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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주차 국내 박스오피스: 700만에 노크, 엘리멘탈에 다가선 감정들

<탈주>가 박스오피스에 가세하고 변화무쌍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여름 시즌 입성이라 그런지 주말 관객수는 200만을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인사이드아웃2>의 흥행 레이스는 공고하여 한국 영화가 넘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네요. 그럼 지난 주말 국내 차트 보시겠습니다. * 전주 주말 관객: 1,973,256명 / 객석률 22.8% * 금주 주말 관객: 2,112,864명 / 객석률 24.1% * 자료 출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추정치 기준 * 좌석점유율은 주요 10위권 영화 위주로 재편 <인사이드아웃2>가 <탈주>도 방어하면서 4주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저는 <탈주>가 개봉하는 4주차가 뭔가 대형 히트작이 되는 분기점으로 봤는데 4주 1위와 함께 700만에 가까워지면서 주중에는 <엘리멘탈>의 픽사 기록을 넘어설 채비를 하고 있네요. 금주 개봉하는 <탈출:프로젝트사일런스>나 <플라이미투더문>이 강력한 1위 후보가 되기엔 다소 약해 보이는 탓에 5주 1위도 가능해 보입니다. 차주에는 <명탐정코난:100만달러의펜타그램>이 가장 큰 작품이니 어쩌면 최대 6주 1위까지 도달하고 같은 집안의 마블 작품인 <데드풀&울버린>에 자리를 내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이런 추이라면 당연히 4주차 하락폭이 고작 10% 수준이었고 금주 30% 하락한다고 해도 700만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최종 관객수는 못해도 800만 중반에서 ...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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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주차 글로벌 박스오피스: 넌 조용한 데 숨어 있어

7월입니다만, 6월 영화인 <인사이드아웃2>의 열기가 식을 줄을 모르고 있네요. 10억불을 가볍게 넘기고 주말엔 12억불도 넘길 예정입니다. 픽사의 기록을 세우는 것이 거의 기정사실이 되어 가고 있네요. 어찌 보면 올 1분기는 워너가, 2분기와 여름은 디즈니가 장악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럼 지난 주말 글로벌 차트 보시겠습니다. * 출처 http://pro.boxoffice.com http://www.boxofficemojo.com http://www.comscore.com http://dorama.info http://www.cbooo.cn/weekend 북미에서의 <인사이드아웃2>는 5억불 직전을 기록하고 있으며 <인크레더블2>의 6억불 기록도 간단히 넘어서지 않을까 합니다. 6억불 중후반까지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일단 픽사 역대 흥행 2위에 올랐고 금주 <슈퍼배드4> 개봉으로 인해 성적 하락이 있겠지만 오히려 <슈퍼배드4>가 <인사이드아웃2>의 영향을 걱정해야 하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콰이어트플레이스:첫째날>은 북미에서만 반응이 있는 북미 한정 성공작이 되는 분위기네요. 600만명을 돌파한 한국의 <인사이드아웃2>는 목요일 성적이 지난주 대비 거의 하락이 없습니다. 신작이 있었지만 대학생의 경우 본격 방학에 진입하면서 관객들도 조금 늘어나는 분위기네요. 조금 힘을 낸다면 일요일 정도에 700만을 돌파할 가능성도 살짝 있는데 ...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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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주차 국내 박스오피스: 스즈메도 넘어선 픽사의 도장 깨기

<콰이어트플레이스:첫째날>과 <핸섬가이즈>가 새로이 진입한 극장가는 신작에도 불구하고 주말 많은 비로 인해 주말 관객수는 200만 이하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하이재킹>과 신작들의 2위 경쟁이 치열했던 지난 주말의 국내 차트 보시겠습니다. * 전주 주말 관객: 2,106,031명 / 객석률 24.9% * 금주 주말 관객: 1,973,256명 / 객석률 22.8% * 자료 출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추정치 기준 * 좌석점유율은 주요 10위권 영화 위주로 재편 3주째 정상을 지킨 <인사이드아웃2>의 주말 관객수는 여전히 10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30% 하락으로 100만 정도를 예상했는데 무서우리만큼 딱 맞았네요. 누적 관객이 536만명을 기록하면서 <스즈메의문단속>을 넘어서면서 국내 개봉 애니 중 역대 4위로 올라섰습니다. <겨울왕국1,2>와 <엘리멘탈>만이 <인사이드아웃2>에 앞서 있는 셈이죠. 그리고 지금 딱 역대 흥행 순위 101위가 되었습니다. 평일 들어 페이스가 떨어지는 느낌이고 이제 일일 관객수가 10만명 이하를 꾸준히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요일 정도는 또 10만명 이상을 기록할 수도 있겠고요. <엘리멘탈>까지는 약 160만명 정도가 남은 상태로 <엘리멘탈>의 기록은 차주 주말 정도에 넘어설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네요. <탈주> 개봉으로 하락폭이 커질 것으로 보이진 않고 근래 장기 상영 흥행작의 패턴...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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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주차 글로벌 박스오피스: 10억불 향하는 픽사, 만감교차

장마로군요. 비가 그칠 듯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도 나쁘지 않아 즐기고는 있지만 종종 쨍쨍한 해가 그립네요. 픽사에게도 5년 만의 10억불 영화가 탄생하겠네요. <토이스토리4> 이후 팬데믹에 정통으로 맞아 휘청거렸던 픽사를 위기에서 구해낸 건 <인사이드아웃2>였습니다. 그럼 지난 주말 글로벌 차트 보시겠습니다. * 출처 http://pro.boxoffice.com http://www.boxofficemojo.com http://www.comscore.com http://dorama.info http://www.cbooo.cn/weekend 북미에선 2주차에도 주말 1억불을 넘긴 <인사이드아웃2>의 행보는 작년 <슈퍼마리오브라더스>를 위협할 정도로 강력합니다. 글로벌에선 픽사 최고의 흥행작 등극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북미에서 <인크레더블2>의 기록까지 경신할 수 있으냐 하는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수요일에 이미 4억불을 돌파했는데 느낌 상으론 6억불을 넘어 북미 픽사 기록도 갈아치울 것만 같네요. 국내에서도 <인사이드아웃2>의 흥행 성적이 대단한데 바로 오늘 전편의 기록을 넘어서 500만을 돌파할 예정입니다. 애니 기록인 <겨울왕국1,2>와 <엘리멘탈>에 이은 애니 역대 4위 기록에 올라서겠네요. 주말까지 550만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이젠 4주 연속 1위를 위해 <탈주>와 대결을 펼치겠네요. <하이재킹>...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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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흥행 순위 TOP 100(202406.ver)

2년 전 버전을 2024년 6월 23일 기준으로 업데이트 해서 올려 봅니다. 시리즈 기록을 세우고 <스즈메의문단속>을 제치고 역대 15위에 오른 <명탐정코난:100달러의펜타그램>은 <벼랑위의포뇨>를 넘어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가능성이 있어 보이네요. <극장판하이큐!!쓰레기장의결전>이 여러 쟁쟁한 영화들을 36위로 밀어내고 역대 35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외화로선 <탑건:매버릭> 이후 <슈퍼마리오브라더스>가 18위까지 올랐습니다. 일본 내 차트도 그렇지만 국내의 일본 영화 역대 흥행 차트 변화도 상당합니다. 적어도 팬데믹 이후 일본 애니의 세계 극장가 영향력은 더욱 커진 건 분명하네요.

2024.06.27
2일 전참여 콘텐츠 80
러브라이즈블리딩-스테로이드 맞은 터질 듯한 근육처럼

러브 라이즈 블리딩 감독 로즈 글래스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케이티 오브라이언, 에드 해리스, 데이브 프랭코, 안나 바리쉬니코프, 지나 말론 개봉 2024.07.10. 마초적인 남성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여성들의 연대 이야기를 범죄 스릴러로 풀어낸 작품이 제법 있는데 <러브라이즈블리딩> 역시 그런 작품과 비슷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가도 영화 중반부터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질주를 하니 꽤나 흥미로운 구석이 많았습니다. 여성 투톱 영화처럼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른 스타일의 여성 네 명에 관한 영화이기도 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과격한 엔딩을 마주하게 되면 이 영화가 다른 비슷한 소재의 영화들과의 차별점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알게 되기도 하고요. 아마 엔딩에서 많은 의견이 엇갈리지 않을까 싶네요. 엄마를 떠나보내고,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언니 곁을 지키는 주인공에게 불현듯 찾아온 여성은 여성 보디빌더의 꿈을 가진 잭키입니다. 그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며 흔하게 길을 떠나는 이야기가 되면 좋았겠지만 그들 앞에 놓인 것은 또 다른 여성과 현실이 있습니다. 폭력적인 남편에게 시달리지만 사랑한다는 그녀의 언니와 사격장을 운영하면서 범죄에 연루된 마초적인 아버지의 이미지는 80년대 말의 남성 우월적인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는데요. 가녀린 "루"와 근육을 자랑하는 "잭키"의 위험천만한 사건이 두 사람의 여정을 무척이나 ...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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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플레이스:첫째날-소리라는 공포의 주체가 바뀌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감독 마이클 사노스키 출연 루피타 뇽, 조셉 퀸, 디몬 하운수, 알렉스 울프 개봉 2024.06.26. 요즘 프리퀄의 반응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콰이어트플레이스> 시리즈는 1편보다 2편이 더 흥했는데 팬데믹 시절에 개봉했음을 생각하면 시리즈의 입소문이나 퍼텐셜이 커지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팬데믹과 영화의 설정이 맞아떨어진 결과일 수도 있고요. 어쨌거나 이미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시작했던 전작은 제작비도 절감하면서 재난 영화의 모범 사례가 되었는데 프리퀄은 그 재난의 시작을 보여주니 전작들 대비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프리퀄이자 스핀 오프이기에 주력 배우와 그 가족의 모습은 찾을 수 없는 거죠. 아쉬움이자 기회이기도 한 것이 아예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어 제약이 거의 없다는 점은 큰 강점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오프닝은 <월드워Z>나 <우주전쟁>의 오프닝만큼 강력한 사운드와 비주얼을 보여줍니다. 전편들이 살짝 미니멀한 스릴감과 공포감을 조성했다면 교외와 산속을 벗어나 맨해튼으로 옮겨진 배경은 전편들과 다른 방식의 공포를 주는데요. 보통의 공포 영화는 뭉치면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소음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뉴욕이 배경이고 모이면 모일수록 위험해지는 소리의 공포를 잘 포착해서 배경 설정과 인물을 잘 배치한 것으로 보이네요. 애트모스에서 본 영화의 사운드는 과할 정도로 느껴졌는데 ...

2024.06.26
몽키맨-재주보다 욕심 많았던 잔나비

몽키맨 감독 데브 파텔 출연 데브 파텔, 샬토 코플리, 피토바시, 비핀 샤르마 개봉 2024.06.19. 복수의 화신이 되어 긴 세월을 버티며 다짐하는 자. 우리에겐 인도계 배우 중 가장 유명한 배우로 친근함을 주는데 그가 연출까지 맡은 작품이 <몽키맨>입니다. 흔한 복수극이지만 근래 트렌드와는 달리 긴 세월이 흐른 시간적 배경과 더불어 인도 내부의 부패와 사회상들이 대부분 좋지 않은 모습으로 담겨 있다는 점도 특색입니다. 뭐 국내의 <아저씨> 같은 작품도 매한가지긴 하지만 말이죠. 아마도 그가 오랫동안 꿈꿔온 것들이 마음껏 내뱉은 것 같은 일갈의 영화인데 데뷔작치곤 나쁘지 않다는 것과 반대로 다소 과잉이 보이고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 썩 친절하지 못한 영화적 구성은 주인공의 복수 상대와 그 이유가 온전히 드러나는 것은 영화 중반에 이르러서야 확인됩니다. 뭐 대충 눈치챌 수도 있지만 다소 불친절하다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여기에 족히 20년 이상은 흘렀을 시간적 텀이 있었음에도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인도의 현실이라 하겠습니다. 긴 시간만큼 성장하는 캐릭터로 만들어져서 그에 따라 그의 액션 스타일도 조금씩 변하는데 문제는 신화와 종교적인 설정을 도입하면서 영화가 다소 어수선하다는 점입니다. 액션과 복수에만 몰입해도 부족한데 인도 고유의 문화나 정서를 녹이려도 시도를 하니 여기서 뭔가 정리가 부족하다는 ...

2024.06.19
탈주-고장난 나침반처럼

탈주 감독 이종필 출연 이제훈, 구교환, 홍사빈 개봉 2024.07.03. 영화를 보기 전 예고편의 느낌과 탈출이 아닌 <탈주>라는 타이틀이 주는 느낌은 추적이 아닌 추격의 영화가 될 거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순수하게 북한을 탈출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추격을 통한 탈주, 그러니까 달리면서 도주한다는 개념의 제목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처음부터 뭔가 기획이 어긋난 것처럼 느껴지네요. 소재와 설정의 한계가 명확한 영화라 뭔가 뻗어가기 힘들다는 게 보였고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보이기도 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결국 <탈주>라는 제목에 걸맞은 추격극의 맛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어정쩡한 영화가 되었네요. 94분이라는 러닝타임과 초반의 스타트가 꽤나 간결하고 인상적이어서 기대감이 컸습니다. 거두절미하게 시작하는 초반이 영화의 성격을 말해주리라 생각되는데 다만 군사분계선 근처의 북한 부대와 야산을 배경으로 뭔가 스릴러적인 구성과 추격의 맛을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네요. 장소를 옮겨 광활한 들판 배경은 더욱 영화를 앙상하게 만들고 도망자 혹은 탈영병과 그를 쫓는 군인들의 신경전과 전주는 전혀 감흥이 살지 않았네요. 반대로 편집된 것인지 도망 과정에서 보이는 장면 전환과 상황 연출이 종종 많은 아쉬움을 남기면서 초반에 쌓아온 점수를 잃게 됩니다. 과거의 일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대사 몇 마디면 캐릭터 설정이 완료되는 구교...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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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재킹-시대와 역사가 영화의 끊임없는 발화점이 된다

하이재킹 감독 김성한 출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개봉 2024.06.21. 저와 비슷한 연배의 관객이라면 하이재킹 소재의 영화는 적어도 여러 편을 보았을 텐데 그중에서 아주 새로운 영화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는 매력을 조금씩 옅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테러범과 상황을 마주하면서 관객들도 익히 많은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다는 점은 이 소재의 한계이기도 할 텐데요. 그런데 뻔할 것 같은 영화에 이제껏 다른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것 하나가 추가되니 전혀 색다른 영화처럼 보이는 마술을 선보입니다. 확실히 한국적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단점도 있지만 반대로 한국적인 강점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하이재킹 소재의 영화가 되었네요. 영화의 주요 배경이 1971년이니 50년도 더 지난 과거가 배경인데다 속초공항에서 서울로 출발한 비행기이기 때문에 아주 색다릅니다. 마치 전시하듯 보이는 당시의 공항과 비행기 안 풍경들은 이제껏 보아온 하이재킹 영화들의 클리셰들을 폭파할 수 있을 정도로 가공할 정도인데 여기서 한국적인 특성까지 겹치니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영화는 크게 방향 선회를 하지 않았음에도 쉽게 예단하기 힘들게 흘러갑니다. 여기엔 2년 전 사고를 보여주고 다시 현재의 사건이 이어지는 정말 드라마틱한 상황을 눈앞에서 보게 되니 이제 뭔가 싶을 때도 있었네요. 사연을 가...

2024.06.14
2024.06.18참여 콘텐츠 109
탈주-고장난 나침반처럼

탈주 감독 이종필 출연 이제훈, 구교환, 홍사빈 개봉 2024.07.03. 영화를 보기 전 예고편의 느낌과 탈출이 아닌 <탈주>라는 타이틀이 주는 느낌은 추적이 아닌 추격의 영화가 될 거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순수하게 북한을 탈출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추격을 통한 탈주, 그러니까 달리면서 도주한다는 개념의 제목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처음부터 뭔가 기획이 어긋난 것처럼 느껴지네요. 소재와 설정의 한계가 명확한 영화라 뭔가 뻗어가기 힘들다는 게 보였고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보이기도 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결국 <탈주>라는 제목에 걸맞은 추격극의 맛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어정쩡한 영화가 되었네요. 94분이라는 러닝타임과 초반의 스타트가 꽤나 간결하고 인상적이어서 기대감이 컸습니다. 거두절미하게 시작하는 초반이 영화의 성격을 말해주리라 생각되는데 다만 군사분계선 근처의 북한 부대와 야산을 배경으로 뭔가 스릴러적인 구성과 추격의 맛을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네요. 장소를 옮겨 광활한 들판 배경은 더욱 영화를 앙상하게 만들고 도망자 혹은 탈영병과 그를 쫓는 군인들의 신경전과 전주는 전혀 감흥이 살지 않았네요. 반대로 편집된 것인지 도망 과정에서 보이는 장면 전환과 상황 연출이 종종 많은 아쉬움을 남기면서 초반에 쌓아온 점수를 잃게 됩니다. 과거의 일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대사 몇 마디면 캐릭터 설정이 완료되는 구교...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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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재킹-시대와 역사가 영화의 끊임없는 발화점이 된다

하이재킹 감독 김성한 출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개봉 2024.06.21. 저와 비슷한 연배의 관객이라면 하이재킹 소재의 영화는 적어도 여러 편을 보았을 텐데 그중에서 아주 새로운 영화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는 매력을 조금씩 옅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테러범과 상황을 마주하면서 관객들도 익히 많은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다는 점은 이 소재의 한계이기도 할 텐데요. 그런데 뻔할 것 같은 영화에 이제껏 다른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것 하나가 추가되니 전혀 색다른 영화처럼 보이는 마술을 선보입니다. 확실히 한국적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단점도 있지만 반대로 한국적인 강점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하이재킹 소재의 영화가 되었네요. 영화의 주요 배경이 1971년이니 50년도 더 지난 과거가 배경인데다 속초공항에서 서울로 출발한 비행기이기 때문에 아주 색다릅니다. 마치 전시하듯 보이는 당시의 공항과 비행기 안 풍경들은 이제껏 보아온 하이재킹 영화들의 클리셰들을 폭파할 수 있을 정도로 가공할 정도인데 여기서 한국적인 특성까지 겹치니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영화는 크게 방향 선회를 하지 않았음에도 쉽게 예단하기 힘들게 흘러갑니다. 여기엔 2년 전 사고를 보여주고 다시 현재의 사건이 이어지는 정말 드라마틱한 상황을 눈앞에서 보게 되니 이제 뭔가 싶을 때도 있었네요. 사연을 가...

