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토지
1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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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의 『토지』 20권: 대장정의 끝

박경리의 토지 20권 줄거리 토지 20(5부 5권) 저자 박경리 출판 마로니에북스 발매 2012.08.15. "어머니! 소련이 참전했나 봐요." 양현이 급히 신문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서희는 신문을 받아 읽었다. "큰일 났구나. 예상한 대로." "……." "조선이 불바다가 되면 어떻게 하나." 모녀의 눈이 마주쳤다. 그들은 형무소에 있는 길상을 생각했던 것이다. 양현은 영광을 생각하기도 했다. "재영애비가 절에서 돌아오면 나도 함께 서울로 가야겠다." 서희는 전에 없이 몹시 불안해하며 서두는 기색을 나타내었다. p. 413 서희는 투명하고 하얀 모시 치마저고리를 입고 푸른 해당화 옆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어머니!" 양현은 입술을 떨었다. 몸도 떨었다. 말이 쉬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어머니! 이. 일본이 항복을 했다 합니다!" "뭐라 했느냐?" "일본이, 일본이 말예요. 항복을, 천황이 방송을 했다 합니다." 서희는 해당화 가지를 휘어잡았다. 그리고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정말이냐……." 속삭이듯 물었다. 그 순간 서희는 자신을 휘감은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다음 순간 모녀는 부둥켜안았다. p. 415 몸을 칭칭 감았던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느낌이라니. 작가의 표현은 그동안 서희가 너무나 많은 것들에 붙들려 살고 있었다는 것과 그 압박감, 부담감, 의무감, 책...

2024.11.14
박경리 『토지』 20권 줄거리: 사람의 인연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이끌림

박경리 토지 20권 완독 토지 20(5부 5권) 저자 박경리 출판 마로니에북스 발매 2012.08.15. 박경리의 『토지』 20권에서는 긴 호흡으로 달려온 장거리 마라톤을 서서히 정리하는 분위기가 짙다. 작품의 초반부터 등장했던 주요 인물들과 이야기의 흐름에서 빠져 있던 인물들의 인생을 정리하는 듯한 긴 문단과 함께 근황이 등장한다. 그 첫 인물로 이상현이 20권의 시작을 함께 한다. 그에게서 청백리의 자손으로 오기에 가득 차 있던 지난날 그 미소년 이상현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풍에서 비롯하여 비록 말류이기는 했으나 실팍한 한학자의 훈도도 받은 터라 신언서판을 갖춘 선비의 풍모를 방불하게 했으며 일본으로 건너가서는 서양의 신사조에도 접했고, 동서의 지식을 그 깊이가 얕으나마 두루 수렴했던 이른바 지식인, 서울로 돌아온 후는 쟁쟁한 무리에 어울리어 그의 청춘이 빛났으며, 유교적 교양과 학문이 도저한 경지에다 새로운 문물에 대한 식견 또한 만만치 않았던 괴수격인 서의돈이 촉망하고 사랑했으며 또한 그의 논적이자 연적이기도 했던 이상현, 낙양의 지가를 올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일부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소설가, 그 이상현은 한낱 낡은 주정뱅이로 하얼빈 뒷골목을 배회하는 말로를 걷고 있었다. 박경리 <토지> 20권의 첫 문단 그렇다. 이상현은 자신의 자격지심과 자존심에 뭉개져 자신을 알아볼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 만주의 뒷골목에서 술...

2024.11.08
소설 인물 분석: 박경리의 『토지』 속 김한복, 자기극복 이야기

박경리의 토지, 김한복 <아래 글은 링크된 글의 요약본입니다.> 김한복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랐지만, 타고난 성품과 성실함으로 평사리 마을에 자리 잡으며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김한복은 형 김거복과 달리 어머니를 닮아 온화하고 남을 배려하는 인물이다. 형이 밀정으로 살아간다는 소식을 듣고, 김한복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독립군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길상과의 만남은 그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 길상은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함을 일깨워주었고, 이를 계기로 김한복은 점차 변화하게 된다. 그는 가난하고 불우한 환경에서도 성실함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잃지 않았고, 가족과 이웃을 아끼는 모습을 통해 점점 더 나은 삶을 이루어냈다. 김한복의 이야기는 주어진 환경을 탓하기보다, 스스로 깨달음을 통해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박경리의 <토지>: 김한복 소설 인물분석 | 김한복은 김거복(김두수)의 동생이다. 하지만 둘은 같은 환경에서 자라도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이다. (김두수에 대한 것은 앞의 포스팅을 참고) https://brunch.co.kr/@positivehuman/15 김한복의 생애 김거복이 아버지인 김평산의 성품을 닮았다면, 한복은 어머니 함안댁을 닮았다. 아버지의 처형과 brunch.co.kr

