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베스트셀러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75쪽 헤르만 헤세의 시 '일기 한장' 일기 한장 헤르만 헤세 집 뒤 비탈에서 오늘 뿌리와 돌 들 사이로 구덩이 하나를 파고 또 팠다. 충분히 깊이, 그 구덩이에서 돌멩이를 모두 치우고 거칠거나 고운 흙도 다 펴냈다. 그런 다음 그곳 오래된 숲 여기저기서 무릎을 꿇고 한 시간 동안 국자와 두 손으로 썩은 밤나무 그루터기에서 따스한 버섯 냄새를 풍기는 저 검고 버슬거리는 숲의 흙을 두통 가득 퍼서 이쪽으로 날라 오고 구덩이에 나무 한그루를 심었다. 나무 주위를 이탄의 흙으로 친절하게 둘러주고, 햇볕을 받아 따스해진 물을 천천히 부어가며 부드럽게 뿌리를 씻어내듯 흠뻑 물을 주었다. 작고 여린 나무가 거기 서 있다, 우리가 사라지고, 우리 시절의 시끄러운 위대함과 끝없는 곤궁과 미친 불안감이 잊힌 다음에도 거기 서 있을 테지. 높새바람이 나무를 휘게 하겠지, 비바람이 나무를 잡아채고, 태양이 미소를 보내고, 축축한 눈이 내리누르겠지, 방울새와 딱따구리가 그 나무에 살 거고 나무 발치에서는 조용한 고슴도치가 땅을 후벼 팔 테지. 나무가 경험하고 맛보고 당하는 일들, 세월의 흐름, 바뀌는 동물 종족, 압박, 치유, 바람과의 우정과 해와의 우정, 그 모든 것이 날마다 속살거리는 나뭇잎의 노래되어 나무에서 흘러나올 테지, 그 다정한 우듬지를 요람처럼 흔드는 친절한 몸짓에서도, 잠에 취해 매달린 봉오리들을 ...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1938~) 짧은명언 융합은, 열쇠다 융합은 서로 다른 세상과 사고를 연결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열쇠다.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1938~) 짧은명언 오후 6시. 퇴근하는 사람들 무리에 섞여 김포공항에서 서해선을 타고 일산으로 돌아오는 길. 구석진 자리에 서서 책을 펴고 읽는데. 문득 '사람과 사람 사이가 섬처럼 멀기도 하고, 밀물이나 썰물처럼 드나드는 시간 속에… 인생이 있구나.' 싶어지더군요. 매일 지옥철을 타고 아침을 시작하고, 저녁을 맞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첫 직장과 마지막 직장 사이에서 함께 일한 사람들 이름과 얼굴이 하나 둘, 지하철 창문에 스치듯 흘러갑니다. 수많은 사람이 4차 산업혁명 속으로, 한 뼘 더 가까이 다가온 2025년 그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어떤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살아내는지' 문득 궁금해지더군요. 이제 일터라는 공간은 더욱 스마트해질 것이고, 그런 시스템 아래 사람들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겠지요. 확장되는 공간과 줄어드는 자리, 그 틈에서 우리 삶은 또 그렇게 흘러갈 것입니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광장은 텅 비어 있지만, 그곳을 가득 메운 차가운 바람은 '이 구역의 주인은 나야, 나!'라고 말하는 듯싶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정신 차리자.'라고 묵직한 조언을 던집니다.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빛 바램 없는 문장이 담긴 책이다. 단어에게도 등이 있다. 뒷모습을 보기 전에는 결코 볼 수 없는 단어의 '아우라' 말이다. 그는 보통 인간이 만들어낸 문장으로 꼴을 갖추지만 그로써 환희에 차거나 찬란하지는 않다. 뭐랄까 아직 햇살을 받지 못한 그늘 속 꽃이랄까. <단어의 귓속말> 4쪽 '작가의 말' 中 산책을 다녀왔다. 겨울은 여름과 달리 산책 시간이 오전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보통 여름 산책은 새벽 5시 30분에서 7시 사이의 일이지만, 겨울은 해가 중천에 뜰 무렵에야 문밖을 나선다. '게을러져서'라기보단, 겨울 새벽은 춥고 어둡고 낯설기 때문이다. 산책을 다녀와서 새로 '산 책' 몇 권을 보듬었다. 어젯밤에 온 책들은 겨울 파커를 입듯 여러 겹의 뽁뽁이 속에 들어 있다. 책들을 꺼내고, 마른 걸레로 책을 닦은 후 햇살 좋은 어딘가에 '잠시만 앉아 있으렴'하고 시간을 내어 주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작은 계단엔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고, 책과 책 사이의 틈은 길이 되어 준다. 이층이라고 하기엔 작은 복층이 있다. 그곳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공간엔 읽은 책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계단에 양쪽에도 책들을 쌓아 놓았으니, '책은 길이다.'라는 표현이 맞구나 싶어질 때가 있다. 책은 감성적이든 혹은 물리적이든 '길을 내어주기' 때문이다. 드러난 얼굴이 아닌 드러나지 않은 단어의 이면이 궁금하다. 단어 없이 문...
2024년 12월 7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 첨부파일 한강작가강연(스웨덴 한림원)241207.pdf 파일 다운로드 ▲ 한림원 한강 작가 강연 원고(전문) PDF 파일입니다. 옮기느라 혹시 놓친 곳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PDF 파일이니 다운로드하여 읽어보세요. 문장이 참 좋습니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첫 장편소설부터 최근의 장편소설까지 내 질문들의 국면은 계속해서 변하며 앞으로 나아갔지만, 이 질문들만은 변하지 않은 일관된 것이었다고. 그러나 이삼 년 전부터 그 생각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오래고 근원적인 배음(背音)이었던 것은 아닐까?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지.(한강 작가가 8살 때 쓴 시)」그 실에 연결되어 주었고, 연결되어줄 모든 분들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Thank You. 스웨덴 한림원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 강연 中 문학의 근원이 삶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한강 작가의 목소리를 통해 다시 확인합니다. "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 낡은 구두 상자 하나가 나왔습니...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89쪽 '강물처럼' 강물처럼 먼 길을 가는 사람의 발걸음은 강물 같아야 합니다. 필생의 여정이라면 더구나 강물처럼 흘러가야 합니다. 강물에서 배우는 것은 자유로움입니다.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89쪽 '강물처럼' 밤 11시, 친구에게 문자 한 통이 왔다.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시작되는 첫 문자는 국회의사당 앞 대로를 가득 메운 사람들과 언제 그랬냐는 듯 깨끗하게 비워진 광장 사진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고는 잠시 뒤 이런 문자가 하나 더 '그곳으로부터' 날아왔다. "밀물처럼 사람들이 모여들고, 썰물처럼 다시 떠나간 자리가, 마치 시냇물처럼 맑고 투명하다." 늦은 밤 TV를 켜고 속보로 가득한 뉴스 채널 가운데 하나를 골라 본다. CNN에서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의 시위 현장을 보도한다. 수십만 명의 사람들로 꽉 채워진 광장은 평화롭게 시위가 이루어졌고, 그들이 떠난 자리는 마치 시위가 열린 곳이 맞는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깨끗하다면서, 한국인의 성숙한 민주주의적 감성이 놀랍다고 말한다. 나는, 다시 친구가 보내온 사진과 문자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함이 크기만 하였다.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신영복 지음_돌베개_개정 신판 1쇄 2016년 2월 22일_초판 1쇄 2007년 2월 1일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89쪽 '강물처럼' 광장에서는 진리가 드러난다. 플라톤 신영복의 언약 <...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1938~) 짧은명언 융합은, 열쇠다 융합은 서로 다른 세상과 사고를 연결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열쇠다.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1938~) 짧은명언 오후 6시. 퇴근하는 사람들 무리에 섞여 김포공항에서 서해선을 타고 일산으로 돌아오는 길. 구석진 자리에 서서 책을 펴고 읽는데. 문득 '사람과 사람 사이가 섬처럼 멀기도 하고, 밀물이나 썰물처럼 드나드는 시간 속에… 인생이 있구나.' 싶어지더군요. 매일 지옥철을 타고 아침을 시작하고, 저녁을 맞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첫 직장과 마지막 직장 사이에서 함께 일한 사람들 이름과 얼굴이 하나 둘, 지하철 창문에 스치듯 흘러갑니다. 수많은 사람이 4차 산업혁명 속으로, 한 뼘 더 가까이 다가온 2025년 그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어떤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살아내는지' 문득 궁금해지더군요. 이제 일터라는 공간은 더욱 스마트해질 것이고, 그런 시스템 아래 사람들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겠지요. 확장되는 공간과 줄어드는 자리, 그 틈에서 우리 삶은 또 그렇게 흘러갈 것입니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광장은 텅 비어 있지만, 그곳을 가득 메운 차가운 바람은 '이 구역의 주인은 나야, 나!'라고 말하는 듯싶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정신 차리자.'라고 묵직한 조언을 던집니다.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
이창경 작가님 서평집 <함께 걷는 책의 숲> 中 사람은 일상에서 부딪히는 갖가지 중력이 있기 때문에 땅에 발을 붙이고 살 수 있다. <함께 걷는 책의 숲> 中 새벽잠에서 깰 때가 있습니다. 어떤 악몽을 꾼 것도 아니고, 무슨 걱정 때문도 아닌데도…. 간혹 그럴 때가 있죠. 대부분 따스한 물 한 잔을 마시고 다시 잠자리에 들지만, 오늘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저녁 무렵부터 들은 노래 장필순 가수의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 때'를 켜고, 다시 또 듣습니다. "그늘진 너의 얼굴이 다시 내게 돌아올 수 있는 걸 알고 있지만 가끔씩 오늘 같은 날 외로움이 날 부를 땐…"이라는 가사는, 몇 번씩 되돌려 들어도 낯설지 않은 감정 하나를 제 곁에 데려다 놓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마주한 인연 가운데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가 다시 평범한 이름으로 돌아간 기억이….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죠. 사랑할 때와 이별하는 순간 마주하는 얼굴이 낯설게 느껴지던 그날의 기쁨과 아픔. 어쩌면 우리네 삶은 그러한 감정 하나를 품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 싶네요. 간혹 '삶의 무게'를 생각합니다. 굽은 등 뒤에 짊어진 삶의 무게는 '내 것만' 있지는 아니합니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동료 등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의 것도 '짐처럼 다가올 때'가 있는데요. 그런 것들이 어쩌면 삶을 이어가게 하는 충전제로 작동할 때가 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오늘 아침 연하(...
제임스 알렌과 하와이대저택 <생각의 연금술> 선물하기 좋은 책 추천 단순함이 주는 자유와 행복에 도달하고 싶다면, 생각을 적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이 해야 한다. 다만 이때의 생각은 오직 고결하고 유용한 목표를 향해야 한다. 무익한 '이론화'에 생각을 분산시키는 대신, 삶의 목표와 그 목표를 설명할 수 있는 삶의 목적에 대해 생각을 집중해야 한다. <생각의 연금술> 198쪽 '단순하게 살아라' 中 한 해 마무리와 새해 준비로, 지금 12월은 두 가지 '삶'을 살아가는 듯싶습니다. 하나는 '돌아봄'이고 다른 하나는 '돌봄'이라고 여기는데요. 돌아봄 속엔 지나간 것에 관한 반추와 반성 등이 있겠네요. 돌봄은 새로 맞이할 나날을 어떻게 보듬어 살 것인가의 문제인데요. 새 날에 관한 기대와 함께 적정한 농도의 두려움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은 가을이 한창이던 때 읽은 <생각의 연금술>을 다시 꺼내 읽어봤습니다. 두어 번 읽은 책이지만, 여전히 읽을 때마다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 줍니다. 행복이란 지향점을 설정해 놓았다면 '생각을 적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이 해야 하는데. 이때 '집중' 해야 한다."라는 문장에 밑줄 긋습니다. <생각의 연금술>에서 눈에 띄는 문장을 옮겨 놓고 짧은 단상도 함께 놓아둡니다. 생각의 연금술 | 제임스 알렌 - 교보문고 생각의 연금술 | 운명은 내가 만든 한계만큼 작아지고, 내가 정한 목표만큼 위대해진...
월요일이 오면 기분이 좋아져야 한다. 한 주를 이끌어 가는 첫 번째 날이기 때문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 왜 매주 월요일은 다른 날보다 좀 더 힘들게 느껴질까요? 아마도 월요병에 걸리는 여러 가지 요인들. 예를 들면 주말과 평일의 생활 패턴에서 오는 차이, 과중한 업무, 불규칙한 수면, 현재 하는 일에 대한 불안 혹은 불만 등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아무리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열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월요일은 뭐랄까요? 좀 편하게 다가오는 요일은 아닌가 봅니다. 저도 간혹 '월요병'에 걸릴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새벽 잠자리에 들기 전에 포스티잇에 적어 놓은 글 하나. 새벽 2시 넘어, 잠자리에 들면서 "포스트잇"에 문장 하나를 적어 놓았습니다. 눈을 뜨고 새롭게 아침을 맞이할 때,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적어 놓은 것이지요. 그렇게 오늘 아침 6시, 아직 찾아오지 않은 아침을 기다리면서 월요일을 맞이했습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해내매, 나의 하루를 채우자. 연필꽂이하루일기 中 제 경우엔 '월요병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오는 감정의 차이인데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놓고, 아침에 보니…. "그래 한 번 해보자."라는 다짐을 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미라클모닝과 함께한 아침, 포...
책과 커피, 뷰클런즈는 그냥 커피가 아닙니다. 쉼표의 시간입니다. 할리우드와 유럽을 오가며 폭넓은 연기를 보여주는 스페인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Javier Bardem)은 "커피는 나의 첫사랑이었고, 여전히 내겐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는데요. 커피 한 잔에 담아놓은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는 표현이라서 조금 더 가깝게 다가오는 글입니다. 커피는 문학 작품 속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조앤 K. 롤링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마법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아침에 따스한 차와 커피를 마시면서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다."라고 했고요. 프루스트는 자신의 작품 속에 "커피는 단순한 음료 그 이상이다. 그것은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나를 안아주는 듯한 따뜻함과 안정감을 건넨다."라고 표현하죠. 그래서… 오늘은 스웨덴 커피 브랜드 뷰클런즈(BJÖRKLUNDS)와 함께 한 시간을 나누면서, 협찬받은 레트 드립백에 관해서도 소개하여 드립니다. 여러분도 커피를 좋아하시나요? 커피 한잔의 온도는 인간관계의 온도와 비슷하다. "The temperature of a cup of coffee is similar to the temperature of human relationships." 저는, 지금 뷰클런즈 레트 드립백으로 내린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리뷰를 쓰고 있습니다. 카페인을 75% 비운 커피 레트(LATT)는 늦은 새...
자주 읽은 책은 먼 곳에 있어도, 어디에 있는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익숙해졌다는 말이고, 특별해졌다는 의미다. 서재를 정리하다 너덜너덜한 노트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일기장이었다.(중략) 거기엔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이 빽빽한 문장으로 새겨져 있었다. 처음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빙그레 미소 지었다. 그러나 계속 읽다 보니 당신이 부모로서 짋어져야 했을 삶의 무게가 묵직하게 다가와 노트를 끝까지 넘기지는 못했다. 최근 부쩍 쇠약해지 어머니를 생각하니 눈물이 날 것 같아 황급히 덮어버렸다. 눈물은 눈에만 있는 게 아니다. 눈물은 기억에도 있고, 또 마음에도 있다. <언어의 온도> 129쪽 '눈물은 눈에만 있는 게 아니다' 中 <언어의 온도> 판매 수익금 일부는 사랑의 열매와 국리밤센터 등에 기부한다고 한다.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책을 샀을 때는 그랬다. 좋은 일을 하는 책은__언제나 응원한다. 내 얘기를 보태면, 글을 쓰고 책을 펴내는 과정이 곧 삶의 바다를 건너는 일이다. 일상에서 건져 올린 희망과 절망을 씨줄과 날줄 삼아 정갈한 문장을 만들고, 문장을 붙이고 떼고 하면서 튼튼한 문장을 구상하고, 또 문단을 쌓아서 한 편의 글을 축조하고, 나아가 한 권의 책을 엮기 위해 바지런히 노를 젓는다. 누구에게나 바다가 있다. 어떤 유형이 됐든, 깊고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을...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과 글에 따스함을 '더한' 수필추천 이기주 작가의 산문집 <언어의 온도>를 읽을 때면, 간혹 책이 지닌 본래 제목과 다른 것이 떠오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언어의 집>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럴 땐 언제일까? '언어의 온도'가 '언어의 집'으로 바뀔 땐, 책이 지닌 모양새가 '사람 人'처럼 보일 때가 그러하다. 그러니까 이기주 작가의 산문집에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생활하고, 행동하는' 말과 글이 사람처럼 책이라는 집에서 살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책에서 '만나고 싶은 글'과 '독후감 혹은 서평'이라는 형태로 이야기를 나눈다고 생각한다. 나는 종종, <언어의 온도>라는 책이 말과 글이 살고 있는 '언어의 집'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연필꽂이하루일기 中 "말과 글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다" 이기주 산문집 <언어의 온도> 책은 언어의 집이다. 말과 글이 문장이라는 형태로 구성되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온기 있는 언어는 슬픔을 감싸 안아줍니다. 세상살이에 지칠 때 어떤 이는 친구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고민을 털어내고, 어떤 이는 책을 읽으며 작가가 건네는 문장에서 위안을 얻습니다."라고 이기주 작가는 말한다. 그렇다면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책이라는 집에서 '따스함'을 느끼고, 감정의 허기를 '채운 후' 다시 세상살이를 하러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말과 글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다. <언어의 온도> '...