2024.06.14
핸섬가이즈-오싹한 구토유발자들

핸섬가이즈 감독 남동협 출연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 박지환, 이규형, 우현 개봉 2024.06.26.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하이브리드 영화 장르가 적은 편인데 <핸섬가이즈>는 그런 면에서 거의 독보적인 위치의 작품입니다. 스페인 영화를 리메이크했다고는 하지만 역시나 국내 스타일로 변형하기 마련인데 코미디와 공포를 결합하면서도 조금 더 나아간 측면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낯설고 해외 작품들마저도 국내에선 성공한 이력이 별로 없는 장르인 건 분명합니다. 성공작도 거의 2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 <조용한가족>과 <시실리2km> 그리고 <오싹한연애> 같은 작품이 적절히 호러를 활용한 사례인데 <핸섬가이즈>는 그중에서도 가장 호러 비중이 높은 편이네요. 그중에서도 스플래터 호러에 가깝습니다. 초반 두 캐릭터가 서로 잘 생겼다는 당찬 확신을 가지는 등 남과 자신들의 시선이 다른 인물로 그려져 있어서 캐릭터 코미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뭐 조금 순화된 <덤앤더머>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외모와 성격이 완전히 딴판인 것 때문에 오해와 의심을 번갈아가며 받는 인물들이니 이 영화의 지향점이 어디인지 대충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다만 본격 스플래터가 등장하는 중반 이후엔 다소 들떠 있는 캐릭터 연기와 과하게 등장하는 사고사 장면들이 스플래터의 묘미를 주지만 일반 관객들에겐 낯설고 비호감으로 보일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스플래터 무비가 원래 그런...

2024.06.13
원더랜드-감독님의 체취는 옅어지고 배우들의 마력은 진해지고

원더랜드 감독 김태용 출연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개봉 2024.06.05. 사실 근미래를 다룬 <원더랜드> 같은 SF 스타일의 작품이 국내 SF 영화가 나아갈 길이라 믿는 저로선 스페이스 오페라를 시도하는 작품이 걱정스러웠습니다. 척박한 국내 SF 시장을 생각하면 아직은 디스토피아를 다루거나 규모 큰 할리우드 영화를 따라가기엔 기술력 외에 상상력의 부재와 이미 성취를 이룬 할리우드와의 차별점이 없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외면받기 일쑤였죠. 김태용 감독이 SF 드라마를 만든다는 사실이 다소 의아했지만 출중한 배우를 데리고 완성한 작품이 부디 이전의 유사 작품들과 차별화가 확실히 되기만을 고대했네요. 기본적인 두 가지 이야기 속에 하나의 이야기가 추가된 정도로 볼 수 있을 <원더랜드>는 딸이자 엄마의 죽음으로 인한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 깨어나지 않는 남자친구를 대신해 AI 서비스를 신청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를 서비스하는 원더랜드의 두 직원이 주축이 되는 구성입니다. 사실 누군가의 부재를 AI가 대신한다는 소재야 많았는데 기본적으로 화상 통화를 통해 마치 가족처럼 지내는 AI의 존재 묘사는 확실히 다른 영화들과의 차별점이긴 합니다. 이 영화의 강점은 이런 기술력을 영화적이란 느낌이 들지 않도록 상당히 현실성 있게 반영했다는 점입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AI의 진화와 실제 남친과 AI 남친과의 괴리에서 오는...

2024.06.04
양치기-섣부른 선과 악의 갈라치기

양치기 감독 손경원 출연 손수현, 오한결, 금해나, 김윤배, 김금순, 김학선, 조경창, 안채흠 개봉 2024.06.12. <양치기>의 주인공은 교사와 학생입니다. 몇 해 동안 여론을 들끓게 했던 여러 사건이 떠오르게 만드는 축약적인 이야기를 그냥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범죄 스릴러 스타일로 풀어낸 작품이네요. 사실 얼마 전까지 거의 영화에 대한 정보를 모르다가 갑작스레 참석한 시사에서 보석을 발견한 느낌입니다. 일단 소재 자체가 확 몰입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를 가졌어요. 거짓말을 하는 학생으로 인해 체벌 교사로 몰리게 된 주인공의 상황을 따라가는 이야기는 그냥 남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가 흔히 억울한 상황에 직면할 때 쉽게 행동하고 저지를 수 있는 과정들이 샅샅이 드러난다고나 할까요. <더헌트>나 <크루서블> 같은 작품이 핵고구마 시전으로 인해 답답한 마음도 들긴 하는데 이 작품은 조금 달라요. 시작은 거짓으로 시작됐지만 교사라는 직업윤리상 조금은 그 경계를 넘나드는 주인공을 통해 응원하다가도 종종 선을 넘기에 주인공을 바라보는 복합적인 감정이 들게 됩니다. 순수 약과 순수한 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의도와 결과 그리고 과정이 그 모든 것이 때때로 변질되고 오인되어 망가지는 인물들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네요. 그런 걸 비교적 스릴러의 형식에 담아 영화적인 재미를 일정 이상 보장해 준다는 것이 이 작품의 큰 성취처럼 보입...

2024.05.31
2024.06.27참여 콘텐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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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극의칼-외팔이 검객의 트리플 악셀 칼춤

서극의 칼 감독 서극 출연 조문탁, 웅흔흔, 상니, 주영당, 주가령, 사천화, 사흥화, 혜천사, 모제스 찬, 레이 창 개봉 1995.12.30. 어쩌다 보니 거의 30년 전의 작품인 <서극의칼>을 보게 되었네요. 뭐가 씐 듯 이끌려서 다시 꺼내 보게 된 작품인데, 국내에선 유독 인기가 없었던 조문탁, 오우삼의 그늘에 가려져 그 능력에 비해 인정받지 못하는 서극이란 조합은 당시 이연걸과 황비홍이 휩쓸던 시대의 막바지에 개봉하여 크게 주목받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는 작품입니다. 왕우의 외팔이 시리즈를 느슨하게 리메이크한 것이나 다름없는 이 작품은 캐릭터성이 강했던 외팔이와는 다른 노선을 가는 작품인데요. 어릴 때만 해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팔 한쪽을 티셔츠 안쪽에 넣고 외팔이 흉내를 내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저보다도 훨씬 앞선 시대의 작품이었음에도 인기가 상당했던 탓에 저 역시도 기억이 나네요. 다시 꺼내봐도 영화의 만듦새가 좋다고 보긴 어렵고 거칠기도 하면서 굉장한 감독의 욕심이 화면에 그대로 노출되는 등 여러 가지 난맥상을 드러냅니다. 인물은 급발진하고 전개는 지금 보면 뻔하지만 무협 영화와 외팔이 시리즈의 정서를 생각하면 오히려 반가운 측면도 있지만 어찌 됐건 이 작품은 촌스러울 정도로 우직하고 펄떡인다는 인상을 주네요. 황비홍 시리즈와 이연걸의 영화들이 뭔가 세련되고 정제된 매력이 크다면 마치 짝퉁 취급받았던 조문탁의 모...

202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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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불패-낭심을 잃고 남심을 얻다

동방불패 감독 정소동, 당계례 출연 이연걸, 임청하 개봉 1992. 03. 25. / 2013. 12. 18. 재개봉 오랜만에 <동방불패>를 봤습니다. 한 20년 만인 것 같은데 <러브레터> 개봉 이전까진 제가 가장 많이 본 영화였고 인생 통틀어 유일하게 덕질을 한 배우의 탄생을 목도한 작품이기도 한, 여러모로 인생에서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 <동방불패>라 할 수 있습니다. 남들보단 홍콩 누아르에 조금은 시큰둥한 편이었는데 저는 이 작품을 극장에서 보진 못하고 비디오 출시 이후에 보게 되었네요. 그리곤 그냥 빠져들었습니다. 홍콩 누아르가 단물이 다 빠져갈 무렵 등장한 무협 영화 <동방불패>는 이미 <황비홍>으로 인기를 구가하던 이연걸의 차기작이라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영화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지기 시작했네요. 그냥 임청하에 반하고 말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렇게까지 빠질 이유가 있나 싶기도 한데 어쨌거나 다시 봐도 이 작품은 기술적인 면모와 더불어 캐릭터와 캐스팅이 상당히 매력적이란 점을 부인하기 힘들 것 같네요. 무협 영화는 70년대 초반 정도까지만 명맥을 유지하고 70년대 후반부터는 성룡의 권법 영화로 옮겨가면서 판도가 바뀐 홍콩 영화계였는데 <소오강호>의 개봉 이후 살짝 분위기 상승이 있었지만 붐을 타는 것을 예상하긴 어려웠네요. 김용의 소설과 이연걸이란 희대의 무술 스타 그리고 갑자기 떡상해버린 임청하란 배우의 등장...

202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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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룡팔부:교봉전-장풍이 꿈이었던 시절의 소환

천룡팔부: 교봉전 감독 견자단 출연 견자단, 진옥기 개봉 2023. 01. 25. 임청하와 공리 주연의 <천룡팔부>만을 기억하는 저로선 신필이라는 김용의 원작 소설도 읽지 않아서인지 다소 시큰둥 했지만 견자단 형님이 직접 연출까지 맡았고 또한 왕정이 함께 한 프로젝트라 관심이 갔습니다. 이제는 멀어진 것 같지만 숱한 드라마와 영화는 꾸준히 제작되고 있는 무협 영화들 중 이렇게 메인 배우가 있어야만 국내 개봉이라도 해볼 여지가 있는 현실인 게 사실이죠. 저도 그냥 추억을 되새길 목적으로 개봉 첫날 혹한을 뚫고 극장으로 갔습니다. 무협 영화는 취향이 확실해서 근래 관객들에겐 너무 허무맹랑하게 보일지 모르겠는데 그저 90년대 히어로 영화 대신 즐겼던 남성들의 또 다른 로망이라 보셔도 무방할 것 같네요. 보통의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의 소유자들의 싸움은 분명 고전적인 히어로의 서사와 닮아 있습니다. 영화 속 표현 역시 그런데 요즘 무협 영화의 수준이 얼마큼 되는지 몰라도 일단 90년대 향수가 물씬 풍기고 다소의 허풍은 있지만 그리 밉지 않은 수준에서 흥미롭게 보았네요. 사실 무협 영화의 스토리는 때때로 막장과 닿아 있기도 한데 이번 <천룡팔부:교봉전>은 출생의 비밀이 주축이 이루는 스토리라 낯설지 않은 대신 흥미롭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원작을 다 아는 관객들에겐 어떻게 묘사했을지, 어디가 각색되고 생략되었는지 확인해 보는 재미도 있겠지만...

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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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영화 흥행 순위 TOP 100

이전에 국내에서 흥한 홍콩 영화 TOP 100을 포스팅한 적이 있으며 10년도 더 지난 과거에도 홍콩 영화의 자국 흥행 기록도 포스팅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 업데이트해서 2010년 이후 작품도 대거 포함된 리스트로 올려 봅니다. * 국내 홍콩 영화 흥행 TOP 100 보기 * 홍콩 내 흥행 순위입니다. (매출액 순으로 홍콩달러 기준) * 홍콩 영화 및 대만, 중국 영화가 포함되었을 수 있습니다. * 국내 개봉명 기준으로 우선 표기 후 현재 네이버 DB 기준 추가 적용했습니다. * 여러 곳의 자료를 취합하다 보니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류 신고 좋아요. * 2023.03.25 update. <엽문> 시리즈는 2편부터 대대적인 흥행에 성공했고 그중 3편이 가장 성공했습니다. <엑시덴탈스파이>는 성룡의 21세기 최후의 히트작으로 여겨지네요. <OO지왕>이란 말이나 <식신>이란 단어를 국내 예능에 전파해 준 주성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네요. <금지옥엽> 같은 드라마가 90년대 중반 이후 꽤나 좋은 작품이 많았는데 <금옥만당>이나 <신불료정> 같은 작품도 좋아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연걸의 작품이 많이 눈에 띄는군요. 황비홍, 방세옥, 곽원갑, 장무기 등 희대의 무술인 연기를 많이 했습니다. 이연걸 최고의 히트작은 안타깝게도 <동방불패>입니다. 현대극에서 선보인 <정무문>, <모험왕>, <영웅>, <탈출> 등의 반응은 정통 무술 영화에...

2022.10.01
2023.12.24참여 콘텐츠 14
2
<서울의봄> 천만 돌파 순위는?

서울의 봄 감독 김성수 출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김의성, 정동환, 안내상, 유성주, 최병모 개봉 2023.11.22. 딱 일요일 천만 도달을 예상했는데 기쁘군요. 바로 오늘 천만을 돌파한 <서울의봄>은 역대 31번째 천만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2번째 천만 한국 영화가 되었고요. 정우성 배우의 최고 흥행작이자 그의 첫 천만 영화이며 황정민 배우는 <국제시장>과 <베테랑>에 이은 세 번째 작품입니다. <서울의봄>은 역대 19번째로 빠르게 천만을 돌파했습니다. 33일 만이고요. 지난주 <변호인>과 추이가 거의 비슷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미 성탄 연휴가 지나면 105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고 최종 성적은 1200만선 이상 기대할 수 있겠네요. 본격적인 방학을 맞이해 당장 화요일부터 8만명 이상을 기록한다면 그 이상의 성적도 가능해 보입니다. <노량> 개봉에도 큰 영향은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역으로 <노량>이 영향을 받는 것처럼 보이네요.

2023.12.24
2
명탐정 코난 14년 만의 시리즈 기록 경신

명탐정코난: 흑철의 어영 감독 타치카와 유즈루 출연 미등록 개봉 2023.07.20. 토요일 자정을 지나면서 명탐정 코난의 국내 시리즈 흥행 기록의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2008년에 일본 현지보다 6년 늦게 개봉한 <명탐정코난:베이커가의망령>을 시작으로 극장판 개봉이 이뤄지기 시작했는데 이듬해인 2009년 <명탐정코난:칠흑의추적자>가 일본과 큰 시차를 두지 않고 개봉하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공개되어 66만명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니까 처음으로 때맞춰 개봉한 정식 시리즈가 최고 기록을 찍고 나선 다소 하향세를 걸었다고 하겠네요. 당시엔 여러 일본 애니 시리즈가 가장 뜨거울 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14년 전의 해묵은 시리즈 기록을 이번 26기 극장판인 <명탐정코난:흑철의어영>이 갈아치우게 되었습니다. 명탐정 코난 시리즈 흥행 성적 (2023.08.05 기준)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통상 40만명 내외의 관객을 동원하던 시리즈는 작년 다시 붐을 일으키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최대 30만 정도였던 짱구의 떡상으로 시리즈의 인기를 추월 당했다는 느낌입니다. 작년과 올해 짱구 29기와 30기의 성적이 각각 83만과 73만이니까요. 어쨌거나 일본과 동일하게 시리즈 하이를 찍었습니다. 일요일과 다음 주, 혹시 4DX 재개봉을 더해지면 80만 근처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슬픈 것은 이 작품의 기록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올해 CJ 최고 흥...

2023.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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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관객 천만 돌파 시리즈 영화 34

국내에서 누적 관객수 기준으로 천만명을 넘긴 시리즈 영화 34입니다. * 스핀오프나 리부트는 분리했습니다. * 007의 경우 주연에 따라 다른 시리즈로 계산. * 2000년 이전에 시작된 시리즈는 대부분 제외하고 근래 속편이 만들어진 영화는 일부 포함되었습니다. * 누락된 누적 천만 이상 시리즈 제보 받습니다. 34위 스파이더맨(샘스파) 10,205,185명 스파이더맨 2002 2,901,821명 스파이더맨 2 2004 2,367,704명 스파이더맨 3 2007 4,935,660명 가장 반응이 좋지 않았던 3편이 가장 관객이 많았던 아이러니. 33위 미이라 10,280,143명 미이라 1999 3,344,748명 미이라 2 2001 2,844,510명 미이라 3: 황제의 무덤 2008 4,090,885명 톰 크루즈의 <미이라>는 리부트. 32위 두사부일체 10,352,941명 두사부일체 2001 3,300,000명 투사부일체 2006 6,105,431명 상사부일체 2007 947,510명 뜬금없는 3편의 폭망. 2편 개봉 때는 정말 극장가가 들썩였음. 31위 엑스맨 10,650,412명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2011 2,534,979명 엑스맨: 데이즈오브퓨쳐패스트 2014 4,313,871명 엑스맨: 아포칼립스 2016 2,938,818명 엑스맨: 다크 피닉스 2019 862,744명 전형적인 뒷수습 불가 시리즈가 되었다. 2편까진...

2023.06.30
9
각종 국내 박스오피스 기록(22.10.26)

금주 시사 참석이 없어서 리뷰도 없을 예정이라 소소하게 올려 봅니다. 오늘자로 각종 박스오피스 성적 업데이트입니다. 한동안 바뀔 것 같지 않은 주말 오프닝 성적. 이제 2백만 이상의 주말 오프닝 성적을 기록할 영화가 언제쯤 등장할지. <아바타2>마저도 긴 러닝타임이 예상되니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뭐 <범죄도시2>가 올해 있긴 했지만요. 주말 오프닝 순위와는 다르게 매번 경신 중인 최다 상영 작품리스트입니다. <번죄도시2>가 역대 가장 많이 상영된 작품으로 등극한 가운데 ,스파이더맨:노웨이홈>부터 시작된 릴레이는 <공조2>와 <탑건:매버릭> 그리고 <한산:용의출현>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제 천만이 아니어도 6~7백만급 영화도 통상 천만 영화의 1.5배까지 상영해야 그 정도 수치까지 도달할 수 있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역대 1위 <명량>은 18만 8천회 정도만의 상영으로 기록한 성적입니다. <공조2>와 <탑건:매버릭>은 아직 상영 중이라 조금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5백만 이상 영화의 객석률 순위는 변하지 않을 것 같네요. 올해 히트작을 보면 <범죄도시2>가 25% 수준으로 마감되었고 그밖의 작품은 20% 내외를 기록 중에 있습니다. 거의 11개월 가까이 상영한 <날씨의아이>가 이 방면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술회전>이 오늘 용산을 마지막으로 종영에 들어가는 것 같네요. 최종 기록은 252일이 되겠습니다. <탑건:매...

