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영화
82202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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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간-공포 대가들의 훌륭한 콜라보

메간 감독 제라드 존스톤 출연 앨리슨 윌리암스, 바이올렛 맥그로우 개봉 2023. 01. 25. 제임스 완과 블룸하우스의 합작품인 <메간>은 정말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SF와 호러의 혼종 장르라 할 수 있을 이 영화는 인형과 호러의 조합이라는 <애나벨>이나 <사탄의인형>과도 종류가 다른 작품이었네요. 이 영화가 다른 작품들과의 차별점은 일단 메간이라는 로봇이 인간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처키와 다르고 심령이나 귀신의 존재를 그리지 않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메간>은 <터미네이터> 같은 작품이 더 비슷하다고 느껴질 정도인데요. 태생이 SF에 가깝고 낄낄거리며 보는 팝콘 무비라기보단 정색하면서 소름 끼치는 류의 영화라 하겠습니다. 이 작품이 유독 북미에서 사랑을 받는 느낌이었는데 영화를 보니 이유를 대충 가늠할 수 있더군요. 자녀를 키우는 데 있어 부모의 역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고 그 과정에서 부모와 아이가 겪게 되는 지점의 묘사가 꽤나 현실적이면서도 섬뜩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안드로이드나 로봇의 얼굴이 인간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어떤 지점을 보게 될 때 느끼는 묘한 불편함이 영화 내내 등장하니 그 자체로도 긴장감과 소름 돋는 지점이 꾸준히 등장합니다. 저는 그 자체가 공포였는데 오랫동안 초자연적인 공포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겐 싱거운 영화처럼 느껴질 가능성도 있겠네요. 인공지능이 세상과 인간을 지배하게 ...

202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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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의달-대낮에 떠 있는 달처럼

유랑의 달 감독 이상일 출연 히로세 스즈, 마츠자카 토리 개봉 2023. 01. 18. 유랑의 달 저자 나기라 유 출판 은행나무 발매 2020.10.28. 영화에 대한 정보도 없이 그냥 뭔가에 이끌려 보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켜준 나의 뇌에 감사하면서 <유랑의달>을 보았습니다. 보고 나서 원작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존재했네요. 일단 소설을 읽어 보고 싶어졌네요. 이 작품은 일본 영화 특유의 건조하면서도 관조적인, 어쩌면 국내에선 좀처럼 나오기 힘든 스타일의 영화인데 <밀양> 같은 작품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어릴 적 소아성애자에게 유괴를 당한 적이 있는 피해자가 다시 유괴범과 마주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냥 보면 흔한 범죄물처럼 보이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심도가 생가보다 깊네요. 기본적으론 지독한 멜로 영화면서 반대로 미치도록 외로운 영화입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두 사람이 조우하며 시작하는 영화는 범죄 상황이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찰나로 시작하여 묘하게 흘러가는 과정이 비칩니다. 섣불리 판단할 수 있는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는 사회적 시선과 고정관념이 더해진 편견 등이 뭉쳐 거대한 인생의 파고를 만들어냅니다. 외로운 세상에서 더욱 고립에 빠진 두 사람이 여정은 각자의 생존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내며 다시 만나게 되지만 그들 앞에 놓인 벽들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기만 합니다. 일본 영화에서 격...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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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인질은 교섭관이 되고 인질범은 국정원 요원이 되었다

