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디에이터2>와 <사흘>이 개봉한 지난 주말마저 주말 관객수 100만에 훨씬 밑도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수능 시즌을 맞이해 10대 관객의 추가 유입이 있었지만 그건 <청설>에 한정된 분위기였네요. 두 편의 기대작마저 무너진 지난 주말 국내 극장가 차트 보시겠습니다. * 전주 주말 관객: 626,510명 / 객석률 8.7% * 금주 주말 관객: 815,436명 / 객석률 11.8% * 자료 출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추정치 기준 * 좌석점유율은 주요 10위권 영화 위주로 재편 24년 만의 속편으로 화제를 모은 <글래디에이터2>가 당연하게 1위에 올랐지만 오프닝 성적은 실망스럽습니다. 주말 32만명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성적에 누적 관객수는 44만명입니다. 찾아보니 올해 개봉한 외화 중 가장 유사한 스타트를 보인 작품이 <혹성탈출:새로운시대>입니다. 두 작품이 다른 점은 <혹성탈출>의 경우 당시 2위의 성적이고 상영 규모도 <글래디에이터2>에 3분의 2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여기에 초반 스타트 대비 주말 관객수가 낮은 건 아마도 등급과 러닝 타임 문제도 있는 걸로 보이네요. <혹성탈출:새로운시대>는 최종 90만명의 관객을 기록했습니다. 경쟁 상황을 보면 당시 5월보다 지금이 더욱 좋지 않기 때문에 90만명조차 낙관하기 힘들다고 할 수 있는데 특별관 대부분을 <위키드>에게 내어주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20대 관객이 ...
저희 집안에도 수능생이 있어 관심이 가는 주간이었습니다. 수능 시즌 전후해서 시장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기도 하고요. <베놈:라스트댄스>가 개봉한 지 3주가 지나고 있는데 아직은 변함없는 시장은 폭풍 속의 고요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금주 <글래디에이터2>를 필두로 치열한 11월 시장이 시작되겠네요. 그럼 지난 주말 글로벌 차트 보시겠습니다. * 출처 http://pro.boxoffice.com http://www.boxofficemojo.com http://www.comscore.com http://dorama.info http://www.cbooo.cn/weekend 북미에선 3주 1위를 차지했음에도 <베놈:라스트댄스>의 위용은 확 와닿지 않습니다. 준수한 성적이긴 하지만 시리즈의 위상을 생각하면 아쉽네요. 이에 견줄 영화가 없는 상황에 금주 <레드원>이 출격하여 1위 자리를 양도받을 예정입니다. <아노라>의 분전이 반갑네요. <와일드로봇>과 <베놈:라스트댄스>의 경쟁도 흥미롭습니다. 국내에선 <청설>이 관객수에선 <베놈:라스트댄스>에 근소하게 앞섰지만 역시나 매출에선 지고 말았네요. 2위로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한국도 <베놈:라스트댄스>가 3주 1위 달성에 성공한 국가 중 하나가 되었네요. <레드원>은 다른 국가 대비해서도 저조한 성적과 순위입니다. 일본에선 <극장판진격의거인>의 완결편이 개봉하여 1위에 올랐습니다. 시리즈 오프닝 ...
주말 60만명도 위협받을 정도로 한산한 극장가입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관객들의 발길은 더욱 뜸해졌는데요. 금주 수능일을 지나치면서 시장 확대가 가능할지 걱정이네요. 1위 경쟁을 치열했지만 극장가를 달구지 못할 정도로 역부족입니다. 그럼 지난 주말 국내 차트 보시겠습니다. * 전주 주말 관객: 838,809명 / 객석률 11.4% * 금주 주말 관객: 626,510명 / 객석률 8.7% * 자료 출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추정치 기준 * 좌석점유율은 주요 10위권 영화 위주로 재편 새롭게 개봉한 <청설>이 가까스로 1위에 올랐습니다. 개봉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지키면서 주말도 무난히 1위를 차지하리라 예상했지만 토요일에 <베놈:라스트댄스>에 밀리면서 위험 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 그러나 일요일에 재역전을 하면서 주말 3일간 성적에서도 약 800명 차이로 1위에 설 수 있었네요. <청설>을 원작을 본 관객이든 아니든 대체로 호평이 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말 관객수가 어느 정도 기대가 되었고 예매량 또한 주말에 응집되어 있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초반 관객수가 3만명대에 머물렀고 주말까지도 7만명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누적 관객은 24만명 수준입니다. 이 성적은 <보통의가족>보다도 낮은 성적이네요. 1위를 기록했던 한국 영화들마저도 100만을 돌파하기 무척이나 어려운 가을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수능 시즌 10대 관객 몰...
11월에 접어들었는데 시장은 크게 호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베놈:라스트댄스>가 프랑스와 일본 등지로 개봉 국가를 확대하면서 2주차를 지나고 있는데요. 국내도 마찬가지지만 2주차 성적도 그리 나쁘지 않은 상태라 소니도 한숨 돌리게 되었네요. 그럼 지난 주말 글로벌 차트 보시겠습니다. * 출처 http://pro.boxoffice.com http://www.boxofficemojo.com http://www.comscore.com http://dorama.info http://www.cbooo.cn/weekend 약 50% 가까운 하락을 보인 <베놈:라스트댄스>는 9천만불 정도로 2주차를 지나고 있습니다. 전편 대비 아쉬운 성적이긴 하나 워낙 망가지는 영화를 많이 보니 이마저도 참 다행이다 싶네요. 3억불을 어쨌든 넘겨 보려는 <비틀쥬스비틀쥬스>와 <와일드로봇>이 다시 역주행인 차트입니다. 한국도 딱 50% 수준 하락을 보인 <베놈:라스트댄스>는 <아마존활명수>의 부진 속에 오히려 빛나 보이는 분위기입니다. 더구나 꽤나 호평 중인 <청설>마저도 금요일부턴 역전하기 시작하면서 주말도 1위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네요. 한국 영화들이 줄줄이 100만 돌파 좌절을 맛보고 있습니다. 수능 시즌이 되면 상황 반전이 있을까 모르겠네요. 일본에선 다른 국가보다 한주 늦게 개봉한 <베놈:라스트댄스>가 제법 좋은 성적으로 1위로 등장했습니다. 전편이...
살짝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던 <베놈:라스트댄스>를 꺾을 것으로 보았던 <아마존활명수>의 부진한 출발은 11월 극장가도 시작이 암울하기만 합니다. 프로야구도, 메이저리그도 끝난 줄 알았는데 롤드컵 결승이라니 뭔가 잔인한 가을이 이어지고 있네요. 지난 주말 국내 차트 보시겠습니다. * 전주 주말 관객: 971,983명 / 객석률 13.2% * 금주 주말 관객: 838,809명 / 객석률 11.4% * 자료 출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추정치 기준 * 좌석점유율은 주요 10위권 영화 위주로 재편 <베놈:라스트댄스>가 견실한 2주차를 보내면서 누적 관객 130만명을 돌파합니다. 개봉 첫 주 성적이 전편들 대비 낮았지만 2주차에 50% 이내로 하락하였고 <아마존활명수>를 맞아 잘 견디면서 1위 자리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 성적을 어떤 영화와 비교하면 좋을까 찾아봤는데 2주차 누적 성적으론 <베놈:라스트댄스>가 <듄:파트2> 대비 살짝 높습니다. 1주차와 2주차까지 거의 같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인데 호평이 뜨거웠던 <듄:파트2>와 호불호가 나뉜 <베놈:라스트댄스>의 성적이 거의 비슷하네요. 생각 이상으로 <베놈:라스트댄스>의 성적이 탄탄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금주에도 2위권 이상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듄:파트2>처럼 200만까진 아니어도 150만명을 넘어 100만 후반대까지 기록할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개봉일과 이튿날 1위에 올랐...
아들들 감독 구스타브 몰러 출연 시드 바벳 크누센, 세바스찬 불 사르닝, 다 살림 개봉 2024.12.04. <더길티>를 보고서 너무 좋아 단독 개봉을 진행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덧 5년이란 시간이 흘렀군요. 북유럽 영화들이 은근히 범죄 스릴러 영화들이 좋은 작품이 많아 리메이크 사례도 많았는데 구스타브 몰러 감독이 <더길티>에 이어 <아들들>이란 작품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사실 <더길티>가 장르 영화에 몸을 실었지만 도덕적인 딜레마에 빠진 인물의 이야기를 경찰이란 직업과 범죄 현장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인물을 그것도 한정된 공간 안으로 밀어 넣은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아들들>은 자신의 아들을 죽은 살인자가 근무하는 교도소로 수감되면서 벌어지는 교도관 엄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상황이 다를 뿐, <더길티>의 연장선상의 작품으로 봐도 무방하겠네요. 조금은 가벼운 범죄자들의 수감 생활을 관리하는 교도관 "에바"는 마치 엄마처럼 재소자들에게 아침 안부 인사를 건네는 인물이지만 이감되는 인물 중 자신의 아들 살인자를 보고선 결심하게 됩니다. 그가 수감 중인 중범죄 수감동으로 이동 요청하게 된 것이죠. 상당 부분 심리 스릴러처럼 진행되는 듯한 이 작품은 교도관과 재소자 신분으로 만난 철천지원수와의 관계를 마냥 스릴러로 놔두진 않습니다. 정말 찌질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소소한 것부터 괴롭히기 시작하는 "에바"의 행동은 점...
위키드 감독 존 추 출연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조나단 베일리, 에단 슬레이터, 양자경, 제프 골드브럼 개봉 2024.11.20. 23년 전에 첫 뮤지컬로 탄생했다는 <위키드>는 이름 정도만 아는 뮤지컬 문외한인 저는 뮤지컬 영화도 그리 즐기지 않고 대부분 감상평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저 좋아하지 않는다에 머물지 않고 적극 싫어한다에 가까웠어요. 뮤지컬 넘버가 귀에 익숙한 <물랑루즈>와 <맘마미아!>가 인생 뮤지컬이고 <레미제라블>과 <오페라의유령>이 가장 싫어하는 작품들 속에 끼어 있습니다. 디즈니 애니처럼 자연스레 노래하는 장면이 녹아든 작품이라면 모를까, 초반부터 영화의 톤을 살짝 거스르는 노래가 등장하면 어김없이 몰입을 할 수 없는 병 같은 게 있었나 봐요. 특히나 뮤지컬이 원작인 뮤지컬 영화들은 더욱 그러하고요. 그래서 <인더하이츠>나 <웨스트사이드스토리>는 별로였고 <디어에반핸슨>은 괜찮았습니다. 취향도 참 요상하셔라... <위키드>는 보기 전부터 잘 되거라는 확신은 있었으나 제가 좋아할 거란 기대는 사실 없었어요. 예고편만 봐도 판타지 영화인데다 여성 서사이고 팬들의 반응을 봐도 일부 넘버들이 꽤나 잘 알려져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웡카>처럼 색감이 이쁜 작품이기도 해서 관심을 끌기엔 충분하다 싶었습니다. 초반은 정말 <퀸카로살아남는법> 같은 영화처럼 흔한 하이틴 무비의 기숙사 생활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인상으...
히든페이스 감독 김대우 출연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 박지영, 박성근 개봉 2024.11.20. 욕망과 계급이라는 이야기를 김대우 감독이 아주 직접적으로 다루진 않았지만 <음란서생>이나 <방자전> 그리고 <인간중독>까지 계급은 여러 가지 갈등과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히든페이스> 역시 이런 계급과 욕망의 상관관계를 도덕적인 딜레마와 함께 스릴러로서 매끈하게 만든 작품이었네요. 2011년 콜롬비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히든페이스>는 리메이크의 사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여지가 많았던 작품이었고 꽤나 흥미로운 구석도 많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꽤나 눈에 띄어서인지 미래에까지 꾸준히 회자되거나 기억될까 하는 의구심은 있네요. 영화는 거의 3명의 인물에다 한 명 정도 추가한, 4명의 인물이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작품입니다. 결혼을 앞둔 부유한 첼리스트와 자수성가한 지휘자의 삶에 뛰어든 위험한 선택이 욕망을 비틀고 쥐어짜면서 도덕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해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네요. 영화 속에선 지켜보는 자가 역으로 사건을 장악한 자가 아니라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으로 묘사한 특이한 매력이 있는데 음과 양, 어둠과 빛의 양면성을 벽과 벽 사이의 인물로 대비시키며 두 상황 모두를 지켜보는 관객에게 도덕적인 우월 지위를 부여하는 느낌도 들었네요. 영화 초반은 다소 처지는 느낌이 강하고 시...
사흘 감독 현문섭 출연 박신양, 이민기, 이레 개봉 2024.11.14. <검은사제들>은 배경이 한국이란 것 외엔 온전히 서구식 오컬트 영화였고 <파묘>는 전후반을 나눠 한국과 서구식 스타일을 병합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사흘>은 신부와 구마 의식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한국의 전통적인 장례의식이 합쳐지는 작품처럼 보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장례를 1일차, 2일차, 3일차로 나눠 보여주는 등 상당 부분 장례식장과 시체안치소에서 영화가 진행되기도 하고요. 예고편만 봤을 땐 묘하게 동서양의 감각이 잘 혼합된 오컬트 영화가 되겠다 싶었는데 확실히 섞이긴 했지만 이상한 부분에서 결합되어 묘한 영화가 되어 버렸네요. 딸의 심장이식 수술을 맡은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다가온 딸의 죽음과 장례 절차에 따른 그의 심경 변화가 주된 이야기의 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다소 기괴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무서운 부류의 호러 영화로 보긴 어렵습니다. 악마가 깃들며 숨져버린 딸을 보내지 못하는 아버지와 완전히 악마를 제거하려는 구마 사제 사이의 갈등과 그들의 과거들이 꾸준히 소환되는 방식의 전개인데 이게 너무 잦고 또 극의 전개를 해치는 결과는 보입니다. 딸과의 여러 차례 대화는 수시로 플래시백 형태로 등장하는데 때론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들이 등장하고 감정선을 망가뜨리더군요. 이성의 끈을 가지고 있으나 과거로 인해 고통받는 구마 사제 캐릭터는 카리스마나 당위성 같은 게...
글래디에이터 Ⅱ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폴 메스칼, 페드로 파스칼, 덴젤 워싱턴, 코니 닐슨, 조셉 퀸, 프레드 헤킨저 개봉 2024.11.13. 24년 만에 등장한 속편. 프리퀄이나 스핀 오프도 아닌 정식 시퀄인 <글래디에이터2>는 목숨을 다한 막시무스 이야기의 다음을 그대로 돌파합니다. 스토리 전개상 원래 주인공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한데 일단 억지 설정의 속편보다는 훨씬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 역사는 반복된다는 명제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나은데 반대로 전편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 아니냐 하면 그 역시 부인하긴 힘들기도 하네요. 그대로 마치 복제품 같았던 <스타워즈:깨어난포스> 정도는 아닙니다. 대규모 제작비로 인해 자주 만들어지지 못하는 메이저 스튜디오의 에픽 시대극을 오랜만에 만난다는 반가움도 있네요. 칼이 주인공인 듯 메스칼, 파스칼이란 두 배우를 기용하고 동생의 페르소나였고 <아메리칸갱스터>에선 러셀 크로우의 연기 파트너였던 덴젤 워싱턴을 소환한 리들리 스콧의 야심은 여러 곳에서 드러납니다. 사실 그가 직접 속편을 연출하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전편에서 16년이 흐른 시간적 배경에 로마는 여전히 부패한 상황이 되고 곳곳에서 야심을 드러내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크게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착착 진행되는데 조금 심심하기도 하고 너무 전...
히든페이스 감독 김대우 출연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 박지영, 박성근 개봉 2024.11.20. 욕망과 계급이라는 이야기를 김대우 감독이 아주 직접적으로 다루진 않았지만 <음란서생>이나 <방자전> 그리고 <인간중독>까지 계급은 여러 가지 갈등과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히든페이스> 역시 이런 계급과 욕망의 상관관계를 도덕적인 딜레마와 함께 스릴러로서 매끈하게 만든 작품이었네요. 2011년 콜롬비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히든페이스>는 리메이크의 사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여지가 많았던 작품이었고 꽤나 흥미로운 구석도 많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꽤나 눈에 띄어서인지 미래에까지 꾸준히 회자되거나 기억될까 하는 의구심은 있네요. 영화는 거의 3명의 인물에다 한 명 정도 추가한, 4명의 인물이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작품입니다. 결혼을 앞둔 부유한 첼리스트와 자수성가한 지휘자의 삶에 뛰어든 위험한 선택이 욕망을 비틀고 쥐어짜면서 도덕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해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네요. 영화 속에선 지켜보는 자가 역으로 사건을 장악한 자가 아니라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으로 묘사한 특이한 매력이 있는데 음과 양, 어둠과 빛의 양면성을 벽과 벽 사이의 인물로 대비시키며 두 상황 모두를 지켜보는 관객에게 도덕적인 우월 지위를 부여하는 느낌도 들었네요. 영화 초반은 다소 처지는 느낌이 강하고 시...