20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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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추석 시즌 최고 흥행작

관상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김혜수 개봉 2013. 09. 11. <공조2:인터내셔날> 개봉 성적을 추가한 역대 추석 연휴 시즌 최고 흥행작을 정리하였습니다.(2007년 이후 기준) 연휴 기간 불러 모은 관객수를 합산한 것으로 짧게는 3일부터 많게는 열흘이나 되는 연휴도 있었습니다, 연휴가 긴만큼 대신 경쟁은 더욱 치열했겠지요, <공조2>는 4일 추석 연휴 기준 최고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관상>이 개봉한지도 9년이나 흘렀는데 364만이라는 기록을 넘긴 쉽지 않나 봅니다.

2022.09.13
2024.06.27참여 콘텐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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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흥행 순위 TOP 100(202406.ver)

2년 전 버전을 2024년 6월 23일 기준으로 업데이트 해서 올려 봅니다. 시리즈 기록을 세우고 <스즈메의문단속>을 제치고 역대 15위에 오른 <명탐정코난:100달러의펜타그램>은 <벼랑위의포뇨>를 넘어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가능성이 있어 보이네요. <극장판하이큐!!쓰레기장의결전>이 여러 쟁쟁한 영화들을 36위로 밀어내고 역대 35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외화로선 <탑건:매버릭> 이후 <슈퍼마리오브라더스>가 18위까지 올랐습니다. 일본 내 차트도 그렇지만 국내의 일본 영화 역대 흥행 차트 변화도 상당합니다. 적어도 팬데믹 이후 일본 애니의 세계 극장가 영향력은 더욱 커진 건 분명하네요.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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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 14년 만의 시리즈 기록 경신

명탐정코난: 흑철의 어영 감독 타치카와 유즈루 출연 미등록 개봉 2023.07.20. 토요일 자정을 지나면서 명탐정 코난의 국내 시리즈 흥행 기록의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2008년에 일본 현지보다 6년 늦게 개봉한 <명탐정코난:베이커가의망령>을 시작으로 극장판 개봉이 이뤄지기 시작했는데 이듬해인 2009년 <명탐정코난:칠흑의추적자>가 일본과 큰 시차를 두지 않고 개봉하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공개되어 66만명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니까 처음으로 때맞춰 개봉한 정식 시리즈가 최고 기록을 찍고 나선 다소 하향세를 걸었다고 하겠네요. 당시엔 여러 일본 애니 시리즈가 가장 뜨거울 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14년 전의 해묵은 시리즈 기록을 이번 26기 극장판인 <명탐정코난:흑철의어영>이 갈아치우게 되었습니다. 명탐정 코난 시리즈 흥행 성적 (2023.08.05 기준)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통상 40만명 내외의 관객을 동원하던 시리즈는 작년 다시 붐을 일으키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최대 30만 정도였던 짱구의 떡상으로 시리즈의 인기를 추월 당했다는 느낌입니다. 작년과 올해 짱구 29기와 30기의 성적이 각각 83만과 73만이니까요. 어쨌거나 일본과 동일하게 시리즈 하이를 찍었습니다. 일요일과 다음 주, 혹시 4DX 재개봉을 더해지면 80만 근처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슬픈 것은 이 작품의 기록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올해 CJ 최고 흥...

2023.08.06
2
슬램덩크와 스즈메, 과연 일본에서 얼마나 흥행하고 있는 겁니까?

스즈메의 문단속 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미등록 개봉 2023. 03. 08.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 출연 미등록 개봉 2023. 01. 04. 지금 국내에도 개봉해서 반응이 뜨거운 <더퍼스트슬랭덩크>와 3월 개봉하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문단속> 일본 성적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근래 2~3년간 일본에서 히트한 대형 애니메이션과의 주차별 누적 성적 비교를 통해 이 두 작품이 현재 일본에서 어떤 정도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지 비교해 보는 소소한 자료입니다. <더퍼스트슬램덩크>는 개봉 초반 성적이 부진한 편에 속했는데 <스즈메의문단속>과 3주 간격으로 개봉한 탓도 있었겠습니다. 첫 극장판이기도 한 점도 약점이었는데 <아바타2>도 잘 방어하면서 관객수로는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래도 이제 60억엔을 넘기면서 100억엔이 사실상 무리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비교된 7편의 영화 대비 추이가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결국 100억엔을 넘긴 <신에반게리온극장판> 성적을 뛰어넘는다면 좋은 마무리가 아닐까 하네요. * 각 주차별 누적 성적(단위: 만엔) <스즈메의문단속>은 신카이 마코토 작품 중 가장 좋은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지만 4주차 이후 <날씨의아이>보다 조금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건 역시 <더퍼스트슬램덩크>와 <아바타2> 영향도 있겠네요. 그래도 두 작품 모두 연말 연초에 상영을 이어가고 있어서 5주차...

202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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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일본 오프닝 성적

스즈메의 문단속 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미등록 개봉 미개봉 지난주 금요일 일본에선 <스즈메의문단속>이 개봉했습니다. 두 번의 막강한 히트작을 만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기 때문에 마치 어지간한 인기작의 극장판 영화처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프닝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조금 찾아봤습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양호한 것 같습니다. 근래 개봉한 인기 시리즈의 극장판의 경우 주말 성적이 10억에서 20억엔 정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의 예상은 100억엔 정도를 기준으로 삼고 이를 넘을 수 있냐 마느냐로 판단하고 있는 양상인데요. 기존 다른 극장판 애니에 비해선 화력이 조금 떨어지지만 신카이 마코토의 앞선 두 편의 작품 대비 오프닝 성적이 좋습니다. 물론 개별 작품마다 개봉 요일이 조금 다른 점은 참고해야 할 것 같네요. 다소 걱정스러운 건 이번 <스즈메의문단속> 개봉 규모가 역대급인 것 같더군요. 일본도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국내처럼 조금씩 불거져 나왔는데 코로나 시국에 개봉한 <귀멸의칼날>의 경우 특이한 시절이라 조금은 이해하고 넘어간 측면이 있었지만 이번 <스즈메의문단속>은 3주 뒤 개봉하는 <슬램덩크>를 많이 의식하여 스크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최종 성적은 아직 가늠하기 힘든 일본 시장인데요. 모르긴 몰라도 최소 100억엔 가까이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본 역대 흥행작 포스팅...

2022.11.17
105
일본영화 국내 흥행작 TOP 102

일본 영화 국내 흥행작을 포스팅한게 12년 전이더군요. 그래서 업데이트 겸 다시 포스팅합니다. 일본영화 개방이 20년이 넘게 되었는데요. 그동안 개봉작들의 상대적 비교를 위해 부득이 서울 관객수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으니 참고해 주세요. * 순위/영화명/개봉일/서울관객수 순으로 표기했습니다. * 홍콩영화 국내 흥행작 TOP 100을 보시려면 클릭해 주세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전설의 시작이죠. 꾸준히 재상영, 재개봉하여 첫개봉 때엔 성적이 평범했지만 조금씩 쌓아올렸습니다. 개인적으론 신카이 마코토 감독보다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영화를 더 좋아합니다. 다시 봐도 명작 애니메이션. 굳이 102편을 꼽은 건 다 이 작품 때문이죠. 팬텀 무비가 국내에 뿌리 내려 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시조새같은 작품입니다. 이런 팬덤영화는 서울 관객 비중이 높은 편인데요. <러브라이브>에 이어 <킹오브프리즘>이 그 분위기를 이어갔다고 하겠습니다. 성탄 시즌의 개봉 단골인 포켓몬 시리즈의 15년 개봉작입니다. 18번째 작품이라고 하는데 시리즈 중에선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은 편이었습니다. 급격히 인기가 떨어져버린 요괴워치의 속편입니다, 서울 8만명대에서 5만명대로 떨어지고 말았으며 현재 뒤이은 시리즈는 거의 찬밥 신세에 머물고 있습니다. 적어도 국내에선 말이죠. 일본문화 개봉 이후 개봉한 작품 중 하나인 <으랏차차스모부>입니다. 흔한 스포츠영화...

2020.12.30
4일 전참여 콘텐츠 30
스윙걸즈-썸머 스윙을 타고, 연주를 멈추면 안 돼!

스윙걸즈 감독 야구치 시노부 출연 우에노 주리, 히라오카 유타, 칸지야 시호리, 모토카리야 유이카, 토시마 유카리, 타케나카 나오토, 세키네 카나, 미즈타 후미코, 시라이시 미호, 니시다 나오미 개봉 2006.03.23. 요즘 장마라 해 대신 비로 여름을 느끼는 것이 아쉬운 참에 불현듯 떠올라 보게 된 <스윙걸즈>입니다. 갑자기 <워터보이즈>와 <스윙걸즈>가 땡겨서 온라인 중고 DVD를 뒤져서 굳이 구매까지 한 것은 국내엔 판권 만료인지 정식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더라고요. 일본 문화가 개봉되면서 상당히 각광받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작품들은 일정한 공식이 있긴 하지만 평균 이상으로 활기와 웃음을 주면서 현실의 근심을 잊게 하는 판타지적인 구성이 좋습니다. 이런 스타일은 90년대 일본 영화와는 조금 결이 달라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본의 학원물, 특히 동아리 배경 영화의 좋은 모델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물론 그 원류 역시 상당 부분 만화에서 시작되었겠지만.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는 영화와 완전히 새로웠습니다. 좋았던 기억만 남아 있었는데 보면서 포복절도하고 우에노 주리가 너무 귀여워서 미칠 것 같았어요. 당시 16세 정도였던 것 같은데 능청스러운 사랑스러움이 싱그러운 여름과 찰떡입니다. 음악 영화이고 재즈와 스윙을 다루지만 아주 전문적인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할 정도는 아니데 귀에 익숙한 재즈 넘버와 빅 밴드의 매력을 악기...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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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극의칼-외팔이 검객의 트리플 악셀 칼춤

서극의 칼 감독 서극 출연 조문탁, 웅흔흔, 상니, 주영당, 주가령, 사천화, 사흥화, 혜천사, 모제스 찬, 레이 창 개봉 1995.12.30. 어쩌다 보니 거의 30년 전의 작품인 <서극의칼>을 보게 되었네요. 뭐가 씐 듯 이끌려서 다시 꺼내 보게 된 작품인데, 국내에선 유독 인기가 없었던 조문탁, 오우삼의 그늘에 가려져 그 능력에 비해 인정받지 못하는 서극이란 조합은 당시 이연걸과 황비홍이 휩쓸던 시대의 막바지에 개봉하여 크게 주목받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는 작품입니다. 왕우의 외팔이 시리즈를 느슨하게 리메이크한 것이나 다름없는 이 작품은 캐릭터성이 강했던 외팔이와는 다른 노선을 가는 작품인데요. 어릴 때만 해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팔 한쪽을 티셔츠 안쪽에 넣고 외팔이 흉내를 내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저보다도 훨씬 앞선 시대의 작품이었음에도 인기가 상당했던 탓에 저 역시도 기억이 나네요. 다시 꺼내봐도 영화의 만듦새가 좋다고 보긴 어렵고 거칠기도 하면서 굉장한 감독의 욕심이 화면에 그대로 노출되는 등 여러 가지 난맥상을 드러냅니다. 인물은 급발진하고 전개는 지금 보면 뻔하지만 무협 영화와 외팔이 시리즈의 정서를 생각하면 오히려 반가운 측면도 있지만 어찌 됐건 이 작품은 촌스러울 정도로 우직하고 펄떡인다는 인상을 주네요. 황비홍 시리즈와 이연걸의 영화들이 뭔가 세련되고 정제된 매력이 크다면 마치 짝퉁 취급받았던 조문탁의 모...

2024.06.25
버티칼리미트-이 겨울에 다시 꺼내 보는 산악 액션 영화

버티칼 리미트 감독 마틴 캠벨 출연 크리스 오도넬, 빌 팩스톤, 로빈 튜니, 스콧 글렌, 이자벨라 스코럽코, 테무에라 모리슨, 스튜어트 윌슨, 니콜라스 레아, 알렉산더 시디그, 로버트 테일러 개봉 2001.01.13. 요즘처럼 90년대에도 산악 영화들이 있었습니다. <클리프행어>가 할리우드보다 국내에서 더 크게 성공한 작품이었는데 <얼라이브>나 <K2> 같은 작품도 있었고 거슬러 올라가면 <아이거빙벽>이란 작품도 있었네요. 21세기 들어 새롭게 개봉한 <버티칼리미트>는 흔한 실화 바탕의 산악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실화 바탕 영화들이 보통 재난 영화 스타일로 그려져서 드라마가 강하고 생존에 관한 사회도덕적인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경우가 많았기에 오로지 액션과 스릴러로 풀어낸 <클리프행어> 같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죠. 22년 전의 영화를 다시 보니 무척 촌스러운 장면도 있고 세트촬영의 흔적이 곳곳에 보이는 등 요즘 산악 영화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가장 좋은 점은 화창한 날씨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액션과 동작이 훨씬 잘 보입니다. <히말라야> 같은 작품의 경우 눈보라 치는 배경이 많은 것이 아쉽죠. 크게 두 가지 축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 조난 당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구조에 나선 인물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장르적으로도 훨씬 재밌는 작품이 될 수 있었네요. 특별한 건 없지만 오프닝이 생각보다 중요한 작품이고 이로 인한 트라우...

2023.12.27
네번의결혼식과한번의장례식-워킹타이틀 비긴즈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감독 마이크 뉴웰 출연 휴 그랜트, 앤디 맥도웰,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사이먼 캘로우, 샤롯 콜먼, 제임스 플릿, 존 한나, 데이빗 바우어, 코린 레드그레이브, 로완 앳킨슨 개봉 1994. 07. 16. 워킹타이틀이란 제작사는 <노팅힐>로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제겐 <네번의결혼식과한번의장례식>에서 각인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개봉 시엔 보질 못했고 비디오 출시 이후 보았는데 개봉 당시엔 15세 관람가였지만 비디오로는 청불이었던 것 같네요. 지금 거의 30년 만에 꺼내본 작품인데 이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었네요. 정말 어른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로맨스에 판타지 따윈 거의 걷어낸 작품이고 오히려 현재에 더 어울릴만한 소재와 결말을 지닌 작품처럼 보입니다. 뛰어난 각본으로 여러 곳에서 수상했고 영국 아카데미를 휩쓸고 당해 영국 흥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화제작입니다. 역대 최고 흥행 영국 영화가 되었던 것이죠. 이 영화엔 리처드 커티스의 각본이 탄생되어 이후 워킹타이틀의 로맨틱 코미디의 유산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결혼식 장면은 <어바웃타임> 같은 영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영국인과 미국인 여성의 로맨스는 <노팅힐>이 변주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닐까 싶어요. 주인공 남성의 주변 친구들의 개성은 <노팅힐>에도 이어지기도 하고요. 개별 인물의 성격을 명확히 부여하는 것이 큰 매력인데 앤디 맥...

202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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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지금 봐도 스타일리시한 갱스터 무비

언터처블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 출연 케빈 코스트너, 찰스 마틴 스미스, 앤디 가르시아 개봉 1989. 11. 18. 어릴 적부터 브라이언 드 팔마의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히치콕의 영화를 좋아하면서도 조금은 현대적인 느낌으로 만든 드 팔마의 영화를 더 선호했는데 비록 흥행과는 조금 동떨어진 메이저 스튜디오의 변방에 있었던 그의 작품들이 꽤나 본능적으로 느껴져서 여러 번 본 작품도 꽤 있었고요. 특히나 <드레스투킬>이나 <침실의표적>은 그의 최고 걸작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언터처블>은 그 작품들보다 이후에 만들어진 작품인데 갱스터 3부작이라 할 <스카페이스>와 <칼리토> 사이에 만들어진 작품이네요. 그리고 출연진부터 가장 화려했던 가장 큰 규모의 영화를 연출한 셈이었습니다. 금주법 시대에 알 카포네를 잡기 위한 수사팀이 꾸려지고 단순한 범죄 영화처럼 보이지만 실상 장르의 마스터라 할 브라이언 드 팔마의 인장이 잔뜩 들어간 영화라서 좋았습니다. 지금 보면 다소 느린 전개와 스타일이 너무 구린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쟁쟁한 배우들의 열연과 더불어 드 팔마의 연출 스타일을 마음껏 즐길 수도 있죠. 특히나 후반부 숀 코네리의 자택에서 벌어지는 장면과 더불어 옥상의 추격전, 기차역 계단씬은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로 소름 돋는 경험을 했던 터라 지금 30년이 더 흘러 봤어도 쾌감이 강력하네요. 연극적이면서도 인공적인 부분들은 누군가에...

2023.04.27
4일 전참여 콘텐츠 29
스윙걸즈-썸머 스윙을 타고, 연주를 멈추면 안 돼!

