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추천
122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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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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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글 바로 쓰기 (이오덕) - 무엇보다 중요한 일, 지금부터 하나씩 바르게 해보자

드디어 읽긴 했는데 우리 글 바로 쓰기를 읽으니, 글을 쓰기가 무섭다. 이오덕 선생이 빨간펜을 들면, 글마다 온통 붉게 물들겠다. 나도 나름 글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할 수 있으면 제대로 쓰자고 늘 노력하는데, 이 책에서 바로잡는 대로 고쳐 쓰자면 너무 힘들 것 같다. 벌써 너무 멀리 와버렸구나. 엉망이 된 글을 쓰고 살아왔구나. 이대로 고스란하게 우리 글을 바로 쓰면서 살 수야 없겠지만, 일찍 이 책을 읽고 노력하며 글을 써왔다면 지금쯤 훨씬 부드럽고 나은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 아이들 잘못은 어른들 잘못인데 초등학생들이 매일마다를 많이 쓰고 있는데, 알고 보니 학교 선생님들이 쓰는 것을 아이들이 그대로 따르는 것이었다. 중국글자를 모르고 중국글자말을 쓰니까 이렇게 되니 중국글자를 가르쳐서 바로잡을 것이 아니라 아예 중국글자말을 안 쓰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다. '날마다' 하면 될 것을 왜 매일이라 쓰는가? 그러니까 매일마다가 생겨나는 것이다. '매주마다' '매월마다' '매년마다'도 마찬가지이다. (1권 86쪽) 이런 구절을 만나고 나면, 선생님도 불쌍하다. 어디 겁나서 아이들 앞에서 말하고 쓸 수 있겠나. 누구나, 우린 너무 엉터리로 쓰고 있다. 한꺼번에 다 고칠 수는 없겠고, 하나씩 고쳐나가보자 마음 먹는다. 이오덕 선생이 가르치는 대로 다 바로잡지 못해도 하는 데까진 해보자. 무턱대고 순우리말로만 쓰자는 것도 아니고, 쉽고 자...

2024.07.02
한낮의 우울 -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 우울증의 이해, 감동 있는 벽돌책 (앤드루 솔로몬)

책을 그만 살 수도 없는 노릇 읽을 책이 몇 권이나 쌓여 있을까? 한 오백 권쯤 되려나? 넘겠지? 이걸 다 읽을 수 있을까? 그래도 또 산다. 한낮의 우울은 4월 2일에 샀다. 전부터 찜해둔 거였는데, 언제 왜 꼭 읽어야겠다 생각했던지 모르겠다. 어디선가 추천되거나 언급이 되어 관심을 가졌을 테고, 책 소개를 휘리릭 찾아보다 꽂혔던 게다. 그 포인트가 어디였는지 그런 게 늘 궁금한데 꼭 생각 안 난다. 생각난 김에 앞으론 그것도 적어둘까 잠깐 고민했지만, 말기로 한다. 너무 많은 걸 적는 건 부작용이 있다. 지금도 메모하는 게 너무 많은 편이다 난. 의외로 잘 읽히는 벽돌책 생각보다 책이 엄청 두껍다. 하드커버에 1,028쪽. 어지간하네. 들고 다니며 읽지는 못하겠다. 읽을 책도 많지만 아무튼 이걸 집어 들었다. 간만에 벽돌책 한 권 읽어 보자. 집에서만 읽은 것치고는 빨리 끝냈다. 일단 재밌다. 우울증 관련된 책이 어떻게 재밌을 수 있는지. 신기하지만 그렇다. 여러 전문용어와 어려운 약이름과 학술적인 내용도 상당히 담겨 있는데도 그렇다. 놀라운 책이다. 정말 많이 놀라고 감탄하며 읽었다. 어떻게 책을 이렇게 쓸 수가 있는 거지. 문학을 전공한 심리학 박사이자 소설가 저자는 앤드루 솔로몬. 일단 나이부터 확인해보자. 1963년 10월 30일생. 이 책이 나온 게 2001년이니 마흔이 되기 전에 쓴 거였다. 저널리스트, 심리학자, 소설...

