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로히림의 전쟁 감독 카미야마 켄지 출연 브라이언 콕스, 가이아 와이즈, 루크 파스콸리노, 미란다 오토 개봉 2025.01.25. <반지의제왕> 시리즈에 프리퀄을 애니로 만든다는 기획이 참신하다 여겨지면서도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습니다. <반지의제왕:두개의탑>의 배경이 되었던 헬름 협곡의 지명 유래를 되돌아보며 로한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전체적인 스토리 얼개에선 원작과 연결되는 부분을 거의 나무랄 데 없이 엮어낸 것 같습니다. 상상력과 원작에 충실하려는 의도를 살려내면서도 몰라도 괜찮은 이야기를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로 잘 포장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무래도 원작에 대한 애정이 높은 관객이라면 흥미로운 지점이 꽤나 많이 발견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야기의 연결성과 독립성을 제외하면 사실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일본에서 애니로 제작한 선택은 장단점이 명확한데 제겐 다소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고 무엇보다 전투 장면에서 애니 그 자체로는 실사 영화의 박진감을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애니 캐릭터들이 가볍고 빠르게 움직이니 이른바 묵직한 매력이 사라져 버렸네요. 여기에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면 매력 없는 빌런과 단순한 복수극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동기 설정들, 너무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전개하려는 의도까지 여러모로 판타지보단 동화 같다는 느낌도 들었네요. 대신 원작에 크게 기댄 헬름 ...
브로큰 감독 김진황 출연 하정우, 김남길, 유다인, 정만식, 임성재 개봉 2025.02.05. <야행>에서 <브로큰>으로 제목이 바뀐 이 작품은 <야행>이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소설의 제목입니다. 동생의 살인사건과 함께 동거녀가 사라지고 그녀의 흔적을 쫓는 전직 조직원으로 하정우 배우가 출연하는데요. 영화의 전반적인 전개와 분위기는 <화차>와 유사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속내를 가진 여인을 쫓는 남자의 이야기인 셈인데 이게 꽤나 누아르 스타일 같기도 해서 묘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런데 이 영화 뭔가 많이 삐걱거립니다. 두 가지 갈래로 미스터리가 깔려 있는데 속시원히 해결된 건 하나뿐이니 편집에서 영화의 절반이 사라진 느낌도 드네요. 과연 동생을 죽인 범인이 동생의 동거녀인가? 그리고 그녀는 왜 자취를 감추었냐 하는 의문을 쫓는 것과 더불어 소설 속의 내용처럼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작가의 행보를 따르는 영화는 두 트랙으로 흘러가면서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다만 하나는 일직선으로 진행되면서 나아가진 못해도 굉장한 파괴력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하나씩 껍질을 벗겨가면서 거대한 패를 드러냈던 <화차>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엔딩에 이르러선 다소 허탈할 정도로 맥없이 흐트러지더군요. 뻔한 결말을 선택한 것 같아 뭔가 있을 거란 기대를 채우지 못하니 아쉬웠습니다. 대신 하정우 배우가 보여주는 캐릭...
검은 수녀들 감독 권혁재 출연 송혜교, 전여빈, 이진욱, 문우진 개봉 2025.01.24. <검은수녀들>은 <검은사제들>에 이어 만들어질 수 있는 꽤나 근사한 기획의 속편 혹은 스핀 오프라 할 수 있습니다. 작품 제작이 된다는 소식에 나름 기대감이 컸던 작품이었고요. 돌이켜보면 <검은사제들>의 기획은 그리 영리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른바 한국판, 한국 버전의 오컬트로 불리며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든 스타일의 작품이니까요. 지금에야 많은 관객이 열광하지만 <사바하>나 <파묘> 대비 확실한 평가 우위를 가진다고 보기도 어렵고 당시 굉장한 관객 반응에 비해 영화는 너무 심플해서 퇴마 과정의 디테일과 배우들의 굉장한 몰입력을 감안하면 크게 평가하기 어려운 구석도 있습니다. 아마도 <검은사제들>이 오컬트에 대한 기능적인 매력이 컸기 때문에 장르적인 재미도 뛰어난 결과물을 보였고 배우들에 대한 호감도가 상당했기도 했었죠. 그런 걸 의식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야심을 가진 것인지 이번 스핀 오프의 노선은 전편과는 사뭇 다릅니다. 사제를 수녀로 바꾼 것은 상당한 파격이면서 오컬트 장르에서도 신선한 선택인데다 부마자의 성별도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뀌는 등 차별화되는 설정과 더불어 캐릭터에 주안점을 두면서 서사에도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합니다. 그저 그런 평범하고 기능적인 오컬트를 벗어나 큰 야심을 가졌는데 충분히 좋은 기획과 시도로 여겨졌네요...