2024.11.06
소설 속 인물 분석: 박경리의 『토지』의 김두수

박경리의 토지 속 인물 분석: 김두수 박경리의 소설 『토지』 속 주요 악역인 김두수는 조선시대 몰락한 양반의 아들로, 어려서부터 거칠고 폭력적인 성향을 지닌 인물이다.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아버지의 처형과 어머니의 자살을 겪으면서 분노와 증오에 휩싸여 인생의 방향이 비틀린다. 동생 김한복은 고향으로 돌아와 정직하게 살아가지만, 김두수는 만주로 떠나 조선인을 밀고하는 밀정이 된다. 조선인 여성 심금녀에게 집착하다 못해 그녀를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등 잔혹한 면모를 보이며 권력과 돈을 쫓는다. 김두수는 애정결핍과 자격지심을 지닌 채,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폭력과 반역을 일삼는다. 그에게 유일한 연민을 느끼게 하는 존재는 동생 한복으로, 자주 그의 생계를 도와주기도 하지만, 김두수의 내면은 끝내 불안과 증오로 가득하다. 조선으로 돌아온 후에도 그는 일본의 패망을 부정하며, 민족을 향한 혐오를 드러내는 모습을 보인다. <위의 내용은 다음에 링크된 내용의 요약본입니다. 자세한 글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박경리의 <토지>: 김거복(김두수) 소설 속 인물 분석 | 소설 속에는 끝까지 변하지 않는 악역이 등장한다. 최근 완독한 박경리의 <토지> 속에서 최대의 빌런을 꼽으라면 조준구와 김두수 중 누구를 첫 번째로 고를지 고민이지만 악행의 수준과 스케일로 보면 단연 김두수다. 김거복(김두수)의 생애 그의...

2024.11.04
박경리 『토지』 19권: 줄거리/ 따로 또 같이 (3)

박경리 토지 19권 줄거리 조선에선 김두수, 배설자 같은 민족을 배신하면서 자신의 안위와 욕심만 채우려는 부류가 있다면 일본에도 일본 정부 입장에서 배신자 같은 인물이 존재하는 법이다. 박경리의 『토지』에서의 오가타 지로가 그런 부류이다. 앞장서서 조선의 독립을 외치고 다니지는 않았지만 관동 대지진 때 조선인을 무작위로 학살하려는 일본인들에게서 현지 조선인들을 도왔다. 그런 와중에 만난 인실을 만난 오가타는 인실을 사랑하게 되지만 인실은 그의 사랑을 거부한다. 인실도 오가타를 사랑하지만 어떻게 조선인이 일본인을 사랑할 수 있겠냐는 입장, 자신은 개인의 사랑보다 조국의 독립을 택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오가타는 사랑이 우선인 사람이다. 이런 이유로 인실이 자신의 아이를 몰래 낳아 일본에 버리고 갔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분노하지만 인실에 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더불어 자신의 아이 쇼지를 입양하여 기르고 있는 친구 조찬하 부부에게 감사할 뿐이다. 오가타는 아들 쇼지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나 그는 만주를 뜰 수가 없었다. 쇼지가 조찬하 부부라는, 절대적 안전지대에 있다는 것도 그렇지만 인실이 숨 쉬는 하늘 밑,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와 가까운 곳에 있다는 의식이 그를 만주서 뜨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p. 167 쇼지는 철저하게 조찬하 부부의 막내로 사랑을 받으며 일본인으로 자라고 있다. 물론 생부가 오가타라는 사...