이기주 작가의 글에는 사람을 향한, 사람과 함께하는 따스함이 담겨 있다. 복잡한 세상에서 조금 벗어나고 싶을 때, 무더위 속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나는 '친한책親閑冊'을 들고 가까운 호수공원으로 향한다. 친한책이란 "친근하며 한가롭게 읽을 수 있은 책"이란 의미로 내가 만든 단어인데. 자주 읽어서 좋은 책 대부분이 '친한책'에 속한다. 친한 친구처럼 가까이 놓아두고 읽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시집도 있고, 산문집도 있고, 인문학 등 장르에 상관 없이 다양하다. 『꽃은 향기로 말한다. 봄꽃은 진한 향기를 폴폴 내뿜으며 벌과 나비와 상춘객을 유혹한다. 향기의 매력은 퍼짐에 있다. 향기로운 꽃 내음은 바람에 실려 백 리까지 퍼져 나간다. 그래서 화향백리花香白里라 한다. 다만 꽃향기가 아무리 진하다고 한들 그윽한 사람 향기에 비할 순 없다. 깊이 있는 사람은 묵직한 향기를 남긴다. 가까이 있을 때는 모른다. 향기의 주인이 곁을 떠날 즈음 그 사람만의 향기, 인향人香이 밀려온다. 사람 향기는 그리움과 같아서 만 리를 가고도 남는다. 그래서 인향만리人香萬里라 한다.』 _ 책 293~294쪽 '화향백리 인향만리' 전문 그늘 아래 앉아서 책을 읽으면, 바람결에 활자들이 이야기를 실어 나른다. 여름은, 책과 함께하면 더위를 잊을 수 있다. 에세이 베스트셀러 이기주 작가 산문집 <언어의 언도> 花香白里 人香萬里 "꽃 향기는 백리를 가고, 사...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 18~19쪽 '더 아픈 사람' 中 『할머니는 손자의 헝클어진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말했다. "그게 말이지.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란다…." 상처를 겪어본 사람은 안다. 그 상처의 깊이와 넓이와 끔찍함을. 그래서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에서 자신이 겪은 것과 비슷한 상처가 보이면 남보다 빨리 알아챈다. 상처가 남긴 흉터를 알아보는 눈이 생긴다. 그리고 아파 봤기 대문에 다른 사람을 아프지 않게 할 수도 있다. 어린 손자에게 할머니가 알려주려고 한 것도 이런 이치가 아니었을까?』 _<언어의 온도> 18~19쪽 책을 써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안다. 서문 혹은 작가의 말에 남겨 놓을, 글 쓰는 일이 생각보다 제일 힘들다는 것. 그건 아마도 전력질주를 하고 난 후 다시 몇 미터를 더 달려야 하는 것처럼, 고된 일이다. 이미 마음속에 담아 둔 말은 본문에 모두 쏟아냈으니, 빈통장을 쳐다보듯 난감한 일이지만…. 마른 오징어를 짜내듯 또 그렇게 하면 몇 줄 언어가 나오기도 한다. 그런 것처럼 책을 다 꾸린 후에도 '어떤 걸' 본문 처음 자리에 놓아둘까도…. 역시 고민하게 되는 지점도 있다.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를 가져와서, 펼쳐놓고, 잠시 들여다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섬세한 것은 대개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예민합니다. <언어의 온도> 서문 첫 문장. <언어의 온도>_이기주_...
<언어의 온도> 234~235쪽 '동그라미가 되고 싶었던 세모' 동그라미가 되고 싶었던 세모 옛날 옛적에 세모와 동그라미가 살았습니다. 둘은 언덕에서 구르는 시합을 자주 했는데 동그라미가 세로보다 늘 빨리 내려갔습니다. 세모는 동그라미가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달라지기로 했습니다. 동그라미를 이기기 위해 언덕에서 끊임없이 구르고 또 굴렀습니다. 어느 세모의 모서리는 둥글게 다듬어졌습니다. 이제 동그라미와 비슷한 빠르기로 언덕길을 내려갈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구를 때 잘 보이던 언덕 주변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고, 구르는 일을 쉽게 멈출 수도 없었습니다. 세모는 열심히 구른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겉모습이 거의 동그라미로 변해버렸기 때문에 두 번 다시 세모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언어의 온도> 234~235쪽 '동그라미가 되고 싶었던 세모' <언어의 온도> 이기주 작가의 에세이, 마음을 다스리는 필사하기 좋은 책 구절, 글귀 모음 #01 잡지 기사를 마감한 뒤, 오늘은 느리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서점에 다녀왔고, 도서관에 대출한 도서를 반... blog.naver.com ▲ "모든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라고 말하는 이기주 작가의 에세이 <언어의 온도>. 링크를 따라 들어가면 좀 더 자세한 북리뷰를 읽을 수 있습니다. 좋은 책...
김용락 시인의 詩 '가을' 中 가을 김용락 살아가는 게 문득 낯설 때가 있다 대구 근교 팔공산 언저리 이씨네 과수원 잘 익은 사과가 가을비에 온몸을 내맡기고 있다 그 곁 허물어진 봉분 위의 누런 풀들이 부활의 수신호를 어디론가 보내고 있다 살아가는 건 그렇게 끊임없이 자신을 재생하는 것일까? 김용락 시집 <기차 소리를 듣고 싶다>에 놓아둔 詩 '가을' 가을산 김용락 문득 쳐다본 가을산이 저물고 있다 상처입은 단풍잎 몇 몸에 매단 채 어둠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가을산의 섭리와는 달리 인생은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묘미이다 또한 이것이 불가능한 사랑을 뜨겁게 달구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에 패배가 있듯이 인생에도 패배는 있는 법이다 앙상한 뼈가슴을 드러낸 채 산이 오늘 어둠속에 묻혀도 내일이면 한낮의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별이 산 위에 뜬다 김용락 시집 <기차 소리를 듣고 싶다>에 놓아둔 詩 '가을산' 어느 날 가지런히 날개를 펴고, 가을 햇살을 받아들이던 잠자리. 창비에서 지난 1996년 6월 펴낸 김용락 시인의 시집. <기차 소리를 듣고 싶다>는 방황 후 진실한 내면의 목소리를 담아 시어로 옮겨 놓았습니다. 시집 속 시 하나하나를 꺼내 읽다보면, 무언가 애잔한 감정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물론 시집 속에서 김용락 시인은 "산이 오늘 어둠속에 묻혀도 / 내일이면 한낮의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 별이 산 위에 뜬다"라고 희망찬 언어로 말하거나...
박노해 시인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351쪽 '가을 나그네' 가을 나그네 박노해 지금쯤 물든 감 잎사귀 하나 둘 떨어지고 발간 등불 같은 감들이 허공에 환하겠다 지금쯤 가을볕에 남몰래 익어온 꽃씨들이 토옥 톡 터져 멀리멀리 굴러가겠다 지금쯤 장날 저녁이라 집들마다 밥상에 모여 골목길엔 생선 굽는 냄새가 흠흠하겠다 지금쯤 삭발머리 한 빈 들은 흰 서리를 쓴 채 허전하고 표표한 미소로 깊은숨을 쉬겠다 지금쯤 말갛게 핀 들국화도 소슬바람에 흔들리며 쌀쌀히 쌀쌀히 시린 향기 날리겠다 지금쯤 햇살 좋은 창가에 빈 의자 하나 먼 길 떠난 나를 그리며 기다리겠다 박노해 시인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351쪽 '가을 나그네' <너의 하늘을 보아>_박노해_느린걸음_초판 1쇄 2022년 5월 13일 박노해 시인의 좋은시 모음 <너의 하늘을 보아>_좋은시 구절&시집 추천, 위로책 아끼는 사람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건, '차라리 내가 겪는 편이 나아.'라고 말하고 싶을 때... blog.naver.com 『아끼는 사람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건, '차라리 내가 겪는 편이 나아.'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지요. 하지만 가슴에 담긴 생각을 쉽게 꺼내지 못하는 건. 그 조차도 꺼낼 수 없는 상황이었을 때이지요. 그럴 때는 그 사람에게 잠시 어깨를 내어주거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하게 그 곁을 지켜주는 것도 괜찮다고 여깁니다. 예전에 직장 생활을...
김영랑 시집 <모란이 피기까지는> 10쪽 詩 '끝 없는 강물이 흐르네' 끝 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 내마음의 어딘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도처오르는 아침날빛이 뻔질한 은결을 도도네 가슴엔듯 눈엔듯 또 핏줄엔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있는곳 내마음의 어딘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 시집 <모란이 피기까지는> 10쪽 詩 '끝 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 시집 <모란이 피기까지는> 20쪽 詩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 김영랑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풀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마음 고요히 고운봄 길위에 오날하로 하늘을 우러르고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詩(시)의가슴을 살프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얕게 흐르는 실비단 하날을 바라보고싶다. 김영랑 시집 <모란이 피기까지는> 20쪽 詩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 Previous image Next image <모란이 피기까지는> 인플루언서 키워드챌린지 결과 _ 2024.10.31.목.
권경인 시인의 詩 '원근법' 中 원근법 권경인 천천히 걸어도 빠르게 닿아버리는 목적지는 싫다 허기진 밤길 오래 걸어 행복도 열정도 제 몫의 것만 제 품속에 거두며 허공에 온몸을 담그고 서 있는 나무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깊은 물은 조용히 흐르는 법이다 이미 많은 걸 깨달아 단순해진 숲에 비 내리고 까맣게 바람 분다 새들은 길을 잃지 않는다 권경인 시집 <변명은 슬프다>에 놓아둔 詩 '원근법' 요즘 도시는 두 가지 얼굴을 하고 있다. 하나는 가을, 다른 하나는 겨울을 기다리는 표정의 두 얼굴. 사랑 권경인 비 냄새가 다 비를 몰고 오진 않는다 사람과 사람의 행간에서 먼 짐승들 울음소리 들릴 때 그는 웃는다 울고 싶을 때 모퉁이마다 넘치는 씨 없는 꽃들 숨을 곳이 없구나 배는 고픈데 텅 빈 곳에서 텅 빈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얼마나 막막한 것인가 권경인 시집 <변명은 슬프다>에 놓아둔 詩 '사랑' … 창비에서 펴낸 권경인 시인의 시집 속, 詩 서너 개를 꺼내 읽다가. 창비에서 지난 1998년 12월 펴낸 권경인 시인의 시집. <변명은 슬프다>에는 자연이 품은 나무와 돌, 바람과 꽃 혹은 구름 그리고 비 등에 관한 이야기가 종종 등장한다. 시인의 언어는 자연 그 자체의 유순함을 품어 세상을 향해 손짓을 하지만, 그 순간을 포착할 때까지 시인의 마음은 또 얼마나 많이 외로웠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시집 속 시를 읽었다. 자정 무렵이었고,...
박성우 시인 시집 <남겨두고 싶은 순간들>에 놓아둔 詩 '가을, 상리천 노전암에 다녀오다' 中 가을, 상리천 노전암에 다녀오다 박성우 용연마을에 일이 있어 갔다가 노전암으로 가는 골짜기 길에 들었다 바윗길을 내어 제 갈 길 가는 상리천, 세찬 여울물 소리로 귀를 씻는 나를 선바위처럼 오래 세워두고 흘러갔다 맨 처음 돌을 올린 이는 누구였을까 길가에 돌탑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돌탑 위에 돌 하나가 느는 것을 본다 여기는 사람이 모두 떠난 마음인가, 금이 가고 깨진 슬레이트 지붕 몇을 빽빽이 모인 대나무가 애써 가리고 있다 몸 가운데에 나무아미타불을 새긴 바윗돌을 일주문 앞길에 세워둔 노전암, 절 마당에 스며들어 약수 한모금 마신다 나는 왜 아름드리나무를 보면 안아드리고 싶은 마음이 이는 걸까 대웅전 아래 뜰 느티나무에 온기를 전한다 노전암을 뒤로하고 나오는 길, 텃밭에서 감을 따던 비구니 스님이 감 가지를 하나 꺾어 내어주신다 아니다, 덕 쌓으며 환하게 살라고 빨간 감 등불을 손에 들려 보낸다 박성우 시인 시집 <남겨두고 싶은 순간들>에 놓아둔 詩 '가을, 상리천 노전암에 다녀오다' 인터뷰 의뢰가 들어와서, 갑자기 잡힌 일정이라서, 인터뷰이에 관해 자세히 조사하지 못하고, 길을 나섰다. 인터뷰이와 마주 앉아 보내는 시간 속에서 '기사 쓸 거리'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한정된 시간 안에 나는 묻고, 그는 답한다. 그러는 동안 시간은...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1938~) 짧은명언 융합은, 열쇠다 융합은 서로 다른 세상과 사고를 연결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열쇠다.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1938~) 짧은명언 오후 6시. 퇴근하는 사람들 무리에 섞여 김포공항에서 서해선을 타고 일산으로 돌아오는 길. 구석진 자리에 서서 책을 펴고 읽는데. 문득 '사람과 사람 사이가 섬처럼 멀기도 하고, 밀물이나 썰물처럼 드나드는 시간 속에… 인생이 있구나.' 싶어지더군요. 매일 지옥철을 타고 아침을 시작하고, 저녁을 맞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첫 직장과 마지막 직장 사이에서 함께 일한 사람들 이름과 얼굴이 하나 둘, 지하철 창문에 스치듯 흘러갑니다. 수많은 사람이 4차 산업혁명 속으로, 한 뼘 더 가까이 다가온 2025년 그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어떤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살아내는지' 문득 궁금해지더군요. 이제 일터라는 공간은 더욱 스마트해질 것이고, 그런 시스템 아래 사람들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겠지요. 확장되는 공간과 줄어드는 자리, 그 틈에서 우리 삶은 또 그렇게 흘러갈 것입니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광장은 텅 비어 있지만, 그곳을 가득 메운 차가운 바람은 '이 구역의 주인은 나야, 나!'라고 말하는 듯싶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정신 차리자.'라고 묵직한 조언을 던집니다.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
월요일이 오면 기분이 좋아져야 한다. 한 주를 이끌어 가는 첫 번째 날이기 때문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 왜 매주 월요일은 다른 날보다 좀 더 힘들게 느껴질까요? 아마도 월요병에 걸리는 여러 가지 요인들. 예를 들면 주말과 평일의 생활 패턴에서 오는 차이, 과중한 업무, 불규칙한 수면, 현재 하는 일에 대한 불안 혹은 불만 등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아무리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열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월요일은 뭐랄까요? 좀 편하게 다가오는 요일은 아닌가 봅니다. 저도 간혹 '월요병'에 걸릴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새벽 잠자리에 들기 전에 포스티잇에 적어 놓은 글 하나. 새벽 2시 넘어, 잠자리에 들면서 "포스트잇"에 문장 하나를 적어 놓았습니다. 눈을 뜨고 새롭게 아침을 맞이할 때,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적어 놓은 것이지요. 그렇게 오늘 아침 6시, 아직 찾아오지 않은 아침을 기다리면서 월요일을 맞이했습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해내매, 나의 하루를 채우자. 연필꽂이하루일기 中 제 경우엔 '월요병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오는 감정의 차이인데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놓고, 아침에 보니…. "그래 한 번 해보자."라는 다짐을 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미라클모닝과 함께한 아침, 포...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89쪽 '강물처럼' 강물처럼 먼 길을 가는 사람의 발걸음은 강물 같아야 합니다. 필생의 여정이라면 더구나 강물처럼 흘러가야 합니다. 강물에서 배우는 것은 자유로움입니다.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89쪽 '강물처럼' 밤 11시, 친구에게 문자 한 통이 왔다.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시작되는 첫 문자는 국회의사당 앞 대로를 가득 메운 사람들과 언제 그랬냐는 듯 깨끗하게 비워진 광장 사진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고는 잠시 뒤 이런 문자가 하나 더 '그곳으로부터' 날아왔다. "밀물처럼 사람들이 모여들고, 썰물처럼 다시 떠나간 자리가, 마치 시냇물처럼 맑고 투명하다." 늦은 밤 TV를 켜고 속보로 가득한 뉴스 채널 가운데 하나를 골라 본다. CNN에서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의 시위 현장을 보도한다. 수십만 명의 사람들로 꽉 채워진 광장은 평화롭게 시위가 이루어졌고, 그들이 떠난 자리는 마치 시위가 열린 곳이 맞는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깨끗하다면서, 한국인의 성숙한 민주주의적 감성이 놀랍다고 말한다. 나는, 다시 친구가 보내온 사진과 문자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함이 크기만 하였다.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신영복 지음_돌베개_개정 신판 1쇄 2016년 2월 22일_초판 1쇄 2007년 2월 1일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89쪽 '강물처럼' 광장에서는 진리가 드러난다. 플라톤 신영복의 언약 <...
티베트에서 인디아까지 박노해 시인의 사진 에세이 <다른 길> 책이 지닌 물성을 떠올리면, 한 가지로 규정하기 쉽지 않다. 누군가는 책을 통해 '샘'을 떠올리며, 다른 이는 '열쇠'를 생각하고, 또 어떤 이는 '등불'을 연상할지도 모르겠다. 헤르만 헤세가 "책을 읽는 것은 지식의 샘에 물을 붓는 것이다."라고 말했듯이. 말콤 X가 "책은 내가 진정한 자유를 찾게 해준 열쇠였다."라고 외쳤듯이.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책은 길을 잃지 않도록 나를 인도한 등불과 같다."라고 조언했듯이. 책은 읽는 이마다 각기 다른 모양새를 지니지만, 한결같은 그 가치에 변함은 없으리라. 나는, 책을 떠올리면 물이 생각난다. 유연하면서 동시에 강직할 수 있는 습성. 모든 것을 품어 안으면서 동시에 그것을 파괴할 수 있는 장엄함. 그리고 무엇보다 물은 태초에 생명과 관련 있으니, 책이 지닌 영혼의 생명성이라는 측면에선 같은 지향점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책이 지닌 물성을 떠올릴 때마다 나는, 무릇 겸허해질 수밖에 없다. 인생의 좋고 나쁜 일들은 시간의 강물로 사라지지만 내 삶의 터무니와 내 안에 새겨진 내면의 느낌은 신생新生의 아침처럼 언제나 새로운 경이로 빛나리라고. <다른 길> 17쪽 '칼데라 아침' 中 박노해 사진에세이 <다른 길 _리커버에디션> 판권면 박노해 시인의 사진에세이 <다른 길> "티베트에서 인디아까지" 리커버에디션이 나왔다. 초판이...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67가지 철학수업 <파스칼 인생 공부> 파스칼 팡세의 눈으로 본 삶의 복잡성과 인간 심리 해부 인간 불행의 대부분은 혼자 있지 못하는 데서 왔다.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사에 남을 만한 업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수학자로서는 확률론의 기초를 만들었고, 파스칼의 삼각형 등을 통해 이항식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습니다. 또한 그는 물리학자와 신학자, 철학자, 작가로도 활동의 폭을 넓히기도 했죠. 특히 <팡세>는 대표적인 작품으로서 신학과 철학에 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책입니다. 팡세는 파스칼이 직접 완성하지는 않고, 단편적인 메모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팡세>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논제는 이성과 신앙, 인간 고독과 불완전성 그리고 신의 존재를 물음으로써 인간 존재와 근원을 뿌리깊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철학책 <파스칼 인생 공부> 마음 내려 놓기 좋은 글귀 긍정의 한줄 파스칼의 <팡세>는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있어 탁월한 작품이다. 그는 인간 본성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보여주며, 그의 글은 심오하고 감동적이다. 루소(1712~1778) 파스칼은 비관주의자였지만 그의 지적 능력과 논리적 재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팡세>는 그의 철학적 사유를 잘 담고 있으며, 인간의 본질과 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한다. 니체(1844~1900) 파스칼 인생공부 | - 교...