사흘 감독 현문섭 출연 박신양, 이민기, 이레 개봉 2024.11.14. <검은사제들>은 배경이 한국이란 것 외엔 온전히 서구식 오컬트 영화였고 <파묘>는 전후반을 나눠 한국과 서구식 스타일을 병합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사흘>은 신부와 구마 의식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한국의 전통적인 장례의식이 합쳐지는 작품처럼 보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장례를 1일차, 2일차, 3일차로 나눠 보여주는 등 상당 부분 장례식장과 시체안치소에서 영화가 진행되기도 하고요. 예고편만 봤을 땐 묘하게 동서양의 감각이 잘 혼합된 오컬트 영화가 되겠다 싶었는데 확실히 섞이긴 했지만 이상한 부분에서 결합되어 묘한 영화가 되어 버렸네요. 딸의 심장이식 수술을 맡은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다가온 딸의 죽음과 장례 절차에 따른 그의 심경 변화가 주된 이야기의 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다소 기괴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무서운 부류의 호러 영화로 보긴 어렵습니다. 악마가 깃들며 숨져버린 딸을 보내지 못하는 아버지와 완전히 악마를 제거하려는 구마 사제 사이의 갈등과 그들의 과거들이 꾸준히 소환되는 방식의 전개인데 이게 너무 잦고 또 극의 전개를 해치는 결과는 보입니다. 딸과의 여러 차례 대화는 수시로 플래시백 형태로 등장하는데 때론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들이 등장하고 감정선을 망가뜨리더군요. 이성의 끈을 가지고 있으나 과거로 인해 고통받는 구마 사제 캐릭터는 카리스마나 당위성 같은 게...
아마존 활명수 감독 김창주 출연 류승룡, 진선규, 이고르 페드로소, 루안 브룸, J.B. 올리베이라, 염혜란, 고경표 개봉 2024.10.30. 개인적으론 <아마존활명수>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었는데요. 본격 코미디 영화도 드문 편이고 콘셉트도 확실한 작품이라 비록 말장난처럼 시작된 프로젝트처럼 보이긴 해도 뭔가 되겠다 싶었네요. 배우들도 코미디 방면에선 든든하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영화가 떠오르는 이 작품은 <부시맨>으로 시작해서 <비지터>와 더불어 <반칙왕>과 <국가대표> 같은 작품까지 두루 생각나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어느 하나 제대로 성취해 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네요. 영화의 첫 장면을 보고선 이 영화의 코미디 톤을 알아버리고 말았으니 그 우려는 영화 끝까지 이어집니다. <부시맨>과 확실히 다른 점은 아마존 정글에서 온 세 명의 부족민이 웃음의 포인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들이 자연스레 유발하는 웃음이 아니라 그들을 보고 돌보면서 겪게 되는 한국 전 양궁 선수이자 만년 과장인 현 직장인의 리액션으로 웃음을 유발하기 때문에 웃음의 주체와 객체가 사뭇 다르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 웃음을 유발해야 할 아마존 양궁선수를 보면서 관객들이 웃게 되면 그에 따른 리액션을 보이는 류승룡, 진선규 배우의 연기에도 공감되고 감정이입하면서 리액션 연기가 더 폭발적으로 웃음이 커지게 되는데 관객과 주인공의 리액션의 괴리감이 코믹...
청설 감독 조선호 출연 홍경, 노윤서, 김민주 개봉 2024.11.06. 아우라가 큰 작품은 리메이크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죠. 대만 영화 <청설>은 <말할수없는비밀>의 광풍에 이은 작품이었는데 극장에선 냉대를 받은 거나 마찬가지였고 이후 입소문이 난 케이스의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제목이 푸른 눈인 줄 알았어요. 10년도 훌쩍 지난 작품이라 본편이 거의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아서 이번 국내 리메이크 작품은 새로운 마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자매의 언니 동생 역할이 바뀌고 부모님들의 주변 상황들이 변경된 수준이었고 대부분은 원작에 충실한 리메이크라 할 수 있었는데 요게 국내 정서에 잘 담기도록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더군요. 일단 26세 동갑내기 주인공이란 점은 사회생활 입문이 필요하며 청각장애인이 주인공인 작품임을 감안하면 영화 속에 두 사람의 로맨스 외에 추가로 담긴 것들이 제법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하겠습니다. 장애인 차별 소재를 무겁지 않게 잘 그렸고 꿈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여러 캐릭터들을 통해 개별적으로 그린 점 등 원작보다 우수한 점도 있었습니다. 원작을 모르시는 분이라면 온전히 로맨스에 치중하지 않아서 전반부와 후반부의 이야기가 분위기도 완전히 다르니 당황하실 수도 있겠지만 달달함 뒤의 쌉쌀함도 함께 건네는 작품이라 좋았습니다. 당연히 수어를 통한 자막이 주를 이루니 영화의 여백을 상당 부분 음악이 채우고 있습...
폭설 감독 윤수익 출연 한해인, 한소희 개봉 2024.10.23. 어쩌면 너무 늦게 도착한 영화가 아닌가 싶은 <폭설>은 마치 대세가 되어버린 한국 독립 영화의 퀴어 바람에 뒤늦게 뛰어든 작품처럼 보입니다. 제작과 개봉이 늦어진 사이 톱스타가 되어버린 한소희 배우의 입지까지 생각하면 개봉 지연으로 인한 득과 실이 나뉘는 작품이 되기도 했네요. 두 여고생의 이야기로 시작된 이야기는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오는 작품으로 독특한 것은 연기자를 꿈꾸는 여고생과 이미 스타의 반열에 오른 여고생의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여기에 배경은 강릉이면서 바다가 주요 모티브를 제공하는 영화로 완성되었네요. 조금은 세련된 <윤희에게> 같은 작품의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이 작품에도 묘한 기대와 같은 것이 있었는데 가급적 예고편은 거른 채 만났습니다. 강릉의 한 예고에서 전학생으로 만나 아웃사이더인 두 사람의 초보 연기자와 스타 배우와의 삶이 대비되면서 두 사람은 각각 지향점이 다르고 이미 이룬 자와 이루고 싶은 자의 이야기로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관계를 다룹니다. 다소 전형적이지만 뻔하지 않게 다루고 있으며 과거를 빠르게 스케치하고 현재를 비추면서 두 사람의 위치 변화와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입장 변화를 따라가고 있네요. 일반적인 전개의 라이트 한 퀴어 영화지만 두 사람의 입장에 따른 감정 변화가 섬세한 편이라 이야기를 따라가고 공감하는데 크게 어렵진 않았...
구룡성채: 무법지대 감독 정 바오루이 출연 홍금보, 고천락, 임봉, 유준겸, 오윤룡, 호자동, 장문걸, 곽부성 개봉 2024.10.16. 홍콩 영화로선 역대 흥행 2위에 오른 <구룡성채:무법지대>는 왜 그토록 홍콩 관객들이 열광했는지 알 것만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비단 이 작품의 완성도나 상업적인 매력이 가득한 작품이라곤 할 수 없는데 홍콩 관객들이 느낄 복합적인 감정을 소환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는 아주 기억 속에 사라졌던 구룡성채의 존재를 이번에 다시금 소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작품의 주인공은 여러 배우들과 액션 그 자체라기보단 구룡성채라는 공간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해주니 이토록 매력적인 공간으로 구현된 이 영화의 매력은 확실히 남다르네요. 영화의 스토리는 그다지 특별하진 않고 무협 영화나 갱스터 무비에서 보아온 듯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익숙한 이야기를 오랜만에 만나니까 반가움이 크더군요. 여기에다 아직은 홍콩 영화의 마지막 보루로 활약 중인 고천락, 홍금보, 곽부성 등의 배우가 참여하고 있으니 뭔가 홍콩 영화의 마지막 히든카드 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액션 스타일은 무협과 MMA를 섞은 묘한 복합장르 스타일로 꾸며져 있는데 보통 이런 현실성이 부족할 수도 있고 지나치게 박력과 사실성에 입각하여 흥미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경우엔 살짝만 중력을 고려해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서극의 칼 감독 서극 출연 조문탁, 웅흔흔, 상니, 주영당, 주가령, 사천화, 사흥화, 혜천사, 모제스 찬, 레이 창 개봉 1995.12.30. 어쩌다 보니 거의 30년 전의 작품인 <서극의칼>을 보게 되었네요. 뭐가 씐 듯 이끌려서 다시 꺼내 보게 된 작품인데, 국내에선 유독 인기가 없었던 조문탁, 오우삼의 그늘에 가려져 그 능력에 비해 인정받지 못하는 서극이란 조합은 당시 이연걸과 황비홍이 휩쓸던 시대의 막바지에 개봉하여 크게 주목받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는 작품입니다. 왕우의 외팔이 시리즈를 느슨하게 리메이크한 것이나 다름없는 이 작품은 캐릭터성이 강했던 외팔이와는 다른 노선을 가는 작품인데요. 어릴 때만 해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팔 한쪽을 티셔츠 안쪽에 넣고 외팔이 흉내를 내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저보다도 훨씬 앞선 시대의 작품이었음에도 인기가 상당했던 탓에 저 역시도 기억이 나네요. 다시 꺼내봐도 영화의 만듦새가 좋다고 보긴 어렵고 거칠기도 하면서 굉장한 감독의 욕심이 화면에 그대로 노출되는 등 여러 가지 난맥상을 드러냅니다. 인물은 급발진하고 전개는 지금 보면 뻔하지만 무협 영화와 외팔이 시리즈의 정서를 생각하면 오히려 반가운 측면도 있지만 어찌 됐건 이 작품은 촌스러울 정도로 우직하고 펄떡인다는 인상을 주네요. 황비홍 시리즈와 이연걸의 영화들이 뭔가 세련되고 정제된 매력이 크다면 마치 짝퉁 취급받았던 조문탁의 모...
동방불패 감독 정소동, 당계례 출연 이연걸, 임청하 개봉 1992. 03. 25. / 2013. 12. 18. 재개봉 오랜만에 <동방불패>를 봤습니다. 한 20년 만인 것 같은데 <러브레터> 개봉 이전까진 제가 가장 많이 본 영화였고 인생 통틀어 유일하게 덕질을 한 배우의 탄생을 목도한 작품이기도 한, 여러모로 인생에서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 <동방불패>라 할 수 있습니다. 남들보단 홍콩 누아르에 조금은 시큰둥한 편이었는데 저는 이 작품을 극장에서 보진 못하고 비디오 출시 이후에 보게 되었네요. 그리곤 그냥 빠져들었습니다. 홍콩 누아르가 단물이 다 빠져갈 무렵 등장한 무협 영화 <동방불패>는 이미 <황비홍>으로 인기를 구가하던 이연걸의 차기작이라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영화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지기 시작했네요. 그냥 임청하에 반하고 말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렇게까지 빠질 이유가 있나 싶기도 한데 어쨌거나 다시 봐도 이 작품은 기술적인 면모와 더불어 캐릭터와 캐스팅이 상당히 매력적이란 점을 부인하기 힘들 것 같네요. 무협 영화는 70년대 초반 정도까지만 명맥을 유지하고 70년대 후반부터는 성룡의 권법 영화로 옮겨가면서 판도가 바뀐 홍콩 영화계였는데 <소오강호>의 개봉 이후 살짝 분위기 상승이 있었지만 붐을 타는 것을 예상하긴 어려웠네요. 김용의 소설과 이연걸이란 희대의 무술 스타 그리고 갑자기 떡상해버린 임청하란 배우의 등장...
천룡팔부: 교봉전 감독 견자단 출연 견자단, 진옥기 개봉 2023. 01. 25. 임청하와 공리 주연의 <천룡팔부>만을 기억하는 저로선 신필이라는 김용의 원작 소설도 읽지 않아서인지 다소 시큰둥 했지만 견자단 형님이 직접 연출까지 맡았고 또한 왕정이 함께 한 프로젝트라 관심이 갔습니다. 이제는 멀어진 것 같지만 숱한 드라마와 영화는 꾸준히 제작되고 있는 무협 영화들 중 이렇게 메인 배우가 있어야만 국내 개봉이라도 해볼 여지가 있는 현실인 게 사실이죠. 저도 그냥 추억을 되새길 목적으로 개봉 첫날 혹한을 뚫고 극장으로 갔습니다. 무협 영화는 취향이 확실해서 근래 관객들에겐 너무 허무맹랑하게 보일지 모르겠는데 그저 90년대 히어로 영화 대신 즐겼던 남성들의 또 다른 로망이라 보셔도 무방할 것 같네요. 보통의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의 소유자들의 싸움은 분명 고전적인 히어로의 서사와 닮아 있습니다. 영화 속 표현 역시 그런데 요즘 무협 영화의 수준이 얼마큼 되는지 몰라도 일단 90년대 향수가 물씬 풍기고 다소의 허풍은 있지만 그리 밉지 않은 수준에서 흥미롭게 보았네요. 사실 무협 영화의 스토리는 때때로 막장과 닿아 있기도 한데 이번 <천룡팔부:교봉전>은 출생의 비밀이 주축이 이루는 스토리라 낯설지 않은 대신 흥미롭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원작을 다 아는 관객들에겐 어떻게 묘사했을지, 어디가 각색되고 생략되었는지 확인해 보는 재미도 있겠지만...
이전에 국내에서 흥한 홍콩 영화 TOP 100을 포스팅한 적이 있으며 10년도 더 지난 과거에도 홍콩 영화의 자국 흥행 기록도 포스팅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 업데이트해서 2010년 이후 작품도 대거 포함된 리스트로 올려 봅니다. * 국내 홍콩 영화 흥행 TOP 100 보기 * 홍콩 내 흥행 순위입니다. (매출액 순으로 홍콩달러 기준) * 홍콩 영화 및 대만, 중국 영화가 포함되었을 수 있습니다. * 국내 개봉명 기준으로 우선 표기 후 현재 네이버 DB 기준 추가 적용했습니다. * 여러 곳의 자료를 취합하다 보니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류 신고 좋아요. * 2023.03.25 update. <엽문> 시리즈는 2편부터 대대적인 흥행에 성공했고 그중 3편이 가장 성공했습니다. <엑시덴탈스파이>는 성룡의 21세기 최후의 히트작으로 여겨지네요. <OO지왕>이란 말이나 <식신>이란 단어를 국내 예능에 전파해 준 주성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네요. <금지옥엽> 같은 드라마가 90년대 중반 이후 꽤나 좋은 작품이 많았는데 <금옥만당>이나 <신불료정> 같은 작품도 좋아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연걸의 작품이 많이 눈에 띄는군요. 황비홍, 방세옥, 곽원갑, 장무기 등 희대의 무술인 연기를 많이 했습니다. 이연걸 최고의 히트작은 안타깝게도 <동방불패>입니다. 현대극에서 선보인 <정무문>, <모험왕>, <영웅>, <탈출> 등의 반응은 정통 무술 영화에...
공연 실황 혹은 아티스트 다큐 영화들을 이른바 얼터 콘텐츠로 칭하며 멀티 3사에서도 경쟁작으로 유치 중인데요. 팬데믹 이후 그 시장이 확대, 가열되는 중입니다. 이 방면 절대 강자는 CGV로 4DX와 SX를 무기로 시작했지만 이젠 IMAX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한 번쯤 자신의 영상이 용산 IMAX에 걸리는 걸 기대하는 눈치네요. 이런 얼터 콘텐츠의 거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아티스트는 서태지입니다. 2010년 전후하여 그동안 보유했던 여러 가지 영상들을 풀어놓으며 팬들을 극장에 유인하는데 성공했는데 얼터 최초의 3만 돌파가 <서태지라이브투어>가 되겠습니다. 그 이후로는 주로 SM에서 소속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영상을 CGV와 협업하여 내놓으려는 시도가 많았는데요. <I AM>과 <에스엠타운더스테이지>가 그러한 맥락의 작품이었고요. 그 이후로는 BTS의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됩니다. 팬데믹 이후로는 트로트 슈퍼스타들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절대 강자 BTS만이 30만 이상을 기록한 이력이 세 편 있으며 다음으로 임영웅이 20만대 두 편을 내놓았습니다. 뭐 가격도 다르기 때문에 실질적인 1위는 지금 상영 중인 <임영웅ㅣ아임히어로더스타디움>이 되겠지만 어쨌거나 국내는 관객수 기준이니까요. 다만 BTS 파워는 근래 들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이 두 얼터계 포식자 다음으로는 아이유와 ...
보통 수입 외화라 하면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워너브러더스와 소니, 디즈니와 유니버설 그리고 파라마운트 영화를 제외하고 국내 수입사가 직접 수입해온 작품을 말합니다. 현재 4대 메이저 스튜디오 외에 파라마운트는 롯데가 배급 대행과 같은 역할로 수입과 배급을 독점으로 맡고 있어 구조는 다르지만 그냥 일반인이 봤을 땐 직배사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는 걸로 간주됩니다. 여기에선 상기 직배사 외의 회사에서 직접 구매해 대성공한 이력의 영화들을 정리했습니다. 200만 이상으로 정리하니 24편이네요. 일본 애니 수입의 터줏대감 대원미디어는 그중에 지브리 스튜디오 영화를 독점 계약하고 있습니다. 미야자키 옹의 은퇴와 번복에 따라 성적도 부침을 겪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대들은어떻게살것인가>가 200만명을 넘기면서 2001년 이후 수입 외화 중 200만 이상 성적을 거둔 영화 중 막내입니다. 한국 영화라면 모를까, 외화만 수입하면서 일해도 평생 200만 넘는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말 이런 시리즈 구매는 복불복이기도 합니다. 서밋이나 라이온스게이트 그리고 한때의 뉴라인 영화들이 종종 원작이 있는 시리즈로 대박을 터트리곤 했는데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비록 해외 대비 국내 인기가 살짝 아쉽긴 했지만 판씨네마의 베팅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성적이 상승했으니까요. 반대로 누리픽쳐스에서 수입한 <헝거게임>은 국내와 해외 성...