히트맨2 감독 최원섭 출연 권상우, 정준호, 이이경, 황우슬혜, 김성오, 이지원 개봉 2025.01.22. 정말 딱 5년 전, 팬데믹 도래 직전에 개봉했던 전작은 시즌을 잘 겨냥해서 성공한 작품이 되었고 결국 시리즈로 돌아왔습니다. 웹툰 작가가 되고픈 전작 요원의 고단한 현실이 이젠 성공한 작가가 되어 속편을 만드는 작가가 되었는데 영화와 영화 속 현실이 맞아떨어졌군요. 전편의 출연진이 고스란히 의기투합해서 만들어졌다는 점은 크게 플러스 요소인데 다만 전편을 제대로 기억하고 또한 속편을 기다린 관객이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고 <남산의부장들>이 가진 역사성과 진지한 매력과 반대 속성을 지녔기에 나름 성공했던 이력이 이번엔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도 궁금합니다. 하지만 속편 들어서도 영화의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하고 그것이 성공의 요인이기도 했겠지만 코미디로서 제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합니다. 영화가 마치 만화 같기도 하니 설정도 살짝 과하고 캐릭터도 대부분 연기톤이 오버스러워서 슬랩스틱에 가까운 면모도 보입니다. 예능과 코미디 연기에 일가견이 있던 배우들이기에 더욱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네요. 웃음의 톤이 딱 <공조> 정도만 되어도 과하단 생각이 들지 않을 텐데 노골적으로 과장된 몸짓과 대사들에 마음이 동하지 않았습니다. 권상우 배우의 또 다른 시리즈인 <탐정>과 비교해도 여러 가지로 붕 뜬 느낌이 강하다고나 할까요? 대신 전편을 다소 뒤집는 설...
말할 수 없는 비밀 감독 서유민 출연 도경수, 원진아, 신예은, 배성우, 강경헌 개봉 2025.01.28. 가끔 건드려선 안되는 작품을 리메이크하려는 시도가 종종 있었는데 그럼에도 로맨스 장르만큼은 성공적인 경우가 있었습니다. 더구나 그런 작품들이 어느 정도 반전을 가진 작품도 있었는데 <지금만나러갑니다>와 <청설>이 어느 정도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뒤이어 개봉하는 <말할수없는비밀>에도 적용될지 궁금했네요. 사실 이 작품은 팬덤도 강력하고 워낙 해석도 분분했던 작품이라 중화권 로맨스에 불을 붙인 레전드 같은 작품이기도 했고 두 주연배우와 더불어 영화 음악, 후반부를 수놓는 CG 기반의 장면까지 쉽게 리메이크는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영화를 끝까지 보니 이 작품의 리메이크 방향을 알겠더군요. 원작을 최대한 변형하지 않지만 원작에서 살짝 설명이 부족하거나 개연성에 의문이 있는 지점을 보강하기 위해 설정을 살짝 바꾸는 시도를 했습니다. 고등학생을 대학생으로 바꾼 것은 출연 배우의 나이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수업에 수시로 빠지고 사라지는 여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더욱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대학교를 선택한 것 같기도 하네요. 대신 고교생이 성인이 되면서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풋풋함 대신 조금 더 확실하고 진하면서 달달함으로 무장했다고 하겠습니다. 교복과 교실이 주는 공간적인 매력이 다분했던 원작이 강의실과 캠퍼스로 바뀌니 아쉬운 점이...