아들러 심리학 <미움받을 용기> 中 행복해지려면 '미움받을 용기'도 있어야 하네. 그런 용기가 생겼을 때, 자네의 인간관계는 한순간에 달라질 걸세. <미움받을 용기> 中 어떤 단어나 문장은 그 뜻이 품고 있는 '비슷한 말'보다, 전혀 다른 '반대말' 때문에 더욱 도드라지는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고 표현하는 건 일상에서 표현하는 방식이고요. 정확하게는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죠. 실제 굳이 국어사전을 펼쳐서 일일이 단어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그 정도의 의미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아들러의 심리학을 다룬 책 <미움받을 용기>를 읽은 독자라면, "미움의 반대말은 용기"가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게 단어나 문장의 뜻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조금 더 깊이 되새겨보면 용기의 비슷한 말은, 행복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알프레드 아들러를 모르는 독자는 없을 정도로 <미움받을 용기>의 힘과 파장은 참 컸지요. 한 청년과 철학자의 깊은 대화 속에서 '진정한 삶의 행복은 무엇인지. 또한 그런 것을 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또 무언인가?'를 묻는 과정. 그 속에서 우리는 삶의 의미를 조금 더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_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지음_전경아 옮김_김정운 감수_인플루엔셜_초판 1쇄 2014년 ...
2백만 부 기념 <미움받을 용기> 에디션 기념엽서 中 행복해지려면 '미움받을 용기'도 있어야 하네. 그런 용기가 생겼을 때, 자네의 인간관계는 한순간에 달라질 걸세. <미움받을 용기> 中 주말 아침 이른 산책을 하고 나면, 몸이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다. 하늘과 닿아 있는 머리가 명쾌해지고, 땅을 딛고 걸은 발바닥도 단단해지는 '느낌'이라고 할까? 원래 사람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건' 심리적 요인이 대부분인데. 그건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부유함을, 다른 누군가는 명예를, 또 어떤 이는 병원 문을 나서면서 느낀 안도감을 통해 행복을 경험할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처럼 산책을 하고 난 후 '1분 정도' 그런 느낌에 휩싸이곤 한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무라카미 하루키는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서 반듯하게 접어 놓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청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 쓸 때의 기분"을 소확행小確幸이라고 말했다. 그가 에세이 속에 놓아둔 문장인데. 소확행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말로, 덴마크의 휘게hygge나 스웨덴의 라곰lagom, 프랑스의 오캄au calme과 같은 결을 지닌 말이라고 한다. 이른 아침 호수공원을 산책하면서 행복에 관해 생각했고, 집에 돌아와선 아들러의 심리학책 <미움받을 용기>를 펴고 읽었다.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
청년 아우렐리우스의 제안 <지금이 생의 마지막이라면> 기시미 이치로가 발견한 삶의 통찰 <명상록> '지금, 여기'를 산다 밀리언셀러 <미움받을 용기>의 작가 기시미 이치로가 펴낸 책 가운데 <지금이 생의 마지막이라면>이 있습니다. 2천 년 전 로마의 황제였던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작가 특유의 시선과 관점으로 재해석한 삶의 지혜서입니다. "삶이 버겁고, 힘들어 견디기 힘들 때" 여러분은 무엇을 하나요? 베스트셀러 작가인 기시미 이치로도 평온한 길만 걷지는 않았습니다. 대학원에 들어갔을 때 뇌경색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간병하는 동안 '삶과 죽음,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등 수많은 생각에 휩싸여 어려운 시기를 지냈다고 합니다. 그 시절을 견딜 수 있었던 건,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었기 때문이라고 기시미 이치로는 말합니다. 죽는 것은 태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신비다. <명상록> 4권 5장 모든 것이 덧없다. 기억을 하는 것도 기억의 대상이 되는 것도. <명상록> 4권 35장 너는 머지않아 모든 걸 잊으리라. 그리고 너에 관한 모든 것도 머지않아 잊혀질 것이다. <명상록> 7권 21장 2천 년 전 철학에서 발견한 삶의 통찰과 지혜 <미움받을 용기>의 작가 기시미 이치로가 재해석한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명상록>은 철학서입니다. 철학이란 말만 들어도 겁을 먹는 사람이 있는데, 철학은 본래 학문이 아니라 '지知를 사랑한다...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_ 심리학책추천 행동경제학이란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는 그 이면 상태, 즉 심리학이나 사회학 생리학적 견지에서 '그런 행동이 일어난 원인과 결과'를 규명하는 경제학의 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행동경제학이란 개념이 등장한 것은 "모든 인간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라는 명제에서 비롯했는데. 여기서 주목할 키워드는 '합리적 행동'이다. 개인의 합리성은 자칫 기만적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는 방패로 삼기도 하지만, 실제 합리성이란 어떤 선택지 앞에서 최선의 방향을 찾아 행동으로 옮기는 기준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합리성은 감각적 본능에 따르기보단, 그동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상치를 상상하고 최선의 결과를 향한 일종의 결단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합리성과 결단성은 어떻게 하면 기를 수 있을까? <미움받을 용기> 68쪽 中 『청년 그러면 어떻게 해야 다시 선택할 수 있나요? "네가 그 생활양식을 택했으니 당장 다시 선택해!"라고 한들 그 자리에서 바꿀 수는 없잖아요! 철학자 아니, 자네는 바꾸지 못하는 게 아니야. 인간은 언제든, 어떤 황경에 있든 변할 수 있어. 자네가 변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네. 청년 도대체 왜요? 철학자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의 생활양식을 선택한다네. 지금, 이렇게 무릎을 맞대고 의견을 나누는 이 ...
아들러 심리학 <미움받을 용기> 64~65쪽 中 자네가 불행한 것은 과거의 환경 탓이 아니네. 그렇다고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자네에게는 그저 '용기'가 부족한 것뿐이야. <미움받을 용기> 65쪽 中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만 '용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때론 그 반대 상황에 놓일 때도 용기는 필요하지 않을까.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지 않은 경험을 할 때, 우리는 몇 가지 가능성을 놓아두고 깊이 고민한다. 실패를 전제로 시작하는 바보가 아닌 이상, 걱정이나 고민 바구니에 담긴 것은 대부분 희망적 결과를 바라는 어떤 마음일 때가 많다. 지나치게 긍정적인 방향과 목표를 생각하다 보니, 그 반대의 결과를 두려워하게 되는 지도 모른다. 한 달 전 즈음, 후배와 저녁을 먹었다. 퇴근길 지친 몸을 이끌고 서울에서 일산까지 온 후배는, 생각보단 밝은 표정이었다. 사람들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생활하다 보니, 오히려 어떤 만남의 자리가 생기면 '그 사람에게 집중'하게 된다. 시간을 촘촘하고 밀도 있게 사용하게 된다. 후배의 고민은 오래된 상처처럼 깊고, 잘 아물지 않고 있는데.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이나 주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곳도 잘 알고 있다. 후배는 또래보다 현명하고, 일을 처리할 때 깊이 생각하는 타입이니…. 다만,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뿐인데. 정작 자신은 그걸 모르고 조바심이 날 때가 있어 보였다. 어쩌면 우리...
좋은시추천 고영민 시인의 詩 '원두' 中 생각 하나_____ 다시 찾은 일상에 관해 생각하는 어느 오후. 지난밤에 일어난 일은,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 속에 잠시 놓아둡니다. 마음의 분란이나 생각의 번잡스러움이 한꺼번에 어딘가에 정착된 기분이라고 할까요? 지난 밤은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정오를 지나쳐가는 일요일 어느 한때, 햇살은 따스하고. 창밖에서 불어오는 바람결도 창백한 독기가 조금 사라진 듯, 합니다. 평온함이란 '이런 것이었구나' 싶어지는 날. 스페셜티커피를 마시며 고영민 시인의 詩 '원두'를 필사노트에 옮겨봅니다. 원두 고영민 원두를 넣고 물을 부어 커피를 내린다 기다려 커피 한 잔을 받아와 창가에 앉았다 꽃나무들이 물을 부어 꽃을 내린다 한 철 허공에 필터를 받쳐놓고 꽃차를 우려낸다 몇 차례 뜨거운 비가 꽃가지 사이를 왔다 갔나 올봄 당신은 저 나무에게서 몇 잔의 뜨겁고 진한 꽃차를 얻어 마셨나 어제는 먼지 이는 꽃나무 밑으로 외국인 노동자 몇명이 흰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지나갔다 걸으면서 자꾸 자꾸 자꾸 입맞춤을 하던 달콤한 연인이 지나갔다 유치원생들이 줄지어 지나갔다 전동휠체어를 탄 뇌성마비 여자가 얼굴을 묘하게 일그러뜨리며 미끄러지듯 지나갔다 중년의 여자가 큰 개를 끌며, 끌려가며 지나갔다 고영민 시집 <사슴공원에서> 속 詩 '원두' 커피와 시는 바쁜 일상에 '쉼표'처럼 작용합니다. 여백과 공백이나, 고독과 외...
국민이 지키고, 이끌고, 결국 미래로 나아가는 나라. "이게 나라다!" 『그날 또 그날, 그 겨울과 밤과 봄의 그날들. "이게 나라냐" 울분과 부끄러움으로 촛불을 들고 "나라도 나가야지" 눈발을 뚫고 광장에 모여든 사람들. 슬픔과 분노로 타오르던 불의 사랑, 불의 혁명, 우리가 손에 든 것은 촛불이었지만 우리 가슴에 든 것은 혁명이었다. (……) 그 추웠던 겨울 주말마다 촛불광장으로 나와 나라를 살려내고 인간의 위엄을 빛내주신 그대의 언 발등에 입맞춤을 보낸다. 힘겨운 나날 소속에서도 곧고 선한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그대 젖은 어깨 위에 늘 무지개 뜨기를. 2017년 10월 박노해』 _ <촛불혁명> 18~25쪽 서(序) 글 中 2024년 12월 14일 토 "윤석열 탄핵안 가결" 국회 통과 대한민국의 역사는 일부 특권층과 계급과 혹은 몇몇의 권력자들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 나라임을, "우리 국민이 주권의 실체이며 중심축"임을 보여준 날. 2024년 12월 14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윤석열 탄핵안 가결"이란 말이 울려 퍼지는 지금 이 순간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합니다. 『(…) 2024년 12월 3일 22시 30분, 대한민국 헌법이 유린당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심장이 멈추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께서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셨습니다. 국회 앞으로 한달음에 뛰쳐나와 맨몸으로 계엄군 차량을 막아섰습니다. 국회를 봉쇄한 경찰에 항의하며 ...
밤새도록 눈은 내리고 쌓였을 것이니, 텅 빈 광장에서 홀로 온몸으로 눈을 맞이한 자전거, 하나 있었으니. 첫눈 이영광 사랑이 사람이 되듯이 사람으로 힘없이 내려앉고 말듯이 질척이는 골목에 털썩털썩 몸 부리는 눈발들 음푹, 안아줄 발자국도 덮어줄 발자국도 나서지 않는 새벽 골목이 젖은 살을 열린다 엔다 사람이 사랑이 되듯이 사랑으로 다시 한발짝 올라서듯이 몸 쌓는 눈발들 골목의 키가 자란다 바닥에, 바닥에 가슴이 생긴다 이영광 시인 시집 <나무는 간다>에 놓아둔 詩 '첫눈' 십일월에 첫눈이 내린 건, 지금으로부터 117년 전의 일이라고 한다. 뉴스에선 11월에 첫눈이 내린 것을 두고 117년 만에 찾아온 일이라고 한다. 새벽 내내 눈이 내렸고, 오후 내내 눈은 내리고…. 나는 117년 전의 사람들 표정을 떠올려본다. 늦가을 같던 풍경이 하루아침에 겨울로 표정을 바꾸고, 그때도 지금의 나처럼 누군가는 '11월 첫눈'을 보면서 가슴 설레고 있었으리라. 나무는 간다 | 이영광 - 교보문고 나무는 간다 | 모순덩어리의 사회를 질타하며, 결연한 시정신을 보여준다!2011년 미당문학상을 수상하며 시단의 주목을 받아온 이영광 시인의 시집 『나무는 간다』. 무고한 죽음을 낳는 참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모순 덩어…… product.kyobobook.co.kr <나무는 간다> 이영광 지음_창비_초판 1쇄 2013년 8월 30일 창비에서 지난 2013년 8...
공기는 차고, 햇살은 밝고, 커피 잔 속 향은 뜨겁던 어제 오후. 정호승 시인과 만나지는 못했지만, 시인과 전화 통화를 두 번 했다. 2005년 5월 어느 무렵으로 기억한다. 회사가 서울 등촌동에 사옥을 새로 지었고, 도로를 향해 있는 외벽에 '무언가를 걸어 회사를 홍보하자'는 의견이 회의 때 나왔다. 누군가는 회사가 펴낸 그림책을 홍보하자고 말했고, 또 누군가는 '고맙습니다. 여러분 덕분입니다.'라는 짧은 글로 인사를 대신하자고 했다. CEO가 "편집팀 생각은?"이라고 물었고, 나는 "정호승 시인님의 詩를 외벽에 걸면 어떨까요?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위로받을 수 있는…." 의견을 내자마자 CEO는 "그래요, 그렇게 합시다."라며 긴 회의에 마침표를 찍었다. 소년 정호승 온몸에 함박눈을 뒤집어쓴 하얀 첨성대 첨성대 꼭대기에 홀로 서서 밤새도록 별을 바라보다가 눈사람이 된 나 정호승 시인 시집 <밥값> 100쪽 詩 '소년' 회의가 끝나고, 나는 서너 곳에 전화를 걸어 "정호승 시인님의 연락처를 알 수 있을까요?"라고 묻고 다녔다. 누군가는 "개인 정보라 알려 드릴 수가 없어요."라고 답했고, 또 다른 이는 "시인협회로 문의하여 보시면 어떨까요?"라고 친절하게 안내했다. 개인 정보라서 알려줄 수 없다는 이의 말은 '일리가 있다'라고 생각했고, 시인협회로 문의하라는 말엔 고마웠다. 어찌어찌 다른 곳에서 시인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그렇...
<나태주 육필시화집> 52~53쪽 詩 '첫눈' 첫눈 나태주 요즘 며칠 너 보지 못해 목이 말랐다 어젯밤에도 깜깜한 밤 보고 싶은 마음에 더욱 깜깜한 마음이었다 몇 날 며칠 보고 싶어 목이 말랐던 마음 깜깜한 마음이 눈이 되어 내렸다 네 하얀 마음이 나를 감싸 안았다. <나태주 육필시화집> 52~53쪽 詩 '첫눈' 나태주 시인이 직접 쓰고 그린 '육필시화' 시인의 글꼴은 시인처럼 동그랗습니다. 모난 곳 세월에 다 깎이었는지. 아니면 본디부터 모난 곳이 없었는지… 알 수 없지만. 시인의 글꼴은 참 동그랗습니다. 시인의 눈망울처럼 그 마음처럼 동그랗죠. 나태주 시인의 <육필시화집>은 시인이 직접 쓰고 그린 그림과 글이 함께 실려 있습니다. 시인의 시를 좋아하고, 시집 한 권 사서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다면 <나태주 육필화시집>을 추천합니다. 나태주 육필시화집 | 나태주 - 교보문고 나태주 육필시화집 | 나태주 육필시화집은 나태주가 직접 쓴 시와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product.kyobobook.co.kr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_ 그리움에 관한 나태주 시인의 짧고 좋은 시 모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애니메이션 <초속5센티미터>를 만들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주말 저녁 호수... blog.naver.com ▲ 링크를 따라 들어가면 호수 공원과 시집 풍경, 그리고 시집에 관한 조금 더 자세한 글과 시를...
