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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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성채:무법지대-가장 비루했던 곳에서 가장 화려하게

구룡성채: 무법지대 감독 정 바오루이 출연 홍금보, 고천락, 임봉, 유준겸, 오윤룡, 호자동, 장문걸, 곽부성 개봉 2024.10.16. 홍콩 영화로선 역대 흥행 2위에 오른 <구룡성채:무법지대>는 왜 그토록 홍콩 관객들이 열광했는지 알 것만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비단 이 작품의 완성도나 상업적인 매력이 가득한 작품이라곤 할 수 없는데 홍콩 관객들이 느낄 복합적인 감정을 소환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는 아주 기억 속에 사라졌던 구룡성채의 존재를 이번에 다시금 소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작품의 주인공은 여러 배우들과 액션 그 자체라기보단 구룡성채라는 공간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해주니 이토록 매력적인 공간으로 구현된 이 영화의 매력은 확실히 남다르네요. 영화의 스토리는 그다지 특별하진 않고 무협 영화나 갱스터 무비에서 보아온 듯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익숙한 이야기를 오랜만에 만나니까 반가움이 크더군요. 여기에다 아직은 홍콩 영화의 마지막 보루로 활약 중인 고천락, 홍금보, 곽부성 등의 배우가 참여하고 있으니 뭔가 홍콩 영화의 마지막 히든카드 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액션 스타일은 무협과 MMA를 섞은 묘한 복합장르 스타일로 꾸며져 있는데 보통 이런 현실성이 부족할 수도 있고 지나치게 박력과 사실성에 입각하여 흥미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경우엔 살짝만 중력을 고려해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2일 전
우리는천국에갈순없지만사랑은할수있겠지-우리들의 행복했던 시간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 감독 한제이 출연 박수연, 이유미, 신기환, 김현목 개봉 2024.10.16. 마치 일본 영화 제목 같은 <우리는천국에갈순없지만사랑은할수있겠지>는 두 개인의 이야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사회성 짙은 이야기에 두 사람 간의 관계에 집중한 작품이었습니다. 사실 한국 독립 영화들에겐 어떤 스타일 같은 게 있다는 걸 종종 느끼곤 하는데 어떤 식으로든 사회 문제를 녹여내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것도 존재한다는 게 보입니다. 그게 상당한 파급력을 지니는 경우도 있지만 때론 다른 작품들과 비슷하게 보인다는 점에서 제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때도 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독립 영화보단 일반 상업 영화처럼 거의 군더더기 없었던 작품이었는데 아쉬움도 남네요. 영화의 분위기가 시시각각 변하는 편이라 조금 가슴 졸이며 보는 구간이 있습니다. 서로의 감정을 느끼는 순간과 마치 힐링 드라마 같은 가슴 따뜻해지는 여행의 장면들을 지나면 어두운 이야기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99년이란 시간적 배경은 레트로의 매력을 장착하기 위한 장치라기보단 반대로 아직은 많은 것이 성숙하지 못한 사회로의 회귀를 뜻하고 여러 가지 사회 문제와 인식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이건 비슷한 가해자의 인식 외에 피해자의 인식 역시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는 점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데 삐삐를 써야 했던 시절의 이야기가 가슴 아픈 반면, 답답한...

3일 전
악이도사리고있을때-험한 것을 제대로 묘사하는 법

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 감독 데미안 루냐 출연 에지킬 로드리게스, 데미안 살로몬 개봉 2024.10.09. 흔치 않은 아르헨티나 공포 영화입니다. 도사린다는 말이 이렇게나 어울리는 공포 영화도 없을 것 같은데 평범하면서도 제대로 된 제목입니다. 흔한 악과 혼령의 존재에 대해 맞서는 두 형제의 이야기인데 이게 보통의 수도원이나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이 아니라 아주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점, 초반의 장면에 압도적으로 놀라서 정신이 멍해지다가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 하면서 서서히 빠져들다 녹초가 되는 그런 영화입니다. 그러니까 요즘 말로 험한 것이 등장하는데 인간과 동물의 몸을 빌어 감히 상상하기 싫은 것들이 느닷없이 관객들을 덮치는 영화기도 합니다. 그냥 악령에 씌었네 스타일의 작품이 아닙니다. 이건 마치 평범한 인간 혹은 동물이 부지불식간에 악마성을 띠고 강력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는 현대 사회 속 인간의 악마성을 은유하는 작품이네요. 그런데 그 묘사 방식이 너무도 갑작스럽고 서서히 조여오면 느닷없이 공격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깜짝 놀라 충격에 얼얼하기도 합니다. 인간에 씐 혼령의 존재를 알아본 두 형제는 빠르게 가족들과 마을을 벗어나려 하지만 가까운 가족부터 지인과 동물까지 어느 하나 위협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을 관객으로 전이시키면서 가슴 졸이며 보게 되는 영화네요. 사람이 죽어나가는 장면이 꽤나 많지만 ...