2024.05.06
3
이처럼 사소한 것들 - 부커상 최종후보, 작지만 큰 책, 아일랜드 클레어 키건의 소설

아름다운 서점, 눈길을 사로잡은 책 한 권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독립서점으로 꼽히는 돈트북스(Daunt Books)라는 곳이 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가디언>이 '세계 10대 서점'으로 선정한 곳이다. 책을 잘 파는 서점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좋은 책을 선정하여 집중 배치, 그냥 훑어보려 왔다가 책을 사고 싶게 만든다는 건데, 나도 딱 그렇게 걸려들었다. 그래, 런던의 유명한 독립서점에서 책 한 권 사가자. 내게 제일 좋은 기념품은 책 아니겠는가. 이처럼 사소한 것들? Small Things Like These라는 제목도, 그때는 알아차리지 못한 브뤼겔의 '눈 속의 사냥꾼(Hunters in the Snow)'의 일부분을 활용한 책 표지도, 입체감 있게 도드라진 하얀 글씨와 부담을 줄여주는 가벼운 두께도, 딱 좋다. 클레어 키건이 누군지도 몰랐지만, 이 얇은 책으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니 후회 없을 거였다. Daunt Books in London 새책을 사도 헌책으로 읽는 독서 습관 책을 새걸로 샀을 땐 바로 좀 읽어주면 좋을 텐데, 나는 꼭 헌책이 되어야 손에 잡히나 보다. 일 년이 지나고, 클레어 키건이 나름 유명세를 타고, 이 작은 책이 번역되어 우리 서점에서도 베스트셀로 코너에 진열되고, 이웃들이 하나둘 리뷰를 올려주기 시작하고나서야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

2024.04.12
먼 곳에서 - 나는 있었다, 험난한 세상 고독한 인생, 에르난 디아스의 첫 소설

먼 곳에서부터 시작하자. 에르난 디아스의 트러스트를 읽어볼 계획이었는데, 때마침 데뷔작 먼 곳에서가 출간되며 책을 보내준다기에 받아서 읽었다. 기왕이면 데뷔작부터 읽기. 난 이 데뷔작이 참 좋다. 처음 시작과 그 설렘과 기대를 만난다. 공연도 가능하면 첫날 간다. 준비해온 것들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 무대에 올라온 사람들도 객석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기대 속 긴장을 즐긴다. 결승전보다 난 개막전이 주는 설렘과 흥분이 좋다. 코맥 매카시가 쓴 허클베리 핀이라더니 에르난 디아스는 첫 작품부터 참 어렵고 멋지고 색다른 소설을 썼구나. 코맥 매카시의 소설이 주는 느낌과 비슷한 점이 많다. 개척시대의 거칠고 황량한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날카로운 잔인성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무관심과 무덤덤. 생각이 너무 많아서는 살기 어렵고, 고통에 무뎌지지 않아서는 생명을 이어가기 어렵다. 설명보다는 묘사 위주로 건조하게 서술하며 시적이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잔인하고 거친 삶을 드러내고 있는 것도 코맥 매카시와 닮았다. 덩그러니, 세상 모르고, 말도 안 통하고 호크(매)라고도 불리우는 호칸은 스웨덴에서 태어나 어릴적 미국으로 온다. 그 과정에서 형 리누스를 잃고, 형을 만나기 위해 형이 말했던 뉴욕으로 가고자 한다. 하지만, 그는 발걸음을 자기 마음대로 원하는 방향으로 내딛을 수 없다. 인간의 삶이 원래 다 그렇지, 격동의 시기를 산 사람들은 더 ...

2024.04.07
12
아발론 연대기 - 아더 왕과 원탁의 기사, 성배의 전설과 켈트 신화를 집대성한 장 마르칼의 소설

원탁의 기사 이야기 불타올라라 아서 희망이여 빛이여 아득한 하늘이여~ ... 위대한 이 나라의 통일을 위해 오늘도 달린다~ 추억의 애니메이션 히트곡 중 난 거의 첫 손가락에 꼽는 이 곡을 사람들은 잘 모르더라. 여자들은 잘 모르고, 나이가 열 살 정도만 차이나도 모르는 것 같다. 딱 그 몇 년, 그 시기에 만화를 보던 남자들만 아는 곡. 나 역시 이 만화를 어느 정도 좋아하고 얼마나 봤는지 잘 기억나진 않는다. 그래도 이건 어쩌면 내 꿈 속에 각인된 동경이었다. 희망으로, 빛으로, 아득한 하늘로. 아더 왕과 원탁의 기사. 무협지라도 아이들이 책을 읽었으면 그런 어릴 적 추억 탓인지, 조금은 만화 같은 책 표지 때문인지, 난 이 시리즈가 청소년용인 줄 알았다. 언젠가 읽어야지 생각하고 하나씩, (절판/품절로) 실은 무척 어렵게, 사두고. 아들방에 모셔두었다. 아이들이 이런 책이라면 읽지 않을까. 은하영웅전설과 김용의 무협지와, 아발론 연대기. 결국 아무것도 못 읽혔다. 세상에 둘도 없는 어여쁜 여자들이 계속 나옴 줄리아 오몬드를 보겠다고 영화 카멜롯의 전설(First Knight)을 본 후, 이 책을 꼭 읽어야지 마음 먹었다. 그리고도 거의 삼 년. 시간은 참 빠르게도 흘러만 간다. 드디어, 아발론 연대기를 읽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어라 이거 애들 읽는 책이 아니네. 남녀상열지사가 너무 많이 나온다. 묘사가 자세하진 않지...

