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쇼펜하우어 하면 염세주의자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어떤 철학자나 작가보다 오히려 치열하게 살았다고 한다. 입버릇처럼 "인생은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태어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고, 태어났다면 최대한 빨리 죽는 것이 차선이다."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7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것을 보면 생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사람이 아닌가 싶다.
“인생은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태어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고, 태어났다면 최대한 빨리 죽는 것이 차선이다.”
위의 말처럼 염세주의적이고 빌런스러운 독설들을 많이 한 것으로 유명한 #쇼펜하우어. 그의 말은 얼핏 들으면 정떨어지고 잔인하게 느껴지지만 곱씹을수록 쓴맛 속에 단맛이 섞여 나오는 것 같다. 그러하기에 니체의 철학, 헤세와 카프카의 문학,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쇼펜하우어가 세상을 떠난 지 150년의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우리들은 쇼펜하우어를 기억하고 삶의 방향과 답을 찾기 위해 그의 말과 책들을 뒤적인다. 쇼펜하우어는 평생 열한 권의 책을 썼고, 생전에 출판된 저서는 여덟 권이라고 한다. 책뿐만 아니라 괴테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과 편지를 주고받았고 60년 가까이 일기를 거의 매일 쓰다시피 해서 1만 페이지가 넘는다고 한다.
나는 '나'로서 존재한다
이 세상에 나 이상의 존재는 없다. 신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신의 문제고, 내가 존재한다는 건 오직 나만의 문제다. 나는 이 세상에 있고 싶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점이다. 쓸데없는 말로 그것이 나의 존재라고 설득당하고 싶지 않다. 내가 죽고 나면 내가 어떻게 되는지를 분명히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나는 낡은 계략에 속지 않을 것이다.
내가 나로서 존재하지 못한다면 불멸을 위해 나는 내가 가진 것 중 단 한 가지도 내놓지 않을 것이다. 나의 개성을 보증해 주지 않는다면 그 무엇에도 소속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완전하고 탁월하다. 나보다 더 뛰어난 개성은 없다.
다른 누구와도 나를 바꾸고 싶지 않다. 지금 내 모습이 어떻든 지금 이대로의 나, 나의 개성, 그것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ㅡ이 책 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