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저자 : 정지우 지음, 출판 : 한겨레출판 / 2020 분량 : 324쪽 밀레니얼세대 당사자의 날카로운 분석 <인스트그램에는 절망이 없다>는 정지우 문화평론가가 현 시대 흐름 속에서 마주치는 삶의 여러 문제들을 ‘시대의 증언자’로서 ‘의무감’과 ‘절실함’을 가지고 치열하게 쓴 에세이다. 저자는 87년생 밀레니얼 세대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겪는’ ‘청년’, ‘젠더’, ‘공동체’ 관한 여러 사안을 당사자 입장에서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그가 지적하는 문제의 핵심과 대안 제시는 기성세대 여러 평론가의 ‘관찰자’ 입장과는 확연히 다르다.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청년담론 시작 청년 담론의 주체는 청년 지금까지의 청년 담론은 누구에 의해 형성되고 있을까. 담론을 이끄는 사람들은 청년들이 얼마나 열악하고 열등한 상황에 있는지 사회적 약자임을 강조하며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담론에서 청년은 주체라기보다 ‘보호와 지원의 대상자'로서만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나아가 청년이야 말로 사회와 시대 전체를 통찰하고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세대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의 생활 조건을 개선해주자는 식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청년들을 사회를 이끌어가는 동반자로 인식하고 더 발언하고 활동하도록 밀어줘야한다. 사회 전체, 시대 전체, 이 세상 자체에 대해 ‘발언권력’을...
제목 : 향연 저자 : 플라톤 출판 : 이제이북스 / 2014 분량 : 256쪽 지혜 사랑에 대한 철학적 담론 기원전 404년 전후, 아가톤은 비극 경연에서 첫 우승을 하여 그의 집에서 향연을 연다. 여러 동료들이 참여하여 축하하고, 소크라테스도 참여한다. 가벼운 술자리 가운데 에뤽시마코스가 돌아가면서 에로스에 대한 찬양을 하자며 제안했고 한 명씩 에로스에 대한 연설을 시작한다. <향연>은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여러 인물이 에로스에 대한 자기 생각을 나눈 대화글이다. 육체적 사랑으로만 알고 있던 에로스는 다양한 연설과 질문 그리고 답변 속에서 다각도로 해석되고 지혜 사랑에 관한 철학적 담론으로 이어진다. 특히, 한 문장도 소홀히 넘길 수 없었던 소크라테스와 디오티마의 대화들은 에로스에 대한 정의를 토대로 지혜를 사랑하며 사는 삶을 소망하게 만든다. 에로스 : 지혜를 사랑하는 것 당대 사람들은 에로스가 위대한 신이며 아름다운 것이라고만 판단했다. 하지만 디오티마는 에로스가 인간과 신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며 그 자체가 아름답지도 추하지 않은 ‘아름다운 것에 관해 사랑하는 자’라고 말한다. (p131) 가장 아름다운 것 중의 하나가 지혜이다. 따라서 에로스는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에로스는 인간에게 왜 필요할까? 인간이 지혜를 사랑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사랑은 좋은 것이 자신에게 늘 있음에 대한 것이에요…사랑이 기능은…몸에...
제목 : 정희진처럼 읽기 저자 : 정희진 출판 : 교양인 / 2014 분량 : 312쪽 정희진 : 대표적인 여성학자, 평화학 연구자, 저술가 정희진(1967년~)은 한국 사회에서 대표되는 여성학과 평화학 연구자이자 저술가이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아내폭력' 경험의 성별적 해석에 대한 여성학적 연구’로 석사, ‘반미문학을 통해 본 식민지 남성성의 형성’으로 여성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 대학과 시민 단체에서 오랜 기간 동안 여성학 강연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또한 2005년에 출판한 <페미니즘의 도전>은 대학의 여성학 개론 수업 교과서로 활용될 정도로 여성주의 운동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여성주의를 넘어선 ‘메타 젠더주의자’이며 평화학 연구자라고 소개한다. 페미니즘 배경과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사회 문제와 갈등, 소수자, 평등, 평화 이슈를 다루고 다학제적 입장에서 공부와 글쓰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에 그녀는 <나를 알기 위해 쓴다> 등 책을 출간하고 한겨레신문과 경향 신문에 칼럼을 쓰면서 강연과 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오디오 매거진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이다. 정희진의 공부 - 2023년 7월호 www.podbbang.com 날카로운 통찰과 깊은 사유의 명확한 문장들 사회통념에 대한 반론 <정희진처럼 읽기>(교양인, 2014)는 기존 질서와 보편적 사고에 대한 의문과 반론을 제...
교양의 욕구 우리가 제일 듣기 좋은 칭찬 중에 “교양 있다”는 말이 있다. 교양의 사전적 의미는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다. 교양 있다는 평가는 품위와 지식을 사람으로 인정한다는 말일 것이다. 반대로 교양없다는 말은 교육과 공부를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부정적인 평가일 수 있다. © siora18, 출처 Unsplash 요즘 서점에 ‘교양’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책들이 즐비한 것을 보면 교양인이 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보게 된다. 《시민의 교양》,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등등. 이 책들만 다 읽으면 교양인이 될 것 같지만 과연 그럴까. 교양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우리는 교양인이 되려고 하는지 궁금하다. 이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해주는 책이 있다. 교양이란 스스로 만드는 것 《페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페터 비에리, 은행나무, 2018)은 프랑스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페터 비에리’의 교양과 문학에 대한 강연을 글로 옮긴 책이다. 1부 ‘교양이란 무엇인가’에서는 교양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제시하고, 2부 ‘이해의 다양한 모습’에서는 문학적 이해란 무엇인지 설명한다. 이 강연집은 교양의 역할과 필요성, 교양인의 특징, 문학 읽기의 중요성 등에 대한 저자의 명확한 견해를 간결하...