스윙걸즈 감독 야구치 시노부 출연 우에노 주리, 히라오카 유타, 칸지야 시호리, 모토카리야 유이카, 토시마 유카리, 타케나카 나오토, 세키네 카나, 미즈타 후미코, 시라이시 미호, 니시다 나오미 개봉 2006.03.23. 요즘 장마라 해 대신 비로 여름을 느끼는 것이 아쉬운 참에 불현듯 떠올라 보게 된 <스윙걸즈>입니다. 갑자기 <워터보이즈>와 <스윙걸즈>가 땡겨서 온라인 중고 DVD를 뒤져서 굳이 구매까지 한 것은 국내엔 판권 만료인지 정식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더라고요. 일본 문화가 개봉되면서 상당히 각광받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작품들은 일정한 공식이 있긴 하지만 평균 이상으로 활기와 웃음을 주면서 현실의 근심을 잊게 하는 판타지적인 구성이 좋습니다. 이런 스타일은 90년대 일본 영화와는 조금 결이 달라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본의 학원물, 특히 동아리 배경 영화의 좋은 모델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물론 그 원류 역시 상당 부분 만화에서 시작되었겠지만.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는 영화와 완전히 새로웠습니다. 좋았던 기억만 남아 있었는데 보면서 포복절도하고 우에노 주리가 너무 귀여워서 미칠 것 같았어요. 당시 16세 정도였던 것 같은데 능청스러운 사랑스러움이 싱그러운 여름과 찰떡입니다. 음악 영화이고 재즈와 스윙을 다루지만 아주 전문적인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할 정도는 아니데 귀에 익숙한 재즈 넘버와 빅 밴드의 매력을 악기...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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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흥행 순위 TOP 100(202406.ver)

2년 전 버전을 2024년 6월 23일 기준으로 업데이트 해서 올려 봅니다. 시리즈 기록을 세우고 <스즈메의문단속>을 제치고 역대 15위에 오른 <명탐정코난:100달러의펜타그램>은 <벼랑위의포뇨>를 넘어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가능성이 있어 보이네요. <극장판하이큐!!쓰레기장의결전>이 여러 쟁쟁한 영화들을 36위로 밀어내고 역대 35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외화로선 <탑건:매버릭> 이후 <슈퍼마리오브라더스>가 18위까지 올랐습니다. 일본 내 차트도 그렇지만 국내의 일본 영화 역대 흥행 차트 변화도 상당합니다. 적어도 팬데믹 이후 일본 애니의 세계 극장가 영향력은 더욱 커진 건 분명하네요.

2024.06.27
청춘18X2 너에게로이어지는길-감성과 올드함의 모호한 경계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 출연 허광한, 키요하라 카야, 장효전, 미치에다 슌스케, 쿠로키 하루, 마츠시게 유타카, 구로키 히토미 개봉 2024.05.22. 원작이 일본이 아닌 중국 소설인 것 같던데 이 작품은 확실히 일본 로맨스의 정서와 비슷하다고 하겠습니다.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까지 집필했는데 원작은 일본의 열차 여행기라는 점에 방점을 찍고 마케팅을 하는 것 같았네요. 그런데 영화는 로드 무비의 형식을 빌리곤 있지만 색이 옅은 편입니다. 그건 영화의 시작이 로드 무비라기보단 회상과 추억에 힘을 주고 중반부를 지나 로드 무비에 주력하는 인상을 주기 때문인데요. 여러모로 시대상 묘사가 어지럽게 펼쳐져 있어서 제 나름대로 정리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그것도 나름의 즐거움이라 할 수도 있겠네요. 찾아보니 원작이 2014년인데 제목의 18은 열여덟 살의 주인공과 18년이 흐른 후의 주인공 시점을 내세운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간적 배경을 따진다면 영화 속에 묘사되고 있진 않아도 아마 2014년이 현재 시점이고 18년을 거슬러 올라가면 1996년이 됩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낡은 극장은 90년대 한국과 닮아 있고 대만의 <러브레터> 개봉 시기를 찾아오니 딱 96년이더군요. 다만 극장 주위를 스쳐 지나가는 계륜미 주연의 <남색대문>(2002년)은 이보다 한참 지난 후에 개봉하니 일본 감독의 세심함이 조금...

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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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집-이건 일본의 <숨바꼭질> 같은 영화였을까

이상한 집 저자 우케쓰 출판 리드비 발매 2022.10.27. 일본에 들른 김에 영화 한 편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시간표를 보는데 <스타워즈에피소드1>이 상영되더군요. 맞아요. 5월 4일이었거든요. <청춘18*2>로 상영 중이길래 고민하다 곧 개봉하니 포기하고 언제 보게 될지 모를 <이상한집>을 선택했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대대적인 흥행에 성공했고 아직도 상영 중으로 주말에 들렀더니 거의 매진이더라고요. 이젠 일본 티켓 가격이 2천엔 수준이던데 한국과의 격차가 거의 느껴지지 않네요. 일본어를 모르는 저로선 도전이었지만 개봉 전에 스포일러 수준까지 찾아보면서 사전 정보를 조금 찾아보고 극장을 찾았습니다. 일본의 이상한 도면을 가진 집 괴담이 있다고 하는데 그걸 유튜브로 영상을 만들고 이후 책까지 출판하면서 영화화 과정으로 옮겨진 <이상한집>입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집 안 도면의 공간을 시작으로 그 비밀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 유튜버와 축설계사 그리고 한 여성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작품입니다. 순수하게 집에 얽힌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보긴 힘들어서 도면과 이사할 집에 관한 도시괴담을 흥미의 동력으로 삼았다 하겠습니다. 실제로 집이란 공간이 주는 굉장한 공포는 다소 적은 편입니다. 그보단 시대와 가족이라는 테마가 더욱 어울린다고 하겠네요. 사실 공포라기보단 미스터리에 가깝고 비밀의 실체들이 모두 인물의 대사로 설명되고 처리된다는 점은 영화가...

2024.05.07
악은존재하지않는다-인간은 자연적이고 자연 또한 인간적이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출연 오미카 히토시, 니시카와 료, 코사카 류지, 시부타니 아야카 개봉 2024.03.27.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악은존재하지않는다>는 강력한 서사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영화는 아니더군요. 사건이 발단되어 갈등이 주가 되는 작품이라기보단 현재의 상태를 비추고 그 상태를 비집고 들어오는 무언가 때문에 균열이 생길까 전전긍긍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이 엔딩을 장식하는 묘한 작품이었습니다. 사실 영화의 카메라는 너무도 정적으로 움직이고 대사가 많지 않으면서도 여러 가지 은유와 함축이 들어찬 화면들은 여러 가지 궁금증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저 일본 영화 특유의 단출한 연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의외로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네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찾아온 도시 사람들, 그러니까 흔한 인간들의 자화상과 같은 도시의 글램핑 개발자들이 시골 마을로 찾아와 설명회를 열게 됩니다. 갈등이랄 것까지도 없을 정도로 국내의 흔한 한국 독립 영화처럼 보이기도 하는 일반적인 모습들은 영화 초반 무심하게 비추던 여러 가지 마을 사람들의 일상들은 이후 많은 것을 내포하는 의미가 담겨 있음을 새삼 느끼게 하는 힘이 있네요. 물론 거의 영화 막바지까지 숨기고 있는 감독의 속내는 거의 한방에 관객들에게 어퍼컷을 날리는데 무척이나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이게 정말...응? 인간과 자연이란 걸 모두 담은 집약적...

2024.03.14
2일 전참여 콘텐츠 168
러브라이즈블리딩-스테로이드 맞은 터질 듯한 근육처럼

러브 라이즈 블리딩 감독 로즈 글래스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케이티 오브라이언, 에드 해리스, 데이브 프랭코, 안나 바리쉬니코프, 지나 말론 개봉 2024.07.10. 마초적인 남성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여성들의 연대 이야기를 범죄 스릴러로 풀어낸 작품이 제법 있는데 <러브라이즈블리딩> 역시 그런 작품과 비슷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가도 영화 중반부터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질주를 하니 꽤나 흥미로운 구석이 많았습니다. 여성 투톱 영화처럼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른 스타일의 여성 네 명에 관한 영화이기도 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과격한 엔딩을 마주하게 되면 이 영화가 다른 비슷한 소재의 영화들과의 차별점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알게 되기도 하고요. 아마 엔딩에서 많은 의견이 엇갈리지 않을까 싶네요. 엄마를 떠나보내고,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언니 곁을 지키는 주인공에게 불현듯 찾아온 여성은 여성 보디빌더의 꿈을 가진 잭키입니다. 그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며 흔하게 길을 떠나는 이야기가 되면 좋았겠지만 그들 앞에 놓인 것은 또 다른 여성과 현실이 있습니다. 폭력적인 남편에게 시달리지만 사랑한다는 그녀의 언니와 사격장을 운영하면서 범죄에 연루된 마초적인 아버지의 이미지는 80년대 말의 남성 우월적인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는데요. 가녀린 "루"와 근육을 자랑하는 "잭키"의 위험천만한 사건이 두 사람의 여정을 무척이나 ...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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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플레이스:첫째날-소리라는 공포의 주체가 바뀌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감독 마이클 사노스키 출연 루피타 뇽, 조셉 퀸, 디몬 하운수, 알렉스 울프 개봉 2024.06.26. 요즘 프리퀄의 반응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콰이어트플레이스> 시리즈는 1편보다 2편이 더 흥했는데 팬데믹 시절에 개봉했음을 생각하면 시리즈의 입소문이나 퍼텐셜이 커지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팬데믹과 영화의 설정이 맞아떨어진 결과일 수도 있고요. 어쨌거나 이미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시작했던 전작은 제작비도 절감하면서 재난 영화의 모범 사례가 되었는데 프리퀄은 그 재난의 시작을 보여주니 전작들 대비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프리퀄이자 스핀 오프이기에 주력 배우와 그 가족의 모습은 찾을 수 없는 거죠. 아쉬움이자 기회이기도 한 것이 아예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어 제약이 거의 없다는 점은 큰 강점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오프닝은 <월드워Z>나 <우주전쟁>의 오프닝만큼 강력한 사운드와 비주얼을 보여줍니다. 전편들이 살짝 미니멀한 스릴감과 공포감을 조성했다면 교외와 산속을 벗어나 맨해튼으로 옮겨진 배경은 전편들과 다른 방식의 공포를 주는데요. 보통의 공포 영화는 뭉치면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소음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뉴욕이 배경이고 모이면 모일수록 위험해지는 소리의 공포를 잘 포착해서 배경 설정과 인물을 잘 배치한 것으로 보이네요. 애트모스에서 본 영화의 사운드는 과할 정도로 느껴졌는데 ...

2024.06.26
몽키맨-재주보다 욕심 많았던 잔나비

몽키맨 감독 데브 파텔 출연 데브 파텔, 샬토 코플리, 피토바시, 비핀 샤르마 개봉 2024.06.19. 복수의 화신이 되어 긴 세월을 버티며 다짐하는 자. 우리에겐 인도계 배우 중 가장 유명한 배우로 친근함을 주는데 그가 연출까지 맡은 작품이 <몽키맨>입니다. 흔한 복수극이지만 근래 트렌드와는 달리 긴 세월이 흐른 시간적 배경과 더불어 인도 내부의 부패와 사회상들이 대부분 좋지 않은 모습으로 담겨 있다는 점도 특색입니다. 뭐 국내의 <아저씨> 같은 작품도 매한가지긴 하지만 말이죠. 아마도 그가 오랫동안 꿈꿔온 것들이 마음껏 내뱉은 것 같은 일갈의 영화인데 데뷔작치곤 나쁘지 않다는 것과 반대로 다소 과잉이 보이고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 썩 친절하지 못한 영화적 구성은 주인공의 복수 상대와 그 이유가 온전히 드러나는 것은 영화 중반에 이르러서야 확인됩니다. 뭐 대충 눈치챌 수도 있지만 다소 불친절하다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여기에 족히 20년 이상은 흘렀을 시간적 텀이 있었음에도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인도의 현실이라 하겠습니다. 긴 시간만큼 성장하는 캐릭터로 만들어져서 그에 따라 그의 액션 스타일도 조금씩 변하는데 문제는 신화와 종교적인 설정을 도입하면서 영화가 다소 어수선하다는 점입니다. 액션과 복수에만 몰입해도 부족한데 인도 고유의 문화나 정서를 녹이려도 시도를 하니 여기서 뭔가 정리가 부족하다는 ...

2024.06.19
탈주-고장난 나침반처럼

탈주 감독 이종필 출연 이제훈, 구교환, 홍사빈 개봉 2024.07.03. 영화를 보기 전 예고편의 느낌과 탈출이 아닌 <탈주>라는 타이틀이 주는 느낌은 추적이 아닌 추격의 영화가 될 거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순수하게 북한을 탈출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추격을 통한 탈주, 그러니까 달리면서 도주한다는 개념의 제목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처음부터 뭔가 기획이 어긋난 것처럼 느껴지네요. 소재와 설정의 한계가 명확한 영화라 뭔가 뻗어가기 힘들다는 게 보였고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보이기도 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결국 <탈주>라는 제목에 걸맞은 추격극의 맛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어정쩡한 영화가 되었네요. 94분이라는 러닝타임과 초반의 스타트가 꽤나 간결하고 인상적이어서 기대감이 컸습니다. 거두절미하게 시작하는 초반이 영화의 성격을 말해주리라 생각되는데 다만 군사분계선 근처의 북한 부대와 야산을 배경으로 뭔가 스릴러적인 구성과 추격의 맛을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네요. 장소를 옮겨 광활한 들판 배경은 더욱 영화를 앙상하게 만들고 도망자 혹은 탈영병과 그를 쫓는 군인들의 신경전과 전주는 전혀 감흥이 살지 않았네요. 반대로 편집된 것인지 도망 과정에서 보이는 장면 전환과 상황 연출이 종종 많은 아쉬움을 남기면서 초반에 쌓아온 점수를 잃게 됩니다. 과거의 일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대사 몇 마디면 캐릭터 설정이 완료되는 구교...

2024.06.18
2
하이재킹-시대와 역사가 영화의 끊임없는 발화점이 된다

하이재킹 감독 김성한 출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개봉 2024.06.21. 저와 비슷한 연배의 관객이라면 하이재킹 소재의 영화는 적어도 여러 편을 보았을 텐데 그중에서 아주 새로운 영화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는 매력을 조금씩 옅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테러범과 상황을 마주하면서 관객들도 익히 많은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다는 점은 이 소재의 한계이기도 할 텐데요. 그런데 뻔할 것 같은 영화에 이제껏 다른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것 하나가 추가되니 전혀 색다른 영화처럼 보이는 마술을 선보입니다. 확실히 한국적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단점도 있지만 반대로 한국적인 강점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하이재킹 소재의 영화가 되었네요. 영화의 주요 배경이 1971년이니 50년도 더 지난 과거가 배경인데다 속초공항에서 서울로 출발한 비행기이기 때문에 아주 색다릅니다. 마치 전시하듯 보이는 당시의 공항과 비행기 안 풍경들은 이제껏 보아온 하이재킹 영화들의 클리셰들을 폭파할 수 있을 정도로 가공할 정도인데 여기서 한국적인 특성까지 겹치니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영화는 크게 방향 선회를 하지 않았음에도 쉽게 예단하기 힘들게 흘러갑니다. 여기엔 2년 전 사고를 보여주고 다시 현재의 사건이 이어지는 정말 드라마틱한 상황을 눈앞에서 보게 되니 이제 뭔가 싶을 때도 있었네요. 사연을 가...

2024.06.14
2020.12.23참여 콘텐츠 1
5
원더우먼1984-의미를 챙긴다고 재미를 잊으셨네요

원더 우먼 1984 감독 패티 젠킨스 출연 갤 가돗, 크리스틴 위그, 페드로 파스칼, 크리스 파인 개봉 2020. 12. 23. <원더우먼> 자체를 다른 분들보다 훨씬 평범하게 본 저로선 <원더우먼1984>에 큰 기대를 갖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84년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이 기대 포인트 중의 하나였는데 84년이란 배경은 볼거리나 재미 혹은 추억을 되살리는 기능보단 갈등을 유발하는 설정이라고 봐야겠네요. 냉전 시대와 전쟁이 잦았던 시대적 배경을 영화에 끌어들였지만 이게 아주 효과적이었는지는 의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시대적 배경을 포함해서 영화가 설파하는 주제와 의미는 상당히 시의적절한 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교훈적이지만 이상하리만치 가슴에 와닿지 않았네요. 단순 히어로 영화의 미덕으로만 따진다면 이 작품의 가장 큰 패착은 빌런입니다. 꽤나 현실적인 스타일로 만들어지긴 했는데 두 빌런 모두 능력치 설정에서 실패한 것처럼 보이네요. 너무 넘사벽의 힘을 가졌거나 액션 묘사에 힘이 빠지니 박진감이란 걸 느낄 새가 거의 없었네요. 분량도 적을 뿐더라 오프닝과 중반 그리고 엔딩의 액션씬들은 원더우먼의 능력치를 감안하면 하품이 나올 정도로 지루하네요. 여기에 빌런을 너무 넘사벽의 알라딘으로 만들어놔서 아마도 히어로 영화 중 가장 큰 재앙을 불러옴에도 불구하고 싱겁게 끝나 버릴 것이 자명한 엔딩도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원더우먼의 능력을 다운그레이드 ...

2020.12.23
4일 전참여 콘텐츠 61
스윙걸즈-썸머 스윙을 타고, 연주를 멈추면 안 돼!

스윙걸즈 감독 야구치 시노부 출연 우에노 주리, 히라오카 유타, 칸지야 시호리, 모토카리야 유이카, 토시마 유카리, 타케나카 나오토, 세키네 카나, 미즈타 후미코, 시라이시 미호, 니시다 나오미 개봉 2006.03.23. 요즘 장마라 해 대신 비로 여름을 느끼는 것이 아쉬운 참에 불현듯 떠올라 보게 된 <스윙걸즈>입니다. 갑자기 <워터보이즈>와 <스윙걸즈>가 땡겨서 온라인 중고 DVD를 뒤져서 굳이 구매까지 한 것은 국내엔 판권 만료인지 정식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더라고요. 일본 문화가 개봉되면서 상당히 각광받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작품들은 일정한 공식이 있긴 하지만 평균 이상으로 활기와 웃음을 주면서 현실의 근심을 잊게 하는 판타지적인 구성이 좋습니다. 이런 스타일은 90년대 일본 영화와는 조금 결이 달라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본의 학원물, 특히 동아리 배경 영화의 좋은 모델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물론 그 원류 역시 상당 부분 만화에서 시작되었겠지만.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는 영화와 완전히 새로웠습니다. 좋았던 기억만 남아 있었는데 보면서 포복절도하고 우에노 주리가 너무 귀여워서 미칠 것 같았어요. 당시 16세 정도였던 것 같은데 능청스러운 사랑스러움이 싱그러운 여름과 찰떡입니다. 음악 영화이고 재즈와 스윙을 다루지만 아주 전문적인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할 정도는 아니데 귀에 익숙한 재즈 넘버와 빅 밴드의 매력을 악기...