언데드 다루는 법 감독 테아 히비스텐달 출연 레나테 레인스베, 앤더스 다니엘슨 리, 바하르 파르스 개봉 2025.01.22. 이 영화 참 묘합니다. 이토록 정적인 언데드를 다룬 영화가 있었는지 궁금할 정도로 적은 대사와 최소한의 움직임을 보이는 다시 살아난 자들의 이야기인데 <렛미인>과 <경계선>의 작가인 욘 A.린드크미스트의 또 다른 작품입니다. 이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가족들 외의 언데드는 앞선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보통의 인간과 조금은 다른 존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기본적으론 공포 영화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너무도 정적인 작품이라 공포로써 작동한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여기에 제목이 과연 적당한가 꾸준히 생각해 보게 되었고요. 기묘한 현상으로 갑자기 돌아온 망자를 대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세 가족을 보여주고 제각기 다른 조건도 부여합니다. 그래서 언데드의 상태도 사뭇 다르고 적극적으로 무덤을 파헤친 경우도 있고 갓 사고를 당한 경우도 있기에 돌아온 망자에 대한 입장도 다르죠. 대사도 거의 없기 때문에 뚜렷한 사건 사고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의외입니다. 어쨌거나 언데드 자체를 장르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그를 대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비추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는 셈인데요. 짧은 러닝타임임에도 상당히 지루한 측면이 있습니다. <렛미인>이나 <경계선>의 경우 사건과 서사도 중요하게 다...
리얼 페인 감독 제시 아이젠버그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 키에란 컬킨 개봉 2025.01.15. 제시 아이젠버그가 각본과 연출 그리고 주연까지 맡은 <리얼페인>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두 사촌지간의 폴란드를 향한 로드 무비입니다. 할머니의 흔적을 찾아가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이 영화 제목처럼 유대인과 그들의 아픈 역사가 묻어나는 이야기를 여행 무비로 완성한 셈인데 사실 영화 제목을 빼고 보면 온전한 여행 영화가 되긴 합니다. 그런데 속사포 대사로 유명한 제시 아이젠버그가 연출까지 맡아서인지 영화 내내 대사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데 그 주인공이 제시 아이젠버그가 아닌 키에란 컬킨이라는 점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대사를 쏟아내면 정말 정신이 없어요. 사실 여행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면 그것만큼 불편한 것도 없는데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은 생활 환경부터 타고난 성격까지 모든 게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남들과 어울리기 힘들어하는 사람과 직선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이 다른 무리와 함께 역사 패키지여행을 하게 되면 벌어질 수 있는 사건들을 잠시 떠올려 보면 이 영화 속 어느 인물에 감정이입을 하게 될지 확연히 보이게 되죠. 무척 단순한 로드 무비처럼 보이지만 극단적으로 다른 두 사람을 통해 과거로부터 이어진 고통이 현실에 어떻게 뿌리내리고 어떻게 반응하며 살아가는지도 엿볼 수 있는 진지한 구석도 많은 작품이에요. 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감독 이종석 출연 박지현, 시원, 성동일 개봉 2025.01.08. <동화지만청불입니다>는 종종 만들어지곤 했던 청불 로맨스 작품인데 사실 로맨스라는 장르의 색채가 아주 강하지만 않습니다. 그러니까 코미디에 복무하는 로맨스 양념이 살짝 뿌려진 작품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은데 <나의PS파트너>처럼 초반 설정이 좋아서 기대를 했었네요. 동화 지망 작가가 공무원이 되어 하필 음란물의 도전을 받아야 하는 일을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부조리 코믹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엔 또다시 하필 성인 로맨스 소설을 집필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 거죠. 갈수록 태산 스타일의 자극적인 코미디 지뢰를 마구 설치할 수 있는 작품으로 여겼어요. <히든페이스>와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내는 박지현 배우의 상큼하고 코믹한 이미지는 보기 좋았지만 영화가 다소 올드 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소재와 관람 등급을 고려하면 화끈하지 못할망정 주춤거리진 않아야 하는데 뭔가 제약이 많아 보이더군요. 비단 노출 수위만이 아니라 성적 농담을 코미디나 개그 소재로 삼고 웃음의 동력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생각 이상으로 맹숭맹숭하다는 것이죠. 음란물 단속이라는 초반의 거대한 설정은 입사 초기에만 남고 순식간에 증발한 것은 좋은 소재를 그냥 허비해 버렸다는 생각에 무척 안타까웠네요. 여기에 최시원 배우는 언제나 유쾌해서 좋아하지만 드라마 출연 캐릭터들과 비슷한 점은 ...