교섭 감독 임순례 출연 황정민, 현빈, 강기영 개봉 2023. 01. 18. <교섭> 같은 작품이 영화화되었을 땐 뚜렷한 목적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실화 소재를 영화라는 매체에 맞춰 장르적인 재미로 변환하거나 실제 사건의 의미를 되새겨본다는 등의 의도 말이죠. 어쩌면 많은 관객들이 <모가디슈>와 같은 영화라면 좋겠다는 바램이 조금이라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영화의 성격이 조금 달랐습니다. 교섭관과 국정원 직원의 콤비 플레이라 명명해야 할 <교섭>은 영화의 장르적인 재미를 제법 포기하면서 다른 면모를 내세운 듯 보입니다. 드라마틱한 과정을 통과하고 결말을 이끌어낸 두 사람의 노고를 드러내고픈 욕망이었을까요. 탈레반과 23명의 한국인 납치라는 실제 사건은 좀처럼 한국에선 일어나지 않는,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라는 영화적인 강점이 있습니다. 사건은 인지하고 있지만 해결되는 과정이 그리 명확하게 대중에게 각인되지 않은 탓에 영화적 소재로도 훌륭하다고 생각되는데 막상 영화를 보면 긴장감을 조성하고 화려한 편집과 전개를 보이는 작품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화려한 첩보물이라기보단 조금은 건조하게 현실적인 상황을 그린 국제 정세와 협상의 지난함을 그린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두 배우의 무게감이 다소 상이하기도 하고 장르적 포장을 하지 않았기에 볼거리나 박진감과는 거리가 멀게 됩니다. 그저 여행 금지 국가에 출입한...

202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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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전후반이 다른 한정 공간 속의 생존 게임

유령 감독 이해영 출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김동희 개봉 2023. 01. 18. 전체적으로 <유령>은 <암살>과 유사한 목표를 가지고 제작된 영화처럼 보입니다. 시대적 배경과 멀티캐스팅에서 보이듯 스파이 영화의 정서를 담고 있기도 해서 중반 이후로는 더욱 그런 생각이 들죠. 그런데 마치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뉜 듯한 영화의 정서는 확연히 다릅니다. 관객에 따라 전반부를 더 선호하기도, 후반부를 더 선호하기도 할 텐데 저는 일단 전반부가 더 좋았습니다. 영화는 유령이라는 항일단체로 의심되는 5명과 그들을 심문하는 경호대장까지 6명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전반부는 마치 외딴 호텔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추리극처럼 꾸며져 있네요. 다소 야심 차게 관객들까지 끌어들여 유령이 누구인지 유추해 보기를 권하는 방식과 다소 연극적이며 양식적인 느낌의 세트와 연출이 고전적인 매력도 풍깁니다. 캐릭터 별로 부가적인 설명을 부여하고 분량 분배도 꽤나 좋아서 영화가 가진 균형감 때문에 유령의 존재를 쉽게 파악하기 힘듭니다. 그런 면에서 의심하고 추리하는 재미가 꽤나 있고 개별 캐릭터도 시간이 흐를수록 매력이 터지기도 하니 흥미진진했네요. 대신 양식적인 측면이 몰입을 방해하거나 영화처럼 느껴지지 않을 관객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저에겐 이 영화의 최대 강점이 바로 그 부분이었네요. 이렇게 끝까지 이끌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거의 중...

202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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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년의기다림-세월도 잊게 하는 이야기의 힘

3000년의 기다림 감독 조지 밀러 출연 틸다 스윈튼, 이드리스 엘바 개봉 2023. 01. 04. 이 시기에 지니가 들려주는 천일야화가 애니도 아닌 실사화되어 공개될 줄은 몰랐습니다. 뭐 <알라딘>의 실사 버전이 대단한 사랑을 받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알라딘과 지니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고는 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전작이 마초 냄새 풀풀 풍기는 아드레날린 영화를 만들고선 내놓은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죠. 그래도 조지 밀러 감독이 워낙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내던 연출자라 그런지 <3000년의기다림> 역시 이물감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스토리도 정말 천일야화와 진배없는 이야기일 줄은 예상치 못했네요. 정령과 이야기를 다루는 서사학자와의 조우가 시작되면 이내 정령 지니의 기구한 인생을 풀어 놓는 구성을 가진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정령이 왜 3000년이나 되는 시간에 이렇게 소원을 들어줘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는지에 대한 썰이 풀리는 셈이죠. 여러 역사의 조각들을 끌어들이면서 우리가 흔히 천일야화, 일명 아라비안 나이트와 같은 스타일로 들었던 이야기들을 듣는 듯한 느낌을 주더군요. 여기에 화려한 비주얼로 그려진 동화 같은 이야기들이 관객들을 금방 몰입시켜 줍니다. 아주 특별할 것도 없는 이야기들이지만 이상하게 귀담아듣게 되는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이 과정에서 서사학자로 등장하는 틸다 스윈튼의 입을 통해 우리가 소원과 관련되었던...

