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이름을지어다가며칠은먹었다
12024.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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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시 박준 시집추천 좋은시추천 사랑시 시집베스트셀러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55쪽 詩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박준 이상한 뜻이 없는 나의 생계는 간결할 수 있다 오늘 저녁부터 바람이 차가워진다거나 내일은 비가 올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새로 사귀어야 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의 자서전을 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익숙한 문장들이 손목을 잡고 내 일기로 데려가는 것은 어쩌지 못했다 '찬비는 자란 풀이기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 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이어 적었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모든 글의 만남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55쪽 詩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문학동네 시인선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시집베스트셀러 박준 시인 시집 뒤쪽에서, 허수경 시인은 "어떤 생의 장례를 미리 지내며 시인은 시를 쓰네"라는 제목으로 해설을 써 놓았다. 『세계는 언제나 불편한 것이었다. "뻔히 저기 있는 것을 알고 있으나 가까이 가면 갈수록 멀어지는 세계에 살고 있는 고통"이라는 김현 선생의 일기의 한 구절은 어젯밤에 꾼 악몽처럼 생생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농담스럽게 이 세계를 통과하기 바랐다. 농담은 우리의 ...

2024.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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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시집 베스트셀러 좋은시추천 인생시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55쪽 표제시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박준 이상한 뜻이 없는 나의 생계는 간결할 수 있다 오늘 저녁부터 바람이 차가워진다거나 내일은 비가 올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새로 사귀어야 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의 자서전을 쓰는 일을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익숙한 문장들이 손목을 잡고 내 일기로 데려가는 것은 어쩌지 못했다 '찬비는 자란 물이끼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 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이어 적었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모든 글의 만남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55쪽 표제시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시인의 사연을 알 수는 없지만__며칠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이름이 있다는 건, 어쩌면 행운이지 않을까. 단 하루 동안 지어먹을 이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어떤 날이, 있었다. 언젠가 나는, "詩가 시-공간을 날아다니는 그 무엇이라면, 산문은 우리 두 발로 딛고 걷는 땅. 그 흙 위로 돋아나는 무엇이라 여길 때가 있었습니다"라고 하루일기에 새겨 넣었다. 6년 전 시월 어느 날, 자정 무렵 퇴근길은 먼 거리를 한순간...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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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추천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_ 사랑시 인생시 필사하기좋은책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中 이상한 뜻이 없는 나의 생계는 간결할 수 있다 오늘 저녁부터 바람이 차가워진다거나 내일은 비가 올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새로 사귀어야 했다(중략)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모든 글의 만남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中 대체로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위로는 쓸모보다 소용에 가깝다고 여겼다. 이것은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때도 마찬가지다. 앞에 놓인 쓸모와 뒤에 놓아둔 소용은 한글과 한자어라는 차이점을 지녔지만 품고 있는 뜻은 비슷하다. 그러나 나는, '쓸모와 소용"을 종종 밥그릇에 비유하는데. 쓸모가 밥이라면, 소용은 그릇에 해당한다. 가치로서 존재하는 밥과 공간이나 장소에 해당하는 그릇은 '쓰임을 원하는 사람에 의해 달라진다'라고 여긴다. 위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슬픔을 눈앞에서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니 어떤 위로는 '빈 그릇'처럼 투명하게 놓아두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마음이 편치 않을 때는…. 가만히 곁에 있어 주는 일이면 '마음 다하는 것'이라 여긴다. 그런데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에선 어쩐지 아주 조그마한 위로 한 조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박준 시인의 시집을 꺼내 읽는다.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55쪽 표제시 '당신의 이...