2024.10.24
박경리 『토지』19권: 줄거리/ 홀로 서는 연인들 (2)

박경리 토지 19권 줄거리 토지 19(5부 4권) 저자 박경리 출판 마로니에북스 발매 2012.08.15. 양현과 영광은 지난 서울에서의 만남 이후로 끝난 사이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윤국과의 혼사도 거부한 양현은 인천의 병원으로 돌아가 자신의 삶을 살고 있었다. 갑자기 영광이 하숙집에 찾아와 양현의 마음을 다시 흔들어 놓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포기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아직 서로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었지만 처지가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은 애초에 이어질 수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영광의 이중적 마음과 행동은 양현과 더더욱 이뤄지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불행해질 것은 뻔한 사실이니까. 환국도 이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가까운 사이이지만 영광의 과거사와 성격을 너무나 잘 알아서 영광이 양현과 어떤 관계가 되는 것을 허락할 수 없었다. "신분 때문인가?" "……." "학벌 때문에? 딴따라가 천한 직업이라서? 아니면 과거 여자 문제 때문에 그러는 건가?" "그 모든 것. 한두 가지가 아니야. 게다가 자네의 뜬구름 같은 성격은 어쩌고, 양현이 하고는 안 된다. 나도 윤국이 양현이의 결합을 굳이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자네는 안 돼." "자네가 그런 속물인 줄은 미처 몰랐다." (…) "속물이라 해도 감수하겠다. 양현이는 우리에게 특별한 존재야. 자네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 "사랑한다면 놓아주게. 양현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 ...

2024.10.22
인상은 과학이다: 박경리의 『토지』19권 중에서

인상은 과학이다 아름다운 얼굴의 기준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변하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외형이 아니라 좋은 인상에서 오는 내면의 아름다움입니다. 사람들은 외모를 가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특히 성형수술의 발전으로 부족한 부분을 고쳐 모두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얼굴'에 가까워지려 합니다. 그러나 그 결과, 모두가 비슷비슷한 얼굴을 갖게 되는 부작용도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아름다움은 외모가 아닌 인상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요? 젊을 때 칭송받는 미인, 미남도 시간이 지나면서 외모가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름을 없애고 팽팽한 얼굴을 유지하려는 시술은 순간적으로는 젊어 보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자연스러움이 사라지곤 합니다. 이렇게 과도한 시술로 인한 얼굴은 '못'생긴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부자연스럽고 보기에도 부담스러운 인상을 주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처음에는 평범해 보였던 사람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은 외모가 아닌 그 사람의 인상에서 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 링크에서 계속됩니다.> 아름다운 얼굴은 좋은 인상에서 온다: 박경리 『토지』 19권 중에서 아름다운 얼굴의 기준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변하지만...

2024.10.21
박경리의 『토지 19권』 : 줄거리(1)/ 고통받는 조선인들/빌런들의 최후

박경리 토지 19권 줄거리 제목: 토지 19권 5부 4권 지은이: 박경리 펴낸곳: 마로니에북스 페이지 수: 434쪽 2012년 8월 15일 초판 1쇄 발행/ 2019년 7월 1일 초판 9쇄 발행 토지 19(5부 4권) 저자 박경리 출판 마로니에북스 발매 2012.08.15. 박경리의 『토지』 19권은 일제강점기 말기의 암울한 현실을 배경으로, 조선 민중이 겪는 고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특히, 18권의 마지막 부분부터 이어지는 제4편 순결과 고혈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다음 권이 마지막이라는 듯 <제5편 빛 속으로!>가 단 한 장만 실려 있는 것은 의도적으로 보인다. 19권에서는 일제의 마지막 발악으로 조선의 민중이 재기할 수 없게끔 씨를 말리는 분위기가 펼쳐진다. 어린 남자들은 강제 징용이나 징병으로 끌려가고, 젊은 여자들은 정신대라는 이름으로 전쟁터에서 일본군의 본능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전락한다. 이때 남자든 여자든 '사람'으로 여겨지지 않고, 단지 쓸모 있을 때까지 쓰다 버리는 도구로 취급된다. 하지만 중장년층이나 노년층도 안전하지 않다. 과거에 반일 행적이 있거나 조선에 도움이 되는 지식인들은 철저히 색출되어 감옥에 갇히거나 다시는 저항할 수 없도록 억압당한다. 이 같은 분위기는 19권 전체에 스며들어 있으며, 평사리 역시 강제 징용과 징병, 정신대 차출을 피해 갈 수 없는 운명에 놓인다. "조선 사람들 심장을 도려내 간거...

