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시
12024.11.14
인플루언서 
연필꽂이하루일기
4,114칼럼니스트
참여 콘텐츠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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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추천 김용락 시인 가을시 _ 짧은시 사랑시 감성시

김용락 시인의 詩 '가을' 中 가을 김용락 살아가는 게 문득 낯설 때가 있다 대구 근교 팔공산 언저리 이씨네 과수원 잘 익은 사과가 가을비에 온몸을 내맡기고 있다 그 곁 허물어진 봉분 위의 누런 풀들이 부활의 수신호를 어디론가 보내고 있다 살아가는 건 그렇게 끊임없이 자신을 재생하는 것일까? 김용락 시집 <기차 소리를 듣고 싶다>에 놓아둔 詩 '가을' 가을산 김용락 문득 쳐다본 가을산이 저물고 있다 상처입은 단풍잎 몇 몸에 매단 채 어둠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가을산의 섭리와는 달리 인생은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묘미이다 또한 이것이 불가능한 사랑을 뜨겁게 달구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에 패배가 있듯이 인생에도 패배는 있는 법이다 앙상한 뼈가슴을 드러낸 채 산이 오늘 어둠속에 묻혀도 내일이면 한낮의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별이 산 위에 뜬다 김용락 시집 <기차 소리를 듣고 싶다>에 놓아둔 詩 '가을산' 어느 날 가지런히 날개를 펴고, 가을 햇살을 받아들이던 잠자리. 창비에서 지난 1996년 6월 펴낸 김용락 시인의 시집. <기차 소리를 듣고 싶다>는 방황 후 진실한 내면의 목소리를 담아 시어로 옮겨 놓았습니다. 시집 속 시 하나하나를 꺼내 읽다보면, 무언가 애잔한 감정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물론 시집 속에서 김용락 시인은 "산이 오늘 어둠속에 묻혀도 / 내일이면 한낮의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 별이 산 위에 뜬다"라고 희망찬 언어로 말하거나...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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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 '가을 나그네' 좋은시추천와 시집추천 <너의 하늘을 보아> 가을시추천

박노해 시인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351쪽 '가을 나그네' 가을 나그네 박노해 지금쯤 물든 감 잎사귀 하나 둘 떨어지고 발간 등불 같은 감들이 허공에 환하겠다 지금쯤 가을볕에 남몰래 익어온 꽃씨들이 토옥 톡 터져 멀리멀리 굴러가겠다 지금쯤 장날 저녁이라 집들마다 밥상에 모여 골목길엔 생선 굽는 냄새가 흠흠하겠다 지금쯤 삭발머리 한 빈 들은 흰 서리를 쓴 채 허전하고 표표한 미소로 깊은숨을 쉬겠다 지금쯤 말갛게 핀 들국화도 소슬바람에 흔들리며 쌀쌀히 쌀쌀히 시린 향기 날리겠다 지금쯤 햇살 좋은 창가에 빈 의자 하나 먼 길 떠난 나를 그리며 기다리겠다 박노해 시인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351쪽 '가을 나그네' <너의 하늘을 보아>_박노해_느린걸음_초판 1쇄 2022년 5월 13일 박노해 시인의 좋은시 모음 <너의 하늘을 보아>_좋은시 구절&시집 추천, 위로책 아끼는 사람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건, '차라리 내가 겪는 편이 나아.'라고 말하고 싶을 때... blog.naver.com 『아끼는 사람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건, '차라리 내가 겪는 편이 나아.'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지요. 하지만 가슴에 담긴 생각을 쉽게 꺼내지 못하는 건. 그 조차도 꺼낼 수 없는 상황이었을 때이지요. 그럴 때는 그 사람에게 잠시 어깨를 내어주거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하게 그 곁을 지켜주는 것도 괜찮다고 여깁니다. 예전에 직장 생활을...