4일 전
더커버넌트-생사와 의리의 교차점

더 커버넌트 감독 가이 리치 출연 제이크 질렌할, 다 살림, 안토니 스타 개봉 2024.09.27. 가이 리치 감독의 행보는 종잡을 수 없어서 어디로 튈지도 모르고 영화의 완성도도 제각각인 편이란 생각을 하는데 <더커버넌트>의 존재는 <알라딘>만큼이나 동떨어진 작품처럼 보입니다. 망작은 있지만 어느 정도 팬덤을 가진 작품들이 대부분이라 확실한 스타일은 있어서 영화에서만큼은 밀덕에 가까운 저로선 <더커버넌트>를 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네요. 여성 관객이 거의 찾지 않는 장르가 되어버린 터라 시장에서 멀어지고 있는 전쟁 전투 영화가 이렇게 극장에 걸린다는 것에 감사해야 하는 세월이 되었네요. 감독과 출연진이 이 정도면 정말 감사해야 할 정도입니다. 9.11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탈레반과의 전쟁을 그린 이 작품은 전쟁이라고 묶기는 소소한 규모를 보이는 작품이고 그렇다고 본격 전투 영화도 아닙니다. 생각보다 치열한 전투를 선보이는 <블랙호크다운> 류의 작품이 아니고 기대 이상으로 드라마가 강한 작품이라 놀랐네요. 그렇다고 긴장감이 없는 것도 아니니 오히려 이렇게 이야기의 비중이 높아서인지 몰입도가 훨씬 강했습니다. 탈레반의 무기를 찾기 위해 고용한 숱한 현지 통역관의 존재를 부각하면서 시작한 작품은 국지전과 생존형 전투 영화로 보이다가 결국은 구출로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입니다. 미국행 비자를 얻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미군에 ...

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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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폴리아되-감독님, 그 길이 아닌 것 같아요

조커: 폴리 아 되 감독 토드 필립스 출연 호아킨 피닉스, 레이디 가가, 재지 비츠 개봉 2024.10.01. 개인적인 <조커:폴리아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는 레이디 가가의 캐스팅이었는데 뮤지컬이란 장르를 썩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저로선 나름의 희망이었습니다. 왜 뮤지컬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충분히 설명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스타일과 숨어있는 주제 의식과의 연결은 관객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고 봅니다. 영화의 전개와 분위기는 제가 가장 우려했던 그대로 구현된 것 같아 영화를 보면서 거의 절망적이었네요. 그게 싫다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기대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기 때문이네요. 가뜩이나 전편도 탐탁지 않았던 저로선 이 작품이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가슴이 전혀 동요되지 않았습니다. 감옥 영화 혹은 법정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도시의 거리에서 폭주하던 엔딩의 분위기와는 결별하고 낡고 지저분하며 테스토스테론으로 점철된 감옥을 비춥니다. 조커에서 다시 아서 플렉으로 돌아온 듯한 와킨 피닉스의 모습은 배경인 감옥과 일체 된 남루한 몸을 선보이고 한줄기 빛처럼 레이디 가가의 할리 퀸이 등장하게 되는데요. 영화 속 뮤지컬 장면들은 분량도 많고 곡도 많습니다. 대부분 재즈 명곡부터 다양한 귀에 익은 넘버들이 등장해서 팝 팬들에겐 꽤나 즐거운 트랙 리스트가 포함돼 있는데 이 ...