2024.10.20
3
박경리의 『토지』 18권/ 양현과 덕희의 대립/ 양현의 사랑

박경리 토지 18권 줄거리 토지 18(5부 3권) 저자 박경리 출판 마로니에북스 발매 2012.08.15. <양현과 덕희> 양현과 덕희의 대립은 일방적이다. 덕희의 일방적인 시기와 질투. 출신 이외에 흠잡을 것이 없는 외모, 성격, 교육, 품위 등이 덕희는 더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니 가족들이 없는 사이에 '아가씨'라는 호칭 대신에 '양현 씨'라고 집안사람 취급하지 않았고 말로 행동으로 양현을 공격했다. 이런 상황을 알게 된 명희는 사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았지만 선하고 사랑스러운 양현이 안쓰러운 건 어쩔 수 없다. 아름다운 양현이, 가족들 사랑을 한몸에 받는 양현이, 의전 학생인 양현이, 시샘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기생의 딸인 양현이, 집안과는 아무 상관도 핏줄도 없는 양현이, 그런 그가 장중의 구슬 같은 존재라는 것은 분노를 살 만한 일이 아닌가. 집안의 큰며느리로, 그 역시 귀하게 당당하게 자란 처지고 보면, 덕희의 입장에서 보면 절대적으로 약자인 양현이 주인처럼 행세한다,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더 이상 얘기를 듣지 않아도 명희는 사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 양현의 고통은 참는 것이 아니며, 덕희의 악의를 견디어내기 힘들어서도 아니며 서희나 환국을 기만해야 하는 자신의 태도에 있는 것 같았다. 명희는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p. 43-44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현은 덕희를 일방적으로 원망하지 않는다....

2024.10.02
박경리의 『토지』 18권/ 줄거리

박경리 토지 18권 5부 3권/ 토지 줄거리 제목: 박경리의 『토지』 18권 5부 3권 지은이: 박경리 페이지 수: 462쪽 펴낸곳: 마로니에북스 2012년 8월 15일 초판 1쇄 발행/ 2021년 3월 5일 초판 11쇄 발행 토지 18(5부 3권) 저자 박경리 출판 마로니에북스 발매 2012.08.15. 이월도 중순에 접어들었는데 날씨는 몹시 추웠고 서울 거리에는 바람이 불고 있었다. 외투 호주머니 속에 두 손을 찌르고 등을 구부리며 걷고 있는 행인의 모습도 그러했으나 얼어붙은 길, 엉성하게 늘어선 건물은 살벌했다. 그곳을 양철 단면같이 날카로운 바람이 내리꽂혔다가는 맴돌아 나오곤 한다. 봄은 아직, 아직도 멀기만 한 것 같았다. <토지> 18권 첫 문단 박경리의 『토지』 18권의 첫 문단 속 마지막 문장이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봄은 아직, 아직도 멀기만 한 것 같았다.' 과거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 속의 미래를 아는 우리는 독립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일제의 마지막 발악은 조선인들에게 시인 이육사의 시처럼 무릎 꿇을 곳도 한 발 디딜 곳도 없는 서릿발 칼날 같았을 것이다. 18권에서 두드러지는 인물은 단연 양현이다. 양현은 새언니, 그러니까 환국의 부인 덕희의 시기와 질투가 원인인 대립 관계를 이루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영광과 윤국의 사랑을 받지만 어느 하나 행복한 결말을 맺지 못한다. 양현과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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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식민지 조선에 나와 있는 일본인들은 질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박경리 토지/ 강약약강

