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저자 : 브라이언 헤어 & 버네사 우즈 출판 : 디플롯 / 2021 분량 : 396쪽 정치 현실에 대한 한 과학자의 우려 저자 ‘브라이언 헤어’는 진화인류학자, 심리학, 신경과학과 교수이다. 그는 2016년 당시 다른 집단을 향한 비인간화 현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더 은밀하게 퍼지고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다는 위기감을 느낀다. 이런 상황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은 책을 집필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해결책을 찾기 위해 2년간 더 연구한 끝에 이 책을 출판했다고 밝히고 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오늘도 다정하게 친화력은 생존 능력 친화력은 생존능력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인류가 진화 과정에서 적자생존이 아닌 친화력과 협력을 토대로 생존하고 번성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또한 민주주의는 "내면의 어두운 본성을 잠재우고 선한 본성을 발휘할 수 있음을 견실하게 증명해온 유일한 정부 형태"(p.244)이기 때문에 이 제도를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호모사피엔스의 생존은 친화력과 사회성 때문 신체적으로 뛰어났던 네안데르탈인은 사라지고, 호모사피엔스가 끝까지 생존하여 지금까지 번성한 이유는 친화력과 사회성 때문이다. 이는 공동의 목표를 위한 의사소통과 협업 능력, 즉 인지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사회적 관계의 공식이 친화력에 유리하게 바뀐 뒤로 우리 뇌의 신경연결망이 점점 ...
작품 :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작가 : 알랭 드 보통 출판 : 은행나무 / 2016 분량 : 300쪽 결혼이라는 제도 고찰하기 인기 프로그램 중에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있다. 이혼 위기의 부부가 출연하여 일상을 공개하고 상담하면 전문가는 그 문제 원인을 분석하고 적절한 처방을 제시한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무척 뜨겁다. 자신의 결혼 생활과 어려움을 돌아보면서 공감과 함께 해결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이 고민하는 결혼에 대한 현실적 대안과 통찰이 담긴 소설이 있다.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행나무, 2016)은 독특한 구성과 남다른 관점으로 결혼이라는 제도를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독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알랭 드 보통 : 일상의 철학자, 감각 있는 소설가 저자 알랭 드 보통은 일상의 철학자로 불린다. 1969년 스위스 취리히에 태어난 그는 하버드에서 철학 박사 과정 중에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한 3편의 소설을 발표한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우리는 사랑일까>, <키스 앤 텔>은 전 세계 20개국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는다. 대상을 보는 새로운 시선과 흥미로운 논리 전개, 철학적 통찰과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문장력 등으로 감각적이고 개성있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여행의 기술>, <행복의 건축>, <철학의 위안>, <일의 기쁨과 슬픔>, <뉴...
제목 : 성을 알면 달라지는 것들 저자 : 김경아 출판 : IVP / 2020 분량 : 276쪽 성교육과 관련한 최근 연구 자료와 현장 경험 풍부 성교육 전문가, 김경아 저자 <성을 알면 달라지는 것들>은 성교육 전문가로서 김경아 저자가 성의 기본 지식과 올바른 태도에 대해 최근 연구 자료와 현장 경험을 토대로 쉽게 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부모가 먼저 성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고 있어(p12)하며 "명랑한 분위기에서 아이들과 성에 대해 이야기 나눌 사람으로 준비"(p.231)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과 성교육, 성관계 등 신체적 영역 뿐만 아니라 동성애, 낙태, 성역할 등 사회문화적 시각에서도 상세하게 다룬다. 또한 성경적 세계관 안에서 성과 여러 이슈들을 어떤 태도로 바라보며 판단해야할지 자신의 의견을 명확히 제시한다. 부모가 먼저 성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고 대화를 나눌 사람으로 준비되어야 한다 성교육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강조하는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가르치는 교육이자 인간됨에 관한 이야기다. (중략) 스스로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를 깨닫는 주체성의 문제이며,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를 성찰하는 도덕성의 영역이다. (중략) “성은 단지 우리가 행하는 것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존재에 관한 문제”다. p.28 <성을 알면 달라지는 것들> 성교육 : 타인에 대한 배려 : 인간됨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은 성에 대...
<이토록 귀찮은 글쓰기> 제목 : 이토록 귀찮은 글쓰기 저자 : 위근우 출판 : 시대의창 / 2023 분량 : 208쪽 글쓰기 책을 자주 구입해서 읽어보는 편이다. <나를 살리는 글쓰기>, <글쓰기의 최전선>, <힘 있는 글쓰기> 등 저자마다 희노애락이 담긴 성장 과정과 글쓰기 노하우와 필살기 등을 읽다보면 서서히 꺼져가는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다시 생긴다. 그러다 동기부여가 흐지부지 사라질 때면, 다른 글쓰기 책을 검색해본다. 요즘에는 핫한 글쓰기 책이라도 구입까지 하지 않는다. 결국 다양한 방법론보다 꾸준하게 계속 쓰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빌려서라도 읽어본다. 좋은 작가가 적어놓은 세련된 문장으로 동기부여를 받고 싶기 때문이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이토록 귀찮은 글쓰기>를 발견했다. 제목에서부터 그동안 읽었던 글쓰기와는 다른 결의 내용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이토록 귀찮은 글쓰기이지만 그래도 할 만하다는 내용이라는 예상은 되지만, 대부분은 할 만하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제목으로 내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아서 호감이 생겼다. 저자를 검색하고 책을 살펴보니 이름도 출간한 책 제목도 예사롭지가 않았다. 글쓰기에 대해 대놓고? 귀찮다고! 외치다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위근우 저자는 대중문화 전문 기자를 거쳐 현재 프리랜서 평론가이다. 경향신문 등 여러 매체에 대중문화 관련한 비평기사를 쓰고 있다. 10만 파로워 인스...
친한 엄마들과 함께 한 일박 여행. 세 달 전에 정해놓은 일정이었고 이 날을 기다리며 일상의 분주함을 견디었다. 그런 만큼 알차고 풍성하면서도 충분한 쉼이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했다. 부산 영도에 있는 흰여울문화마을을 향했다. 시원한 바다를 보며 끝없는 수다를 즐겼다. 골목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손길이 다채로웠다. 어디에 눈길을 줘야할지 모를 정도로. 사람들이 많아서 밀리듯 걸어야 했지만 핫플레이스 답게 적당히 화려하고 충만했다. 밤에는 <어린왕자>로 낭독과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1시간 동안 낭독한 뒤 감상을 나누었다. 책에는 어린왕자가 여러 별들을 탐험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대화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지리학자를 보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세상과 사람을 지식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먼저 다가가고 사랑하려고 하지 않았다. 요즘 나는 불편한 관계나 두려운 일에 직면하려고 한다. 관계가 멀어진 사람들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다. 이번 여행도 이런 과정에서 진행된 것이다. 또한 자신감이 없어 시도하지 못했던 일을 하나 둘씩 하고 있다. 독서토론 강사로서 울산 중고등학교에 다녀왔고, 블로그에 내가 하고 싶은 공부 모임 공지를 올렸다. 어제부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몇 번이나 머뭇거리고 잠을 설치며 준비하고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다. 조금씩 사람을 사랑하고 일을 사랑하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 엄마들은 나의 이런 나눔을 ...
#토요아침낭독모임 #의미있는주말 #알차고풍성한 토론 풍경 잘 아는 책이고 몇 번이나 읽었다는 기억만 있는 책. 하지만 늦잠 자고 싶은 토요일 아침 7시에 일어나 낭독하며 정독을 하니 새롭게 다가왔다. 인생의 통찰이 담긴 문장을 만날 때마다 익숙하고 잘 안다는 느낌보다, 맞장구치며 치유가 되는 순간을 경험했다. 비록 온라인 줌에서 모였지만 함께 낭독하며 독서토론까지 한 학인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은 그 시간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발췌 & 단상 어른들은 나에게 속이 보이는 보아뱀이나 안 보이는 보아뱀의 그림 따위는 집어치우고, 차라리 지리나 역사, 산수, 문법에 재미를 붙여 보라고 충고했다. 나는 이렇게 해서 내 나이 여섯 살 때 화가라는 멋있는 직업을 포기했다. 나는 내 그림 제1호와 제2호의 실패로 그만 기가 죽었던 것이다. 어른들은 자기들 혼자서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그때마다 자꾸자꾸 설명을 해주자니 어린애에겐 힘겨운 일이었다. 8쪽 어린 왕자의 시각에서 보는 어른들의 모습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한계를 인정하게 된다. 우리는 흔히 어른이 아이를 가르쳐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아이들이 아이였던 순간을 잊어버린 어른에게 자신들의 입장에 대해 설명해야하는 순간이 더 많았겠구나 라는 것을 깨닫는다. 중1 첫째는 나와 대화할 때 항상 답답하듯 말한다. 나는 필요한 질문을 했고 엄마로서 당연히 해야할 역할을 한다고 생각...
"나치 원폭 만들면 끝장" 처칠, 특수부대 띄워 중수 생산 막아 ━ 핵무기 개발 막전막후 〈상〉 금세기 인류의 최종병기인 핵무기는 1942년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에 의해 탄생했다. 그 막후에는 나치독일이 먼저 개발하지 못하도록 사활을 건 치열한 정보전이 있었다. 1930년대 말 n.news.naver.com 요약 1940년대초 나치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연합국은 수많은 노력을 했다. 정예부대를 보내서 발전소의 중수 생산시설을 폭발하도록 했다. 큰 성과를 거두었지만 독일은 빠르게 복구했다. 다시 작전팀을 침투 시켜 폭탄을 설치하는 등 나치의 핵실험을 끊임없이 방해하였다. 단상 오펜하이머 영화 개봉으로 인해 핵무기 개발 과정과 관련 이야기를 알게 된다. 칼럼에는 핵무기 개발을 진행했던 미국보다 나치가 핵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치열하게 방해했던 영국의 활약을 알려준다. 영국의 이런 노력이 없었다면 독일이 먼저 핵무기를 만들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쟁을 멈추게 하고 평화를 위해 핵무기를 만들었다지만 현재 1만2천개가 넘고, 언제 어떻게 핵폭탄이 터져도 놀랍지 않을 상황이다. 한 방송에서 이 영화를 다루면서, 앞으로 AI가 핵무기 발사 버튼을 누를 수도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의 판단이 인간보다 더 정확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는 시기가 그리 멀지 않다면 가능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상상이 안간다...