2024.11.05
4
짧고좋은시추천 김영랑 시인 시집추천 <모란이 피기까지는>에서 가을시 짧은시

김영랑 시집 <모란이 피기까지는> 10쪽 詩 '끝 없는 강물이 흐르네' 끝 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 내마음의 어딘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도처오르는 아침날빛이 뻔질한 은결을 도도네 가슴엔듯 눈엔듯 또 핏줄엔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있는곳 내마음의 어딘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 시집 <모란이 피기까지는> 10쪽 詩 '끝 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 시집 <모란이 피기까지는> 20쪽 詩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 김영랑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풀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마음 고요히 고운봄 길위에 오날하로 하늘을 우러르고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詩(시)의가슴을 살프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얕게 흐르는 실비단 하날을 바라보고싶다. 김영랑 시집 <모란이 피기까지는> 20쪽 詩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 Previous image Next image <모란이 피기까지는> 인플루언서 키워드챌린지 결과 _ 2024.10.31.목.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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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추천 권경인 시인의 시 '원근법' 가을시 짧은시 사랑시

권경인 시인의 詩 '원근법' 中 원근법 권경인 천천히 걸어도 빠르게 닿아버리는 목적지는 싫다 허기진 밤길 오래 걸어 행복도 열정도 제 몫의 것만 제 품속에 거두며 허공에 온몸을 담그고 서 있는 나무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깊은 물은 조용히 흐르는 법이다 이미 많은 걸 깨달아 단순해진 숲에 비 내리고 까맣게 바람 분다 새들은 길을 잃지 않는다 권경인 시집 <변명은 슬프다>에 놓아둔 詩 '원근법' 요즘 도시는 두 가지 얼굴을 하고 있다. 하나는 가을, 다른 하나는 겨울을 기다리는 표정의 두 얼굴. 사랑 권경인 비 냄새가 다 비를 몰고 오진 않는다 사람과 사람의 행간에서 먼 짐승들 울음소리 들릴 때 그는 웃는다 울고 싶을 때 모퉁이마다 넘치는 씨 없는 꽃들 숨을 곳이 없구나 배는 고픈데 텅 빈 곳에서 텅 빈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얼마나 막막한 것인가 권경인 시집 <변명은 슬프다>에 놓아둔 詩 '사랑' … 창비에서 펴낸 권경인 시인의 시집 속, 詩 서너 개를 꺼내 읽다가. 창비에서 지난 1998년 12월 펴낸 권경인 시인의 시집. <변명은 슬프다>에는 자연이 품은 나무와 돌, 바람과 꽃 혹은 구름 그리고 비 등에 관한 이야기가 종종 등장한다. 시인의 언어는 자연 그 자체의 유순함을 품어 세상을 향해 손짓을 하지만, 그 순간을 포착할 때까지 시인의 마음은 또 얼마나 많이 외로웠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시집 속 시를 읽었다. 자정 무렵이었고,...

2024.10.25
3
일기쓰기 _ 박성우 시인의 가을시 "가을, 상리천 노전암에 다녀오다" 좋은시추천

박성우 시인 시집 <남겨두고 싶은 순간들>에 놓아둔 詩 '가을, 상리천 노전암에 다녀오다' 中 가을, 상리천 노전암에 다녀오다 박성우 용연마을에 일이 있어 갔다가 노전암으로 가는 골짜기 길에 들었다 바윗길을 내어 제 갈 길 가는 상리천, 세찬 여울물 소리로 귀를 씻는 나를 선바위처럼 오래 세워두고 흘러갔다 맨 처음 돌을 올린 이는 누구였을까 길가에 돌탑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돌탑 위에 돌 하나가 느는 것을 본다 여기는 사람이 모두 떠난 마음인가, 금이 가고 깨진 슬레이트 지붕 몇을 빽빽이 모인 대나무가 애써 가리고 있다 몸 가운데에 나무아미타불을 새긴 바윗돌을 일주문 앞길에 세워둔 노전암, 절 마당에 스며들어 약수 한모금 마신다 나는 왜 아름드리나무를 보면 안아드리고 싶은 마음이 이는 걸까 대웅전 아래 뜰 느티나무에 온기를 전한다 노전암을 뒤로하고 나오는 길, 텃밭에서 감을 따던 비구니 스님이 감 가지를 하나 꺾어 내어주신다 아니다, 덕 쌓으며 환하게 살라고 빨간 감 등불을 손에 들려 보낸다 박성우 시인 시집 <남겨두고 싶은 순간들>에 놓아둔 詩 '가을, 상리천 노전암에 다녀오다' 인터뷰 의뢰가 들어와서, 갑자기 잡힌 일정이라서, 인터뷰이에 관해 자세히 조사하지 못하고, 길을 나섰다. 인터뷰이와 마주 앉아 보내는 시간 속에서 '기사 쓸 거리'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한정된 시간 안에 나는 묻고, 그는 답한다. 그러는 동안 시간은...