강한 것에 오래 휘둘리고 시달리는 사람들은 그 강함이 사라지면 혼란에 빠지기 쉽다. 자유를 자유라고 느끼지 못한다. 뭔가 자신들을 눌러줘야 할 것 같고 억지로라도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야 할 것 같다. 평온함을 누리지 못하고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외부에 의해 억지로 문호를 개방한 막부 시대가 끝난 일본의 상황이 이러지 않았을까 짐작을 해 본다. 일왕이 아직 존재했지만 권력을 휘두르는 쪽이 아닌 '신'으로 모셔지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그들에게는 있던 뭔가가 없어진 셈이다. 어수선해진 민심을 다스리려 늘 그랬듯이 일본 정부는 백성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싶었을 것이다. 전쟁을 일으켰고 더불어 조선으로 가면 부자가 될 수 있고 조선인을 부리며 살 수 있다고 홍보까지 하지 않았을까? 그러니 일본에서 하층민으로 살았던 사람들, 특히 가난한 농부들, 무식한 불량배들이나 돈에 눈이 먼 족속들이 대거 조선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 관동군의 만주 사변 후에, 만주를 강제 점거 한 이후에는 일본 본토의 이런 사람들이 만주로 이동하기도 했었다는 내용이 작품 속에 등장한다. 그런 일본인들이라서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만 강했던 것은 아니다. 작가가 언급했듯이 강한 권력에 늘 다스림을 받던 일본인은 지금도 그런 습성을 지니고 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많이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 나라 그 민족의 고유한 분위기는 사람의 ...

2024.09.30
박경리의 『토지』 17권/이홍의 조선 압송

박경리 토지 17권 줄거리 토지 17(5부 2권) 저자 박경리 출판 마로니에북스 발매 2012.08.15. 박경리의 『토지』에서 주인공만큼 중요한 인물 중 하나가 이용이었고 이를 대를 이어 이어받은 인물이 아들인 이홍이다. 이홍은 만주에서 자리 잡고 자동차 부품점을 하면서 수리도 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사업을 하며 돈을 벌고 있는 듯하지만 알게 모르게 독립운동에 개입하여 도움을 주는 중요 인물이다. 밀정인 김두수를 사업에 일정 부분 참여시킨 것도 적을 곁에 두고 정황을 살피자는 의미에서였지만 홍은 김두수 자체가 큰 부담이고 스트레스였다. 그런 와중에 김두수와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부 누이인 임이가 와서 빌붙고 있었다. 이는 홍이보다 홍이의 부인 보연과 아이들-상의, 상근, 상조에게 업보 같은 짐이었다. 이런 와중에 갑자기 형사 둘이 집으로 쳐들어와 집안을 뒤집으며 수색한다. 그리고 방에서 금붙이를 발견한 즉시 밥을 먹고 있던 홍이와 보연에게 수갑을 채워 데리고 간다. 금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잡아갈 이유가 되는지 그들은 눈에 띄는 거슬리는 행동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안심하라는 말을 남긴다. 홍의 일을 조선에서부터 돕던 천일이도 만주에서 같이 일하고 있다. 천일이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금붙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조선에서 '지금'은 불법이었던 것이다. 만주에 사는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일이다. "(…) 간단...

202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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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7년 한가위> - 박경리의 토지 속 한가위 그리고 지금의 추석

박경리의 토지 1부 1권 중에서 박경리 토지 1부 1권 중에서 『토지』는 "1897년 한가위"라는 말로 시작한다. 1897년 10월 12일은 고종이 황제즉위식을 거행하고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연호를 '광무'로 고친 날이다. (…) 대한제국이 들어서던 해 한가윗날 경남 하동 평사리에서 펼쳐지는 풍경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자연히 그 이야기는 작품의 끝부분인 5부5편에서 이루어지는 조선의 해방과 맞물린다. 최유찬의 <박경리의 토지 읽기> 중에서 p. 51 조선 후기는 정치와 권력층의 부패로 소작농들의 끼니를 때우기조차 어려울 때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참판댁이 있는 평사리에서는 가장 큰 지주답게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여 그 해 거둬들인 곡물을 마을사람들에게 풀어 한가위를 즐기곤 했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속담에 어울리는 진정한 모두의 풍요로운 명절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토지 속에는 첫 장면 말고도 여러 번 한가위 장면이 나온다. 아마 곤궁한 형편이었지만 이 날이 가장 풍요롭고 행복한 날이 아니었을까? 그 이후로 일제가 조선을 강제 점령하여 소작농과 농민은 더 살기 힘들어졌고 나중에는 지주까지 그렇게 되었으니 말이다. 저 들판이 누우렇기 익으믄은 추석이 오고…… 옛날에는 동네에 전곡도 많이 나갔제. 무섭은 어른이지마는 돌아가신 마님이사 그런 데는 후하싰고…… 참말로 꿈 겉다. 갱매깽이...

