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한 권은 500여 페이지로 얇지 않은 두께입니다. 그중에서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의 비중은 상당히 적어서 금방 읽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내용이었기에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 짧은 단편 중의 단편을 읽고서는 한참 생각에 잠겼습니다. 자료도 많이 찾아보았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제가 정확하게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입장이라는 것을 먼저 밝혀 둡니다. 저도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작가의 동기 - 희생양 르 귄은 '윌리엄 제임스 주제에 대한 변주'라는 글을 본격적인 이야기 전에 실었습니다. 보통은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의 중심 개념인 '속죄양'을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 등장하는 것에서 따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본인은 미국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의 글을 읽고 충격을 받고 쓴 글이라고 합니다. 다음이 그 글의 일부입니다. (...) 낙원이 우리에게 제공된다면, 그리고 어느 외딴곳에서 길 잃은 한 영혼만 고통을 당하면 그 낙원에 있는 수백만 명이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설사 그런 식으로 제공되는 행복을 붙잡고 싶은 충동이 우리 안에 인다 할지라도 그러한 거래의 열매를 자신의 의지로 받아들여 얻은 행복이 얼마나 추잡한가를 스스로가 명확히 느끼는 것 말고 다른 무엇을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