밤새도록 눈은 내리고 쌓였을 것이니, 텅 빈 광장에서 홀로 온몸으로 눈을 맞이한 자전거, 하나 있었으니. 첫눈 이영광 사랑이 사람이 되듯이 사람으로 힘없이 내려앉고 말듯이 질척이는 골목에 털썩털썩 몸 부리는 눈발들 음푹, 안아줄 발자국도 덮어줄 발자국도 나서지 않는 새벽 골목이 젖은 살을 열린다 엔다 사람이 사랑이 되듯이 사랑으로 다시 한발짝 올라서듯이 몸 쌓는 눈발들 골목의 키가 자란다 바닥에, 바닥에 가슴이 생긴다 이영광 시인 시집 <나무는 간다>에 놓아둔 詩 '첫눈' 십일월에 첫눈이 내린 건, 지금으로부터 117년 전의 일이라고 한다. 뉴스에선 11월에 첫눈이 내린 것을 두고 117년 만에 찾아온 일이라고 한다. 새벽 내내 눈이 내렸고, 오후 내내 눈은 내리고…. 나는 117년 전의 사람들 표정을 떠올려본다. 늦가을 같던 풍경이 하루아침에 겨울로 표정을 바꾸고, 그때도 지금의 나처럼 누군가는 '11월 첫눈'을 보면서 가슴 설레고 있었으리라. 나무는 간다 | 이영광 - 교보문고 나무는 간다 | 모순덩어리의 사회를 질타하며, 결연한 시정신을 보여준다!2011년 미당문학상을 수상하며 시단의 주목을 받아온 이영광 시인의 시집 『나무는 간다』. 무고한 죽음을 낳는 참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모순 덩어…… product.kyobobook.co.kr <나무는 간다> 이영광 지음_창비_초판 1쇄 2013년 8월 30일 창비에서 지난 2013년 8...
김용택 시인이 고른 인생시 100편 열일곱 살이라고 해서 인생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나이 예순이라고 해서 인생을 다 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다. 김용택 시집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 책머리 글 中 김용택 시인이 직접 고른 인생시 100편을 모아 놓은 시집.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라고 조금 긴 제목을 가진 시집을 펴고 읽는 밤. 자정 무렵 라디오에선 크리스마스 노래가 흘러나오고, 그러고 보니 이제 며칠 지나면 성탄절입니다. 한해살이가 참 빠르구나 싶어지는 날. "당신의 인생은 지금 어느 시간을 지나고 있나요?"라고 묻는 시집을 펴고, 결 고운 시를 골라 옮겨봅니다. 내일 미첼 마크 내일은 누군가에게 건네 보라. 네가 여태껏 본 적이 없는 미소를. 내일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라. 네가 연민을 느끼고 있던 사람을. 내일은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 보라. 너의 하루를 밝게 빛나게 할 사람에게 무조건 친절한 인사말을 건네 보라. 너의 감정을 드러내라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 54쪽 詩 '내일' 두 주 정도 남아 있는 달력 속 숫자를 세어보면서, 문득 '아무 조건 없이 그 누군가에게 따스한 마음을 나누어 준 때가 언제였던가?'라고 생각해 봤습니다. 올해는 서너 번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더군요. 작은 것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건네는 순간, 행복은 받는 사람에게도...
좋은시추천 고영민 시인의 詩 '원두' 中 생각 하나_____ 다시 찾은 일상에 관해 생각하는 어느 오후. 지난밤에 일어난 일은,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 속에 잠시 놓아둡니다. 마음의 분란이나 생각의 번잡스러움이 한꺼번에 어딘가에 정착된 기분이라고 할까요? 지난 밤은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정오를 지나쳐가는 일요일 어느 한때, 햇살은 따스하고. 창밖에서 불어오는 바람결도 창백한 독기가 조금 사라진 듯, 합니다. 평온함이란 '이런 것이었구나' 싶어지는 날. 스페셜티커피를 마시며 고영민 시인의 詩 '원두'를 필사노트에 옮겨봅니다. 원두 고영민 원두를 넣고 물을 부어 커피를 내린다 기다려 커피 한 잔을 받아와 창가에 앉았다 꽃나무들이 물을 부어 꽃을 내린다 한 철 허공에 필터를 받쳐놓고 꽃차를 우려낸다 몇 차례 뜨거운 비가 꽃가지 사이를 왔다 갔나 올봄 당신은 저 나무에게서 몇 잔의 뜨겁고 진한 꽃차를 얻어 마셨나 어제는 먼지 이는 꽃나무 밑으로 외국인 노동자 몇명이 흰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지나갔다 걸으면서 자꾸 자꾸 자꾸 입맞춤을 하던 달콤한 연인이 지나갔다 유치원생들이 줄지어 지나갔다 전동휠체어를 탄 뇌성마비 여자가 얼굴을 묘하게 일그러뜨리며 미끄러지듯 지나갔다 중년의 여자가 큰 개를 끌며, 끌려가며 지나갔다 고영민 시집 <사슴공원에서> 속 詩 '원두' 커피와 시는 바쁜 일상에 '쉼표'처럼 작용합니다. 여백과 공백이나, 고독과 외...
국민이 지키고, 이끌고, 결국 미래로 나아가는 나라. "이게 나라다!" 『그날 또 그날, 그 겨울과 밤과 봄의 그날들. "이게 나라냐" 울분과 부끄러움으로 촛불을 들고 "나라도 나가야지" 눈발을 뚫고 광장에 모여든 사람들. 슬픔과 분노로 타오르던 불의 사랑, 불의 혁명, 우리가 손에 든 것은 촛불이었지만 우리 가슴에 든 것은 혁명이었다. (……) 그 추웠던 겨울 주말마다 촛불광장으로 나와 나라를 살려내고 인간의 위엄을 빛내주신 그대의 언 발등에 입맞춤을 보낸다. 힘겨운 나날 소속에서도 곧고 선한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그대 젖은 어깨 위에 늘 무지개 뜨기를. 2017년 10월 박노해』 _ <촛불혁명> 18~25쪽 서(序) 글 中 2024년 12월 14일 토 "윤석열 탄핵안 가결" 국회 통과 대한민국의 역사는 일부 특권층과 계급과 혹은 몇몇의 권력자들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 나라임을, "우리 국민이 주권의 실체이며 중심축"임을 보여준 날. 2024년 12월 14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윤석열 탄핵안 가결"이란 말이 울려 퍼지는 지금 이 순간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합니다. 『(…) 2024년 12월 3일 22시 30분, 대한민국 헌법이 유린당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심장이 멈추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께서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셨습니다. 국회 앞으로 한달음에 뛰쳐나와 맨몸으로 계엄군 차량을 막아섰습니다. 국회를 봉쇄한 경찰에 항의하며 ...
나태주 시집 <사랑만이 남는다> 4쪽 '시인의 말' 中 『누군가, 나보다 나이 젊은 사람이 인생에 대해서 묻는다면 첫째도 사랑이고 둘째도 사랑이고 셋째도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사랑하지 못해서 우울하고, 사랑하지 못해서 슬프고, 사랑하지 못해서 불안하고, 끝내 사랑하지 못해서 불행했던 거라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영국의 전설적인 문인 셰익스피어는 그의 소네트에서 인간이 영원히 사는 길은 '자식'과 '사랑'과 '사랑의 시'라고 말했다고 그럽니다.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시로 쓰며 그 시와 함께 사랑하는 마음은 영원히 사는 목숨이고, 더구나 시의 대상이 된 사람은 죽지 않은 사람으로 숨 쉬게 됩니다.』 _ 책 4쪽 '시인의 말 _ 사랑만이 답입니다' 中 겨울 차창 나태주 너의 생각 가슴에 안으면 겨울도 봄이다 웃고 있는 너를 생각하면 겨울에도 꽃이 핀다 어쩌면 좋으냐 이러한 거짓말 이러한 거짓말이 아직도 나에게 유효하고 좋기만 한 것 지금은 이른 아침 청주 가는 길 차창 가에 자욱한 겨울 안개 안개 뒤에 옷 벗은 겨울나무들 왜 오늘따라 겨울 안개와 겨울나무가 저토록 정답고 가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냐. 나태주 시인 <사랑만이 남는다> 78~79쪽 詩 '겨울 차창' "사랑은 우리 가슴에 늘 준비된 마음입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짧고 단순하며 이해하기 쉽고' 그래서 울림이 크게 다가오곤 하죠. 특히 나태주 ...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1938~) 짧은명언 융합은, 열쇠다 융합은 서로 다른 세상과 사고를 연결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열쇠다.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1938~) 짧은명언 오후 6시. 퇴근하는 사람들 무리에 섞여 김포공항에서 서해선을 타고 일산으로 돌아오는 길. 구석진 자리에 서서 책을 펴고 읽는데. 문득 '사람과 사람 사이가 섬처럼 멀기도 하고, 밀물이나 썰물처럼 드나드는 시간 속에… 인생이 있구나.' 싶어지더군요. 매일 지옥철을 타고 아침을 시작하고, 저녁을 맞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첫 직장과 마지막 직장 사이에서 함께 일한 사람들 이름과 얼굴이 하나 둘, 지하철 창문에 스치듯 흘러갑니다. 수많은 사람이 4차 산업혁명 속으로, 한 뼘 더 가까이 다가온 2025년 그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어떤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살아내는지' 문득 궁금해지더군요. 이제 일터라는 공간은 더욱 스마트해질 것이고, 그런 시스템 아래 사람들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겠지요. 확장되는 공간과 줄어드는 자리, 그 틈에서 우리 삶은 또 그렇게 흘러갈 것입니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광장은 텅 비어 있지만, 그곳을 가득 메운 차가운 바람은 '이 구역의 주인은 나야, 나!'라고 말하는 듯싶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정신 차리자.'라고 묵직한 조언을 던집니다.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
월요일이 오면 기분이 좋아져야 한다. 한 주를 이끌어 가는 첫 번째 날이기 때문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 왜 매주 월요일은 다른 날보다 좀 더 힘들게 느껴질까요? 아마도 월요병에 걸리는 여러 가지 요인들. 예를 들면 주말과 평일의 생활 패턴에서 오는 차이, 과중한 업무, 불규칙한 수면, 현재 하는 일에 대한 불안 혹은 불만 등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아무리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열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월요일은 뭐랄까요? 좀 편하게 다가오는 요일은 아닌가 봅니다. 저도 간혹 '월요병'에 걸릴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새벽 잠자리에 들기 전에 포스티잇에 적어 놓은 글 하나. 새벽 2시 넘어, 잠자리에 들면서 "포스트잇"에 문장 하나를 적어 놓았습니다. 눈을 뜨고 새롭게 아침을 맞이할 때,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적어 놓은 것이지요. 그렇게 오늘 아침 6시, 아직 찾아오지 않은 아침을 기다리면서 월요일을 맞이했습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해내매, 나의 하루를 채우자. 연필꽂이하루일기 中 제 경우엔 '월요병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오는 감정의 차이인데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놓고, 아침에 보니…. "그래 한 번 해보자."라는 다짐을 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미라클모닝과 함께한 아침, 포...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89쪽 '강물처럼' 강물처럼 먼 길을 가는 사람의 발걸음은 강물 같아야 합니다. 필생의 여정이라면 더구나 강물처럼 흘러가야 합니다. 강물에서 배우는 것은 자유로움입니다.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89쪽 '강물처럼' 밤 11시, 친구에게 문자 한 통이 왔다.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시작되는 첫 문자는 국회의사당 앞 대로를 가득 메운 사람들과 언제 그랬냐는 듯 깨끗하게 비워진 광장 사진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고는 잠시 뒤 이런 문자가 하나 더 '그곳으로부터' 날아왔다. "밀물처럼 사람들이 모여들고, 썰물처럼 다시 떠나간 자리가, 마치 시냇물처럼 맑고 투명하다." 늦은 밤 TV를 켜고 속보로 가득한 뉴스 채널 가운데 하나를 골라 본다. CNN에서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의 시위 현장을 보도한다. 수십만 명의 사람들로 꽉 채워진 광장은 평화롭게 시위가 이루어졌고, 그들이 떠난 자리는 마치 시위가 열린 곳이 맞는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깨끗하다면서, 한국인의 성숙한 민주주의적 감성이 놀랍다고 말한다. 나는, 다시 친구가 보내온 사진과 문자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함이 크기만 하였다.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신영복 지음_돌베개_개정 신판 1쇄 2016년 2월 22일_초판 1쇄 2007년 2월 1일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89쪽 '강물처럼' 광장에서는 진리가 드러난다. 플라톤 신영복의 언약 <...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67가지 철학수업 <파스칼 인생 공부> 파스칼 팡세의 눈으로 본 삶의 복잡성과 인간 심리 해부 인간 불행의 대부분은 혼자 있지 못하는 데서 왔다.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사에 남을 만한 업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수학자로서는 확률론의 기초를 만들었고, 파스칼의 삼각형 등을 통해 이항식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습니다. 또한 그는 물리학자와 신학자, 철학자, 작가로도 활동의 폭을 넓히기도 했죠. 특히 <팡세>는 대표적인 작품으로서 신학과 철학에 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책입니다. 팡세는 파스칼이 직접 완성하지는 않고, 단편적인 메모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팡세>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논제는 이성과 신앙, 인간 고독과 불완전성 그리고 신의 존재를 물음으로써 인간 존재와 근원을 뿌리깊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철학책 <파스칼 인생 공부> 마음 내려 놓기 좋은 글귀 긍정의 한줄 파스칼의 <팡세>는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있어 탁월한 작품이다. 그는 인간 본성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보여주며, 그의 글은 심오하고 감동적이다. 루소(1712~1778) 파스칼은 비관주의자였지만 그의 지적 능력과 논리적 재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팡세>는 그의 철학적 사유를 잘 담고 있으며, 인간의 본질과 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한다. 니체(1844~1900) 파스칼 인생공부 | - 교...
윌라 전자책으로 읽은 <하루 한 줄 마음챙김 365> 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그대의 영혼에 혼돈을 품어야 한다. 프리드리히 니체 『카오스는 '혼돈' 혹은 '만물의 가능성을 품은 캄캄한 텅 빈 공간'을 의미한다. 자신이 원하는 현실을 만들려면 혼돈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삶은 'X+Y=z'와 같은 함수가 아니다. X와 Y를 투입한다고 해서 꼭 Z라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혼돈 속에서 스스로 함수를 만들어가는 것이 인생이다. 원하는 삶을 살아가려면, 나만의 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캄캄한 혼돈을 기꺼이 품어야 한다.』 _책 '혼돈 속에서 스스로 정답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 中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는 19세기 후반의 유렵은 물론이고, 현재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독일의 철학가이자 작가입니다. 그가 살던 1800년대 중후반은 '새로운 가능성의 시대'이면서, 동시에 '혼돈의 시대' 그 자체였지요. 그래서 니체는 기존의 도덕이나 종교. 가치관 등을 비판하면서 삶의 본질과 의미를 찾고자 노력한 인물입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동생을 잃고, 외로움과 상실감을 겪은 후 니체는 신학과 고전문학에 관심을 둡니다. 그 후 1869년에 바젤대학에서 교수로 일하기도 했는데요. 건강이 좋지 않아지면서, 유럽 여러 나라를 떠돌면서 글을 쓰며 생활했습니다. 니체의 철학은 자신은 물론이고 세계가 직면한 '혼돈'에서 비롯했다고 볼 수 있겠...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89쪽 '강물처럼' 강물처럼 먼 길을 가는 사람의 발걸음은 강물 같아야 합니다. 필생의 여정이라면 더구나 강물처럼 흘러가야 합니다. 강물에서 배우는 것은 자유로움입니다.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89쪽 '강물처럼' 밤 11시, 친구에게 문자 한 통이 왔다.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시작되는 첫 문자는 국회의사당 앞 대로를 가득 메운 사람들과 언제 그랬냐는 듯 깨끗하게 비워진 광장 사진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고는 잠시 뒤 이런 문자가 하나 더 '그곳으로부터' 날아왔다. "밀물처럼 사람들이 모여들고, 썰물처럼 다시 떠나간 자리가, 마치 시냇물처럼 맑고 투명하다." 늦은 밤 TV를 켜고 속보로 가득한 뉴스 채널 가운데 하나를 골라 본다. CNN에서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의 시위 현장을 보도한다. 수십만 명의 사람들로 꽉 채워진 광장은 평화롭게 시위가 이루어졌고, 그들이 떠난 자리는 마치 시위가 열린 곳이 맞는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깨끗하다면서, 한국인의 성숙한 민주주의적 감성이 놀랍다고 말한다. 나는, 다시 친구가 보내온 사진과 문자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함이 크기만 하였다.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신영복 지음_돌베개_개정 신판 1쇄 2016년 2월 22일_초판 1쇄 2007년 2월 1일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89쪽 '강물처럼' 광장에서는 진리가 드러난다. 플라톤 신영복의 언약 <...
제임스 알렌과 하와이대저택 <생각의 연금술> 선물하기 좋은 책 추천 단순함이 주는 자유와 행복에 도달하고 싶다면, 생각을 적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이 해야 한다. 다만 이때의 생각은 오직 고결하고 유용한 목표를 향해야 한다. 무익한 '이론화'에 생각을 분산시키는 대신, 삶의 목표와 그 목표를 설명할 수 있는 삶의 목적에 대해 생각을 집중해야 한다. <생각의 연금술> 198쪽 '단순하게 살아라' 中 한 해 마무리와 새해 준비로, 지금 12월은 두 가지 '삶'을 살아가는 듯싶습니다. 하나는 '돌아봄'이고 다른 하나는 '돌봄'이라고 여기는데요. 돌아봄 속엔 지나간 것에 관한 반추와 반성 등이 있겠네요. 돌봄은 새로 맞이할 나날을 어떻게 보듬어 살 것인가의 문제인데요. 새 날에 관한 기대와 함께 적정한 농도의 두려움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은 가을이 한창이던 때 읽은 <생각의 연금술>을 다시 꺼내 읽어봤습니다. 두어 번 읽은 책이지만, 여전히 읽을 때마다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 줍니다. 행복이란 지향점을 설정해 놓았다면 '생각을 적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이 해야 하는데. 이때 '집중' 해야 한다."라는 문장에 밑줄 긋습니다. <생각의 연금술>에서 눈에 띄는 문장을 옮겨 놓고 짧은 단상도 함께 놓아둡니다. 생각의 연금술 | 제임스 알렌 - 교보문고 생각의 연금술 | 운명은 내가 만든 한계만큼 작아지고, 내가 정한 목표만큼 위대해진...
