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읽기 #12일차 #정희진서평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토요판] 정희진의 어떤 메모 ,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이레, 2004 www.hani.co.kr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 정희진(여성학 박사, 평화학 연구자,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처럼 읽기>, <새로운 언어를 위해 쓴다> 등 출간 ) /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이레, 2004) “너라면 어떻게 하겠니?” 이 말은 상황에 따라 의논, 호소, 비난, 질문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간곡한 몸짓이 보태져야 무슨 뜻인지 가늠할 수 있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 내가 상대할 이 있는 곳까지 가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알 수 없는데다, 당도해도 그/녀가 그곳에 있다는 보장은 없다. 그런데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의 질문,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는 역지사지의 가능성을 묻는 것도 아니다. 케이트 윈즐릿의 명연기로도 잘 알려진 이 걸작은 생각의 전장이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질문할 수 있다면, 이 소설은 가장 근접한 답이다. 이 작품은 역사란 실상, 역사라고 불리는 것들의 파편이며 그 파편이 더 거창함을 보여준다. 홀로코스트 최전선에서 집행자로 일한 가난한 여성, 그의 생애에는 수많은 구조(계급, 인종, 성별, 앎……)가 교차한다. 교차로는 너무 복잡해서 십자로가 아니라 한 개의 점으로 보인...
#6학년독서토론 #초등추천도서 #고조를찾아서 고조를 찾아서 저자 이지은,이필원,은정 출판 사계절 발매 2020.11.26. 책소개 <고조를 찾아서>는 제6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으로 수상작 ‘고조를 찾아서’를 비롯해 네 편의 SF단편 동화가 실려 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시간 여행을 통해 친일파 고조할아버지를 설득하러 떠나거나, 디포머블 마스크를 쓰고 아이돌의 외모가 되거나,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도덕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별점과 이유 -5점, 4점, 4점, 3.4점 -원래 SF소설을 좋아한다. 각각의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내용이 좋았다.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좋았다. 세계관이 탄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나 과거를 바꾸면 갑자기 늙게된다거나 하는 부분은 설정이 논리적이었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폭이 너무 넓어서 좀 머리가 아팠다. -윤리적으로 어긋난 작품이 좀 아쉬웠다. 쪽지를 통해 과거를 바꾸는 부분이 설득되지 않았다. 인상적인 장면 '아아마'에서 모두가 아이돌 외모가 되면 나중에는 외모가 전혀 중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 먼 미래에도 외모 지상주의가 이어질지가 궁금했다. 논제토론 <자유논제1> '고조를 찾아서’의 윤서는 자신의 조상이 해 온 일을 발표 숙제를 하다가 “고조할아버지의 정체를 알게”(p.13)됩니다. 고조할아버지는 “조선의 청년들을 전쟁터로 내몰고 일본 군인과 경찰을 도와주던(p.14) 친일파였는데요...
#서평읽기 #11일차 #두부를구우면겨울이온다 [책&생각] 겨울은 으레 오지 않는다, 겨울이 비로소 온다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한여진 지음 l 문학동네(2023) 한여진 시인의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에는 읽던 소설에 등... www.hani.co.kr 겨울은 으레 오지 않는다, 겨울이 비로소 온다. - 양경언 (문학평론가, <안녕을 묻는 방식> 출간) /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한여진, 문학동네, 2023) 한여진 시인의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에는 읽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에게 주어진 ‘끝’이라는 형식에 대해, 소설 바깥에서 ‘끝없는 삶’을 감당하던 이가 고민하는 모습이 나온다.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읽던 소설 속에서/인물들이 서로를 미워하고 있었고//그것이 이 책의 유일한 결말은 아니니까//가장 많은 미움을 샀던 인물처럼/나는 징검다리를 건넜다//개울에 빠져 죽었다던 그와는 달리/반대편에 잘 도착했는데//돌아보니 사방이 꽁꽁 얼어 있었고/그애는 여름에 죽었겠구나//…//그것은 검고 아득해서/바닥이 보이지 않고//돌멩이를 던져볼까//아서라, 죽은 이는 다시 부르는 게 아니야//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는 찰나에도/두부는 아주 평화롭게 구워진다//이것은 소설일까 아닐까//고개를 들면 온통 하얀 창밖과/하얗게 뒤덮인 사람들이 오고가는 풍경//모든 것이 끝나도/어떤 마음은 계속 깊어진다”(해당 시 부분) 언뜻...
#서평읽기 #10일차 #꺼진책도다시보자! #홍순철 [책&생각] 꺼진 책도 다시 보자!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김경일 지음 l 바다출판사(1쇄 1999년 5월1일, 2판 2023년 6월5일) 지금으로부터 무려 24년 전, 책... www.hani.co.kr 꺼진 책도 다시 보자! - 홍순철 (북칼럼리스트, BC에이전시 대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김경일, 바다출판사, 1쇄 1999년 2판 2023) 지금으로부터 무려 24년 전, 책 한 권이 온 나라를 들썩이게 했다. 조선왕조 5백년을 지배하고, 결국 한 나라를 망하게 했던 유교주의를 거침없이 공격한 책이었다. 신분 차별주의, 가부장 의식, 남성 우월의식, 위선과 허세 등,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 유교주의 잔재가 뿌리 깊이 박혀 있다고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마흔을 갓 넘은 젊은 학자 김경일의 주장은 파격적이었다 ‘공자 바이러스’ ‘유교 망령’ 등의 단어를 써가며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유교주의 문화를 조목조목 신랄하게 비판했다. 대한민국 평범한 중년 세대의 기억 속에 또렷하게 남아 있는 책, 바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다. 도발적인 내용만큼이나 인기도 대단했다.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최상위권 목록에 이름을 올렸고, 한동안 ‘000 죽어야 000이 산다’라는 제목이 유행하기도 했다. 유교를 숭배하는 유림에게 항의와 협박을 받는가 하면, 성균관으로부...
#서평읽기 #9일차 #모차르트는정말천재였을까 #장정일 모차르트는 정말 천재였을까 [독서일기] - 시사IN 스핑크스는 단 하나의 수수께끼로 사람들을 벌벌 떨게 했지만, 모차르트는 더 많은 수수께끼를 낸다. ‘모차르트는 천재였는가’ ‘모차르트는 혁명가였는가’ ‘모차르트는 독살당했는가’ ‘모차르트는 가난했... www.sisain.co.kr 요약 모차르트는 아버지로부터 음악적 영향을 아주 크게 받았다. 그는 다섯살 때부터 작곡을 했다. 재능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방대한 작품을 낳았다. 천재라 불릴 수 있다. 여섯 살부터 장기 음악 여행을 다녔고 7살에는 유럽 순회 연주를 시작했다. 천연두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길 만큼 힘든 여정이었다. 그러나 전통 교육 대신 여주 연행과 여러 나라의 음악 문화를 일찍 흡수한 것이 모차르트에게는 큰 공부가 되었다. 자유음악가가 된 모차르트는 아버지를 거스르고 자기만의 음악을 하기 시작한다. 빈에 정착하고 독일어 오페라를 고집한 것이다. 귀족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정치의식이 높았던 그는 개인의 평등과 존엄의 꿈을 잃지 않고 이런 바램을 오페라에 담아 냈다. 단상 필자는 모차르트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언급하며 시작한다. 여러 문단으로 나눠서 그의 삶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해석을 서술하고 있다. 요약과 분석이 정교하게 잘 엮여 있다. 모차르트가 어떤 환경과 삶의 여정 속에서 천재로서 역량을 쌓아갔는지를 입체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