2023.01.04
5
나이브스아웃:글래스어니언-평범한 범죄드라마로의 추락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감독 라이언 존슨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에드워드 노튼, 자넬 모네, 캐서린 한, 레슬리 오덤 주니어, 제시카 헨윅, 케이트 허드슨, 데이브 바티스타, 매들린 클라인 개봉 미개봉 넷플릭스 머니에 탑승한 <나이브스아웃>의 속편은 성공 여부에 따라 지속적인 장기 시리즈가 될 수 있는 운명일 텐데 이번 속편은 전편과는 분위기도 다르고 기대한 바도 달라서 아쉬움이 큰 편입니다. 여전히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지만 이에 더해 눈길을 사로잡는 세트의 화려함이 이루 말할 수 없네요. 그러면서 유명 감독들이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만들 때 종종 보이곤 하는, 뭔가 치열함이 사라진 채 이제껏 스튜디오의 눈치를 보았던 것에서 해방되어 고삐가 풀린 듯 제작비를 화려함에 쏟아붓는 인상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 속편 역시 그런 부정적인 면을 완전히 타파했다고 보긴 어려웠네요. 전편의 가장 큰 미덕은 현대적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고전적인 스타일을 견지하여 정말 아가사 크리스티 원작을 충실히 재현하면서 모던하기도 했던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배경과 소재까지 모두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강해서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한 브누아 블랑의 존재가 없다면 속편임을 알기 힘들 정도로 온전히 다른 스타일의 영화처럼 다가왔네요. 오프닝이 마치 선전포고하듯이 다가오는 호기로운 매력이 있긴 했지만 영화가 이내 진실을 조금씩 드러내면서 흥미가 ...

2022.12.31
6
더퍼스트슬램덩크-주전을 뛰어 넘은 식스맨의 존재감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 출연 미등록 개봉 2023. 01. 04. 왜 지금이었을까요? 거의 연재만화 초기 연재 시절이 30여 년 지난 지금 극장판으로 돌아온 슬램덩크의 이야기는 산왕전을 그렸습니다. 왜 지금인가 하는 궁금증과 함께 왜 송태섭이 선택된 걸까 하는 의구심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5인방 중에선 상대적으로 그 인기가 후 순위가 아닌가 싶은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고 반대로 작가인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상업적인 성공이 우선이 아니었을 거란 추측도 했죠. 그래서 그가 직접 감독과 각본까지 맡은 극장판 프로젝트는 퍼텐셜과 함께 상당한 리스크도 있을 거라고도 조심스레 생각하게 되었었는데 결국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저는 원작 슬램덩크를 참 좋아하지만 인생 최고의 만화는 아니고 동시기 다른 만화들을 더 좋아했었습니다. 기본적으론 대부분 아쉬움을 나열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만화와는 다른 성질의 것이고 오랜 시간 지난 원작과 TV용 애니의 잔상을 이어가거나 지워야 하는 임무를 가진 극장판이기 때문인데요. 기본적으로 원작에 없었던 송태섭의 과거와 현재에 상당 부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전형적인 클리셰 같은 인물의 트라우마 극복기 정도로 설정되어 있고 초반을 보고 나면 뒤가 훤히 보이는 전개라 전혀 궁금하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가뜩이나 인물의 전사를 다루면서 송태섭을 선택한 것도...