제목 :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저자 : 유시민 출판 : 돌베개 / 2023 분량 : 304쪽 유시민, 대표적 지식인 ‘유시민’,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지식인 중에 한 명이다. 그의 책은 대부분 베스트셀러가 된다.인터뷰나 방송에 나오면 자주 화제가 되어 대중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진다. 이는 호불호를 떠나 많은 사람들은 그의 책과 말에 귀를 기울인다. 최근 저자는 <문과남자의 과학공부>(돌베게, 2023)를 출간하여 과학 공부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기존에 경제, 정치, 역사, 여행 등의 주제로 책을 냈던 것과는 다른 행보이다. 출판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장기간 머문다. 유명한 지식인이 쓴 과학교양서에 대한 독자의 궁금증이 컸던 모양이다. 인문학과 과학의 결합, 새로운 통찰과 관점 제시 이 책은 인문학과 과학을 결합한 통섭을 보여준다. 저자는 서문에서 인문학 위기를 극복하려면 과학 공부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뇌과학, 생물학, 물리학, 수학 분야를 차례로 다루고 있다. 각 과학 이론을 명료하게 설명하고, 저자는 경제학, 철학, 동양 고전, 사회과학 등을 연결하여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특히 인문학적 사안이라고 여겼던 역사적 사건이나 현재 이슈를 과학 이론과 사실을 통합하여 해석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다. 이는 과학자가 출간한 과학 교양서와 차별되는 부분이다. 사회주의 체제의 실패를 다윈주의로 해석 특히 사회주의 체제의 실패의 원인을 ...
요약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경청이지만 과학적으로 볼 때, 경청은 불가능하다. 사람은 대화의 주도권을 자기도 모르게 뺏아간다. 호응하며 상대방 이야기를 들어준다고 착각하지만 결국 자기 위주로 대화를 하게 된다. 그 이유는 일종의 중독 증상 때문이다. 즉, 주도권을 가져오면 쾌감을 느낀다. 예를 들어 누군가 아파서 병문간을 가면 그 사람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아팠던 이야기를 계속 한다. 공감과 호응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건 "호응을 빙자한 주도권 낚아채기"란다. 진짜 경청은 그 사람의 아픈 상황을 계속 물어보고 그 사람이 계속 말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화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대화의 주도권을 가져오면 안된다. 경청은 사실상 불가능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라. 내 쾌감 때문에 계속 내가 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는 것을 기억하며 대화의 원래 이유를 계속 상기해야한다. 단상 항상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나면 그날 밤 이불킥을 하곤 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줬어야 했는데 내 말을 많이 했다는 자책이 자주 들었다. 상대방 말에 호응한다고 해놓고 주도권을 빼았던 것이고 그게 마음이 불편했던 것이 아니였을까. 인간은 대화 주도권을 빼앗을 때 쾌감을 느끼고 그게 중독이라는 말에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중독이라고 해서 아주 큰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일종의 뇌의 분자 시스템이란다. 당황할 일이 아닌 것이다. 대화 ...
제목 : 운명의 과학 저자 : 한나 크리츨로우 출판 : 브론스테인 / 2020 분량 : 344쪽 타고난 유전자 운명 vs 인간의 자유의지 https://www.sedaily.com/NewsView/269UVTR0K1 가슴절제 안젤리나 졸리…'BRCA 변이' 나도 있나?[헬시타임] 사회 > 사회일반 뉴스: 관능미의 대명사로 꼽히던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는 2013년 유방절제술을 받으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유전자검사... www.sedaily.com 작년에 안젤리나 졸리의 초상화가 주목받은 적이 있다. 가슴의 흉터를 그대로 드러낸 이 그림은 세계 유방암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 광장에 벽화로 전시되었다. 유방암으로 어머니를 잃은 졸리는 검사를 통해 유방암과 난소암에 걸릴 확률을 급격히 높여주는 BRCA1이라는 유전자를 확인하고 2013년에 예방적 유방 절제술을 받았다. 그녀는 이 결정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수술을 통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에서 5% 미만으로 떨어졌고 이에 안심된다고 밝혔다. 그녀의 선택은 타고난 운명을 거부하고 미래를 바꾸기로 결정한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물론, 부유한 환경도 큰 몫을 했겠지만) 인간은 운명과 주체성을 동시에 가진 존재 ‘운명과 자유의지에 관한 뇌과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운명의 과학>(한나 크리츨로우, 로크미디어, 2021)는 인간이 다른 동물처럼 ...
제목 : 최초의 질문 저자 : 이정동 출판 : 민음사 / 2022 분량 : 264쪽 기술 선진국 도약을 위한 전문가의 호소 혁신의 시발점은 어디일까? 바로 "질문"이다. 문제 해결자가 아니라 질문을 제시하는 것! 진정한 혁신은 도전적인 질문에서 시작한다"고 이정동 교수는 주장한다. 기술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두려움 없이 질문하기가 제일 중요하다! 최초의 질문=지향점 기술의 진화도 마찬가지다. 연구자든 기업가든 오늘 이것 하다 안 되면 내일 저것 찌르는 식으로 보이는 대로 또는 들은 대로 지향점 없이 마구잡이 시도를 하면 탁월해질 수 없다. 지향점이 없으니 실패에서 학습과 축적이 안 되고, 당연히 질문도 업데이트되지 않는다. 최초의 질문이라는 지향점이 있으면 오늘 비록 성과가 없고 실패했어도 방향을 수정할 교훈을 얻지만, 지향점이 없으면 실패하는 순간에 뭔가를 배우기는커녕 짐 싸서 뜰 생각부터 하게 된다. p.63 우리는 기술 선진국일까? 작년 6월 21일에 오후 4시, 많은 사람들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우주로 향하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1조 9572억 원을 투입해 개발에 착수한 지 12년 3개월, 1992년 국내 첫 위성 ‘우리별 1호’를 발사한 지 30년 만에 자체 기술로 발사체 개발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스스로의 힘으로 우주에 무엇이든 보낼 수 있는 ‘세계 7대 우주강국’이 된 것이다. © spacex, 출...
나는 책을 읽고 꼭 서평을 쓰고 싶었다. 주관적인 느낌을 주로 담아내는 독후감이나 북리뷰가 아닌 보다 객관적이고 설득적인 글을 쓰려고 했다. 하지만 서평 쓰기는 쉽지 않았다. 책에 빠져 읽다가 내가 느낀 감상을 상대화하여 책에 대한 비평의 말로 바꿔서 쓰는 일은 많은 연습이 필요한 과정이었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웠던 서평쓰기. 이렇게 어려운 줄 알았다면 시작도 안했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왜 서평을 쓰고 싶었을까? 네 아이 육아 중에 나는 다양한 북클럽을 참여했다. 동네 엄마들과 오프라인 책모임을 5년 넘게 하고 있었고, 숭례문학당을 알게 되어 온라인을 통해서도 틈틈히 책 읽고 발췌 단상을 올리고 있었다. 아이가 아픈 일이 아니면 빠지는 일이 없을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책 읽고 내 생각을 나누는 일은 나의 존재를 확인받는 일이었다. 상대방은 그 책이나 책모임이 중요하게 여기거나 내용이 궁금하지 않은데도 나는 기회가 되면 책 이야기를 했다. 가끔 상대방의 고민을 듣고 책에 나온 부분이 도움이 될까 열심히 설명한 적도 있다. 그런 날은 어김없이 집에 돌아와 자기 전 이불킥을 날렸다. 후회와 함께. 재즈바를 운영하던 하루키는 야구장에서 갑자기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는 이 순간을 에피파니(계시)와 같았다고 말한다.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런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작품 : 원청 작가 : 위화 출판 : 푸른숲 분량 : 588쪽 20세 중국 문학 복원을 꿈꾸는 '위화'의 신작 위화의 <원청:잃어버린 도시>(푸른숲, 2022)은 20세기 초 격동의 시대를 살아냈던 인간의 삶을 그려낸 장편 소설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인 위화가 집필기간 23년을 거쳐 완성한 신작이다. 그는 20세기 중국을 문학으로 복원하는 목표로 여러 작품을 발표한다. 1950년대 대약진운동을 시작으로 하는 <인생>,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하는 <허삼관 매혈기>, 자본주의를 수용한 중국 사회를 다룬 <형제> 등으로 평단과 대중에게 인정받는다. 위화는 1900년대초 청나라에서 중화민국으로 넘어가는 시기의 <원청>을 발표함으로써 중국의 20세기 지형도를 완성했다고 볼 수 있다. 아내가 있는 곳, 원청을 찾아나선 '린샹푸' 어느 날, 청년 '린샹푸'에게 ‘샤오메이’와 ‘아청’ 남매가 찾아온다. 린샹푸는 '원청'에서 그들에게 숙식을 제공한다. 그러다 아청은 떠나고 샤오메이만 남는다. 린샹푸는 샤오메이와 살다가 혼인하고 딸을 얻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샤오메이가 사라진다. 린샹푸는 딸을 가슴에 품고 샤오메이를 찾기 위해 원청을 향해 긴 여정을 떠난다. 하지만 원청을 찾을 수 없었고 원청과 비슷하다고 느낀 '시진'에 머물게 된다. 린샹푸는 '청융량'과 '리메이롄' 가족을 만나 같이 살면서 목공소를 운영하며 안정적인 삶을 이어간다. ...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레이먼드 카버가 전하는 일상을 견디는 법 작품 :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작가 : 레이먼드 카버 출판 : 문학동네 / 2022 분량 : 272쪽 레이먼드 카버의 알려지지 않은, 그러나 놓칠 수 없는 단편들 레이먼드 카버의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문학동네, 2022)는 카버의 단편 중에 한국에 번역된 적 없거나 절판되어 읽기 어려운 작품 11편을 모은 단편소설집이다. 카버의 초기단편에서부터 후기까지 다양한 시점에 발표된 작품들로서 한 작가의 문학적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희소식이다. 책에는 미국의 소시민이 겪게 되는 일상의 불안과 두려움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꿩’, ‘상자들’, ‘코끼리’, ‘블랙버드 파이’와 같은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표제작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은 압축된 문장과 여백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담아낸다. 불안과 두려움이 깃든 일상 작품은 일상 속에 깃든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인물이 어떻게 그 삶을 견디는지를 보여준다. 일상 속에서 불안과 두려 움, 공포를 겪어 강박증을 앓는 등장인물이 나온다. 단편 ‘상자들’ 에서 여름마다 휴가 대신 이사를 다니는 화자의 어머니가 등장한다. 남편의 실직 이후 매번 “집을 팔고 상황이 나아지리라 여겨지는 곳”(p.94)으로 이사를 갔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화자가 사는 동네로 이사온...
