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다. 왜 <미드소마>의 러닝타임은 2시간 27분이나 될까. 나라면 스웨덴 호르가 마을로 향하는 비행기 장면부터 시작해서 러닝타임을 줄였을텐데. 왜 떠나기 전의 사연이 구구절절 설명되어야 할까. 영화를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감독은 대비를 원했다는 것을. 시종일관 어둡고 우울한 미국의 장면과 한없이 밝고 목가적인 호르가 마을의 장면이 적나라하게 비교된다. 하지만 장면이 밝아지는 것과 달리, 이야기는 되레 악화된다. 목가적인 풍경 뒤 숨겨진 광기, 그걸 관객이 체험하도록 하려면 러닝타임이 길어야 했다. 미드소마 감독 아리 에스터 출연 윌 폴터, 플로렌스 퓨, 윌리엄 잭슨 하퍼, 잭 레이너 개봉 2019. 07. 11. / 2019. 10. 03. 재개봉 / 2020. 04. 22. 재개봉 사실 <미드소마>에서 시각적으로 무서운 장면은 많지 않다. 영화 중반부, 절벽에서 노인 두 명이 떨어지는 장면, 떨어진 후에도 숨이 끊어지지 않은 할아버지의 머리를 내려치는 장면이 가장 잔인할 것이다. 평소 고어물을 못 보는 나도 '이정도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시각적 충격이 큰 영화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나는 영화를 이틀에 걸춰 봤는데, 하도 풍경이 평안하고 아름다워서 번번이 잠이 들곤 했다. 한 편의 asmr 같았다는 점에서 보통의 공포영화와는 결을 달리한다. 앞서 언급했듯, <미드소마>는 목가적인 풍경 이면의 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