 하고 숲 방향으로 가 보니, 쇠사슬로 막힌 길이 나타났다. 일단.. 이 길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안으로 조금 들어갔는데, 러시아어로 적힌 표지판이 보였다. "엥? 웬.. 러시아어지?" 일단 조금 더 들어가 보기로 하고, 찹찹한 공기가 뺨에 닿는 겨울의 숲길을 걸었다. 바람결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이따금 들릴 뿐, 소음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한 길. 하늘로 쭉쭉 뻗은 나무가 처음엔 메타세쿼이아인가.. 했는데, 더 가까이 다가가 보니 낙우송이었다. 얼핏 메타세쿼이아와 닮은 낙우송은 '깃이 떨어지는 소나무'라는 뜻의 나무로, 공룡 시대부터 생을 이어 왔다. 이 나무가 낙우송인 걸 안 이유는 마치 종유석처럼 솟아난 뿌리혹 때문. 습한 땅에서 자라는 낙우송은 기근(氣根, 공기 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