철인작가 강진영이 경험한 '카이로스의 시간'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 <오! 나의 늦은 30대 고백> 『그리스에서는 시간의 개념을 2가지로 나눈다고 한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이다. 크로노스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물리적인 시간을 뜻한다. 1초, 1시간, 하루, 1년 같이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절대적인 양적인 시간이다. 반면에 카이로스는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시간을 말한다. 의미 있는 시간, 가치 있는 시간, 보람 있는 시간같이 상대적인 질적인 시간이다. 그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 또한 경험했던 것들을 크로노스라 여기는 사람은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크로노스를 변화시켜 카이로스로 만들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게 된다.』 _ 책 293~294쪽 '모든 경험은 값지다' 中 일상의 기록, 에세이 쓰는 법의 기본 가운데 하나. 저자는 군 생활 중 일어난 일을 일기 형식으로 꼼꼼하게 기록했다. 칼 융(1875~1961)은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모든 변화의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자아성찰은 크고 위대한 성공을 이룬 사람만의 점유물은 아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보통의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진정한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필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한 사람의 이야기 속에 '감동'이란 감정이 스며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문학이란 측면에서 본다면 여러 가지 요소들이 필요하겠지만, 인생이란 무대 위에선 오직 '진솔함' 그밖에 더...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67가지 철학수업 <파스칼 인생 공부> 파스칼 팡세의 눈으로 본 삶의 복잡성과 인간 심리 해부 인간 불행의 대부분은 혼자 있지 못하는 데서 왔다.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사에 남을 만한 업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수학자로서는 확률론의 기초를 만들었고, 파스칼의 삼각형 등을 통해 이항식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습니다. 또한 그는 물리학자와 신학자, 철학자, 작가로도 활동의 폭을 넓히기도 했죠. 특히 <팡세>는 대표적인 작품으로서 신학과 철학에 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책입니다. 팡세는 파스칼이 직접 완성하지는 않고, 단편적인 메모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팡세>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논제는 이성과 신앙, 인간 고독과 불완전성 그리고 신의 존재를 물음으로써 인간 존재와 근원을 뿌리깊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철학책 <파스칼 인생 공부> 마음 내려 놓기 좋은 글귀 긍정의 한줄 파스칼의 <팡세>는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있어 탁월한 작품이다. 그는 인간 본성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보여주며, 그의 글은 심오하고 감동적이다. 루소(1712~1778) 파스칼은 비관주의자였지만 그의 지적 능력과 논리적 재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팡세>는 그의 철학적 사유를 잘 담고 있으며, 인간의 본질과 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한다. 니체(1844~1900) 파스칼 인생공부 | - 교...
잘 살아갈 우리를 위한 금융생활 안내서 토스 콘텐츠팀 <더 머니북> 경제 활동을 하든 그렇지 않은 '금융 활동'은 인간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싫든 좋든 우리는 일하는 대가로 임금을 받고, 그것을 활용하여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죠. 예전에 어린이들의 직업과 관련한 장래 희망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건물주가 1위'가 차지한 것도 웃픈 현실 가운데 하나죠. 돈을 밝히면 속물치급 받던 시대가 있었지만, 다른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살려면 '금융 지식과 정보'는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용점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신용카드 한도의 30~50% 정도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만약 50% 이상 썼다면 사용 금액의 일부를 갚아 한도 관리를 하는 게 신용점수에 도움이 된다. <더 머니북> 91쪽 '신용카드 선결제하면 신용점수가 올라갈까?' 中 비바리퍼블리카에서 올해 5월 펴낸 책 <더 머니북>은 재테크와 금융 관련 사전처럼 구성됐습니다. 올바른 경제 활동을 위해 필요한 금융 생활 안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464쪽 분량의 책은 8개 챕터에서 100개 질문에 대해 실용적 답을 제시합니다. <더 머니북>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직장인에겐 필독서이며, 청소년들에게도 금융 상식 사전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똑같은 돈으로 이자를 더 많이 받는 법은?", "저축과 투자는 어떻게 나눠야 할까?", "코스피와 코스닥은 뭐가...
톨스토이와 법정스님, 간디와 마틴 루커킹이 사랑한 인생고전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자연주의자이면서 철학자입니다. 그가 남긴 <월든>은 1854년에 첫 출판되었고, 180년 가까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책입니다. 소로는 1845년부터 1847년까지 매사추세츠 주의 월든 호수가 인근에 작은 오두막을 마련하고 생활했는데요. 그 기간 동안 소로는 스스로 자급자족하는 삶을 추구했고, 그러는 동안 생각한 것을 원고로 쓰기 시작했죠. 그렇게 소로는 월든 호숫가의 삶을 다룬 책 <월든>을 세상에 펴내게 된 것이죠. 소로가 호숫가 생활을 하면서 행동하고 사유한 점은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우리에게 유용한 의미를 건넵니다. 대자연 속에서 인간은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하지만, 자신의 본질과 가치를 깨닫는 순간 인간은 달라지기 시작하지요. 소로는 자연 속에서 단순한 삶과 자기성찰, 독립적 생활 등을 강조했는데요. 그런 소로의 생각이 <월든> 속엔 가득 담겨 있습니다. 나는 낙담을 칭송하는 글은 쓰지 않을 생각이다. 이른 아침, 자기 횃대 위에 서서 요란하게 떠들어대는 수탉처럼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자랑스럽게 펼쳐놓을 것이다. 아직 잠들어 있는 내 이웃을 깨우기 위해서라도. <월든> 10쪽 면지에 쓰인 글 中 월든·시민 불복종(합본 완역본) | 헨리 데이비드 소로 - 교보문고 월든·시민 불복종(합본 완...
고독이 필요한 시간에 꺼내 읽는 소로의 <월든> 일리야 레핀이라는 화가는 19세기 러시아 사실주의 회화의 거장이라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민중의 삶을 예리한 사색과 관조를 바탕으로 그렸으며, 특히 톨스토이의 그림을 그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1891년 여름 어느 날 레핀은 톨스토이와 그의 가족을 스케치했다. 레핀의 회고에 따르면 톨스토이는 산책하기를 즐겼고, 거의 매일 아침 숲으로 산책을 나갔다. 크고 화려한 숲이 아닌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을 산책하는 동안 톨스토이는 어떤 생각을 했었을까?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명작 <월든>을 읽을 때면, 항상 톨스토이가 함께 생각난다. <월든>은 톨스토이가 극찬한 책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로가 추구한 고독과 자유의 삶을 동경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톨스토이는 소로와 월든의 삶을 동경했다. 이른 아침 호수 공원으로 산책을 다녀왔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기온의 변덕이 심해서, 봄꽃들의 개화 시기가 뒤죽박죽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봄은, 신기하고 신비롭기'만 하다. 산책 후 서가에 있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꺼내 10번째 디지털 필사를 한다. <월든·시민 불복종> 88~89쪽 中 『일정한 부류의 의심 많은 사람이 있어 때때로 내게 이런 질을 해온다. 채식만 하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문제의 핵심을 일거에 건드리고 싶어(그 핵심은 신념이니까) 이런 대답을 즐겨 한다....
톨스토이가 곁에 놓아두고 읽은 책.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평화로운 때 보통의 점심 식사에서 옥수수를 여러 개 충분히 삶아 소금을 쳐 먹으면 되었지 그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월든·시민 불복종> 85쪽 中 대안적 삶을 추구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미국의 사상가이면서 작가로 활동했고, 월든 호수가에 집을 짓고 <월든>이란 책을 썼습니다. 오늘의 시점에서 보면 자연 에세이라고 할 수 있는 소로의 <월든>을 종종 펴고 읽습니다. 간혹 그의 삶 전체를 따라 할 수는 없겠지만, 채소 가게에서 옥수수 몇 개를 사 와서 잘 삶은 다음 소금을 톡톡 쳐서 먹는 정도는 할 수 있으니. 소로의 삶과 제 일상이 크게 다르지 않구나 싶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소로가 추구한 '삶'을 그의 책 <월든> 속에서 밑줄 그으면서 옮기기도 합니다. <월든·시민 불복종> 86쪽 中 사람은 어떤 동물보다 기후와 환경에 잘 적응하는 동물이다. 나는 빵에 효모 대신 탄산소다나 산이나 알칼리도 집어넣지 않았다.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농업 저술가 마르쿠스 포르키우스 카토의 처방에 따라 빵을 만들었다. 그 처방은 이러하다. "이런 식으로 반죽된 빵을 만들어라. 두 손을 잘 씻고 반죽 그릇을 대령하라. 밀가루를 그릇에 집어넣고 물을 천천히 부은 후 철저하게 반죽하라. 잘 반죽했으면 빵의 형체를 만든 후에 뚜껑을 닫고 구워라." 뚜껑은 빵 굽는 주전자 ...
<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시간들> 32~33쪽 中 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단지 사상을 품거나 학파를 세우는 일이 아니다. 이는 지혜를 너무나 사랑하여 그에 따라서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단순하고, 독립적이고, 담대하고, 믿음이 있는 삶을. <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시간들> 32쪽 中 또한 삶의 문제들을 푸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만이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시간들> 33쪽 中 그래픽노블로 만나는 <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순간들> 1846년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 숲 호숫가에 작은 통나무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그는 "내가 월든 호수로 온 목적은 구두쇠로 살고자 하는 것도, 많은 비용을 쓰며 살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장애물이 적은 환경에서 독자적인 경제생활을 하며, 삶을 정직하게 꾸리면서 목표로 나아갈 수 있는 자유를 확보하려는 것이다."라고 말하곤 했지요. 삶을 정직하게 꾸리면서 목표로 나아갈 수 있는 자유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에서 <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시간들> 41쪽 中 당신의 삶이 아무리 초라해도, 그 삶을 마주하고 살아 보라. 단순하고 현명하게 살아간다면 세상에서 자기 삶을 건사하는 일은 고난이 아니라 즐거움이라는 것을, 나는 신념과 경험을 통해 확신하게 되었다. <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시간들> 41쪽 中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 숲에서 최소한의 경제생활을 이끌면서, 자기...
<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순간들>_헨리 데이비드 소로 원저_존 포슬리노 글 그림_강나은 옮김_RHK_초판 1쇄 2022년 10월 19일 이 세상에는 서로 다른 수많은 사람이 살지만,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주의 깊게 자신을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주변 사람들과 발걸음을 맞추지 않는 이가 있다면, 그의 귓가에는 다른 박자가 들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가 자신에게 들리는 음악에 맞춰 발 디디도록 내버려 두라… 그 박자가 어떻건, 얼마나 멀리서 들려오건. <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순간들> 42~44쪽 中 <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순간들> 9쪽 中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왜?'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의 고향집으로 돌아왔을까요? 그곳에서 헨리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기도 했고, 아버지의 연필 공장에서 성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지요. 체벌에 반대해서 학교는 그만두었고, 사업 성과를 냈지만 행복하지 않았거든요. 헨리는 부의 기준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그 무언가를 갈망했기 떄문입니다. 그러다가 스승 랠프 왈도 에머슨처럼 살고 싶었고, 1837년 10월 22일부터 매일 일기를 쓰기 시작하죠. 어느 날 헨리는 월든 숲으로 들어갑니다. 호숫가 근처에 작은 통나무 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죠. 그곳에서 그는 최소한의 먹거리는 직접 재배했고...
김용택 시인이 고른 인생시 100편 열일곱 살이라고 해서 인생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나이 예순이라고 해서 인생을 다 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다. 김용택 시집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 책머리 글 中 김용택 시인이 직접 고른 인생시 100편을 모아 놓은 시집.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라고 조금 긴 제목을 가진 시집을 펴고 읽는 밤. 자정 무렵 라디오에선 크리스마스 노래가 흘러나오고, 그러고 보니 이제 며칠 지나면 성탄절입니다. 한해살이가 참 빠르구나 싶어지는 날. "당신의 인생은 지금 어느 시간을 지나고 있나요?"라고 묻는 시집을 펴고, 결 고운 시를 골라 옮겨봅니다. 내일 미첼 마크 내일은 누군가에게 건네 보라. 네가 여태껏 본 적이 없는 미소를. 내일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라. 네가 연민을 느끼고 있던 사람을. 내일은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 보라. 너의 하루를 밝게 빛나게 할 사람에게 무조건 친절한 인사말을 건네 보라. 너의 감정을 드러내라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 54쪽 詩 '내일' 두 주 정도 남아 있는 달력 속 숫자를 세어보면서, 문득 '아무 조건 없이 그 누군가에게 따스한 마음을 나누어 준 때가 언제였던가?'라고 생각해 봤습니다. 올해는 서너 번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더군요. 작은 것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건네는 순간, 행복은 받는 사람에게도...
나태주 시집 <사랑만이 남는다> 4쪽 '시인의 말' 中 『누군가, 나보다 나이 젊은 사람이 인생에 대해서 묻는다면 첫째도 사랑이고 둘째도 사랑이고 셋째도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사랑하지 못해서 우울하고, 사랑하지 못해서 슬프고, 사랑하지 못해서 불안하고, 끝내 사랑하지 못해서 불행했던 거라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영국의 전설적인 문인 셰익스피어는 그의 소네트에서 인간이 영원히 사는 길은 '자식'과 '사랑'과 '사랑의 시'라고 말했다고 그럽니다.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시로 쓰며 그 시와 함께 사랑하는 마음은 영원히 사는 목숨이고, 더구나 시의 대상이 된 사람은 죽지 않은 사람으로 숨 쉬게 됩니다.』 _ 책 4쪽 '시인의 말 _ 사랑만이 답입니다' 中 겨울 차창 나태주 너의 생각 가슴에 안으면 겨울도 봄이다 웃고 있는 너를 생각하면 겨울에도 꽃이 핀다 어쩌면 좋으냐 이러한 거짓말 이러한 거짓말이 아직도 나에게 유효하고 좋기만 한 것 지금은 이른 아침 청주 가는 길 차창 가에 자욱한 겨울 안개 안개 뒤에 옷 벗은 겨울나무들 왜 오늘따라 겨울 안개와 겨울나무가 저토록 정답고 가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냐. 나태주 시인 <사랑만이 남는다> 78~79쪽 詩 '겨울 차창' "사랑은 우리 가슴에 늘 준비된 마음입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짧고 단순하며 이해하기 쉽고' 그래서 울림이 크게 다가오곤 하죠. 특히 나태주 ...
<나태주 육필시화집> 52~53쪽 詩 '첫눈' 첫눈 나태주 요즘 며칠 너 보지 못해 목이 말랐다 어젯밤에도 깜깜한 밤 보고 싶은 마음에 더욱 깜깜한 마음이었다 몇 날 며칠 보고 싶어 목이 말랐던 마음 깜깜한 마음이 눈이 되어 내렸다 네 하얀 마음이 나를 감싸 안았다. <나태주 육필시화집> 52~53쪽 詩 '첫눈' 나태주 시인이 직접 쓰고 그린 '육필시화' 시인의 글꼴은 시인처럼 동그랗습니다. 모난 곳 세월에 다 깎이었는지. 아니면 본디부터 모난 곳이 없었는지… 알 수 없지만. 시인의 글꼴은 참 동그랗습니다. 시인의 눈망울처럼 그 마음처럼 동그랗죠. 나태주 시인의 <육필시화집>은 시인이 직접 쓰고 그린 그림과 글이 함께 실려 있습니다. 시인의 시를 좋아하고, 시집 한 권 사서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다면 <나태주 육필화시집>을 추천합니다. 나태주 육필시화집 | 나태주 - 교보문고 나태주 육필시화집 | 나태주 육필시화집은 나태주가 직접 쓴 시와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product.kyobobook.co.kr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_ 그리움에 관한 나태주 시인의 짧고 좋은 시 모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애니메이션 <초속5센티미터>를 만들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주말 저녁 호수... blog.naver.com ▲ 링크를 따라 들어가면 호수 공원과 시집 풍경, 그리고 시집에 관한 조금 더 자세한 글과 시를...
김인육 시인의 시 '사랑의 물리학' 中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 .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김인육 시인의 시 '사랑의 물리학' 中 <매일, 시 한 잔> 시집 속 _ 김인육 시인의 시를 읽으며 어느 날 라디오를 듣는데, 사랑을 처음 시작하는 누군가의 사연이 전파를 타고 흐르더군요. "우연이었어요. 그 사람을 마음속에 품을 수 있을까요?"라고 시작하는 사연 속 주인공. 그녀의 짧은 편지가 라디오 DJ의 음성을 타고 전해지는걸. 그 사람도 알 수 있기 바라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그래요. 사랑은… 참 쉽지 않은 일이죠. 사랑을 노래한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는 사랑에 관해 이렇게 말했지요. "사랑은 우리에게 하나의 목적을 주지 않아요. 그것은 오히려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 이 글은 릴케가 노래한 사랑의 시 가운데 「사랑의 노래(sonnet 8)」의 첫 시구입니다. 릴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한 어떤 생각을, 그러니까 성찰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그 가운데 제일 앞자리에 '사랑'을 놓아둔 시인이죠. 릴케는 사랑을 통해 삶의 완성을 추구했고, 그러는 동안 생겨나는 복잡한 갈등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찾곤 했습니다. 그래요. 사랑에 관해서라면 누구라도 한 마디쯤 할 수 있지만, 릴케의 사랑이나. 라디오로 첫 사랑을 고백한 누군가의 사...