2023.11.04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삶의 질서, 그리고 대형 망치 (룰루 밀러의 책)

사랑을 잃고 사랑을 찾는 일에 관한 책이라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도전적인 제목의 책을 사람들이 자꾸 좋다 한다. 제목을 일단 참 멋지게 붙였다. Why Fish Don't Exist 라는 영어 제목도 멋지고, 번역본도 적절히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잘 지었다. 진화론이나 인식론에 관련된 책일까. 이렇게 인기를 끄는 걸 보면, 도전적이더라도 너무 전문적이진 않게, 쉽고 친근하게 쓴 책이려니 했다. 이 책도, 꼭 읽고 싶긴 하지만 지금 당장 읽어야겠다는 급한 마음이 들지는 않는 책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올해의 책으로 추천한 2022년 화제의 도서로 꼽을 만한 책이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하는 궁금증이 가장 많이 생겼던 책이기도 했다. 한 시간이나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맛집이, 대체로 정말 맛있기는 하지만 한 시간이나 기다려서 꼭 먹어야만 할 정도로 맛있지는 않더라 하는 생각이 이 책에 대한 기대였다. 좋을 것 같긴 하지만 너무 좋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을 것 같기는 한, 그런 기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전기, 회고록, 과학적 모험담 소설은 아닌 걸 알았고, 인생을 담은 과학 에세이 정도 예상했다. 대충 비슷하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생물학자의 이야기구나. 역경을 딛고,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경험을 한 이후에, 바닥에서 다시 일어나 한땀한땀 자신이 소중하다 생각하는 작은 일들을 묵묵히 해내서 기어이 ...

2023.01.06
3
2022년 독서 결산: 내가 읽은 책 돌아보기

2022년에는 52권의 책을 읽었다. 평균으로 치자면 딱 일주일에 한 권씩 읽은 셈. 소설 26권, 소설과 수필의 중간쯤 되는 아니 에르노의 책 6권, 각본집 하나, 동화 한 편, 시집 2권, 철학/인문 10권, 음악/미술/독서 관련 6권. 다 해서 52권의 책을 읽었다. 예년보다 소설 비중이 높고, 꾸준히 읽어오던 경제/경영/마케팅/자기계발 관련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긴 하나, 이 방면의 책은 이제 읽을 만큼 읽었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젠 읽지 않을 거야 생각해서 한 권도 안 읽은 건 아니었다. 한국 소설은 여전히 아껴두고, 단편집만 2권 읽었는데 모두 좋았다. 어느 때보다 미국 작가들의 책을 많이 읽은 편인데, 대체로 만족스럽고 흥미로운 독서였다. 같은 작가의 책을 시리즈로 읽는 재미도 있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아니 에르노의 글쓰기에도 푹 빠져 여러 권을 읽었고, 내년에도 추가로 몇 권 더 읽게 될 것 같다. 철학에도 다시 관심을 가졌는데, 동양 철학에 치중했다. 독서/음악/미술 관련된 책도 몇 권 읽었는데 다 재밌었다. 단순한 열정, 사건 등 아니 에르노의 책들이 다 인상 깊었고 많이 빠져들기도 했지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을 딱 세 권만 뽑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잘 알려지지 않고 그리 많이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정말 좋았던 책들: 정명희, 멈춰서서 가만히 (리뷰) 샤를 페팽, 만남...

2022.12.31
4
탐닉 - 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의 은밀한 내면을 일기로 쓰고 책으로 내다

