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매거진 소개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인
2022.03.05콘텐츠 5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인 중 개인적으로 뽑은 다섯 명의 시인이다.

한강 시인
(1970~)

한강 작가의 첫 시집은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그녀만의 매력을 어필하는데 역시 슬프기보단 혼잡하고 무거운 쪽에 가까운 시다.
[총평]

한강 시인의 언어는 파괴적이고 고통스럽다. 여러 마디로 붙이자면 심장이 찔리고 추위에 동태가 되고 덩달아 아픔이 두 눈을 지배하는 그러한 시로 장식을 걸어 놓았다. 그만큼 그녀만의 시는 슬픔이 담겨 있기보단 복수심을 품은 한 여인이 시간으로 인해 사그라짐과 누그러진 상태로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는 듯하다.

故 기형도 시인
(1960~1989)

故 기형도 시인의 처음이자 마지막 시집이다. 그는 연극장에서 외로이 숨을 거두었다. 그의 시는 끝맺음을 장식하는 부분에서 오묘하고 힘이 실린 묵직한 한 방이 있다.
[총평]

만약 현존하셨더라면 시 부문에선 한라산보다 백두산보다 더 높은 영향력을 지닌 시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의 첫 시집이자 마지막이 된 시집은 아까울 정도로 그의 필력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물론 대한민국 곳곳에 시인은 존재하지만, 기형도가 표현하는 하나의 완성된 시는 누구도 따라 하지 못할뿐더러 다시는 볼 수가 없다.

박준 시인
(1983~)

박준 시인의 맛있다고 표현할 만큼 흥미 있는 시집이다. 그가 표현하는 시는 단어들이 버무려지기보단 문장과 문장이 어울려 하나의 사건을 만드는데, 그 자체만으로 시는 완성된다고 말한다.
[총평]

최승자 시인이 말한다. 현시대 시들은 일회용처럼 느껴진다고 분명 이해는 간다. 그렇지만 잠깐의 시는 잠깐의 감정이 들겠지만 여운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박준의 시는 결코 일회용처럼 느낀 것이 아닌 왠지 귀를 살랑거리며 간질 한 깃털과 같은 시라고 표한다.

이병률 시인
(1967~)

이병률 시인의 글 매력도 故 기형도 시인과 마찬가지인 부분이 있다고 조심스레 언급한다. 무엇이냐면 끝맺음을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서늘하게 시작한 시가 끝으로 다가갈 때마다 궁금해지거나 쿵 하는 부분이 들기도 한다.
[총평]

이병률 시는 결코 아름답다는 표현보다는 끝물이 예상치 못 한 맺음으로 마무리가 된다. 예상치 못 한다 해서 시가 미로처럼 흩트려진다고 하는 게 아닌 오히려 끝은 꽃봉오리의 꽃잎이 만가를 핀다고 말할 수 있다.

김행숙 시인
(1970~)

김행숙 시인의 [에코의 초상] 시집이다. 달콤하기보단 홀로 싸워가는 한 여인의 삶이 담긴 시라고 말한다. 그렇다 보니 시 자체가 외로워 보이고 쓸쓸해 보인다.
[총평]

분명 혼자가 아닌 둘과 셋이서 노니는 시이지만, 뭔가 아닌 게 놀이터에서 홀로 떨어져 모래놀이를 하는 김행숙의 시로 착각할 만큼 외로워 보였다. 또한 사랑을 담은 시도 있지만 온전히 한 쌍의 연인이 품은 사랑의 기류보단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짝사랑도 아닌 첫사랑도 아닌 노년의 사랑도 아닌 그저 無로 향한 사랑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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