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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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로봇-아는 맛에 눈물 콧물 녹다운

와일드 로봇 감독 크리스 샌더스 출연 루피타 뇽, 페드로 파스칼, 캐서린 오하라, 빌 나이, 키트 코너, 스테파니 수 개봉 2024.10.01. 크리스 샌더스. 이 양반은 마치 픽사의 존 라세터 같은 존재일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드림웍스의 작품과 함께 디즈니의 역작을 만들어 왔습니다. <라이온킹>과 <뮬란>으로 시작한 이력부터 제가 정말 좋아했던 <릴로&스티치>를 감독했고 이후엔 <드래곤길들이기>와 <크루즈패밀리> 그리고 실사 영화로는 <콜오브와일드>가 있습니다. <와일드로봇>까지 포함하면 이 감독의 스타일은 확고해 보이네요. 가족이란 테마 위에 자연을 얹고 더불어 이방인과 소수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그런 이야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와일드로봇>은 아마 그런 그의 스타일이 모두 녹아 있는 작품이었네요. 예고편에서 <월.E>와 <아이언자이언트>의 향기를 느낀다고 하신 분도 많았는데 비슷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우정과 사랑을 테마로 했던 두 작품과 거뜬히 비교될 수 있는 건 바로 모성이란 겁니다. 외딴섬에 던져진 AI 로봇 로즈와 동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사실 여러 가지로 떠오르는 작품이 한두 편이 아니긴 합니다. 그렇지만 원작이 있는 작품이고 익숙하게 흐르면서도 기어이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로즈라는 로봇의 매력이 듬뿍 살아있어요. 전형적이라는 함정이 때론 잘 세공되었을 때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2024.09.26
보통의가족-니 자식 얼굴이 보고 싶다

보통의 가족 감독 허진호 출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개봉 2024.10.09. 처음 <보통의가족>을 접했을 땐 두 부부가 식사하면서 은근슬쩍 드러난 비밀들이 파국을 향하는 그런 부류의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장소 변화가 없으며 과거 플래시백을 통해 뜻하지 않은 비밀들이 드러나고 그것이 곧 자녀들의 치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원작 소설도 있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리메이크에 포함되긴 하겠지만 한국식으로 변경하는데 큰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합니다. 원작을 안 봐도 한국의 축소판이 곧 가족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흔들리듯 나풀거리는 가족이란 공든 탑의 이면을 제대로 드러냅니다. 기본적으로 가족의 설정이 무척 마음에 들었네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말이 된다고 느끼는 부분이 결국 가족 구성원의 관계와 직업, 나이까지 잘 계산된 세팅 같습니다. 변호사와 의사, 재혼한 새엄마와 그녀의 늦둥이 그리고 연상녀와 결혼한 동생과 젊은 재혼 상대를 만난 형까지 다양한데 여기에 자식을 아들과 딸을 각각 배치한 것도 세심했습니다. 원작의 요소를 어느 정도까지 가져온 것인지는 몰라도 원작이 놀랍거나 각색 자체를 놀랍게 한국적으로 아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엔 <니부모얼굴이보고싶다>와 비슷할까, 설경구 배우의 그림자도 엿보여서 살짝 걱정했습니다만, 그 작품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긴장감...

2024.09.25
대도시의사랑법-시골쥐의 대도시 생존법

대도시의 사랑법 감독 이언희 출연 김고은, 노상현 개봉 2024.10.01. 장편 소설 전체가 아닌 일부 중단편 중 하나를 영화화한 <대도시의사랑법>입니다. 그런 정보가 없었던 저로선 영화를 보는 내내 의문이 들긴 했는데 영화의 제목과 드러난 주제나 이야기가 착 붙지 않는다는 인상이었어요. 여성 주인공의 이름인 "재희"가 제목이었던 단편을 장편 영화로 내놓았는데 사실 별다른 정보나 예고편도 보지 않고 본 저로선 적잖아 당황하기도 했네요. 일단 로맨스 장르로 묶을 수 있지만 로맨틱 코미디는 전혀 아니며 생각보다 재밌긴 했지만 묘한 이질감을 느끼면서 관람하는 저를 발견하기도 했네요. 상당 부분 나이 탓도 있겠어요. 성인이 되기 전부터 남과 다르다는 편견과 싸워야 하는 왕따 출신 별종 여성과 게이임을 숨기고 하는 남자의 수상한 동거를 다룬 이 작품은 흔히 말하는 다수가 소수를 다르게 바라본다는 점을 현실에 녹여 이야기합니다. 상황들은 지극히 현실적인데 이를 잇고 묘사하고 스케치하는 모습은 무척 영화적이라 다소 당황스러웠네요. 영화의 톤은 상당 부분 로맨틱 코미디의 정서를 고스란히 따르면서 영화를 판타지로 기대하는 관객들의 목마름을 채우려 노력하지만 반대로 현실을 그리는 것은 그 깊이와 진지함이 살짝 아쉬움을 남게 만듭니다. 모쪼록 두 캐릭터를 머릿속으론 이해하지만 반대로 이해하기 힘든 구석도 있었으니 이건 다양한 인식의 차이와 더불어 성별...

