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코의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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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단편소설 「쇼코의 미소」를 읽고 : 눈에 보이는 가까움 뒤에 우주만큼 먼 거리감에 대해

쇼코의 미소│최은영 소설집│문학동네│한정판 양장 리커버 요즘은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눈에 보이는 가까움 뒤에 우주만큼 먼 거리감 같은 것들에 대해. 가족이든 가족 같은 사이이든 그 사이에서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는 내가 상대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며 그만큼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일 텐데, 신기하게도 근래 읽은 책들이 모두 그 점을 지적하고 있다.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도 그중 하나다. 「쇼코의 미소」는 주인공 ‘소유’가 ‘쇼코’를 만나 일상적으로 눈을 마주치면서도 보지 못했던 관계의 그 무언가를 비로소 보게 된다는 이야기다. 쇼코에게 남다른 감정을 가지는 동시에 부러움이나 미움 같은 감정도 함께 느끼는 소유의 태도가 인상 깊었는데, 정도가 좀 지나친 구석이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은 그게 타인을 대하는 보통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인상 때문인지 나는 이 이야기에서 ‘좋으나 싫으나 타인은 어쨌든 필요하다’는 메시지까지 읽었다. 타인의 눈에 비춰봐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으므로. 쇼코의 눈에 비춰보지 않았다면 소유는 자신을 향했던 할아버지의 다정한 시선을 절반 밖에 알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소유와 쇼코의 관계는 이례적이면서도 흔하다. ‘한국 학생들과 일본 학생들의 문화 교류’라는 이색적인 계기로 만나게 된 두 사람이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고, 취업을 준비하는 그 일련의 과정...

2021.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