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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서재가 있는 호수 독서모임의 책은 2가지였다. 하나는 루쉰의 <광인일기>, 또 다른 하나는 <책 읽다 절교할 뻔>. 두 책을 함께하게 된 이유는 독서모임에 <책 읽다 절교할 뻔>의 작가이신 박훌륭님을 모셨기 때문이다. 우선 <광인 일기> 루쉰의 대표적 작품은 <아Q정전>. 이 책의 대표제목이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은 <쿵이지>였다. 예전에 소설을 처음 배우기 시작할 때, 소설 속 인물 캐릭터를 묘사하기 어렵다고 하니, 작가님이 그 작품을 추천해주면서 필사를 해보라고 권하셨었다. 루쉰의 문체는 간결하고 강렬하다.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단편이 길지 않다. 하지만 남겨지는 이미지는 선명하다고나 할까. 독서모임에서 나누었던 <광인 일기>도 그렇다. 식인에 관한 이야기다. 식인은 비유이며, 중국 현대문학 사상 최초로 봉건 예교를 비판한 것이라고 한다. 봉건예교 = 공자의 유교. 공자의 유교가 참... 여러 사람, 여러 나라 괴롭히고 있다. 왜 우리나라에까지 넘어와서 참...;;; 아무튼! 이 이야기를 처음 접하면, '아니, 사람을 먹는다고?'하는 의문과 주인공의 두려움이 전해져오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때쯤엔, 내가 나도 모르게 저지를 잘못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서는 '아!' 하고 무릎을 치게 한다. 혹시 사람을 먹어보지 않은 아이들이 아직 있을까? 아이들을 구해야겠다. 와...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것...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 이 책을 아주 오래전에 한번 읽었었다.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듣고, 결말이 충격적이래, 라는 단어에 꽂혀서 읽었던 듯. 예상대로 결말은 충격적이었고, 책을 덮고 나서 '뭐라고?'하면서 다시 앞을 봤지만, 내 기억 속에는 '충격적인 결말'밖에 생각나지 않는 소설이었다. 누군가 내게 이 책을 물어봐도 '결말이 정말 충격적이야'라고 밖에는 이야기할 수 없었다. 사실 처음에 읽을 때 1부는 '뭐 이래? 무슨 소리래?' 하면서 읽었었다. 횡설수설한다고도 여겼고, 마지막 한방만 충격적일 뿐, 앞부분은 좀 지루하군,으로 기억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두 번째 찬찬히 읽으면서...'와 대박!'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앞부분 1부의 내용은 2부를 위한 축적이었고, 버릴 부분이 하나도 없는 이야기였다. 이야... 줄리언 반스... 당신 천재군! 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에 읽으면서 줄리언 반스가 나에게 질문하는 것 같았다. 당신이 처음에 읽은 부정확한 기억과 불충분한 문서(이 작품)가 만나는 지점에서 얻어지는 확신은 무엇인가? 이번에 읽으며 이전에 읽었던 나의 부정확한 텍스트들을 떠올리며, 살면서 얼마나 많은 부정확한 기억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고 정의했을까. 그런 면에서 주인공 토니가 조금은 불쌍했다. 사실, 그는 너무나 평범한 남자다. 고등학교 때 우정을 나누던 친구들이 있었...
여름휴가 이후, 한 달간 근력운동을 하지 못했다. 헬스장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같은 곳에 새로운 헬스장이 오픈 되었고, 이전에 사용하던 회원권을 계속 사용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오픈 이벤트라고 엄청 저렴한 가격에 12개월 등록. (12개월에 24만 원. 정말 혜자롭다!) 휴가 기간 동안 문을 닫고 새로운 주인으로 새로 오픈한다는 문자를 받고, 사기당했나(?) 사기인가(?) 별별 생각이 다 들었었다는. 아무튼! 인수하는 과정에서 8월 한 달간 인테리어 및 리모델링, 그리고 기구를 새로 싹 다 교체하고 오늘 오픈했다. 그리고 오늘 첫 운동 시작. 젊은 청년들이 같이 운영하는 것 같고, 안마의자도 있고, 샤워실도 각자의 샤워부스로 되어 있어서 이전보다 훨씬 좋아진 것이 보였다. 이 시설에, 이 기구에 월 2만 원 실화냐??? 간만에 가서 인바디 측정을 했다. 한 달 동안 먹고 놀았으므로 성적표가 그닥 좋을리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몸무게는 매일 재니까 다소 줄어든 건 알고 있었지만, 근육이 빠졌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예상외로 체지방이 훅 빠졌다! 체지방률 17.4%. 표준 이하로 진입. 내 생애에 이런 기록을 보게 될 줄은 몰랐...;; 내장지방레벨 3. 처음 시작이 8에서 시작했으니 3까지... 많이 내려왔다. 이전에 맞던 옷들이 다 너무 커서 정리해야 할 지경...;; 운동을 안 했는데, 인바디 측정 지표가 넘 좋아서...