202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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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추천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여름시, 비에 관한 시, 좋은시구절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44~45쪽에 놓인 詩 '호우주의보' 호우주의보 박준 이틀 내내 비가 왔다 미인은 잡지를 자르던 가위를 씻어 귀를 뒤덮은 내 이야기들을 자르기 시작했다 발밑으로 떨어지는 머리카락이 꼭 오래전 누군가에게 받은 용서 같았다 이발소에 처음 취직했더니 머리카락을 날리지 않고 바닥을 쓸어내는 것만 배웠다는 친구의 말도 떠올랐다 미인은 내가 졸음을 그냥 지켜만 보는 것이 불만이었다 나는 미인이 새로 그리고 있는 유화 속에 어둡고 캄캄한 것들의 태(胎)가 자라는 것 같아 불만이었다 그냥 우리는 책 속의 글자를 바꿔 읽는 놀이를 하다 잠이 들었다 미인도 나도 흔들리는 마음들에게 빌려온 것이 적지 않아 보였다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44~45쪽에 놓인 詩 '호우주의보' 서너 차례 한 이야기지만…. 달력 두 개를 사용합니다. 지난해 한해살이 흔적이 남아 있는 2022년 임인년 달력과 올해 삶을 채워가는 2023년 계묘년 책상 캘린더입니다. 누구나 그러하듯 달력에는 그날의 기록이 색색의 볼펜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타인의 쓰임과 조금 다른 점은 그날의 일기까지 포함하여 기록합니다. 첫눈이 온 날. 첫 비가 내린 날. 에어컨을 처음 사용한 날처럼 날씨와 관련한 기록도 담겨 있습니다. 지난해 장마는 6월 23일부터 시작되었고, 올해는 그보다 며칠 느리게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더군...

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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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좋은시 구절, 감동적인 시, 시집&인생책추천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와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두 권 잠시 비가 쏟아지듯 내리다가, 다시 멈췄다. 그러고는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푸르다. 블라인드를 걷고 바라보는 창밖 풍경, 그 속에 한참 머물렀다. 잠시 '틈'이란 단어 하나를 떠올렸다. 아침과 점심 사이의 '틈'에 일어난 일은 불완전한 세계를 잠시 생각하는 지점에서 멈췄다. 동경憧憬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사전에는 두 가지 뜻으로 풀이했는데. 하나가 "어떤 것을 간절히 그리워하여 그것만을 생각함"이고 나머지는 "마음이 스스로 들떠서 안정되지 아니함. 혹은 그런 상태"를 의미한다. 한 단어가 품고 있는 뜻 두 개, '뉘앙스'가 조금 다른 결처럼 느껴졌다. 그리워하는 일은 평온에 가까운 상태인데. 그것이 지나치면 들뜨고 안정을 찾지 못하는 마음에 이른다고 받아들이면 될까. 나는 동경이라는 단어를 놓아두고, 우주의 팽창을 생각했다. 언젠가 읽은 과학책에서 '우주는 지금도 팽창하고 있다.'에 밑줄 긋고, 그곳에 포스트잇 하나를 붙여 놓았다. "팽창은 확장을 의미하지만, 내밀하게 들여다보면 '멀어진다'라는 뜻을 품었다."라고…적어두었다. "작은 섬들의 이름을 말해주던 당신이 결국 너머를 너머로 만들었다"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117쪽 詩 '세상 끝 등대 1' 세상 끝 등대 1 박준 내가 연...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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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詩作)하는 밤, 박준 시인의 첫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_시집 베스트셀러 도서 속 좋은시 추천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뒤표지에 놓아둔 글. 문학을 잘 배우면 다른 이에게 줄 수도 있다. 박준 시인이 첫 시집 뒤표지에 놓아둔 글 中 보통 시집 뒤표지에는 발문이나 추천사의 일부가 놓여 있는데. 박준 시인의 시집은 좀 다르다. 태어난 해와 자란 곳. 그리고 "문학을 잘 배우면 다른 이에게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대학과 대학원에서 알았다."라고 쓰여 있다. 2008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한 시인이 '시를 짓는 이유'라 느껴져서, 다정했고 또 다감했다. 그 마음이 오래가기를 바라지만, 그건 시인이 알아서 할 일이고, 나는 그런 생각이 좋아서 그냥 '더 좋아할 뿐'이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_박준 지음_문학동네_1판 1쇄 2012년 12월 5일_1판 31쇄 2017년 6월 30일 박준 시인의 첫 시집은 10년 전 세상에 나왔다. 나는 그해 겨울 시집을 사서 읽었고, 그렇게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었다. '밤색' 표지의 시집을 그렇게 한 번 또 한 번 사서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누군가에게 또 꺼내 선물로 주었다. 그러고는 시간이 좀 지났고 2017년 7월 초 다시 산 시집은 표지가 좀 화려해졌다. 이젠 누구에게도 주지 않고, 다만 시집 제목을 알려주곤 한다. 밑줄 그으며 읽은 책을 누군가에게 건넨다는 건. 그가 다른 사람과 달리 특별하다는 이야기다. 밑줄 그은 책은 그런 의미를 담...