202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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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추천 강우근 시인 감성시 '하루 종일 궁금한 양초' 시집추천 <너와 바꿔 부를 수 있는 것> 가을시

"당신이 읽는 책의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 __ 내게도 시인처럼, 그런 시절이 있었지. 하루 종일 궁금한 양초 강우근 하나의 불이 켜질 때 나의 영혼이 어디로 옮겨 가는지 궁금해 내가 희미해질 때 왜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얼굴은 전부 검게 물들어가는지 내가 사라질 때 또다른 빛을 보는 아이들의 표정은 얼마나 생생할까 어디선가 달리고 있을 아이들은 모래알처럼 빛이 날까, 초원의 풀처럼 자꾸만 솟아날까 용기가 없는 사람의 용기가 정말로 궁금해 잠들기 싫은 날에 나를 오래도록 켜놓은 사람의 다음 날이 힘을 내리고 밥을 푹푹 떠먹는 사람의 아침 인사가 궁금해 공기 중에 떠다니는 이 하얀 연기는 내가 말하는 방식일까, 당신이 말하는 방식일까 사람들은 영원히 살 것처럼 나를 자꾸만 피운다 나는 당신에게 몇분의 기억이 될 수 있을지 당신이 읽는 책의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 당신이 울면서 했던 기도가 이루어졌을 세계에서 당신이 지을 환한 미소가 강우근 시집 <너와 바꿔 부를 수 있는 것>에 놓아둔 詩 '하루 종일 궁금한 양초' 『언젠가 당신은 '함께 본 영화에 관해 이야기' 하기를 좋아했다. 엔딩크레디트가 오르기 전까진 영화를 보는 우린 미동조차 하지 않았지만, 영화가 끝나면…. 당신의 궁금증은 나에게로 향하곤 했다. "그때 말이야, 만약 당신이 주인공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했어."라고 영화가 끝나면 내게 묻곤 했다. ...

2024.10.02
10
좋은시추천 박노해 시 너의 하늘을 보아 시집추천 가을시추천 감동적인 시

박노해 시인의 詩 '가을은 짧아서' 中 하루 남은 책상 달력, '30'이란 숫자 뒤에 세 칸이 비어 있다. 나는 책상달력을 다이어리처럼 사용하곤 하는데. 그렇게 마지막 달 끝 숫자 뒤에 남은 칸에 '때론 뭔가를 적어 놓기도' 한다. 이를테면 그달에 하지 못한 일에 관한 아쉬움이라든가. 혹은 기쁘거나 행복했던 순간을 한 단어 혹은 한 문장으로 남겨 놓는다. 세 칸 정도 비어 있는 책상달력. 그 하나에 '이름값을 한다는 건'이라고 적어두었다. 그러다가 그 한 줄을 지우고, 그 아래 '자기 몫을 한다는 건'이라고 고쳐 썼다. 이제 1/4 조각 남은 시간. 가을과 초겨울이 그 시간 속에 들어 있겠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가을을 조금 더 누리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크다. "짧은 가을날의 / 긴 마음 하나"는 박노해 시인의 詩 「가을은 짧아서」 마지막 시구인데. 詩는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78~79쪽 詩 '가을은 짧아서' 中 가을은 짧아서 박노해 가을은 짧아서 할 일이 많아서 해는 줄어들고 별은 길어져서 인생의 가을은 시간이 귀해서 아 내게 시간이 더 있으면 너에게 더 짧은 편지를 썼을 텐데* 더 적게 말하고 더 깊이 만날 수 있을 텐데 더 적게 가지고 더 많이 살아갈 수 있을 텐데 가을은 짧아서 인생은 짧아서 귀한 건 시간이어서 짧은 가을 생을 길게 살기로 해서 물들어 가는 가을 나무들처럼 더 많이 비워내...