서울의 봄 감독 김성수 출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김의성, 정동환, 안내상, 유성주, 최병모 개봉 2023.11.22. 딱 일요일 천만 도달을 예상했는데 기쁘군요. 바로 오늘 천만을 돌파한 <서울의봄>은 역대 31번째 천만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2번째 천만 한국 영화가 되었고요. 정우성 배우의 최고 흥행작이자 그의 첫 천만 영화이며 황정민 배우는 <국제시장>과 <베테랑>에 이은 세 번째 작품입니다. <서울의봄>은 역대 19번째로 빠르게 천만을 돌파했습니다. 33일 만이고요. 지난주 <변호인>과 추이가 거의 비슷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미 성탄 연휴가 지나면 105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고 최종 성적은 1200만선 이상 기대할 수 있겠네요. 본격적인 방학을 맞이해 당장 화요일부터 8만명 이상을 기록한다면 그 이상의 성적도 가능해 보입니다. <노량> 개봉에도 큰 영향은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역으로 <노량>이 영향을 받는 것처럼 보이네요.
명탐정코난: 흑철의 어영 감독 타치카와 유즈루 출연 미등록 개봉 2023.07.20. 토요일 자정을 지나면서 명탐정 코난의 국내 시리즈 흥행 기록의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2008년에 일본 현지보다 6년 늦게 개봉한 <명탐정코난:베이커가의망령>을 시작으로 극장판 개봉이 이뤄지기 시작했는데 이듬해인 2009년 <명탐정코난:칠흑의추적자>가 일본과 큰 시차를 두지 않고 개봉하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공개되어 66만명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니까 처음으로 때맞춰 개봉한 정식 시리즈가 최고 기록을 찍고 나선 다소 하향세를 걸었다고 하겠네요. 당시엔 여러 일본 애니 시리즈가 가장 뜨거울 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14년 전의 해묵은 시리즈 기록을 이번 26기 극장판인 <명탐정코난:흑철의어영>이 갈아치우게 되었습니다. 명탐정 코난 시리즈 흥행 성적 (2023.08.05 기준)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통상 40만명 내외의 관객을 동원하던 시리즈는 작년 다시 붐을 일으키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최대 30만 정도였던 짱구의 떡상으로 시리즈의 인기를 추월 당했다는 느낌입니다. 작년과 올해 짱구 29기와 30기의 성적이 각각 83만과 73만이니까요. 어쨌거나 일본과 동일하게 시리즈 하이를 찍었습니다. 일요일과 다음 주, 혹시 4DX 재개봉을 더해지면 80만 근처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슬픈 것은 이 작품의 기록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올해 CJ 최고 흥...
국내에서 누적 관객수 기준으로 천만명을 넘긴 시리즈 영화 34입니다. * 스핀오프나 리부트는 분리했습니다. * 007의 경우 주연에 따라 다른 시리즈로 계산. * 2000년 이전에 시작된 시리즈는 대부분 제외하고 근래 속편이 만들어진 영화는 일부 포함되었습니다. * 누락된 누적 천만 이상 시리즈 제보 받습니다. 34위 스파이더맨(샘스파) 10,205,185명 스파이더맨 2002 2,901,821명 스파이더맨 2 2004 2,367,704명 스파이더맨 3 2007 4,935,660명 가장 반응이 좋지 않았던 3편이 가장 관객이 많았던 아이러니. 33위 미이라 10,280,143명 미이라 1999 3,344,748명 미이라 2 2001 2,844,510명 미이라 3: 황제의 무덤 2008 4,090,885명 톰 크루즈의 <미이라>는 리부트. 32위 두사부일체 10,352,941명 두사부일체 2001 3,300,000명 투사부일체 2006 6,105,431명 상사부일체 2007 947,510명 뜬금없는 3편의 폭망. 2편 개봉 때는 정말 극장가가 들썩였음. 31위 엑스맨 10,650,412명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2011 2,534,979명 엑스맨: 데이즈오브퓨쳐패스트 2014 4,313,871명 엑스맨: 아포칼립스 2016 2,938,818명 엑스맨: 다크 피닉스 2019 862,744명 전형적인 뒷수습 불가 시리즈가 되었다. 2편까진...
2년 전 버전을 2024년 6월 23일 기준으로 업데이트 해서 올려 봅니다. 시리즈 기록을 세우고 <스즈메의문단속>을 제치고 역대 15위에 오른 <명탐정코난:100달러의펜타그램>은 <벼랑위의포뇨>를 넘어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가능성이 있어 보이네요. <극장판하이큐!!쓰레기장의결전>이 여러 쟁쟁한 영화들을 36위로 밀어내고 역대 35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외화로선 <탑건:매버릭> 이후 <슈퍼마리오브라더스>가 18위까지 올랐습니다. 일본 내 차트도 그렇지만 국내의 일본 영화 역대 흥행 차트 변화도 상당합니다. 적어도 팬데믹 이후 일본 애니의 세계 극장가 영향력은 더욱 커진 건 분명하네요.
명탐정코난: 흑철의 어영 감독 타치카와 유즈루 출연 미등록 개봉 2023.07.20. 토요일 자정을 지나면서 명탐정 코난의 국내 시리즈 흥행 기록의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2008년에 일본 현지보다 6년 늦게 개봉한 <명탐정코난:베이커가의망령>을 시작으로 극장판 개봉이 이뤄지기 시작했는데 이듬해인 2009년 <명탐정코난:칠흑의추적자>가 일본과 큰 시차를 두지 않고 개봉하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공개되어 66만명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니까 처음으로 때맞춰 개봉한 정식 시리즈가 최고 기록을 찍고 나선 다소 하향세를 걸었다고 하겠네요. 당시엔 여러 일본 애니 시리즈가 가장 뜨거울 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14년 전의 해묵은 시리즈 기록을 이번 26기 극장판인 <명탐정코난:흑철의어영>이 갈아치우게 되었습니다. 명탐정 코난 시리즈 흥행 성적 (2023.08.05 기준)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통상 40만명 내외의 관객을 동원하던 시리즈는 작년 다시 붐을 일으키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최대 30만 정도였던 짱구의 떡상으로 시리즈의 인기를 추월 당했다는 느낌입니다. 작년과 올해 짱구 29기와 30기의 성적이 각각 83만과 73만이니까요. 어쨌거나 일본과 동일하게 시리즈 하이를 찍었습니다. 일요일과 다음 주, 혹시 4DX 재개봉을 더해지면 80만 근처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슬픈 것은 이 작품의 기록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올해 CJ 최고 흥...
스즈메의 문단속 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미등록 개봉 2023. 03. 08.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 출연 미등록 개봉 2023. 01. 04. 지금 국내에도 개봉해서 반응이 뜨거운 <더퍼스트슬랭덩크>와 3월 개봉하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문단속> 일본 성적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근래 2~3년간 일본에서 히트한 대형 애니메이션과의 주차별 누적 성적 비교를 통해 이 두 작품이 현재 일본에서 어떤 정도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지 비교해 보는 소소한 자료입니다. <더퍼스트슬램덩크>는 개봉 초반 성적이 부진한 편에 속했는데 <스즈메의문단속>과 3주 간격으로 개봉한 탓도 있었겠습니다. 첫 극장판이기도 한 점도 약점이었는데 <아바타2>도 잘 방어하면서 관객수로는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래도 이제 60억엔을 넘기면서 100억엔이 사실상 무리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비교된 7편의 영화 대비 추이가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결국 100억엔을 넘긴 <신에반게리온극장판> 성적을 뛰어넘는다면 좋은 마무리가 아닐까 하네요. * 각 주차별 누적 성적(단위: 만엔) <스즈메의문단속>은 신카이 마코토 작품 중 가장 좋은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지만 4주차 이후 <날씨의아이>보다 조금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건 역시 <더퍼스트슬램덩크>와 <아바타2> 영향도 있겠네요. 그래도 두 작품 모두 연말 연초에 상영을 이어가고 있어서 5주차...
스즈메의 문단속 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미등록 개봉 미개봉 지난주 금요일 일본에선 <스즈메의문단속>이 개봉했습니다. 두 번의 막강한 히트작을 만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기 때문에 마치 어지간한 인기작의 극장판 영화처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프닝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조금 찾아봤습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양호한 것 같습니다. 근래 개봉한 인기 시리즈의 극장판의 경우 주말 성적이 10억에서 20억엔 정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의 예상은 100억엔 정도를 기준으로 삼고 이를 넘을 수 있냐 마느냐로 판단하고 있는 양상인데요. 기존 다른 극장판 애니에 비해선 화력이 조금 떨어지지만 신카이 마코토의 앞선 두 편의 작품 대비 오프닝 성적이 좋습니다. 물론 개별 작품마다 개봉 요일이 조금 다른 점은 참고해야 할 것 같네요. 다소 걱정스러운 건 이번 <스즈메의문단속> 개봉 규모가 역대급인 것 같더군요. 일본도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국내처럼 조금씩 불거져 나왔는데 코로나 시국에 개봉한 <귀멸의칼날>의 경우 특이한 시절이라 조금은 이해하고 넘어간 측면이 있었지만 이번 <스즈메의문단속>은 3주 뒤 개봉하는 <슬램덩크>를 많이 의식하여 스크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최종 성적은 아직 가늠하기 힘든 일본 시장인데요. 모르긴 몰라도 최소 100억엔 가까이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본 역대 흥행작 포스팅...
일본 영화 국내 흥행작을 포스팅한게 12년 전이더군요. 그래서 업데이트 겸 다시 포스팅합니다. 일본영화 개방이 20년이 넘게 되었는데요. 그동안 개봉작들의 상대적 비교를 위해 부득이 서울 관객수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으니 참고해 주세요. * 순위/영화명/개봉일/서울관객수 순으로 표기했습니다. * 홍콩영화 국내 흥행작 TOP 100을 보시려면 클릭해 주세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전설의 시작이죠. 꾸준히 재상영, 재개봉하여 첫개봉 때엔 성적이 평범했지만 조금씩 쌓아올렸습니다. 개인적으론 신카이 마코토 감독보다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영화를 더 좋아합니다. 다시 봐도 명작 애니메이션. 굳이 102편을 꼽은 건 다 이 작품 때문이죠. 팬텀 무비가 국내에 뿌리 내려 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시조새같은 작품입니다. 이런 팬덤영화는 서울 관객 비중이 높은 편인데요. <러브라이브>에 이어 <킹오브프리즘>이 그 분위기를 이어갔다고 하겠습니다. 성탄 시즌의 개봉 단골인 포켓몬 시리즈의 15년 개봉작입니다. 18번째 작품이라고 하는데 시리즈 중에선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은 편이었습니다. 급격히 인기가 떨어져버린 요괴워치의 속편입니다, 서울 8만명대에서 5만명대로 떨어지고 말았으며 현재 뒤이은 시리즈는 거의 찬밥 신세에 머물고 있습니다. 적어도 국내에선 말이죠. 일본문화 개봉 이후 개봉한 작품 중 하나인 <으랏차차스모부>입니다. 흔한 스포츠영화...
스피드 감독 쟝 드봉 출연 키아누 리브스, 데니스 호퍼, 산드라 블록, 조 모튼, 제프 다니엘스 개봉 1994.06.25. 결국 견디다 못해 디즈니 플러스를 결제하고 말았네요. 안타깝게도 제가 보고픈 영화들 대부분이 폭스 작품들이 많고 일부 디즈니 영화들이 섞여 있습니다. 추석 연휴를 기해 연간 결제를 지르고 말았어요. 첫 작품은 키아누 리브스의 <스피드>입니다. 제가 94학번인 관계로 94년 영화와 음악에 상당히 애착이 있는데 저는 영화를 연도로 기억하는 편이라 특히 94년과 입대 전 95년 영화들은 기가 막히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초여름 만났던 <스피드>는 그야말로 충격에 가까울 정도로 재밌었네요. <터미네이터2> 이후로 그런 전율이 처음이었습니다. 다만 바로 뒤이어 개봉한 <트루라이즈>에 더욱 미쳤었지만. "러시아워"란 말도 생소하던 시절이었는데 <스피드>에 대한 극찬은 "다이하드" 속편을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었습니다. 95년도에 나올 <다이하드3>에 대한 여러 가지 말이 나오던 시절이었는데 버스라는 한정된 공간과 시속 50마일이라는 속도의 한계가 맞물려 진행되는 영화는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고 빈곤한 지갑 사정에도 불구하고 당시엔 낯설었던 셀스루 비디오를 출시하자마자 구매했던 기억도 나네요. 94~95년에만 거의 5~6번 본 이후로는 거의 30년 동안 보지 않았고 이번 디즈니 플러스 ...
에너미 라인스 감독 존 무어 출연 오웬 윌슨, 진 핵크만, 가브리엘 매치, 조아큄 드 알메이다, 데이빗 키스, 오렉 크루파, 블라디미르 마쉬코프, 찰스 맬릭 휘트필드 개봉 2002.01.18. 2002년 1월, 당시 CGV서면에서 알바를 하면서 극장 로비에서 하루 종일 반복 재생되는 영화 예고편이 있었는데 <에너미라인스>였습니다. 지금 기억 못 하거나 관심도 없었을, 그저 평범한 전쟁 전투 영화 중 한 편이긴 했지만 <진주만>과 <라이언일병구하기>의 성공으로 다시금 전쟁 영화가 스튜디오에서 제작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죠. <크림슨타이드> 같은 작품에도 출연한 진 핵크만과 더불어 당시엔 신인에 가까웠던 오웬 윌슨이 코믹하지 않은 캐릭터와 해군 비행 조종사를 연기하면서 비행기 추락으로 생존해야 하는 군인으로 출연했습니다. 당시 2월에 개봉할 <블랙호크다운>까지 스타일리시 하지 않으면 관심받기 어려웠던 전쟁 영화의 트렌드를 따르려던 것인지 <에너미라인스>는 감각적인 촬영과 편집을 선보였습니다. 지금 봐도 마치 CF를 찍은 듯한 느낌의 장면이 꽤나 많은데 그래서 리얼 전쟁 영화 쪽보다는 영화적인 전쟁 영화에 가깝습니다. 미국식 국뽕 영화로 봐도 무방할 정도인데 대신 항상 대의와 선의 가운데 대립하는 양상을 끼워 넣는 게 워낙 당연한 시절이었던 터라 지금 보면 구태의연한 부분도 있고요. 대신 배우들의 연기가 좋고 당시 극장에서 봤을 때 사...
아는 여자 감독 장진 출연 정재영, 이나영, 장영남, 오승현, 정규수, 박준서 개봉 2004.06.25. 장진 감독 최고작이라 생각하는 <아는여자>. 코미디인 듯 로맨스인 듯 알쏭달쏭한 영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정재영과 이나영. 개봉한지 20년이 흘렀고 한때 재개봉을 위해 감독님과 접촉도 해봤는데 아쉽게 불발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넷플릭스에 보이 이렇게 리마스터링이 되어 있더군요. 스토커 여성의 야구선수 짝사랑 스토리라 할 수 있는데 저는 이때부터 정재영 배우의 코미디 연기 스타일이 좋았네요. 약간은 무뚝뚝하고 우직하며 종종 짜증이 섞인 대사 말투는 이선균 배우와는 조금 다른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이후 소시민적인 캐릭터 영화들이 대부분 실패를 거두긴 했어도 <김씨표류기>, <나의결혼원정기>, <플랜맨>, <바르게살자>의 캐릭터들을 애정 합니다. <우행시>를 제외하곤 영화 성공작을 찾아보기 힘든 이나영 배우가 가장 사랑스럽게 등장하는 이 작품은 당시 CF 퀸으로 이름을 날리면서 그 매력을 영화까지 넘어서서 선보이고 있네요. 묘한 말투는 <네멋대로해라> 이후에서 조금 더 밝은 느낌으로 다가와서 좋았습니다. 정재영 배우의 많은 내레이션은 당시로선 상당히 낯선 스타일이었는데 대사의 감칠맛과 두 배우 간의 엇박자 대화들이 큰 웃음을 줍니다. 처음 봤을 땐 "마라톤 5등 상품은 김치냉장고다"에서 빵 터졌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조용한가족...
스윙걸즈 감독 야구치 시노부 출연 우에노 주리, 히라오카 유타, 칸지야 시호리, 모토카리야 유이카, 토시마 유카리, 타케나카 나오토, 세키네 카나, 미즈타 후미코, 시라이시 미호, 니시다 나오미 개봉 2006.03.23. 요즘 장마라 해 대신 비로 여름을 느끼는 것이 아쉬운 참에 불현듯 떠올라 보게 된 <스윙걸즈>입니다. 갑자기 <워터보이즈>와 <스윙걸즈>가 땡겨서 온라인 중고 DVD를 뒤져서 굳이 구매까지 한 것은 국내엔 판권 만료인지 정식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더라고요. 일본 문화가 개봉되면서 상당히 각광받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작품들은 일정한 공식이 있긴 하지만 평균 이상으로 활기와 웃음을 주면서 현실의 근심을 잊게 하는 판타지적인 구성이 좋습니다. 이런 스타일은 90년대 일본 영화와는 조금 결이 달라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본의 학원물, 특히 동아리 배경 영화의 좋은 모델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물론 그 원류 역시 상당 부분 만화에서 시작되었겠지만.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는 영화와 완전히 새로웠습니다. 좋았던 기억만 남아 있었는데 보면서 포복절도하고 우에노 주리가 너무 귀여워서 미칠 것 같았어요. 당시 16세 정도였던 것 같은데 능청스러운 사랑스러움이 싱그러운 여름과 찰떡입니다. 음악 영화이고 재즈와 스윙을 다루지만 아주 전문적인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할 정도는 아니데 귀에 익숙한 재즈 넘버와 빅 밴드의 매력을 악기...