작품 : 비바, 제인 작가 : 개브리얼 제빈 출판 : 문학동네 / 2018 분량 : 400쪽 주홍글씨 벗어나기 책표지에는 한 여성이 나온다. 얼굴에는 눈코입 대신에 작가의 이름과 책 주인공 이름이 교차되어 있다. 작가는 제빈, 주인공은 제인. 자세히 보면 손으로 얼굴을 가린 동작이 바탕에 깔려 있다. 여자의 머리색과 옷 색깔은 진한 주황색이고 책제목 색도 마찬가지다. 책 소개란에서 읽었던 ‘현대판 <주홍글씨>’라는 문구와 딱 맞는 그림이다. 하지만 소설은 ‘주홍글씨’에만 머물지 않는다. 얼굴을 가려야만 했던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얼굴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드러낸다. 개브리얼 제빈 : 재능 넘치는 작가 작가 개브리얼 제빈은 하버드 영문학과 출신으로 다양한 주제를 여러 작품을 발표한다. 재치와 유머 감각이 뛰어나고 독특한 시선과 흥미로운 구성으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2014년에 출간한 <섬에 있는 서점>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마가렛 타운>, <다른 세상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비바, 제인>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원의원과 인턴의 스캔들 주인공 아비바는 정치학과 스페인문학을 전공한 대학생이다. 하원의원 레빈의 선거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을 하다가 그와 불륜 관계를 이어간다. 우연히 일어난 교통사고로 이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고 아비바 인생은 끝이 난다. 특히 블로그에 올린 인턴시절 글로 ...
작품 : 솔로몬의 노래 작가 : 토니 모리슨 출판 : 문학동네 / 2020 분량 : 552쪽 토니 모리슨 : 인종과 성을 초월하여 인정받은 작가 흑인 여성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토니 모리슨(1931년~2019년)은 인종과 성을 초월하여 폭 넓은 독자층에게 인정 받은 작가이다. 흑인의 비극적인 삶을 여러 기법을 활용하여 다각도로 드러낸 동시에 비극에 함몰되지 않고 흑인의 인간적 삶과 사랑을 탁월하게 그려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편집자로 일하면서 그녀는 흑인과 여성을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11권의 소설을 발표한다. 세 번째 소설인 <솔로몬의 노래>(문학동네, 2021)는 노예였던 과거를 잊고 자신의 본래 모 습을 찾아 나서는 흑인 남성 이야기를 다룬다. 1977년에 출간하자마자 문단과 대중 모두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비극에 함몰되지 않고 흑인의 인간성을 부각 3대의 걸친 흑인 역사 이야기 <솔로몬의 노래>는 흑인 노예 출신인 ‘메이컨 데드’ 3대의 삶과 죽음을 담고 있다. 메이컨 데 드 1세는 노예 해방이후 남부에서 자기만의 농장을 가지려다 백인에게 죽임을 당한다. 메이컨 데드 2세는 북부로 건너와 갖은 고생 끝에 임대업으로 큰 부를 얻고 흑인 의사의 딸과 결혼하여 성공한 삶을 산다. 메이컨 데드 3세는 ‘밀크맨’으로 불리며 아버지가 이룬 부와 명예 속에 서 부러울 것 없이 살지만 삶의 의미를 찾지...
작품 : 불멸 작가 : 밀란 쿤데라 출판 : 민음사 / 2010 분량 : 532쪽 불멸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 그 끝은 어디일까 강렬하게 집중된 시선 앞에 영혼은 끊임없이 늘어나고, 부풀고, 부피가 커지다가, 마치 휘황찬란한 조명을 발하는 기구처럼 마침내 창공으로 날아오른다는 것을 안다. 사람들로 하여금 주먹을 들게 하고, 총을 잡게 하고, 정당한 혹은 부당한 명분을 옹호하도록 자극하는 것은 이성이 아니라 팽창된 영혼이다. 바로 이것이 ‘역사’의 모터를 돌아가게 할 수 있었던 연료요, 이것이 없었다면 유럽은 잔디밭에 누워서 떠 하늘에 떠 있는 구름들을 권태롭게 바라만 보았을 것이다. p.343 체코 출신의 밀란 쿤데라는 장편소설 <불멸>(민음사, 2021)에서 왜곡된 이미지에 의지하여 불멸을 추구하는 인간의 실존 문제를 담아낸다. '팽창된 영혼'들이 이미지가 지배하는 체계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오늘날 영상 시대에도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밀란 쿤데라의 <불멸> 차례 '작은 불멸'과 '큰 불멸' <불멸>은 밀란 쿤데라가 1990년에 프랑스어로 발표한 소설이다. 현대의 ‘아녜스’와 ‘로라’ 자매 이야기와 역사적 인물인 ‘괴테’와 ‘베티나’의 관계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대조적인 성격과 가치관을 가진 두 자매는 아녜스의 남편인 ‘폴’을 두고 사랑의 경쟁의 벌이다 극적인 상황을 맞는다. 베티나는 괴테의 연인이었다는 ‘불멸’을 얻기 위해 ...
양귀자의 <모순> 작품 : <모순> 작가 : 양귀자 출판 : 쓰다 / 2023 분량 : 308쪽 양귀자의 <모순>은 1998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132쇄를 거듭하며 꾸준히 읽히는 스테디셀러이다. 삶의 양면성, 모순적인 인생을 수용하는 태도, 사랑에 대한 입체적인 관점 등을 극적인 구조와 섬세한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이 오랜 시간 동안 독자의 선택을 받은 이유 중에 하나는 소설이 건네는 인생 질문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원했던 삶을 선택했다면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소설은 이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을 찾도록 이끌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독자들이 ‘인생책’으로 꼽는 게 아닌가 싶다. 인생은 해석한 만큼 살아내는 것 인간이란 누구나 각자 해석한 만큼의 생을 살아낸다. 해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사전적 정의에 만족하지 말고 그 반대어도 함께 들여다볼 일이다. 행복의 이면에 불행이 있고, 불행의 이면에 행복이 있다. 마찬가지다. 풍요의 뒷면을 들추면 반드시 빈곤이 있고, 빈곤의 뒷면에는 우리가 찾지 못한 풍요가 숨어 있다. 하나의 표제어에 덧붙여지는 반대어는 쌍둥이로 태어난 형제의 이름에 다름 아닌 것이다 작가노트 중에서 p.303 주인공 안진진은 25세 미혼여성이다. 억척스러운 어머니와 방랑벽이 심한 아버지, 조폭 보스가 꿈인 남동생과 어려운 형편 속에서 살고 있다. 어머니의 쌍둥이 동생인 이모는 부유한 삶을 산다. 부...
미치코 가쿠타니의 <서평가의 독서법> 제목 : 서평가의 독서법 저자 : 미치코 가쿠타니 출판 : 돌베개, 2023 분량 : 392쪽 미치코 가쿠타니의 <서평가의 독서법>(돌베개, 2023)은 뉴욕타임스 서평가로 활약했던 저자가 쓴 99편의 서평을 담고 있다. 1998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가쿠타니는 영미권에서 영향력 있는 서평가로 인정받는다. 그녀는 이 서평집에서 “비평가보다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책을 소개”(p.22)한다고 전한다. 고전, 소설, 시집, 회고록, 역사, 예술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 가쿠타니는 핵심 내용과 줄거리를 간결하게 소개하고 책의 장점과 가치, 작가의 역량을 명료하게 서술하고 있다. 책에 대한 호평이 위주인데, 작가는 평가의 근거를 치열하게 제시한다. 다른 작가와의 비교, 비슷한 결의 작품과의 차이점,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을 총체적으로 분석한 결론 등을 활용한다. 서평가의 독서법이란 결국 책을 대하는 서평가의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임을 알게 된다. 서평집은 1.5세대 이민자로서 저자의 인생을 반영한다. 그녀에게 책은 외로울 때 안식처였고 괴롭히는 아이들을 피하는 도피처였으며, ‘국외자’인 자신에게 갈 길을 보여준 빛 같은 존재였다. 이는 외동아이이자 이민 자녀로 살아온 그녀의 인생과 연결된다. 특히 가쿠타니는 이민자의 삶과 고통을 그린 작품에 유독 더 끌렸다고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속하...
무라카미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작품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작가 : 무라카미 하루키 출판 : 문학사상사 / 2006 분량 : 167쪽 상실감에 젖은 청춘의 모습 간결하고 감각적인 문체 하루키의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문학사상, 2006)는 197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상실감에 젖은 청춘의 모습을 담아낸다. 일본의 전통 문학과 달리, 작가는 자기만의 간결하고 감각적인 문체로 묘사하고 있다. 내용은 주인공인 29살 화자가 21살 때 여름방학 동안 고향에 내려와 18일 동안 보냈던 이야기다. 화자는 별명이 ‘쥐’인 친구와 함께 제이스 바에서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한동안 방황하던 ‘쥐’는 소설을 쓰겠다며 말한다. 어느 날, 나는 제이스 바 화장실에서 쓰러진 10대 여자를 도와주고 그녀의 사연을 들어주면서 가까워진다. 방학이 끝날 무렵 고향을 떠나며 이렇게 말한다. 모든 건 스쳐 지나간다. 누구도 그걸 붙잡을 수는 없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바람같은 인생사에 삶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존재 소설은 인생이란 바람 같다고 말한다. 잡고 싶은 순간도 흘려보내야 하고, 딱 달라붙어 있는 고통스런 시간도 결국 지나간다는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상실과 고통의 한 복판에서 있는 사람에게는 이런 충고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우연히 만난 10대 여자는 힘들었던 삶의 여정을 화자에게 고백한다. “머리 위에선 언제나 나쁜 ...
