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증명
38202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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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구의 증명> 상실과 애도의 처절한 사랑 이야기

최진영 장편소설 <구의 증명>을 읽었다. 전작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이후 최진영 작가에게 푹 빠져들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 역시 호불호가 갈릴 듯한 느낌이 든다. 상당히 처절하고 슬프고 안타깝고, 읽을수록 괴롭기 때문이다. 사랑 이야기이지만 보편적이지는 않다. 읽는 이에 따라 다소 끔찍하다고 느낄 서사임은 확실하다. 저자 최진영은 1981년 겨울 서울에서 태어나 2006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후 여러 인상 깊은 소설을 썼으며 제15회 한겨레문학상에 당선되어 그 명성을 높였다. 강렬하고 직설적인 필력이 예사롭지 않다. 내가 본 마지막 세상은 너여야 했다. '담'과 '구'는 어릴 적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친구이자 연인이다. 마치 헤어짐이라는 단어는 이들 사전에 없는 것 같다. 잠시 떨어져 있더라도 언젠가는 돌아올 것을 확신하고 꿋꿋이 기다리는 모습은 믿음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하나의 세계가 있고, 그 세계에는 담과 구 밖에 없다. 한 명이 죽으면 남은 한 명도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온몸과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 완전하면서도 지독한 관계다. 그러던 구가 죽었다. 행방불명된 부모가 물려준 빚이라는 유산으로 평생을 괴롭게 쫓기고 일만 하다가, 결국 사채업자들에게 목숨을 잃는다. 담에게 마지막 전화를 걸었던 공중전화 부스 몇 미터 떨어진 골목에서 구의 시체를 발견한 담...

202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