2024.10.01
9
윤동주 시 서시序詩 <윤동주 전 시집> 시집추천 가을시 감동적인 시 좋은시추천

<윤동주 전 시집> 19쪽 詩 '서시' 서시序詩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 11. 20) <윤동주 전 시집> 19쪽 詩 '서시' <윤동주 전 시집> 19쪽 詩 '서시' 늦은 오후 에어컨을 틀어 놓았다가, 밤 10시 무렵 조금 놀란 마음으로 리모컨 버튼을 눌러 껐다. 창밖에는 굵은 비가 내리다가, 다시 가늘어지다가 또 폭우처럼 쏟아붓는다. 스마트폰 문자를 확인하다가 바깥 기온이 20℃임을 확인하고, 조금 놀랐다. "아이코…. 이런 날 에어컨을 틀어 놓고 있었다니." 하던 일을 멈추고, 가볍게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빗소리가 듣고 싶은 마음이었으니, 이어폰도 휴대폰도 모두 놓아두고 나왔다. 아마도 9월 2일 월요일 밤이 지금처럼 '아, 가을이 왔구나.' 싶었었지. 그러다가 다시 다음날부터 가을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호수공원 쪽으로 이어진 가로수 사이로 걷다가, 다시 반대편 도로를 따라 한 시간 정도 '밤산책'을 했다. 그러는 동안 뭐랄까?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는 듯했으니. 내일까지 비가 오고 나면, 여름이 자리를 비우고 다시 가을이 채우겠구나 싶어졌다. 집으로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한 일...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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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시 '황혼' 좋은시추천 <육사 시집>에서 감동적인 시 가을시추천

<육사 시집> 9쪽 詩 '황혼' 황혼 이육사 내 골방의 커튼을 걷고 정성된 마음으로 황혼을 맞아들이노니 바다의 흰 갈매기들같이도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것이냐 황혼 네 부드러운 손을 힘껏 내밀라 내 뜨거운 입술을 맘대로 맞추어 보련다 그리고 네 품 안긴 모든 것에 나의 입술을 보내게 해다오 저 십이 성좌의 반짝이는 별들에게도 종소리 저문 살림 속 그윽한 수녀들에게도 시멘트 장판 위 그 많은 수인(囚人)들에게도 의지가없는 그들의 심장이 얼마나 떨고 있는가 고비 사막을 걸어가는 낙타 탄 행상대에게나 아프리카 녹음 속 활 쏘는 토인들에게라도 황혼아 네 부드러운 품 안에 안기는 동안이라도 지구의 반쪽만을 나의 타는 입술에 맡겨 다오 내 오월의 골방이 아늑도 하니 황혼아 내일도 또 저 푸른 커튼을 걷게 하겠지 암암(暗暗)히 사라지긴 시냇물 소리 같아서 한번 식어지면 다시는 돌아올 줄 모르나 보다 <육사 시집> 9~10쪽 詩 '황혼' <육사 시집>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있는 교보문고에서 <이육사 시인 탄생 120주년 기념 시화전 _ 절정 이육사>가 9월 29일까지 열린다. 시인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며, 이육사 시인이 그린 그림과 시로 전시회가 열리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시인의 시를 20편의 회화 작품으로 표현한 화가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광화문 인근에서 생활하거나, 교보문고에 방문할 예정인 독자라면 꼭 전시회를 둘러...

2024.09.16
10
나태주 시인 시 책베스트셀러 '선물' 시집추천 <육필시화집> 가을시 좋은시추천

나태주 시인 <육필시화집> 86~87쪽 詩 '선물' 선물 나태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나태주 시인 <육필시화집> 86~87쪽 詩 '선물' 나태주 시인 캘리그래피 <육필시화집> 87쪽 詩 '선물' 누구나 버릇 한 가지 정도는 지니고 살아가죠. 아침에 일어나면서 저녁잠을 청하기까지, '우리는 어떤 습관'의 반복을 무의식적으로 행하면서 살죠. 그런 습관 가운데 '책 읽으면서 밑줄 긋는 건' 누가 뭐라고 해도 '좋은 버릇'이 아닐까 싶군요. 책을 읽을 때 밑줄 긋는 버릇이 있습니다. 아니, 있었지요. 좋은 문장과 마주하면 여권에 방문 국가 도장을 찍듯이, 책에 밑줄 그어서 '여긴 내가 감동받은 구역'임을 표시했는데요. 요즘엔 밑줄 대신 '점'을 찍습니다. 몇 년 전부터 시작한 '점찍기'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점 하나는 그 문장이 좋아서, 점 두 개는 문장을 품고 있는 단락이 조아서, 그리고 점 세 개는 좀처럼 마주하기 쉽지 않지만. 이유 없이 '무조건 좋다'라는 표시입니다. 그런데 시집에는 '점'을 찍기 참 곤란합니다. 좋은 단어나 시구가 참 많기 때문이죠. 그럴 땐 시집 제목 위에 점 하나 혹은 두 개를 찍어요. 때론 참 좋은 시를 마주하면, 점을...