2024.09.17
박경리의 『토지』17권/ 시대가 거부한 사랑- 유인실과 오가타 지로/ 인실의 마음 (2)

박경리의 토지 17권 줄거리 토지 17(5부 2권) 저자 박경리 출판 마로니에북스 발매 2012.08.15. 어느 시대이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존재하는 법이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앙드레 지드의 제롬과 알리사, 괴테의 베르테르와 로테……. 수많은 소설 속 남녀가 저마다의 이유로 괴로워하고 죽음까지 생각한다. 박경리의 『토지』 속 여러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신분의 벽을 넘고 사랑을 성취한 서희와 길상과 사회와 제도적으론 이뤄지지 못했지만 끝까지 사랑을 고수하고 옆에 남아 서로를 지켜주었던 홍과 월선이 있었다. 엇갈린 사랑으로 고독한 삶을 살아가는 상현과 명희도 있었고,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사랑하고 집착한 나머지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 용하 같은 인물도 있었다. 어쩌면 등장인물 모두가 어떤 방식의 사랑을 하고 있지만 그것이 옳기도 그르기도 허용되기도 그렇지 않기도 하는 것이 『토지』 속 세상이다. 그리고 사랑하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두 남녀가 등장한다. 조선을 무력으로 침략해서 강제로 다스리고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국민, 오가타 지로와 그런 일본을 증오하고 독립하려고 목숨까지 바치는 이들의 나라 조선의 국민, 유인실이 그 주인공이다. 처음엔 오가타의 짝사랑인 듯 보이기도 했고 그랬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둘은 각자의 처지에서 각자의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오가타는 사랑이 먼저였지만 ...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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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의 『토지』 17권/ 줄거리/ 양현의 마음

박경리 토지 17권 마로니에북스 제목: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17권 5부 2권 지은이: 박경리 펴낸곳: 마로니에북스 페이지 수: 408쪽 2012년 8월 15일 초판 1쇄 발행/ 2021년 3월 5일 초판 11쇄 발행 토지 17(5부 2권) 저자 박경리 출판 마로니에북스 발매 2012.08.15. 환국이 재판소 앞을 지나가려는데 간수 두 명이 짐승 몰듯 몰고 나온 것은 용수를 쓰고 오랏줄에 엮은 네댓 명의 죄수였다. 언제 보아도 그것은 끔찍스런 풍경이었다. 비교적 한적한 거리였는데 죄수랑 간수가 떠난 곳에 이번에는 삿갓을 쓰고 긴 작대기, 지팡이라 하기에는 지나치게 길어서 작대기로 보였는데 그것을 들고 종을 치면서 나타난 것은 왜중이었다. p. 7 <토지17권> 첫 문단 작가가 한 책의 첫 문장을 쓸 때는 정말 어마어마한 고민을 한다고 한다. 그 문장 이후로 올 내용들의 근간이 되고 분위기의 뿌리가 되기 때문이다. 박경리의 『토지』17권은 지금까지의 어떤 시작 중 가장 음산하다. 일본이 마지막 발악을 하는 일제 강점기의 말기, 어떻게든 전쟁에서 이기려고 조선에서 끌어모을 수 있는 자원이란 자원은 다 모아 강탈하고 있다. 식량이 될 수 있는 것들, 무기가 될 수 있는 것들을 가난한 소작농에게서까지 강제로 빼앗아가고 이제는 조선인까지 전쟁터로 본격적으로 밀어 넣으려는 수작을 벌이는 시기. 전쟁 고취의 분위기를 망칠 수 있는 그들 입장에...

