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그려낸 영화를 좋아한다. 꿈을 이룬 순간의 아름다움을 걷어내고, 꿈을 좇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를 좋아한다. 그 과정은 마냥 예쁘지 않다. 영원과 같은 지난한 시간을 견뎌야 꿈에 도착할 수 있다. 내게 <첨밀밀>은 꿈에 닿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다가왔다. 첨밀밀 감독 진가신 출연 여명, 장만옥 개봉 1997. 03. 01. 홍콩드림 : 목표의, 목표에 의한, 목표를 위한 삶 86년 3월 1일, 이요와 소군은 홍콩에 도착한다. 각각 광저우와 톈진에서, 나름의 꿈을 안고 왔다.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채택한 중국과 달리 홍콩은 오직 시장경제가 지배하는 곳이었다. "톈진엔 맥도날드가 없다"는 소군의 대사에서, 홍콩과 본토의 경제적 차이를 알 수 있다. 이들은 홍콩의 번영을, 그 번영을 내재화할 자신을 탐했다. 꿈과 사랑, 이 두가지 요소가 주축이 되어 <첨밀밀>의 전개를 끌고 간다. <첨밀밀>은 사랑에만 매달린다면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다. 본토에서 번영의 도시, 홍콩으로 건너왔던 이들의 목표를 이해하는 게 우선이다. 이요와 소군이 내린 선택들은 결국 이 목표와 깊이 관련돼있기 때문이다. 이요는 그야말로 목표의, 목표에 의한, 목표를 위한 삶을 살고 있다. 맥도날드 근무에 영어학원 알바를 겸하며 틈틈이 사업까지 벌인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체화한 사업가의 모습을 보인다. 불어나는 통장 잔고를 확인할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