제목 : 어린이라는 세계 저자 : 김소영 출판 : 사계절 분량 : 260쪽 어린이에게는 어른이 환경이고 세계이다 김소영의 <어린이라는 세계>(사계절, 2021)는 독서교실을 운영하는 저자가 어린이와 소통하며 알게 된 어린이의 특징을 그려낸 에세이다. 저자의 어린이 시절 이야기와 아이를 낳지 않는 입장에서 전하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어린 시절도 떠올리게 만들고 아이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여러 시각들을 생각하게 된다. 쓰면서 알게 된 한 가지는, 어린이라는 세계는 우리를 환대한다는 사실이다. 우리에게 '어린 시절'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어린이들의 진솔한 모습 때문인지 모르겠다. 어린이라는 세계가 늘 우리 가까이, 우리 안에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확실한 건 어린이에 대해 생각할수록 우리 세계가 넓어진다는 것이다. 8쪽 '어린 시절'이라는 공통점 저자는 쉽게 간과되는 어린이의 특징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는 신발을 신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어른 입장에서는 금방 신고 나오면 되는데 아이들이 꾸물거리는 것처럼 보여 자주 재촉하곤 한다. 그러나 저자는 신발 신는 과정이 복잡한 움직임의 연속이라고 설명한다. "왼쪽 오른쪽 신발을 정리하고, 발을 궤고 뒤축이 구겨지지 않게 하면서 뒤꿈치를 밀어 넣어야 한다." (p.16) 우리도 어렸을 때 분명 신발 신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잊어버린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아이의 여러 행...
제목 :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저자 : 유시민 출판 : 돌베개 / 2023 분량 : 304쪽 유시민, 대표적 지식인 ‘유시민’,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지식인 중에 한 명이다. 그의 책은 대부분 베스트셀러가 된다.인터뷰나 방송에 나오면 자주 화제가 되어 대중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진다. 이는 호불호를 떠나 많은 사람들은 그의 책과 말에 귀를 기울인다. 최근 저자는 <문과남자의 과학공부>(돌베게, 2023)를 출간하여 과학 공부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기존에 경제, 정치, 역사, 여행 등의 주제로 책을 냈던 것과는 다른 행보이다. 출판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장기간 머문다. 유명한 지식인이 쓴 과학교양서에 대한 독자의 궁금증이 컸던 모양이다. 인문학과 과학의 결합, 새로운 통찰과 관점 제시 이 책은 인문학과 과학을 결합한 통섭을 보여준다. 저자는 서문에서 인문학 위기를 극복하려면 과학 공부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뇌과학, 생물학, 물리학, 수학 분야를 차례로 다루고 있다. 각 과학 이론을 명료하게 설명하고, 저자는 경제학, 철학, 동양 고전, 사회과학 등을 연결하여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특히 인문학적 사안이라고 여겼던 역사적 사건이나 현재 이슈를 과학 이론과 사실을 통합하여 해석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다. 이는 과학자가 출간한 과학 교양서와 차별되는 부분이다. 사회주의 체제의 실패를 다윈주의로 해석 특히 사회주의 체제의 실패의 원인을 ...
제목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출판 : 현대문학 / 2016 분량 : 336쪽 35년간 소설을 써온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 소설가>(문학동네, 2016)는 작가의 인생 노트다. 이 자전적 에세이는 35년 동안 직업으로 소설을 써왔던 삶의 여정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소설을 쓰기 위한 체력관리와 일상적인 실천, 소설가로서의 자질과 태도에 대한 생각, 문단과 문학상에 관한 솔직한 심정 , 해외 시장 개척과 성공 사례들을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소설가로서 운명적 부름 탁월한 노력파로 거듭남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하루키가 소설가가 되겠다고 생각한 부분이다. 1978년 4월 29살이 되던 해, 새로운 야구 시즌이 시작되어 야구장에 갔다가 한 선수가 2루타를 치는 순간, “그래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른다”(p.45)라고 느낀다. 대학생에 결혼하여 재즈바를 운영하던 그는 영업을 끝낸 후 식당 테이블에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쓴다. 소설 작법을 전혀 모른 채 쓰고 싶은대로 썼다가 재미가 없어 다시 고치기 시작한다. 그러다 영어로 소설을 다시 써서 일본어로 번역하면서 자기만의 문체를 만들어간다. 내가 거기서 지향한 것은 오히려 불필요한 수식을 배제한 ‘뉴트럴’한 활동성이 뛰어난 문체를 획득한 것이었습니다. 내가 추구한 것은 (…) 이른바 ‘소설 언어’ ‘순수문학 체제’ 같은 것에서 가능한 ...
책소개 <오 나의 달고나>는 노키즈 존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입장을 그려낸 어린이 장편동화이다. 아이들이 즐겨 가던 달고나 카페에서 한 아이가 다치게 되어 카페 아저씨가 보상한 일이 생긴다. 이에 아저씨는 가게를 노키즈 존으로 설정하고 어린이 손님을 받지 않기로 결심한다. 책은 좋아하던 카페가 다시 가고싶은 '나대요 삼총사'의 노력과 그 과정에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오, 나의 달고나 저자 신지명 출판 낮은산 발매 2021.05.05. 토론풍경 아이들의 소감은 다양했다. 나대요 삼총사가 달고나 카페가 더이상 노키즈존이 되지 않도록 여러가지 방법들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좋았다고한다. 삼총사가 어떤 사건을 이끌어가고 해결하는 과정이 신났다고. 달고나 카페와 같은 곳이 학교 근처에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전하기도 했다. 노키즈존 설정은 아동차별이며 어린 아기를 데리고 오고 싶은 부모들도 못오게 하는 일이란다. 카페 아저씨의 입장도 이해되지만 노키즈존 설정 말고 다른 방법을 생각하면 어땠을까. 아저씨도 어린이 시절이 있었을텐데. 어른들이 어린이를 좀더 기다려주고 품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나대요 삼총사가 카페 아저씨를 도와 민폐 손님을 쫓아내자, 아저씨는 삼총사와 친구들 몇몇만 ‘카페 밖의 자그마한 공간’을 사용하라는 제안한다. 이에 우찬이는 자신들의 노력의 결과라며 수락하려고 하고, 영지는 “차별에 맞서”려 했는데 “몰래 드나드는...
#6학년독서토론 #초등추천도서 #고조를찾아서 고조를 찾아서 저자 이지은,이필원,은정 출판 사계절 발매 2020.11.26. 책소개 <고조를 찾아서>는 제6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으로 수상작 ‘고조를 찾아서’를 비롯해 네 편의 SF단편 동화가 실려 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시간 여행을 통해 친일파 고조할아버지를 설득하러 떠나거나, 디포머블 마스크를 쓰고 아이돌의 외모가 되거나,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도덕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별점과 이유 -5점, 4점, 4점, 3.4점 -원래 SF소설을 좋아한다. 각각의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내용이 좋았다.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좋았다. 세계관이 탄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나 과거를 바꾸면 갑자기 늙게된다거나 하는 부분은 설정이 논리적이었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폭이 너무 넓어서 좀 머리가 아팠다. -윤리적으로 어긋난 작품이 좀 아쉬웠다. 쪽지를 통해 과거를 바꾸는 부분이 설득되지 않았다. 인상적인 장면 '아아마'에서 모두가 아이돌 외모가 되면 나중에는 외모가 전혀 중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 먼 미래에도 외모 지상주의가 이어질지가 궁금했다. 논제토론 <자유논제1> '고조를 찾아서’의 윤서는 자신의 조상이 해 온 일을 발표 숙제를 하다가 “고조할아버지의 정체를 알게”(p.13)됩니다. 고조할아버지는 “조선의 청년들을 전쟁터로 내몰고 일본 군인과 경찰을 도와주던(p.14) 친일파였는데요...
나는 일주일에 한번 씩 둘째 친구들, 4학년 남자아이들 5명과 독서토론과 글쓰기를 한다. 내가 책을 너무 사랑하고 토론과 글쓰기를 해왔던 것처럼 아이들도 그 재미와 의미를 알아갔으면 했다. 2020년 3월, 당시 2학년이었던 아이들과 그림책으로 시작했던 독서모임은 코로나 때도 흔들림없이 매주 1권씩 책 읽고 토론하며 글을 썼고 현재 3년차 진행되고 있다. 어느 새 능숙하게 별점과 토론 소감을 말하고, 논제의 질문을 쓰윽 파악한 뒤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여느 남자 아이들처럼 축구와 피구, 베드민턴 등 운동에 빠져 땀을 뻘뻘 흘리다가도 책을 꺼내서 읽는 아이들로 자라고 있다. 독서토론준비지 대신에 자유롭게 적어오는 아이 키가 부쩍 자라고 독서력도 자랐다. 200페이지 넘는 두께의 책이나 고전도 읽어내고 있다. 억지로 강요했으면 읽었을까? 친구들과 책 이야기 하는 재미를 느끼고 매주 1권씩 읽는 것이 습관이 되었기에 가능했다. 담주 책이 무엇인지 항상 궁금해하고 미리 제목을 듣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아이들 모습에 혼자 감격한다. 아이들은 마음도 자랐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다보니 나에게서 남으로 시선을 옮기며 그가 있던 자리에 가보면서 토론의 내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안 들리던 말이 들리고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는 경험을 했다. 한번씩 귀에 쏘옥 들어올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운 표정을 ...