2024.09.11
5
가을시 나해철 시인의 시 '9월' 짧고좋은시 이별시

나해철 시인의 詩 '9월' 中 9월 나해철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이라는 불란서 영화가 있었네 사람들 속에서 마주잡을 손 하나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깊은 밤 그때껏 울어도 목쉬지 않은 귀뚜라미 소리를 만났네 마음은 벌써 깊은 가을이라 사람이 아니어도 만나면 젖는데 문 열고 댓돌에 내려서니 귀뚜라미를 볼 수 없네 귓가에 울음 자욱하여 반갑던 풀여치도 보이지 않네. 나해철 시인의 시집 <아름다운 손>에 놓아둔 詩 '9월' © güzel, 출처 OGQ 쓸쓸한 그것 나해철 나뭇잎을 물들이다 떨어지게 하는 것 세월을 밀어 한 시대를 저물게 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로 밀려와 저만큼 조용히 있다 시집도 편지도 태워서 재가 되게 하는 것 살도 뼈도 누우면 흙이 되게 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로 밀려와 저만큼 조용히 있다. 나해철 시인의 시집 <아름다운 손>에 놓아둔 詩 '쓸쓸한 그것' <아름다운 손> 나해철_창비_초판 1쇄 1993년 3월 31일 창비에서 지난 1993년 3월 펴낸 나해철 시인의 시집. 시인의 네번 째 시집은 <아름다운 손>이라 하였는데. 시집 속엔 "아아 거기 푸른 물 결에 / 사람들이 모여 한다"로 시작하는 詩 '주문진'을 시작으로, "겨울 화단으로 / 늘 하나 둘 세며 오는 / 강마을의 가물거리는 불꽃이여."로 끝나는 詩 '화단에서'까지…. 한결같은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고단한 이웃의 모습이 담겨 있다. 가을엔 왠지 모르게 더 자주...

2024.09.04
8
나태주 시 '가을서한' & 정호승 수선화에게 _ 시집추천 <처음 사는 인생, 누구나 서툴지> 가을시 좋은시모음

처음이라서 서툴지... 라고 말하기엔, 인생도 삶도 너무 깊어졌다. 그러니까 아마도 조금 더 신중하게 사는지도 모른다. 저녁 약속을 잡아 놓고 손길 발길이 '부지런'해졌다. 부지런한 손은 '마감 원고 하나'를 메일로 전송했고, 부지런한 발은 '대출 마감 도서'를 반납하고 돌아왔다. 오랜 시간 만난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코로나19 그 즈음으로 연락이 뜸해진 이도 적지 않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살아왔던 지난날보다, 가까운 이웃과 벗과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오늘 저녁엔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 중인 동생을 오랜만에 본다. 팬데믹 이전이니까, 그러니까 한 3년 만에 마주앉는 듯하다. 맛있는 저녁과 좋은 술을 천천히 나눠 먹고 마실 생각이다. 나태주 시집 <처음 사는 인생, 누구나 서툴지> 110~112쪽 詩 '가을 서한' 가을 서한 나태주 1 끝내 빈손 들고 돌아온 가을아, 종이 기러기 한 마리 안 날아오는 비인 가을아, 내 마음까지 모두 주어버리고 난 지금 나는 또 그대에게 무엇을 주어야 할까 몰라. 2 새로 국화 잎새 따다 수놓아 새로 창호지문 바르고 나면 방 안 구석구석까지 밀려 들어오는 저승의 햇살 그것은 가난한 사람들만의 겨울 양식. 2 다시는 더 생각하지 않겠다, 다짐하고 내려오는 등성이에서 돌아보니 타닥타닥 영그는 가을 꽃씨 몇 옴큼 바람 속에 흩어지는 산 너머 기적 소리 4 가을은 가고 남은 건 바바리코트 자락에 날리는...

