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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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 박상영 | 유쾌한 버거움과 고독한 온기

박상영 작가의 연작 단편집 『대도시의 사랑법』이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하여 다시 읽었다. 재독임에도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글이 어디까지 솔직해질 수 있는지 그 한계 없음에 당황했고 그러자면 얼마나 커다란 결심이 필요한지 아주 조금은 알고 있기에. 유쾌한 버거움과 고독한 온기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글, 창비 펴냄 이 책에는 화자 '영'이 겪은 우정과 사랑을 시간 순으로 이야기한 「재희」와 「우럭 한점 우주의 맛」, 「대도시의 사랑법」, 「늦은 우기의 바캉스」라는 네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영'은 허구의 인물이자 작가 자신을 반영하기도 하기에 용기 내지 안간힘이 필요했다는 박상영 작가. 그의 소설은 대체로 가볍고 재미있게 읽힌다. 자전적 소설임을 감안할 때, 또는 허구일지라도 글로 꺼내놓기 전까지 얼마나 무거운 짐들을 부둥켜안고 있었을지 가늠해 보면 까마득하다. 정체성과 고독, 가정불화와 병간호, 취업 문제와 사랑앓이에 불치병까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삶의 거의 모든 비애를 이토록 유쾌하게 서술하다니. 「재희」는 아웃사이더라는 공통점으로 친밀해진 대학 동기와의 우정 이야기다. 둘 다 정조 관념이 희박했고 연애 현장을 들킨 김에 아무 남자나 만나서 논 이야기를 공유하는 사이였다. 둘은 여성으로서 혹은 성소수자로서 어려움을 겪을 때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고 인생이 고달픈 건 혼자만이 아니라는 걸 알려준 친구 사이였다. 편의에 ...

2024.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