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X의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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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구 에도강 강변에서 얼굴이 훼손되고 지문이 모두 지워진 변사체가 발견된다. 목에는 교살 흔적이 있고 외상은 없다. 곁에는 타이어가 모두 펑크 난 새 자전거가 뒹굴고 있고, 약 100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20리터짜리 양철통 안에서 변사체의 것으로 추정되는 의류가 불에 타다 만 채 발견되었다. 죽은 사람의 이름은 도가와 신지. 전 부인인 하나오카 야스코의 거취를 캐고 다녔다는 증언이 확보된다.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양억관 옮김, 재인 『용의자 X의 헌신』은 처음부터 범인과 살해 과정을 모두 밝히며 시작하는 소설이다. ‘누가, 왜, 어떻게 죽였을지’를 추적해가는 형사(혹은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의 입장에서 읽게 되는 여느 미스터리 소설과 달리 범인의 입장과 생각에 중점을 두어 ‘그가, 왜, 어떤 방식으로’ 진실을 숨기고 있는지를 쫓아가며 읽게 된다. 이런 소설의 위험한 점은 범죄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이해의 영역을 허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책 표지의 앞뒤로 강조되어 있는 유난스러운 사랑의 구절은 그래서 더 우려스럽게 다가왔었다. 살인자에게 낭만적인 서사를 주거나 변명거리를 만들어주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려했던 정도의 이야기는 아니었고, 어떤 면에서는 “백 퍼센트의 사랑, 백 퍼센트의 헌신”, “사랑에 인생 전부를 건 한 남자의 거대한 헌신의 이야기” 같은 문장이 맞는 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

2021.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