#서평읽기 #12일차 #정희진서평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토요판] 정희진의 어떤 메모 ,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이레, 2004 www.hani.co.kr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 정희진(여성학 박사, 평화학 연구자,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처럼 읽기>, <새로운 언어를 위해 쓴다> 등 출간 ) /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이레, 2004) “너라면 어떻게 하겠니?” 이 말은 상황에 따라 의논, 호소, 비난, 질문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간곡한 몸짓이 보태져야 무슨 뜻인지 가늠할 수 있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 내가 상대할 이 있는 곳까지 가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알 수 없는데다, 당도해도 그/녀가 그곳에 있다는 보장은 없다. 그런데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의 질문,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는 역지사지의 가능성을 묻는 것도 아니다. 케이트 윈즐릿의 명연기로도 잘 알려진 이 걸작은 생각의 전장이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질문할 수 있다면, 이 소설은 가장 근접한 답이다. 이 작품은 역사란 실상, 역사라고 불리는 것들의 파편이며 그 파편이 더 거창함을 보여준다. 홀로코스트 최전선에서 집행자로 일한 가난한 여성, 그의 생애에는 수많은 구조(계급, 인종, 성별, 앎……)가 교차한다. 교차로는 너무 복잡해서 십자로가 아니라 한 개의 점으로 보인...
#6학년독서토론 #초등추천도서 #고조를찾아서 고조를 찾아서 저자 이지은,이필원,은정 출판 사계절 발매 2020.11.26. 책소개 <고조를 찾아서>는 제6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으로 수상작 ‘고조를 찾아서’를 비롯해 네 편의 SF단편 동화가 실려 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시간 여행을 통해 친일파 고조할아버지를 설득하러 떠나거나, 디포머블 마스크를 쓰고 아이돌의 외모가 되거나,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도덕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별점과 이유 -5점, 4점, 4점, 3.4점 -원래 SF소설을 좋아한다. 각각의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내용이 좋았다.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좋았다. 세계관이 탄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나 과거를 바꾸면 갑자기 늙게된다거나 하는 부분은 설정이 논리적이었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폭이 너무 넓어서 좀 머리가 아팠다. -윤리적으로 어긋난 작품이 좀 아쉬웠다. 쪽지를 통해 과거를 바꾸는 부분이 설득되지 않았다. 인상적인 장면 '아아마'에서 모두가 아이돌 외모가 되면 나중에는 외모가 전혀 중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 먼 미래에도 외모 지상주의가 이어질지가 궁금했다. 논제토론 <자유논제1> '고조를 찾아서’의 윤서는 자신의 조상이 해 온 일을 발표 숙제를 하다가 “고조할아버지의 정체를 알게”(p.13)됩니다. 고조할아버지는 “조선의 청년들을 전쟁터로 내몰고 일본 군인과 경찰을 도와주던(p.14) 친일파였는데요...
#서평읽기 #11일차 #두부를구우면겨울이온다 [책&생각] 겨울은 으레 오지 않는다, 겨울이 비로소 온다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한여진 지음 l 문학동네(2023) 한여진 시인의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에는 읽던 소설에 등... www.hani.co.kr 겨울은 으레 오지 않는다, 겨울이 비로소 온다. - 양경언 (문학평론가, <안녕을 묻는 방식> 출간) /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한여진, 문학동네, 2023) 한여진 시인의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에는 읽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에게 주어진 ‘끝’이라는 형식에 대해, 소설 바깥에서 ‘끝없는 삶’을 감당하던 이가 고민하는 모습이 나온다.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읽던 소설 속에서/인물들이 서로를 미워하고 있었고//그것이 이 책의 유일한 결말은 아니니까//가장 많은 미움을 샀던 인물처럼/나는 징검다리를 건넜다//개울에 빠져 죽었다던 그와는 달리/반대편에 잘 도착했는데//돌아보니 사방이 꽁꽁 얼어 있었고/그애는 여름에 죽었겠구나//…//그것은 검고 아득해서/바닥이 보이지 않고//돌멩이를 던져볼까//아서라, 죽은 이는 다시 부르는 게 아니야//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는 찰나에도/두부는 아주 평화롭게 구워진다//이것은 소설일까 아닐까//고개를 들면 온통 하얀 창밖과/하얗게 뒤덮인 사람들이 오고가는 풍경//모든 것이 끝나도/어떤 마음은 계속 깊어진다”(해당 시 부분) 언뜻...
#서평읽기 #10일차 #꺼진책도다시보자! #홍순철 [책&생각] 꺼진 책도 다시 보자!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김경일 지음 l 바다출판사(1쇄 1999년 5월1일, 2판 2023년 6월5일) 지금으로부터 무려 24년 전, 책... www.hani.co.kr 꺼진 책도 다시 보자! - 홍순철 (북칼럼리스트, BC에이전시 대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김경일, 바다출판사, 1쇄 1999년 2판 2023) 지금으로부터 무려 24년 전, 책 한 권이 온 나라를 들썩이게 했다. 조선왕조 5백년을 지배하고, 결국 한 나라를 망하게 했던 유교주의를 거침없이 공격한 책이었다. 신분 차별주의, 가부장 의식, 남성 우월의식, 위선과 허세 등,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 유교주의 잔재가 뿌리 깊이 박혀 있다고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마흔을 갓 넘은 젊은 학자 김경일의 주장은 파격적이었다 ‘공자 바이러스’ ‘유교 망령’ 등의 단어를 써가며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유교주의 문화를 조목조목 신랄하게 비판했다. 대한민국 평범한 중년 세대의 기억 속에 또렷하게 남아 있는 책, 바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다. 도발적인 내용만큼이나 인기도 대단했다.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최상위권 목록에 이름을 올렸고, 한동안 ‘000 죽어야 000이 산다’라는 제목이 유행하기도 했다. 유교를 숭배하는 유림에게 항의와 협박을 받는가 하면, 성균관으로부...
#서평읽기 #9일차 #모차르트는정말천재였을까 #장정일 모차르트는 정말 천재였을까 [독서일기] - 시사IN 스핑크스는 단 하나의 수수께끼로 사람들을 벌벌 떨게 했지만, 모차르트는 더 많은 수수께끼를 낸다. ‘모차르트는 천재였는가’ ‘모차르트는 혁명가였는가’ ‘모차르트는 독살당했는가’ ‘모차르트는 가난했... www.sisain.co.kr 요약 모차르트는 아버지로부터 음악적 영향을 아주 크게 받았다. 그는 다섯살 때부터 작곡을 했다. 재능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방대한 작품을 낳았다. 천재라 불릴 수 있다. 여섯 살부터 장기 음악 여행을 다녔고 7살에는 유럽 순회 연주를 시작했다. 천연두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길 만큼 힘든 여정이었다. 그러나 전통 교육 대신 여주 연행과 여러 나라의 음악 문화를 일찍 흡수한 것이 모차르트에게는 큰 공부가 되었다. 자유음악가가 된 모차르트는 아버지를 거스르고 자기만의 음악을 하기 시작한다. 빈에 정착하고 독일어 오페라를 고집한 것이다. 귀족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정치의식이 높았던 그는 개인의 평등과 존엄의 꿈을 잃지 않고 이런 바램을 오페라에 담아 냈다. 단상 필자는 모차르트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언급하며 시작한다. 여러 문단으로 나눠서 그의 삶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해석을 서술하고 있다. 요약과 분석이 정교하게 잘 엮여 있다. 모차르트가 어떤 환경과 삶의 여정 속에서 천재로서 역량을 쌓아갔는지를 입체적으...
미치코 가쿠타니의 <서평가의 독서법> 제목 : 서평가의 독서법 저자 : 미치코 가쿠타니 출판 : 돌베개, 2023 분량 : 392쪽 미치코 가쿠타니의 <서평가의 독서법>(돌베개, 2023)은 뉴욕타임스 서평가로 활약했던 저자가 쓴 99편의 서평을 담고 있다. 1998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가쿠타니는 영미권에서 영향력 있는 서평가로 인정받는다. 그녀는 이 서평집에서 “비평가보다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책을 소개”(p.22)한다고 전한다. 고전, 소설, 시집, 회고록, 역사, 예술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 가쿠타니는 핵심 내용과 줄거리를 간결하게 소개하고 책의 장점과 가치, 작가의 역량을 명료하게 서술하고 있다. 책에 대한 호평이 위주인데, 작가는 평가의 근거를 치열하게 제시한다. 다른 작가와의 비교, 비슷한 결의 작품과의 차이점,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을 총체적으로 분석한 결론 등을 활용한다. 서평가의 독서법이란 결국 책을 대하는 서평가의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임을 알게 된다. 서평집은 1.5세대 이민자로서 저자의 인생을 반영한다. 그녀에게 책은 외로울 때 안식처였고 괴롭히는 아이들을 피하는 도피처였으며, ‘국외자’인 자신에게 갈 길을 보여준 빛 같은 존재였다. 이는 외동아이이자 이민 자녀로 살아온 그녀의 인생과 연결된다. 특히 가쿠타니는 이민자의 삶과 고통을 그린 작품에 유독 더 끌렸다고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속하...
수능날, 중1 첫째와 하루 종일 함께 집에 있었다. 나는 책을 읽고 아이는 국어 문제집을 풀었다. 책상에 나란히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햇살 아래 아이와 함께 앉아 있으니 행복했다. 물론 아주 잠깐. 문제집 몇 장 풀더니 곧바로 핸드폰 들고 자기 방으로 쏘옥 들어갔다. 5학년부터 최근 까지 3년 동안, 공부를 왜 해야하냐고 따지거나 한숨 쉬던 아이가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공부해야할 이유를 찾은 것 같지는 않다. 물어봐도 소용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이제 질문하는 것도 귀찮은 것일지도. 국어 문제집 옆에는 <과학을 달리는 십대>라는 책이 두었다. 일요일에 있을 독서토론을 위해 읽어야 한다. 국어 문제집 풀다가 지루하면 이 책을 읽기로 했다. 정답 빨리 찾기 문제집 풀기와 정답 없는 논제 독서토론의 차이를 생각해본다. 둘 다 필요한 수업일까. 독서토론과 글쓰기만 해도 국어 공부는 충분할 수 있을까. <독서가 사교육을 이긴다> 책을 읽고 있다. 저자는 독서가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이라고 외치고 있다. 확신에 찬 목소리다. 어떤 근거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는지 궁금하다. 물론 두 아이를 서울대와 카이스트에 보냈기에 그녀의 말이 더 신뢰감을 주는지도 모르겠다. 아직 입시와 멀다고 생각해서인지 다른 내용은 눈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다. 그것보다 나는 저자의 바램이 담긴 문장에 눈길이 갔다. 그녀는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아이들 독서모임을 만...