5일 전
그대들은어떻게살것인가-영원한 아이로 남아주셨으면 바람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산토키 소마, 스다 마사키, 시바사키 코우, 아이묭, 기무라 요시노, 기무라 타쿠야 개봉 2023.10.25. 지브리의 내리막길엔 미야자키 하야오의 제대로 된 후계자가 없다는 문제점도 있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감독 역시 예전 같진 않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하울의움직이는성> 이후 <벼랑위의포뇨>와 <바람이분다>로 이어지는 그의 작품들은 다소 가볍게 느껴지거나 무겁게 느껴지는 느낌이 강했던 게 저의 느낌인데 메시지와 함께 영화적인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했던 엔터테인먼트 요소들이 상당히 희석되거나 배제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직접 연출하진 않았어도 <코쿠리코언덕에서>와 <마루밑아리에티>도 다소의 단점들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그대들은어떻게살것인가>는 모든 관객들이 즐길만한 요소가 예전의 작품과 비교해도 상당히 풍부한 편입니다. 어쨌거나 기본적인 설정과 세부적인 캐릭터 디자인 등 전성기의 <센과치히로의행방불명>을 연상시키는 것들이 다수인데 아쉬운 건 정적이기 때문에 동적인 즐거움과 긴장감으로 이어지는 오락성은 거의 배제되어 있네요. 오랜만에 제대로 된 지브리의 캐릭터와 배경들은 그 자체로 눈을 정화시켜주는 매력이 있고 신카이 마코토 월드와는 또 다른 자신만의 인장을 다시 소환하고 있고요. 하지만 영화는 진행 중이고 스토리는 따라갈 수 있지만 왜 이렇게나 이어지는 이야기들의 진...

2023.10.25
소년들-폐부를 찌르지 못한 뭉뚝한 칼날

소년들 감독 정지영 출연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 개봉 2023.11.01. 정지영 감독님은 일흔 살을 훌쩍 넘긴 연세에도 불구하고 현역과 다를 바 없는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까> 이후 <부러진화살>로 복귀하기까지 거의 14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 지금 충무로에서 가장 뜨거운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부러진화살> 이후 <남영동1985>, <블랙머니>와 <소년들>까지 실화와 사회적 이슈를 바탕으로 목적의식이 뚜렷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작품 활동 유무와 더불어 적어도 노익장과 뚝심 하나는 모든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소년들>은 1999년의 삼례 나라 슈퍼 사건을 극화한 작품입니다. 사회적 파장으로 따진다면 앞선 작품들 대비 개인적인 사건에 기초하지만 사건의 은폐와 조작 그리고 검경의 비리들이 엮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관객들에겐 생소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배경도 20년이 넘은 이야기이고 악을 응징하는 스토리 라인이 아니라 진실을 규명하는 수사 쪽에 초점을 맞추는 스타일이라 다소 올드한 느낌도 들게 됩니다. 기초적인 이야기를 아는 분이라면 쉽게 이해할 순 있지만 이를 영화적인 재미로 느끼기엔 살짝 아쉬운 구석도 있더군요. 그러니까 영화는 누가 봐도 선과 악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를 얼마나 몰입감 있게 구성하여 풀어 놓느냐가 관건인 셈입니다. 누군가엔 또다시 검찰...

2023.10.24
용감한시민-복수와 응징에도 트렌드가 있거늘

용감한 시민 감독 박진표 출연 신혜선, 이준영, 박정우, 박혁권, 차청화 개봉 2023.10.25. 요즘 통쾌하게 복수하고 응징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고 있죠. <범죄도시>도 그런 맥락이고 <모범택시>나 <더글로리> 같은 작품도 모두 막혀 있는 혈을 뚫어주는 쾌감을 주는 작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용감한시민>은 웹툰을 원작으로 하여 이런 시류에 포함될 수 있는 작품인데 독특한 것은 학폭 학생과 기간제 교사의 대결 구도로 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철인왕후>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한 듯한 신혜선 배우 캐릭터는 기대를 모으는 구석도 있었습니다. 잘 만들어지긴 힘들어도 다소 코믹하게 포장해서 통쾌함 뒤에 유쾌함으로 무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던 셈이죠. 그런데 <용감한시민>의 경우 웹툰이란 매체와 영화하는 매체의 차이를 극명하게 나타내는 작품이 아닌가 하네요. 웹툰이나 만화라면 충분히 만화적인 설정이라 받아들일 수 있는 지점들이 실사화되어 표현되었을 때 무척 기이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건데요. 특히나 빌런의 안하무인 행동과 성격 그리고 세계관 속의 능력이나 위치 등이 현실이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비현실적이란 점이네요. 물론 그런 인물이야 어디에든 존재할 수 있지만 세상 모든 학생들과 선생 그리고 인물들이 극단적으로만 그려져 있어 이건 마치 가해 포르노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보는 제 자신이 고...

2023.10.19
플라워킬링문-핏줄과 핏줄의 자기 파괴 역사

플라워 킬링 문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로버트 드 니로 개봉 2023.10.19. 1920년대 오일머니가 뜨거운 이슈가 되면서 원주민과 백인들 간의 갈등을 그린 <플라워킬링문>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원작 소설이 국내에도 출간되어 있으며 미국의 치부와 같은 역사가 포함된 터라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전작들 일부와 궤를 같이 하는 작품입니다. 기본적인 가족 드라마에다 로맨스 그리고 범죄물의 성격을 띠고 있어서 마틴 스콜세지의 모든 장기를 펼칠 수 있는 그런 이야기의 영화더군요. 그동안 우린 원주민과 백인들 간의 갈등을 주로 전쟁과 살육의 이야기로만 접해 왔는데 이 작품은 조금은 다른 소재와 설정을 가진 작품이었습니다. 이주하면서 살던 땅에 석유가 나오면서 그에 대한 보상으로 오일머니를 받으며 부유한 삶을 누리는 원주민 오세이지족과 그를 둘러싼 범죄와 음모의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 범죄는 살인이 꾸준히 등장하는데 마치 무법천지처럼 그려진 미국의 1900년대 초반의 모습이 한편으로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느껴집니다. 오세이지족에 접근하여 결혼을 하고 이후 그들의 부를 모두 가로챌 계획을 세운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가족과 사랑, 그리고 범죄가 꾸준히 등장하게 되죠. 영화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지만 다른 의미론 <가을의전설>과 유사하게 느껴졌습니다. 대서사시로서 시대가 품어주진 못한 아픈 과거가 구구절절 적나라하게 드...

2023.10.18
2021.01.28참여 콘텐츠 4
<극장판귀멸의칼날:무한열차편> IMAX 관람기

감사합니다. 어제 1위 달성은 많은 팬분들 덕분이네요. 주말은 1위 수성이 어렵겠지만 이미 충분히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셨네요. 그리고 어제 IMAX로 다시 이 작품을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4번째 보는 것이었는데 먼저 화면비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좌우 레터박스가 있습니다. 영화 초반 몰입하기 전까진 좌우가 다소 신경쓰이는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내 영화에 몰입하면 큰 문제는 없더군요. 영화를 보고 나니 화질도 화질이지만 사운드에서 큰 메리트가 있었습니다. 일본 내에서의 리뷰와 일맥상통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디테일하면서도 과감해서 후반부 장면에선 정말 웅장합니다. IMAX에서도 눈오는 장면이나 렌고쿠와 탄지로가 호흡 기술을 쓰는 장면에서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영화 매력의 8할은 아카자 전투씬보다 Lisa의 "불꽃" 주제가와 함께 엔딩 타이틀인 듯.... <해리포터와불의잔> 4DX가 2/10 개봉합니다. 아마도 <귀멸의칼날:무한열차편> 4DX는 일주일 상영으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크네요. 보시려는 분들은 일찍 서두르셔야 할 듯 합니다. 제 아무리 귀멸도 천하의 해리포터 앞에선(특히 4DX는....) 한수 접을 수 밖에 없죠.

2021.01.28
5
극장판귀멸의칼날:무한열차편-전통적인 스토리와 결합된 기술력의 결정판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감독 소토자키 하루오 출연 하나에 나츠키, 시모노 히로, 마츠오카 요시츠구, 키토 아카리 개봉 미개봉 이 작품을 즐기는 관객층 중에선 <영웅본색>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이 없겠지만, 두작품은 많이 닮아 있습니다. 주인공은 혈귀에게 가족을 잃고 하나 남은 여동생을 다시 인간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는 인물인데 <영웅본색>도 사실 주인공은 적룡과 장국영 두 형제의 이야기였죠. 그러나 두 작품 모두에서 주인공은 주윤발과 렌코쿠가 되어 버렸습니다. 멘토 같은 스타일로 주인공을 이끌었던 매력적인 인물의 뜨거운 남자의 면모를 보이면서 소멸하는 스토리마저 같습니다. 극장판을 보신다곤 해도 뭐가 그리 대단한지 느끼지 힘들 가능성이 높죠. 그저 재밌는 애니메이션 정도인데 왜 일본에서 모든 기록을 갈아 치웠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 수 있습니다. TV시리즈를 대형이라곤 해도 TV화면을 통해 봤을 때는 이 시리즈의 진가가 잘 드러나지 않았네요. CG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 영화의 작화는 스크린을 통해 봤을 때 훨씬 강력하게 다가옵니다. 배경 위주로 CG를 썼다고 생각했는데 탄지로 캐릭터 자체도 많이 CG로 만들었더군요. 특히 패턴이 있는 복식이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기차와 눈의 이미지가 주는 스크린의 감흥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무엇보다 액션의 연출이 워낙 역동적이고 멋지게 그려져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 되...

2021.01.12
<극장판귀멸의칼날:무한열차편> 시사회 초대

1월 27일 개봉하는 <극장판귀멸의칼날:무한열차편>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이 작품 기다리시는 분 많으시죠?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언론 시사나 일반 시사를 진행하지 않지만 블로그 이웃분 20여분을 초청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상영관에 딱 50명만 초청해서 진행하는데요. 관계자분들이 함께 하실 거예요. 그러니 응모 가능한 시사는 유일하고 국내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 영화: <극장판귀멸의칼날: 무한열차편> * 일정: 1월 19일(화) 18시 30분(티켓배부는 18시부터 3층에서 배부) * 장소: 메가박스 성수 MX관 * 응모: 1인 1매만 가능 * 응모기한: 1/16(토) 자정까지 성함과 연락처를 반드시 비밀댓글로 남겨주세요. * 발표: 1/17(일) 18시 이내로 남겨주신 댓글에 덧글로 확인 가능 가능한 TV시리즈 정주행 하신 분만 신청해 주세요. 뭐 꼭 봐야 할 사연이 있는 분을 우선으로 뽑기는 합니다. 등급은 15세 관람가로 1인만 초청하기 때문에 만 15세 미만자는 신청하시면 안되고 신청하셨어도 당일 티켓 배부가 거절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배부할거라 만 15세 미만 관객은 신분증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많은 응모해 주시고 당일 즐거운 마음으로 뵙겠습니다!! * 지금 1/22~1/24 메가박스 전국 21개 극장 유료시사가 예매오픈 되었습니다

2021.01.14
4
<극장판귀멸의칼날:무한열차편> 1월 27일 개봉일 확정

그래요. 개봉일 어렵사리 결정했습니다. 1월 27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불법파일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주신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극장에서 보시는 게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실 수 있을거예요.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기뻐하실만한 이벤트도 준비 중이니 기대해 주세요. "그 칼로 극장가의 악몽을 끊어라!!"

2021.01.08
2023.02.14참여 콘텐츠 1
5
전선위의참새-배우의 매력 위에 터진 장르적 재미

전선 위의 참새 감독 존 바담 출연 멜 깁슨, 골디 혼 개봉 1990. 09. 29.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인데 거의 30년 만에 재관람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로드 무비 스타일로 액션과 로맨스가 뒤섞인 <나잇&데이> 스타일 영화의 원형과도 같다고 할 수 있는 <전선위의참새>인데요. 연출을 맡은 존 바담 감독은 뜬금없는 히트작을 만드는 감독이었죠. 70년대엔 <토요일밤의열기>로 대박을 쳤고 80년대엔 <잠복근무>라는 코믹 버디 무비를 히트시켰습니다. 당시 <리썰웨폰> 시리즈로 <매드맥스> 이후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데 성공한 멜 깁슨의 유쾌하고도 불사조 같은 이미지를 십분 활용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90년에 영화가 나왔는데 당시 멜 깁슨과 골디 혼의 나이차가 무려 11살이었습니다. 골디 혼이 연상이었네요. 충격!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15년간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피해온 주인공에게 복수심에 불타는 빌런들이 다가오고 죽은 줄 알았던 남자친구를 우연히 재회한 예전 여자친구까지 합류하면서 도주 액션 로맨스가 펼쳐집니다. 당시 가장 핫한 스타일로 액션과 로맨스 모두가 가능한 흔치 않은 80년대 액션 스타였던 멜 깁슨의 꽃미모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만난 골디 혼은 괄괄한 매력이 터져서 그녀의 필모 중 가장 매력적으로 등장합니다. 그녀는 또 다른 액션스타 커트 러셀의 아내이기도 하고 케이트 허드슨의 엄마이기도 ...

2023.02.02
2020.08.22참여 콘텐츠 6
26
이동수단이 지옥이 되는 순간

이번 포스팅은 교통 수단 혹은 이동 수단을 주소재로 하여 만든 액션 혹은 스릴러 영화입니다. 대중에서 친숙한 교통 수단이 한순간에 악몽이 되는 영화들을 모아 봤는데요. 영화의 주무대가 바로 교통/이동 수단인 영화들 중 일부 작품을 골라 보았습니다. 그럼 소소한 이동수단부터 스타트. 프리미엄러쉬(2012) 자전거 북미 개봉 당시 국내에선 <퀵>과 비교되면서 유사성이 거론되곤 했었던 <프리미엄러쉬>입니다. 최고의 실력을 가진 주인공이 자전거로 퀵서비스를 하지만 사건을 휘말려 추격과 도주, 그리고 시간 안에 해내야 하는 미션이 있는 작품으로 오토바이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작품인데요. 아쉽게도 국내에선 개봉을 하지 못하고 부가시장에 직행한 영화입니다. 조셉 고든 래빗의 출연작임에도 말이죠. 오토바이에 비해 조금 더 다이나믹한 장면 연출이 가능하고 더구나 자전거라는 소재를 액션 스릴러로 만든 흔하지 않은 영화인 걸 고려하면 신선한 재미가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페달을 밟아야 하는 고통이 뒤따르는 영화인 셈이네요. 퀵(2011) 오토바이 국내에선 흔치 않은 소재와 설정을 가졌던 <퀵>은 해운대 커플의 재출연으로도 화제가 되었는데요. 전설적인 퀵서비스맨이 폭탄을 배달하게 되고 속도와 헬멧 착용이라는 제한을 두고 웃음과 긴장감을 겨냥했습니다. 상당히 하이 콘셉트 영화라 할 수 있는데 다소 정신없이 쏟아지는 대사와 장난스런 느낌은 당시 함께 개봉한 ...

2020.08.22
5
워터릴리스-경계선에서의 소녀들

워터 릴리스 감독 셀린 시아마 출연 아델 에넬, 폴린 아콰르, 루이즈 블라쉬르 개봉 2020. 08. 13. <워터릴리스>는 셀린 시아마 감독의 <톰보이> 이전 작품입니다. 그녀의 첫 작품이기도 한데요. 그녀의 색깔이 묻어나오기 시작한 작품인데 첫 작품이라 그런지 오히려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다양한 소녀들의 모습을 그려서 스펙트럼이 훨씬 넓게 느껴졌네요. 단순한 소녀들간의 풋사랑을 예상했던 저로선 적잖이 당황하면서도 흥미롭게 볼 수도 있었습니다. 영화엔 세명의 소녀가 등장합니다. 플로리안은 몸과 마음이 모두 빨리 성장하여 성인의 세계에 입문하고픈, 남의 시선이 중요하게 여깁니다. 마리는 아직 여성스럽지 못한 자신의 체구와는 달리 조숙한 소녀죠. 안나는 훌쩍 커버린 몸에 비해 아직은 서툰 사랑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15세 가량의 성인과 소녀의 경계선 근처에 있는 세 명의 소녀와 한 소년이 보여주는 4각 관계의 양상은 여느 치정적 못지 않은 묘한 기류가 흐릅니다. 어느 하나 확실하지 않은 그들 간의 관계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아직 상처받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그들의 위태로운 사랑은 생채기를 내고 보듬어주는 것이 반복되기도 하더군요. 제가 그들과 같은 사춘기 혹은 10대 소녀의 감성을 느껴보지 못한 상태에서 얼만큼의 공감과 이해를 하고 있는건지 알 수 없으나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모호함과 주저함은 많은 부분 현실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

2020.07.31
6
다만악에서구하소서-끝까지 서슬퍼런 그 살벌함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감독 홍원찬 출연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개봉 2020. 08. 05. <다만악에서구하소서>는 영화적으로 큰 평가를 내리긴 어려울 것 같아요. 사실 새로울 게 별로 없는 프로젝트네요. 만약 두 배우가 붙지 않은 패키지였다면 그냥 사장되거나 뻔한 영화 취급받았을 가능성이 무척이나 높아 보이네요. 결국 이 영화가 다른 포지셔닝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포장입니다. 고급스런 포장이 내용물의 가치까지 끌어올리는 흔치 않은 영화인 셈이죠. 기본적인 인물의 구도와 설정 그리고 액션의 스타일과 장르의 분위기까지 <아저씨>가 레퍼런스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쫓으며 쫓기는 자와 무작정 쫓는 자의, 야수와 괴수의 대결로 압축되는 영화는 배우와 촬영에 빚진 게 상당히 많네요. 불친절할만큼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많지 않은 관계로 영화는 참으로 심플하고도 직진입니다. 캐릭터의 성격만 잠시 보여줄 뿐 과거는 대체로 생략하고 그냥 우리에서 맹수 두마리를 풀어주곤 알아서 놀라고 권유하는 듯 하네요. 먼저 두 배우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연기에 무게감을 실어주는 카리스마가 영화를 지배하니 별다른 스토리없이 쫓고 쫓기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이 상당합니다. 구해야 하는 자와 복수를 해야 하는 자 모두 괴물 같은 인간으로 그려져 있어 가능한 감정이입을 배제하려는 듯 <아저씨> 수준까지 감정의 골이 내려가지 않는 것이 더 좋게 느껴졌네요. 더구나 처...