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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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그리움에 관한 좋은 글귀, 그 너머에 있는 어떤 추억_이별시 & 이별글귀 모음 #01 feat <계절 산문>,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아침, 그렇게 햇살이 책들이 모인 공간 속으로 들어오면… 박준 시인 <계절 산문> 그날은 금요일이고, 끝나지 않은 일 하나가 남았고, 주문한 책 한 권이 점심 무렵 도착했고, 원두가 떨어져서 비상식량처럼 놓아둔 믹스커피를 타서 마실 때. 그 순간에 갑자기 왜 '이별'이란 단어가 떠올랐는지 모른다. 갑자기 떠오른 단어이지만, 마치 오래도록 주변을 서성이다가 '나야!'라며 어깨를 툭 치던 누군가의 손목을 떠올리게 했다. 나는 종이 한 장과 연필 한 자루를 꺼내 '손목, 이별, 단어, 믹스커피, 원두, 책, 인터뷰, 일, 금요일'이라고 기억을 거꾸로 적어 두었다. 그렇게 한 주 정도 지나서야, 종이 위에 놓아둔 아홉 개의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어떤 단어들은 서로 어우러져서 '뜻을 담아 문장'을 짓기도 하는데. 나는, 9가지 단어가 그날 그때 왜 떠올랐는지. 도무지 다시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어렴풋한, 뉘앙스가 담긴 단어들 사이에서 '이별에 관한 문장'을 어딘가에 모아두려는 마음.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도 모른다고, 조금 추측할 뿐이다. 박준 <계절 산문> 25쪽 세상 끝 등대 4 박준 불행이 길도 없이 달려올 때 우리는 서로의 길을 가려주었지 박준 <계절 산문> 25쪽 '세상 끝 등대 4' 박준 <계절 산문> 24쪽 '이월 산문' 中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내가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 그날 왜 누나가 울면서 애원하던 나의 이야기를 들어...

20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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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에 잘 어울리는 좋은시_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감성시 愛書

한겨울 어느 때는, 여름보다 더 찬란한 순간이 있다. '참, 편리한 세상이구나.' 싶을 때가 있다. 며칠 전 여의도에 있는 잡지사에 기사를 보냈다. 인터뷰 원고를 웹하드에 올려놓으면 공유해야 할 사람들이 다운받아, 제 몫의 일을 한다. 저녁 무렵 미국에서 메일이 하나 왔다. 며칠 전 마감한 기사 내용 가운데 확인과 정정할 부분을 최종으로 보낸다는 메일이다. 아주 오래전이었다면, 원고를 항공 우편으로 보냈을 텐데. 너무 편리해서 시공간의 거리를 잊을 때가 간혹, 있다. 한겨울 어느 때는, 여름보다 더 찬란한 순간이 있다. 예전 같으면 마감 뒤 며칠은 어딘가로 여행을 떠났을 텐데. 요즘은 그럴 수 없다. 아니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지만, 그럴 마음이 없다. 그저 2박 3일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러니까 내일까지 24시간 정도가 남았다는 이야기다. 어제는 문득 오후 3시 무렵 겨울은, 참 밝구나 싶었다. 그래서 어느날은 여름보다 훨씬 선명하게 밝아서 간혹 이 계절이 '추운 여름 아닌가?'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잉크가 떨어져서, 문구점에서 검은색 잉크병 하나를 사서 돌아오던 길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최종 기사 수정본 확인' 외에는 일하지 않았다.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하루가 다른 하루로 '다시 시작始作'하는 시간. 박준 시인이 진행하는 라디오 '시작詩作하는 밤'을 듣는다. 두 시간 동안 ...