2024.09.24
트랩-거대한 밀실 스릴러인 줄 알았지만 사이코드라마였네

트랩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조쉬 하트넷, 아리엘 도노휴, 살레카 샤말란, 헤일리 밀즈, 알리슨 필 개봉 2024.09.18. 샤말란의 <트랩>을 기대한 점은 브라이언 드 팔마의 <스네이크아이즈>처럼 한정된 공간에서의 탈출기를 그릴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경기장과 같은 넓은 밀폐공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잡으러 가는 시점과 반대로 공연장에 갇힌 연쇄살인마 시점의 탈출 계획 역시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죠. 여기에 살인마로 조쉬 하트넷이 출연하고 사랑하는 딸과 공연에 함께 한 다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인 살인마라니 여러모로 콘셉트 확실한 작품이라 여겼습니다. 간단한 시놉시스만으로도 제작비 조달이 가능할 것 같은 프로젝트 말이죠. 분명한 하이콘셉트 영화지만 관객들이 실망하는 지점이 빠르게 당도합니다. 공연장에서의 탈출 심리전이 생각보다 지지부진하고 무엇보다 배경이 공연장에서 다른 곳으로 빠르게 전환된다는 점입니다. 이건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자신만의 상상과 기대를 그린 관객에게는 무척이나 배신감이 드는 부분이라 하겠는데 생각보다 당혹스러웠습니다. 뭐 국면의 전환은 또 다른 재미를 주면서 공연장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반대로 내가 낚인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었습니다. 샤말란의 영화가 종종 알고 보니 다른 영화였던 적도 있었으니까요. 여기에 국내 관객 한정으로 더욱 이상한 지점이 있지 않을...

2024.09.18
무도실무관-완성형 캐릭터가 아니기에 재밌는

무도실무관 감독 김주환 출연 김우빈, 김성균 개봉 2024.09.13. 이젠 누군가를 때려잡는 영화들이 새삼스럽지도 않으며 특별한 자기만의 강점이 있어야 살아남는 장르가 되었는데 <무도실무관>은 그런 직종 중에서 아주 한정적으로 구체화하여 궁금증을 만드는 영화입니다. <D.P>가 환기한 것처럼 전자발찌와 보호감찰관 정도만 알려졌던 이 방면에서 무도실무관이란 것은 대체로 새롭게 다가와서 일단 이 작품의 기획 자체가 상당히 훌륭하다고 하겠네요. 뻔한 장르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 내는 것이 바로 제작과 기획의 영역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무거울 수 있는 소재에 김우빈이란 배우의 기용으로 가볍고 밝은 기운을 불어 넣은 것 역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사실 영화가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무도실무관이란 새로운 공무직의 존재를 부각시킨 것 외에 범죄 장르에서 특별한 매력은 없었습니다. 다만 정공법에 가깝게 그려서인지 스토리와 액션 모두 평균 이상의 합격점을 줄 수 있다는 준수한 매력에 가깝겠네요. 근래 영화들이 모두 특정 매력을 어필하는 시대인데 반해 뭔가 고전적인 범죄 영화에 가까우면서 배우들의 연기로 MZ 관객에게도 어필한다는 인상입니다. 이 작품은 <베테랑>이나 <범죄도시>보다는 <와일드카드> 같은 정통 형사 무비에 가깝게 느껴진 것도 그런 부분입니다. 특히나 이 작품은 버디 무비에 가깝게 캐릭터가 세팅되어 있으니까요. 물론 <D....