언제라도 좋은 날, 시 읽기 좋은 날. 바람에게 묻는다 나태주 바람에게 묻는다 지금 그곳에는 여전히 꽃이 피었던가 달이 떴던가 바람에게 듣는다 내 그리운 사람 못 잊을 사람 아직도 나를 기다려 그곳에서 서성이고 있던가 내게 불러줬던 노래 아직도 혼자 부르며 울고 있던가. <나태주 연필화 시집> 138쪽 詩 '바람에게 묻는다' 나태주 시인이 연필로 그린 그림과 시가 함께 들어 있는 <나태주 연필화 시집> 중국 현대 문학을 이끈 주요 인물 가운데 아이칭(艾靑 1910~1996) 시인이 있습니다. 화가이기도 한 그는 1933년 일본과 전투 중에 포로로 붙잡히고 맙니다. 어둡고 비좁은 감옥 안의 생활은 살아내기 위한 몸부림만이 있을 뿐이었는데요. 그때 그는 시를 쓰면서 혹독한 시절을 견뎠다고 합니다. 시를 쓰게 된 필명이 바로 '아이칭(艾靑)'입니다. 안도현 시인의 시작법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60쪽에서 아이칭은 '시 쓰는 방법'에 관해 이렇게 말합니다. 문제는 당신이 무엇을 쓰는가에 있지 않고, 당신이 어떻게 쓸 것이며, 어떻게 이 세계를 볼 것이며, 어떠한 각도에서 세계를 볼 것이며, 당신이 어떠한 태도로 이 세계를 포용할 것인가에 있다.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60쪽 中 나태주 연필화 시집 | 나태주 - 교보문고 나태주 연필화 시집 | 나태주 시인이 사랑한 시와 그림, 그리고 당신 모든 마음이 한데 엮인, 등단...
<팩프풀니스> 366쪽 中 한스 로슬링은 마지막 책 <팩트풀니스>를 쓰면서, 마지막 부분에 이런 말을 남겨 놓습니다. 그 문장은 책 전체를 압축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474쪽 분량이 담고 있는 책의 세세한 부분은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가 남긴 이 문장은 기억해 두어도 좋지 않을까 싶군요. 리뷰 첫 사진은 옮겨 놓은 한스의 말 뒤쪽에 수록한 이미지입니다. 이것은 <팩트풀니스>가 지닌 전체 내용을 압축한 한 장의 사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하루아침에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볼 수 있을까? 큰 변화는 언제나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 가능하며, 나는 두 가지 단순한 이유에서 그러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정확한 GPS가 길 찾기에 더욱 유용하듯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은 삶을 항해하는 데 유용하다. 그리고 어쩌면 더 중요한 둘째 이유는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볼 때 마음이 더 편안하다는 것이다. 대단히 부정적이고 사람을 겁주는 극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면 스트레스와 절망감이 적다.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면 세계는 생각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_ 책 365쪽 中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륀룬드 공저...
<팩트풀니스를 찾아서> 한스 로슬링, 파니 헤르게스탐 지음_김명주 옮김_김영사_초판 1쇄 2021년 12월 8일 지난해 봄, 한스 로슬링의 책 <팩트풀니스>를 읽었다. 빌 게이츠가 미국의 모든 대학 졸업생에게 직접 선물한 책으로 화제를 모았고,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는 도화선이 되었다. 마케팅 관점에서 본다면 <팩트 풀니스>의 첫 장을 읽기 전까지는 '빌 게이츠 효과를 마케팅에 잘 활용한 베스트셀러' 정도로만 인식했다. 하지만 한스 로슬링의 책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빌 게이츠는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아마도 당신도 이 책을 읽었다면 나와 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한스 로슬링이 <팩트풀니스>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지점은 명확하다. "확증편향에 사로잡혀 진실보다 왜곡된 믿음을 추종하는 지식인들이 늘어날수록 세계는 혼돈에 빠질 수밖에 없다."라는 점이다. 확증편향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내가 믿는 가치관이나 신념, 판단 따위에 갇혀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팩트풀니스>에서 다루는 주요 쟁점 역시 탈진실의 시대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빈약한 모습'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이 적지 않고, 간혹 소름돋는 위기감에 빠질 수도 있다. 한스 로슬링이 만든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13가지 문제'에서 인간의 평균 정답률은 16%, 침팬지는 33%로 나타났다. 놀라운 점은 현명한 사람일수록 오답률이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에 관한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은 "사실충실성factfulness을 바탕으로 한 세계의 이해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 돌아가는 감각'을 키우는 '생각도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팩트풀니스>안에 놓여 있다. 독자는 책을 손에 쥐고, 책장을 넘기면서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를 조금씩 알아가면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복잡성과 다양성 뿐만 아니라 '이해와 오해'의 틈에 빠질 기회가 많다. 무지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확증편향된 세계관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떤 문제에 대해 오판하고 오답을 내는 경우 대부분은 "지식의 유무가 아니라 왜곡된 세계관 때문에 일어난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미래의 위기와 기회에 대처하기 위한 안목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2019년 3월 김영사에서 번역 출판한 한스 롤링스의 <팩트풀니스>는 버락 오바마의 추천도서로 잘 알려졌다. 특히 빌 게이츠는 미국의 모든 대학 졸업생에 이 책을 선물했다고 전해진다. <팩트풀니스>_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륀룬드 지음_이창신 옮김_김영사_초판 1쇄 2019년 3월 8일 어떤 사실에 대해 '전혀 다른 판단'을 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무지와 편견에서...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55쪽 詩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박준 이상한 뜻이 없는 나의 생계는 간결할 수 있다 오늘 저녁부터 바람이 차가워진다거나 내일은 비가 올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새로 사귀어야 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의 자서전을 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익숙한 문장들이 손목을 잡고 내 일기로 데려가는 것은 어쩌지 못했다 '찬비는 자란 풀이기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 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이어 적었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모든 글의 만남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55쪽 詩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문학동네 시인선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시집베스트셀러 박준 시인 시집 뒤쪽에서, 허수경 시인은 "어떤 생의 장례를 미리 지내며 시인은 시를 쓰네"라는 제목으로 해설을 써 놓았다. 『세계는 언제나 불편한 것이었다. "뻔히 저기 있는 것을 알고 있으나 가까이 가면 갈수록 멀어지는 세계에 살고 있는 고통"이라는 김현 선생의 일기의 한 구절은 어젯밤에 꾼 악몽처럼 생생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농담스럽게 이 세계를 통과하기 바랐다. 농담은 우리의 ...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55쪽 표제시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박준 이상한 뜻이 없는 나의 생계는 간결할 수 있다 오늘 저녁부터 바람이 차가워진다거나 내일은 비가 올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새로 사귀어야 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의 자서전을 쓰는 일을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익숙한 문장들이 손목을 잡고 내 일기로 데려가는 것은 어쩌지 못했다 '찬비는 자란 물이끼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 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이어 적었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모든 글의 만남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55쪽 표제시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시인의 사연을 알 수는 없지만__며칠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이름이 있다는 건, 어쩌면 행운이지 않을까. 단 하루 동안 지어먹을 이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어떤 날이, 있었다. 언젠가 나는, "詩가 시-공간을 날아다니는 그 무엇이라면, 산문은 우리 두 발로 딛고 걷는 땅. 그 흙 위로 돋아나는 무엇이라 여길 때가 있었습니다"라고 하루일기에 새겨 넣었다. 6년 전 시월 어느 날, 자정 무렵 퇴근길은 먼 거리를 한순간...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中 이상한 뜻이 없는 나의 생계는 간결할 수 있다 오늘 저녁부터 바람이 차가워진다거나 내일은 비가 올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새로 사귀어야 했다(중략)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모든 글의 만남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中 대체로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위로는 쓸모보다 소용에 가깝다고 여겼다. 이것은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때도 마찬가지다. 앞에 놓인 쓸모와 뒤에 놓아둔 소용은 한글과 한자어라는 차이점을 지녔지만 품고 있는 뜻은 비슷하다. 그러나 나는, '쓸모와 소용"을 종종 밥그릇에 비유하는데. 쓸모가 밥이라면, 소용은 그릇에 해당한다. 가치로서 존재하는 밥과 공간이나 장소에 해당하는 그릇은 '쓰임을 원하는 사람에 의해 달라진다'라고 여긴다. 위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슬픔을 눈앞에서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니 어떤 위로는 '빈 그릇'처럼 투명하게 놓아두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마음이 편치 않을 때는…. 가만히 곁에 있어 주는 일이면 '마음 다하는 것'이라 여긴다. 그런데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에선 어쩐지 아주 조그마한 위로 한 조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박준 시인의 시집을 꺼내 읽는다.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55쪽 표제시 '당신의 이...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44~45쪽에 놓인 詩 '호우주의보' 호우주의보 박준 이틀 내내 비가 왔다 미인은 잡지를 자르던 가위를 씻어 귀를 뒤덮은 내 이야기들을 자르기 시작했다 발밑으로 떨어지는 머리카락이 꼭 오래전 누군가에게 받은 용서 같았다 이발소에 처음 취직했더니 머리카락을 날리지 않고 바닥을 쓸어내는 것만 배웠다는 친구의 말도 떠올랐다 미인은 내가 졸음을 그냥 지켜만 보는 것이 불만이었다 나는 미인이 새로 그리고 있는 유화 속에 어둡고 캄캄한 것들의 태(胎)가 자라는 것 같아 불만이었다 그냥 우리는 책 속의 글자를 바꿔 읽는 놀이를 하다 잠이 들었다 미인도 나도 흔들리는 마음들에게 빌려온 것이 적지 않아 보였다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44~45쪽에 놓인 詩 '호우주의보' 서너 차례 한 이야기지만…. 달력 두 개를 사용합니다. 지난해 한해살이 흔적이 남아 있는 2022년 임인년 달력과 올해 삶을 채워가는 2023년 계묘년 책상 캘린더입니다. 누구나 그러하듯 달력에는 그날의 기록이 색색의 볼펜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타인의 쓰임과 조금 다른 점은 그날의 일기까지 포함하여 기록합니다. 첫눈이 온 날. 첫 비가 내린 날. 에어컨을 처음 사용한 날처럼 날씨와 관련한 기록도 담겨 있습니다. 지난해 장마는 6월 23일부터 시작되었고, 올해는 그보다 며칠 느리게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더군...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와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두 권 잠시 비가 쏟아지듯 내리다가, 다시 멈췄다. 그러고는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푸르다. 블라인드를 걷고 바라보는 창밖 풍경, 그 속에 한참 머물렀다. 잠시 '틈'이란 단어 하나를 떠올렸다. 아침과 점심 사이의 '틈'에 일어난 일은 불완전한 세계를 잠시 생각하는 지점에서 멈췄다. 동경憧憬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사전에는 두 가지 뜻으로 풀이했는데. 하나가 "어떤 것을 간절히 그리워하여 그것만을 생각함"이고 나머지는 "마음이 스스로 들떠서 안정되지 아니함. 혹은 그런 상태"를 의미한다. 한 단어가 품고 있는 뜻 두 개, '뉘앙스'가 조금 다른 결처럼 느껴졌다. 그리워하는 일은 평온에 가까운 상태인데. 그것이 지나치면 들뜨고 안정을 찾지 못하는 마음에 이른다고 받아들이면 될까. 나는 동경이라는 단어를 놓아두고, 우주의 팽창을 생각했다. 언젠가 읽은 과학책에서 '우주는 지금도 팽창하고 있다.'에 밑줄 긋고, 그곳에 포스트잇 하나를 붙여 놓았다. "팽창은 확장을 의미하지만, 내밀하게 들여다보면 '멀어진다'라는 뜻을 품었다."라고…적어두었다. "작은 섬들의 이름을 말해주던 당신이 결국 너머를 너머로 만들었다"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117쪽 詩 '세상 끝 등대 1' 세상 끝 등대 1 박준 내가 연...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67가지 철학수업 <파스칼 인생 공부> 파스칼 팡세의 눈으로 본 삶의 복잡성과 인간 심리 해부 인간 불행의 대부분은 혼자 있지 못하는 데서 왔다.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사에 남을 만한 업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수학자로서는 확률론의 기초를 만들었고, 파스칼의 삼각형 등을 통해 이항식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습니다. 또한 그는 물리학자와 신학자, 철학자, 작가로도 활동의 폭을 넓히기도 했죠. 특히 <팡세>는 대표적인 작품으로서 신학과 철학에 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책입니다. 팡세는 파스칼이 직접 완성하지는 않고, 단편적인 메모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팡세>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논제는 이성과 신앙, 인간 고독과 불완전성 그리고 신의 존재를 물음으로써 인간 존재와 근원을 뿌리깊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철학책 <파스칼 인생 공부> 마음 내려 놓기 좋은 글귀 긍정의 한줄 파스칼의 <팡세>는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있어 탁월한 작품이다. 그는 인간 본성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보여주며, 그의 글은 심오하고 감동적이다. 루소(1712~1778) 파스칼은 비관주의자였지만 그의 지적 능력과 논리적 재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팡세>는 그의 철학적 사유를 잘 담고 있으며, 인간의 본질과 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한다. 니체(1844~1900) 파스칼 인생공부 | - 교...
매일 아침 새로운 나를 만드는 <하루 한 장 365 논어 일력> 아침에 진실한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듣고 이것을 체득했다면 저녁에 죽는다 하여도 조금도 후회하지 아니할 것이다. 인간의 삶의 태도, 살아가는 길을 아는 것이란 이처럼 중대한 것이다. <논어> 中 공자는 <논어>의 <이인편>에서 "朝聞道 夕死可矣"라고 말했다. "아침에 도를 들을 수 있다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는 뜻이다. '조문도 석사가의'란 공자가 평생 동안 좇은 '진리를 생명보다 귀하게 여긴 것'으로부터 비롯한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이란 거대한 자연에 비해 보잘것없는 작은 존재에 불과하겠지만, 인류가 걸어온 긴 시간을 되돌아본다면….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로서 인간이 일구어 놓은 문명은 실로 위대한 것일지도 모른다. 공자의 말속엔 "한 인간으로서 삶의 태도, 살아가는 길을 알 수 있다는 건. 실로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공자孔子(B.C. 551 ~ B.C. 479)는 기원전 551년 중국 산둥성 동남쪽 하급 귀족 무사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공자의 삶은 가난과 고난의 세월이었다고 전해진다. 3살에 부친을 여읜 후 17살에 어머니까지 생을 마감한 후, 공자는 19살에 송나라 출신 여인과 혼인했다. 그후 20살에 계시 가문 창고지기로 일했다고 전해진다. 가난하고, 거친 삶이었지만 공자는 배움을 멈추지 않았다. 공자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주요 사상으로 삼...
<오늘을 견뎌내는 쇼펜하우어의 영어 문장> 33쪽 中 잘못된 독서는 나쁜 친구와 어울리는 것보다 더 나쁘다. 독서명언 _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책을 많이 읽는다고 반드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사람들 가운데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 또한 적지 않습니다. 간혹 독서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독서의 중요성과 가치는 여러 갈래가 있겠지만, '생각을 객관화하면서 유연성을 갖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물음표'에 자신만의 '답'을 찾아 나아가는 것. 그게 우리 삶이라고 볼 때, 책과 독서는 객관적 판단을 내릴 때 도움을 줍니다. 때론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잘못된 독서는 나쁜 친구와 어울리는 것"보다 더 악영향을 미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실을 왜곡하여 자기 편향적 사고에 갇힌 채 올바르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면서 강요할 때가 그렇습니다. 자기 편향적 사고란 잘 알다시피 개인의 경험이나 가치관, 취향 등을 반영하여 판단하는 것인데요. 이런 판단의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책'을 읽을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쇼펜하우어의 아포리즘을 영문으로 담아 놓은 책 쇼펜하우어는 "산다는 것은 괴로운 것이다. 하지만 이 괴로움이 인생을 살아갈 힘을 준다."라고 말합니다. 역설적인 이 문장 하나에 '삶의 가치와 태도'를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를 되묻게 하는데요. 때론 긴...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헤르만 헤세는 세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을 경험하면서 누구보다 '사랑에 관해 고민한 작가'였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사랑>에는 그런 작가의 생각이 글로 담겨 있는데요. 헤세는 "인생은 사랑을 통해서만 의미를 얻습니다. 더 많이 사랑하고 헌신할수록 우리의 삶은 더 의미심장해집니다."라고 말합니다. 무언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이 얼마나 우리에게 큰 구원인가! <클라인과 바그너>, 1919년 <헤세의 사랑> 11쪽 中 헤르만 헤세의 작품 가운데 '사랑'을 주제로 한 글 모음집 사랑 헤르만 헤세 기쁨에 겨운 내 입술은 다시금 내게 입맞춤으로 축복을 주는 그대의 입술을 만나려 하네. 나는 그대의 사랑스런 손가락을 잡고 어루만지며 내 손가락과 깎지 끼려 하네. 내 시선을 그대의 시선으로 채우고 내 머리를 그대의 머리카락 속에 깊이 파묻으려 하네. 언젠가 깨어 있는 젊은 몸짓으로 그대의 몸짓에 충실이 답하며 늘 새로운 사랑의 불꽃ㅇ로 그대의 아름다움을 끝없이 새롭게 만들려 하네. 우리가 둘 다 완전히 만족하고 감사하며 모든 고통에도 지극히 기뻐하며 살게 될 때까지, 우리가 낮이나 밤이나 어제나 오늘이나 사랑하는 누이로서 더 바랄 나위 없이 인사할 때까지, 우리가 모든 행동을 초월하여 정화된 자로서 완전히 평화롭게 살아갈 때까지. 1913년 <헤세의 사랑> 12~13쪽 中 헤르만 헤세가 1903년 6월 21일 체...
<아직도 가야 할 길> 104쪽 中 짧고좋은글귀_짧은 명언 용기란 두려움의 부재가 아니다. 그것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아직도 가야 할 길> 104쪽 中 <아직도 가야 할 길> 110쪽 中 모든 삶은 그 자체가 모험을 의미한다. 그리고 삶을 사랑할수록 모험도 더 많아진다. <아직도 가야 할 길> 110쪽 中 일생 동안 겪는 수천, 수백만의 이름 모를 모험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성장을 위한 모험이다. <아직도 가야 할 길> 111쪽 中 책임감은 모든 진정한 사랑의 관계에 초석이고 기반이다. Commitment is the foundation, the bedrock of any genuinely loving relationship. <아직도 가야 할 길> 115쪽 中 https://blog.naver.com/pencilvase/223393037633 인문학책추천 스캇 팩 <아직도 가야할 길, 그 길에서의 명상> 심리학책 베스트셀러 도서추천 _ 짧고좋은글귀 하던 일을 멈추고, 숨을 돌리고, 자기를 돌아보라 M. 스캇 팩(1936~2005)은 사상가이면서 정신과 의사로 ... blog.naver.com ▲ M. 스캇 팩은 삶의 여정을 길에 비유하면서 <아직도 가야 할 길>이란 책을 썼습니다. 복잡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 간혹 '쉼표'처럼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링크를 따라 들어가면 조금 더 자세한 책 소개 글을 읽을 수...
