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벨기에'라는 나라는 19세기에 들어 뒤늦게 건국되었어요. 세 가지 언어, 세 개의 문화를 끌어안고 탄생한 이 나라 미술의 뿌리는 벨기에 북부, 옛 네덜란드 땅이자 지금도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플란더스에 있답니다. 네덜란드어로 플란더스, 프랑스어로는 플랑드르, 벨기에 북부와 네덜란드 일부 지역을 아우르는 이름입니다. 오늘날 벨기에 수도는 브뤼셀이지만 문화적으로는 오랜 역사를 지닌 주변 도시들의 영향력이 더 큽니다. 중세 무역 동맹체인 한자 도시 중 하나였던 브뤼헤, 오늘날의 맨해튼과 비교될 만큼 번성했던 겐트, 우리에겐 '플란더스의 개'의 배경으로 더 유명한 안트베르펜, 18세기까지 도시국가를 유지했던 리에주 등등, 지리적 근접성에도 독자적 문화를 펼쳐온 유서 깊은 도시들을 따라 미술관 여행을 떠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