가끔 어떤 작가의 세계관과 문학관이 궁금할 때가 있다. 어떤 배경과 이유로 작품을 썼는지, 당시 작가의 마음과 상황은 어땠을지 호기심이 생긴다.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토니 모리슨'. 그녀는 어떤 삶의 여정 속에서 위대한 작품을 썼고 놀라운 성취를 이루었을까. 특히 토니 모리슨은 역사 속에서 지워진 흑인의 삶을 되살리는 일을 해왔다. 문학의 힘을 보여주는 저력은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고 싶다. 흑인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흑인 여성으로서 첫 노벨문학상을 받은 토니 모리슨(1931~2019)의 말이다. 편집자로 일하던 그녀가 수많은 책을 읽고 만들면서 정작 자신이 보고 싶었던 책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녀는 직장을 그 만두고 흑인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룬 <가장 푸른 눈>, <술라>, <솔로몬의 노래> 등의 소설을 발표한다. 1988년에 <빌러비드>로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1992년 <재즈>를 발표한 뒤 다음 해 노벨문학상을 받는다. ‘흑인 여성 작가’라는 한계를 오히려 작품의 정체성으로 승화시켜 인종과 성을 초월한 작가로 우뚝 선 토니 모리슨. 그녀는 자신이 읽고 싶었던 책을 직접 썼고 그 소설 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문학의 본질과 사회적 문제까지 작가의 사상을 엿보다 토니 모리슨의 <보이지 않는 잉크>(바다출판사, 2021)는 그녀가 남긴 다양한 연설과 강연, 칼럼, 수상 소감, 졸업 축사 등 모은 산...
저자 정희진은 2005년 <페미니즘의 도전>으로 이름이 알려진 여성학자이다. 평화학 연구자, 녹색당원으로도 소개되는 그는 <아주 친밀한 폭력>, <정희진처럼 읽기>, <낯선 시선> 등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한다. 또한 오피니언 리더 중에 한 명으로서 여러 매체를 통하여 서평, 칼럼 등 다양한 글쓰기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디오 매거진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 팟캐스트 탄생 배경에는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교양인, 2022)가 있는 것 같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 제목을 ‘공부란 무엇인가’라고 말하며, “이 책이 마음이 통하는 사람끼리 작은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희미한 연결이 흔적이라도 남기기를”(p.23)이라고 언급한다. 그 계기와 바램이 오디오 매거진 ‘공부’로 실현된 것으로 보인다. 정희진의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는 ‘정희진의 글쓰기’ 시리즈 중 다섯 번째 책이다. 글쓰기 작법서라기보다 공부의 근본으로서 쓰기를 강조하며 우리의 가치관과 언어와의 관계를 파고든다. 부제 ‘융합과 횡단의 글쓰기’에서 보듯이 융합과 횡단 개념을 깊게 설명하고 있다. 융합은 ‘더하기’가 아니라 여러 입장과 분야를 가로지며 교차와 충돌을 통한 질적 전환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팬데믹 현실에서는 기존의 지식으로 새로운 해석과 대안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성주의와 생태주의, 평화주의를 공부하도록 권하...
#인식되지않은 #세상의반 #목소리 페미니즘의 도전(15주년 리커버) 저자 정희진 출판 교양인 발매 2020.12.25. “페미니즘은 그렇게 거창하거나 ‘무서운’ 것이 아니다. 이제까지 잘 들리지 않았던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보자는 것이다.”(p.90) 저자 정희진은 여성들의 목소리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여러 이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데 여성주의 시각에서만 답하지는 않는다. 스스로를 탈식민주의 관점을 가진 평화학 연구자로 소개하기도 했던 그는 다제학적 관점에서 논쟁들을 분석하고 선명하게 주장을 펼친다. 사회적 통념을 깨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정희진의 의견은 하나의 대안적 목소리로 인정받는 것 같다. 그 시작점에는 2005년도에 출간된 <페미니즘의 도전>(교양인, 2020)이 있다. 남성 중심적 세계관의 모순을 드러내고 대안적 인식론으로서 페미니즘을 자세하게 서술한 책이다. 최근에 15주년 기념판이 나올 정도로 개정과 가정폭력과 성과 섹스 문제, 성매매 특별법, 군 가산점 문제, 묻지마 폭력 등 첨예한 주제에 대해 여성의 언어로 재해석함으로써 많은 독자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책은 페미니즘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해소시킨다. 여성주의는 남성을 적으로 두고 모든 여성이 페미니즘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다양한 목소리들이 공존하는 사회를 지향”(p.63)한다. 여성은 사회적 약자 중에 하나이며 “타자의 상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