2024.09.15
3
우리가끝이야-끝에 가서야 처음을 알게 되는 인생사

우리가 끝이야 감독 저스틴 밸도니 출연 블레이크 라이블리, 저스틴 밸도니, 브랜든 스클레너, 제니 슬레이트 개봉 2024.09.13. 원작 소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우리가끝이야>를 보고 나니 관객들이 좋아하는 구석을 알 것만 같네요. 모든 관객이 동의하긴 어렵겠지만 일단 큰 틀에서 두 가지의 로맨스가 과거와 현재에 진행되는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확실하게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 영화의 전형을 가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스릴러와 같은 스타일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그러나 결국 영화의 주제를 마주하게 되면 로맨스와 스릴러는 그저 거들 뿐인, 한마디의 한 여성의 트라우마 극복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힐링 드라마에 가깝다고도 하겠네요. 그래서 좋았습니다. 영화의 3분의 2 이상이 정통 로맨스에 가깝게 진행되는데 그 과정에서 보이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사랑스러움은 다소 닭살 돋는 알콩달콩 과정을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갑자기 남편이 부러워지는 그런 과정을 지나고 나면 그녀가 지나온 과거에 대한 떡밥들이 하나씩 풀어지면서 그녀가 주저했던 모든 것들이 설명이 되는 과정이 펼쳐집니다. 그녀의 삶에 균열을 일으켰던 순간이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생각보다 심심치 않게, 그것도 과하게 않게 그려져 있어서 엔딩까지 가는 길이 생각보다 부드럽고 납득이 되는 길을 밟는 것 같습니다. 다른 영화들처럼 정말 충격적일 정도의 기구한 인생을 산 ...

2024.09.13
5
트랜스포머ONE-시리즈의 심폐소생 그 이상의 업그레이드

트랜스포머 ONE 감독 조시 쿨리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스칼릿 조핸슨, 키건 마이클 키, 스티브 부세미, 로렌스 피시번, 존 햄 개봉 2024.09.25. 사실 프리퀄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고 돌아온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ONE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습니다. 애니라는 점과 그다지 궁금하지 않은 이야기라 여기면서 기대감은 저만치 바닥이었는데 <트랜스포머ONE>은 대표적으로 잘 만든 프리퀄로 인정받을 것이 확실하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사이버트론이 대혼돈에 빠지게 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뜨거운 친구였던 옵티머스와 메가트론의 엇갈린 운명이 마치 <엑스맨>의 자비에와 매그니토의 운명 같기도 한 느낌도 들었으니 이 시리즈에서 살짝 울컥한 느낌을 받을 줄 누가 알았을까요. 솔직히 감격스러웠네요.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대한 평가 중 인간이 빌런이란 말이 있었습니다. 영화의 재미를 갉아먹는다는 얘기였는데 그게 실제라는 걸 이 작품이 증명했네요. 애니지만 영화의 태생 탓에 러닝 타임이 조금만 지나면 애니라는 사실을 종종 잊게 됩니다. 사실 거대한 두 캐릭터의 탄생 비화지만 여러 영화에서 봐온 정석에 가까운 설정이기 때문에 새롭진 않아도 인간을 거세하니 모든 게 빠르고 웅장하면서 묘사에 거침이 없어지니 그야말로 화끈한 영화가 되었네요. 초반 레이스 장면은 <레디플레이어원>이 떠오를 만큼 인상 깊고 액션의 분량과 퀄리티 또한 ...

2024.09.12
스픽노이블-불편함이 넘쳐 불안이 되는 불쾌의 응집체

스픽 노 이블 감독 제임스 왓킨스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맥켄지 데이비스, 스쿳 맥네이리, 알릭스 웨스트 레플러, 아이슬링 프란쵸시, 댄 허프, 크리스 히친 개봉 2024.09.11. 비교적 최신 작품을 빠르게 리메이크한 <스픽노이블>은 2022년의 덴마크 영화가 원작입니다. 사실 예고편을 통해 많은 것을 보여주니 스토리 전개가 궁금한 작품은 아닐 텐데 어떻게 서사를 쌓아 관객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지 궁금하던 영화였는데요. 우연히 여행지에서 만난 두 가족은 영국 외곽에 거처를 두고 있는 패트릭 가족은 루이스 가족을 초청하게 됩니다. 여행지에서도 묘하게 불편하고 반대로 자신들이 가진 성격과는 반대 성격의 패트릭에게 일부 끌리기도 하는 묘한 기류가 형성되는데요. 이제 막 영국에 적응하고 밝힐 수 없는 소소한 부부 문제를 안고 루이스 가족은 외딴 패트릭의 집으로 향하게 됩니다. 의도치 않게 방문한 곳이 외딴곳에다 외부와 연락도 쉽게 닿지 않는 곳이며 친절한 듯하지만 묘한 불쾌감이 흐르는 호스트의 행동들 익숙한 설정이 나열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새롭다기보단 정공법을 택하고 착실하게 포인트를 쌓아가야 하는 스타일의 작품인 셈인데 이걸 제임스 맥어보이의 괴짜스러운 연기가 많은 걸 납득시키게 됩니다. 묘하게 부자연스러운 부자 관계, 극도로 넘치는 부부 관계 등 영화는 시종일관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제발 그러지 말라는 말을 내뱉게 될 정도...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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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2-마석도의 유령이 서도철의 발목을 잡을지도

