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 년간 동양화의 전통적 개념과 방법론을 동시대의 언어로 전환하는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 유근택(1965~ ) 작가의 개인전이 2023.12.3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그는 22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이고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 미술대학 수업 중인 듯한 단체 관람객 전시 제목 '반영'은 동명의 연작 제목이자 그의 작품 세계를 집약하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반영이라는 단어의 '빛이 반사하여 비침'과 '다른 것에 영향을 받아 어떤 현상이 나타남, 또는 어떤 현상을 나타냄'이라는 사전적 의미처럼, 유근택은 자연과 인간, 삶과 사물의 현상과 본질을 서정적이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작품에 나타낸다. -전시 안내문 중에서 1층에는 창문, 거울, 이사 연작이 걸렸다. 거울, 2022년 창문-새벽, 2022년 창문-새벽, 2020년 창문, 2022년 성북동에 있는 작가의 집,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밤과 새벽 풍경. 창문은 그가 1990년대 후반부터 계속 탐구했던 대상이다. 동양화를 전공한 유근택은 동양 미학에서 강조되는 '일상성'에 일찍이 주목했다. 그에게 '일상'이란 매일매일 반복되는 동일한 풍경이 아니라, 이 세계를 마주한 '나'를 새롭게 각인시키고 잊힌 감각을 여는 또 다른 세계를 의미한다고. 동선은 매번 관람한 대로 1층→ 2층→ 지하1층, 순서로 봤다. 2층은 2015년부터 2023년 신작까지 섞여서...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인 정주영 작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산의 풍경을 캔버스로 옮긴 '산의 작가'로 통한다. 그의 전시 <그림의 기후>가 갤러리현대에서 열리고 있다. 삼청동 갔다가 제목에 끌려서 들어간 갤러리 현대.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1층 전시장 모습. '산'은 서양회화에서 풍경화, 동양회화에서는 산수화로 불리는 장르의 대표적인 공통 화제 중 하나로, 정주영에게 풍경화는 회화의 방법론을 실험하기 좋은 소재이다. 작가는 단원 김홍도나 겸재 정선의 산수화 일부를 차용해 대형 캔버스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으로 북한산, 인왕산, 도봉산, 그리고 알프스 등의 국내외 산을 테마로 삼고 산의 일부나 봉우리, 바위의 면면을 캔버스에 담았다. -전시 안내문 중에서 산을 그리기 시작한 초기에는 짐작이 가는 형태가 있었으나 점차 추상 형태로 변화된 최근 회화다. 거리를 두고 보는 것과 가까이 들여다본 모습이 차이를 보이는 작품들이었다. 관념과 추상을 넘어선 감각과 체험의 구체적이며 원초적인 차원으로, 우리 인식의 뿌리를 잡아 이끄는 풍경의 초상이다. -정주영( 산 연작에 관한 작가의 말) 2층 전시장 전경 사진 3장. 전시의 부제인 'Meteorologica'는 아리스토텔레스가 공기와 물, 땅에 관한 여러 기후 현상들을 관찰하고 이를 자연철학적으로 기술한 책 <기상학 Meteorology>의 이름에서 가져왔으며, 연작의 제목은 기상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