2022.12.29
5
장화신은고양이:끝내주는모험-슈렉 세계관의 컴백을 알리는 드림웍스의 워밍업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 감독 조엘 크로포드 출연 안토니오 반데라스, 크리스 밀러, 셀마 헤이엑, 올리비아 콜맨, 하비 길렌, 와그너 모라, 존 멀레이니, 플로렌스 퓨, 더바인 조이 랜돌프, 레이 윈스턴, 안토니 멘데즈, 삼손 카요 개봉 2023. 01. 04. 어쩌다 보니 드림웍스의 회생 프로젝트 전문 감독이 되어가는 듯한 조엘 크로포드 감독은 <크루즈패밀리:뉴에이지>와 더불어 슈렉 세계관의 새로운 부활이란 중책을 맡은 것 같습니다. 두 작품 모두 가족이란 큰 테마 위에 오랜 시간이 지난 속편이란 상황이 같은데 이번 속편은 무려 11년 만에 제작된 작품입니다. <슈렉>이 첫 선을 보인 지 20년이 지난 시점이고 드림웍스의 존재감도 조금씩 줄어드는 상황이라 걱정스럽긴 한데 어쨌거나 드림웍스는 오리지널보단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속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슈렉>이든 <장화신은고양이>든 국내에선 드림웍스 하면 <쿵푸팬더>가 먼저 연상되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과연 장화신은 고양이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힘든데요. 이번 속편은 전편을 보지 않아도 크게 무리 없는 구성이고 굳이 익숙한 캐릭터가 없더라도 이야기 진행이 가능할 정도로 스토리를 무리하지 않게 뽑아냈습니다. 그런데 드림웍스의 야심은 일단 웃음과 재미에 방점을 두고 교훈을 슬쩍 올리는 토핑 같았다면 이번엔 교훈이 우선으로 배치했다는 인상을...

2022.12.23
5
젠틀맨-영화가 끝나고 걸리는 발동

젠틀맨 감독 김경원 출연 주지훈, 박성웅, 최성은 개봉 2022. 12. 28. 흥신소를 운영하는 남자의 가짜 검사 행세를 다룬 범죄 영화 <젠틀맨>입니다. 범죄 오락영화를 표방하고 있어서 악을 응징하면서 주는 쾌감을 노렸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뭔가 팀으로 움직이고 실제 검사가 개입하고 범죄자들의 면면도 대단한 편이라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했습니다. 웨이브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점도 흥미를 끄는 구석이 있었고요. 저는 대체로 이런 OTT 오리지널 영화의 극장 개봉을 찬성하고 최소한의 상영 기간을 확보해 준다는 점은 무척 고무적인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도 정확히 고전적인 의미의 영화를 만들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제작에 임할 테니 말이죠. 사실 이런 영화가 한두 편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조금은 겉멋과 건들거림에 찬 야망의 캐릭터 연기에 주지훈 배우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비슷한 유형의 캐릭터를 만났습니다. 대척점에 박성웅 배우의 야비한(?) 연기도 극의 몰입에 한몫하고 무엇보다 최성은 배우가 젊은 검사 역할에 어울릴까 싶었는데 사인이라도 받고 싶어졌네요. 어쨌거나 적역 캐스팅에 어떻게 통쾌함을 안겨줄 것인가 하는 약간의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머릿속에 범죄 오락이라는 생각이 강했는지 영화가 생각보다 가볍지 않고 무겁다는 생각이 꾸준히 들었네요. 그렇다고 다른 작품들처럼 폭력이나 범죄 묘사가 끔찍...

