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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플리트 언노운(A Complete Unknown)> (2025/02/08 :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컴플리트 언노운>은 '제임스 맨골드'의 안정적인 스토리텔링 기술이 빛을 발하는 작품입니다. 실제로 그는 '밥 딜런'에 대한 추억을 안은 채 극장을 찾은 이들은 물론이거니와 그저 인지도 정도만 알고 있던 한 유명 가수를 연기한 '티모시 샬라메'에 대한 기대로 객석을 메운 이들마저도 두루 만족시킬만한 안정적인 연출을 러닝타임 내내 뽐내고 있었으니 말이지요. 덕분에 관객 대다수는 극을 보는 동안 딱히 지루함에 덜컹거리는 순간 없이 한 인물의 빛나던 인생을 지근거리에서 관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되고야 말 겁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그런 여정이 끝나는 지점에서 '밥 딜런'이나 '티모시 샬라메' 중 일방에만 관심을 갖고 있던 관객조차도 자신이 모르고 있던 다른 쪽의 인물에도 깊은 호기심을 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에 잠시 잠기기도 했네요. (물론 굳이 따지자면 이 영화를 선택한 이들은 양쪽 모두에게 관심이 있는 입장에 해당할 확률이 더욱 높다고 봐야 할 테지만요.) 사실 '밥 딜런'은 그간 쉽게 범접할 수 없는 미지의 존재(Complete Unknown)로 취급되기 일쑤였습니다. 그건 이 가수를 신선한 시도로 해석하려 했던 '토드 헤인즈'의 <아임 낫 데어> 같은 작품만 떠올려 봐도 알 수 있지요. 그러니까 이 예술가는 가사를 문학의 반...
1. 휴일 오전을 오롯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는 데에 허비한 게 조금도 아깝지 않을 만큼 여러모로 완성도가 높은 행사가 아니었나 합니다. 얼마 전 '로스앤젤레스'가 대형 화제로 몸살을 알았던 걸 감안하면 방정맞지 않은 톤으로 웃음기와 안정성을 적절히 양립해 가던 '코난 오브라이언'의 진행이 특히나 주효했다고 평할 수 있을 듯싶네요. 도입부 <서브스턴스>를 패러디하며 '데미 무어'의 몸을 찢고 등장할 때만 해도 "이거 또 정신없는 행사가 펼쳐지려는 건가?" 싶었는데 말이지요. 사실 이런 식의 톤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디즈니 플러스'에서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영상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 무척이나 반갑기도 했습니다. 저는 우리 패널들이 시시때때로 끼어들며 추임새를 넣는 'OCN' 등의 실황은 그렇지 않아도 많은 대사들이 몰아치는 시상식을 온전히 즐길 수 없게 만든다는 입장이었거든요. 2. 이번 시상식의 주인공이 '션 베이커'와 그의 작품인 <아노라>였다는 데에는 아마도 이견이 없을 겁니다. 어느 정도는 예상이 됐던 '감독상'과 '작품상' 그리고 '각본상'에 이어 약간은 의외였던 '여우주연상'과 '편집상'까지 쓸어 담았으니, 이쯤 되면 상복이 제대로 터졌다고 봐도 좋을 정도겠네요. 굳이 따지자면 <브루탈리스트>나 <콘클라베>의 만듦새가 미세하게 더 나았다는 입장이지만, 한편으로는 그간 꾸준히 성산업에 부속된 인물들을 조명해 온 '션 베...
<미키 17(Mickey 17)> (2025/02/28 :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은 빚에 쫓겨 지구로부터 도망쳐 나온 주인공이 여러 차례 죽음을 맞이하며 재생산되는 '익스펜더블'을 맡은 상황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사회에 부속된 노동자의 현실을 풍자하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물론 이번 작품에도 <설국열차>나 <기생충> 그리고 <옥자> 등과 마찬가지로 계급으로 나뉜 층위가 서사 내부에 꽤나 깊게 새겨져 있지요. (현실과 격리된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기생충>보다는 <설국열차>를 더욱 자주 겹쳐 보이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도 그럴 것이 사실상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라는 이름 뒤에 넘버링이 붙게 된 원인을 요약해 보자면 결국엔 그에게 빚을 상쇄할 만한 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테니까요. 그래서 이 영화에는 일테면 그 빚을 받아야 하는 거부가 돈 따위와는 무관하게 상대에게 잔혹한 고통을 쥐어짜내려고 하고 있다는 점 따위의 '자본'을 이용한 블랙코미디가 도처에 매설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비틀 수 있는 포인트가 많다는 점이 '봉준호'가 이 원작에 매료된 이유이기도 할 테고요. 도입부 곤경에 처한 열일곱 번째 '미키'의 회상과 독백을 빌어 영화는 '익스펜더블'이라는 직업이 어떤 것인지를 그리고 그가 어쩌다 그런 지독한 직업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는지를 상세히 설명...
<퇴마록(Exorcism Chronicles : The Beginning)> (2025/02/21 :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퇴마록>은 방대한 분량의 원작 소설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게끔 구성된 일종의 세계관 입문용 애니메이션입니다. 실제로 그리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 적잖이 많은 인물을 등장시키고 있기도 하거니와 심지어는 사건이나 위기 역시 급작스럽게 몰아쳐 대기 일쑤지만 의외로 활인(活人)을 주제로 펼쳐지는 서사는 보편적으로 다가올 확률이 높아 보이거든요. 그러니까 영화는 세상을 잠식하려는 악의(惡意)를 물리치고 인간을 구하려는 이들의 의기(意氣)를 보여주며 이를 통해 무협 액션과 심령 드라마가 적절하게 뒤엉킨 '이우혁' 작가의 이야기를 설득하는 데에 주력하려 있다는 겁니다. 극이 저물 무렵 관객이 소개를 받은 다양한 군상들이 어떤 감정을 안은 채 이 세상에 발을 딛고 서 있는지를 학습한 듯한 효과를 보게 되는 건 바로 이런 특유의 구성 덕분이겠지요. 작품의 핵심 뼈대는 '액션' 시퀀스들의 나열로 구축되어 있습니다. 아예 어떤 면에서는 인물의 소개를 그네들이 갖고 있는 각자의 무공이나 요술을 발휘하는 바로 그 액션 퍼포먼스로 해내고 있다는 인상마저 들 정도지요. 사실 이런 전개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인물의 다양한 전사나 고민을 녹여내는 데에 최적화된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테면 초반부 퇴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