2024.05.14
9
안도현 시 '가을의 소원' _ 좋은시추천 <간절하게 참 철없이> 시집추천 인생시 필사노트

안도현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 93쪽 詩'오래된 발자국' 오래된 발자국 안도현 시골 서점 책꽂이에 아주 오랜 시간 꽂혀 있는 시집이 있다 출간된 지 몇해째 아무도 펼쳐보지 않은 시집이다 시인이 죽은 뒤에도 꼿꼿이 그 자리에 꽂혀 살아 있다 나는 그 시인의 고독한 애독자를 안다 본문은 펼쳐 읽지 못하고 제목만 뚫어지게 바라보던 날마다 시집 귀퉁이만 밟아보다가 돌아서던 그를 안다 햇볕의 발자국을 가진 사람을 안다 안도현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 93쪽 詩'오래된 발자국' 새벽에서 아침으로 시간이 걸어가던 '길목'에 나는, 잠시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아마도 4시 50분에서 5시 그 즈음, 안도현 시인의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를 왼손 위에 놓아두고, 오른손가락 엄지 그리고 검지로 시인의 詩를 한 편 또 한 편 더디게 읽을 즈음이었지요. 한 시간가량 시집 속을 산책했을까…. 왼쪽 창문 틈으로 햇살이 들어올 때, 읽고 있던 시집 속 '한 장면'을 사진에 담아 두었습니다. 그렇게 아침을 보내고, 외출 다녀오니…. 새벽과 아침에 읽던 시집이 그대로 가만히 책상 위에 누워 있더군요. 나는, 다시 시집을 반듯하게 놓아두었고…. 그때 다시 詩 '오래된 발자국'을 또 읽었습니다. 읽을 때마다, 어디선가 먹먹한 마음이 돌처럼 단단해는 시… '오래된 발자국'. 필사노트를 꺼내 안도현 시인의 詩를 옮겨 적습니다. 먹먹함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

2024.05.08
9
도종환 시 라일락꽃 _ 시집추천 꽃시 좋은시추천 _ 가을시 사랑시

도종환 시집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56쪽 詩 '라일락꽃' 라일락꽃 도종환 꽃은 진종일 비에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빗방울 무게가 가누기 힘들어 출렁 허리가 휘는 꽃의 오후 꽃은 하루종일 비에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 않는다 빗물에 연보라 여린 빛이 창백하게 흘러내릴 듯 순한 얼굴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꽃은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 않는다 도종환 시집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56쪽 詩 '라일락꽃' 도종환 시인의 열번 째 시집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인생이 스물네 시간이라면, 나의 시간은 지금, 몇 시 즈음일까? 연필꽂이하루일기 中 도종환 시집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45쪽 詩 '발자국' 발자국 도종환 발자국 아, 저 발자국 저렇게 푹푹 파이는 발자국을 남기며 나를 지나간 사람이 있었지 도종환 시집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45쪽 詩 '발자국' 툭, 하면 발길에 차이곤 한 세상 어딘가에도… 나를 밟고 지나간 사람, 사랑이 있었다고 한다. 연필꽂이하루일기 中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 예스24 부드러움과 강직함 속에 녹아드는 맑고 투명한 언어로 세상을 감싸안으며 전통적인 서정시의 진경을 펼쳐온 도종환 시인의 열번째 시집. 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예와 다름없이 삶에 대한 성찰과 긍정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진솔한 시편들을 선보이고 있다.... www.yes24.com 도종환 시집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20...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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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모음 김명수 시인의 시집 <바다의 눈>에서 고른 이별시 사랑시 가을시 짧은시 시추천