202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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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시인의 '옷보다 못이 많았다'_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愛書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꼭 시인처럼은 아니지만, 나도 누군가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견뎌야 했던_생의 기록이 있다고 쓴_일기를 다시 꺼내어 읽는다. 지금 곁에 없는 이름은, 그렇게 그 이름을 부르고 나면 한없이 투명해진 채로 어딘가로 사라지곤 했는데. 누군가, "묻고 싶은 안부를 가슴에 묻고 사는 게 삶."이라고 말한 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였다. 시집을 사서, 처음 기록을 남긴 건. 2017년 9월 5일, 목동에서 회의를 마치고 허기진 배를 '하얀 쌀밥이 아닌, 뜨겁고 새까만 커피로' 채웠다고 적어 놓았다. 일기 마지막 부분은 이렇게 놓아두었다. 부를 이름이 가까이 있다면, 그 이름을 자주 불러보는 건. 어떨지...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57쪽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57쪽에 놓인 詩 '옷보다 못이 많았다' 옷보다 못이 많았다 박준 그해 윤달에도 새 옷 한 벌 해 입지 않았다. 주말에는 파주까지 가서 이삿짐을 날랐다 한 동네 안에서 짐을 옮기는 사람들의 방에는 옷보다 못이 많았다 처음 집에서는 선풍기를 고쳐주었고 두번째 집에서는 양장으로 된 책을 한 권 훔쳤다 농을 옮기다가 발을 다쳐 약국에 다녀왔다 음력 윤삼월이나 윤사월이면 셋방의 셈법이 양력인 것이 새삼 다행스러웠지만 비가 쏟고 오방(五方)이 다 캄캄해지고 신들이 떠난 봄밤이...

202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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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_박준 시인의 시에 누군가의 이름을 담아 불러보는 날愛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읽던 책을 잠시 어딘가에 눕혀 놓았다. 저기 저곳, 어딘가에 시인의 궁핍을 채워준 이름이 있듯이. '여기 이곳 어딘가에도 그런 이름이 있겠지'라면서 살아간다. 그런 날이 하나에서 둘 혹은 셋으로 이어지는 동안에, 살아가는 일이 '살아내는 일'과 다름없구나 싶을 때도 적지 않다. 나이가 들면 '생은 조금씩 가벼워지기 마련'이라는데. 내 손에는 아직 놓아두지 못하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박준 시인의 시집 제목이고. 또 표제시이기도 하지만, 언젠가부터 내가 자주 부르는 이름의 노래 제목이 '되어주기도 했다'. 지난 밤에는 누군가의 이름을 너무 많이 불렀는지, 깨어나니 목이 많이 부어 있었다. 시집 055쪽에 놓인 박준 시인의 詩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가운데 시집 055쪽에 놓인 박준 시인의 詩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박준 이상한 뜻이 없는 나의 생계는 간결할 수 있다 오늘 저녁부터 바람이 차가워진다거나 내일은 비가 올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새로 사귀어야 했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의 자서전을 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익숙한 문장들의 손목을 잡고 내 일기로 데려가는 것은 어쩌지 못했다 '찬비는 자란 물이끼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

202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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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_누군가를 기억하는 박준 시인의 어떤, 태도와 그런 마음

박준 시인의 시집 책 한 권을 오래 놓아두고 읽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가진 모든 책을 그렇게 읽지는 않는다. 그건 마치 내가 아는 모든 사람에게 마음을 나누어 주지 않는 태도와 비슷하다.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자주, 그리고 오래 읽는 책 가운데 하나다. "광복절 아침, 마치 기념식에 참석이라도 하듯이 회사로 향했다."는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에 올린 리뷰, 그 첫 문장이다. 그 뒤에 놓아둔 글은 "지난해처럼 비가 왔다."인데. 국경일 아침, 회사로 출근하는 마음이나 길이 편할리 없었다. 남들 쉴 때도 '쉬지 못한 마음'이나, 국경일을 휴일처럼 쓰려고 도로 위를 내달리는 자동차를, '버스안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길'도 편할리 없다. 하지만 내게도 위로를 건네는 무언가 있으니, 그게 바로 박준 시인의 시집이다. 4년 전 어느 날 기억을 되돌리면서, 4년 후 오늘 다시 시인의 시집을 편다. 그러고는 가만히 앉아 읽는다. 오늘은 출근하지 않아도 괜찮고, 시끄럽게 내달리는 자동차도 없다. 그러니 가만히 앉아서, 읽으면 그만이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118쪽에 놓아둔 詩 '세상 끝 등대2' 처음 시집을 펴고 이 지점에 다다랗을 때, 뭐랄까. 뭔가 쿵...하고 떨어지는데. 그런 마음은 지금도 여전하다. '뒷모습이 진실이다.' 그러니 '등은 거짓말 할...