아니 에르노, 탐닉하고 집착하다. 단순한 열정에 경도되어, 탐닉을 내처 읽었다. 급했다. 이제 대놓고 탐닉하고 집착하게 된다. 바로, 아니 에르노의 글에 말이다. 내겐 정말 드문 일인 새 책을, 그것도 두 권이나 한꺼번에, 춥고 비오는 날 굳이 광화문까지 가서, 사올 만큼. 내 정성에 감탄하는 나를 비웃듯, 사람들은 광화문에 많이도 몰려들던 날이었다. 쌀쌀한 날씨에 비도 오는데 월드컵 거리 응원하겠다고 광화문으로 몰려오던 사람들. 나는 탐닉과 집착을 손에 들고, 반가움과 소외를 동시에 느꼈다. 탐닉이라 붙여놓고, 상실이라 읽힌다. 어렴풋한 섬광 같은 광적인 쾌락을 적은 슬픈 일기. (127쪽) 아니 에르노는 탐닉이라는 제목이 붙은 자신의 책을, 위와 같이 정의했다. 어렴풋한 섬광 같은 광적인 쾌락이 적힌 사이에 무수한 아픔과 좌절이 담겨 있다. 그것은 슬픈 일기였고, 원제는 탐닉이 아닌 상실이었다. 탐닉을 읽으며 사랑보다 탐닉이라는 단어가 주는 짜릿함이 크다면서 감각적인 욕망과 그 충족을 기대하며 읽어내려가던 나는 점점 그 빈 자리에 더 주목하며 상실을 공감하게 되었다. 광적인 쾌락, 탐닉, 그리고 깊은 상실감, 결국 탄식 (원제도 실제 담긴 내용도 상실이 맞지만) 탐닉의 한자를 찾아본다. 耽溺. 즐길 탐, 빠질 닉. 탐까지는 좋았는데, 이 책은 점점 닉으로 들어간다. 아니 에르노는 다분히 병적이다. 이 병적인 사고들을, 그리고 그 ...

2022.12.04
3
단순한 열정 - 2022년 노벨문학상, 아니 에르노의 대표작. 다시 읽다. 중독되다.

여성의 욕망, 단순한 열정 혹은 깊은 상실 작년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그 사람이 전화를 걸어주거나 내 집에 와주기를 바라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11쪽)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을 만한, 단순한 열정은 위와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의 사랑과, 그 사랑이 주는 기다림, 그리고 애타는 마음이 담긴 문장들이 이어진다. 호사가들이 불륜을 다룬 문제작으로 낙인을 찍기도 했지만, 억눌려 있어야 마땅할 여성의 욕망을 대담하지만 진솔하게 쓴 이 작품은 사실, 사랑의 상실에 대한 글이며, 사랑에 빠져서 또 사랑이 떠나서 잃어버린 자아에 대한 글이다. 12년 반의 삶을 겪고 다시 만나다 나는 이 책을 2010년 6월 15일에 읽었다.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이어서, 안타깝게도 아무런 감상도 남겨둔 게 없다. 그때 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좀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야한 소설을 기대했으나, 삶이나 관계에 대한 단상만을 만날 수 있었던 걸까. 덤덤하게 써내려 갔지만 그 사이마다에 깊게 스며 있는 아픔을 그때는 읽어내지 못했나 보다. 과감한 불륜이 아니라, 외로움이나 그리움과의 처절한 사투로 읽게 된 지금, 단순한 열정은 전혀 다른 작품으로 다가왔다. (사실, 그때 어떻게 읽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2019년 12월이 되어서야...

2022.11.27
37
부커상 수상작 한글 번역본을 찾아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 대표작품 목록에 이어, 부커상 수상작도 한번 살펴보고 싶었다. 역시 나무위키. 더 정리할 게 없다. 부커상 수상작은 꼭 읽어보자 마음 먹고 있는데, 실제 읽은 건 몇 권 안 된다. 얼핏 보니, 네 권 읽었나 보다. 한밤의 아이들, 남아있는 나날, 바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초라하군. 읽은 것마다 아주 재밌게 읽었고, 읽고 싶은 소설이 많았는데, 왜 이렇게 읽은 게 없지. 부커 상 - 나무위키 1. 개요 The Booker Prize for Fiction 1969년부터 영국 에서 시상을 해온 영국 최고 권위의 소설 문학상. 2. 상세 영연방 국적인, 아일랜드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시민(이후에는 짐바브웨 시민 포함)이 영어로 쓴 소설 중 우수작을 선정해 시상한다. 노벨문학상 , 공쿠르상 과 더불어서 세계 3대 문학상 으로 손꼽히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상금을 수여하는 문학상 중 하나로 부커상 상금은 5만 파운드, 한화로 약 8천만원이다. 2005년부터 2015년 까지는 부커 상과 별도로 영어로 쓰인 모든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namu.wiki 1971. V.S. 나이폴. 자유 국가에서. (영국/트리니다드 토바고) 1972. 존 버거. G. (영국) 1974. 나딘 고디머. 보호주의자. (남아프리카 공화국) [절판] 1978. 아이리스 머독. 바다여, 바다여. (영국/아일랜드) 1981. 살만 루슈디. 한밤의 아이...

