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표지 그림이 인상적이어서 또 한 편의 추미스 장르 소설을 펼쳤다. 출간 3년차인데 여름마다 역주행을 했다는 베스트셀러 소설 『홍학의 자리』. 스릴러 장르에서 제대로 자리 잡았다는 정해연 작가를 이 작품으로 처음 접했다. 소설이어서 가능한 반전 미스터리 스릴러 『홍학의 자리』 정해연 글, 엘릭시르 펴냄 홍학의 자리 서평 술술 읽힌다는 평과 홍학의 의미를 알고 나면 놀란다는 가벼운 정보만 아는 상태였다. 과연 간결한 문장과 속도감 있는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도입부에서부터 짧은 몇 문장으로 몰입을 시키는 힘이 있었다. 호수가 다현의 몸을 삼켰다. 두 번 다시 다현이 그의 품에, 시간에, 삶에 들어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다현은, 누가 죽였을까? 고교생 다현의 죽음을 밝히려는 자와 감추려는 자들의 밀당이 이어진다. 어떤 이는 의심받지 않기 위해, 또 다른 이는 부적절한 관계를 들키지 않기 위해 죽은 다현과의 관계를 숨긴다. 얽히고설킨 관계들을 풀어내는 데 과학수사와 심리수사가 한몫을 한다. 한국 미스터리 사상 전무후무한 반전과 예측 불가능한 결말! 홍보 문구가 과하다고 생각했는데,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 범죄 미스터리 추리 소설의 매력은 '누가 죽였는가'를 시작으로 '왜 죽였을까'를 건너 '어떻게 죽었는가'로 정점을 찍는다. 그러고는 다시 '누가 죽였는가'로 돌아오게 되는 순환 구조다. 설계가 치밀하면서도 개연성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