2021.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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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시인의 시집과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에서 밑줄그은 문장들_아픈 마음을 다독일 때 읽는 글

박준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32쪽 비 그는 비가 내리는 것이라고 했고 나는 비가 날고 있는 것이라 했고 너는 다만 슬프다고 했다. 박준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32쪽 박준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같은 걸 본다. 그러는 동안 '비슷하면서 다른 생각을 한다는 건', 아름다운 일이라 여긴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이 마주치는 순간'이 있는데. 그럴 때 이야기는 서로 만나 더 크고 넓게 동그라미를 그리며 퍼져나가기도 한다. 어릴 때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자주 갔다. 사는 아파트가 물과 가까웠으니, 그곳은 놀이터였고, 간혹 친구와 둘이 앉아 이야기 나누던 공간이기도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떤 말을 놓아두고, 물수제비를 만들곤 했는데. 손끝을 떠난 돌멩이는 쉼표처럼 강물 위에 서너 개 파장을 만들다가, 어느 순간 마침표를 찍으면서 강 속으로 빠져들곤 했다. 또 어느 날은 우산 없이 한강에서 온몸으로 비를 맞기도 했는데. 친구와 나는 우리 둘이 경쟁하듯 만들어 놓은 물수제비보다 더 많은 물수제비들이 강물 위에 그려지는 것을 보기도 했다. 그때 우리는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게 세상에 많다며, 이유 없이 웃기도 했다. 그 시절 함께 자전거를 타고 '짧은 여행'을 다니던 친구가 그리울 때는, 대부분 비가 오는 날이기도 했다. 라디오를...

202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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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침 시_박준 시인의 '옷보다 못이 많았다'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57쪽에 놓인 詩 '옷보다 못이 많았다' 가운데 옷보다 못이 많았다 박준 그해 윤달에도 새 옷 한 벌 해 입지 않았다 주말에는 파주까지 가서 이삿짐을 날랐다 한 동네 안에서 짐을 옮기는 사람들의 방에는 옷보다 못이 많았다 처음 집에서는 선풍기를 고쳐주었고 두번째 집에서는 양장으로 된 책을 한 권 훔쳤다 농을 옮기다 발을 다쳐 약국에 다녀왔다 음력 윤삼월이나 유사월이면 셋방의 셈법이 양력인 것이 새삼 다행스러웠지만 비가 쏟고 오방(五方)이 다 캄캄해지고 신들이 떠난 봄밤이 흔들렸다 저녁에 밥을 한 주걱 더 먹은 것이 잘못이었다는 생각이 새벽이 지나도록 지지 않았다 가슴에 얹혀 있는 일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57쪽에 놓인 詩 '옷보다 못이 많았다' 가운데 어릴 때 이사가 잦았습니다. 집에서 집으로 이사할 때, 문 닫기 전 돌아보는 집. 그 벽에는 물건을 걸어놓은 자리에 못이 박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이삿짐을 나르거나 부리다가 사람이 다친다는 마음에 못을 빼고 이사를 떠나곤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사를 떠날 때 마지막은 항상 못을 빼는 일, 옛집을 떠날 때 마침표가 되곤 했습니다. 못은 벽을 뚫고 들어가느라 아팠을 테고, 벽은 제 자리에 구멍을 뚫어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일로 불편했을 터. 박준 시인의 詩를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

2020.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