2022.10.24
103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및 대표작 - 읽은 책, 읽고 싶은 책 (독서 계획 정리)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와 그 대표작을 한번 정리해보려 했더니, 나무위키에 더 손 볼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다. 참 대단한 나무위키. 노벨문학상/수상자 - 나무위키 1. 개요 노벨문학상의 연도별, 국가별, 언어별 수상을 통계한 문서.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의 번역서 목록 2. 언어별 수상자가 문학 활동에 사용한 언어의 통계이다. 복수 언어를 사용하거나, 작가의 수상 당시 국적과 언어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으므로 국가별 수상과 동일하지 않다. 영어 28개 프랑스어 14개 독일어 14개 스페인어 11개 스웨덴어 7개 이탈리아어 6개 러시아어 5개 폴란드어 5개 덴마크어 3개 노르웨이어 3개 복수 언어 3개 일본어 2개 중국어 2개 그리스어 2개 터키어 1개 포르투갈어 1개 헝가리어 1개 체코어... namu.wiki 1901년부터 시작해서 2024년 124회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왔다. 이 중에서 내게 특별한 의미를 준다거나 꼭 읽고 싶은 작가나 작품을 나름 한번 정리해 본다. [긴 글이 될 듯. 스크롤 주의] 참고로, 노벨문학상은 작품에 주는 것이 아니고, 작가에게 수여함. 따라서, 어떤 작품을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이라 하면 정확한 표현은 아니고,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이라 하는 것이 오해를 피할 수 있는 표현임. 출판사들은 알면서도 일부러 그런 표현을 쓰기도 하는 것으로 보임. 1901. 크리스티안 마티아스 테오도르 ...

2022.10.19
6
긴긴밤 (루리) - 가볍지만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아름답게 쓸쓸한 동화

이 작품은 ‘나로 살아간다는 것’의 고통과 두려움, 환희를 단순하지만 깊이 있게 보여 준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나를 향해 있던 모든 이의 긴긴밤을, 그 눈물과 고통과 연대와 사랑을 이야기한다. 『긴긴밤』 속 전언처럼 우리 삶은 더러운 웅덩이 같은 곳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더러운 웅덩이 속에 빛나는 별이 있다는 사실도 잊지 않고 이야기한다. 오늘도 “별이 빛나는 더러운 웅덩이”를 타박타박 걷고 있을 아이들에게 이 책이 작은 버팀목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 - 아동문학평론가 송수연 별이 빛나는 더러운 웅덩이를 걷는 우리에게 이제 시간이 조금 지나긴 했는데, 주변에서 하나둘 이 책을 소개하는 글이 보였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건 아이들을 위한 책이건 동화를 굳이 찾아서 읽고 싶진 않았는데, 너무너무 아름다운 책이라며 추천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위에 인용한 구절이 확 마음을 끌었다. 동화 같은 감성을 자극하는, 책표지도 좋았다. 여운 깊은 이야기와 여백 가득한 이미지 긴긴밤은 자신이 코끼리인줄 알았던 코뿔소와 훌륭한 코뿔소가 되고 싶었던 펭귄이, 긴긴밤을 함께 하며 바다를 향해 조금씩 천천히 꾸준히 나아가는 여정을 담은 책이다. 참 예쁘게 담았다. 내용도 그렇고, 삽화도 그렇다. 이야기의 여운이 그림을 보며 마음속에 서서히 퍼진다. 그림책이라기엔 그림이 많지 않지만, 아름다운 삽화 덕에 마음에 다시 간직하고픈 책이...

2022.07.25
2
멈춰서서 가만히 -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 정명희에 물들다

유물 앞에 오래 서 있는 사람 나의 취미는 그리 고풍스럽지도, 고상하지도 않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바흐 이전의 고음악이나 바로크에도 쉽게 빠져들지 못하고 현대음악을 감상하는 법도 익히지 못했다. 그저 흔한 고전과 낭만을 반복해서 듣는 편이다. 잘 모르고 보면 고상한 듯도 해보이는 내 취미는 상당히 단순하고 즉흥적이고 모순되고 제멋대로다. 박물관이 좋아서 단체 여행 때 다들 모인지도 모르고 유물 곁을 떠나오지 못한 적도 있기야 하지만, '멈춰서서 가만히' 유물을 들여다 보며 뭔가를 되새길 수 있는 내공을 난 지니고 있지 못하다. 그 기대에 나도 기대가 되어 선물 받은 책이 아니었으면 들지 않았을 책이었다. 흔한 단어의 조합으로 이뤄진 책 제목에 매혹을 느끼긴 했지만, 유물 이야기에 쉽사리 뛰어들진 못했을 거였다. 선물이라는 고마움과, 선물한 이의 취향에 대한 믿음과, 내 취향을 알고 건네준 그 기대에 나도 맞기대가 되어, 비교적 빨리 책을 집어들었다. 멈춰서서 가만히, 천천히 꼭꼭 씹어 읽을 책 유물에 관심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유물말고도 관심있는 게 난 너무 많다. 읽고 싶은 책도 밀린 책도 너무 많다. 그래도 가만 들여다 보니 충분히 '멈춰서서 가만히' 들여다 볼 책이었다. 아니, 책을 읽다 자꾸 멈추고 되새겨야 하는 책이었다. 좋은 책은 휘리릭 읽어낼 수 없다. 자꾸 발을 걸고 말을 걸어 휙휙 넘어갈 수가 없다....