2022.12.22
5
스위치-뻔한 이야기를 웃음과 감동으로 포장하는 배우들의 매력 스위치 ON

스위치 감독 마대윤 출연 권상우, 오정세, 박소이, 이민정, 김준 개봉 2023. 01. 04. 영화 <스위치>는 몸이 뒤바뀐다는 설정의 동명 영화가 있었지만 소재나 설정은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이 <패밀리맨>과 상당 부분 닮아 있습니다. 잘나가는 톱배우가 된 주인공과 그의 친구이자 매니저 그리고 연기를 위해 헤어진 여자친구 등 세 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하는데 자신이 다른 삶을 경험하기 시작하면서 다른 두 사람의 인생도 판이하게 바뀌게 되는데요. 그러니까 그저 혼자만의 인생 리셋 혹은 다른 선택의 인생을 살아보는 것 이상의 새로운 경우의 수를 함께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 발짝 나아간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주배경이 크리스마스인 건 비슷하다고 하겠네요. 그런데 이 작품, 코미디에 가깝습니다. 이미 결혼도 하고 아이를 키우는 입장인 권상우. 이민정 배우의 생활 연기가 너무 찰떡입니다. 이미 진지하고 무거운 역할은 죄다 내려놓은 듯한 권상우 배우의 연기야 이 방면에 빛을 보고 있지만 그저 SNS에서 보던 이민정 배우의 포텐셜은 이 영화에서 유감없이 발휘되네요. 부부 연기가 어색하지 않은 건 순전히 두 배우의 연기 때문으로 보이네요. 여기에 각각 권상우 본인과 이병헌 배우까지 끌어들이는 세계관(?) 아닌 세계관은 잠시 착각에 빠지게 만들게도 하니 감동 혹은 교훈이 중요한 작품이긴 해도 밝고 경쾌함을 잃지 않는 것이 큰 미덕이라 하겠습니다. 그리...

2022.12.20
6
아바타:물의길-13년의 기다림, 압도적이다

아바타: 물의 길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조 샐다나, 샘 워싱턴, 우나 채플린, 케이트 윈슬렛, 지오바니 리비시 개봉 2022. 12. 14. 어쩌다 보니 13년을 기다리게 된 <아바타:물의길>이 위용을 드러냈습니다. 숙취에 고생하면서 조조로 3D를 볼 생각에 걱정이 앞섰네요. 더부룩한 속을 부여잡고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기우였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워낙 단순하게 그려져 있어서 그냥 이야기를 듣는다 치면 지루할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런데 압도적인 비주얼의 위용은 태어나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 많았네요. 일단 잔상이 거의 없는 3D를 처음 봤습니다. 시선을 조금만 움직이면 겹쳐 보이는 이미지와 잔상이 존재했었는데 이 부분도 전편 대비 일취월장했다고 하겠네요. 그래서 이 영화는 꼭 3D로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전편보다 효과가 이미지 측면에서 훨씬 다양하고 보다 보면 3D 임을 망각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네요. 그리고 관객을 압도하는 화질이 미세한 물방울마저 세밀하게 그려낼 정도로 디테일이 장난 아니네요. 약 50분이 지난 시점에서 바다 장면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돈은 이렇게 쓰는 거라도 말하듯 아쿠아리움도 작아지게 만드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비단 이런 이미지와 기술은 노동력의 산물이겠지만 그걸 디자인하고 상상한 것을 구현한 창의성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겠어요. 하늘과...

2022.12.14
5
영웅-울분은 진하고 노고는 희미하다

영웅 감독 윤제균 출연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 개봉 2022. 12. 21. 뮤지컬을 그리 좋아하지 않으니 원작 뮤지컬을 보지 않은 제게 <영웅>은 과연 인간 안중근의 면모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그다음으로 기술적인 뮤지컬 영화의 수준도 기대했었죠. 보고 나면 <영웅>이 가진 기대와 한계는 누군가 말씀 주신 것처럼 <레미제라블>과 유사하다고 하겠습니다. 원작은 강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한데 실제 인물과 사건을 영화화하면서 벌어질 다양한 경우의 수와 원작을 담아내야 하는 노력 등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한 프로젝트임이 분명한데 결과적으론 무척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일단 뮤지컬로서 영화적 완성도는 <인생은아름다워>보다 좋아 보였습니다. 독창과 합창이 주를 이루는 이 작품은 소재 특성상 안무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작품이기도 하죠. 그러니 볼거리라 뮤지컬 장르치곤 빈곤한데 무대에서 보여줄 수 없는 압도적인 부감 숏이 꽤나 자주 등장하는 건 이런 이유로 보입니다. 인물의 내면을 잘 드러내는 가창의 대사들은 또렷이 들리고 배우들의 실력 또한 기대 이상으로 좋았네요. 장면과 장면이 넘어가는 부분들의 연결도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할 만큼 그 퀄리티가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미 <국제시장> 같은 시대극 연출을 해본 윤제균 감독의 전투신 연출도 나쁘지 않았고요. 다만 ...

2022.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