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잘하고' 계속 '자라는', 이자람 이번에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이자람의 판소리는 무엇이건 가능하다. 탁월하게 재해석되고, 무대위에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관객과의 호흡이 자연스러워 더 몰입을 이끌고, 우리만의 해학이 가미되어 무장해제 시키고 만다. 말그대로 쥐락펴락, 웃기고 울리고, 이자람이 다 한다. 늘 자라서 '자람'이고, 뭐든지 잘해서 '잘함'이라고. 이자람은 하나의 장르다. 사천가, 억척가, 이방인의 노래, 노인과 바다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으로 사천가를 만들고, 억척 어멈과 그 자식들로 억척가를 만들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대통령 각하, 즐거운 여행을! 각색으로 이방인의 노래를 만들어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던 이자람. 노인과 바다는 과연 어떨까.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고, 모두 큰 기대를 안고 봐도 만족했던 나의 기대는 허락도 없이 커져만 갔다. 큰 무대, 더 당당하게 빛났던 이자람의 판소리 모두 작은 극장에서만 했는데 1,335석 규모의 LG아트센터 SIGNATURE홀에서는 어떨까. 공연장이 너무 큰 것 아닐까 걱정도 되었지만, 기우였다. 무대는 단촐했지만, LG아트센터라는 현대적 공간을 만나 너무 판소리적인 배경을 고집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건 대성공이었다. 단정하게 자리잡은 고수 한 명, 그리고 소리꾼. 이 두 사람은 무대 위의 거인이었고, 대규모 객석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바다속을 형상...
가능하면 원서로 읽고 싶은 욕심 다른 언어는 읽기 좀 버겁고, 영어만이라도 원서로 읽고 싶은 욕심이 크다. 하지만, 한글로 읽기도 시간이 모자란데 원서로 읽는 건 쉽지 않다. 사전 찾느라 자꾸 흐름이 끊기는 것도 문제고, 일단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 대략 한 다섯 배 정도는 걸리지 않는가 싶다. 그래도 꼭 영어로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있는데, 문체가 간결하여 읽기 쉬운 편이면서도 멋진 영어를 맛볼 수 있다는 서머셋 모옴과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이나 로마 제국 쇠망사도 영어로 읽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나, 분량상 도전해보기 쉽지 않을 듯. 특히 로마 제국 쇠망사는 원서로 읽게 되면 아마 이 책만도 몇 년 읽어야만 할 것 같으니... 드디어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다. 어디 적어둔 적은 없지만 버킷리스트에 들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노인과 바다 원서 읽기에 뛰어들었다. 막상 읽기 시작하니 굳이 큰 맘 먹지 않아도 될 뻔했다. 분량이 작고, 단어나 문장이 어렵지 않다. 매력적인 문장이고, 흐름이 무척 좋은 소설이다. 평이한 문장으로 생동감이나 현장감이 굉장히 잘 표현되어 있다. 한번 들면 놓을 수 없는 소설이다. 길이가 짧은 편이긴 하지만, 원서로 읽었음에도 한 나절 정도에 다 읽을 수 있었다. 근데 이거 무슨 내용이지? 너무 유명한 소설이지만, 내용도 전혀 모르다시피 한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