2022.07.13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 - 읽고 쓰기에 관한 찬란하게 치열한 기록 (김성민)

좀 더 읽어야 읽기 책이 읽힐 듯 읽고 쓰기에 관한 책을 꽤 많이 사뒀다. 쓰기에 관한 책은 그래도 몇 권 읽었는데, 읽기에 관한 책은 오히려 읽기 어렵다. 읽은 책이 좀 더 많아져야 읽기 책이 읽힐 듯했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한 감상은 깊이 들어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을 말하는지 그 감상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읽은 책이 이렇게 적구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된다. 이래저래 읽기 책은 불편하다. 같이 읽기, 다르게 읽기 책에 대한 이야기들이 그리워 그래도 한번씩 시도해본다. 타인의 독서는 나의 독서와 다른가. 다른 시선으로 읽고도 싶고 같은 시선에 공감도 하고 싶고. 그렇지만 다들 자기 나름의 글을 쓸 뿐이다.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을 만날 때도 많다. 참 많은 책을 읽고도 같은 책을 다르게 읽는 경험도 발견한다. 때로는 다름이 반갑고 때로는 같음이 반갑지만, 때론 그 같음과 다름이 피곤하기도 하다. 이 예민함으로 읽고 쓰고 산다. 때로 그 피곤한 예민함이 반갑다. 쏟아져 나오는 책들과, 책에 대한 책들 많은 뛰어난 작가들이 읽기에 관한 책을 냈다. 많이 읽어보진 못했다. 어떤 책은 기대보다 평범했고 어떤 책을 통해선 작가라 역시 다르구나, 조금은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다. 이래저래 공감할 이유도 많지만, 이래저래 공감하지 못할 이유도 많다. 이래저래 나는 참 피곤한 사람이구나.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피곤할까. 이웃이라...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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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별스런 도둑의 별난 사연 깃털 도둑이 무슨 바늘 도둑 정도 되는 줄 알았다. 하긴, 가벼운 걸 훔친다고 가벼운 일은 아니겠지. 내가 잠시 몸담았던 오디오업계에서는 바늘 도둑이 젤 큰 도둑이기도 하다. 전문적으로 고가의 바늘을 터는 도둑도 있고,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바늘 도둑 떴다고 조심하라는 경고가 돌기도 한다. 깃털 도둑이라는 별스런 도둑의 이야기가 꽤나 재밌게 씌인 책이라 해서 읽기 시작했다. 도대체 누가 왜 깃털을 훔치는가 사전 지식도 없고 멋모르는 동네 이야기인 관계로 부담 없이 가볍게 읽어 나갔다. 유망한 플루티스트로 세계 정상급 악단에 오디션도 예정되어 있는 한 청년이, 박물관에서 깃털을 훔친다. 당연히 어설프지만, 나름 치밀하다. 치밀할 것 같은 자연사박물관 경비가 오히려 어설프다. 그렇게 깃털을 털리고, 한참을 뭐가 사라졌는지 알아채지도 못한다. 6개월 뒤였나, 깃털이 사라진 걸 알게 되는데... 무려 299마리의 희귀조를 도둑맞았다는 엄청난 사실. 아름다움을 훔쳐 소유하려는 자들 그렇게 뜬금없는 도둑질 이야기가 소설처럼 펼쳐진다. 이 모든 게 실화에 기반했다는 사실이 또 놀랍고 흥미롭다. 플라이 타잉이라는 낯선 세계를 들여다 보는 재미도 있고, 매니아들의 광적인 열기가 설레설레 고개를 젓게 만든다. 동물의 보호, 과학적 가치, 지키려는 자와 아름다움을 훔치려는 자, 숨기려는 자와 바로잡으려는 자의 대결이 조용하지만 ...