서극의 칼 감독 서극 출연 조문탁, 웅흔흔, 상니, 주영당, 주가령, 사천화, 사흥화, 혜천사, 모제스 찬, 레이 창 개봉 1995.12.30. 어쩌다 보니 거의 30년 전의 작품인 <서극의칼>을 보게 되었네요. 뭐가 씐 듯 이끌려서 다시 꺼내 보게 된 작품인데, 국내에선 유독 인기가 없었던 조문탁, 오우삼의 그늘에 가려져 그 능력에 비해 인정받지 못하는 서극이란 조합은 당시 이연걸과 황비홍이 휩쓸던 시대의 막바지에 개봉하여 크게 주목받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는 작품입니다. 왕우의 외팔이 시리즈를 느슨하게 리메이크한 것이나 다름없는 이 작품은 캐릭터성이 강했던 외팔이와는 다른 노선을 가는 작품인데요. 어릴 때만 해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팔 한쪽을 티셔츠 안쪽에 넣고 외팔이 흉내를 내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저보다도 훨씬 앞선 시대의 작품이었음에도 인기가 상당했던 탓에 저 역시도 기억이 나네요. 다시 꺼내봐도 영화의 만듦새가 좋다고 보긴 어렵고 거칠기도 하면서 굉장한 감독의 욕심이 화면에 그대로 노출되는 등 여러 가지 난맥상을 드러냅니다. 인물은 급발진하고 전개는 지금 보면 뻔하지만 무협 영화와 외팔이 시리즈의 정서를 생각하면 오히려 반가운 측면도 있지만 어찌 됐건 이 작품은 촌스러울 정도로 우직하고 펄떡인다는 인상을 주네요. 황비홍 시리즈와 이연걸의 영화들이 뭔가 세련되고 정제된 매력이 크다면 마치 짝퉁 취급받았던 조문탁의 모...
아들들 감독 구스타브 몰러 출연 시드 바벳 크누센, 세바스찬 불 사르닝, 다 살림 개봉 2024.12.04. <더길티>를 보고서 너무 좋아 단독 개봉을 진행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덧 5년이란 시간이 흘렀군요. 북유럽 영화들이 은근히 범죄 스릴러 영화들이 좋은 작품이 많아 리메이크 사례도 많았는데 구스타브 몰러 감독이 <더길티>에 이어 <아들들>이란 작품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사실 <더길티>가 장르 영화에 몸을 실었지만 도덕적인 딜레마에 빠진 인물의 이야기를 경찰이란 직업과 범죄 현장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인물을 그것도 한정된 공간 안으로 밀어 넣은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아들들>은 자신의 아들을 죽은 살인자가 근무하는 교도소로 수감되면서 벌어지는 교도관 엄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상황이 다를 뿐, <더길티>의 연장선상의 작품으로 봐도 무방하겠네요. 조금은 가벼운 범죄자들의 수감 생활을 관리하는 교도관 "에바"는 마치 엄마처럼 재소자들에게 아침 안부 인사를 건네는 인물이지만 이감되는 인물 중 자신의 아들 살인자를 보고선 결심하게 됩니다. 그가 수감 중인 중범죄 수감동으로 이동 요청하게 된 것이죠. 상당 부분 심리 스릴러처럼 진행되는 듯한 이 작품은 교도관과 재소자 신분으로 만난 철천지원수와의 관계를 마냥 스릴러로 놔두진 않습니다. 정말 찌질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소소한 것부터 괴롭히기 시작하는 "에바"의 행동은 점...
위키드 감독 존 추 출연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조나단 베일리, 에단 슬레이터, 양자경, 제프 골드브럼 개봉 2024.11.20. 23년 전에 첫 뮤지컬로 탄생했다는 <위키드>는 이름 정도만 아는 뮤지컬 문외한인 저는 뮤지컬 영화도 그리 즐기지 않고 대부분 감상평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저 좋아하지 않는다에 머물지 않고 적극 싫어한다에 가까웠어요. 뮤지컬 넘버가 귀에 익숙한 <물랑루즈>와 <맘마미아!>가 인생 뮤지컬이고 <레미제라블>과 <오페라의유령>이 가장 싫어하는 작품들 속에 끼어 있습니다. 디즈니 애니처럼 자연스레 노래하는 장면이 녹아든 작품이라면 모를까, 초반부터 영화의 톤을 살짝 거스르는 노래가 등장하면 어김없이 몰입을 할 수 없는 병 같은 게 있었나 봐요. 특히나 뮤지컬이 원작인 뮤지컬 영화들은 더욱 그러하고요. 그래서 <인더하이츠>나 <웨스트사이드스토리>는 별로였고 <디어에반핸슨>은 괜찮았습니다. 취향도 참 요상하셔라... <위키드>는 보기 전부터 잘 되거라는 확신은 있었으나 제가 좋아할 거란 기대는 사실 없었어요. 예고편만 봐도 판타지 영화인데다 여성 서사이고 팬들의 반응을 봐도 일부 넘버들이 꽤나 잘 알려져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웡카>처럼 색감이 이쁜 작품이기도 해서 관심을 끌기엔 충분하다 싶었습니다. 초반은 정말 <퀸카로살아남는법> 같은 영화처럼 흔한 하이틴 무비의 기숙사 생활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인상으...
히든페이스 감독 김대우 출연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 박지영, 박성근 개봉 2024.11.20. 욕망과 계급이라는 이야기를 김대우 감독이 아주 직접적으로 다루진 않았지만 <음란서생>이나 <방자전> 그리고 <인간중독>까지 계급은 여러 가지 갈등과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히든페이스> 역시 이런 계급과 욕망의 상관관계를 도덕적인 딜레마와 함께 스릴러로서 매끈하게 만든 작품이었네요. 2011년 콜롬비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히든페이스>는 리메이크의 사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여지가 많았던 작품이었고 꽤나 흥미로운 구석도 많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꽤나 눈에 띄어서인지 미래에까지 꾸준히 회자되거나 기억될까 하는 의구심은 있네요. 영화는 거의 3명의 인물에다 한 명 정도 추가한, 4명의 인물이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작품입니다. 결혼을 앞둔 부유한 첼리스트와 자수성가한 지휘자의 삶에 뛰어든 위험한 선택이 욕망을 비틀고 쥐어짜면서 도덕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해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네요. 영화 속에선 지켜보는 자가 역으로 사건을 장악한 자가 아니라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으로 묘사한 특이한 매력이 있는데 음과 양, 어둠과 빛의 양면성을 벽과 벽 사이의 인물로 대비시키며 두 상황 모두를 지켜보는 관객에게 도덕적인 우월 지위를 부여하는 느낌도 들었네요. 영화 초반은 다소 처지는 느낌이 강하고 시...
사흘 감독 현문섭 출연 박신양, 이민기, 이레 개봉 2024.11.14. <검은사제들>은 배경이 한국이란 것 외엔 온전히 서구식 오컬트 영화였고 <파묘>는 전후반을 나눠 한국과 서구식 스타일을 병합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사흘>은 신부와 구마 의식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한국의 전통적인 장례의식이 합쳐지는 작품처럼 보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장례를 1일차, 2일차, 3일차로 나눠 보여주는 등 상당 부분 장례식장과 시체안치소에서 영화가 진행되기도 하고요. 예고편만 봤을 땐 묘하게 동서양의 감각이 잘 혼합된 오컬트 영화가 되겠다 싶었는데 확실히 섞이긴 했지만 이상한 부분에서 결합되어 묘한 영화가 되어 버렸네요. 딸의 심장이식 수술을 맡은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다가온 딸의 죽음과 장례 절차에 따른 그의 심경 변화가 주된 이야기의 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다소 기괴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무서운 부류의 호러 영화로 보긴 어렵습니다. 악마가 깃들며 숨져버린 딸을 보내지 못하는 아버지와 완전히 악마를 제거하려는 구마 사제 사이의 갈등과 그들의 과거들이 꾸준히 소환되는 방식의 전개인데 이게 너무 잦고 또 극의 전개를 해치는 결과는 보입니다. 딸과의 여러 차례 대화는 수시로 플래시백 형태로 등장하는데 때론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들이 등장하고 감정선을 망가뜨리더군요. 이성의 끈을 가지고 있으나 과거로 인해 고통받는 구마 사제 캐릭터는 카리스마나 당위성 같은 게...
글래디에이터 Ⅱ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폴 메스칼, 페드로 파스칼, 덴젤 워싱턴, 코니 닐슨, 조셉 퀸, 프레드 헤킨저 개봉 2024.11.13. 24년 만에 등장한 속편. 프리퀄이나 스핀 오프도 아닌 정식 시퀄인 <글래디에이터2>는 목숨을 다한 막시무스 이야기의 다음을 그대로 돌파합니다. 스토리 전개상 원래 주인공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한데 일단 억지 설정의 속편보다는 훨씬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 역사는 반복된다는 명제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나은데 반대로 전편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 아니냐 하면 그 역시 부인하긴 힘들기도 하네요. 그대로 마치 복제품 같았던 <스타워즈:깨어난포스> 정도는 아닙니다. 대규모 제작비로 인해 자주 만들어지지 못하는 메이저 스튜디오의 에픽 시대극을 오랜만에 만난다는 반가움도 있네요. 칼이 주인공인 듯 메스칼, 파스칼이란 두 배우를 기용하고 동생의 페르소나였고 <아메리칸갱스터>에선 러셀 크로우의 연기 파트너였던 덴젤 워싱턴을 소환한 리들리 스콧의 야심은 여러 곳에서 드러납니다. 사실 그가 직접 속편을 연출하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전편에서 16년이 흐른 시간적 배경에 로마는 여전히 부패한 상황이 되고 곳곳에서 야심을 드러내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크게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착착 진행되는데 조금 심심하기도 하고 너무 전...
룩백 감독 오시야마 키요타카 출연 카와이 유미, 요시다 미즈키 개봉 2024.09.05. 사실 원작 단편 <룩백>을 보면서 단출한 이야기에 크게 감흥이 없었습니다. <체인소맨>에 관심도 크게 떨어지고 이젠 남은 건 <스파이패밀리>와 <괴수8호> 정도만이 남아서 시류를 따라가는 만화 감상과도 서서히 멀어지는 느낌인데요. <룩백>은 영화가 만화보다 좋았거나 나쁘거나 하는 느낌이 아니라 원작을 보았을 땐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고 색다른 감정을 느꼈습니다. 단편 만화 1권짜리를 장편 극영화로 옮긴다는 것은 무척 쉽지 않은 일일 텐데 60분 남짓 한 시간 동안 원작을 최대한 옮기려는 시도와 의지가 돋보인 작품이 아니었나 하네요. 영화 속 두 소녀는 모든 것이 정반대인, 인싸와 아싸에 만화를 연재하면서도 주로 글과 그림 혹은 배경으로 나뉜 역할 등 아이들입니다. 그러나 서로는 서로를 부러워하는 묘한 관계를 가지면서 동시에 상대방으로부터 자존감을 갖게 되는 협력자의 관계이기도 합니다. 처음엔 선택의 문제처럼 보였던 영화는 선택이 달라졌어도 큰 그림의 미래는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영화의 제목처럼 서로의 등을 바라보는 관계의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과거의 후회를 뜻하기도 하지만 많은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제목이기도 했네요. 그걸 만화를 볼 땐 못 느꼈었습니다. 사실 등이라는 의미는 내가 따라가고픈 누군가의 앞선 발걸음 내지 목표를...
새벽의 모든 감독 미야케 쇼 출연 마츠무라 호쿠토, 카미시라이시 모네, 미츠이시 켄, 시부카와 키요히코 개봉 2024.09.18. <너의눈을들여다보면>의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 <새벽의모든>은 원작이 있는 작품이더군요. PMS라는 월경전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성과 공황장애를 가진 남성의 직장 내 이야기를 다룬 작품 <새벽의모든>은 그냥 치유의 영화였네요. 직장 생활을 끝낸 지 몇 년 지났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다양한 감정에 휩싸이기도 했고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봤으면 하는 그런 작품이었네요. 일본 영화는 일상적이지만 현실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작품이 보여준 직장 내 일상생활과 거기서 느끼는 한 개인의 삶의 단면들이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네요. 월경전증후군이나 공황 장애 모두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몸과 감정의 악화로 인해 고통받는다는 점에서 유사한데 이런 것들이 직장이나 사회생활과 결부되면서 개인이 느낄 고독과 고립감들이 영화 속에서 담담하지만 꽤나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가진 질병은 달라도 누구나 남에게 드러내지 못하는 끈질긴 지병 하나쯤은 있을 텐데 그런 상황에 빠진 두 인물이 그야말로 동병상련의 흔한 해피 엔딩을 그린 작품도 아니었습니다. 뭐 사랑에 빠지는 일도 더더욱 없었고요. 흔한 주택가에 위치한 작은 회사에서 그들이 직장인으로서 느낄 다양한 상황들이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크나큰 갈등 요소와 ...
52헤르츠 고래들 감독 나루시마 이즈루 출연 스기사키 하나, 시손 쥰, 쿠와나 토리, 오노 카린, 미야자와 히오, 카네코 다이치 개봉 2024.09.04. 예전에 <행복목욕탕> 때문에 스기사키 하나 배우와의 식사 자리에 꼽사리 낀 적이 있었는데 자그마한 체구에 영화와 거의 동일한 느낌이 들었네요. 그리고 이번 영화 <52헤르츠고래들>을 보고 나니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는데 영화 속 캐릭터와 찰떡같이 맞는 캐스팅처럼 보였습니다. 뭔가 상처받은 영혼, 작은 새 같은 느낌인데 영화 속에선 꾸준히 비유되는 고래의 이미지와도 겹치는 등 어둡고도 희망적인 이야기를 길어 올리는 인물로서 아주 적절했습니다. 무엇보다 주변의 캐릭터 연기가 살짝 아쉬운 가운데 중심을 잡아주는 터라 더욱 의지가 되었네요. 다른 고래들은 들은 수 없는 52헤르츠 음파를 가진 고래의 슬픈 운명을 비유하듯 만들어진 이 작품은 원작 소설이 있습니다. 부모로부터 억압받으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연대를 보여주고 또한 사회로 편입되지 못하는 한 인물까지 더해 여러 관계에서 상처받은 영혼들의 유대감을 스케치하듯 보여주는데요. 일본 영화 특유의 잔잔한 전개는 여전하지만 소설이 그런 것이겠지만 생각보다 한국적인 설정이 툭 튀어나와서 깜짝 놀랐네요. 사실 일본 영화에서 그런 설정과 캐릭터를 만나긴 힘들었거든요. 대신 이런 영화에서 긴장감이 부족한 건 사실인데 갈등 요소로 톡톡한 역할을 합...
스윙걸즈 감독 야구치 시노부 출연 우에노 주리, 히라오카 유타, 칸지야 시호리, 모토카리야 유이카, 토시마 유카리, 타케나카 나오토, 세키네 카나, 미즈타 후미코, 시라이시 미호, 니시다 나오미 개봉 2006.03.23. 요즘 장마라 해 대신 비로 여름을 느끼는 것이 아쉬운 참에 불현듯 떠올라 보게 된 <스윙걸즈>입니다. 갑자기 <워터보이즈>와 <스윙걸즈>가 땡겨서 온라인 중고 DVD를 뒤져서 굳이 구매까지 한 것은 국내엔 판권 만료인지 정식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더라고요. 일본 문화가 개봉되면서 상당히 각광받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작품들은 일정한 공식이 있긴 하지만 평균 이상으로 활기와 웃음을 주면서 현실의 근심을 잊게 하는 판타지적인 구성이 좋습니다. 이런 스타일은 90년대 일본 영화와는 조금 결이 달라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본의 학원물, 특히 동아리 배경 영화의 좋은 모델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물론 그 원류 역시 상당 부분 만화에서 시작되었겠지만.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는 영화와 완전히 새로웠습니다. 좋았던 기억만 남아 있었는데 보면서 포복절도하고 우에노 주리가 너무 귀여워서 미칠 것 같았어요. 당시 16세 정도였던 것 같은데 능청스러운 사랑스러움이 싱그러운 여름과 찰떡입니다. 음악 영화이고 재즈와 스윙을 다루지만 아주 전문적인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할 정도는 아니데 귀에 익숙한 재즈 넘버와 빅 밴드의 매력을 악기...
2년 전 버전을 2024년 6월 23일 기준으로 업데이트 해서 올려 봅니다. 시리즈 기록을 세우고 <스즈메의문단속>을 제치고 역대 15위에 오른 <명탐정코난:100달러의펜타그램>은 <벼랑위의포뇨>를 넘어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가능성이 있어 보이네요. <극장판하이큐!!쓰레기장의결전>이 여러 쟁쟁한 영화들을 36위로 밀어내고 역대 35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외화로선 <탑건:매버릭> 이후 <슈퍼마리오브라더스>가 18위까지 올랐습니다. 일본 내 차트도 그렇지만 국내의 일본 영화 역대 흥행 차트 변화도 상당합니다. 적어도 팬데믹 이후 일본 애니의 세계 극장가 영향력은 더욱 커진 건 분명하네요.