노스페라투 감독 로버트 에거스 출연 릴리 로즈 멜로디 뎁, 니콜라스 홀트, 빌 스카스가드, 애런 존슨, 윌렘 대포, 엠마 코린 개봉 2025.01.15. 무려 100년이 더 된 작품의 리메이크를 시도한 로버트 에거스 감독이 돌아왔습니다. 뱀파이어 영화이기도 하면서 소재와 오리지널 영화의 탄생 시기를 생각하면 압도적인 고딕 호러이기도 합니다. 오컬트라고 하기엔 뱀파이어라는 실체가 있으며 과학과 주술의 경계에선, 그러니까 19세기 중반의 유럽이 겪었을 혼란이 마구 뒤섞인 묘한 작품이기도 한데 여러 호러 영화들이 고딕 호러로 칭해지면서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노스페라투>만큼 딱 어울리는 작품을 찾긴 어려울 겁니다. 그러니까 최근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던 스타일의 호러임은 분명합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떠오른 생각들이 있었어요. 흑백과 컬러를 오가는 이 작품은 제가 꿈꾸었던 장면들이 흑백이었는지 컬러였는지 혼란스럽게 만들더군요. 분명 컬러였을 그 꿈들이 흑백이어도 이상하지 않고 또한 무슨 색깔을 보였던 꿈이기에 문제없다고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았나 하는 그런 복잡한 심경들 말이죠. 아마도 기본적인 스토리는 1922년 작을 따르되 살짝 각색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원작을 굳이 찾아보지 않았던 터라 뱀파이어 영화의 원형을 만든 거나 다름없는 작품이라 익숙하지만 새로운 스토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단순한 악마나 유령의 존재가 아니라 실체가...
페라리 감독 마이클 만 출연 아담 드라이버, 페넬로페 크루즈, 쉐일린 우들리 개봉 2025.01.08. 마이클 만과 리들리 스콧이 점찍은 남자. 아담 드라이버는 그렇게 <하우스오브구찌>와 <페라리>를 통해 이탈리아 명문가의 타이틀을 가진 남자가 되었습니다. 구찌와 페라리 가문의 일원을 연기하게 되었네요. 사실 남성적인 영화를 많이 찍어온 마이클 만의 이력을 생각하면 <페라리> 역시 아드레날린 풀풀 나는 영화를 기대했지만 살짝 다른 영화이긴 했네요. 해외의 평가와 반응을 토대로 살짝 기대감이 낮았음을 생각하면 그보단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포드v페라리>와 같은 레이스 영화라고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굉장한 장면이 등장해 충격을 먹기도 했네요. 레이서로 시작한 엔초 페라리의 삶이 보통의 기업가와는 다를 수밖에 없었을 텐데 현대의 레이싱팀과는 개념이 살짝 다른 페라리란 회사의 상황이 영화 속에 그려집니다. 자동차를 생산하면서 레이싱을 브랜딩이나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라 그 반대인 셈이었죠. 그런 면에서 의외로 사업가적인 관점에선 낙제점에 가깝고 엔지니어와 레이서로서의 면모가 훨씬 부각됩니다. 어려운 회사의 사정을 돌파하고자 우승이 절실해진 시점에서 가정사가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는데 아들의 죽음과 내연녀와 혼외 출산의 가정 배경이 그의 사업가적 면모와 가장으로서의 면모가 비교되는 형식이네요. 승부사 기질의 본처와 현모양...