202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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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우리 영혼은 - 소설 읽고 너무 좋아서 영화 보니 책 또 읽고 싶어짐

그러던 어느 날 애디 무어는 루이스 워터스를 만나러 갔다. 소설은 그렇게 시작된다. 작은 판형으로 200쪽이 채 되지 않는 이 짧은 소설의 제목은 너무나 멋지게도, 밤에 우리 영혼은. Our Souls at Night. 가슴 떨리는 제목이다. 그리고 그 만큼 시적으로 흐른다. 한번 들면 놓을 수 없을 만큼, 물처럼 조용히 하지만 쉼없이 흐른다. 시냇물처럼 잔잔한 흐름으로 바다 같은 감동을 주는 소설이었다. 가끔 나하고 자러 우리 집에 올 생각이 있는지 궁금해요. ... 섹스는 아니에요. 그런 생각은 아니고요. 나야 성욕을 잃은 지도 한참일 텐데요. 밤을 견뎌내는 걸, 누군가와 함께 따뜻한 침대에 누워 있는 걸 말하는 거예요. 나란히 누워 밤을 보내는 걸요. 밤이 가장 힘들잖아요. 그렇죠? (9쪽) 애디 무어는 머뭇거리며 용감한 제안을 한다. 루이스 워터스는 머뭇거리며 용감하게도 제안을 받아 들인다.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되고, 외롭고 쓸쓸하고 아무 일 없는 나날에 작은 파동이 생겨난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관심 갖지 않기로 결심했으니까요. 너무 오래, 평생을, 그렇게 살았어요. 이제 더는 그러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 뒷골목으로 들어오면 마치 우리가 몹쓸 짓이나 망신스럽고 남부끄러운 일을 하는 것 같잖아요. (13쪽) 각자의 배우자와 사별하고 커다란 각자의 집에서 홀로 보내던 두 노인이 함께 밤을 보내기 시작한다. 이야기를 나누면...

202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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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스타코비치는 어떻게 내 정신을 바꾸었는가 - 짧은 글, 깊은 생각, 그리고 음악

쇼스타코비치, 어렵지 않아요.. 자그마한 크기의 얇은 책인데, 내용의 깊이는 결코 얕지 않다. 음악을 이렇게 감상하면 좋겠다, 음악에 대한 감상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책이었다.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작곡가인 쇼스타코비치가 성큼 친숙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너무 역사적이지도 않고, 너무 분석적이지도 않다. 딱 필요한 만큼 작곡 당시 쇼스타코비치의 경험적 현실을 소개하면서, 개인적인 경험과 감상을 너무 장황하지 않게 잘 서술하고 있다. 소개해주는 곡마다 부분마다 찾아서 감상하고 싶게 만드는 글이었다. 다시 쇼스타코비치, 안드리스 넬슨스 안그래도 요즘 쇼스타코비치를 즐겨 듣던 중이었다. 다른 이유보다도, 안드리스 넬슨스의 음반들 때문이다. 하나씩 들어보다 보니, 푹푹 빠져든다. 음질도 좋고, 연주도 좋다. 교향곡 5번과 7번, 10번 등 원래 좋아했던 곡들도 좋지만, 8번과 11번 등 새로 좋아하게 된 곡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좋은 음반을 만나면, 이런 식으로 감상의 지평이 넓어진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들이 이 정도로 다 좋구나. 9번은 전에 들을 땐 별로라 생각했는데 넬슨스/보스턴심포니 조합이 완전 마음에 들었는지 무척이나 좋게 들린다. 음악가의 인간적 고뇌를 감상해보자. 4번도 좋구나, 생각은 했는데.. 이 책에서 4번 이야기가 계속 나오니 다시 집중해서 듣고 싶어진다. 스티븐 존슨처럼 깊이 있는 관계를 맺진 못하...

2021.02.11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 소설보다 재밌는 역사, 시오노 나나미를 읽다

문득 꽂힌 이름, 체사레 보르자 로마인 이야기를 언젠가 집어들었던 기억은 있는데, 왜 계속 안 읽었을까. 제대로 읽기 시작했다면 절대로 멈출 수 없었을 것 같은데. 시오노 나나미의 책은 남자들에게란 책 한 권 외에는 읽은 게 없다. 러셀의 서양철학사를 읽다가, 체사레 보르자에 딱 꽂혔다. 글쎄, 왜 그랬을까. 언급이 되긴 했지만 딱히 강조되어 써있던 것도 아니었는데. 때마침 중고서점에서 발견. 그래, 사람이건 책이건 이렇게 연이 닿아야 한다. 그래서 시오노 나나미를 읽게 되었다. 소설처럼 생생한 역사 한마디로, 너무 재밌다. 소설도 아닌 것이 역사책도 아닌 것이. 둘 다 맞다. 역사처럼 생생하고 소설처럼 흥미롭다. 아니, 소설처럼 생생한가? 아무튼. 그동안 내가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몰라서 못 읽었구나. 이 정도 쓰려면, 자료조사와 공부도 깊어야 하고 상상력도 풍부해야 한다. 아무나 시도할 수 있는 글쓰기가 아니었다. 체사레 보르자 이야기를 이렇게 재밌게 쓸 수 있다니. 짧게 빛난, 치열하고 처절한 인생 평범한 이야기를 특별하게 쓴 것 같은 느낌도 있다만, 체사레 보르자라는 인물 자체가 절대 평범하진 않다. 우아한 냉혹. 제목을 참 잘 지었는데, 그만큼 흥미로운 캐릭터였다. 마키아벨리도 책 내용 중에 상당 부분 등장하는데, 그 역시 체사레 보르자라는 인물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을 듯. 선한 사람도 아니고, 덕이 높거나 역사에 길이...