스피드 감독 쟝 드봉 출연 키아누 리브스, 데니스 호퍼, 산드라 블록, 조 모튼, 제프 다니엘스 개봉 1994.06.25. 결국 견디다 못해 디즈니 플러스를 결제하고 말았네요. 안타깝게도 제가 보고픈 영화들 대부분이 폭스 작품들이 많고 일부 디즈니 영화들이 섞여 있습니다. 추석 연휴를 기해 연간 결제를 지르고 말았어요. 첫 작품은 키아누 리브스의 <스피드>입니다. 제가 94학번인 관계로 94년 영화와 음악에 상당히 애착이 있는데 저는 영화를 연도로 기억하는 편이라 특히 94년과 입대 전 95년 영화들은 기가 막히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초여름 만났던 <스피드>는 그야말로 충격에 가까울 정도로 재밌었네요. <터미네이터2> 이후로 그런 전율이 처음이었습니다. 다만 바로 뒤이어 개봉한 <트루라이즈>에 더욱 미쳤었지만. "러시아워"란 말도 생소하던 시절이었는데 <스피드>에 대한 극찬은 "다이하드" 속편을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었습니다. 95년도에 나올 <다이하드3>에 대한 여러 가지 말이 나오던 시절이었는데 버스라는 한정된 공간과 시속 50마일이라는 속도의 한계가 맞물려 진행되는 영화는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고 빈곤한 지갑 사정에도 불구하고 당시엔 낯설었던 셀스루 비디오를 출시하자마자 구매했던 기억도 나네요. 94~95년에만 거의 5~6번 본 이후로는 거의 30년 동안 보지 않았고 이번 디즈니 플러스 ...
스윙걸즈 감독 야구치 시노부 출연 우에노 주리, 히라오카 유타, 칸지야 시호리, 모토카리야 유이카, 토시마 유카리, 타케나카 나오토, 세키네 카나, 미즈타 후미코, 시라이시 미호, 니시다 나오미 개봉 2006.03.23. 요즘 장마라 해 대신 비로 여름을 느끼는 것이 아쉬운 참에 불현듯 떠올라 보게 된 <스윙걸즈>입니다. 갑자기 <워터보이즈>와 <스윙걸즈>가 땡겨서 온라인 중고 DVD를 뒤져서 굳이 구매까지 한 것은 국내엔 판권 만료인지 정식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더라고요. 일본 문화가 개봉되면서 상당히 각광받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작품들은 일정한 공식이 있긴 하지만 평균 이상으로 활기와 웃음을 주면서 현실의 근심을 잊게 하는 판타지적인 구성이 좋습니다. 이런 스타일은 90년대 일본 영화와는 조금 결이 달라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본의 학원물, 특히 동아리 배경 영화의 좋은 모델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물론 그 원류 역시 상당 부분 만화에서 시작되었겠지만.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는 영화와 완전히 새로웠습니다. 좋았던 기억만 남아 있었는데 보면서 포복절도하고 우에노 주리가 너무 귀여워서 미칠 것 같았어요. 당시 16세 정도였던 것 같은데 능청스러운 사랑스러움이 싱그러운 여름과 찰떡입니다. 음악 영화이고 재즈와 스윙을 다루지만 아주 전문적인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할 정도는 아니데 귀에 익숙한 재즈 넘버와 빅 밴드의 매력을 악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산토키 소마, 스다 마사키, 시바사키 코우, 아이묭, 기무라 요시노, 기무라 타쿠야 개봉 2023.10.25. 지브리의 내리막길엔 미야자키 하야오의 제대로 된 후계자가 없다는 문제점도 있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감독 역시 예전 같진 않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하울의움직이는성> 이후 <벼랑위의포뇨>와 <바람이분다>로 이어지는 그의 작품들은 다소 가볍게 느껴지거나 무겁게 느껴지는 느낌이 강했던 게 저의 느낌인데 메시지와 함께 영화적인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했던 엔터테인먼트 요소들이 상당히 희석되거나 배제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직접 연출하진 않았어도 <코쿠리코언덕에서>와 <마루밑아리에티>도 다소의 단점들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그대들은어떻게살것인가>는 모든 관객들이 즐길만한 요소가 예전의 작품과 비교해도 상당히 풍부한 편입니다. 어쨌거나 기본적인 설정과 세부적인 캐릭터 디자인 등 전성기의 <센과치히로의행방불명>을 연상시키는 것들이 다수인데 아쉬운 건 정적이기 때문에 동적인 즐거움과 긴장감으로 이어지는 오락성은 거의 배제되어 있네요. 오랜만에 제대로 된 지브리의 캐릭터와 배경들은 그 자체로 눈을 정화시켜주는 매력이 있고 신카이 마코토 월드와는 또 다른 자신만의 인장을 다시 소환하고 있고요. 하지만 영화는 진행 중이고 스토리는 따라갈 수 있지만 왜 이렇게나 이어지는 이야기들의 진...
소년들 감독 정지영 출연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 개봉 2023.11.01. 정지영 감독님은 일흔 살을 훌쩍 넘긴 연세에도 불구하고 현역과 다를 바 없는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까> 이후 <부러진화살>로 복귀하기까지 거의 14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 지금 충무로에서 가장 뜨거운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부러진화살> 이후 <남영동1985>, <블랙머니>와 <소년들>까지 실화와 사회적 이슈를 바탕으로 목적의식이 뚜렷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작품 활동 유무와 더불어 적어도 노익장과 뚝심 하나는 모든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소년들>은 1999년의 삼례 나라 슈퍼 사건을 극화한 작품입니다. 사회적 파장으로 따진다면 앞선 작품들 대비 개인적인 사건에 기초하지만 사건의 은폐와 조작 그리고 검경의 비리들이 엮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관객들에겐 생소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배경도 20년이 넘은 이야기이고 악을 응징하는 스토리 라인이 아니라 진실을 규명하는 수사 쪽에 초점을 맞추는 스타일이라 다소 올드한 느낌도 들게 됩니다. 기초적인 이야기를 아는 분이라면 쉽게 이해할 순 있지만 이를 영화적인 재미로 느끼기엔 살짝 아쉬운 구석도 있더군요. 그러니까 영화는 누가 봐도 선과 악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를 얼마나 몰입감 있게 구성하여 풀어 놓느냐가 관건인 셈입니다. 누군가엔 또다시 검찰...
용감한 시민 감독 박진표 출연 신혜선, 이준영, 박정우, 박혁권, 차청화 개봉 2023.10.25. 요즘 통쾌하게 복수하고 응징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고 있죠. <범죄도시>도 그런 맥락이고 <모범택시>나 <더글로리> 같은 작품도 모두 막혀 있는 혈을 뚫어주는 쾌감을 주는 작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용감한시민>은 웹툰을 원작으로 하여 이런 시류에 포함될 수 있는 작품인데 독특한 것은 학폭 학생과 기간제 교사의 대결 구도로 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철인왕후>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한 듯한 신혜선 배우 캐릭터는 기대를 모으는 구석도 있었습니다. 잘 만들어지긴 힘들어도 다소 코믹하게 포장해서 통쾌함 뒤에 유쾌함으로 무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던 셈이죠. 그런데 <용감한시민>의 경우 웹툰이란 매체와 영화하는 매체의 차이를 극명하게 나타내는 작품이 아닌가 하네요. 웹툰이나 만화라면 충분히 만화적인 설정이라 받아들일 수 있는 지점들이 실사화되어 표현되었을 때 무척 기이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건데요. 특히나 빌런의 안하무인 행동과 성격 그리고 세계관 속의 능력이나 위치 등이 현실이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비현실적이란 점이네요. 물론 그런 인물이야 어디에든 존재할 수 있지만 세상 모든 학생들과 선생 그리고 인물들이 극단적으로만 그려져 있어 이건 마치 가해 포르노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보는 제 자신이 고...
원더 우먼 1984 감독 패티 젠킨스 출연 갤 가돗, 크리스틴 위그, 페드로 파스칼, 크리스 파인 개봉 2020. 12. 23. <원더우먼> 자체를 다른 분들보다 훨씬 평범하게 본 저로선 <원더우먼1984>에 큰 기대를 갖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84년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이 기대 포인트 중의 하나였는데 84년이란 배경은 볼거리나 재미 혹은 추억을 되살리는 기능보단 갈등을 유발하는 설정이라고 봐야겠네요. 냉전 시대와 전쟁이 잦았던 시대적 배경을 영화에 끌어들였지만 이게 아주 효과적이었는지는 의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시대적 배경을 포함해서 영화가 설파하는 주제와 의미는 상당히 시의적절한 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교훈적이지만 이상하리만치 가슴에 와닿지 않았네요. 단순 히어로 영화의 미덕으로만 따진다면 이 작품의 가장 큰 패착은 빌런입니다. 꽤나 현실적인 스타일로 만들어지긴 했는데 두 빌런 모두 능력치 설정에서 실패한 것처럼 보이네요. 너무 넘사벽의 힘을 가졌거나 액션 묘사에 힘이 빠지니 박진감이란 걸 느낄 새가 거의 없었네요. 분량도 적을 뿐더라 오프닝과 중반 그리고 엔딩의 액션씬들은 원더우먼의 능력치를 감안하면 하품이 나올 정도로 지루하네요. 여기에 빌런을 너무 넘사벽의 알라딘으로 만들어놔서 아마도 히어로 영화 중 가장 큰 재앙을 불러옴에도 불구하고 싱겁게 끝나 버릴 것이 자명한 엔딩도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원더우먼의 능력을 다운그레이드 ...
전선 위의 참새 감독 존 바담 출연 멜 깁슨, 골디 혼 개봉 1990. 09. 29.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인데 거의 30년 만에 재관람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로드 무비 스타일로 액션과 로맨스가 뒤섞인 <나잇&데이> 스타일 영화의 원형과도 같다고 할 수 있는 <전선위의참새>인데요. 연출을 맡은 존 바담 감독은 뜬금없는 히트작을 만드는 감독이었죠. 70년대엔 <토요일밤의열기>로 대박을 쳤고 80년대엔 <잠복근무>라는 코믹 버디 무비를 히트시켰습니다. 당시 <리썰웨폰> 시리즈로 <매드맥스> 이후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데 성공한 멜 깁슨의 유쾌하고도 불사조 같은 이미지를 십분 활용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90년에 영화가 나왔는데 당시 멜 깁슨과 골디 혼의 나이차가 무려 11살이었습니다. 골디 혼이 연상이었네요. 충격!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15년간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피해온 주인공에게 복수심에 불타는 빌런들이 다가오고 죽은 줄 알았던 남자친구를 우연히 재회한 예전 여자친구까지 합류하면서 도주 액션 로맨스가 펼쳐집니다. 당시 가장 핫한 스타일로 액션과 로맨스 모두가 가능한 흔치 않은 80년대 액션 스타였던 멜 깁슨의 꽃미모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만난 골디 혼은 괄괄한 매력이 터져서 그녀의 필모 중 가장 매력적으로 등장합니다. 그녀는 또 다른 액션스타 커트 러셀의 아내이기도 하고 케이트 허드슨의 엄마이기도 ...
감사합니다. 어제 1위 달성은 많은 팬분들 덕분이네요. 주말은 1위 수성이 어렵겠지만 이미 충분히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셨네요. 그리고 어제 IMAX로 다시 이 작품을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4번째 보는 것이었는데 먼저 화면비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좌우 레터박스가 있습니다. 영화 초반 몰입하기 전까진 좌우가 다소 신경쓰이는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내 영화에 몰입하면 큰 문제는 없더군요. 영화를 보고 나니 화질도 화질이지만 사운드에서 큰 메리트가 있었습니다. 일본 내에서의 리뷰와 일맥상통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디테일하면서도 과감해서 후반부 장면에선 정말 웅장합니다. IMAX에서도 눈오는 장면이나 렌고쿠와 탄지로가 호흡 기술을 쓰는 장면에서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영화 매력의 8할은 아카자 전투씬보다 Lisa의 "불꽃" 주제가와 함께 엔딩 타이틀인 듯.... <해리포터와불의잔> 4DX가 2/10 개봉합니다. 아마도 <귀멸의칼날:무한열차편> 4DX는 일주일 상영으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크네요. 보시려는 분들은 일찍 서두르셔야 할 듯 합니다. 제 아무리 귀멸도 천하의 해리포터 앞에선(특히 4DX는....) 한수 접을 수 밖에 없죠.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감독 소토자키 하루오 출연 하나에 나츠키, 시모노 히로, 마츠오카 요시츠구, 키토 아카리 개봉 미개봉 이 작품을 즐기는 관객층 중에선 <영웅본색>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이 없겠지만, 두작품은 많이 닮아 있습니다. 주인공은 혈귀에게 가족을 잃고 하나 남은 여동생을 다시 인간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는 인물인데 <영웅본색>도 사실 주인공은 적룡과 장국영 두 형제의 이야기였죠. 그러나 두 작품 모두에서 주인공은 주윤발과 렌코쿠가 되어 버렸습니다. 멘토 같은 스타일로 주인공을 이끌었던 매력적인 인물의 뜨거운 남자의 면모를 보이면서 소멸하는 스토리마저 같습니다. 극장판을 보신다곤 해도 뭐가 그리 대단한지 느끼지 힘들 가능성이 높죠. 그저 재밌는 애니메이션 정도인데 왜 일본에서 모든 기록을 갈아 치웠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 수 있습니다. TV시리즈를 대형이라곤 해도 TV화면을 통해 봤을 때는 이 시리즈의 진가가 잘 드러나지 않았네요. CG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 영화의 작화는 스크린을 통해 봤을 때 훨씬 강력하게 다가옵니다. 배경 위주로 CG를 썼다고 생각했는데 탄지로 캐릭터 자체도 많이 CG로 만들었더군요. 특히 패턴이 있는 복식이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기차와 눈의 이미지가 주는 스크린의 감흥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무엇보다 액션의 연출이 워낙 역동적이고 멋지게 그려져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 되...
1월 27일 개봉하는 <극장판귀멸의칼날:무한열차편>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이 작품 기다리시는 분 많으시죠?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언론 시사나 일반 시사를 진행하지 않지만 블로그 이웃분 20여분을 초청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상영관에 딱 50명만 초청해서 진행하는데요. 관계자분들이 함께 하실 거예요. 그러니 응모 가능한 시사는 유일하고 국내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 영화: <극장판귀멸의칼날: 무한열차편> * 일정: 1월 19일(화) 18시 30분(티켓배부는 18시부터 3층에서 배부) * 장소: 메가박스 성수 MX관 * 응모: 1인 1매만 가능 * 응모기한: 1/16(토) 자정까지 성함과 연락처를 반드시 비밀댓글로 남겨주세요. * 발표: 1/17(일) 18시 이내로 남겨주신 댓글에 덧글로 확인 가능 가능한 TV시리즈 정주행 하신 분만 신청해 주세요. 뭐 꼭 봐야 할 사연이 있는 분을 우선으로 뽑기는 합니다. 등급은 15세 관람가로 1인만 초청하기 때문에 만 15세 미만자는 신청하시면 안되고 신청하셨어도 당일 티켓 배부가 거절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배부할거라 만 15세 미만 관객은 신분증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많은 응모해 주시고 당일 즐거운 마음으로 뵙겠습니다!! * 지금 1/22~1/24 메가박스 전국 21개 극장 유료시사가 예매오픈 되었습니다
그래요. 개봉일 어렵사리 결정했습니다. 1월 27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불법파일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주신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극장에서 보시는 게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실 수 있을거예요.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기뻐하실만한 이벤트도 준비 중이니 기대해 주세요. "그 칼로 극장가의 악몽을 끊어라!!"
아들들 감독 구스타브 몰러 출연 시드 바벳 크누센, 세바스찬 불 사르닝, 다 살림 개봉 2024.12.04. <더길티>를 보고서 너무 좋아 단독 개봉을 진행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덧 5년이란 시간이 흘렀군요. 북유럽 영화들이 은근히 범죄 스릴러 영화들이 좋은 작품이 많아 리메이크 사례도 많았는데 구스타브 몰러 감독이 <더길티>에 이어 <아들들>이란 작품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사실 <더길티>가 장르 영화에 몸을 실었지만 도덕적인 딜레마에 빠진 인물의 이야기를 경찰이란 직업과 범죄 현장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인물을 그것도 한정된 공간 안으로 밀어 넣은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아들들>은 자신의 아들을 죽은 살인자가 근무하는 교도소로 수감되면서 벌어지는 교도관 엄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상황이 다를 뿐, <더길티>의 연장선상의 작품으로 봐도 무방하겠네요. 조금은 가벼운 범죄자들의 수감 생활을 관리하는 교도관 "에바"는 마치 엄마처럼 재소자들에게 아침 안부 인사를 건네는 인물이지만 이감되는 인물 중 자신의 아들 살인자를 보고선 결심하게 됩니다. 그가 수감 중인 중범죄 수감동으로 이동 요청하게 된 것이죠. 상당 부분 심리 스릴러처럼 진행되는 듯한 이 작품은 교도관과 재소자 신분으로 만난 철천지원수와의 관계를 마냥 스릴러로 놔두진 않습니다. 정말 찌질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소소한 것부터 괴롭히기 시작하는 "에바"의 행동은 점...
위키드 감독 존 추 출연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조나단 베일리, 에단 슬레이터, 양자경, 제프 골드브럼 개봉 2024.11.20. 23년 전에 첫 뮤지컬로 탄생했다는 <위키드>는 이름 정도만 아는 뮤지컬 문외한인 저는 뮤지컬 영화도 그리 즐기지 않고 대부분 감상평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저 좋아하지 않는다에 머물지 않고 적극 싫어한다에 가까웠어요. 뮤지컬 넘버가 귀에 익숙한 <물랑루즈>와 <맘마미아!>가 인생 뮤지컬이고 <레미제라블>과 <오페라의유령>이 가장 싫어하는 작품들 속에 끼어 있습니다. 디즈니 애니처럼 자연스레 노래하는 장면이 녹아든 작품이라면 모를까, 초반부터 영화의 톤을 살짝 거스르는 노래가 등장하면 어김없이 몰입을 할 수 없는 병 같은 게 있었나 봐요. 특히나 뮤지컬이 원작인 뮤지컬 영화들은 더욱 그러하고요. 그래서 <인더하이츠>나 <웨스트사이드스토리>는 별로였고 <디어에반핸슨>은 괜찮았습니다. 취향도 참 요상하셔라... <위키드>는 보기 전부터 잘 되거라는 확신은 있었으나 제가 좋아할 거란 기대는 사실 없었어요. 예고편만 봐도 판타지 영화인데다 여성 서사이고 팬들의 반응을 봐도 일부 넘버들이 꽤나 잘 알려져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웡카>처럼 색감이 이쁜 작품이기도 해서 관심을 끌기엔 충분하다 싶었습니다. 초반은 정말 <퀸카로살아남는법> 같은 영화처럼 흔한 하이틴 무비의 기숙사 생활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인상으...