© joshwithers, 출처 Unsplash 이별 김명수 바다였는지 큰 호수였는지 지억나지 않는다 삭풍의 도움받아 가는 배가 있었다 김명수 시집 <바다의 눈>에 놓아둔 詩 '이별' © OGQ VIDEO, 출처 OGQ 사랑 김명수 바다는 섬을 낳아 제 곁에 두고 파도와 바람에 맡겨 키우네 김명수 시집 <바다의 눈>에 놓아둔 詩 '사랑' 바다의 눈 - 예스24 단정한 리듬, 결곡하고 투명한 서정으로 독특한 시세계를 구축한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 산업화의 물결에 떠밀려 소외된 도시 변두리 이웃들의 간난과 신산에 찬 삶을 노래하는 한편으로, 삶의 근원을 바라보고 인간과 자연의 본질적인 문제를 꿰뚫어보는 직관과 사색의 세... www.yes24.com 창비에서 펴낸 김명수 시인의 시집 <바다의 눈>.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면서 펴낸 해는 28년 전인, 1995년 10월입니다. 언젠가 시인의 시집을 인터넷 서점에 주문하면서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 자리에 여전히 놓인 시집은 새롭다. 다만 시간이 흘렀을 뿐이지, 결코 낡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한 때가 있었지요. 시집 속에서 사랑과 이별을 노래한 짧은 시 두 편을 옮겨 놓습니다. 사랑과 이별은 달의 앞뒤 면처럼 느껴지곤 하죠. 한쪽은 밝게 빛나면서 따스함을 지녔고, 다른 한쪽은 우리가 볼 수는 없지만 존재하는 것. 어둡고 극한의 추위가 있는 곳이지요. 그러고 보면 연인들이 달을 바라보면서 소...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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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시추천 정연철 시인의 '단풍 1' _ 사랑시 감성시 좋은시추천

정현철 시인의 시집 <송아리는 아리송>에 놓이 詩 '단풍 1' 中 단풍 1 정연철 빛깔이 고와 나도 모르게 다가갔어 멀쩡한 잎 거의 없고 조금은 마른 잎 썩은 잎 벌레 먹은 잎 잎에 묻은 먼지와 검은 점…… 한 잎 한 잎 모여 단풍을 만든 거구나 내 지나온 삶 얼룩투성이여도 고운 단풍 만들 수 있는 거구나 정현철 시인의 시집 <송아리는 아리송>에 놓이 詩 '단풍 1' 中 송아리는 아리송 - 예스24 “별수 있어? 그게 나인걸. 이렇게 사는 것도 뭐 괜찮아! 호락호락(好樂好樂), 세상 좋고 즐거워.”‘인생’이라는 바벨을 번쩍 들어 올리는열일곱 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유쾌한 시적 탐구『송아리는 아리송』은 불안정한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고군분투와 유쾌한 일... www.yes24.com 저문 가을, 지난 세월, 나뭇잎에서 낙엽으로 이름을 바꾸며 떨어진 잎사귀 가득한 거리. 도서관으로 가는 길 위에는 온통 가을 흔적이 쌓여 있고,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불면 가을도 어딘가로 실려 가겠구나 싶더군요. 따스함이 종종 생각나는 계절, 겨울. 이 계절이 한 해의 끝에서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을 품은 채. 새해 맞을 준비를 하는구나 싶더군요. 한 해의 끝도 그리고 시작도, 겨울인 까닭은 따스함을 잃지 말라는 자연의 조언 아닐까 싶더군요. 올해 가을이던 9월. 창비교육에서 펴낸 정연철 시인의 시집 <송아리는 아리송> 책 소개는 "별수 있어? 그게 나인...

20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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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 자화상 서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짧은시 가을시추천

윤동주 시인과 함께 가을 속을 함께 거닙니다. 어느 벤치에 앉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펴고 읽습니다. 자화상自畫像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1939.9) 윤동주 전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21쪽 詩 '자화상' 시집 베스트셀러 윤동주 전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책리뷰 _윤동주 시, 서시, 쉽게 쓰여진 시, 십자가 _ 좋은시모음추천, 선물하기 좋은 책, 20대책추천, 인생책추천 詩를 아끼는 독자는 물론이고, 전 연령대에서 윤동주 시인은 누구나 아끼고 사랑하는 작가입니다. 일제 강... blog.naver.com ▲ 초여름 가까이 놓아두고 읽은 윤동주 전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늦가을에 다시, 펴고 읽습니다. 링크를 따라 들어가면 시집에 관한 좀 더 자세하고 긴 북리뷰를 읽을 수 있습니다. 서시序詩 "하늘과 바...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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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 추천 "접시꽃 당신" 슬픈시 _ 사랑시 가을시추천 시집추천