2024.09.06
박경리 『토지 16』 / 서희의 사랑- 길상, 양현

토지 16권 줄거리 박경리의 『토지』에서 최서희와 김길상은 작품 전체의 주인공이자 시대의 아픔, 인간의 사랑과 고뇌를 모두 안고 가는 인물이다. 그들의 어린 시절 속 여러 장면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가지는 애정과 믿음이 보였었다. 성인이 되고 둘이 부부가 될 때까지의 이야기는 기대와는 다르게 빠르게 전개된다. 둘이 사랑하는 것 맞는 것 같은데 마음을 확 내비친다든지 직선적인 고백을 하는 장면도 없다. 서희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수술을 하는 일이 계기가 된 것 같은데 이 또한 자세한 설명은 없다. 어느 순간 그들은 운명처럼 부부가 되었고 아들 둘을 낳았다는 사실이 등장한다. 또한 여느 부부와는 다른 느낌이다. 서로의 경계를 확실하게 지키는 것은 존중의 의미일 수도 있지만 허물지 못하는 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각자의 영역을 지키는 성의 주인처럼 그 부분은 철저하게 지키고 있고 공유하고 싶어 하지 않는 자존심의 영역 같기도 하다. 서희 가족이 조선으로 돌아와 서희의 복수를 완성했을 때도 길상은 따라오지 않고 만주에 남았었다. 아직은 신분제의 잔재가 남아 있는 조선에서 양반과 비양반이 혼인을 했다는 것이 입에 오르내리는 것도 견디기 어려웠을 테고 그로 인해 자신의 존재 가치가 흔들리는 것도 원치 않았을 것이다. 서희 역시 그 마음을 이해해서 홀로 돌아왔지만 아무리 강한 여인네라고 할지라도 서희의 삶은 외로웠을 것이다. 두 아들과 주위 사람들에...

2024.08.22
박경리 『토지』16권/ 줄거리/ 평사리 사람들 이야기 (1) - 서희, 양현, 환국, 윤국

박경리 토지 16권 줄거리 토지 16(5부 1권) 저자 박경리 출판 마로니에북스 발매 2012.08.15. 박경리의 『토지』의 중심축은 당연히 최 씨 일가이고 주인공은 최서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힘겨웠던 어린 시절을 지나고 만주에서의 삶을 거쳐 조선으로 돌아와 조준구에게 빼앗긴 재산을 찾고 나서는 작품 속에서의 중요성은 사라진 듯했다. 가끔씩 존재를 알리는 부분과 인물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아직 있다는 사실 정도로 등장했다. 길상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두 인물의 역사 속에서의 처세 그리고 고뇌, 인간으로서의 갈등과 아픔, 극복 등이 계속되었던 것은 확실하다. 두 아들인 환국과 윤국, 봉순이의 딸이지만 친자식처럼 사랑하고 아끼며 기른 양현에게 서희는 여전히 가장 큰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환국은 일본에서 동경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조선으로 돌아와 서울의 사립 중학교의 미술 교사로 근무 중인 동시에 화가로서의 활동을 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방직공장을 하는 재력가 황태수의 막내딸인 덕희와 결혼해서 곧 첫 아들의 돌잔치를 앞두고 있다. 윤국 또한 일본에서 농과대를 졸업하고 경제과에 다시 들어가 공부 중이다. 서희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양현 역시 예쁘고 바르게 자라 조선에서 의대를 다니고 있다. 양현은 학교를 다니느라 서울에서 환국의 집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부잣집 막내딸로 일방적인 사랑만 받고 자란 시누이 ...

2024.08.18
박경리 『토지 16』 /줄거리/ 통영 사람들 이야기(2)

박경리 토지 16권 줄거리 토지 16(5부 1권) 저자 박경리 출판 마로니에북스 발매 2012.08.15. 통영 사람들은 『토지』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인물들은 아니지만 애정이 가는 인물들이라 따로 빼 보았다. 특히 가난했고 불안정했고 천시 받았지만 영선과 휘의 정이 많고 마음이 바른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이 참 좋았다. <영선-휘, 숙-영호> 아버지, 송관수의 장례를 마친 후 일상으로 영선(관수의 딸)과 휘(영선의 남편, 강쇠의 아들)는 영광(오빠)와 헤어져 일상으로 돌아온다. 영선과 휘는 혼인 후 지리산에서 나와 병수(조준구의 아들)가 있는 통영으로 내려왔다. 그곳에서 병수에게 소목(목공) 일을 성실하게 배워 독립해서 풍요롭지는 않지만 먹고 살 만큼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근처에는 영선과 단짝이 된 숙이 (주막집 영산댁의 악녀)와 영호(숙의 남편, 한복의 아들)이 살고 있다. 영선과 휘는 사이좋게 잘 살아가고 있고 숙과 영호는 그보다는 못했지만 숙의 단단한 심지와 성정 덕분에 영호와 큰 문제 없이 지내고 있다. 졸지에 고아가 된 숙은 마음 따뜻한 시부모인 한복 내외와 잃어버렸다 찾은 동생 몽치 그리고 자매처럼 지내는 영선이 큰 힘이다. 둘은 원래 알던 사이처럼 처지도 비슷하고 마음도 잘 통해서 허물 없이 지내고 있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영선과 숙이는 비슷한 점이 많았다. 서로의 처지도 그랬지만 깔끔하고 차분한 살림 솜씨...

