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세계에서이사랑이사라진다해도
5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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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시간의 소중함 :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읽다가

책 읽는 시간이 부족한 적은 별로 없었다. 회사를 다니는 것도 아니고, 업무에 치여가며 사는 사람도 아니기에.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몇 가지 일들을 제외하면 시간은 충분한 편이었고, 심지어 그 몇 가지도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어서 독서 시간을 포함한 하루 루틴을 어렵지 않게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책을 읽지 못할 경우라면 독서 시간을 확보할 수 없을 만큼 여러 일이 밀려들었거나(대체로 외부 활동이다) 글자를 읽을 만한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해서다. 후자가 정말 치명적인 경우라고 생각해왔는데, 가만 보면 전자한큼 곤란한 상황도 없었다. 외부적인 일이라면 내가 노력한다 한들 조정할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니까. 아버지의 병원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갑작스러운 병이 찾아온 후로 가족 모두 정신이 없었다. 일상이 멈췄고, 병원을 중심으로 한 하루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울고 기도하고 불안해하다 마음을 다지고 일어서기의 반복이었다. 병원에 가는 건 늘 두려웠는데, 병원에 가지 않는 시간이 초조해서 더 괴로웠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알 수 없었다. 병원이 시키는 일을 하나씩 해치우고 나면, 영원히 잠들 수도 있을 것 같은 탈력감과 함께 바뀌어 버린 날짜가 비로소 실감 나는 식이었다. 손이 발이 되도록 빈다는 게 무엇인지 절감하던 나날을 견딘 끝에 우리가 싸워야 할 병의 정체가 드러났다. 형체를 알고 나니 두려움이 덜...

2023.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