시집 <매일, 시 한 잔> 132~136쪽 도종환 시인의 시 '접시꽃 당신' 접시꽃 당신 도종환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는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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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성 시인의 '여름은 가고' 인생시 좋은시추천 가을시 시집추천

© worldsbetweenlines, 출처 Unsplash 여름은 가고 정희성 가을은 허공이 깊어가는 계절 철 지난 바닷가에서 고개 숙인 채 모래를 차며 걷고 있는 저이도 잃어서는 안될 무얼 잃은 걸까 오래 지니고 있던 뜨거운 것들을 잃어버린 가슴 한구석이 텅 빈 듯 오오 지나온 일들을 생각느니 서쪽 허공을 헤아릴 수나 있겠는가 젖은 수평선이 그렁그렁 눈시울에 와 굽이칠 뿐 정희성 시집 <그리운 나무>에 놓아둔 詩 '여름은 가고' 그리운 나무 - 예스24 970년 등단 이후 40여년간 결곡한 시정신으로 오로지 “올바른 시의 경지를 추구하는 데 온 마음을 바쳐”(이숭원, 해설)온 정희성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 『그리운 나무』가 출간되었다. 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언어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시대... www.yes24.com © jennie_ra, 출처 Unsplash 가을 엽서 정희성 바람에 쓸리는 나뭇잎을 보며 오래도록 생각에 잠기네 빛 고운 이 낙엽 나라 가을은 얼마나 깊은가 아름다운 이 세상 보았으니 그대 향한 이 마음과 좋은 시 한편 쓰는 일 말고 무엇이 나에게 더 남아 있겠는가 정희성 시집 <그리운 나무>에 놓아둔 詩 '가을 엽서' 자정 가까운 무렵, 읽던 책 잠시 놓아두고 정희성 시인의 詩를 읽네. 10년 전 창비에서 펴낸 정희성 시인의 시집 <그리운 나무>에 놓아둔 詩 두 편을 꺼내 읽는 밤. 자정 가...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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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좋은시 모음 나희덕 시인의 '흔들리는 것들' 가을시추천 감성시

© mygallery, 출처 Unsplash 흔들리는 것들 나희덕 저 가볍게 나는 하루살이에게도 삶의 무게는 있어 마른 풀쑥 향기 속으로 툭 튀어오르는 메뚜기에게도 삶의 속도는 있어 코스모스 한 송이가 허리를 휘이청 하며 온몸으로 그 무게와 속도를 받아낸다 어느 해 가을인들 온통 흔들리는 것 천지 아니었으랴 바람에 불려가는 저 잎새 끝에도 온기는 남아 있어 생명의 물기 한점 흐르고 있어 나는 낡은 담벼락이 되어 그 눈물을 받아내고 있다 나희덕 시집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에 놓인 詩 '흔들리는 것들' 공원에서 책을 펴고 읽는데 까치 한 마리 날아왔다. 잠시 머물듯 걷다가, 이내 날아가 버리고 만다. 나뭇가지가 오래 흔들릴 때 편지2 나희덕 세상이 나를 잊었는가 싶을 때 날아오는 제비 한 마리 있습니다 이젠 잊혀져도 그만이다 싶을 때 갑자기 날아오는 새는 내 마음 한 물결 일으켜놓고 갑니다 그러면 다시 세상 속에 살고 싶어져 모서리가 닳도록 읽고 또 읽으며 누군가를 기다리게 되지요 제비는 내 안에 깃을 접지 않고 이내 더 멀고 아득한 곳으로 날아가지만 새가 차고 날아간 나뭇가지가 오래 흔들릴 때 그 여운 속에서 나는 듣습니다 당신에게도 쉽게 해 지는 날 없었다는 것을 그런 날 불렀을 노랫소리를 나희덕 시집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에 놓인 詩 '나뭇가지가 오래 흔들릴 때 편지2'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 예스24 예리한 감성과 애정...

2023.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