2020.07.29
5
주식회사스페셜액터스-상장해서 돌아온 카멈 제작진의 스페셜한 웃음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 감독 우에다 신이치로 출연 오사와 카즈토, 코노 히로키, 후지 타쿠야, 키타우라 아유 개봉 Invalid date <카메라를멈추면안돼>를 통해 새로운 웃음읏 선사했던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의 신작 <주식회사스페셜액터스>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전작의 리뷰를 왜 쓰지 않았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데 그만큼 웃었던 일본영화도 참으로 오랜만이었고 거칠지만 원초적인 재미와 함께 다양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갖가지 설정들이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어쩔 수 없이 비교할 수 밖에 없겠지만 비교를 통해 더욱 큰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작품이에요. 비슷하지만 묘하게 다른 두 작품의 비교를 통해 관객 본인의 개그 취향도 드러나기도 할거예요. 사실 전편이 이게 뭐냐 싶다가 휘몰아쳤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얌전한 전개를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통상적인 상업영화의 전개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죠. 그리고 비슷한 몇몇 영화를 떠올릴 수 있을만큼 기본 설정이 그리 신박하지 않은 단점이 있죠. <카메라를멈추면안돼>의 경우는 충격적일 정도로 설정과 구성이 새롭다 못해 신선한 충격에 가까웠으니까요. 그런데 순수하게 코미디 영화로 본다면 두 작품은 성격만 다를 뿐 충분히 재미와 웃음을 보장하고 있어요. 그런데 웃음을 제공하는 지점이 완전히 다른 방식이라 개그 취향에 따라 만족 여부가 달라지는 것이죠. 전편의 경우엔 계획과 의도가 어그러지는...

2020.07.22
5
강철비2:정상회담-전략은 좋은데 전술이 아쉽다

강철비2: 정상회담 감독 양우석 출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앵거스 맥페이든 개봉 2020. 07. 29. 북한과 한국, 미국, 중국 그리고 일본까지 실타래처럼 엮어놓은 <강철비2:정상회담>은 전편보다 훨씬 담대한 이야기를 펼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편의 설정도 좋았지만 이번 속편격 영화에서는 다섯 나라의 알려진 속내를 바탕으로 만약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라면 어떤 것이 있을지 상상해보는 측면에서 좋은 기획처럼 보이네요. 중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을 두고 국내의 정세를 설명하긴 어려우니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보던 그런 경우의 수에 던져진 각 정상들의 셈법이 담긴 영화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큰 그림으로 보면 어떤 식으로 마무리가 될지 흥미진진한 영화죠. 기본적인 세 정상의 설정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만 미묘하게 다르더군요. 그런데 분량의 차이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가장 현실적이고도 입체적인 인물은 다름 아닌 미국대통령이었네요. 성격과 속내가 확실하고 또한 꺼리김없이 뱉는 말에는 이질감 같은 것이 없었습니다. 반면에 한국과 북한 지도자의 모습은 지나치게 이성적이거나 안일해 보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무리수 같은 대사가 거의 없다는 것은 두 캐릭터에 대한 인상을 평범함으로 남겨두게 되더군요. 차라리 북한군들 일부의 모습이 훨씬 설득력 있게 보입니다. 다만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에서 가벼운 코믹 상황이 자주 연출되는 건 캐...

2020.07.24
2024.06.18참여 콘텐츠 112
탈주-고장난 나침반처럼

탈주 감독 이종필 출연 이제훈, 구교환, 홍사빈 개봉 2024.07.03. 영화를 보기 전 예고편의 느낌과 탈출이 아닌 <탈주>라는 타이틀이 주는 느낌은 추적이 아닌 추격의 영화가 될 거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순수하게 북한을 탈출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추격을 통한 탈주, 그러니까 달리면서 도주한다는 개념의 제목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처음부터 뭔가 기획이 어긋난 것처럼 느껴지네요. 소재와 설정의 한계가 명확한 영화라 뭔가 뻗어가기 힘들다는 게 보였고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보이기도 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결국 <탈주>라는 제목에 걸맞은 추격극의 맛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어정쩡한 영화가 되었네요. 94분이라는 러닝타임과 초반의 스타트가 꽤나 간결하고 인상적이어서 기대감이 컸습니다. 거두절미하게 시작하는 초반이 영화의 성격을 말해주리라 생각되는데 다만 군사분계선 근처의 북한 부대와 야산을 배경으로 뭔가 스릴러적인 구성과 추격의 맛을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네요. 장소를 옮겨 광활한 들판 배경은 더욱 영화를 앙상하게 만들고 도망자 혹은 탈영병과 그를 쫓는 군인들의 신경전과 전주는 전혀 감흥이 살지 않았네요. 반대로 편집된 것인지 도망 과정에서 보이는 장면 전환과 상황 연출이 종종 많은 아쉬움을 남기면서 초반에 쌓아온 점수를 잃게 됩니다. 과거의 일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대사 몇 마디면 캐릭터 설정이 완료되는 구교...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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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재킹-시대와 역사가 영화의 끊임없는 발화점이 된다

하이재킹 감독 김성한 출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개봉 2024.06.21. 저와 비슷한 연배의 관객이라면 하이재킹 소재의 영화는 적어도 여러 편을 보았을 텐데 그중에서 아주 새로운 영화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는 매력을 조금씩 옅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테러범과 상황을 마주하면서 관객들도 익히 많은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다는 점은 이 소재의 한계이기도 할 텐데요. 그런데 뻔할 것 같은 영화에 이제껏 다른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것 하나가 추가되니 전혀 색다른 영화처럼 보이는 마술을 선보입니다. 확실히 한국적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단점도 있지만 반대로 한국적인 강점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하이재킹 소재의 영화가 되었네요. 영화의 주요 배경이 1971년이니 50년도 더 지난 과거가 배경인데다 속초공항에서 서울로 출발한 비행기이기 때문에 아주 색다릅니다. 마치 전시하듯 보이는 당시의 공항과 비행기 안 풍경들은 이제껏 보아온 하이재킹 영화들의 클리셰들을 폭파할 수 있을 정도로 가공할 정도인데 여기서 한국적인 특성까지 겹치니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영화는 크게 방향 선회를 하지 않았음에도 쉽게 예단하기 힘들게 흘러갑니다. 여기엔 2년 전 사고를 보여주고 다시 현재의 사건이 이어지는 정말 드라마틱한 상황을 눈앞에서 보게 되니 이제 뭔가 싶을 때도 있었네요. 사연을 가...

2024.06.14
핸섬가이즈-오싹한 구토유발자들

핸섬가이즈 감독 남동협 출연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 박지환, 이규형, 우현 개봉 2024.06.26.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하이브리드 영화 장르가 적은 편인데 <핸섬가이즈>는 그런 면에서 거의 독보적인 위치의 작품입니다. 스페인 영화를 리메이크했다고는 하지만 역시나 국내 스타일로 변형하기 마련인데 코미디와 공포를 결합하면서도 조금 더 나아간 측면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낯설고 해외 작품들마저도 국내에선 성공한 이력이 별로 없는 장르인 건 분명합니다. 성공작도 거의 2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 <조용한가족>과 <시실리2km> 그리고 <오싹한연애> 같은 작품이 적절히 호러를 활용한 사례인데 <핸섬가이즈>는 그중에서도 가장 호러 비중이 높은 편이네요. 그중에서도 스플래터 호러에 가깝습니다. 초반 두 캐릭터가 서로 잘 생겼다는 당찬 확신을 가지는 등 남과 자신들의 시선이 다른 인물로 그려져 있어서 캐릭터 코미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뭐 조금 순화된 <덤앤더머>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외모와 성격이 완전히 딴판인 것 때문에 오해와 의심을 번갈아가며 받는 인물들이니 이 영화의 지향점이 어디인지 대충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다만 본격 스플래터가 등장하는 중반 이후엔 다소 들떠 있는 캐릭터 연기와 과하게 등장하는 사고사 장면들이 스플래터의 묘미를 주지만 일반 관객들에겐 낯설고 비호감으로 보일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스플래터 무비가 원래 그런...

2024.06.13
원더랜드-감독님의 체취는 옅어지고 배우들의 마력은 진해지고

원더랜드 감독 김태용 출연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개봉 2024.06.05. 사실 근미래를 다룬 <원더랜드> 같은 SF 스타일의 작품이 국내 SF 영화가 나아갈 길이라 믿는 저로선 스페이스 오페라를 시도하는 작품이 걱정스러웠습니다. 척박한 국내 SF 시장을 생각하면 아직은 디스토피아를 다루거나 규모 큰 할리우드 영화를 따라가기엔 기술력 외에 상상력의 부재와 이미 성취를 이룬 할리우드와의 차별점이 없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외면받기 일쑤였죠. 김태용 감독이 SF 드라마를 만든다는 사실이 다소 의아했지만 출중한 배우를 데리고 완성한 작품이 부디 이전의 유사 작품들과 차별화가 확실히 되기만을 고대했네요. 기본적인 두 가지 이야기 속에 하나의 이야기가 추가된 정도로 볼 수 있을 <원더랜드>는 딸이자 엄마의 죽음으로 인한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 깨어나지 않는 남자친구를 대신해 AI 서비스를 신청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를 서비스하는 원더랜드의 두 직원이 주축이 되는 구성입니다. 사실 누군가의 부재를 AI가 대신한다는 소재야 많았는데 기본적으로 화상 통화를 통해 마치 가족처럼 지내는 AI의 존재 묘사는 확실히 다른 영화들과의 차별점이긴 합니다. 이 영화의 강점은 이런 기술력을 영화적이란 느낌이 들지 않도록 상당히 현실성 있게 반영했다는 점입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AI의 진화와 실제 남친과 AI 남친과의 괴리에서 오는...

2024.06.04
양치기-섣부른 선과 악의 갈라치기

양치기 감독 손경원 출연 손수현, 오한결, 금해나, 김윤배, 김금순, 김학선, 조경창, 안채흠 개봉 2024.06.12. <양치기>의 주인공은 교사와 학생입니다. 몇 해 동안 여론을 들끓게 했던 여러 사건이 떠오르게 만드는 축약적인 이야기를 그냥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범죄 스릴러 스타일로 풀어낸 작품이네요. 사실 얼마 전까지 거의 영화에 대한 정보를 모르다가 갑작스레 참석한 시사에서 보석을 발견한 느낌입니다. 일단 소재 자체가 확 몰입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를 가졌어요. 거짓말을 하는 학생으로 인해 체벌 교사로 몰리게 된 주인공의 상황을 따라가는 이야기는 그냥 남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가 흔히 억울한 상황에 직면할 때 쉽게 행동하고 저지를 수 있는 과정들이 샅샅이 드러난다고나 할까요. <더헌트>나 <크루서블> 같은 작품이 핵고구마 시전으로 인해 답답한 마음도 들긴 하는데 이 작품은 조금 달라요. 시작은 거짓으로 시작됐지만 교사라는 직업윤리상 조금은 그 경계를 넘나드는 주인공을 통해 응원하다가도 종종 선을 넘기에 주인공을 바라보는 복합적인 감정이 들게 됩니다. 순수 약과 순수한 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의도와 결과 그리고 과정이 그 모든 것이 때때로 변질되고 오인되어 망가지는 인물들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네요. 그런 걸 비교적 스릴러의 형식에 담아 영화적인 재미를 일정 이상 보장해 준다는 것이 이 작품의 큰 성취처럼 보입...

2024.05.31
20시간 전참여 콘텐츠 175
비버리힐스캅:액셀F-탑건에 이은 제리 브룩하이머의 2루타

이미지 준비중 비버리 힐스 캅: 액셀 F 감독 마크 몰로이 출연 에디 머피, 조셉 고든 레빗, 테일러 페이지, 케빈 베이컨, 저지 레인홀드, 존 애쉬튼, 폴 레이저, 브론슨 핀초트 개봉 2024.07.03. 1년이 등장한지 40년 만에 제작된 4편입니다. 국내에선 유독 인기가 없었던 시리즈인 <비버리힐스캅>을 얼마 전에 봤던 기억을 소환하면 80년대 대표적인 형사 시리즈물인 <다이하드>나 <리쎌웨폰>과 비교해도 볼거리는 확실히 떨어지는 작품인데요. 대신 흑인이 주인공이라는 점과 가장 백인의 성지와 같은 비버리힐스를 배경으로 그곳에 침투한 떠버리 흑인 경찰이라는 점은 시대적으로 흑인 관객들에겐 상당한 환영을 받지 않았을까 싶네요. 80년대를 돌아보면 에디 머피의 티켓 파워가 가장 강력했던 시기이기도 한데 이 작품은 그 시작과도 같습니다. 더구나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의 대표 히트 영화이기도 한데 <탑건:매버릭>의 대성공 이후 자신감을 얻어 소환된 작품 같기도 하네요. 여전히 볼거리는 부족하고 우리가 흔히 보는 버디 무비의 흑인 주인공이 가진 캐릭터성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지만 이 작품이 그런 영화들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터라 캐릭터성도 가장 강력합니다. 말발 하나로 적진을 뛰어드는 담대함과 근성을 가진 액셀 폴리는 전혀 늙지 않은 듯한 인상의 에디 머피가 세월의 흔적을 지워 버리면서 영화의 몰입감을 더욱 높여주네요. 종종 30~40...

21시간 전
러브라이즈블리딩-스테로이드 맞은 터질 듯한 근육처럼

러브 라이즈 블리딩 감독 로즈 글래스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케이티 오브라이언, 에드 해리스, 데이브 프랭코, 안나 바리쉬니코프, 지나 말론 개봉 2024.07.10. 마초적인 남성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여성들의 연대 이야기를 범죄 스릴러로 풀어낸 작품이 제법 있는데 <러브라이즈블리딩> 역시 그런 작품과 비슷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가도 영화 중반부터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질주를 하니 꽤나 흥미로운 구석이 많았습니다. 여성 투톱 영화처럼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른 스타일의 여성 네 명에 관한 영화이기도 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과격한 엔딩을 마주하게 되면 이 영화가 다른 비슷한 소재의 영화들과의 차별점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알게 되기도 하고요. 아마 엔딩에서 많은 의견이 엇갈리지 않을까 싶네요. 엄마를 떠나보내고,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언니 곁을 지키는 주인공에게 불현듯 찾아온 여성은 여성 보디빌더의 꿈을 가진 잭키입니다. 그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며 흔하게 길을 떠나는 이야기가 되면 좋았겠지만 그들 앞에 놓인 것은 또 다른 여성과 현실이 있습니다. 폭력적인 남편에게 시달리지만 사랑한다는 그녀의 언니와 사격장을 운영하면서 범죄에 연루된 마초적인 아버지의 이미지는 80년대 말의 남성 우월적인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는데요. 가녀린 "루"와 근육을 자랑하는 "잭키"의 위험천만한 사건이 두 사람의 여정을 무척이나 ...

3일 전
스윙걸즈-썸머 스윙을 타고, 연주를 멈추면 안 돼!