히든페이스 감독 김대우 출연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 박지영, 박성근 개봉 2024.11.20. 욕망과 계급이라는 이야기를 김대우 감독이 아주 직접적으로 다루진 않았지만 <음란서생>이나 <방자전> 그리고 <인간중독>까지 계급은 여러 가지 갈등과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히든페이스> 역시 이런 계급과 욕망의 상관관계를 도덕적인 딜레마와 함께 스릴러로서 매끈하게 만든 작품이었네요. 2011년 콜롬비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히든페이스>는 리메이크의 사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여지가 많았던 작품이었고 꽤나 흥미로운 구석도 많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꽤나 눈에 띄어서인지 미래에까지 꾸준히 회자되거나 기억될까 하는 의구심은 있네요. 영화는 거의 3명의 인물에다 한 명 정도 추가한, 4명의 인물이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작품입니다. 결혼을 앞둔 부유한 첼리스트와 자수성가한 지휘자의 삶에 뛰어든 위험한 선택이 욕망을 비틀고 쥐어짜면서 도덕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해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네요. 영화 속에선 지켜보는 자가 역으로 사건을 장악한 자가 아니라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으로 묘사한 특이한 매력이 있는데 음과 양, 어둠과 빛의 양면성을 벽과 벽 사이의 인물로 대비시키며 두 상황 모두를 지켜보는 관객에게 도덕적인 우월 지위를 부여하는 느낌도 들었네요. 영화 초반은 다소 처지는 느낌이 강하고 시...
사흘 감독 현문섭 출연 박신양, 이민기, 이레 개봉 2024.11.14. <검은사제들>은 배경이 한국이란 것 외엔 온전히 서구식 오컬트 영화였고 <파묘>는 전후반을 나눠 한국과 서구식 스타일을 병합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사흘>은 신부와 구마 의식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한국의 전통적인 장례의식이 합쳐지는 작품처럼 보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장례를 1일차, 2일차, 3일차로 나눠 보여주는 등 상당 부분 장례식장과 시체안치소에서 영화가 진행되기도 하고요. 예고편만 봤을 땐 묘하게 동서양의 감각이 잘 혼합된 오컬트 영화가 되겠다 싶었는데 확실히 섞이긴 했지만 이상한 부분에서 결합되어 묘한 영화가 되어 버렸네요. 딸의 심장이식 수술을 맡은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다가온 딸의 죽음과 장례 절차에 따른 그의 심경 변화가 주된 이야기의 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다소 기괴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무서운 부류의 호러 영화로 보긴 어렵습니다. 악마가 깃들며 숨져버린 딸을 보내지 못하는 아버지와 완전히 악마를 제거하려는 구마 사제 사이의 갈등과 그들의 과거들이 꾸준히 소환되는 방식의 전개인데 이게 너무 잦고 또 극의 전개를 해치는 결과는 보입니다. 딸과의 여러 차례 대화는 수시로 플래시백 형태로 등장하는데 때론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들이 등장하고 감정선을 망가뜨리더군요. 이성의 끈을 가지고 있으나 과거로 인해 고통받는 구마 사제 캐릭터는 카리스마나 당위성 같은 게...
글래디에이터 Ⅱ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폴 메스칼, 페드로 파스칼, 덴젤 워싱턴, 코니 닐슨, 조셉 퀸, 프레드 헤킨저 개봉 2024.11.13. 24년 만에 등장한 속편. 프리퀄이나 스핀 오프도 아닌 정식 시퀄인 <글래디에이터2>는 목숨을 다한 막시무스 이야기의 다음을 그대로 돌파합니다. 스토리 전개상 원래 주인공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한데 일단 억지 설정의 속편보다는 훨씬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 역사는 반복된다는 명제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나은데 반대로 전편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 아니냐 하면 그 역시 부인하긴 힘들기도 하네요. 그대로 마치 복제품 같았던 <스타워즈:깨어난포스> 정도는 아닙니다. 대규모 제작비로 인해 자주 만들어지지 못하는 메이저 스튜디오의 에픽 시대극을 오랜만에 만난다는 반가움도 있네요. 칼이 주인공인 듯 메스칼, 파스칼이란 두 배우를 기용하고 동생의 페르소나였고 <아메리칸갱스터>에선 러셀 크로우의 연기 파트너였던 덴젤 워싱턴을 소환한 리들리 스콧의 야심은 여러 곳에서 드러납니다. 사실 그가 직접 속편을 연출하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전편에서 16년이 흐른 시간적 배경에 로마는 여전히 부패한 상황이 되고 곳곳에서 야심을 드러내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크게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착착 진행되는데 조금 심심하기도 하고 너무 전...
이번 포스팅은 교통 수단 혹은 이동 수단을 주소재로 하여 만든 액션 혹은 스릴러 영화입니다. 대중에서 친숙한 교통 수단이 한순간에 악몽이 되는 영화들을 모아 봤는데요. 영화의 주무대가 바로 교통/이동 수단인 영화들 중 일부 작품을 골라 보았습니다. 그럼 소소한 이동수단부터 스타트. 프리미엄러쉬(2012) 자전거 북미 개봉 당시 국내에선 <퀵>과 비교되면서 유사성이 거론되곤 했었던 <프리미엄러쉬>입니다. 최고의 실력을 가진 주인공이 자전거로 퀵서비스를 하지만 사건을 휘말려 추격과 도주, 그리고 시간 안에 해내야 하는 미션이 있는 작품으로 오토바이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작품인데요. 아쉽게도 국내에선 개봉을 하지 못하고 부가시장에 직행한 영화입니다. 조셉 고든 래빗의 출연작임에도 말이죠. 오토바이에 비해 조금 더 다이나믹한 장면 연출이 가능하고 더구나 자전거라는 소재를 액션 스릴러로 만든 흔하지 않은 영화인 걸 고려하면 신선한 재미가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페달을 밟아야 하는 고통이 뒤따르는 영화인 셈이네요. 퀵(2011) 오토바이 국내에선 흔치 않은 소재와 설정을 가졌던 <퀵>은 해운대 커플의 재출연으로도 화제가 되었는데요. 전설적인 퀵서비스맨이 폭탄을 배달하게 되고 속도와 헬멧 착용이라는 제한을 두고 웃음과 긴장감을 겨냥했습니다. 상당히 하이 콘셉트 영화라 할 수 있는데 다소 정신없이 쏟아지는 대사와 장난스런 느낌은 당시 함께 개봉한 ...
워터 릴리스 감독 셀린 시아마 출연 아델 에넬, 폴린 아콰르, 루이즈 블라쉬르 개봉 2020. 08. 13. <워터릴리스>는 셀린 시아마 감독의 <톰보이> 이전 작품입니다. 그녀의 첫 작품이기도 한데요. 그녀의 색깔이 묻어나오기 시작한 작품인데 첫 작품이라 그런지 오히려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다양한 소녀들의 모습을 그려서 스펙트럼이 훨씬 넓게 느껴졌네요. 단순한 소녀들간의 풋사랑을 예상했던 저로선 적잖이 당황하면서도 흥미롭게 볼 수도 있었습니다. 영화엔 세명의 소녀가 등장합니다. 플로리안은 몸과 마음이 모두 빨리 성장하여 성인의 세계에 입문하고픈, 남의 시선이 중요하게 여깁니다. 마리는 아직 여성스럽지 못한 자신의 체구와는 달리 조숙한 소녀죠. 안나는 훌쩍 커버린 몸에 비해 아직은 서툰 사랑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15세 가량의 성인과 소녀의 경계선 근처에 있는 세 명의 소녀와 한 소년이 보여주는 4각 관계의 양상은 여느 치정적 못지 않은 묘한 기류가 흐릅니다. 어느 하나 확실하지 않은 그들 간의 관계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아직 상처받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그들의 위태로운 사랑은 생채기를 내고 보듬어주는 것이 반복되기도 하더군요. 제가 그들과 같은 사춘기 혹은 10대 소녀의 감성을 느껴보지 못한 상태에서 얼만큼의 공감과 이해를 하고 있는건지 알 수 없으나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모호함과 주저함은 많은 부분 현실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감독 홍원찬 출연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개봉 2020. 08. 05. <다만악에서구하소서>는 영화적으로 큰 평가를 내리긴 어려울 것 같아요. 사실 새로울 게 별로 없는 프로젝트네요. 만약 두 배우가 붙지 않은 패키지였다면 그냥 사장되거나 뻔한 영화 취급받았을 가능성이 무척이나 높아 보이네요. 결국 이 영화가 다른 포지셔닝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포장입니다. 고급스런 포장이 내용물의 가치까지 끌어올리는 흔치 않은 영화인 셈이죠. 기본적인 인물의 구도와 설정 그리고 액션의 스타일과 장르의 분위기까지 <아저씨>가 레퍼런스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쫓으며 쫓기는 자와 무작정 쫓는 자의, 야수와 괴수의 대결로 압축되는 영화는 배우와 촬영에 빚진 게 상당히 많네요. 불친절할만큼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많지 않은 관계로 영화는 참으로 심플하고도 직진입니다. 캐릭터의 성격만 잠시 보여줄 뿐 과거는 대체로 생략하고 그냥 우리에서 맹수 두마리를 풀어주곤 알아서 놀라고 권유하는 듯 하네요. 먼저 두 배우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연기에 무게감을 실어주는 카리스마가 영화를 지배하니 별다른 스토리없이 쫓고 쫓기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이 상당합니다. 구해야 하는 자와 복수를 해야 하는 자 모두 괴물 같은 인간으로 그려져 있어 가능한 감정이입을 배제하려는 듯 <아저씨> 수준까지 감정의 골이 내려가지 않는 것이 더 좋게 느껴졌네요. 더구나 처...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 감독 우에다 신이치로 출연 오사와 카즈토, 코노 히로키, 후지 타쿠야, 키타우라 아유 개봉 Invalid date <카메라를멈추면안돼>를 통해 새로운 웃음읏 선사했던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의 신작 <주식회사스페셜액터스>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전작의 리뷰를 왜 쓰지 않았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데 그만큼 웃었던 일본영화도 참으로 오랜만이었고 거칠지만 원초적인 재미와 함께 다양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갖가지 설정들이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어쩔 수 없이 비교할 수 밖에 없겠지만 비교를 통해 더욱 큰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작품이에요. 비슷하지만 묘하게 다른 두 작품의 비교를 통해 관객 본인의 개그 취향도 드러나기도 할거예요. 사실 전편이 이게 뭐냐 싶다가 휘몰아쳤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얌전한 전개를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통상적인 상업영화의 전개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죠. 그리고 비슷한 몇몇 영화를 떠올릴 수 있을만큼 기본 설정이 그리 신박하지 않은 단점이 있죠. <카메라를멈추면안돼>의 경우는 충격적일 정도로 설정과 구성이 새롭다 못해 신선한 충격에 가까웠으니까요. 그런데 순수하게 코미디 영화로 본다면 두 작품은 성격만 다를 뿐 충분히 재미와 웃음을 보장하고 있어요. 그런데 웃음을 제공하는 지점이 완전히 다른 방식이라 개그 취향에 따라 만족 여부가 달라지는 것이죠. 전편의 경우엔 계획과 의도가 어그러지는...
강철비2: 정상회담 감독 양우석 출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앵거스 맥페이든 개봉 2020. 07. 29. 북한과 한국, 미국, 중국 그리고 일본까지 실타래처럼 엮어놓은 <강철비2:정상회담>은 전편보다 훨씬 담대한 이야기를 펼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편의 설정도 좋았지만 이번 속편격 영화에서는 다섯 나라의 알려진 속내를 바탕으로 만약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라면 어떤 것이 있을지 상상해보는 측면에서 좋은 기획처럼 보이네요. 중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을 두고 국내의 정세를 설명하긴 어려우니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보던 그런 경우의 수에 던져진 각 정상들의 셈법이 담긴 영화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큰 그림으로 보면 어떤 식으로 마무리가 될지 흥미진진한 영화죠. 기본적인 세 정상의 설정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만 미묘하게 다르더군요. 그런데 분량의 차이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가장 현실적이고도 입체적인 인물은 다름 아닌 미국대통령이었네요. 성격과 속내가 확실하고 또한 꺼리김없이 뱉는 말에는 이질감 같은 것이 없었습니다. 반면에 한국과 북한 지도자의 모습은 지나치게 이성적이거나 안일해 보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무리수 같은 대사가 거의 없다는 것은 두 캐릭터에 대한 인상을 평범함으로 남겨두게 되더군요. 차라리 북한군들 일부의 모습이 훨씬 설득력 있게 보입니다. 다만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에서 가벼운 코믹 상황이 자주 연출되는 건 캐...
히든페이스 감독 김대우 출연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 박지영, 박성근 개봉 2024.11.20. 욕망과 계급이라는 이야기를 김대우 감독이 아주 직접적으로 다루진 않았지만 <음란서생>이나 <방자전> 그리고 <인간중독>까지 계급은 여러 가지 갈등과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히든페이스> 역시 이런 계급과 욕망의 상관관계를 도덕적인 딜레마와 함께 스릴러로서 매끈하게 만든 작품이었네요. 2011년 콜롬비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히든페이스>는 리메이크의 사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여지가 많았던 작품이었고 꽤나 흥미로운 구석도 많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꽤나 눈에 띄어서인지 미래에까지 꾸준히 회자되거나 기억될까 하는 의구심은 있네요. 영화는 거의 3명의 인물에다 한 명 정도 추가한, 4명의 인물이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작품입니다. 결혼을 앞둔 부유한 첼리스트와 자수성가한 지휘자의 삶에 뛰어든 위험한 선택이 욕망을 비틀고 쥐어짜면서 도덕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해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네요. 영화 속에선 지켜보는 자가 역으로 사건을 장악한 자가 아니라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으로 묘사한 특이한 매력이 있는데 음과 양, 어둠과 빛의 양면성을 벽과 벽 사이의 인물로 대비시키며 두 상황 모두를 지켜보는 관객에게 도덕적인 우월 지위를 부여하는 느낌도 들었네요. 영화 초반은 다소 처지는 느낌이 강하고 시...
사흘 감독 현문섭 출연 박신양, 이민기, 이레 개봉 2024.11.14. <검은사제들>은 배경이 한국이란 것 외엔 온전히 서구식 오컬트 영화였고 <파묘>는 전후반을 나눠 한국과 서구식 스타일을 병합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사흘>은 신부와 구마 의식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한국의 전통적인 장례의식이 합쳐지는 작품처럼 보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장례를 1일차, 2일차, 3일차로 나눠 보여주는 등 상당 부분 장례식장과 시체안치소에서 영화가 진행되기도 하고요. 예고편만 봤을 땐 묘하게 동서양의 감각이 잘 혼합된 오컬트 영화가 되겠다 싶었는데 확실히 섞이긴 했지만 이상한 부분에서 결합되어 묘한 영화가 되어 버렸네요. 딸의 심장이식 수술을 맡은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다가온 딸의 죽음과 장례 절차에 따른 그의 심경 변화가 주된 이야기의 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다소 기괴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무서운 부류의 호러 영화로 보긴 어렵습니다. 악마가 깃들며 숨져버린 딸을 보내지 못하는 아버지와 완전히 악마를 제거하려는 구마 사제 사이의 갈등과 그들의 과거들이 꾸준히 소환되는 방식의 전개인데 이게 너무 잦고 또 극의 전개를 해치는 결과는 보입니다. 딸과의 여러 차례 대화는 수시로 플래시백 형태로 등장하는데 때론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들이 등장하고 감정선을 망가뜨리더군요. 이성의 끈을 가지고 있으나 과거로 인해 고통받는 구마 사제 캐릭터는 카리스마나 당위성 같은 게...
아마존 활명수 감독 김창주 출연 류승룡, 진선규, 이고르 페드로소, 루안 브룸, J.B. 올리베이라, 염혜란, 고경표 개봉 2024.10.30. 개인적으론 <아마존활명수>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었는데요. 본격 코미디 영화도 드문 편이고 콘셉트도 확실한 작품이라 비록 말장난처럼 시작된 프로젝트처럼 보이긴 해도 뭔가 되겠다 싶었네요. 배우들도 코미디 방면에선 든든하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영화가 떠오르는 이 작품은 <부시맨>으로 시작해서 <비지터>와 더불어 <반칙왕>과 <국가대표> 같은 작품까지 두루 생각나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어느 하나 제대로 성취해 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네요. 영화의 첫 장면을 보고선 이 영화의 코미디 톤을 알아버리고 말았으니 그 우려는 영화 끝까지 이어집니다. <부시맨>과 확실히 다른 점은 아마존 정글에서 온 세 명의 부족민이 웃음의 포인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들이 자연스레 유발하는 웃음이 아니라 그들을 보고 돌보면서 겪게 되는 한국 전 양궁 선수이자 만년 과장인 현 직장인의 리액션으로 웃음을 유발하기 때문에 웃음의 주체와 객체가 사뭇 다르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 웃음을 유발해야 할 아마존 양궁선수를 보면서 관객들이 웃게 되면 그에 따른 리액션을 보이는 류승룡, 진선규 배우의 연기에도 공감되고 감정이입하면서 리액션 연기가 더 폭발적으로 웃음이 커지게 되는데 관객과 주인공의 리액션의 괴리감이 코믹...