나를 숨 쉬게 하는 <보통의 언어들> 주파수가 맞으려면 박자를 맞춰가야 해! 『누군가가 누군가와 통한다는 것을 "쟤랑 나랑은 코드가 맞아, 주파수가 맞아" 이렇게 이야기하잖아요. 관계라는 것은 파동의 만남이고 그 파동이 서로 박자를 맞추어가는 것이, 우리가 한 사람과 긴 길을 오랫동안 걷고 싶어 하는 것과 같은 그런 모양새 아닐까요?』 _ 책 15쪽 '주파수가 맞으려면 박자를 맞춰가야 해' 中 발걸음을 맞춰 걷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대체로 누군가와 처음 만나 함께 길을 걷다 보면 '아, 이 사람과 나는 잘 맞겠구나'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호감 가는 사람과 처음 길을 걸을 땐, 상대의 보폭이나 속도에 맞춰 걷는 편이다. 그런데 항상 그렇게 맞추는 것은 아니고, 처음 몇 번 정도이다. 반드시 그런 경우는 아니지만, 대체로 걷는 속도와 보폭이 맞는 사람과는 오래 사귀는 편이다. 상대를 의식하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에 맞춰진 상태. 나는 그런 상태에서 산책하는 걸 좋아한다. 빠르지 않게,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에 몸을 맡겨 걷다보면, 어떤 리듬감을 느끼게 된다. 이야기라는 소리에 맞춘 걸음걸이가 마치 댄스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과 좋아하는 마음에 부등호를 붙일 생각은 없다. 이 둘은 맞닿아 있는 듯 완벽하게 다른 세계를 빚어내는 감정이며 그저 '좋아한다'는 마음이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지 잊지 않길 ...
나늘 숨 쉬게 하는___보통의 언어들 『인간의 언어는 파동이 아닌 글자로 존재하기에, 같은 말을 하더라도 다른 감정이 전달되기도 하고 곡해되기도 한다. 이는 타인만이 아닌 스스로에게도 적용된다. 내가 어떤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지. 어떤 표현을 어떤 상황에 반복적으로 사용하는지는 내 삶의 질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 감정이 언어라는 액자 안에서만 보관되고 전달된다면, 나는 이 액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어떤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액자를 공유하는 것이 진짜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기에.』 __책 7쪽 中 김이나 작사가의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 지쳤다고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말 것! 서점에서 책을 검색하다가 김이나 작사가의 에세이를 봤다. 처음 에세이를 읽고 리뷰를 남긴 건, 지난 2020년 12월 19일인데. 책 덕분일까? 그해 조금은 따스한 마음으로 겨울을 넘긴 듯싶다. 유희열 작곡가는 "예민하게 수집한 단어로 감정에 이름표를 붙여주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나는, 그의 말에 공감하면서 책을 읽었다. 그렇게 읽고 쓴 리뷰는 아래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더 자세한 책 소개를 읽을 수 있다. 나를 숨 쉬게 하는 <보통의 언어들>_작사가 김이나의 에세이 예민하게 수집한 단어로 감정에 이름표를 붙여주는 사람, 그 단어들로 연결된 문장으로 감각을 노래하는 사... blog.nave...
<보통의 언어들> 161쪽 中 나의 인생을 극으로 본다면 작가는 나고 주인공도 나다. 작가가 위기에 빠진 주인공 곁에 같이 앉아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하고 발을 동동 굴러선 안 되는 법이다. 걱정에 빠진 내 인생의 주인공인 나를 위해 작가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음 회차로 이야길르 진전시키는 것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순리에 모든 걸 맡기는 것. <보통의 언어들> 161쪽 中 종일 '성장과 쉼'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아마도 이른 새벽 호수공원을 걸으면서 몸 어딘가에 담아 가지고 온 '숲속 생물의 에너지' 때문이라 여긴다. 여름이 남긴 흔적들을 온몸으로 드러내는 숲속 생명체들. 그들 가운데 홀로 서 있다 보면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의식하게 된다. 평소에는 하지 못한 생각을 바뀐 공간에서 새순 돋듯 하게 된다. 지나간 여름에는 걱정 거리가 적지 않았다. 지난겨울부터 쓰기 시작한 원고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고, 독촉 전화를 옆구리에 끼고 살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8월 한 달 동안 드문 불출하면서 기계처럼 쓰기 시작하여 마감했다는 점. 무언가를 끝내고 나면 '지나온 과정을 복기'하는 습관이 있는데. 두어 달 정도면 끝냈을 일을 '왜' 반년 정도 끌었어야 했나…. 그런 생각이 여름의 한복판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럴 때마다 호수공원으로 나아간다. 움직이는 공간이 주로 집과 도서관이니,...
"기억, 추억 _ 다르게 적혀 있는 지난 날" 오월은 여름보다, 가을의 정서가 담겨 있다. 파란 하늘이라든가, 뺨을 살짝 스치고 달아나는 바람결도… 여름보단 가을의 질감이다. 다만 가을과 다른 점은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인데. 가을의 일출과 일몰은 겨울에 닿아있지만, 오월의 그것은 여름에 가깝다. 오늘 일출 시간은 오전 5시 20분이었고 일몰은 오후 7시 38분이다. 아직 두 시간 정도 해는 하늘에 걸려 있으리라. 김이나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 133쪽 中 추억이 인화되어 액자에 넣어진 사진이라면, 기억은 잘려져 나온 디지털 사진이다. 잘리기 전의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확대해서 들여다보면 몰랐던 것들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지나가긴 했지만 소멸되진 않았기에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 모든 기억이 익어 추억이 되진 못하지만, 모든 추억은 결국 기억의 흔적이다. 김이나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 133쪽 中 나를 숨 쉬게 하는 <보통의 언어들>_김이나 지음_위즈덤하우스_초판 1쇄 202년 5월 27일_초판 39쇄 2020년 10월 19일 김이나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 131~133쪽에 놓인 글은 "기억, 추억 _ 다르게 적혀 있는 지난 날"이란 제목을 달고 있다. 가사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와 그 쓰임에 관한 짧은 글이지만, 그 속에 담긴 뜻은 가볍지 않다. '기억과 추억'을 가사에 쓸 때마다 ...
나를 숨 쉬게 하는 <보통의 언어들> 우린 매일 이별에 가까워지는 중 김이나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 88쪽 中 두해 전 펴낸 김이나 작사가의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을 간혹 펴고 읽는다. 음악을 듣다가 괜찮은 '가사'를 듣고 난 후 펴기도 하고, 어느 때는 목적 없이 폈다가 한동안 책 속에 갇히기도 한다. 저녁을 먹고 와서 책장을 폈는데. 88~90쪽에 담긴 '소중하다'라는 제목의 산문이 그랬다. 짧은 글을, 오래 읽었다. 김이나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 88쪽 中 소중하다의 '소(所)는 '~하는 바', '~하는 것' 등의 의존명사 역할을 하고 '중(重)'은 말 그대로 무거움을 뜻한다. 무거운 것을 손으로 받쳐 들려면 자연히 두 손을 쓸 테고 그 무게감 때문에 온 힘이 이것을 잡고 지키는 데 쓰일 테니. 소중한 것을 가진 자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른다. '귀중품'이라는 단어의 '귀중'이라는 말과의 차이점은 중하게 여기는 것을 스스로 택할 수 있다는 데 있겠다. 귀중하다는 것은 희소성 있고(貴: 귀할 귀) 무거운 것, 즉 누가 봐도 그러한 것들에게 붙여지는 말이지만 소중하다는 것은 그와는 확실히 다르다. 어느 가을, 주워 곱게 말린 은행잎이나 버려야 할 때가 지나버린,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옷은 귀중하진 않아도 소중할 수 있으니 말이다. 김이나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 88~89쪽 中 '귀중한 것'과 '소중한 것'의 차이를 설명한 짧...
한석준 아나운서가 전하는 인간관계의 고민이 사라지는 가장 현실적인 조언 32가지를 담은 <대화의 기술> 우리는 대화를 배운 적이 없습니다 신간도서 가운데 '믿고 읽을 만한 책'을 선별하기란 쉽지 않다. 책을 많이 읽는 다독가에게도 그렇겠지만, 초보 독서가에게 '책 선택'의 기준은 그래서 중요하다. 무엇보다 책을 읽는다는 건, 시간을 들여 공들인다는 말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믿고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는 건, 그만큼의 안목이 필요하다. 한석준 아나운서의 책 <말하기 수업>을 처음 읽은 건, 지난해 8월 중순인데. 서너 번 책을 읽는 동안 '반듯한 책, 신뢰 가는 작가'라는 느낌이라고 할까. 『'말하기'와 '대화'는 언어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지향하는 바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말하기가 나를 드러내고 내 의사를 전달하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면, 대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내 편으로 만드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나아가 깊은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이 대화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죠.』 _책 5쪽 프롤로그 '우리는 대화를 배운 적이 없습니다' 中 인간관계에서 말의 힘과 말센스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한석준 작가의 <말하기 수업>과 <대화의 기술>은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면서, 필독서라 할 수 있다. 좋은 대화의 핵심은 무게중심을 상대에게 두는 것 한석준 작가는 25년 경...
독일 <슈피겔> 논픽션 1위 라인하르트 할러의 심리학 베스트셀러 화가 난 사람은 비합리적으로 행동한다. 그러나 증오하는 사람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_ 아리스토텔레스 <증오의 역습> 107쪽 '증오의 속살' 中 라인하르트 힐러는 증오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 있는 시한폭탄이 되어 가는지 알려 준다."라고 강조한다. 세계적인 법정신의학자이자 작가인 그는 지난 40년간 임상실험, 500여 건의 프로파일링, 그리고 수천 시간에 달하는 인터뷰를 통해 증오가 인간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어두운 열정임을 밝혀냈다. 그리고 방대한 자료를 분류·분석하여 증오에 관한 심리인문학도서 <증오의 역습>을 썼다. 이 책은 증오에 관한 심리·범죄·행위 등을 전방위에 걸쳐 다룬다. 그렇기 때문에 유일하면서 동시에 유니크하다. 증오는 끔찍하고 무분별하며, 다른 감정 심지어 냉철한 이성마저 짓밟는다고 할 수 있다. 증오는 호감이나 연민, 괴로움과 슬픔 등 인간적 감정 그 자체를 깨끗이 지워버린다는 것이다. 증오로 가득한 인간에게 "조금 더 생각해 보겠다."라는 말 따위가 통하지 않는다. 증오에는 대안이 없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TV에서 자주 접하는 사건 용어가 있다. 바로 '증오 범죄'인데. 범죄를 저지른 후 피의자가 하는 말 가운데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는 말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죄를 지은 후 살아남기 위한 자기변명일 뿐이다. 라인하르트 힐러는 증오에...
일상의 마인드를 브랜딩으로 이끄는 마케팅 사고법 『미국을 기준으로 매년 백만 명 이상이 창업을 한다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그중 40%가 사업을 시작한 첫해에 폐업을 한다. 또 5년 안에는 80% 이상이라고 하니, 80만 개 이상의 사업체가 문을 닫는다는 뜻이다. 운 좋게 5년 정도를 버텼다 하더라도 5년 안에 문을 닫는 기업이 80% 이상이라는 소리니 얼마나 많은 기업이 생겼다 사라지는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중략) 그렇다면 한번 질문해 보자. 우리는 '사업을 해야 하는 사람인가, 할 수 있는 사람인가?'』 _책 38~39쪽 '부자사고법 2' 中 박진영 작가는 마케팅 사고를 가진 사람은 시장에 접근하는 태도 자체가 이미 다르다고 말한다. 굿멘토에서 펴낸 경영도서 <CEO를 위한 마케팅 사고법>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쌓아온 노하우가 담겼다. 이 책은 기업을 운영하는 CEO는 물론이고, 1인기업이나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가까이 두고 읽을 만하다. 232쪽 분량의 책은 4개 파트로 구성되어, 경영과 마케팅 사고법에 관한 다양한 시선을 다룬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최고에게 배워야 하고, 또한 최고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는 말을 믿는다. 나는 성공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 비즈니스의 본질적 개념을 이해하고 단순히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이 아닌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는 마케팅...
<침묵의 세계> 28쪽 中 LINGUA FUNDAMENTUM SANCTI SILENTI 언어는 성스러운 침묵에 기초한다 Maria-Culm 사원 제단에 새겨진 글 (괴테의 일기에서) 『침묵은 말이 없어도 존재할 수 있지만, 말은 침묵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말에게 침묵이라는 배경이 없다면, 말은 아무런 깊이도 가지지 못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침묵이 언어보다 우월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자기 자신만을 위한 침묵, 즉 말이 없는 침묵의 세계란 다만 창조 이전의 것일 뿐이다. 그것은 완성되지 않은 창조일 뿐만 아니라 위협적인 창조이다. 말이 침묵에서 발생한다는 것, 그것에 의해서 비로소 침묵은 창조 이전에서 창조로, 무역사성에서 인간 역사로, 인간 가까이로 나오게 된다. 그리하여 침묵은 인간의 일부, 말의 합법적 일부가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진리는 오직 말을 통해서만 형태를 지니게 되는 까닭에 말은 침묵 이상의 것이다.』 _책 28쪽 '말의 침묵으로부터의 발생' 中 오래전 봄날의책에서 펴낸 <인간과 말>을 읽었다. 막스 피카르트의 책 그 첫 문장은 "인간의 기본 구조에 속하는 모든 요소는 앞서 주어진 것이다. 인간이 그것을 취하여 사용하기 이전인 태초부터 이미 인간을 위해 마련되어 있었다. 인간에게 앞서 주어진 것 중 하나는 바로 언어다."라고 시작한다. 막스 피카르트는 인간에게 선언적으로 주어진 '언어'를 소재와 주제로 삼았지만...
<피로사회> 11쪽 中 『시대마다 그 시대에 고유한 주요 질병이 있다. 그래서 이를테면 박테리아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시대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대는 적어도 항생제의 발명과 함께 종언을 고했다. 인플루엔자의 대대적 확산에 대한 공포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오늘날 더 이상 바이러스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면역학적 기술에 힘입어 이미 그 시대를 졸업했다. 21세기의 시작은 병리학적으로 볼 때 박테리아적이지도 바이러스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신경증적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신경성 질환들, 이를테면 우울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경계성성격장애, 소진증후군 등이 22세기 초의 병리학적 상황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전염성 질병이 아니라 경색성 질병이며 면역학적 타자의 부정성이 아니라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한 질병이다. 따라서 타자의 부성을 물리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면역학적 기술로는 결코 다스려지지 않는다.』 _ 책 11~12쪽 '신경성 폭력' 中 이제 우리나라는 물론이겠지만, 독일에서 먼저 주목받은 학자이자 작가가 있다. 바로 베를린예술대학교에서 교수로 지낸 한병철 작가인데. 독일에서 출판한 <피로사회(2010)>는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가장 주목받는 문화비평가로 떠올랐다. 독일과 스위스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며 쓴 책을 유럽인들이 집중하여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어판 서문에...
필사하기 좋은책 류시화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인생의 신조 로버트 풀검 나는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함을 믿는다. 신화가 역사보다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음을 나는 믿는다. 꿈이 현실보다 더 강력하며 희망이 항상 어려움을 극복해 준다고 믿는다. 그리고 슬픔의 유일한 치료제는 웃음이며 사랑이 죽음보다 더 강하다는 걸 나는 믿는다. 이것이 내 인생의 여섯 가지 신조이다. 류시화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17쪽 詩 '내 인생의 신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_류시화_열림원_1판 1쇄 1998년 4월 10일_1판 20쇄 1999년 4월 25일 필사하기 좋은 책으로 종종 소개하는 시집이 있는데요. 류시화 시인의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도 그런 책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시인이자 명상가로서 삶을 살아가는 동안 '알고 있으면 마음 따스해지는 잠언 시'가 담긴 시집입니다. 류시화 시인은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었고, 이문재 시인과 박덕규 시인 등과 함께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했는데요. 1980년대 후반 창작 활동을 잠시 멈추고, 명상하는 삶과 구도자로서의 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읽고 있으면, 생의 가치와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지기도 합니다. 류시화 잠언시집 <지금...
류시화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떄도 알았더라면> 10~11쪽 킴벌리 커버거 詩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
詩를 조금 더 가까이하는 방법을__어느 한때 상상하곤 했다. 그래서 마이크를 구입해서 시를 읽는 연습도 참 많이 했다. 벌써 5년 넘게 흘렀다. 저 마이크를 산 때로부터…. 그 나이였다. 시가 나를 찾아왔다. 모른다.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파브로 네루다 <시> 中 류시화 시인의 잠언시집이 한 권 있다. 오래된 하지만 지금도 늘 푸른 시집은, 초판날짜가 1998년 4월 10일이고. 나는, 1판 20쇄 발행본(1999.4.23.)을 갖고 있다. 그러니까 류시화 시인의 시집은 1999년 4월 그 이후 어느 서점에서 샀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땐 지금처럼 책을 사면 포스트잇에 '구입 사유'를 적지 않았으니, 구체적인 흔적은 찾을 수 없다. 지금과 다른 제작 방식으로 인쇄된 책을 펴면, 시간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https://blog.naver.com/pencilvase/222501996458 인생시_질문하기 좋은 계절, 가을에 어울리는 파블로 네루다의 좋은 시 44 파블로 네루다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내가 그를 사랑... blog.naver.com 류시화 시인의 잠언시집을 꺼내 다시 읽었다. 시인은 서문을 대신하여 파블로 네루다 시인의 <시>를 인용했다. 링크를 클릭하면 <시> 전문을 읽을 수 있고, 네루다 시인의 다른 詩도 감상할 수 있다. 시간의 냄새 하나 _ 판권면...