#서평읽기 #7일차 #서울이란무엇인가 #장은수 [장은수의이책만은꼭] 서울이란 무엇인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뜨겁다. 고양, 광명, 구리, 하남 등 서울에 인접한 다른 도시도 ‘서울특별시 자격증’을 놓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이른바 ‘메가시티 서울’이다. 이를 이야기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서울은 김포가 없어도 이미 충분히 메가시... www.segye.com 서울이란 무엇인가 - 장은수 (출판 평론가, <같이 읽고 함께 살다>,<출판의 미래> 등 출간) / <서울 선언>(김시덕 지음, 열린책들, 2018)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뜨겁다. 고양, 광명, 구리, 하남 등 서울에 인접한 다른 도시도 ‘서울특별시 자격증’을 놓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이른바 ‘메가시티 서울’이다. 이를 이야기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서울은 김포가 없어도 이미 충분히 메가시티라는 점이고, 국가 역량을 독점해 온 괴물 같은 존재라는 점이다. 도시 문헌학자 김시덕의 ‘서울 선언’(열린책들 펴냄)에 따르면, 서울의 지리적 변화와 인구 증가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규모와 속도로 이루어졌다. 해방 이후, 서울 면적은 136km2에서 605km2로 약 4.4배 증가했고, 서울 인구는 약 90만명에서 1000만명으로 11.5배 늘어나 뉴욕, 도쿄, 베이징, 싱가포르, 파리 등을 능가하는 인구밀도를 보이게 되었...
#1일1서평읽기 #1일차 #천천히스며서결국빠져드는이야기 천천히 스며서 결국 빠져드는 이야기 - 김필균 (출판편집자, 인터뷰집 <문학하는 마음> 출간) / <재>(신용목, 난다, 2021) “소설을 쓴다”라는 말은 “허구다.”라는 말이기도 하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잘 지어낸다는 얘기겠다. “시 쓰느냐.”라는 말은 “감성적이다.”라는 말이기도 하다. 평범한 일상이나 사물에 감각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것을 잘 표현한다는 뜻으로 하는 말일 게다. 소설을 ‘이야기’라 하고, 시를 ‘노래’라 하는 것도 어쩌면 이 연장선상에 있지 않을까 싶다. 작가의 상상으로 만든 세계에서 허구의 인물이 펼치는 이야기가 소설이고, 일상의 한 단면이 리듬을 타고 다가와 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시이기 때문이다. 하여 소설을 읽는 건 타인을 들여다보는 일이고, 시를 읽는 건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소설에 빠져든다. 그리고 시는 내게 와서 스며든다. 이것이 내게, 소설은 조금 더 재미있고, 시는 조금 더 어려운 이유다. 내가 알지 못하는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건 언제나 흥미롭다. 반면에 누구보다 잘 알아서 외면하고 싶고 무엇보다 알 수가 없어서 헤매기 일쑤인 ‘나’를 들여다보는 건 살짝 괴롭기까지 한 일이다. 빠져드는 건 순식간이지만 스며드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니까. 그렇다면 ‘시적인 소설’은 어떨까. 신용목 소설 <재>를...
요약 개그맨 조세호의 이야기다. 암흑 같았던 오랜 무명 시간을 견디고 빛이 드는 순간이 있었다. 무엇을 해도 잘 안되서 포기하려는 찰나, 내가 진짜 잘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질문을 던졌다. 그동안 부러워하는 사람들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나와 맞지 않은 옷을 입으려고 바둥거렸던 자신을 발견하고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잘 되는 사람 옆에서 진심으로 박수쳐주는 일이었다. 얼마나 보잘 것 없고 별 볼일 없는 일인가. 그러나 시기 질투하기보다 마음껏 축하할 수 있는 행동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그게 가능했고 성공한 지인 옆에서 박수를 쳐주었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박수치는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단다. 왜 박수를 쳐요? 요즘 어떻게 지내요? 왜 양배추에서 조세호로 이름을 바꾸었어요? 라고. BTS 슈가의 이야기다. 그는 센터에 욕심이 크게 없었다. 나머지 멤버들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자신은 잘 하는 친구들 맞춰주는 게 편했단다. 사람들이 이 일을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만 알아주면 되지, 꼭 1등, 중심, 센터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없었다.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인정한다는 말이다. 두 사람은 자신의 역할과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소중하게 여겼다. 남들 보기에는 초라하고 부족해보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남들 시선을 너머 그들은 자기만의 길을 ...
"떠오르는 생각을 다 믿지는 말라" 살면서 이보다 더 도움이 됐던 말은 별로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타고난 초능력을 간과한 채로 살아갑니다. 자기 생각에 의심을 품으며 조금은 거리를 두거나 우스갯소리 삼아 가볍게 접근한다면 자기답게 살아가기가 무한히 쉬워지는데 말이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마음속에 떠오르는 온갖 생각을 무조건적으로 믿지 않을 때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곧, 자기 내면에 참된 친구이자 소중한 동반자를 두게 되는 것입니다. 그는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며 절대적으로 여러분의 편이지요. 떠오르는 생각을 거르지 못하고 다 받아들일 때, 우리는 지극히 연약한 존재가 되어 수시로 상처받습니다. 인생의 어떤 영역에서든 마찬가지입니다. 제 상처에 신경 쓰느라 지혜로운 선택을 내리지 못하게 됩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중에서 단상 어제 교회 모임을 마치고 난 후 내 정신은 폭풍 속을 헤매고 있었다. 집안일을 하고 저녁을 준비하면서도 생각은 다른 곳에 있었다. 저녁 늦게 초4 둘째가 축구 경기를 하고 와서 벌건 얼굴과 지친 몸으로 나에게 다가왔을 때도 제대로 안아주지 못했다. 수고했다고 경기는 어땠냐고 좀더 다정하게 묻고 관심을 기울여줬어야했다. 내 생각에 갇혀서 현재를 살아가지 못했다. 중1 첫째에게 학교 시험 범위를 물었지만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영어책을 가져와서 확인해보자고 했다. 하지만 배웠는지 안배웠는...
인생은 선택의 연속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 것 같다. '선택하지 않음'도 하나의 선택일 것이다.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의 결합이 인생이라는 생각도 든다. 더 나은 인생을 위해 좋은 선택을 하고 싶은 것이 우리의 간절한 마음이지 않을까. 무기력을 탈출하여 오늘 시작하는 이유를 찾고 싶다. 자주 어떤 선택 앞에 자주 망설일 때가 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인데 혹시 실패할까봐 기대한 만큼 채워지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머뭇거린다. 그리고 '선택안함'을 선택한다. 낮은 자존감, 수많은 실패의 경험, 타인의 눈치 등 여러 이유가 있다.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책을 읽고 나면 '더 나은 나를 위한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그 선택을 위한 동기부여와 응원, 격려가 고팠기 때문이다. 새로운 도전 앞에 또 머뭇거리고 망설이는 자신에게 이 책의 말을 전하고 싶다. 나는 선택의 주체 더이상 나를 싫어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좋은 모습,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선 그만큼의 노력이 수반된다는 사실을. 그래서 두려워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 사실 때문에. 그렇게 점점 자신이 하지 못하는 이유를 만들어내고, 책임을 덜어내고, 고통을 받지 않고, 저항을 피해가게 될 테지요. (...) 결국 책임과 고통, 저항을 회피했던 것의 주체는 언제나 나였을 텐데, 도리...
외로움은 누구나 피하고 싶은 감정과 상태이다. 외롭다 느끼면 자신이 초라해지고 남들이 나를 또 그렇게 볼까봐 두려워서 더 움츠려든다. 그런데 <외로운 수업>의 김민식 저자는 외로움이야말로 자신의 상처를 돌보게 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도약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인기있는 방송국 피디였고 글 잘쓰는 언론인으로 유명했던 김민식 피디는 평소대로 기고했던 칼럼 기사로 인해 하루 아침에 상황이 뒤바뀌는 현실을 마주한다. 지독히 외로웠던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그 과정을 극복한다. 그는 어떻게 보냈길래 제 2인생을 살고 있을까. 저자 김민식은 통번역가를 거쳐 MBC PD로서 큰 활약을 했다. 영어와 글쓰기, 여행 등 다양한 주제로 책을 출간하고 다양한 매체에서 칼럼를 썼다. 파워 블로거, 100만 조회수 유튜버 등 유명한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2020년에 기고한 한겨레 신문 칼럼 내용에 대해 수많은 비판을 받았고 모든 활동을 중단하게 된다. 위로해 주는 고마운 이들도 있었지만 문제를 일으켰을 때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들의 말에만 귀를 기울이면 오히려 엇나갈 수도 있습니다.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 사람은 언제고 똑같은 사고를 치고 맙니다. 내 편을 모아 그 안에서 보호막을 치는 대신, 철저하게 혼자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사과의 진정성은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전해지겠지요. 7년 동안 온 마음을 다해 지키려 했던 MBC에서 불명예를 ...
#떨림을가지세요 #그냥하세요 #경험수집잡화점 #30일1일1포완주 지난 한달 동안 블로그 1일 1포스팅 30회를 꽉 채웠다. 1일1포 30일 완수! 수강료 반액을 돌려받았다. 그리고 나의 장점을 확인했다. 나는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냥 했기" 때문이다. 잘 하기 보다. 쉬운 일인 것 같지만 잘 안된다. 그냥 하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갈등의 시간을 보내곤 한다. 잘 하려고 힘주면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서고 그런 심리전이 생각보다 거세다. 올해부터 시작한 일주일 1편 서평쓰기도 빠짐없이 완수하다가 최근에 세 번 포기했다. 몸도 아프기도 했고 아이들 케어에 신경쓴다고 결석을 했지만 사실 서평쓰고 제출은 가능했다. 제출 못한 이유는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 kellysikkema, 출처 Unsplash 잘 하려고 하다가 매번 망하는 건 말하기다.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말하려고 해도 하다보면 힘이 들어가고 엉망진창이 된다. 서평이든 토론 수업이든 모두 말하기는 들어간다. 매번 나의 말하기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 그냥 쓰는 건 꾸준하게 되는데, 말하기는 왜 그냥이 안될까? 글이 안써지더라도 그냥 썼던 것처럼 떨림을 가지고 그냥 말하고 질러야겠다. 떨리지 않고 잘 하겠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그냥 하는 거지 뭐,,, 라는 심정으로. 떨려도 괜찮아! 그냥 할 수 있어!! 말 잘 하는 사람의 공통...