2021.01.12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 젊어진 우리 소설, 참 좋다

우리 주변의 이야기라 더 공감 가는 소설 IT 짬밥 좀 먹은 덕분인지 소설이 더 재밌게 읽혔다. 트렐로, 이스터에그 등 개발과 연관된 일을 전혀 접해보지 않았으면 생소할 단어와 설정들이 별다른 설명 없이 툭툭 나오는 게 더 친근하다. '내성적인 개발자는 대화할 때 자기 신발을 보고 외향적인 개발자는 상대방의 신발을 본다'면서, 친절한 말을 해줬더니 개발자의 시선이 내 운동화 쪽으로 향하더라는 표현을 읽으면서는 완전 빵터졌다. 나보다 오래 개발 관련 일을 했던 지인은, 개발자는 대화할 때 자기 모니터를 보는데 옆자리 모니터를 보면서 이야기하면 상대방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거라 했다. 그냥 재밌다길래 읽었을 뿐인데 난 이 소설이 장편인 줄 알았다. 잘 살겠습니다를 재밌게 읽고,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더 재밌어지길래, 뒷얘기가 궁금해서 이어 뛰어들었더니, 홍콩 비행기표를 샀다더니 갑자기 후쿠오카로 날라간다. 어라. 가만있자. 등장인물 이름이... 안나는 어디 가고 갑자기 지유와 지훈이 나오나? 이게 혹시 단편집이었나? 참, 이 센스로 이 세상 살려니 오십 년째 힘들다. 후쿠오카, 유후인, 나도 가봤지 마침, 후쿠오카는 한번 다녀온 곳이라 또 다시 반갑다. 유후인의 료칸과 유카타. 혼자 소설을 읽으며 괜히 아는 체 하느라 고개를 끄덕여본다. 혼탕은? 경험이 없어서 끄덕일 수 없지만, 아마 동공 확대되며 읽었을 것 같다. 법무팀 송변의 굴곡진...

2020.12.27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엘리에저 스턴버그) - 뇌가 일하는 방식을 이해해보자

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뇌가 지어낸 모든 세계. 제목이 참 읽음직스럽다. 흥미를 유발하는 유혹적인 제목이다. 원제는 Neurologic. 우리말 제목이 훨씬 낫다. 제목이 너무 딱딱하게 붙었으면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텐데, 다분히 문학적 관심마저 불러일으키는 제목 덕에 뇌과학이라는 어려운 세상에 뛰어들 용기가 생겼다. 다행이다. 기대 이상으로 내용이 좋다. 그리 어렵지 않고 너무 딱딱하지 않고, 유익하고 흥미롭고 도전적인 부분도 있고 생각거리도 많이 던져준다. 소설처럼 읽는 뇌 이야기 뇌과학 책이지만, 정신분석도 관련이 있고 의학적이기도 과학적이기도 심리학적인 내용도 담긴 책이다. 이야기를 잘 풀어가니 소설처럼 읽히기도 한다. 1. 시각장애인은 꿈속에서 무엇을 보는가? 2. 좀비도 차를 몰고 출퇴근할 수 있는가? 3. 상상만으로도 운동 실력이 좋아질 수 있는가? 4.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기억할 수 있을까? 5. 왜 사람들은 외계인 납치설을 믿는가? 6. 조현병 환자에게 환청이 들리는 이유는? 7. 최면 살인은 가능한가? 8. 다중인격은 똑같은 안경을 공유하지 못한다? 그래, 딱 궁금했던 질문들 흥미진진한 주제로 가득한 질문 리스트인데, 이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사례 중심으로 재미있게 풀어가면서 의학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으로 인간의 심리와 본성에 다가간다. 한마디로 너무 재밌다. 새로나온 책들엔...

2020.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