청설 감독 조선호 출연 홍경, 노윤서, 김민주 개봉 2024.11.06. 아우라가 큰 작품은 리메이크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죠. 대만 영화 <청설>은 <말할수없는비밀>의 광풍에 이은 작품이었는데 극장에선 냉대를 받은 거나 마찬가지였고 이후 입소문이 난 케이스의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제목이 푸른 눈인 줄 알았어요. 10년도 훌쩍 지난 작품이라 본편이 거의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아서 이번 국내 리메이크 작품은 새로운 마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자매의 언니 동생 역할이 바뀌고 부모님들의 주변 상황들이 변경된 수준이었고 대부분은 원작에 충실한 리메이크라 할 수 있었는데 요게 국내 정서에 잘 담기도록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더군요. 일단 26세 동갑내기 주인공이란 점은 사회생활 입문이 필요하며 청각장애인이 주인공인 작품임을 감안하면 영화 속에 두 사람의 로맨스 외에 추가로 담긴 것들이 제법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하겠습니다. 장애인 차별 소재를 무겁지 않게 잘 그렸고 꿈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여러 캐릭터들을 통해 개별적으로 그린 점 등 원작보다 우수한 점도 있었습니다. 원작을 모르시는 분이라면 온전히 로맨스에 치중하지 않아서 전반부와 후반부의 이야기가 분위기도 완전히 다르니 당황하실 수도 있겠지만 달달함 뒤의 쌉쌀함도 함께 건네는 작품이라 좋았습니다. 당연히 수어를 통한 자막이 주를 이루니 영화의 여백을 상당 부분 음악이 채우고 있습...
폭설 감독 윤수익 출연 한해인, 한소희 개봉 2024.10.23. 어쩌면 너무 늦게 도착한 영화가 아닌가 싶은 <폭설>은 마치 대세가 되어버린 한국 독립 영화의 퀴어 바람에 뒤늦게 뛰어든 작품처럼 보입니다. 제작과 개봉이 늦어진 사이 톱스타가 되어버린 한소희 배우의 입지까지 생각하면 개봉 지연으로 인한 득과 실이 나뉘는 작품이 되기도 했네요. 두 여고생의 이야기로 시작된 이야기는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오는 작품으로 독특한 것은 연기자를 꿈꾸는 여고생과 이미 스타의 반열에 오른 여고생의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여기에 배경은 강릉이면서 바다가 주요 모티브를 제공하는 영화로 완성되었네요. 조금은 세련된 <윤희에게> 같은 작품의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이 작품에도 묘한 기대와 같은 것이 있었는데 가급적 예고편은 거른 채 만났습니다. 강릉의 한 예고에서 전학생으로 만나 아웃사이더인 두 사람의 초보 연기자와 스타 배우와의 삶이 대비되면서 두 사람은 각각 지향점이 다르고 이미 이룬 자와 이루고 싶은 자의 이야기로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관계를 다룹니다. 다소 전형적이지만 뻔하지 않게 다루고 있으며 과거를 빠르게 스케치하고 현재를 비추면서 두 사람의 위치 변화와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입장 변화를 따라가고 있네요. 일반적인 전개의 라이트 한 퀴어 영화지만 두 사람의 입장에 따른 감정 변화가 섬세한 편이라 이야기를 따라가고 공감하는데 크게 어렵진 않았...
아들들 감독 구스타브 몰러 출연 시드 바벳 크누센, 세바스찬 불 사르닝, 다 살림 개봉 2024.12.04. <더길티>를 보고서 너무 좋아 단독 개봉을 진행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덧 5년이란 시간이 흘렀군요. 북유럽 영화들이 은근히 범죄 스릴러 영화들이 좋은 작품이 많아 리메이크 사례도 많았는데 구스타브 몰러 감독이 <더길티>에 이어 <아들들>이란 작품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사실 <더길티>가 장르 영화에 몸을 실었지만 도덕적인 딜레마에 빠진 인물의 이야기를 경찰이란 직업과 범죄 현장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인물을 그것도 한정된 공간 안으로 밀어 넣은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아들들>은 자신의 아들을 죽은 살인자가 근무하는 교도소로 수감되면서 벌어지는 교도관 엄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상황이 다를 뿐, <더길티>의 연장선상의 작품으로 봐도 무방하겠네요. 조금은 가벼운 범죄자들의 수감 생활을 관리하는 교도관 "에바"는 마치 엄마처럼 재소자들에게 아침 안부 인사를 건네는 인물이지만 이감되는 인물 중 자신의 아들 살인자를 보고선 결심하게 됩니다. 그가 수감 중인 중범죄 수감동으로 이동 요청하게 된 것이죠. 상당 부분 심리 스릴러처럼 진행되는 듯한 이 작품은 교도관과 재소자 신분으로 만난 철천지원수와의 관계를 마냥 스릴러로 놔두진 않습니다. 정말 찌질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소소한 것부터 괴롭히기 시작하는 "에바"의 행동은 점...
위키드 감독 존 추 출연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조나단 베일리, 에단 슬레이터, 양자경, 제프 골드브럼 개봉 2024.11.20. 23년 전에 첫 뮤지컬로 탄생했다는 <위키드>는 이름 정도만 아는 뮤지컬 문외한인 저는 뮤지컬 영화도 그리 즐기지 않고 대부분 감상평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저 좋아하지 않는다에 머물지 않고 적극 싫어한다에 가까웠어요. 뮤지컬 넘버가 귀에 익숙한 <물랑루즈>와 <맘마미아!>가 인생 뮤지컬이고 <레미제라블>과 <오페라의유령>이 가장 싫어하는 작품들 속에 끼어 있습니다. 디즈니 애니처럼 자연스레 노래하는 장면이 녹아든 작품이라면 모를까, 초반부터 영화의 톤을 살짝 거스르는 노래가 등장하면 어김없이 몰입을 할 수 없는 병 같은 게 있었나 봐요. 특히나 뮤지컬이 원작인 뮤지컬 영화들은 더욱 그러하고요. 그래서 <인더하이츠>나 <웨스트사이드스토리>는 별로였고 <디어에반핸슨>은 괜찮았습니다. 취향도 참 요상하셔라... <위키드>는 보기 전부터 잘 되거라는 확신은 있었으나 제가 좋아할 거란 기대는 사실 없었어요. 예고편만 봐도 판타지 영화인데다 여성 서사이고 팬들의 반응을 봐도 일부 넘버들이 꽤나 잘 알려져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웡카>처럼 색감이 이쁜 작품이기도 해서 관심을 끌기엔 충분하다 싶었습니다. 초반은 정말 <퀸카로살아남는법> 같은 영화처럼 흔한 하이틴 무비의 기숙사 생활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인상으...
히든페이스 감독 김대우 출연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 박지영, 박성근 개봉 2024.11.20. 욕망과 계급이라는 이야기를 김대우 감독이 아주 직접적으로 다루진 않았지만 <음란서생>이나 <방자전> 그리고 <인간중독>까지 계급은 여러 가지 갈등과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히든페이스> 역시 이런 계급과 욕망의 상관관계를 도덕적인 딜레마와 함께 스릴러로서 매끈하게 만든 작품이었네요. 2011년 콜롬비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히든페이스>는 리메이크의 사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여지가 많았던 작품이었고 꽤나 흥미로운 구석도 많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꽤나 눈에 띄어서인지 미래에까지 꾸준히 회자되거나 기억될까 하는 의구심은 있네요. 영화는 거의 3명의 인물에다 한 명 정도 추가한, 4명의 인물이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작품입니다. 결혼을 앞둔 부유한 첼리스트와 자수성가한 지휘자의 삶에 뛰어든 위험한 선택이 욕망을 비틀고 쥐어짜면서 도덕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해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네요. 영화 속에선 지켜보는 자가 역으로 사건을 장악한 자가 아니라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으로 묘사한 특이한 매력이 있는데 음과 양, 어둠과 빛의 양면성을 벽과 벽 사이의 인물로 대비시키며 두 상황 모두를 지켜보는 관객에게 도덕적인 우월 지위를 부여하는 느낌도 들었네요. 영화 초반은 다소 처지는 느낌이 강하고 시...
사흘 감독 현문섭 출연 박신양, 이민기, 이레 개봉 2024.11.14. <검은사제들>은 배경이 한국이란 것 외엔 온전히 서구식 오컬트 영화였고 <파묘>는 전후반을 나눠 한국과 서구식 스타일을 병합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사흘>은 신부와 구마 의식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한국의 전통적인 장례의식이 합쳐지는 작품처럼 보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장례를 1일차, 2일차, 3일차로 나눠 보여주는 등 상당 부분 장례식장과 시체안치소에서 영화가 진행되기도 하고요. 예고편만 봤을 땐 묘하게 동서양의 감각이 잘 혼합된 오컬트 영화가 되겠다 싶었는데 확실히 섞이긴 했지만 이상한 부분에서 결합되어 묘한 영화가 되어 버렸네요. 딸의 심장이식 수술을 맡은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다가온 딸의 죽음과 장례 절차에 따른 그의 심경 변화가 주된 이야기의 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다소 기괴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무서운 부류의 호러 영화로 보긴 어렵습니다. 악마가 깃들며 숨져버린 딸을 보내지 못하는 아버지와 완전히 악마를 제거하려는 구마 사제 사이의 갈등과 그들의 과거들이 꾸준히 소환되는 방식의 전개인데 이게 너무 잦고 또 극의 전개를 해치는 결과는 보입니다. 딸과의 여러 차례 대화는 수시로 플래시백 형태로 등장하는데 때론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들이 등장하고 감정선을 망가뜨리더군요. 이성의 끈을 가지고 있으나 과거로 인해 고통받는 구마 사제 캐릭터는 카리스마나 당위성 같은 게...
글래디에이터 Ⅱ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폴 메스칼, 페드로 파스칼, 덴젤 워싱턴, 코니 닐슨, 조셉 퀸, 프레드 헤킨저 개봉 2024.11.13. 24년 만에 등장한 속편. 프리퀄이나 스핀 오프도 아닌 정식 시퀄인 <글래디에이터2>는 목숨을 다한 막시무스 이야기의 다음을 그대로 돌파합니다. 스토리 전개상 원래 주인공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한데 일단 억지 설정의 속편보다는 훨씬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 역사는 반복된다는 명제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나은데 반대로 전편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 아니냐 하면 그 역시 부인하긴 힘들기도 하네요. 그대로 마치 복제품 같았던 <스타워즈:깨어난포스> 정도는 아닙니다. 대규모 제작비로 인해 자주 만들어지지 못하는 메이저 스튜디오의 에픽 시대극을 오랜만에 만난다는 반가움도 있네요. 칼이 주인공인 듯 메스칼, 파스칼이란 두 배우를 기용하고 동생의 페르소나였고 <아메리칸갱스터>에선 러셀 크로우의 연기 파트너였던 덴젤 워싱턴을 소환한 리들리 스콧의 야심은 여러 곳에서 드러납니다. 사실 그가 직접 속편을 연출하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전편에서 16년이 흐른 시간적 배경에 로마는 여전히 부패한 상황이 되고 곳곳에서 야심을 드러내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크게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착착 진행되는데 조금 심심하기도 하고 너무 전...
히든페이스 감독 김대우 출연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 박지영, 박성근 개봉 2024.11.20. 욕망과 계급이라는 이야기를 김대우 감독이 아주 직접적으로 다루진 않았지만 <음란서생>이나 <방자전> 그리고 <인간중독>까지 계급은 여러 가지 갈등과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히든페이스> 역시 이런 계급과 욕망의 상관관계를 도덕적인 딜레마와 함께 스릴러로서 매끈하게 만든 작품이었네요. 2011년 콜롬비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히든페이스>는 리메이크의 사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여지가 많았던 작품이었고 꽤나 흥미로운 구석도 많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꽤나 눈에 띄어서인지 미래에까지 꾸준히 회자되거나 기억될까 하는 의구심은 있네요. 영화는 거의 3명의 인물에다 한 명 정도 추가한, 4명의 인물이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작품입니다. 결혼을 앞둔 부유한 첼리스트와 자수성가한 지휘자의 삶에 뛰어든 위험한 선택이 욕망을 비틀고 쥐어짜면서 도덕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해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네요. 영화 속에선 지켜보는 자가 역으로 사건을 장악한 자가 아니라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으로 묘사한 특이한 매력이 있는데 음과 양, 어둠과 빛의 양면성을 벽과 벽 사이의 인물로 대비시키며 두 상황 모두를 지켜보는 관객에게 도덕적인 우월 지위를 부여하는 느낌도 들었네요. 영화 초반은 다소 처지는 느낌이 강하고 시...
사흘 감독 현문섭 출연 박신양, 이민기, 이레 개봉 2024.11.14. <검은사제들>은 배경이 한국이란 것 외엔 온전히 서구식 오컬트 영화였고 <파묘>는 전후반을 나눠 한국과 서구식 스타일을 병합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사흘>은 신부와 구마 의식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한국의 전통적인 장례의식이 합쳐지는 작품처럼 보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장례를 1일차, 2일차, 3일차로 나눠 보여주는 등 상당 부분 장례식장과 시체안치소에서 영화가 진행되기도 하고요. 예고편만 봤을 땐 묘하게 동서양의 감각이 잘 혼합된 오컬트 영화가 되겠다 싶었는데 확실히 섞이긴 했지만 이상한 부분에서 결합되어 묘한 영화가 되어 버렸네요. 딸의 심장이식 수술을 맡은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다가온 딸의 죽음과 장례 절차에 따른 그의 심경 변화가 주된 이야기의 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다소 기괴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무서운 부류의 호러 영화로 보긴 어렵습니다. 악마가 깃들며 숨져버린 딸을 보내지 못하는 아버지와 완전히 악마를 제거하려는 구마 사제 사이의 갈등과 그들의 과거들이 꾸준히 소환되는 방식의 전개인데 이게 너무 잦고 또 극의 전개를 해치는 결과는 보입니다. 딸과의 여러 차례 대화는 수시로 플래시백 형태로 등장하는데 때론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들이 등장하고 감정선을 망가뜨리더군요. 이성의 끈을 가지고 있으나 과거로 인해 고통받는 구마 사제 캐릭터는 카리스마나 당위성 같은 게...
아마존 활명수 감독 김창주 출연 류승룡, 진선규, 이고르 페드로소, 루안 브룸, J.B. 올리베이라, 염혜란, 고경표 개봉 2024.10.30. 개인적으론 <아마존활명수>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었는데요. 본격 코미디 영화도 드문 편이고 콘셉트도 확실한 작품이라 비록 말장난처럼 시작된 프로젝트처럼 보이긴 해도 뭔가 되겠다 싶었네요. 배우들도 코미디 방면에선 든든하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영화가 떠오르는 이 작품은 <부시맨>으로 시작해서 <비지터>와 더불어 <반칙왕>과 <국가대표> 같은 작품까지 두루 생각나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어느 하나 제대로 성취해 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네요. 영화의 첫 장면을 보고선 이 영화의 코미디 톤을 알아버리고 말았으니 그 우려는 영화 끝까지 이어집니다. <부시맨>과 확실히 다른 점은 아마존 정글에서 온 세 명의 부족민이 웃음의 포인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들이 자연스레 유발하는 웃음이 아니라 그들을 보고 돌보면서 겪게 되는 한국 전 양궁 선수이자 만년 과장인 현 직장인의 리액션으로 웃음을 유발하기 때문에 웃음의 주체와 객체가 사뭇 다르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 웃음을 유발해야 할 아마존 양궁선수를 보면서 관객들이 웃게 되면 그에 따른 리액션을 보이는 류승룡, 진선규 배우의 연기에도 공감되고 감정이입하면서 리액션 연기가 더 폭발적으로 웃음이 커지게 되는데 관객과 주인공의 리액션의 괴리감이 코믹...
청설 감독 조선호 출연 홍경, 노윤서, 김민주 개봉 2024.11.06. 아우라가 큰 작품은 리메이크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죠. 대만 영화 <청설>은 <말할수없는비밀>의 광풍에 이은 작품이었는데 극장에선 냉대를 받은 거나 마찬가지였고 이후 입소문이 난 케이스의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제목이 푸른 눈인 줄 알았어요. 10년도 훌쩍 지난 작품이라 본편이 거의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아서 이번 국내 리메이크 작품은 새로운 마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자매의 언니 동생 역할이 바뀌고 부모님들의 주변 상황들이 변경된 수준이었고 대부분은 원작에 충실한 리메이크라 할 수 있었는데 요게 국내 정서에 잘 담기도록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더군요. 일단 26세 동갑내기 주인공이란 점은 사회생활 입문이 필요하며 청각장애인이 주인공인 작품임을 감안하면 영화 속에 두 사람의 로맨스 외에 추가로 담긴 것들이 제법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하겠습니다. 장애인 차별 소재를 무겁지 않게 잘 그렸고 꿈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여러 캐릭터들을 통해 개별적으로 그린 점 등 원작보다 우수한 점도 있었습니다. 원작을 모르시는 분이라면 온전히 로맨스에 치중하지 않아서 전반부와 후반부의 이야기가 분위기도 완전히 다르니 당황하실 수도 있겠지만 달달함 뒤의 쌉쌀함도 함께 건네는 작품이라 좋았습니다. 당연히 수어를 통한 자막이 주를 이루니 영화의 여백을 상당 부분 음악이 채우고 있습...