제목 :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저자 : 정지우 지음, 출판 : 한겨레출판 / 2020 분량 : 324쪽 밀레니얼세대 당사자의 날카로운 분석 <인스트그램에는 절망이 없다>는 정지우 문화평론가가 현 시대 흐름 속에서 마주치는 삶의 여러 문제들을 ‘시대의 증언자’로서 ‘의무감’과 ‘절실함’을 가지고 치열하게 쓴 에세이다. 저자는 87년생 밀레니얼 세대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겪는’ ‘청년’, ‘젠더’, ‘공동체’ 관한 여러 사안을 당사자 입장에서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그가 지적하는 문제의 핵심과 대안 제시는 기성세대 여러 평론가의 ‘관찰자’ 입장과는 확연히 다르다.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청년담론 시작 청년 담론의 주체는 청년 지금까지의 청년 담론은 누구에 의해 형성되고 있을까. 담론을 이끄는 사람들은 청년들이 얼마나 열악하고 열등한 상황에 있는지 사회적 약자임을 강조하며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담론에서 청년은 주체라기보다 ‘보호와 지원의 대상자'로서만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나아가 청년이야 말로 사회와 시대 전체를 통찰하고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세대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의 생활 조건을 개선해주자는 식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청년들을 사회를 이끌어가는 동반자로 인식하고 더 발언하고 활동하도록 밀어줘야한다. 사회 전체, 시대 전체, 이 세상 자체에 대해 ‘발언권력’을...
제목 : 향연 저자 : 플라톤 출판 : 이제이북스 / 2014 분량 : 256쪽 지혜 사랑에 대한 철학적 담론 기원전 404년 전후, 아가톤은 비극 경연에서 첫 우승을 하여 그의 집에서 향연을 연다. 여러 동료들이 참여하여 축하하고, 소크라테스도 참여한다. 가벼운 술자리 가운데 에뤽시마코스가 돌아가면서 에로스에 대한 찬양을 하자며 제안했고 한 명씩 에로스에 대한 연설을 시작한다. <향연>은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여러 인물이 에로스에 대한 자기 생각을 나눈 대화글이다. 육체적 사랑으로만 알고 있던 에로스는 다양한 연설과 질문 그리고 답변 속에서 다각도로 해석되고 지혜 사랑에 관한 철학적 담론으로 이어진다. 특히, 한 문장도 소홀히 넘길 수 없었던 소크라테스와 디오티마의 대화들은 에로스에 대한 정의를 토대로 지혜를 사랑하며 사는 삶을 소망하게 만든다. 에로스 : 지혜를 사랑하는 것 당대 사람들은 에로스가 위대한 신이며 아름다운 것이라고만 판단했다. 하지만 디오티마는 에로스가 인간과 신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며 그 자체가 아름답지도 추하지 않은 ‘아름다운 것에 관해 사랑하는 자’라고 말한다. (p131) 가장 아름다운 것 중의 하나가 지혜이다. 따라서 에로스는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에로스는 인간에게 왜 필요할까? 인간이 지혜를 사랑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사랑은 좋은 것이 자신에게 늘 있음에 대한 것이에요…사랑이 기능은…몸에...
제목 : 정희진처럼 읽기 저자 : 정희진 출판 : 교양인 / 2014 분량 : 312쪽 정희진 : 대표적인 여성학자, 평화학 연구자, 저술가 정희진(1967년~)은 한국 사회에서 대표되는 여성학과 평화학 연구자이자 저술가이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아내폭력' 경험의 성별적 해석에 대한 여성학적 연구’로 석사, ‘반미문학을 통해 본 식민지 남성성의 형성’으로 여성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 대학과 시민 단체에서 오랜 기간 동안 여성학 강연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또한 2005년에 출판한 <페미니즘의 도전>은 대학의 여성학 개론 수업 교과서로 활용될 정도로 여성주의 운동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여성주의를 넘어선 ‘메타 젠더주의자’이며 평화학 연구자라고 소개한다. 페미니즘 배경과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사회 문제와 갈등, 소수자, 평등, 평화 이슈를 다루고 다학제적 입장에서 공부와 글쓰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에 그녀는 <나를 알기 위해 쓴다> 등 책을 출간하고 한겨레신문과 경향 신문에 칼럼을 쓰면서 강연과 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오디오 매거진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이다. 정희진의 공부 - 2023년 7월호 www.podbbang.com 날카로운 통찰과 깊은 사유의 명확한 문장들 사회통념에 대한 반론 <정희진처럼 읽기>(교양인, 2014)는 기존 질서와 보편적 사고에 대한 의문과 반론을 제...
교양의 욕구 우리가 제일 듣기 좋은 칭찬 중에 “교양 있다”는 말이 있다. 교양의 사전적 의미는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다. 교양 있다는 평가는 품위와 지식을 사람으로 인정한다는 말일 것이다. 반대로 교양없다는 말은 교육과 공부를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부정적인 평가일 수 있다. © siora18, 출처 Unsplash 요즘 서점에 ‘교양’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책들이 즐비한 것을 보면 교양인이 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보게 된다. 《시민의 교양》,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등등. 이 책들만 다 읽으면 교양인이 될 것 같지만 과연 그럴까. 교양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우리는 교양인이 되려고 하는지 궁금하다. 이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해주는 책이 있다. 교양이란 스스로 만드는 것 《페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페터 비에리, 은행나무, 2018)은 프랑스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페터 비에리’의 교양과 문학에 대한 강연을 글로 옮긴 책이다. 1부 ‘교양이란 무엇인가’에서는 교양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제시하고, 2부 ‘이해의 다양한 모습’에서는 문학적 이해란 무엇인지 설명한다. 이 강연집은 교양의 역할과 필요성, 교양인의 특징, 문학 읽기의 중요성 등에 대한 저자의 명확한 견해를 간결하...
가끔 어떤 작가의 세계관과 문학관이 궁금할 때가 있다. 어떤 배경과 이유로 작품을 썼는지, 당시 작가의 마음과 상황은 어땠을지 호기심이 생긴다.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토니 모리슨'. 그녀는 어떤 삶의 여정 속에서 위대한 작품을 썼고 놀라운 성취를 이루었을까. 특히 토니 모리슨은 역사 속에서 지워진 흑인의 삶을 되살리는 일을 해왔다. 문학의 힘을 보여주는 저력은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고 싶다. 흑인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흑인 여성으로서 첫 노벨문학상을 받은 토니 모리슨(1931~2019)의 말이다. 편집자로 일하던 그녀가 수많은 책을 읽고 만들면서 정작 자신이 보고 싶었던 책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녀는 직장을 그 만두고 흑인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룬 <가장 푸른 눈>, <술라>, <솔로몬의 노래> 등의 소설을 발표한다. 1988년에 <빌러비드>로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1992년 <재즈>를 발표한 뒤 다음 해 노벨문학상을 받는다. ‘흑인 여성 작가’라는 한계를 오히려 작품의 정체성으로 승화시켜 인종과 성을 초월한 작가로 우뚝 선 토니 모리슨. 그녀는 자신이 읽고 싶었던 책을 직접 썼고 그 소설 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문학의 본질과 사회적 문제까지 작가의 사상을 엿보다 토니 모리슨의 <보이지 않는 잉크>(바다출판사, 2021)는 그녀가 남긴 다양한 연설과 강연, 칼럼, 수상 소감, 졸업 축사 등 모은 산...
작품 : 불멸 작가 : 밀란 쿤데라 출판 : 민음사 / 2010 분량 : 532쪽 불멸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 그 끝은 어디일까 강렬하게 집중된 시선 앞에 영혼은 끊임없이 늘어나고, 부풀고, 부피가 커지다가, 마치 휘황찬란한 조명을 발하는 기구처럼 마침내 창공으로 날아오른다는 것을 안다. 사람들로 하여금 주먹을 들게 하고, 총을 잡게 하고, 정당한 혹은 부당한 명분을 옹호하도록 자극하는 것은 이성이 아니라 팽창된 영혼이다. 바로 이것이 ‘역사’의 모터를 돌아가게 할 수 있었던 연료요, 이것이 없었다면 유럽은 잔디밭에 누워서 떠 하늘에 떠 있는 구름들을 권태롭게 바라만 보았을 것이다. p.343 체코 출신의 밀란 쿤데라는 장편소설 <불멸>(민음사, 2021)에서 왜곡된 이미지에 의지하여 불멸을 추구하는 인간의 실존 문제를 담아낸다. '팽창된 영혼'들이 이미지가 지배하는 체계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오늘날 영상 시대에도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밀란 쿤데라의 <불멸> 차례 '작은 불멸'과 '큰 불멸' <불멸>은 밀란 쿤데라가 1990년에 프랑스어로 발표한 소설이다. 현대의 ‘아녜스’와 ‘로라’ 자매 이야기와 역사적 인물인 ‘괴테’와 ‘베티나’의 관계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대조적인 성격과 가치관을 가진 두 자매는 아녜스의 남편인 ‘폴’을 두고 사랑의 경쟁의 벌이다 극적인 상황을 맞는다. 베티나는 괴테의 연인이었다는 ‘불멸’을 얻기 위해 ...
