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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내기 위해 쓰고, 쓰기 위해 버팁니다. 영화를 쓰기 보단, 차라리 영화 자체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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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감독 매니아
저는 그림은 잘 못 그립니다. 외가 식구들과 친동생 모두 그림에 재능 있지만, 신기하게 저는 비껴가더라고요. 대신 저의 예술성은 음감과 필력으로 발휘되었어요. 한 편의 그림이 선연히 그려지는 듯한 글을 잘 씁니다. 그림 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조지프 퓰리처 끌리는 글쓰기 수업자료 中 그림에 재능이 없음에도, 글을 통해 수많은 그림을 그려왔네요. 글을 잘 쓴다는 건, 나와 전혀 다른 경험을 한 사람에게도 나의 글을 매개로 생생한 장면을 보여주고, 마음 깊은 곳의 공감을 끌어내는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에세이는 그러해요. 끌리는 글쓰기 수업자료 中 한편 절제의 미학을 좋아합니다. 나의 감정, 상황 등 모든 것을 쏟아내는 게 아니라, 필자의 의도에 따라 노출의 정도를 정확히 조절하는 글을 추구해요. 안수찬 교수님이 <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꿈꾸다> 에서 썼듯, 글쓰기는 돌이켜 어찌할 수 없는 노출을 불특정 다수 앞에서 감행하는 일이라는 것에 십분 공감합니다. 끌리는 글쓰기 수업자료 中 “나레님의 글은 정말 깔끔하게 정제되어 있는데, 느끼시는 여러 감정들이 오롯하게 느껴져서 정말 신기해요" 위 수업자료에 기재되어있듯, 제가 추구하는 글의 결은 크게 2가지로 압축됩니다. [1] 작가의 의도에 따라 노출의 정도를 정확하게 조절한, 섹시한 글 [2] 나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을 '관객'으로 초빙해, 구체적인 장면...
요즘 '안전한 공간'이 필요하단 생각을 자주 한다. 여기서의 공간은 내 감성으로 직접 꾸민 내 집일 수도 있고, 소중한 사람들과 둘러싸여 있는 시간일 수도 있다. 후천적 내향형이 된 나지만,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만큼은 '내가 아직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새삼 깨닫는다. 예랑이로 진화(!)된 남자친구에게 유독 고마운 점이 있다면, 내 친구들과 만남에 기꺼이 동참해준다는 것이다. 지금껏 예랑이를 만난 내 친구들은 두명이다. 한명은 지금은 대학 동기였던 남사친이고, 다른 한명은 내가 21살 때부터 교회에서 만나 친하게 지냈던 동생 H이다. H는 나보다 한살 어림에도 기혼의 길을 먼저 걸었고, 돌아오는 12월 초에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웨딩을 준비하면서 H에게 얼마나 자주 카톡을 보내 이것저것 물었는지 모른다 (다시 한번 고마워 ♡) H는 나의 오랜 친구이자, 구독자이기도 하다. <수요일의 감정들> 모든 편을 구독할 정도로 내 글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친구다. 오빠와 H와 함께 만났을 때, 참 마음이 따뜻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 둘 모두 나라는 존재 자체를 아끼고 응원해준다는 것. 내가 앞으로 더 잘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것. H: "제가 아는 사람 중에 나레 언니가 가장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에요" 예랑이: "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결혼 축하해 🩷 예랑이와 H가 진심에서 우러...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있다. 바로 타인을 비난하는 것이다. 타인의 행보를 주시하고 염탐하는 것이다. 타인의 성공을 부정하고, 실패를 조롱하는 것은 너무나 쉽고 쾌락적인 일이다. 안전한 곳에서 익명에 숨어, 타인을 지켜보는 것. 이 얼마나 인간의 욕망과 맞닿아있는가. 사람들은 착각한다. 시니컬함이 삶에 이롭다고. 타인을 자주 검증하고, 부정하는 것이 나의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그러한 행보가 타인을 구원한다고 착각한다. 좋게 말해 시니컬한 이들은 냉소를 끌어당긴다. 그들의 SNS엔 익명의 필자가 가득하다. 타인을 조롱하는 것으로 시작한 채널엔 밝고 긍정적인 이들이 아닌, 냉소를 즐기는 이들이 끌려온다. 그들은 서로 모여 담소를 나눈다. 談笑 담소 1. 이야기와 웃음 2. 웃으면서 이야기함. 그들의 웃음엔 종종 악마가 엿보인다. 명분으로 내세운 건 메시지에 대한 비판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타인에 대한 조롱으로 하나가 된 그들은 메시지와 메신저를 더이상 구분할 줄 모른다. 우리의 의견은 진리이며, 우리의 의견은 서로를 지키는 방패이며, 나와 다른 의견, 약점을 보이는 자는 곧 공격의 대상이 된다. 하하호호 깔깔깔깔 담소의 사전적 의미는 변형된다. 웃음 앞에 '비'를 붙여 비웃음을 넣어야 정확한 표현 아니겠는가. * @ pinterest 선과 악의 경계가 붕괴된다. 악을 비판하겠다고 모인 사람들은 곧장 악에 흡수된다. 너무나 오래 심연...
01. 선 명자는 배움이 짧았다. 명자의 최종 학력은 중학교 졸업이었다. 시대만을 탓할 순 없었다. 20대 후반 또래 친구들은 다들 대학을 나왔으니까. 시대보단 명자가 첫째 딸인 게 원인이었다. 명자는 5남매 중 첫째였고, 부모님은 명자를 살림 밑천 취급했다. 친구들이 고등학교 진학하던 해, 명자는 보따리를 이고 어머니와 함께 시장으로 나갔다. 손재주가 좋았던 어머니는 커튼을 만들어 팔았고 명자는 장사에 필요한 모든 잔심부름을 도맡았다. 솜씨는 좋으나 돈 계산에 어두운 어머니 대신 손님들에게 돈을 받았다. 잔돈을 계산해 드리는 것도 명자의 몫이었다. 어머니의 솜씨가 영원하진 못했다. 나이가 들면서 눈이 어두워진 게 문제였다. 어머니가 오랜 시간 미싱을 들여다봐야 하는 섬세한 작업을 견디지 못하게 됐을 때, 그녀의 빈자리를 대신한 건 명자였다. 동생들의 학비를 대던 어머니의 역할을 도맡은 것도 성인이 된 명자였다. 어머니의 눈이 더 어두워진 가을의 어느 날, 어머니는 가계부를 쓰던 명자에게 말했다. "너도 이제 시집을 가야지" 명자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엄마, 남자라곤 코빼기도 본 적 없는데 내가 누구랑 결혼을 하겠어요" 명자의 유일한 친구는 가족이었다. 학생들이 빵집에서 몰래몰래 한다는 데이트 한 번 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묵묵히 커튼을 만들어 팔 뿐이었다. 시장에서 커튼 장사하는 이들이 늘었기에, 새롭게 한복 장사를 해볼까 ...