폭설 감독 윤수익 출연 한해인, 한소희 개봉 2024.10.23. 어쩌면 너무 늦게 도착한 영화가 아닌가 싶은 <폭설>은 마치 대세가 되어버린 한국 독립 영화의 퀴어 바람에 뒤늦게 뛰어든 작품처럼 보입니다. 제작과 개봉이 늦어진 사이 톱스타가 되어버린 한소희 배우의 입지까지 생각하면 개봉 지연으로 인한 득과 실이 나뉘는 작품이 되기도 했네요. 두 여고생의 이야기로 시작된 이야기는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오는 작품으로 독특한 것은 연기자를 꿈꾸는 여고생과 이미 스타의 반열에 오른 여고생의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여기에 배경은 강릉이면서 바다가 주요 모티브를 제공하는 영화로 완성되었네요. 조금은 세련된 <윤희에게> 같은 작품의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이 작품에도 묘한 기대와 같은 것이 있었는데 가급적 예고편은 거른 채 만났습니다. 강릉의 한 예고에서 전학생으로 만나 아웃사이더인 두 사람의 초보 연기자와 스타 배우와의 삶이 대비되면서 두 사람은 각각 지향점이 다르고 이미 이룬 자와 이루고 싶은 자의 이야기로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관계를 다룹니다. 다소 전형적이지만 뻔하지 않게 다루고 있으며 과거를 빠르게 스케치하고 현재를 비추면서 두 사람의 위치 변화와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입장 변화를 따라가고 있네요. 일반적인 전개의 라이트 한 퀴어 영화지만 두 사람의 입장에 따른 감정 변화가 섬세한 편이라 이야기를 따라가고 공감하는데 크게 어렵진 않았...
여러 영화음악가의 다큐멘터리가 공개되었는데 존 윌리엄스 다큐멘터리가 디즈니와 스필버그 그리고 루카스 필름의 든든한 지원 아래 공개되었습니다. 사실 다큐멘터리로 본다면 평이한 영화이고 별다른 야심이나 시도가 보이지 않는 평범한 작품이라 다소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는데 그냥 절정의 영화음악으로 두드려 패는 통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흔이 넘은 연세에도 아직 현역을 유지하고 있어서 지금 최신의 인터뷰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니 영화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자료가 될 영화가 아닌가 합니다. 아주 단순하게 전개되지만 중요 작품을 두루 훑으며 가서 아쉬움은 없었네요. 음악가의 집안에서 시작해 마치 엔니오 모리꼬네처럼 영화음악과 오케스트라 혹은 클래식의 반발 속에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는 그의 모습이 짠했습니다. 스필버그의 희망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가 <죠스>로 시작되어 조지 루카스에게 소개해 주면서 <스타워즈>로 번지며 두 감독이자 제작자의 합작품인 <인디아나존스>로 이어지는 과정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걸 스필버그와 루카스 본인이 여러 차례 등판해 당시를 회고하니 뭐 이런 진귀한 광경이 있나 싶네요. 영화는 꾸준하게 스필버그와의 작업 과정이 거의 시간 순서대로 그리고 있습니다. <E.T>와 <쉰들러리스트>, <쥬라기공원>, <라이언일병구하기>와 <뮌헨> 등의 작업과 더불어 <슈퍼맨>, <나홀로집에>나 <JFK>, <7...
이미지 준비중 돈 무브 감독 애덤 쉰들러, 브라이언 네토 출연 핀 위트록, 모레이 트레드웰, 켈시 애스빌 개봉 2024.10.25. 샘 레이미라는 이름이 올라있는 <돈무브>는 공포라기보단 생존 스릴러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 <맨인더다크>의 원제인 "Don't Breath"의 파생 작품 같은 느낌도 드는데 눈이 보이지 않는 빌런이란 독특한 설정을 확장하여 주인공에서 말할 수도, 움직일 수도 없다는 최악의 상황을 던져주고 생존해야 하는 영화죠. 보통 살인마에게 쫓기는 영화들에선 여성 캐릭터들이 산악 활동을 즐기는 등의 액티브한 설정을 통해 여러 가지 상황을 연출하려 한다면 반대로 아들을 잃은 슬픔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어쨌거나 보통의 상황을 비틀고 전환하려는 초반 설정이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약물 주입을 통해 점차 몸의 감각이 사라진다는 설정이 신박한데 비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합니다. 외딴 숲이나 마찬가지인 배경이 주인공을 고립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반대로 어떤 특별한 상황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약점도 있으니 초반이나 기획에 비해 전개 아이디어의 빈약이 드러나는 지점이네요. 대신 상황에 끼어드는 인물들이 있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등의 신선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알아차릴까 말까 하는 긴장감이 살아있는 장면도 있긴 하지만 기술적으로 뛰어나진 못해서 연출력이 다소 아쉽다는...
전,란 감독 김상만 출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전배수, 조한철, 전진오, 강길우 개봉 2024.10.11. 솔직히 이젠 이 정도의 사극을 극장에서 만나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완성도가 만족스러워서도 아니라 큰 제작비가 투입되는 사극이나 시대극에 큰 제작비를 투입하려는 것이 큰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죠. 박찬욱 감독이 제작에 나선 <전,란>은 캐스팅부터 기술적인 완성도까지 크게 흠이 없을 정도로 근래 보기 드문 사극 액션 영화입니다. 임진왜란과 선조 시대 전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이 영화의 초반에 설명되는 정여립 관련 이야기는 <구르믈벗어난달처럼>을 참고하시면 연결되는 영화처럼 보실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전,란>은 순수하게 시대에 함몰된 계급 싸움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치네요. 기술적으론 좋았지만 전형적인 스토리 라인과 더불어 노비와 양반 혹은 왕과 백성 등의 대비가 너무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장면 연출과 편집이 너무 도식적으로 그려질 정도로 직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액션신이 유려했지만 그렇다고 굉장히 힘을 주거나 새롭진 않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준수하다는 정도로 평가해야 할 것 같아요. 도포 자락을 휘날려야 했을 강동원 배우의 검술은 앞선 사극 출연작들 대비 눈에 띄지 않다는 아쉬움도 있었네요. 사실 액션의 대부분이 박력감이 부족하달까, 에너지가 많이 달리는 느낌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캐릭터와 ...
무도실무관 감독 김주환 출연 김우빈, 김성균 개봉 2024.09.13. 이젠 누군가를 때려잡는 영화들이 새삼스럽지도 않으며 특별한 자기만의 강점이 있어야 살아남는 장르가 되었는데 <무도실무관>은 그런 직종 중에서 아주 한정적으로 구체화하여 궁금증을 만드는 영화입니다. <D.P>가 환기한 것처럼 전자발찌와 보호감찰관 정도만 알려졌던 이 방면에서 무도실무관이란 것은 대체로 새롭게 다가와서 일단 이 작품의 기획 자체가 상당히 훌륭하다고 하겠네요. 뻔한 장르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 내는 것이 바로 제작과 기획의 영역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무거울 수 있는 소재에 김우빈이란 배우의 기용으로 가볍고 밝은 기운을 불어 넣은 것 역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사실 영화가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무도실무관이란 새로운 공무직의 존재를 부각시킨 것 외에 범죄 장르에서 특별한 매력은 없었습니다. 다만 정공법에 가깝게 그려서인지 스토리와 액션 모두 평균 이상의 합격점을 줄 수 있다는 준수한 매력에 가깝겠네요. 근래 영화들이 모두 특정 매력을 어필하는 시대인데 반해 뭔가 고전적인 범죄 영화에 가까우면서 배우들의 연기로 MZ 관객에게도 어필한다는 인상입니다. 이 작품은 <베테랑>이나 <범죄도시>보다는 <와일드카드> 같은 정통 형사 무비에 가깝게 느껴진 것도 그런 부분입니다. 특히나 이 작품은 버디 무비에 가깝게 캐릭터가 세팅되어 있으니까요. 물론 <D....
더 유니온 감독 줄리언 파리노 출연 마크 월버그, 할리 베리, J.K. 시몬스 개봉 2024.08.16. 종종 묻고 싶어집니다. 비밀 단체와 첩보가 아니면 액션 영화 만들기 힘든 겁니까? 아니면 첩보 스릴러는 만들어야겠는데 CIA나 MI6는 너무 식상해서 다시 활용하긴 무섭나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인 <더유니온>은 남녀 성 역할을 조금 달리하면서 완성한 코믹 액션 로맨스 스릴러 등등의 다양한 장르를 섞어둔 작품입니다. 마크 월버그나 할리 베리 모두 액션이나 스릴러에서도 어느 정도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기에 조합이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네요. 초반의 분위기를 보니 이거 아재들을 위한 90년대 스타일의 영화겠구나 싶었어요. 뭐 예상이 빗나가진 않았습니다. 평범한 남자가 옛사랑에 이끌려 첩보 집단의 임무를 맡게 된다는 설정은 특별하진 않아도 그리 많지도 않습니다. 우발적이라면 모를까 직접 의뢰를 하고 맡을지 말지 선택하는 것 역시 주인공의 몫이니까요. 여기엔 옛사랑인 여성이 그 임무의 적임자로 의뢰한 주최라는 것이고 미션을 수행할 때마다 과거가 소환되어 티격태격하는 재미를 노리기도 했네요. 어쨌거나 비슷한 영화들과의 차이점은 묘하게 유사한 부분들을 비껴가는 것이긴 합니다. 다만 이게 아주 재밌게 포장되었다면 좋으련만, 요즘 관객이나 과거부터의 관객들이 보더라도 너무 허허실실 한 진행이더군요. 두 배우의 조합은 나쁘지 않았는데 미션 수행 과...
메간 감독 제라드 존스톤 출연 앨리슨 윌리암스, 바이올렛 맥그로우 개봉 2023. 01. 25. 제임스 완과 블룸하우스의 합작품인 <메간>은 정말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SF와 호러의 혼종 장르라 할 수 있을 이 영화는 인형과 호러의 조합이라는 <애나벨>이나 <사탄의인형>과도 종류가 다른 작품이었네요. 이 영화가 다른 작품들과의 차별점은 일단 메간이라는 로봇이 인간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처키와 다르고 심령이나 귀신의 존재를 그리지 않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메간>은 <터미네이터> 같은 작품이 더 비슷하다고 느껴질 정도인데요. 태생이 SF에 가깝고 낄낄거리며 보는 팝콘 무비라기보단 정색하면서 소름 끼치는 류의 영화라 하겠습니다. 이 작품이 유독 북미에서 사랑을 받는 느낌이었는데 영화를 보니 이유를 대충 가늠할 수 있더군요. 자녀를 키우는 데 있어 부모의 역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고 그 과정에서 부모와 아이가 겪게 되는 지점의 묘사가 꽤나 현실적이면서도 섬뜩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안드로이드나 로봇의 얼굴이 인간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어떤 지점을 보게 될 때 느끼는 묘한 불편함이 영화 내내 등장하니 그 자체로도 긴장감과 소름 돋는 지점이 꾸준히 등장합니다. 저는 그 자체가 공포였는데 오랫동안 초자연적인 공포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겐 싱거운 영화처럼 느껴질 가능성도 있겠네요. 인공지능이 세상과 인간을 지배하게 ...
유랑의 달 감독 이상일 출연 히로세 스즈, 마츠자카 토리 개봉 2023. 01. 18. 유랑의 달 저자 나기라 유 출판 은행나무 발매 2020.10.28. 영화에 대한 정보도 없이 그냥 뭔가에 이끌려 보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켜준 나의 뇌에 감사하면서 <유랑의달>을 보았습니다. 보고 나서 원작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존재했네요. 일단 소설을 읽어 보고 싶어졌네요. 이 작품은 일본 영화 특유의 건조하면서도 관조적인, 어쩌면 국내에선 좀처럼 나오기 힘든 스타일의 영화인데 <밀양> 같은 작품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어릴 적 소아성애자에게 유괴를 당한 적이 있는 피해자가 다시 유괴범과 마주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냥 보면 흔한 범죄물처럼 보이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심도가 생가보다 깊네요. 기본적으론 지독한 멜로 영화면서 반대로 미치도록 외로운 영화입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두 사람이 조우하며 시작하는 영화는 범죄 상황이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찰나로 시작하여 묘하게 흘러가는 과정이 비칩니다. 섣불리 판단할 수 있는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는 사회적 시선과 고정관념이 더해진 편견 등이 뭉쳐 거대한 인생의 파고를 만들어냅니다. 외로운 세상에서 더욱 고립에 빠진 두 사람이 여정은 각자의 생존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내며 다시 만나게 되지만 그들 앞에 놓인 벽들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기만 합니다. 일본 영화에서 격...
교섭 감독 임순례 출연 황정민, 현빈, 강기영 개봉 2023. 01. 18. <교섭> 같은 작품이 영화화되었을 땐 뚜렷한 목적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실화 소재를 영화라는 매체에 맞춰 장르적인 재미로 변환하거나 실제 사건의 의미를 되새겨본다는 등의 의도 말이죠. 어쩌면 많은 관객들이 <모가디슈>와 같은 영화라면 좋겠다는 바램이 조금이라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영화의 성격이 조금 달랐습니다. 교섭관과 국정원 직원의 콤비 플레이라 명명해야 할 <교섭>은 영화의 장르적인 재미를 제법 포기하면서 다른 면모를 내세운 듯 보입니다. 드라마틱한 과정을 통과하고 결말을 이끌어낸 두 사람의 노고를 드러내고픈 욕망이었을까요. 탈레반과 23명의 한국인 납치라는 실제 사건은 좀처럼 한국에선 일어나지 않는,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라는 영화적인 강점이 있습니다. 사건은 인지하고 있지만 해결되는 과정이 그리 명확하게 대중에게 각인되지 않은 탓에 영화적 소재로도 훌륭하다고 생각되는데 막상 영화를 보면 긴장감을 조성하고 화려한 편집과 전개를 보이는 작품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화려한 첩보물이라기보단 조금은 건조하게 현실적인 상황을 그린 국제 정세와 협상의 지난함을 그린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두 배우의 무게감이 다소 상이하기도 하고 장르적 포장을 하지 않았기에 볼거리나 박진감과는 거리가 멀게 됩니다. 그저 여행 금지 국가에 출입한...
유령 감독 이해영 출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김동희 개봉 2023. 01. 18. 전체적으로 <유령>은 <암살>과 유사한 목표를 가지고 제작된 영화처럼 보입니다. 시대적 배경과 멀티캐스팅에서 보이듯 스파이 영화의 정서를 담고 있기도 해서 중반 이후로는 더욱 그런 생각이 들죠. 그런데 마치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뉜 듯한 영화의 정서는 확연히 다릅니다. 관객에 따라 전반부를 더 선호하기도, 후반부를 더 선호하기도 할 텐데 저는 일단 전반부가 더 좋았습니다. 영화는 유령이라는 항일단체로 의심되는 5명과 그들을 심문하는 경호대장까지 6명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전반부는 마치 외딴 호텔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추리극처럼 꾸며져 있네요. 다소 야심 차게 관객들까지 끌어들여 유령이 누구인지 유추해 보기를 권하는 방식과 다소 연극적이며 양식적인 느낌의 세트와 연출이 고전적인 매력도 풍깁니다. 캐릭터 별로 부가적인 설명을 부여하고 분량 분배도 꽤나 좋아서 영화가 가진 균형감 때문에 유령의 존재를 쉽게 파악하기 힘듭니다. 그런 면에서 의심하고 추리하는 재미가 꽤나 있고 개별 캐릭터도 시간이 흐를수록 매력이 터지기도 하니 흥미진진했네요. 대신 양식적인 측면이 몰입을 방해하거나 영화처럼 느껴지지 않을 관객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저에겐 이 영화의 최대 강점이 바로 그 부분이었네요. 이렇게 끝까지 이끌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거의 중...
3000년의 기다림 감독 조지 밀러 출연 틸다 스윈튼, 이드리스 엘바 개봉 2023. 01. 04. 이 시기에 지니가 들려주는 천일야화가 애니도 아닌 실사화되어 공개될 줄은 몰랐습니다. 뭐 <알라딘>의 실사 버전이 대단한 사랑을 받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알라딘과 지니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고는 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전작이 마초 냄새 풀풀 풍기는 아드레날린 영화를 만들고선 내놓은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죠. 그래도 조지 밀러 감독이 워낙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내던 연출자라 그런지 <3000년의기다림> 역시 이물감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스토리도 정말 천일야화와 진배없는 이야기일 줄은 예상치 못했네요. 정령과 이야기를 다루는 서사학자와의 조우가 시작되면 이내 정령 지니의 기구한 인생을 풀어 놓는 구성을 가진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정령이 왜 3000년이나 되는 시간에 이렇게 소원을 들어줘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는지에 대한 썰이 풀리는 셈이죠. 여러 역사의 조각들을 끌어들이면서 우리가 흔히 천일야화, 일명 아라비안 나이트와 같은 스타일로 들었던 이야기들을 듣는 듯한 느낌을 주더군요. 여기에 화려한 비주얼로 그려진 동화 같은 이야기들이 관객들을 금방 몰입시켜 줍니다. 아주 특별할 것도 없는 이야기들이지만 이상하게 귀담아듣게 되는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이 과정에서 서사학자로 등장하는 틸다 스윈튼의 입을 통해 우리가 소원과 관련되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