작품 : 정체성 작가 : 밀란 쿤데라 출판 : 민음사 / 2012 분량 : 188쪽 끊임없는 정체성 고민 현대인의 정체성이라는 주제로 수많은 책과 강의 등 담론이 많다. 정체성에 불안을 느끼고 대안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말이다. 인간은 정체성을 토대로 자신의 위치와 가치를 인식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도 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원활한 사회 생활을 위해 정체성 고민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과학기술 발전과 세계화로 인해 급격하게 달라지는 사회 문화 속에서 그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정체성 문제를 좀더 다각도로 본질적으로 탐구하는 작품을 소개한다. 밀란 쿤데라의 <정체성>은 연인의 갈등 관계를 통하여 정체성의 근간과 방향을 살피며 철학적 탐구를 하고 있다. 세계적인 작가, 밀란 쿤데라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099880.html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별세…향년 94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남긴 세계적 작가 밀란 쿤데라가 11일 별세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향년 94. 밀... www.hani.co.kr 밀란 쿤데라(1929.4.~2023.7)는 체코 출신의 소설가로서 시, 평론, 희곡, 단편, 장편 등 여러 장르에서 뛰어난 작품을 발표한 작가이다. 1947년부터 체코 공산당원으로 활동하면서 대학에서 영화를 가...
작품 : 삶은 다른 곳에 작가 : 밀란 쿤데라 출판 : 민음사 / 2011 분량 : 516쪽 매년 거론되는 노벨문학상 후보 :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작가, 밀란 쿤데라(1929.4.1~)는 체코 출신의 극작가이자 소설가로서 시, 평론, 희곡, 단편, 장편 등 여러 장르에서 뛰어난 작품을 발표한 작가이다. 그는 1929년 체코에서 태어나 1947년부터 체코 공산당원으로 활동하면서 대학에서 영화를 가르치며 ‘체코 신필름파’라는 유파를 형성하는 등 독특한 업적을 이룬다. 1967년에 장편 <농담>으로 유럽 전역에서 명성을 얻지만 소련이 체코를 점령한 후 사회주의 체제의 비판적 내용 때문에 1975년 프랑스로 망명하게 된다. 1979년 <웃음과 망각의 책>에 이어 1984년에 출간된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다. 이후 <불멸>, <느림>, <정체성>, <향수> 등 장편소설이 잇달아 발간된다. 그의 작품은 당시 동 유럽 정치 상황과 인간의 자유, 존재의 의미, 개인의 삶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분석과 인식을 담고 있다. 두 번째 장편소설 <삶은 다른 곳에>(방미경 옮김, 민음사, 2016)는 1970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프라하의 봄’ 시기에 시작된 집필은 러시아 침공 후 체코 공산당에게 추방당하기 전에 마무리된다. 체코의 공산화 혁명에 참여한 뒤 이념의 한계를 경...
안녕하세요? 본격적인 무더위 시작이네요. 여름방학 동안 유딩, 초딩, 중딩 아이들 읽을 책을 소개합니다. #4남매추천책 7살 유딩은 <주문을 말해봐>을 선택! 화사하고 아름다운 색감. 너구리 친구와 여행을 떠나는 아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글자 읽기 시작한 막둥이가 소리내서 읽으며 내용도 음미할 수 있어서 좋아하네요^^ 주문을 말해 봐 저자 최숙희 출판 웅진주니어 발매 2021.08.12. 9살 초딩 2학년이 선택한 <하늘 물고기> 얼마 전에 놀러 간 바다를 기억하며, 주인공 '미리'에 감정이입한 셋째가 몰입하여 순식간에 읽은 책이네요. 두물강을 지키는 하늘물고기 저자 민경정 출판 주니어단디 발매 2022.02.28. 11살 초딩 4학년은 로알드 달의 <멋진 여우씨> 당첨! 너무너무 재미있었다고. 남자 아이가 이렇게 책을 좋아하고 별점 5점을 쏟아놓기 쉽지 않은데요~ <멋진 여우씨>, 4학년 초등 남자 아이가 고른 제일 인상적인 장면 9살 셋째 딸도 너무 재미있었다네요 초등 친구들에게 모두 추천합니다! 멋진 여우 씨 저자 로알드 달 출판 논장 발매 2017.03.15. 14살 중딩 1학년은 지난 시간에 이어 경제책 <돈과 나> 글과 그림의 조합도 빼어나고 페이지수도 적은 편, 내용은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매일 조금씩 읽고 있어요. 다양한 버전의 경제책을 여러 권 읽는 것도 지식책 읽기에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돈과 나 저자 ...
작품 : 대위의 딸 작가 : 알렉산드로 푸쉬킨 출판 : 열린책들 / 2006 분량 : 229쪽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 푸쉬킨”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구절이다. 여러 책이나 명언집에서 자주 눈에 들어온 명문장에 하나가 아닌가. 이 시를 쓴 사람은 바로 ‘알렉산드로 푸쉬킨’. 그는 러시아의 근대 문학의 아버지이자 위대한 시인이다. 러시아 국민들은 그를 두고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이라고 일컫는다. 유명한 작가들로부터 “푸시킨 이후의 작가들은 그가 개척한 길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극찬을 받는 대문호이기도 하다. 알렉산드로 푸쉬킨은 1799년 모스크바 명문 귀족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외조부는 표트르 대제에게 속량받은 에티오피아 황태자 후손으로 러시아 명문가를 이루었고 푸쉬킨은 큰 혜택을 받으며 자랐다. 그는 어린 시절에 유모로부터 러시아의 설화, 민담과 민요를 들으며 자랐기 때문에 러시아 민중의 삶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 또한 성인이 되어서는 자유주의와 농노 제도 및 전제정치를 공격하는 시를 발표하여 추방당하기도 했다. <대위의 딸>은 18세기 러시아 농노혁명이 주요 배경이다. 당시 남편 대신 권력을 잡은 ‘예까쩨리나’ 여제는 계몽군주라고 자처했지만 자신과 귀족을 위한 정치를 했다. 끊임없이 크고 작은 봉기가 일어났고 그 중에 ‘가자끄’의...
제목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출판 : 현대문학 / 2016 분량 : 336쪽 35년간 소설을 써온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 소설가>(문학동네, 2016)는 작가의 인생 노트다. 이 자전적 에세이는 35년 동안 직업으로 소설을 써왔던 삶의 여정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소설을 쓰기 위한 체력관리와 일상적인 실천, 소설가로서의 자질과 태도에 대한 생각, 문단과 문학상에 관한 솔직한 심정 , 해외 시장 개척과 성공 사례들을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소설가로서 운명적 부름 탁월한 노력파로 거듭남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하루키가 소설가가 되겠다고 생각한 부분이다. 1978년 4월 29살이 되던 해, 새로운 야구 시즌이 시작되어 야구장에 갔다가 한 선수가 2루타를 치는 순간, “그래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른다”(p.45)라고 느낀다. 대학생에 결혼하여 재즈바를 운영하던 그는 영업을 끝낸 후 식당 테이블에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쓴다. 소설 작법을 전혀 모른 채 쓰고 싶은대로 썼다가 재미가 없어 다시 고치기 시작한다. 그러다 영어로 소설을 다시 써서 일본어로 번역하면서 자기만의 문체를 만들어간다. 내가 거기서 지향한 것은 오히려 불필요한 수식을 배제한 ‘뉴트럴’한 활동성이 뛰어난 문체를 획득한 것이었습니다. 내가 추구한 것은 (…) 이른바 ‘소설 언어’ ‘순수문학 체제’ 같은 것에서 가능한 ...
제목 : 시의 힘 저자 : 서경식 출판 : 현암사 / 2015 분량 : 296쪽 디아스포라 문학 열풍 이민 세대 작가의 디아스포라 문학에 대한 관심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디아스포라 의미는 ‘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자신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을 가리킨다. 영화 <미나리>와 소설이자 드라마인 <파친코>가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김주혜 작가의 <작은 땅의 야수들>에 이어 최근에는 캐나다 이민자인 허주은의 <사라진 소녀들의 숲>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녀는 "이방인의 시선이 담긴 디아스포라 문학”으로 한국 역사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왜 디아스포라 문학이 이렇게 인기를 얻는 것일까. 공통적인 평가는 이민자의 삶의 애환을 사실적이며 현대 감각에 맞게 잘 그려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극복할 수 없었던 불행의 굴레 앞에서 끝까지 인간의 가치와 정체성을 지켜나가려고 했던 주인공들의 눈물겨운 분투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현 시대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타국에서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이러한 디아스포라 문학은 이방인의 삶을 견디는 힘을 주었을 것이다. 이민자의 애환과 큰 불행 앞에 인간의 가치와 정체성을 지켜내다 재일 교포 서경식 교수 슬픈 역사를 응시하다 오래 전부터 재일교포 서경식 교수는 20여권의 책을 통하여 디아스포라의 삶과 사상을 한국에 소개해왔다. 그는 재일조선인 2...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레이먼드 카버가 전하는 일상을 견디는 법 작품 :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작가 : 레이먼드 카버 출판 : 문학동네 / 2022 분량 : 272쪽 레이먼드 카버의 알려지지 않은, 그러나 놓칠 수 없는 단편들 레이먼드 카버의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문학동네, 2022)는 카버의 단편 중에 한국에 번역된 적 없거나 절판되어 읽기 어려운 작품 11편을 모은 단편소설집이다. 카버의 초기단편에서부터 후기까지 다양한 시점에 발표된 작품들로서 한 작가의 문학적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희소식이다. 책에는 미국의 소시민이 겪게 되는 일상의 불안과 두려움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꿩’, ‘상자들’, ‘코끼리’, ‘블랙버드 파이’와 같은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표제작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은 압축된 문장과 여백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담아낸다. 불안과 두려움이 깃든 일상 작품은 일상 속에 깃든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인물이 어떻게 그 삶을 견디는지를 보여준다. 일상 속에서 불안과 두려 움, 공포를 겪어 강박증을 앓는 등장인물이 나온다. 단편 ‘상자들’ 에서 여름마다 휴가 대신 이사를 다니는 화자의 어머니가 등장한다. 남편의 실직 이후 매번 “집을 팔고 상황이 나아지리라 여겨지는 곳”(p.94)으로 이사를 갔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화자가 사는 동네로 이사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