수퍼 소닉3 감독 제프 파울러 출연 짐 캐리, 벤 슈와츠, 제임스 마스던, 티카 섬터, 이드리스 엘바, 키아누 리브스 개봉 2025.01.01. 이렇게 2년마다 꼬박꼬박 속편을 내놓는 것이 어려울 텐데 대단하네요. 갑자기 드높아진 이 작품의 위상은 단숨에 파라마운트 최대 상품이 되었습니다. 1,2편을 분명 다 보았는데 제 블로그를 뒤져 봐도 리뷰가 없더군요. 아마 개봉 이후에 찾아본 것 같습니다. 시리즈 3편은 분명 피로도가 몰려오는 구간인데 이번 3편은 확실히 그러했네요. 매번 새로운 캐릭터와 빌런이 등장하고 기본적인 빌런이 구성돼 있는 빤하지만 독특한 시리즈지만 장단점이 확실해서 이번 3편은 제 나이의 관객이 즐기기엔 살짝 무리가 따랐습니다. 1,2편은 충분히 감안해 볼 수 있었던 영화였거든요. 어번 <수퍼소닉3>를 보며 느낀 건 파라마운트의 시리즈 영화들이 전부 비슷한 느낌이라는 겁니다. 특히나 만화, 애니, 게임, 장난감 등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트랜스포머>, <지아이조>, <닌자터틀>부터 <수퍼소닉>까지 비슷한 색감과 질감, 묘하게 닮은 느낌의 빌런 등 이 작품에서도 여러 기시감이 떠오릅니다. 하늘 아래 새로울 것도 없고 순수하게 예상되는 엔딩을 따르는 정직한 스토리는 한껏 아동 관객들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짙어지는데 아쉬운 것은 소닉이란 캐릭터의 주된 매력이 바로 스피드인데 점점 감소되...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감독 김성제 출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조현철, 김종수 개봉 2024.12.31. 하필 콜롬비아의 보고타인가? 하는 의문은 있습니다. 왜 수리남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으니 이상할 건 아니요. 대신 송중기 배우의 행보에도 의문은 있지만 일관성은 있습니다. <화란>과 <로기완>과 <보고타>로 이어지는 출연 작품은 만족도를 떠나 결이 비슷한 지점이 있으니까요. IMF로 인해 보고타로 떠난 가족들이 잠시 머물렀다 미국을 향하지 못한 채 눌러 앉아 버린 사람들이다 보니 이건 아메리칸드림 근처에 머물러 버린 남아메리칸 드림이 되었네요. 독특하게 70~80년대 아니라 IMF를 관통해 2000년대를 무대로 벌어지는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전투구입니다. 관람 전 우려가 있었지만 생각보다 멀쩡하고 몰입해서 봤습니다. 다만 <보고타>의 안타까운 운명은 <나르코스> 같은 작품을 거론하지 않아도 <수리남> 같은 작품이 먼저 공개되어 버린 후라 비교 당할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그렇게 극적이진 못하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다른 비교 작품과는 달리 거의 누아르에 가깝게 그려져 있습니다. 기존 우두머리와 신흥 강자 그리고 현지 우두머리와 새로 들어온 새싹의 서사로 그려져 있는데 구도만 봐도 그리 새로울 게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대충 인물들의 성격과 위치만 봐도 전개 방향이 다소 예상이 된다는 점도 그렇고 의류 밀수를 행하...
하얼빈 감독 우민호 출연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릴리 프랭키, 이동욱 개봉 2024.12.24. <영웅>이 보여준 인간 안중근의 면모와 뮤지컬 장르로서의 매력은 따로 있었으니 <하얼빈>은 순수하게 첩보 스파이 영화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사실 하얼빈의 저격 사건 이전에 있었던 안중근 의사의 과거는 대체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이라 <하얼빈>은 상당 부분 예상과 상상력으로 채우고 고증을 따라 역사와 맞닿을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한 흔적이 돋보이네요. 본격적으로 총성이 울리는 영화가 아니고 거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신경전과 심경 변화 등이 담긴, 그야말로 인간으로서, 독립군으로서의 고심과 갈등을 그려낸 드라마에 가깝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암살>이 보여줬던 상업적인 매력과 역사적인 부분의 결합이 좋은 결과물로 나온 사례인데 이 작품은 사실 <밀정>의 그것과 닮아 있습니다. <밀정>이 의심과 확신 사이의 긴장감이 꽤나 컸는데 그 과정에서 보여준 인간적인 갈등과 심리 드라마가 강한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하얼빈> 역시 안중근의 인류애적인 신념과 독립에의 욕망 사이에서 주위의 질타와 시기 그리고 믿음을 받으면서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로 그려져 있어서 인간 안중근 이상의 사회인과 국민 안중근의 면모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조금 건조하고 철학적인 측면도 있고요. 전투 장면이 없는 건 아...
