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의 이야기라 더 공감 가는 소설 IT 짬밥 좀 먹은 덕분인지 소설이 더 재밌게 읽혔다. 트렐로, 이스터에그 등 개발과 연관된 일을 전혀 접해보지 않았으면 생소할 단어와 설정들이 별다른 설명 없이 툭툭 나오는 게 더 친근하다. '내성적인 개발자는 대화할 때 자기 신발을 보고 외향적인 개발자는 상대방의 신발을 본다'면서, 친절한 말을 해줬더니 개발자의 시선이 내 운동화 쪽으로 향하더라는 표현을 읽으면서는 완전 빵터졌다. 나보다 오래 개발 관련 일을 했던 지인은, 개발자는 대화할 때 자기 모니터를 보는데 옆자리 모니터를 보면서 이야기하면 상대방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거라 했다. 그냥 재밌다길래 읽었을 뿐인데 난 이 소설이 장편인 줄 알았다. 잘 살겠습니다를 재밌게 읽고,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더 재밌어지길래, 뒷얘기가 궁금해서 이어 뛰어들었더니, 홍콩 비행기표를 샀다더니 갑자기 후쿠오카로 날라간다. 어라. 가만있자. 등장인물 이름이... 안나는 어디 가고 갑자기 지유와 지훈이 나오나? 이게 혹시 단편집이었나? 참, 이 센스로 이 세상 살려니 오십 년째 힘들다. 후쿠오카, 유후인, 나도 가봤지 마침, 후쿠오카는 한번 다녀온 곳이라 또 다시 반갑다. 유후인의 료칸과 유카타. 혼자 소설을 읽으며 괜히 아는 체 하느라 고개를 끄덕여본다. 혼탕은? 경험이 없어서 끄덕일 수 없지만, 아마 동공 확대되며 읽었을 것 같다. 법무팀 송변의 굴곡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