류시화 잠언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12~13쪽 詩 헤르만 헤세의 '행복해진다는 것' 행복해진다는 것 헤르만 헤세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 그런데도 그 온갖 도덕 온갖 계명을 갖고서도 사람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네. 그것은 사람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지 않는 까닭. 인간은 선을 행하는 한 누구나 행복에 이르지. 스스로 행복하고 마음속에서 조화를 찾는 한 그러니까 사랑을 하는 한…. 사랑은 유일한 가르침 세상이 우리에게 물려준 단 하나의 교훈이지. 예수도 부처도 공자도 그렇게 가르쳤다네. 모든 인간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가장 깊은 곳 그의 영혼 그의 사랑하는 능력이라네. 보리죽을 떠먹든 맛있는 빵을 먹든 누더기를 걸치든 보석을 휘감든 사랑하는 능력이 살아 있는 한 세상은 순수한 영혼의 화음을 울렸고 언제나 좋은 세상 옳은 세상이었다네. 류시화 잠언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12~13쪽 詩 헤르만 헤세의 '행복해진다는 것'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_류시화_열림원_1판 1쇄 1998년 4월 10일_1판 20쇄 1999년 4월 25일 류시화 잠언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_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읽어야 할 좋은 시 시간을 이기고 문장이 살아 남기란 이렇게 어렵다. ...
류시화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모든 책의 판권에는 사람처럼 '어떤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책이 세상에 나온 때와 공간, 보듬은 사람들의 이름, 주민번호처럼 고유 번호인 ISBN 등으로 한 권의 책은 그 존재와 의미를 부여받습니다. 여전히 새 것처럼 신선한 바람이 부는 시집. 책장을 펴면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빛나는 詩가 놓여 있는 시집. 류시화 시인의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오늘 아침 좋은 시'에 소개하여 드립니다. 잠언시집이 세상에 처음 나온 해는 1998년 4월 10일이고, 제가 갖고 있는 시집은 1999년 4월 25일 이후에 산 것입니다. 지금도 그 자리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열림원에서 펴냈는데요. 25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판권을 펴보니, 요즘에는 볼 수 없는 '인지'가 붙어 있더군요. 시집 뒤쪽에는 엽서도 붙어 있습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YES24 시인이자 명상가인 류시화씨가 엮은 잠언시집.인디언에서 수녀, 유대의 랍비, 회교의 신비주의 시인, 걸인, 에이즈 감염자, 가수 등 지역과 시대를 뛰어넘은 다양한 무명씨들의 고백록이나 기도문들을 모아 엮었다.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삶을 원하는 사람, 새로운 존재... www.yes24.com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펴낸 열림원의 독...
나태주 시집 <사랑만이 남는다> 4쪽 '시인의 말' 中 『누군가, 나보다 나이 젊은 사람이 인생에 대해서 묻는다면 첫째도 사랑이고 둘째도 사랑이고 셋째도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사랑하지 못해서 우울하고, 사랑하지 못해서 슬프고, 사랑하지 못해서 불안하고, 끝내 사랑하지 못해서 불행했던 거라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영국의 전설적인 문인 셰익스피어는 그의 소네트에서 인간이 영원히 사는 길은 '자식'과 '사랑'과 '사랑의 시'라고 말했다고 그럽니다.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시로 쓰며 그 시와 함께 사랑하는 마음은 영원히 사는 목숨이고, 더구나 시의 대상이 된 사람은 죽지 않은 사람으로 숨 쉬게 됩니다.』 _ 책 4쪽 '시인의 말 _ 사랑만이 답입니다' 中 겨울 차창 나태주 너의 생각 가슴에 안으면 겨울도 봄이다 웃고 있는 너를 생각하면 겨울에도 꽃이 핀다 어쩌면 좋으냐 이러한 거짓말 이러한 거짓말이 아직도 나에게 유효하고 좋기만 한 것 지금은 이른 아침 청주 가는 길 차창 가에 자욱한 겨울 안개 안개 뒤에 옷 벗은 겨울나무들 왜 오늘따라 겨울 안개와 겨울나무가 저토록 정답고 가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냐. 나태주 시인 <사랑만이 남는다> 78~79쪽 詩 '겨울 차창' "사랑은 우리 가슴에 늘 준비된 마음입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짧고 단순하며 이해하기 쉽고' 그래서 울림이 크게 다가오곤 하죠. 특히 나태주 ...
<나태주 육필시화집> 52~53쪽 詩 '첫눈' 첫눈 나태주 요즘 며칠 너 보지 못해 목이 말랐다 어젯밤에도 깜깜한 밤 보고 싶은 마음에 더욱 깜깜한 마음이었다 몇 날 며칠 보고 싶어 목이 말랐던 마음 깜깜한 마음이 눈이 되어 내렸다 네 하얀 마음이 나를 감싸 안았다. <나태주 육필시화집> 52~53쪽 詩 '첫눈' 나태주 시인이 직접 쓰고 그린 '육필시화' 시인의 글꼴은 시인처럼 동그랗습니다. 모난 곳 세월에 다 깎이었는지. 아니면 본디부터 모난 곳이 없었는지… 알 수 없지만. 시인의 글꼴은 참 동그랗습니다. 시인의 눈망울처럼 그 마음처럼 동그랗죠. 나태주 시인의 <육필시화집>은 시인이 직접 쓰고 그린 그림과 글이 함께 실려 있습니다. 시인의 시를 좋아하고, 시집 한 권 사서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다면 <나태주 육필화시집>을 추천합니다. 나태주 육필시화집 | 나태주 - 교보문고 나태주 육필시화집 | 나태주 육필시화집은 나태주가 직접 쓴 시와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product.kyobobook.co.kr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_ 그리움에 관한 나태주 시인의 짧고 좋은 시 모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애니메이션 <초속5센티미터>를 만들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주말 저녁 호수... blog.naver.com ▲ 링크를 따라 들어가면 호수 공원과 시집 풍경, 그리고 시집에 관한 조금 더 자세한 글과 시를...
언제라도 좋은 날, 시 읽기 좋은 날. 바람에게 묻는다 나태주 바람에게 묻는다 지금 그곳에는 여전히 꽃이 피었던가 달이 떴던가 바람에게 듣는다 내 그리운 사람 못 잊을 사람 아직도 나를 기다려 그곳에서 서성이고 있던가 내게 불러줬던 노래 아직도 혼자 부르며 울고 있던가. <나태주 연필화 시집> 138쪽 詩 '바람에게 묻는다' 나태주 시인이 연필로 그린 그림과 시가 함께 들어 있는 <나태주 연필화 시집> 중국 현대 문학을 이끈 주요 인물 가운데 아이칭(艾靑 1910~1996) 시인이 있습니다. 화가이기도 한 그는 1933년 일본과 전투 중에 포로로 붙잡히고 맙니다. 어둡고 비좁은 감옥 안의 생활은 살아내기 위한 몸부림만이 있을 뿐이었는데요. 그때 그는 시를 쓰면서 혹독한 시절을 견뎠다고 합니다. 시를 쓰게 된 필명이 바로 '아이칭(艾靑)'입니다. 안도현 시인의 시작법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60쪽에서 아이칭은 '시 쓰는 방법'에 관해 이렇게 말합니다. 문제는 당신이 무엇을 쓰는가에 있지 않고, 당신이 어떻게 쓸 것이며, 어떻게 이 세계를 볼 것이며, 어떠한 각도에서 세계를 볼 것이며, 당신이 어떠한 태도로 이 세계를 포용할 것인가에 있다.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60쪽 中 나태주 연필화 시집 | 나태주 - 교보문고 나태주 연필화 시집 | 나태주 시인이 사랑한 시와 그림, 그리고 당신 모든 마음이 한데 엮인, 등단...
나태주 시인 시화집 <너도 그렇다> 참 둥근달이 하늘에 홀로 떠 있는 밤, 입니다. 밝기는 또 왜 그리도 참 맑게 빛나는지요. 자칫하면 밤하늘에 뜬 작은 태양 혹은 둥근 별인 줄… 알았네요. 밤 10시에서 자정까지 두 시간은 가능한 일하지 않고, 라디오를 들으면서 서가를 어슬렁거립니다. 그러다가 눈에 띈 책 하나를 골라 가벼운 마음을 글을 옮기죠. 누군가를 인터뷰한 후 기사를 쓰거나, 혹은 도서 서평 쓰는 일로 하루를 보내면 '생각보다 쉽지 않구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밤 10시~ 자정 무렵이면 또 이게 참 행복한 일이지… 라고 여기게 됩니다. 나태주 시인 시집 <너도 그렇다> 50쪽 詩 '풀꽃'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 시집 <너도 그렇다> 50쪽 詩 '풀꽃'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그래서 조금 아쉬운 시집. 도서출판 종려나무에서 펴낸 나태주 시인 시집 <너도 그렇다>는 지난 2009년 3월 펴낸 '나태주 시인의 시화집'입니다. 시인이 연필로 직접 그린 그림과 시를 담고 있는 시집입니다. 어떤 이유로 절판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조금 안타깝구나 싶습니다. 나태주 시인 시집 <너도 그렇다> 53쪽 詩 '행복복' 행복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나태주 시인 시집 <너도 ...
나태주 시인 <육필시화집> 86~87쪽 詩 '선물' 선물 나태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나태주 시인 <육필시화집> 86~87쪽 詩 '선물' 나태주 시인 캘리그래피 <육필시화집> 87쪽 詩 '선물' 누구나 버릇 한 가지 정도는 지니고 살아가죠. 아침에 일어나면서 저녁잠을 청하기까지, '우리는 어떤 습관'의 반복을 무의식적으로 행하면서 살죠. 그런 습관 가운데 '책 읽으면서 밑줄 긋는 건' 누가 뭐라고 해도 '좋은 버릇'이 아닐까 싶군요. 책을 읽을 때 밑줄 긋는 버릇이 있습니다. 아니, 있었지요. 좋은 문장과 마주하면 여권에 방문 국가 도장을 찍듯이, 책에 밑줄 그어서 '여긴 내가 감동받은 구역'임을 표시했는데요. 요즘엔 밑줄 대신 '점'을 찍습니다. 몇 년 전부터 시작한 '점찍기'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점 하나는 그 문장이 좋아서, 점 두 개는 문장을 품고 있는 단락이 조아서, 그리고 점 세 개는 좀처럼 마주하기 쉽지 않지만. 이유 없이 '무조건 좋다'라는 표시입니다. 그런데 시집에는 '점'을 찍기 참 곤란합니다. 좋은 단어나 시구가 참 많기 때문이죠. 그럴 땐 시집 제목 위에 점 하나 혹은 두 개를 찍어요. 때론 참 좋은 시를 마주하면, 점을...
<라틴어 수업> 80~81쪽 中 "Ego sum operarius studens" 에고 숨 오페라리우스 스투덴스 나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 간혹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 보다 훨씬 이전의 세계가 문득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략 5~15세기 무렵의 중세라든가, 기원전 753~기원후 476년 동안 존재했던 고대 로마처럼…. 기계가 인간의 삶과 조금 멀리 있던 세상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존재했는지에 관한 호기심이죠. 그럴 때면 영화, 특히 다큐멘터리를 보거나 책을 읽습니다. 그러면 궁금하던 것 대부분이 해결되곤 합니다. 요즘엔 중세 시대에 조금 빠져 있는데요. 그건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세의 교육 목표는 전인적인 교양인을 양성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시기의 교육은 첫 단계로 문제의 정립, 곧 명제를 만드는 훈련을 했습니다. 그리고 논리를 통해 그 명제에 접근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음 단계라고 보았고요. 이는 일종의 자기 표현의 훈련이었고, 이를 통해 학문의 영역을 넘어 인생의 차원에서 궁극적인 논리를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나와 나의 목표와 나의 과정이 일치되도록 하는 훈련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_ <라틴어 수업> 80~81쪽 中 한동일 작가의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라틴어 수업> 산책을 다녀와서 책상 위에 가만히 누워 '햇살맞이 중인 책'의 모습을...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_신형철 지음_한겨레출판_초판 1쇄 2018년 9월 22일_초판 10쇄 2021년 6월 2일 영화의 첫 장면을 가득 채우는 것은 뛰고 있는 심장이다. 이 장면은 말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심장이다. 심장은 언제나 제 주인만을 위해 뛰고, 계속 뛰기 위해서만 뛴다. 타인의 몸속에서 뛸 수 없고 타인의 슬픔 때문에 멈추지도 않는다. 타인의 슬픔에 대해서라면 인간은 자신이 자신에게 한계다. 신형철 작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中 포털 기사 창을 잠시 닫아두고, TV 뉴스는 거의 틀지 않았다. 타인의 삶과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마뜩지 않은 까닭도 있었겠지만, 오늘은 조금만 더 조용히 있기로 했다. 그러는 동안 해야 할 일 두어 가지를 끝냈고, 조금 멀리 떨어진 채소가게에서 반찬거리로 만들어 먹을 것과 과일 두어 가지를 사서 돌아왔다. 겨울 오후는, 일찍 저문다. 아직 다하지 못한 하루의 이야기를 품고 해는 지고, 그림자는 더욱 깊어졌다. 어딘가에 단편소설은 삶을 가로지르는 미세한 파열의 선(線) 하나를 발견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고 썼었다. 삶의 어딘가에 금이 가고 있는데 인물들은 그것을 모른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고 나서야 그들은 파열을 깨닫는다. 단편소설이란 이런 것이다. 신형철 작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117中 ___ 인생이 긴 장편이 아닌, 짧은 단편소설로 마감되는 경우가 있다. 가...
<라틴어 수업> 114쪽 中 네가 주기 때문에 내가 준다 Do ut Des (도 우테 데스) 영어 표현 가운데 "Give and take"라는 말이 있습니다. 줄임말로 기베타케(givetake)라고 사용하지만, 이 표현은 올바른 표현은 아닐뿐더러. 요즘에는 사용하는 사람도 드물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튼 영어 표현 기브 앤 테이크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관계 법칙' 가운데 하나입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것을 내어줄 수 있어야 하지요. 오래전 이 말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당신은, 너무 계산적이야."라고 쓴소리하는 때도 종종 있었지만, 요즘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오히려 핀잔을 듣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라틴어 수업> 간혹 이른 새벽이나 아침에 필사노트를 꺼내놓고, 손에 닿는 책 한 권을 골라, 좋은 글귀를 옮기곤 합니다. 오늘 손에 닿은 책은 한동일 작가의 <라틴어 수업> 114~122쪽에 놓인 글 가운데 일부를 옮겼는데요. '주고 받는 법칙'에 관한 라틴어 말 가운데 "도 우트 데스Do ut Des"가 있습니다. 우리말로 옮기면 "네가 주기 때문에 내가 준다."라고 하는데요. 한동일 작가는 이 말에 얽힌 로마시대 정치·사회적 관계를 흥미롭게 풀어갑니다. 로마는 기원전 493년 라티움 지방에 산재한 도시국가와 라틴 동맹을 결성합니다. 그리고 이 동맹을 '로마 시민의 자치도시'라고 하면서 동...
<라틴어 수업> 218쪽 中 Desidero ergo sum. 데지데로 에르고 숨. 나는 욕망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_스피노자 <라틴어 수업> 218쪽 中 어떤 단어는 품고 있는 그 '뜻의 의미'와 상관없이 왜곡되곤 한다. 진위 여부를 파악하고 깨닫기 전에 '선과 악'으로 구분해놓고, 단정 짓는 건. 인간이 지닌 오류 가운데 하나다. 그런 단어 가운데 '욕망欲望'이 있다. 욕망은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 또는 그런 마음"이란 뜻이다. 뜻풀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정의 의미로 사용한' 곳이 어디에도 없다. 부족함을 느껴 그것을 채우려는 마음이 '선과 악'으로 구분될 리 만무하다. 스피노자는 'Desidero ergo sum."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욕망을 '선과 악'이라고 단정짓기 전에 '그것이 무엇인지'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한동일 작가의 <라틴어 수업>에는 '욕망'이라는 단어를 놓아두고, 스피노자가 찾는 지점紙點을 책에 이렇게 담아 놓았다. (스피노자는) 욕망에 대해 선하다거나 악하다고 단정하기에 앞서 욕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이제까지 사람들은 욕망에 대해 비난하기만 했지 정작 누구도 인간의 정서와 욕망에 대해 제대로 규명한 적은 없었다는 겁니다.(「에티카」3부 부록). 스피노자는 욕망을 대할 때 전통적인 견해와 달리 기하학적 방식으로 다가갑니다. 욕망은...
우리는 그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하고, 우리 앞에 노인 빈 공간을 채워갈 뿐입니다. Dum vita est, spes est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한동일 작가의 <라틴어 수업> 뒤표지에 놓인 글은,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 "인간은 영원으로부터 와서 유한을 살다 영원으로 돌아가는 존재입니다. 나는 그저 '지금, 여기에서' 고통스러우나, 영원이라는 시간 속에서 보면 그저 흘러가는 한 점과 같을 겁니다. 그것이 현실이라면 스스로 더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로 사라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하고, 우리 앞에 놓인 빈 공간을 채워갈 뿐입니다."라는 문장이 놓여 있다. "우리 앞에 놓인 빈 공간을 채워갈 뿐"이라는 말은, 울림이 크다. 그렇게 <라틴어 수업>에는 살아가는 동안 삶의 지향점으로 삼아도 좋은 아포리즘이 적지 않다. 곁에 놓아두고 봐야 할 책이다. Nolite timere! 두려워 말라! Non scholae, sed vitae discimus 우리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공부한다. 세네카의 인생 명언 <라틴어 수업> 51쪽에는 세네카의 아포리즘을 로마식으로 발음 "논 스콜레, 세드 비때 디쉬무스"라고 했다. 고전 발음은 "논 스콜리에 세드 위이타에/디타에 디스키무스"라고 했다.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라틴어 수업>_한동일 지음_흐름출판_초판 1쇄 2017년 6월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