무파사: 라이온 킹 감독 배리 젠킨스 출연 아론 피에르, 켈빈 해리슨 주니어, 존 카니, 세스 로건, 빌리 아이크너, 도날드 글로버, 매즈 미켈슨, 탠디 뉴튼, 블루 아이비 카터, 비욘세 개봉 2024.12.18. <라이온킹>이 실사화를 거쳐 스핀 오프와 프리퀄로 돌아온 <무파사:라이온킹>입니다. 사실 프리퀄이 기다려지진 않았는데 뭐 궁금하지 않았다는 게 맞는 얘기겠죠. 뛰어난 기술력에 비해 인간미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던 실사 아닌 실사 버전의 대대적인 성공 이후 프리퀄까지 손을 뻗은 이유는 무파사와 스카라는 두 캐릭터의 과거는 새삼 궁금할 여지가 있었단 것이죠. 그들의 상황이 벌어진 이유와 반목이 생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작품인데 몰라도 상관없지만 은근히 아시아의 역사를 끌어온 것처럼 흥미로운 구석이 많았습니다. 새롭진 않아도 이렇게도 소화하고 있구나 싶은 그런 매력 말이죠. 영화 속 화자는 원숭이 라피키로 심바의 딸에게 무파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티몬과 품바가 추임새를 넣는 방식인데 그리 효과적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영화 전개를 번번이 가로막는 느낌이 들기도 한데 과거와 현재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기 때문이죠. 대신 영화는 무파사의 아주 어릴 적으로 돌아가 왕의 지위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로드 무비 스타일로 그려내는데 초원에 그쳤던 전작의 배경을 초반엔 물로, 후반엔 눈으로 그리면서 다변화를...
시빌 워: 분열의 시대 감독 알렉스 가랜드 출연 커스틴 던스트, 케일리 스패니, 와그너 모라, 스티븐 헨더슨, 제시 플레먼스, 닉 오퍼맨 개봉 2024.12.31. 주로 SF 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냈었던 알렉스 가랜드의 <시빌워:분열의시대>는 이른바 낚시 영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혼돈의 국내 정치 상황과도 맞닿아 있는 설정은 미국 내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기 때문이고 제목부터 부제까지 모두 내전이라는 키워드에 맞춰진 작품이기 때문이죠. 무척 불친절하고 일반적인 서사 구조를 따르지 않는 내전 로드 무비인데 반대로 묵직한 한방을 날려주는 작품입니다. 전쟁 영화라고 보긴 어렵고 언론의 시선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보니 받아들이는 관객에 따라 관람 평가도 무척 다를 것으로 보이네요. 일단 디스토피아 배경이 마치 <28일후> 같으니 흥미롭네요. 내전은 이미 시작된 채로 영화는 시작되고 그 이유도 불분명합니다. 일부 서부 지역과 국가와의 전면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을 인터뷰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기자들이 뉴욕에서 워싱턴까지 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인데요. 사실 여정 동안 다양한 에피소드가 생기고 그 과정에서 생존을 위한 상황들이 벌어지는가 싶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베테랑 여기자와 기자가 꿈인 사회 초년생 정도의 신입 기자라 할 카메라를 든 두 인물을 통해 분열과 내전을 바라보는 시선이 카메라 렌즈를 통해 담기게 되죠. 그 과정에서 인간...