아들만 둘. 우리 집은 고기소비가 많다. 나를 포함해 모든 식구가 육식주의자인데... (그렇다고 해산물을 싫어하는 것도 아님. 몹시 좋아함. ㅎㅎ) 식탁에 고기가 올라가지 않으면, 그날은 반찬이 부실한 걸로...;; 아무튼! 모두들 육포를 몹시 좋아하는데, 아시다시피 육포가 넘나 비싸단 말이지. 코스트코에서 하나씩 집어오는데도 한 봉지 집어오면 그날로 클리어. 한 봉지에 17,890원인데, 간식으로는 넘 비싼 느낌. 그래서 육포만들기 도전. 인터넷으로 육포용 소고기를 파는 것도 같은데, 고기 질과 가격면에서 코스트코가 제일 믿음이 가길래 일단 코스트코로 갔다. 그러나 육포용 소고기로 쓰는 홍두깨살은 얇게 파는 것이 아니라 덩어리로 팔더란... 어쩔까 고민하다가 그냥 덩어리째 사 와서 집에서 하나하나 슬라이스를 손으로... 했다. 이것이 조금 실수였던 것 같다. 손으로 하니 아무래도 두께가 일정하지 않았고, 말리는 과정에서 어느 부위는 딱딱해지고, 어느 부위는 두꺼워서 고기살이 보이곤 했다. 그래도 기록 삼아 적어보기로 한다. (육포 만들기 도전하시는 분들 참고!) 나름 열심히 자른 홍두깨 살... 일단 찬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해야 한다. 핏물을 제거해야 잡내가 나지 않는다고. 물을 2~3번 정도 갈아준 것 같다. 그동안 맛간장 만들기 시작. 물과 간장의 비율은 인터넷을 참고해서 물 1.2리터, 간장 500미리를 넣었다. 여기에 설탕,...
NPOST
읽었던 소설인데 다시 읽었다. 내 소설 습작을 위해서.밀리의 서재에 서비스하는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K시리즈 서비스가 죄다 없어졌다. 아쉽다. K시리즈에 괜찮은 단편소설이 꽤 많았는데! 다시 서비스해줄 수 없나?얼마 전 신춘문예에 냈던 소설을 다른 작가에게 보여주었더니 2가지를 지적해 주셨다. 첫째, 인물의 캐릭터가 명확하지 않다고. 살아 숨 쉬는 느낌이 없다고 했다. 서사만 있고. 둘째, 감정선이 없고, 이성만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소설 전체가 너무 건조하다고. 내가 무척 이성적인 사람인 것 같다고, 그게 소설에 너무 드러난다고 했다. 이 2가지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캐릭터를 잘 살리는 소설 중 장강명 작가의 <알바생 자르기>가 생각났다. 그래서 필사도 할 겸 다시 읽었다. 보면서 역시... 얄미운 알바생과 뒤통수 맞은 주인공의 이야기가 실감나게 살아있다. 아, 캐릭터가 살아있다는 건 이런 거구나 싶어서 다시 소설을 찬찬히 뜯어보는 중이다. 캐릭터 설명을 어떤 사건으로 어떤 갈등으로 풀어내고 그 갈등 앞에 선 인물들의 내면과 감정들이 어떻게 묘사되고 있는지 뜯어보는 중이다. 내 캐릭터가 은영과 같아서 혹시 내가 알바생이나 아랫사람들을 사회적 약자라고만 판단하지는 않았는지도 되돌아보게도 되었다.예전 소설수업에서 작가선생님은 이 소설은 마지막 문단이 없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하셨다. 알바생에게 핑계를...
주말에 책을 펼쳐 들고는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중간에 멈출 수 없었다. 삼천과 새비의 인생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다. 제발 해피엔딩으로 끝나라, 하면서 읽어갔다. 책을 덮고 알았다. 인생은 해피엔딩도 새드 엔딩도 아니라는 것을. 출간된 최은영 작가의 작품을 대부분 읽었지만, 이번 <밝은 밤>이 나에겐 단연 최고였던 것 같다. 최은영 작가의 인간 심리 내면 묘사와 서사가 만났다. 외로움과 끈질긴 생의 이유 속에서 남편에게 복종하고, 시대에 복종하며, 아이를 길러냈던 우리 할머니 세대의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때때로 붉어졌다.만약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나는 어떤 삶을 살았으려나. 이 책의 이야기는 이혼한 주인공이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증조모의 삶에서부터 자신에게 이어져 내려오는 여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증조모는 백정의 딸이었다. 백정은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던 시대에, 그것도 여자로 태어났다. 이걸로 그 시대를 살아간 여자의 삶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는데, 그 삶을 정말 차근차근 천천히 밟아서 독자에게 글자로 펼쳐 놓는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할머니와 엄마의 사이가 연락도 하지 않을 만큼 그렇게 큰 사건과 갈등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과, 언니가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서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조금 개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갖는 의미는 일제강점기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