202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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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토지 16』 / 줄거리/ 송관수와 주변인물 (1)

박경리 토지 16권 줄거리 제목: 토지 16권 지은이: 박경리 펴낸곳: 마로니에북스 페이지 수: 404쪽 2012년 8월 15일 초판 1쇄 발행/ 2012년 9월 25일 초판 2쇄 발행 토지 16(5부 1권) 저자 박경리 출판 마로니에북스 발매 2012.08.15. 박경리의 『토지』도 16권 5부를 들어서며 막판을 향해 달린다. 16권은 앞의 권들과는 다르게 <제1편 혼백의 귀향> 속 다섯 장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또한 작가가 애정을 쏟은 인물 하나가 그의 죽음으로 다시 드러난다. 이전에 다른 중심인물인 것 같은 사람들의 죽음은 아무렇지도 않게 별것 아닌 일처럼 타인의 입을 통해 그 소식을 독자에게 전해주거나 간단한 설명으로 대신했었다. 그러나 공월선의 죽음을 다룬 부분은 달랐다. 당시 상황과 사후 장례에 관한 내용을 상세하게 감정을 담아 표현했기에 작가가 이 인물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두드러진 인물이 16권에 한 편인 제목 <혼백의 귀향>의 주인공'송관수'이다. 그는 영화로 치면 주연급 조연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의 인물됨과 살아온 길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에 언급이 되었으니 이번에는 그가 다른 이들에게 끼친 영향을 보고 싶다. 늘 배운 것이 없어서 무식하다고 했지만 책으로 배운 것만 앎이 아니고 지혜가 아니다. 경험에서 깨달은 세상의 지혜로 치자면 관수를 따라올 사람이 없는 듯했다. 가끔은 그 표현...

2024.08.11
박경리 토지 15권/ 주변 인물들 이야기 (3)

박경리 토지 15권 줄거리 토지 15(4부 3권) 저자 박경리 출판 마로니에북스 발매 2012.08.15. 박경리의 토지에는 중요하지 않은 인물들이 없다. 주인공들은 물론이고 주변 인물들 하나하나의 서사 역시 주목할 만하고 정이 간다. 그중 한 명이 송관수다. 동학당이었던 아버지가 죽고 홀어머니와 살던 관수는 최참판가 습격 후 도망 다니다가 백정의 딸과 혼인한다. 그 이후로 그에게는 '백정'이라는 또 하나의 꼬리표가 붙어 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신분제로 온갖 차별과 피해를 받게 된다. 말과 행동이 다소 거칠어 보이기는 하지만 사회 정의 실현과 조선의 독립을 위해 온 힘을 다한다. 책에 묘사된 그의 생각과 말은 당시 지식인이 가지지 못했던 현실 자각을 누구보다 잘 하고 있다. 양반이 아니라서 오히려 행동의 실천에 적극적인 그의 삶은 그래서 버겁다.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해 도망 다녀야 하는 삶도 고달프지만 백정의 사위, 백정 집안이라고 무시하고 차별하는 같은 조선인에게도 숨어야 하는 현실이 그를 항상 괴롭힌다. 관수의 아들과 딸은 참 잘났다. 바르게 자랐고 인물도 뛰어나다. 특히 아들 영광은 잘 생긴 얼굴에 공부도 잘했지만 백정 집안이라는 보이지 않는 낙인으로 첫사랑도 실패하고 학교에서도 퇴학당한다. 그 후 영광은 가출 후 일본으로 갔지만 모든 것을 포기한 생활을 하다 일본인에게 맞아 부상을 당하고 다리를 절게 된다. 조선으로 돌아온 ...

2024.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