더 크로우 감독 루퍼트 샌더스 출연 빌 스카스가드, 에프케이에이 트위그스 개봉 2024.12.11. <더크로우>의 원작 만화를 모르지만 94년 브랜든 리의 <크로우>는 다크 히어로에다 세기말적인 분위기 그리고 MTV적 감성을 지닌 영화였습니다. DC의 <슈퍼맨>과 <배트맨> 시리즈를 제외하면 마블조차 주목받지 못하던 시절에 메인 스튜디오에서 제작되어 성공을 거둔 뒤 부가 시장에서도 소소하게 속편이 공개되었던 작품이었고요. 저의 뇌리엔 브랜든 리의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던 지라 이번 <더크로우>는 적잖이 당황스러운 구석도 있었고 나름 차별화하려 했던 지점은 알겠지만 대체로 매력을 찾기 힘든 묘한 작품이었네요. 특히 크로우 시리즈가 맞나 싶은 그런 느낌? 생각보다 두 연인의 이야기와 러브스토리가 거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본격적인 복수 행동이 등장하는 건 영화가 꽤 지나서입니다. 두 사람의 서사와 함께 사랑이 중요했던 작품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지만 아마도 제목을 제외하고 본다면 대체 내가 무슨 영화를 보고 있나 싶은 느낌도 들더군요. 94년 버전을 본 지가 꽤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짧게 보여주고 곧장 부활하는 과정을 거친 전작과 비교하면 구구절절 설명이 많은 편이네요. 왜 부활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관객을 납득시켜야 한다는 생각이었는지 세계관이 그리 궁금하지 않았음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합니다. 어쩔 수 ...
내년 한국 영화 개봉 예상 작품들입니다. 아시다시피 한국 영화 개봉 유무와 상영 플랫폼의 변경 여부는 외화보다 훨씬 유동적인 관계로 참조만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봉 시기만 미정일 뿐, 개봉 자체는 확실한 작품을 우선적으로 배열하고 해를 넘기거나 변동 가능성 있는 작품 및 배급사 미정의 영화들은 상대적으로 후반부에 배치하였습니다. 당연히 포스터의 경우 공식 이미지가 아닐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일부 연초 개봉 영화를 제외하면 개봉일 언급은 가급적 하지 않았습니다. 잘못된 정보나 오류는 적극 제보 부탁드립니다. 새해를 여는 첫 한국 영화는 <뽀로로극장판바닷속대모험>입니다. 오콘과 CGV가 꾸준히 협력 관계를 유지 중에 있으며 이번이 아홉 번째 극장판입니다. 최대 90만명을 넘겼던 시리즈는 이제 30~40만명 정도의 흥행력을 유지 중에 있습니다. 아이들의 대통령의 현재 위치를 점검하는 시간이 되겠네요. 한국 영화 실사 영화로는 첫 개봉이 되는 <동화지만청불입니다>입니다. <협상>을 연출했던 이종석 감독의 차기작이며 <히든페이스>에 이어 배우 박지현이 주연을 맡았는데 이 작품 역시 제목과의 연관성 때문인지 청불이라고 하네요. 표현 수위가 높진 않겠지만 수위 높은 대사들이 즐비할 것으로 예상되니 이런 작품은 언제나 대환영입니다. 코믹할 테니 더욱 좋고요. 설 연휴 시장에서 격돌할 첫 한국 영화는 <히트맨2>입니다. 전작은 당시...
X를 담아, 당신에게 감독 테아 샤록 출연 올리비아 콜맨, 제시 버클리 개봉 2024.12.11. 1차 대전 이후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X를담아,당신에게>는 제목을 적절하게 지은 것 같습니다. 사실 검색하긴 까다로운 제목인데 영화를 보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제목이랄까요? 영국 영화이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올리비아 콜맨과 제시 버클리 그리고 티모시 스폴이 출연합니다. 당시 여성의 인권이란 워낙 바닥이어서 조선 시대를 보는 느낌마저 드는 여러 가지 가부장적인 풍경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런 가운데 억압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나 보수적인 종교 생활과 독신으로 살아가는 "이디스"에게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의 편지가 꾸준히 도착하게 됩니다. 이 욕설 편지의 주인공을 찾는 것이 영화의 큰 줄기이고 그와 반대되는 여성으로 입에 욕을 달고 사는 활기찬 여성 "로즈"가 이웃에 살면서 사건이 벌어지게 되죠. 극단에 선 두 여성의 상황은 사회가 바라는 여성상과 그 반대의 여성상이 부딪히면서 이를 바라보는 사회와 가정 그리고 경찰관이란 공무원의 시선까지 꽤나 씁쓸하게 다가오는 블랙 코미디로서의 기능이 큽니다. 특히나 연극 같은 세트나 인물 구성 그리고 특유의 영국 악센트가 뒤섞여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네요. 기본적으로 진범은 누구인가 하는 의문점을 따라가도 흥미롭습니다. 여기에 당시 사회상을 비판하는 의식이 뚜렷하고 여성 연대의 느낌을 주는 작...