스윙걸즈 감독 야구치 시노부 출연 우에노 주리, 히라오카 유타, 칸지야 시호리, 모토카리야 유이카, 토시마 유카리, 타케나카 나오토, 세키네 카나, 미즈타 후미코, 시라이시 미호, 니시다 나오미 개봉 2006.03.23. 요즘 장마라 해 대신 비로 여름을 느끼는 것이 아쉬운 참에 불현듯 떠올라 보게 된 <스윙걸즈>입니다. 갑자기 <워터보이즈>와 <스윙걸즈>가 땡겨서 온라인 중고 DVD를 뒤져서 굳이 구매까지 한 것은 국내엔 판권 만료인지 정식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더라고요. 일본 문화가 개봉되면서 상당히 각광받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작품들은 일정한 공식이 있긴 하지만 평균 이상으로 활기와 웃음을 주면서 현실의 근심을 잊게 하는 판타지적인 구성이 좋습니다. 이런 스타일은 90년대 일본 영화와는 조금 결이 달라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본의 학원물, 특히 동아리 배경 영화의 좋은 모델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물론 그 원류 역시 상당 부분 만화에서 시작되었겠지만.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는 영화와 완전히 새로웠습니다. 좋았던 기억만 남아 있었는데 보면서 포복절도하고 우에노 주리가 너무 귀여워서 미칠 것 같았어요. 당시 16세 정도였던 것 같은데 능청스러운 사랑스러움이 싱그러운 여름과 찰떡입니다. 음악 영화이고 재즈와 스윙을 다루지만 아주 전문적인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할 정도는 아니데 귀에 익숙한 재즈 넘버와 빅 밴드의 매력을 악기...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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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플레이스:첫째날-소리라는 공포의 주체가 바뀌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감독 마이클 사노스키 출연 루피타 뇽, 조셉 퀸, 디몬 하운수, 알렉스 울프 개봉 2024.06.26. 요즘 프리퀄의 반응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콰이어트플레이스> 시리즈는 1편보다 2편이 더 흥했는데 팬데믹 시절에 개봉했음을 생각하면 시리즈의 입소문이나 퍼텐셜이 커지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팬데믹과 영화의 설정이 맞아떨어진 결과일 수도 있고요. 어쨌거나 이미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시작했던 전작은 제작비도 절감하면서 재난 영화의 모범 사례가 되었는데 프리퀄은 그 재난의 시작을 보여주니 전작들 대비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프리퀄이자 스핀 오프이기에 주력 배우와 그 가족의 모습은 찾을 수 없는 거죠. 아쉬움이자 기회이기도 한 것이 아예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어 제약이 거의 없다는 점은 큰 강점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오프닝은 <월드워Z>나 <우주전쟁>의 오프닝만큼 강력한 사운드와 비주얼을 보여줍니다. 전편들이 살짝 미니멀한 스릴감과 공포감을 조성했다면 교외와 산속을 벗어나 맨해튼으로 옮겨진 배경은 전편들과 다른 방식의 공포를 주는데요. 보통의 공포 영화는 뭉치면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소음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뉴욕이 배경이고 모이면 모일수록 위험해지는 소리의 공포를 잘 포착해서 배경 설정과 인물을 잘 배치한 것으로 보이네요. 애트모스에서 본 영화의 사운드는 과할 정도로 느껴졌는데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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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극의칼-외팔이 검객의 트리플 악셀 칼춤

서극의 칼 감독 서극 출연 조문탁, 웅흔흔, 상니, 주영당, 주가령, 사천화, 사흥화, 혜천사, 모제스 찬, 레이 창 개봉 1995.12.30. 어쩌다 보니 거의 30년 전의 작품인 <서극의칼>을 보게 되었네요. 뭐가 씐 듯 이끌려서 다시 꺼내 보게 된 작품인데, 국내에선 유독 인기가 없었던 조문탁, 오우삼의 그늘에 가려져 그 능력에 비해 인정받지 못하는 서극이란 조합은 당시 이연걸과 황비홍이 휩쓸던 시대의 막바지에 개봉하여 크게 주목받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는 작품입니다. 왕우의 외팔이 시리즈를 느슨하게 리메이크한 것이나 다름없는 이 작품은 캐릭터성이 강했던 외팔이와는 다른 노선을 가는 작품인데요. 어릴 때만 해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팔 한쪽을 티셔츠 안쪽에 넣고 외팔이 흉내를 내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저보다도 훨씬 앞선 시대의 작품이었음에도 인기가 상당했던 탓에 저 역시도 기억이 나네요. 다시 꺼내봐도 영화의 만듦새가 좋다고 보긴 어렵고 거칠기도 하면서 굉장한 감독의 욕심이 화면에 그대로 노출되는 등 여러 가지 난맥상을 드러냅니다. 인물은 급발진하고 전개는 지금 보면 뻔하지만 무협 영화와 외팔이 시리즈의 정서를 생각하면 오히려 반가운 측면도 있지만 어찌 됐건 이 작품은 촌스러울 정도로 우직하고 펄떡인다는 인상을 주네요. 황비홍 시리즈와 이연걸의 영화들이 뭔가 세련되고 정제된 매력이 크다면 마치 짝퉁 취급받았던 조문탁의 모...

2024.06.25
2일 전참여 콘텐츠 76
러브라이즈블리딩-스테로이드 맞은 터질 듯한 근육처럼

러브 라이즈 블리딩 감독 로즈 글래스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케이티 오브라이언, 에드 해리스, 데이브 프랭코, 안나 바리쉬니코프, 지나 말론 개봉 2024.07.10. 마초적인 남성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여성들의 연대 이야기를 범죄 스릴러로 풀어낸 작품이 제법 있는데 <러브라이즈블리딩> 역시 그런 작품과 비슷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가도 영화 중반부터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질주를 하니 꽤나 흥미로운 구석이 많았습니다. 여성 투톱 영화처럼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른 스타일의 여성 네 명에 관한 영화이기도 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과격한 엔딩을 마주하게 되면 이 영화가 다른 비슷한 소재의 영화들과의 차별점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알게 되기도 하고요. 아마 엔딩에서 많은 의견이 엇갈리지 않을까 싶네요. 엄마를 떠나보내고,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언니 곁을 지키는 주인공에게 불현듯 찾아온 여성은 여성 보디빌더의 꿈을 가진 잭키입니다. 그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며 흔하게 길을 떠나는 이야기가 되면 좋았겠지만 그들 앞에 놓인 것은 또 다른 여성과 현실이 있습니다. 폭력적인 남편에게 시달리지만 사랑한다는 그녀의 언니와 사격장을 운영하면서 범죄에 연루된 마초적인 아버지의 이미지는 80년대 말의 남성 우월적인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는데요. 가녀린 "루"와 근육을 자랑하는 "잭키"의 위험천만한 사건이 두 사람의 여정을 무척이나 ...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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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플레이스:첫째날-소리라는 공포의 주체가 바뀌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감독 마이클 사노스키 출연 루피타 뇽, 조셉 퀸, 디몬 하운수, 알렉스 울프 개봉 2024.06.26. 요즘 프리퀄의 반응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콰이어트플레이스> 시리즈는 1편보다 2편이 더 흥했는데 팬데믹 시절에 개봉했음을 생각하면 시리즈의 입소문이나 퍼텐셜이 커지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팬데믹과 영화의 설정이 맞아떨어진 결과일 수도 있고요. 어쨌거나 이미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시작했던 전작은 제작비도 절감하면서 재난 영화의 모범 사례가 되었는데 프리퀄은 그 재난의 시작을 보여주니 전작들 대비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프리퀄이자 스핀 오프이기에 주력 배우와 그 가족의 모습은 찾을 수 없는 거죠. 아쉬움이자 기회이기도 한 것이 아예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어 제약이 거의 없다는 점은 큰 강점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오프닝은 <월드워Z>나 <우주전쟁>의 오프닝만큼 강력한 사운드와 비주얼을 보여줍니다. 전편들이 살짝 미니멀한 스릴감과 공포감을 조성했다면 교외와 산속을 벗어나 맨해튼으로 옮겨진 배경은 전편들과 다른 방식의 공포를 주는데요. 보통의 공포 영화는 뭉치면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소음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뉴욕이 배경이고 모이면 모일수록 위험해지는 소리의 공포를 잘 포착해서 배경 설정과 인물을 잘 배치한 것으로 보이네요. 애트모스에서 본 영화의 사운드는 과할 정도로 느껴졌는데 ...

2024.06.26
몽키맨-재주보다 욕심 많았던 잔나비

몽키맨 감독 데브 파텔 출연 데브 파텔, 샬토 코플리, 피토바시, 비핀 샤르마 개봉 2024.06.19. 복수의 화신이 되어 긴 세월을 버티며 다짐하는 자. 우리에겐 인도계 배우 중 가장 유명한 배우로 친근함을 주는데 그가 연출까지 맡은 작품이 <몽키맨>입니다. 흔한 복수극이지만 근래 트렌드와는 달리 긴 세월이 흐른 시간적 배경과 더불어 인도 내부의 부패와 사회상들이 대부분 좋지 않은 모습으로 담겨 있다는 점도 특색입니다. 뭐 국내의 <아저씨> 같은 작품도 매한가지긴 하지만 말이죠. 아마도 그가 오랫동안 꿈꿔온 것들이 마음껏 내뱉은 것 같은 일갈의 영화인데 데뷔작치곤 나쁘지 않다는 것과 반대로 다소 과잉이 보이고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 썩 친절하지 못한 영화적 구성은 주인공의 복수 상대와 그 이유가 온전히 드러나는 것은 영화 중반에 이르러서야 확인됩니다. 뭐 대충 눈치챌 수도 있지만 다소 불친절하다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여기에 족히 20년 이상은 흘렀을 시간적 텀이 있었음에도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인도의 현실이라 하겠습니다. 긴 시간만큼 성장하는 캐릭터로 만들어져서 그에 따라 그의 액션 스타일도 조금씩 변하는데 문제는 신화와 종교적인 설정을 도입하면서 영화가 다소 어수선하다는 점입니다. 액션과 복수에만 몰입해도 부족한데 인도 고유의 문화나 정서를 녹이려도 시도를 하니 여기서 뭔가 정리가 부족하다는 ...

2024.06.19
탈주-고장난 나침반처럼

탈주 감독 이종필 출연 이제훈, 구교환, 홍사빈 개봉 2024.07.03. 영화를 보기 전 예고편의 느낌과 탈출이 아닌 <탈주>라는 타이틀이 주는 느낌은 추적이 아닌 추격의 영화가 될 거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순수하게 북한을 탈출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추격을 통한 탈주, 그러니까 달리면서 도주한다는 개념의 제목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처음부터 뭔가 기획이 어긋난 것처럼 느껴지네요. 소재와 설정의 한계가 명확한 영화라 뭔가 뻗어가기 힘들다는 게 보였고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보이기도 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결국 <탈주>라는 제목에 걸맞은 추격극의 맛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어정쩡한 영화가 되었네요. 94분이라는 러닝타임과 초반의 스타트가 꽤나 간결하고 인상적이어서 기대감이 컸습니다. 거두절미하게 시작하는 초반이 영화의 성격을 말해주리라 생각되는데 다만 군사분계선 근처의 북한 부대와 야산을 배경으로 뭔가 스릴러적인 구성과 추격의 맛을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네요. 장소를 옮겨 광활한 들판 배경은 더욱 영화를 앙상하게 만들고 도망자 혹은 탈영병과 그를 쫓는 군인들의 신경전과 전주는 전혀 감흥이 살지 않았네요. 반대로 편집된 것인지 도망 과정에서 보이는 장면 전환과 상황 연출이 종종 많은 아쉬움을 남기면서 초반에 쌓아온 점수를 잃게 됩니다. 과거의 일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대사 몇 마디면 캐릭터 설정이 완료되는 구교...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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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재킹-시대와 역사가 영화의 끊임없는 발화점이 된다

하이재킹 감독 김성한 출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개봉 2024.06.21. 저와 비슷한 연배의 관객이라면 하이재킹 소재의 영화는 적어도 여러 편을 보았을 텐데 그중에서 아주 새로운 영화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는 매력을 조금씩 옅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테러범과 상황을 마주하면서 관객들도 익히 많은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다는 점은 이 소재의 한계이기도 할 텐데요. 그런데 뻔할 것 같은 영화에 이제껏 다른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것 하나가 추가되니 전혀 색다른 영화처럼 보이는 마술을 선보입니다. 확실히 한국적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단점도 있지만 반대로 한국적인 강점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하이재킹 소재의 영화가 되었네요. 영화의 주요 배경이 1971년이니 50년도 더 지난 과거가 배경인데다 속초공항에서 서울로 출발한 비행기이기 때문에 아주 색다릅니다. 마치 전시하듯 보이는 당시의 공항과 비행기 안 풍경들은 이제껏 보아온 하이재킹 영화들의 클리셰들을 폭파할 수 있을 정도로 가공할 정도인데 여기서 한국적인 특성까지 겹치니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영화는 크게 방향 선회를 하지 않았음에도 쉽게 예단하기 힘들게 흘러갑니다. 여기엔 2년 전 사고를 보여주고 다시 현재의 사건이 이어지는 정말 드라마틱한 상황을 눈앞에서 보게 되니 이제 뭔가 싶을 때도 있었네요. 사연을 가...

2024.06.14
2024.06.18참여 콘텐츠 33
탈주-고장난 나침반처럼

탈주 감독 이종필 출연 이제훈, 구교환, 홍사빈 개봉 2024.07.03. 영화를 보기 전 예고편의 느낌과 탈출이 아닌 <탈주>라는 타이틀이 주는 느낌은 추적이 아닌 추격의 영화가 될 거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순수하게 북한을 탈출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추격을 통한 탈주, 그러니까 달리면서 도주한다는 개념의 제목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처음부터 뭔가 기획이 어긋난 것처럼 느껴지네요. 소재와 설정의 한계가 명확한 영화라 뭔가 뻗어가기 힘들다는 게 보였고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보이기도 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결국 <탈주>라는 제목에 걸맞은 추격극의 맛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어정쩡한 영화가 되었네요. 94분이라는 러닝타임과 초반의 스타트가 꽤나 간결하고 인상적이어서 기대감이 컸습니다. 거두절미하게 시작하는 초반이 영화의 성격을 말해주리라 생각되는데 다만 군사분계선 근처의 북한 부대와 야산을 배경으로 뭔가 스릴러적인 구성과 추격의 맛을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네요. 장소를 옮겨 광활한 들판 배경은 더욱 영화를 앙상하게 만들고 도망자 혹은 탈영병과 그를 쫓는 군인들의 신경전과 전주는 전혀 감흥이 살지 않았네요. 반대로 편집된 것인지 도망 과정에서 보이는 장면 전환과 상황 연출이 종종 많은 아쉬움을 남기면서 초반에 쌓아온 점수를 잃게 됩니다. 과거의 일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대사 몇 마디면 캐릭터 설정이 완료되는 구교...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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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재킹-시대와 역사가 영화의 끊임없는 발화점이 된다

하이재킹 감독 김성한 출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개봉 2024.06.21. 저와 비슷한 연배의 관객이라면 하이재킹 소재의 영화는 적어도 여러 편을 보았을 텐데 그중에서 아주 새로운 영화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는 매력을 조금씩 옅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테러범과 상황을 마주하면서 관객들도 익히 많은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다는 점은 이 소재의 한계이기도 할 텐데요. 그런데 뻔할 것 같은 영화에 이제껏 다른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것 하나가 추가되니 전혀 색다른 영화처럼 보이는 마술을 선보입니다. 확실히 한국적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단점도 있지만 반대로 한국적인 강점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하이재킹 소재의 영화가 되었네요. 영화의 주요 배경이 1971년이니 50년도 더 지난 과거가 배경인데다 속초공항에서 서울로 출발한 비행기이기 때문에 아주 색다릅니다. 마치 전시하듯 보이는 당시의 공항과 비행기 안 풍경들은 이제껏 보아온 하이재킹 영화들의 클리셰들을 폭파할 수 있을 정도로 가공할 정도인데 여기서 한국적인 특성까지 겹치니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영화는 크게 방향 선회를 하지 않았음에도 쉽게 예단하기 힘들게 흘러갑니다. 여기엔 2년 전 사고를 보여주고 다시 현재의 사건이 이어지는 정말 드라마틱한 상황을 눈앞에서 보게 되니 이제 뭔가 싶을 때도 있었네요. 사연을 가...

2024.06.14
핸섬가이즈-오싹한 구토유발자들

핸섬가이즈 감독 남동협 출연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 박지환, 이규형, 우현 개봉 2024.06.26.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하이브리드 영화 장르가 적은 편인데 <핸섬가이즈>는 그런 면에서 거의 독보적인 위치의 작품입니다. 스페인 영화를 리메이크했다고는 하지만 역시나 국내 스타일로 변형하기 마련인데 코미디와 공포를 결합하면서도 조금 더 나아간 측면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낯설고 해외 작품들마저도 국내에선 성공한 이력이 별로 없는 장르인 건 분명합니다. 성공작도 거의 2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 <조용한가족>과 <시실리2km> 그리고 <오싹한연애> 같은 작품이 적절히 호러를 활용한 사례인데 <핸섬가이즈>는 그중에서도 가장 호러 비중이 높은 편이네요. 그중에서도 스플래터 호러에 가깝습니다. 초반 두 캐릭터가 서로 잘 생겼다는 당찬 확신을 가지는 등 남과 자신들의 시선이 다른 인물로 그려져 있어서 캐릭터 코미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뭐 조금 순화된 <덤앤더머>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외모와 성격이 완전히 딴판인 것 때문에 오해와 의심을 번갈아가며 받는 인물들이니 이 영화의 지향점이 어디인지 대충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다만 본격 스플래터가 등장하는 중반 이후엔 다소 들떠 있는 캐릭터 연기와 과하게 등장하는 사고사 장면들이 스플래터의 묘미를 주지만 일반 관객들에겐 낯설고 비호감으로 보일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스플래터 무비가 원래 그런...

2024.06.13
원더랜드-감독님의 체취는 옅어지고 배우들의 마력은 진해지고

원더랜드 감독 김태용 출연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개봉 2024.06.05. 사실 근미래를 다룬 <원더랜드> 같은 SF 스타일의 작품이 국내 SF 영화가 나아갈 길이라 믿는 저로선 스페이스 오페라를 시도하는 작품이 걱정스러웠습니다. 척박한 국내 SF 시장을 생각하면 아직은 디스토피아를 다루거나 규모 큰 할리우드 영화를 따라가기엔 기술력 외에 상상력의 부재와 이미 성취를 이룬 할리우드와의 차별점이 없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외면받기 일쑤였죠. 김태용 감독이 SF 드라마를 만든다는 사실이 다소 의아했지만 출중한 배우를 데리고 완성한 작품이 부디 이전의 유사 작품들과 차별화가 확실히 되기만을 고대했네요. 기본적인 두 가지 이야기 속에 하나의 이야기가 추가된 정도로 볼 수 있을 <원더랜드>는 딸이자 엄마의 죽음으로 인한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 깨어나지 않는 남자친구를 대신해 AI 서비스를 신청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를 서비스하는 원더랜드의 두 직원이 주축이 되는 구성입니다. 사실 누군가의 부재를 AI가 대신한다는 소재야 많았는데 기본적으로 화상 통화를 통해 마치 가족처럼 지내는 AI의 존재 묘사는 확실히 다른 영화들과의 차별점이긴 합니다. 이 영화의 강점은 이런 기술력을 영화적이란 느낌이 들지 않도록 상당히 현실성 있게 반영했다는 점입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AI의 진화와 실제 남친과 AI 남친과의 괴리에서 오는...