베테랑2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정해인, 장윤주, 진경, 정만식, 신승환, 오달수, 오대환, 김시후, 안보현 개봉 2024.09.13. 9년 만에 공개되는 <베테랑>의 속편은 광수대에서 강력 범죄 수사대로 팀이 바뀐 것만 봐도 조금은 영화의 지향점을 알 수 있습니다. 대기업의 갑질이 수사 대상이었다면 이번엔 국민의 공분을 산 범죄자들을 향한 자경단과의 대결을 그린 작품입니다. 사실 영화적 규모를 본다면 훨씬 작아진 느낌이 들고 막강한 권력이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범죄라는 차이는 영화의 정서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더 작아진 느낌이지만 깊어졌고 다크해졌으며 경제 권력의 수하들과 싸우던 일이 이젠 정말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네요. 일단 이 작품의 장점을 꼽자면 시의성입니다. 많은 범죄와 그에 연루된 사람들이 제대로 된 처벌이 어려운 현실에 개탄하면서 뜨겁게 끓어오르는 우리 국민의 정서에도 예민한 사건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똑같이 돌려주는 개인적인 인물이 등장함과 동시에 온라인이 뜨거워집니다. 영화의 얼개 자체가 그리 새로울 것도 없고 초반의 뭔가 들뜬 분위기는 전편과 동일하게 노린 것 같지만 조금 유치하게 느껴져서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류승완 감독님이 그럴 분이 아닌데 의도한 바겠지만 그럼에도 영화 전체를 보면 유독 튀어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사실 빌런의 존재가 중요한 시리즈가 아니라 존재감 ...

2024.09.10
2
룩백-너의 등을 바라볼 때면

룩백 감독 오시야마 키요타카 출연 카와이 유미, 요시다 미즈키 개봉 2024.09.05. 사실 원작 단편 <룩백>을 보면서 단출한 이야기에 크게 감흥이 없었습니다. <체인소맨>에 관심도 크게 떨어지고 이젠 남은 건 <스파이패밀리>와 <괴수8호> 정도만이 남아서 시류를 따라가는 만화 감상과도 서서히 멀어지는 느낌인데요. <룩백>은 영화가 만화보다 좋았거나 나쁘거나 하는 느낌이 아니라 원작을 보았을 땐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고 색다른 감정을 느꼈습니다. 단편 만화 1권짜리를 장편 극영화로 옮긴다는 것은 무척 쉽지 않은 일일 텐데 60분 남짓 한 시간 동안 원작을 최대한 옮기려는 시도와 의지가 돋보인 작품이 아니었나 하네요. 영화 속 두 소녀는 모든 것이 정반대인, 인싸와 아싸에 만화를 연재하면서도 주로 글과 그림 혹은 배경으로 나뉜 역할 등 아이들입니다. 그러나 서로는 서로를 부러워하는 묘한 관계를 가지면서 동시에 상대방으로부터 자존감을 갖게 되는 협력자의 관계이기도 합니다. 처음엔 선택의 문제처럼 보였던 영화는 선택이 달라졌어도 큰 그림의 미래는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영화의 제목처럼 서로의 등을 바라보는 관계의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과거의 후회를 뜻하기도 하지만 많은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제목이기도 했네요. 그걸 만화를 볼 땐 못 느꼈었습니다. 사실 등이라는 의미는 내가 따라가고픈 누군가의 앞선 발걸음 내지 목표를...