올해도 연말을 마감하는 시즌이 도래했습니다. 그중에서 외화는 작년 대비 관객수나 관객 비중에서도 일부 상승하면서 예전의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는 분위기이긴 합니다. 물론 절대적인 관객수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말이죠. 한국도 북미와 마찬가지로 외화 속편이 강세를 보였고 현재 <위시>가 외화 전체 10위인 걸 감안하고 <위키드>와 <모아나2> 그리고 <무파사> 정도가 <위시>의 140만명을 넘긴다면 10편 모조리 속편이 차지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위키드>가 어느 성적일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말이죠. 지금 소개해 드리는 외화들은 주로 직배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 영화 위주입니다. 개봉일과 개봉 여부의 검증은 대부분 끝났으나 개봉이 변경되거나 취소 혹은 OTT 공개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 본문 속 포스터 혹은 이미지들은 공식 이미지가 아닐 수 있습니다. * 누락되거나 잘못된 정보는 제보받습니다. 적극 댓글로 알려주세요. 이 불운의 시리즈는 북미에선 대성공을 거두었으나 1편의 경우 국내에선 코로나 시작 시점인 2020년 2월에 공개되어 11만명을 기록했고 성공에 힘입어 빠르게 제작된 2편은 2022년에 개봉하여 31만명을 기록하게 됩니다. 게임 원작 영화의 몇 안되는 성공 케이스인 셈인데 시리즈 최고를 기록할 수 있을지. 이번에 짐 캐리가 아군으로 합류하는 설정 같던데 말이죠. 이게 다 유니버...
1승 감독 신연식 출연 송강호, 박정민, 박명훈, 장윤주, 이민지 개봉 2024.12.04. 이건 선수와 감독 그리고 구단주와의 전쟁인 건가? 종목이 다른 한국판 <메이저리그>가 될 거라 섣불리 예측했는데 일부는 맞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전혀 다른 스타일의 얘기네요. 중위권 팀에서 에이스가 빠져나간 여자배구단이 매각설에 휘말리고 제벌 3세쯤 되는 인물이 덜컥 구단을 사서 1승을 하라고 제안을 합니다. 뭐 <메이저리그>와 거의 같은 설정이지만 당최 알 수 없는 속마음의 구단주는 이 영화의 핵심이 되어 버렸네요. 의욕이 거의 사라진 삼류 감독과 경기조차 뛰지 못했던 다수의 선수들이 그 1승을 향해 가는 전형적인 스포츠 영화의 전개를 따릅니다. 일단 배구하는 종목은 핸드볼만큼이나 귀한 시도라서 반가움이 있습니다. 스포츠 영화에 흔히 등장하지 않은 종목인 탓에 유명 선수 출신 감독과 카메오들이 즐비한 이 영화는 다른 스포츠 영화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보통 감독이 주연인 작품에서도 중심 선수가 있고 백그라운드와 더불어 서사를 부여하기 마련인데 개별 캐릭터에 성격은 주어졌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거의 최소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과거 이야기에서 끌어올린 승리의 기쁨은 신파로 귀결되지 않기 때문에 무척 심플하고 간결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감독인 송강호 배우는 몰라도 구단주부터 선수 하나까지 그냥 쿨함 그 자체네요. 배구라는 종목이 주는 박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