2024.06.04
양치기-섣부른 선과 악의 갈라치기

양치기 감독 손경원 출연 손수현, 오한결, 금해나, 김윤배, 김금순, 김학선, 조경창, 안채흠 개봉 2024.06.12. <양치기>의 주인공은 교사와 학생입니다. 몇 해 동안 여론을 들끓게 했던 여러 사건이 떠오르게 만드는 축약적인 이야기를 그냥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범죄 스릴러 스타일로 풀어낸 작품이네요. 사실 얼마 전까지 거의 영화에 대한 정보를 모르다가 갑작스레 참석한 시사에서 보석을 발견한 느낌입니다. 일단 소재 자체가 확 몰입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를 가졌어요. 거짓말을 하는 학생으로 인해 체벌 교사로 몰리게 된 주인공의 상황을 따라가는 이야기는 그냥 남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가 흔히 억울한 상황에 직면할 때 쉽게 행동하고 저지를 수 있는 과정들이 샅샅이 드러난다고나 할까요. <더헌트>나 <크루서블> 같은 작품이 핵고구마 시전으로 인해 답답한 마음도 들긴 하는데 이 작품은 조금 달라요. 시작은 거짓으로 시작됐지만 교사라는 직업윤리상 조금은 그 경계를 넘나드는 주인공을 통해 응원하다가도 종종 선을 넘기에 주인공을 바라보는 복합적인 감정이 들게 됩니다. 순수 약과 순수한 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의도와 결과 그리고 과정이 그 모든 것이 때때로 변질되고 오인되어 망가지는 인물들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네요. 그런 걸 비교적 스릴러의 형식에 담아 영화적인 재미를 일정 이상 보장해 준다는 것이 이 작품의 큰 성취처럼 보입...

2024.05.31
20시간 전참여 콘텐츠 19
비버리힐스캅:액셀F-탑건에 이은 제리 브룩하이머의 2루타

이미지 준비중 비버리 힐스 캅: 액셀 F 감독 마크 몰로이 출연 에디 머피, 조셉 고든 레빗, 테일러 페이지, 케빈 베이컨, 저지 레인홀드, 존 애쉬튼, 폴 레이저, 브론슨 핀초트 개봉 2024.07.03. 1년이 등장한지 40년 만에 제작된 4편입니다. 국내에선 유독 인기가 없었던 시리즈인 <비버리힐스캅>을 얼마 전에 봤던 기억을 소환하면 80년대 대표적인 형사 시리즈물인 <다이하드>나 <리쎌웨폰>과 비교해도 볼거리는 확실히 떨어지는 작품인데요. 대신 흑인이 주인공이라는 점과 가장 백인의 성지와 같은 비버리힐스를 배경으로 그곳에 침투한 떠버리 흑인 경찰이라는 점은 시대적으로 흑인 관객들에겐 상당한 환영을 받지 않았을까 싶네요. 80년대를 돌아보면 에디 머피의 티켓 파워가 가장 강력했던 시기이기도 한데 이 작품은 그 시작과도 같습니다. 더구나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의 대표 히트 영화이기도 한데 <탑건:매버릭>의 대성공 이후 자신감을 얻어 소환된 작품 같기도 하네요. 여전히 볼거리는 부족하고 우리가 흔히 보는 버디 무비의 흑인 주인공이 가진 캐릭터성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지만 이 작품이 그런 영화들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터라 캐릭터성도 가장 강력합니다. 말발 하나로 적진을 뛰어드는 담대함과 근성을 가진 액셀 폴리는 전혀 늙지 않은 듯한 인상의 에디 머피가 세월의 흔적을 지워 버리면서 영화의 몰입감을 더욱 높여주네요. 종종 30~40...

2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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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강력한 향신료로 잡내를 잡아낸다

아틀라스 감독 브래드 페이튼 출연 제니퍼 로페즈, 시무 리우, 스털링 K. 브라운 개봉 2024.05.24. 더 이상 새로운 SF를 만나기란 어려워진 영화판에서 <아틀라스>와 같은 작품은 넷플릭스의 안일한 선택일지 모릅니다. 가뜩이나 예산이 많이 투입되는 장르인데 근래 관객들은 다소 외면하는 장르이기도 해서 이 시기 공개가 맞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네요. 워너에서 사이즈가 주 매력을 이루는 영화들을 만들어 온 브래드 페이튼 감독이 연출한 <아틀라스>는 익숙한 모든 SF의 클리셰라 할 만한 것들을 끌어모아 만든 잡탕밥과도 같은데 이게 또 아는 맛의 총합처럼 구미를 당기기도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이게 은근 맛있었습니다. 개성 없는 SF가 난무하는 작금의 시장에서 적어도 미덕이 확실한 작품이었으니까요. 왜 굳이 제니퍼 로페즈일까 생각했지만 그 이유를 찾지 못했고 이건 아마도 여성 전사 이미지를 의식한 캐스팅 내지 제니퍼 로페즈의 참여처럼 보입니다. 시고니 위버와 같은 스타일까진 아니어도 로봇 AI에 탑승하고 전투를 벌이는 모습은 <에이리언2>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생각 이상으로 근미래 지구의 묘사가 현실과 맞닿아 있게 그리고 있어서 흥미롭고 무엇보다 이 작품은 <트랜스포머> 같은 작품이 담지 못한 기체 탑승 로봇과 밀리터리 덕후들이 좋아할 만한 전투 장면들이 꽤나 재밌습니다. 마치 <아바타> 후반부의 장면처럼 말이죠. 그러니까 브...

2024.05.28
팝역사상가장위대한밤-엔드게임의 밤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 감독 바오 뉴엔 출연 미등록 개봉 2024.01.29. 종종 과거 세대의 가수들이나 아이돌이 예능에 나와 한때 가요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아티스트가 그날 회식을 쏜다는 걸 얘기하는 광경을 보곤 합니다. 그걸 나름의 좋은 추억이라 여기는 모습들을 보면 일견 이해되는 모습도 있었네요. 아티스트 한 팀이 최소 4명 이상 되는 경우가 많고 음악 프로그램이 하루 종일 리허설과 녹화를 거듭하며 챌린지 찍기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걸 생각하면 예전의 그런 모습을 기대하긴 어려운 게 현실일 겁니다. 종종 가요대상 수상곡을 참여 가수들이 모두 돌아가며 부르는 진귀한 광경조차 이젠 커버 곡 정도로 무대를 꾸미는 게 최선인 세상이 되었어요. 아프리카 자선 앨범 성격을 띤 "We Are The World"의 녹음을 모이게 된 미국 최고의 아티스트를 섭외하고 단 하룻밤 만에 일사천리로 녹음해야 했던 과정을 담은 35년 전의 이벤트를 제대로 처음 접하는 마음은 그야말로 눈물도 고이면서 가슴 벅찬 진귀한 체험이었습니다. 이미 고인이 된 다수의 아티스트들도 보이고 젊었을 때 최전성기를 누린 유명 아티스트들의 소소한 자존심 싸움까지 흔히 접하지 못할 화면이 남아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였네요. 이런 유사한 프로젝트가 전후에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특히나 미국 가수들이 모인 배경은 드라마틱 했네요. 퀸시 존스와 라이오넬 리치 그리고 마이클...

2024.05.16
레벨문파트2:스카기버-넌 나에게 상처를 줬어

Rebel Moon(레벨 문): 파트2 스카기버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소피아 부텔라, 디몬 하운수, 에드 스크레인, 미치엘 휘즈먼, 배두나, 안소니 홉킨스 개봉 2024.04.19. 더 이상 은하계의 정복자와 저항군의 이야기 따윈 궁금하지 않은 영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잭 스나이더의 <레벨문파트2>를 맞이하게 되었네요. 사실 다른 분들의 리뷰가 올라오지 않았다면 공개일도 신경 쓰지 않고 있었던 터라 그냥 지나칠 뻔했습니다. 금주 시사가 거의 없어 리뷰 쓸 일도 없을까 걱정했는데 어쨌거나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에 파트2 역시 조심스레 찾아보게 되었네요. 그런데 이번 파트2는 전편보다 더 최악이네요. 단순히 지루함을 넘어선 다소 심각한 부분들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써커펀치>는 스타일이라도 확실했건만. 사실 전편을 보고 나서 예상되는 수순을 한치의 흔들림 없이 따라가는 이야기는 그냥 양반일 정도로 영화의 대사들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지나치게 비장하게 내뱉어서 헛웃음이 나오는 대사도 그렇고 소름 돋을 정도로 개성이 없어서 누군가의 습작 시나리오처럼 들렸네요. 모두가 무게를 잡고 있는데 두 세력 간의 전투는 정말 군대를 경험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일렬로 늘어선 빌런 군인들의 모습은 그냥 "나 죽여주십쇼" 하는 쇼를 벌이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뭐 물론 여기에 러닝 타임 채우기용 슬로 모션은 방점을 찍어야 할 장면과 평범...

2024.04.23
황야-I'm on the Next Level, 광야로 걸어가

황야 감독 허명행 출연 마동석, 이희준, 이준영, 노정의, 안지혜 개봉 2024.01.26. 지진 디스토피아 3부작이라 해도 될 만큼 지진으로 인한 전후를 영상으로 만든 세계관은 장르도 다르고 스타일도 달라서 무척 잘 기획된 사례라 하겠습니다. 물론 각기 완성도도 다르지만 적어도 기획 그 자체만 보면 큰 그림을 잘 그린 듯하네요. 물론 지진 직전의 모처 모텔을 배경으로 한 <몸값>은 시리즈로 구성되어 범죄 액션 스일이었으며 지진 전후의 투쟁기 <콘크리트유토피아>는 인간 드라마로 만들었는데 <황야>는 순수한 액션에 가깝습니다. 세 작품이 온전히 하나의 기획으로 출발되지는 않았지만 결국 하나의 세계관을 가진 흥미로운 구성임은 부인할 수 없네요. 아쉽게도 <황야>는 디스토피아적인 디테일들이 부족합니다. 지진 이후 생존자들의 삶은 그저 스케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콘크리트유토피아>가 없었다면 영화는 더욱 빈곤해졌을 가능성이 높네요. 지진 약 3년 이후를 다루었기 때문에 <콘크리트유토피아>의 상황에서 많은 변화가 있다는 점이 특색이며 공간적인 배경만을 공유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 여길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익숙한 공간이라 좋았고 이런 프로덕션 재활용은 충분히 환영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되네요. 대신 빌런에 대한 디테일들이 아주 아쉽습니다. 기본적인 것부터 조금 큰 부분까지 말이죠. 이희준 배우가 맡은 양기수 박사의 백그라운드 설정...

2024.01.28
2023.01.21참여 콘텐츠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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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간-공포 대가들의 훌륭한 콜라보

메간 감독 제라드 존스톤 출연 앨리슨 윌리암스, 바이올렛 맥그로우 개봉 2023. 01. 25. 제임스 완과 블룸하우스의 합작품인 <메간>은 정말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SF와 호러의 혼종 장르라 할 수 있을 이 영화는 인형과 호러의 조합이라는 <애나벨>이나 <사탄의인형>과도 종류가 다른 작품이었네요. 이 영화가 다른 작품들과의 차별점은 일단 메간이라는 로봇이 인간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처키와 다르고 심령이나 귀신의 존재를 그리지 않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메간>은 <터미네이터> 같은 작품이 더 비슷하다고 느껴질 정도인데요. 태생이 SF에 가깝고 낄낄거리며 보는 팝콘 무비라기보단 정색하면서 소름 끼치는 류의 영화라 하겠습니다. 이 작품이 유독 북미에서 사랑을 받는 느낌이었는데 영화를 보니 이유를 대충 가늠할 수 있더군요. 자녀를 키우는 데 있어 부모의 역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고 그 과정에서 부모와 아이가 겪게 되는 지점의 묘사가 꽤나 현실적이면서도 섬뜩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안드로이드나 로봇의 얼굴이 인간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어떤 지점을 보게 될 때 느끼는 묘한 불편함이 영화 내내 등장하니 그 자체로도 긴장감과 소름 돋는 지점이 꾸준히 등장합니다. 저는 그 자체가 공포였는데 오랫동안 초자연적인 공포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겐 싱거운 영화처럼 느껴질 가능성도 있겠네요. 인공지능이 세상과 인간을 지배하게 ...

202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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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의달-대낮에 떠 있는 달처럼

유랑의 달 감독 이상일 출연 히로세 스즈, 마츠자카 토리 개봉 2023. 01. 18. 유랑의 달 저자 나기라 유 출판 은행나무 발매 2020.10.28. 영화에 대한 정보도 없이 그냥 뭔가에 이끌려 보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켜준 나의 뇌에 감사하면서 <유랑의달>을 보았습니다. 보고 나서 원작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존재했네요. 일단 소설을 읽어 보고 싶어졌네요. 이 작품은 일본 영화 특유의 건조하면서도 관조적인, 어쩌면 국내에선 좀처럼 나오기 힘든 스타일의 영화인데 <밀양> 같은 작품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어릴 적 소아성애자에게 유괴를 당한 적이 있는 피해자가 다시 유괴범과 마주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냥 보면 흔한 범죄물처럼 보이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심도가 생가보다 깊네요. 기본적으론 지독한 멜로 영화면서 반대로 미치도록 외로운 영화입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두 사람이 조우하며 시작하는 영화는 범죄 상황이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찰나로 시작하여 묘하게 흘러가는 과정이 비칩니다. 섣불리 판단할 수 있는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는 사회적 시선과 고정관념이 더해진 편견 등이 뭉쳐 거대한 인생의 파고를 만들어냅니다. 외로운 세상에서 더욱 고립에 빠진 두 사람이 여정은 각자의 생존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내며 다시 만나게 되지만 그들 앞에 놓인 벽들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기만 합니다. 일본 영화에서 격...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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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인질은 교섭관이 되고 인질범은 국정원 요원이 되었다

교섭 감독 임순례 출연 황정민, 현빈, 강기영 개봉 2023. 01. 18. <교섭> 같은 작품이 영화화되었을 땐 뚜렷한 목적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실화 소재를 영화라는 매체에 맞춰 장르적인 재미로 변환하거나 실제 사건의 의미를 되새겨본다는 등의 의도 말이죠. 어쩌면 많은 관객들이 <모가디슈>와 같은 영화라면 좋겠다는 바램이 조금이라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영화의 성격이 조금 달랐습니다. 교섭관과 국정원 직원의 콤비 플레이라 명명해야 할 <교섭>은 영화의 장르적인 재미를 제법 포기하면서 다른 면모를 내세운 듯 보입니다. 드라마틱한 과정을 통과하고 결말을 이끌어낸 두 사람의 노고를 드러내고픈 욕망이었을까요. 탈레반과 23명의 한국인 납치라는 실제 사건은 좀처럼 한국에선 일어나지 않는,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라는 영화적인 강점이 있습니다. 사건은 인지하고 있지만 해결되는 과정이 그리 명확하게 대중에게 각인되지 않은 탓에 영화적 소재로도 훌륭하다고 생각되는데 막상 영화를 보면 긴장감을 조성하고 화려한 편집과 전개를 보이는 작품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화려한 첩보물이라기보단 조금은 건조하게 현실적인 상황을 그린 국제 정세와 협상의 지난함을 그린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두 배우의 무게감이 다소 상이하기도 하고 장르적 포장을 하지 않았기에 볼거리나 박진감과는 거리가 멀게 됩니다. 그저 여행 금지 국가에 출입한...

202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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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전후반이 다른 한정 공간 속의 생존 게임

유령 감독 이해영 출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김동희 개봉 2023. 01. 18. 전체적으로 <유령>은 <암살>과 유사한 목표를 가지고 제작된 영화처럼 보입니다. 시대적 배경과 멀티캐스팅에서 보이듯 스파이 영화의 정서를 담고 있기도 해서 중반 이후로는 더욱 그런 생각이 들죠. 그런데 마치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뉜 듯한 영화의 정서는 확연히 다릅니다. 관객에 따라 전반부를 더 선호하기도, 후반부를 더 선호하기도 할 텐데 저는 일단 전반부가 더 좋았습니다. 영화는 유령이라는 항일단체로 의심되는 5명과 그들을 심문하는 경호대장까지 6명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전반부는 마치 외딴 호텔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추리극처럼 꾸며져 있네요. 다소 야심 차게 관객들까지 끌어들여 유령이 누구인지 유추해 보기를 권하는 방식과 다소 연극적이며 양식적인 느낌의 세트와 연출이 고전적인 매력도 풍깁니다. 캐릭터 별로 부가적인 설명을 부여하고 분량 분배도 꽤나 좋아서 영화가 가진 균형감 때문에 유령의 존재를 쉽게 파악하기 힘듭니다. 그런 면에서 의심하고 추리하는 재미가 꽤나 있고 개별 캐릭터도 시간이 흐를수록 매력이 터지기도 하니 흥미진진했네요. 대신 양식적인 측면이 몰입을 방해하거나 영화처럼 느껴지지 않을 관객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저에겐 이 영화의 최대 강점이 바로 그 부분이었네요. 이렇게 끝까지 이끌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거의 중...

202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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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년의기다림-세월도 잊게 하는 이야기의 힘

3000년의 기다림 감독 조지 밀러 출연 틸다 스윈튼, 이드리스 엘바 개봉 2023. 01. 04. 이 시기에 지니가 들려주는 천일야화가 애니도 아닌 실사화되어 공개될 줄은 몰랐습니다. 뭐 <알라딘>의 실사 버전이 대단한 사랑을 받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알라딘과 지니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고는 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전작이 마초 냄새 풀풀 풍기는 아드레날린 영화를 만들고선 내놓은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죠. 그래도 조지 밀러 감독이 워낙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내던 연출자라 그런지 <3000년의기다림> 역시 이물감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스토리도 정말 천일야화와 진배없는 이야기일 줄은 예상치 못했네요. 정령과 이야기를 다루는 서사학자와의 조우가 시작되면 이내 정령 지니의 기구한 인생을 풀어 놓는 구성을 가진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정령이 왜 3000년이나 되는 시간에 이렇게 소원을 들어줘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는지에 대한 썰이 풀리는 셈이죠. 여러 역사의 조각들을 끌어들이면서 우리가 흔히 천일야화, 일명 아라비안 나이트와 같은 스타일로 들었던 이야기들을 듣는 듯한 느낌을 주더군요. 여기에 화려한 비주얼로 그려진 동화 같은 이야기들이 관객들을 금방 몰입시켜 줍니다. 아주 특별할 것도 없는 이야기들이지만 이상하게 귀담아듣게 되는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이 과정에서 서사학자로 등장하는 틸다 스윈튼의 입을 통해 우리가 소원과 관련되었던...

2023.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