2024.09.06
새벽의모든-누구나 남모를 지병 하나는 가지고 살잖아

새벽의 모든 감독 미야케 쇼 출연 마츠무라 호쿠토, 카미시라이시 모네, 미츠이시 켄, 시부카와 키요히코 개봉 2024.09.18. <너의눈을들여다보면>의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 <새벽의모든>은 원작이 있는 작품이더군요. PMS라는 월경전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성과 공황장애를 가진 남성의 직장 내 이야기를 다룬 작품 <새벽의모든>은 그냥 치유의 영화였네요. 직장 생활을 끝낸 지 몇 년 지났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다양한 감정에 휩싸이기도 했고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봤으면 하는 그런 작품이었네요. 일본 영화는 일상적이지만 현실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작품이 보여준 직장 내 일상생활과 거기서 느끼는 한 개인의 삶의 단면들이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네요. 월경전증후군이나 공황 장애 모두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몸과 감정의 악화로 인해 고통받는다는 점에서 유사한데 이런 것들이 직장이나 사회생활과 결부되면서 개인이 느낄 고독과 고립감들이 영화 속에서 담담하지만 꽤나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가진 질병은 달라도 누구나 남에게 드러내지 못하는 끈질긴 지병 하나쯤은 있을 텐데 그런 상황에 빠진 두 인물이 그야말로 동병상련의 흔한 해피 엔딩을 그린 작품도 아니었습니다. 뭐 사랑에 빠지는 일도 더더욱 없었고요. 흔한 주택가에 위치한 작은 회사에서 그들이 직장인으로서 느낄 다양한 상황들이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크나큰 갈등 요소와 ...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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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쥬스비틀쥬스-예나 지금이나 이건 저세상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 감독 팀 버튼 출연 마이클 키튼, 위노나 라이더, 캐서린 오하라, 제나 오르테가, 모니카 벨루치, 윌렘 대포, 저스틴 서룩스 개봉 2024.09.04. 제목을 반복하며 속편임을 증명하는 작품이 있었나 싶은데 <비틀쥬스비틀쥬스>는 36년 전의 작품을 정확히 잇고 있으며 무엇보다 원작을 잊지 않은 적통 속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려 36년이 지났는데 감독이 바뀌지 않았고 주요 배역과 캐릭터는 물론 주요 무대까지 변한 것이 없습니다. 일부 캐릭터가 빠지고 새롭게 채워진 캐릭터가 있는 정도이니 세월의 감각을 느낄 것도 없이 2~3년 만에 등장한 속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인데 풋풋했던 위노나 라이더만이 세월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얼굴이 된 것만 같네요. 마이클 키튼과 캐서린 오하라는 뭐 분장 때문이라도 전편과 다를 바 없는 모습니다. 극장 개봉을 하지 않았고 당시 국내 정서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던 작품이기에 <배트맨>의 성공 이후 비디오로 찾아본 관객이 대부분일 겁니다. 그마저도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는데 북미에선 뜨거운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적어도 우리에겐 별다른 추억이 없는 작품입니다. 그나마 팀 버튼의 이후 유산들의 기원을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란 점이 의미가 있는 정도네요. 이번 속편은 전편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사실 발동이 걸리기까지 다소 시간도 걸리고 유야무야하는 등 살짝 아쉬운 전개를 보여줍니다. 조...

2024.09.04
52헤르츠고래들-너만이 들을 수 있는 나의 울음소리

52헤르츠 고래들 감독 나루시마 이즈루 출연 스기사키 하나, 시손 쥰, 쿠와나 토리, 오노 카린, 미야자와 히오, 카네코 다이치 개봉 2024.09.04. 예전에 <행복목욕탕> 때문에 스기사키 하나 배우와의 식사 자리에 꼽사리 낀 적이 있었는데 자그마한 체구에 영화와 거의 동일한 느낌이 들었네요. 그리고 이번 영화 <52헤르츠고래들>을 보고 나니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는데 영화 속 캐릭터와 찰떡같이 맞는 캐스팅처럼 보였습니다. 뭔가 상처받은 영혼, 작은 새 같은 느낌인데 영화 속에선 꾸준히 비유되는 고래의 이미지와도 겹치는 등 어둡고도 희망적인 이야기를 길어 올리는 인물로서 아주 적절했습니다. 무엇보다 주변의 캐릭터 연기가 살짝 아쉬운 가운데 중심을 잡아주는 터라 더욱 의지가 되었네요. 다른 고래들은 들은 수 없는 52헤르츠 음파를 가진 고래의 슬픈 운명을 비유하듯 만들어진 이 작품은 원작 소설이 있습니다. 부모로부터 억압받으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연대를 보여주고 또한 사회로 편입되지 못하는 한 인물까지 더해 여러 관계에서 상처받은 영혼들의 유대감을 스케치하듯 보여주는데요. 일본 영화 특유의 잔잔한 전개는 여전하지만 소설이 그런 것이겠지만 생각보다 한국적인 설정이 툭 튀어나와서 깜짝 놀랐네요. 사실 일본 영화에서 그런 설정과 캐릭터를 만나긴 힘들었거든요. 대신 이런 영화에서 긴장감이 부족한 건 사실인데 갈등 요소로 톡톡한 역할을 합...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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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유니온-한결같은 넷플릭스의 공산품

더 유니온 감독 줄리언 파리노 출연 마크 월버그, 할리 베리, J.K. 시몬스 개봉 2024.08.16. 종종 묻고 싶어집니다. 비밀 단체와 첩보가 아니면 액션 영화 만들기 힘든 겁니까? 아니면 첩보 스릴러는 만들어야겠는데 CIA나 MI6는 너무 식상해서 다시 활용하긴 무섭나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인 <더유니온>은 남녀 성 역할을 조금 달리하면서 완성한 코믹 액션 로맨스 스릴러 등등의 다양한 장르를 섞어둔 작품입니다. 마크 월버그나 할리 베리 모두 액션이나 스릴러에서도 어느 정도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기에 조합이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네요. 초반의 분위기를 보니 이거 아재들을 위한 90년대 스타일의 영화겠구나 싶었어요. 뭐 예상이 빗나가진 않았습니다. 평범한 남자가 옛사랑에 이끌려 첩보 집단의 임무를 맡게 된다는 설정은 특별하진 않아도 그리 많지도 않습니다. 우발적이라면 모를까 직접 의뢰를 하고 맡을지 말지 선택하는 것 역시 주인공의 몫이니까요. 여기엔 옛사랑인 여성이 그 임무의 적임자로 의뢰한 주최라는 것이고 미션을 수행할 때마다 과거가 소환되어 티격태격하는 재미를 노리기도 했네요. 어쨌거나 비슷한 영화들과의 차이점은 묘하게 유사한 부분들을 비껴가는 것이긴 합니다. 다만 이게 아주 재밌게 포장되었다면 좋으련만, 요즘 관객이나 과거부터의 관객들이 보더라도 너무 허허실실 한 진행이더군요. 두 배우의 조합은 나쁘지 않았는데 미션 수행 과...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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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파국을 향해 달리는 복수 순환선 열차

이미지 준비중 킬 감독 닉힐 밧 출연 미등록 개봉 2024.08.28. 기차 안에서의 테러라고 하면 좋겠지만 인도 영화인 <킬>에서 기차를 차지한 것은 패밀리 비즈니스를 일삼은 그저 스케일 큰 좀도둑 집단이나 마찬가지인데 사실 이게 선진국에선 생각하기 힘든 범죄입니다. 기차 문화가 워낙 독특한 인도이기 때문에 차량 정지와 탑승 그리고 차량 내부 구조가 일반적인 기차와 다르기 때문이고 기차를 점령하고 고작 승객들의 휴대폰과 금품을 훔치고 달아나는 정도이니 다소 허탈한 마음도 듭니다. 정말 이렇게까지 커질 일인가 싶기도 하니까요. 국내라면 리얼리티 문제가 거론되겠지만 인도니까 가능한 소재의 액션 영화라고 보면 되겠네요. 마치 <부산행>처럼 좀비 대신 범죄자들을 처단해야 하는 특공대 요원의 이야기인 <킬>은 심플한 제목처럼 아주 직선적인 영화입니다. 기차에 올라탄 사람들, 약혼자와 그의 가족을 구해야 하는 주인공과 친구. 소소하게 시작했던 절도가 살인이 된 순간 이후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을 향해 달리는 영화는 오로지 액션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한정된 기차라는 공간을 잘 활용하고 소품도 적절히 사용하면서 다채로움이 넘쳐나는 인도의 기차칸을 종횡무진 누비기도 합니다. 처음엔 압도적인 주인공의 면모에 마치 <언더씨즈2>처럼 진행되는 작품일까 싶었는데 사실은 그 반대에 가까웠습니다. 정말 주춤거리지 않고 전개되는 가운데 종종 급작스러...

2024.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